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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X 2025] 보잉 아파치·치누크 기자 간담회 Q&A

23일 보잉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 부스에서 '수직 이착륙 프로그램 최신 동향'을 주제로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했다. 다음은 보잉 랜디 로티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외 사업 개발 총괄과 더그 샌더스 공격용 헬리콥터 담당과 출입 기자 간 질의응답 내용이다. ▲ 한국은 아파치와 치누크를 모두 운용하는 핵심 파트너다. 한국 내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강화나 국내 업체로의 기술 이전 계획이 있는가? -한국 기업과의 협업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휴니드(Huneed)와 전 세계 치누크 플랫폼에 사용될 와이어링 하네스와 전기 패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우리가 한국 기업의 재능과 역량,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며, 휴니드는 이제 우리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다. MRO와 관련해선 우리는 이미 한국 방위사업청(DAPA)·육군과 한국군 치누크에 대한 성과 기반 군수 지원(PBL)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매우 좋은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군의 지속 가능성을 더 향상시킬 방법을 항상 모색하고 있다. ▲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방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매국 소요군에게 약속한 헬리콥터 인도 일정과 부품 공급 안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코로나 19 팬데믹은 분명 공급망의 일부 취약성을 드러냈고, 오히려 우리가 공급망을 더 두텁고 회복 탄력적으로 만들어야 할 영역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줬다. 휴니드와 같은 우수한 해외 기업들은 우리에게 제2의 공급원이자 더 회복 탄력적인 공급원"을 확보할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공급망 파트너들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ADEX 2025 쇼에서도 우리 미팅의 거의 절반이 이종 산업 분야와의 만남이었다. 이러한 논의의 진정한 목적은 단순히 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는 일정과 비용 측면에서 고객과의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드론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보잉이 강조하는 아파치의 유·무인 복합 운용(MUM-T) 기능이 타사의 드론 운용 체계나 저비용 드론과 비교해 어떤 경쟁 우위를 가지는가? -우크라이나에서 본 드론 전쟁의 교훈이나 결과 중 일부는 그 성공에 대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전쟁 초기에 발생한 유인 헬기 손실을 아파치와 같은 기체와 비교하는 것은 공정한 비교가 아니다. 당시 항공기들은 성능이 훨씬 낮았고 조종사들도 고도로 훈련되거나 효과적인 전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공격 헬기를 활용한 “대드론 전담 부대를 조직하기 시작했다는 보고도 읽었는데, 이는 유인 헬기가 드론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아파치의 경쟁 우위는 드론 대비 압도적인 화력의 양과 네트워킹 능력, 그리고 모든 환경에서 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드론은 레이더 센서를, 다른 드론은 광학 센서를, 또 다른 드론은 탄두를, 네 번째 드론은 네트워킹을 맡을 수 있다. 아파치는 이 모든 것을 한 대로 이미 수행한다. 타사 유인 헬리콥터와 비교해도 아파치는 △경험 △첨단 조종석 △최첨단 센서 △정밀 무장 등 4가지 독보적 우위점을 지닌다. 이 모든 것을 아주 오랫동안 함께 개발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아파치가 다른 어떤 기종보다 정말 큰 격차로 앞서 있다. ▲ 많은 아태 지역 국가들이 구형 치누크를 운용 중이다. 이를 블록 II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신규 도입하는 것이, 타사 최신 기종을 도입하는 것과 비교해 총 수명 주기 비용(Total Life Cycle Cost) 측면에서 얼마나 더 경제적인가? -미 국방부는 모든 플랫폼의 비행 시간당 비용을 담은 문서를 발행한다. 지금 당장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CH-47F의 비행 시간당 비용이 비슷한 크기의 다른 어떤 수송 헬기보다 훨씬 낮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와 미 육군이 아주 오랜 시간 비행하며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또한 수리 부품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매우 큰(really big) 공급망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한 증거로 현재 20개국이 치누크를 운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40여년 간 운용해왔다. 거의 모든 국가가 시간이 지나면 치누크 성능 개량을 위해 다시 돌아온다. 여기에는 국방 예산이 매우 큰 나라도, 그렇지 않은 나라도 포함된다. 만약 그들이 감당할 수 없었다면 그들이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아파치와 공중 발사 효과체(ALE)의 통합은 호주와 같은 고객들에게 언제쯤 실제로 구현되는가? -실제 전력화 시기는 미 육군이 답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ALE의 지휘 통제 인터페이스를 통합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이미 시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아파치에서 ALE를 발사할 계획을 하고 있다. 호주와 같은 고객의 전통적인 MUM-T 역량인 그레이 이글이나 섀도우 같은 기존 무인기와의 연동은 이미 10년 이상 수행해왔다. 미래에는 곧 적용될 AH-64 V6.5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여기에는 우리가 '개방형 시스템 인터페이스'라고 부르는 것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호주와 같은 국제 파트너들은 자신들만의 기술을 개발하고, 그들 고유의 공중 발사 효과체 역량이나 원하는 그 어떤 것도 쉽고 매우 경제적으로 아파치 항공기에 통합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잉 “전투헬기 아파치·치누크, 미래 전장 지배할 것”

글로벌 항공사 보잉이 드론 등 무인기 시스템이 현대 전장 환경에서 급부상하는 환경에서도 자사의 전투용 헬리콥터 AH-64 아파치와 CH-47 치누크가가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산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파치의 독보적인 유·무인 복합 운용(MUM-T) 능력과 대(對)드론(C-UAS) 작전 성공 사례, 치누크의 검증된 생존성과 경제성을 내세우며 향후 수십 년간 이들 유인 플랫폼이 전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보잉은 밝혔다. 23일 보잉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 부스에서 '수직 이착륙 프로그램 최신 동향'을 주제로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했다. 발표에 나선 랜디 로티 보잉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외 사업 개발 총괄은 자신을 “헬리콥터와 회전익 항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미 육군 항공대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로티 총괄은 “미래 전장에서 유인 공격 헬기의 역할, 특히 무인 시스템과 드론의 발전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지만 우리가 전 세계 군 관계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받는 피드백은, 유인기와 무인기 '둘 다(both)'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두 체계가 함께 작동할 때 그 역량은 각 부분의 합보다 더 크다"며 시너지 효과를 역설했다. 로티 총괄은 아파치의 가치가 전 세계적인 수요로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는 아파치를 선택해 최근 1·2호기를 인도받았으며, 18번째 국제 고객이 됐다. 폴란드는 96대의 아파치 도입을 결정해 19번째 국제 고객이 될 예정이며, 현재 폴란드군은 D 모델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최대 운용국인 미국 육군은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를 통해 미래 전장에 맞춰 군 구조를 개편하고 있음에도 아파치를 여전히 “항공 함대의 중심"으로 유지하고 있다. 미 육군은 아파치를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핵심 역량"으로 보고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모색 중이다. 더그 샌더스 공격용 헬리콥터 담당은 자신을 “미 육군에서 22년간 5000시간 이상, 그중 2000시간을 모든 환경의 전투 현장에서 아파치를 조종했던 사람으로서 말하는 것"이라며 발표에 강력한 신뢰를 더했다. 샌더스 담당은 “간단히 말해 오늘날 어떤 무인기나 무인기 그룹도 아파치가 제공하는 역량을 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은 전 세계적인 높은 수요와 더불어, 미 육군이 아파치를 2050년, 어쩌면 그 이후까지도 주요 공격 플랫폼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사실로 입증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장에서 무인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는 아군 드론 활용과 적 드론 무력화 등 두 가지 핵심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 측에 따르면 아파치는 이미 10년 이상 유·무인 복합 운용(MUM-T)을 수행해왔다다. 특히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OSA)'는 향후 발전될 무인 기술들을 신속하게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이다. 그는 “아파치의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는 어떤 제조사가 만든 시스템이든 신속하게 통합할 수 있게 해준다"며 “심지어 한국이 자체 개발한 기술이라도 아파치의 임무 시스템에 매우 빠르고 경제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보잉은 불과 지난달 애리조나주 메사 시설에서 타사 2곳의 공중 발사 효과체(ALE)를 단 몇 주 만에 아파치 조종석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에 통합하고 지휘 통제(C2) 임무를 수행하는 가상 시연을 성공시켰다. 보잉은 2026년 실기체 탑재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샌더스 담당은 아파치가 적 드론을 격퇴하는 데 “이미 역량을 갖추고 있다(already capable)"고 말했다. 아파치의 C-UAS 능력은 △화력 통제 레이더 (FCR) △전자 광학 표적 획득 시스템 (M-TADS) △네트워크 상호 운용성 등을 포함한다. 랜디 로티 총괄은 이어 CH-47 치누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치누크를 “독특한 외형 덕분에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매우 상징적인(iconic) 플랫폼"이라고 칭했다. 그는 “치누크의 첫 비행은 60여 년 전(1964년)이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비행하는 치누크는 10년 전의 그것과도 완전히(far, far) 다르다"며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로티 총괄은 아파치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국가들이 중동, 유럽 등지의 전훈을 바탕으로 항공 전력 구조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론은 “치누크가 미래 전장에서의 성공에 핵심적(critical)"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누크의 가치 역시 전 세계적인 수요가 증명한다는 게 보잉 측 입장이다. 우선 우리 육군은 치누크를 오랜 기간 운용해왔고 수 년 전 CH-47F 모델 18대 도입을 결정했다. 현재 한국에 인도할 기체가 제작 중에 있다. 미국 육군은 최근 치누크 블록 II F-모델 4·5차분(총 9대)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치누크가 미 육군 항공 전력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일본은 최근 자위대를 위해 18대의 업그레이드 또는 신규 기체 도입 계약을 맺었다. 독일은 치누크 운용국이 아니었음에도 60대 도입을 결정했으며, 이로써 미국 외 두 번째로 큰 국제 운용국이 될 예정이다. 로티 총괄은 치누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누크를 보면 '많은 짐을 싣는 거대한 트럭'이라고 생각하며, 그 말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이 기체가 현대 전장에서 얼마나 생존성이 높은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치누크가 적절한 대응 체계와 방어 장비, 기동성을 갖추고 위협 아래서 '빠르고 낮게' 비행할 때 이 플랫폼은 현존하는 가장 생존성 높은 항공기 중 하나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로 미 특수 작전 부대(SOF)를 들었다. 그는 “미 SOF가 가장 어렵고 험난한 환경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할 때, 그들은 임무 완수를 위해 그들만의 치누크 버전을 활용한다"고 말하며 치누크의 극한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보잉은 한국 산업계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주요 성과로 발표했다. 로티 총괄은 “최근 휴니드와 1억3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이 계약은 “단지 한국 항공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치누크에 탑재될 와이어링 하네스와 전기 패널을 공급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이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들 한국 기업의 재능, 역량, 가치를 확인했기 때문"이라며 “휴니드는 우리 플랫폼 공급망의 핵심이 됐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KAI 상대로 ‘방산 수주 3전3승’ 이유 있었다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블랙 호크(UH-60) 헬기 성능 개량·차세대 전자전기 개발·2차 항공 통제기 도입 등 3대 핵심 사업에서 연달아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업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꺾는 이변이 발생했다. 총 사업비 4조 원에 육박하는 이번 3연전의 결과는 K-방산의 경쟁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계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수십 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유지·보수·정비(MRO)와 연구·개발(R&D)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대한항공의 뚝심과 시장의 변화를 꿰뚫은 영리한 동맹 전략이 빚어낸 필연적 승리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 적자 규모는 약 776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R&D에 투입할 예산을 줄이지만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갔다. 2020년 347억원에 이르던 R&D 투자 액수는 작년 말 기준 802억원 수준까지 뛰어올라 131.28%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기적 수익보다 미래 핵심 역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확고한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재무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하이브리드 드론 개발 △저피탐 무인 편대기 △P-3C 해상 초계기 성능개량' 등 무인기(UAV)·스텔스 기술을 비롯한 복잡한 시스템 개조 역량 강화에 집중됐다. 이는 신규 플랫폼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성능 개량' 사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한 결과였다. 이 같은 R&D 투자의 근간에는 1975년 항공우주사업본부 설립 이래 반세기 가까이 축적해 온 MRO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대한항공은 KT-1·T-50·KF-21 등 새로운 항공기를 만드는 '플랫폼 창조자'를 지향한 KAI와 달리 기존 플랫폼의 전 생애주기를 책임지는 '플랫폼 관리자'의 길을 걸어왔다. 1970년대 500MD 헬기와 F-5 전투기, 1990년대 UH-60 블랙 호크 130여 대를 면허 생산하며 기체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확보했고, 1979년 10월 미군 F-4 전투기 창정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500대가 넘는 한·미 양국 군용기를 정비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군용기 MRO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실운용 데이터는 경쟁사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독점적 자산이 됐고, 이는 성능 개량 사업 제안 시 가장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결정적 무기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수주전에서 모든 것을 직접 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선택과 집중' 원칙에 입각해 자사의 핵심 역량인 기체 플랫폼 통합 능력에 집중하고, 각 분야 최고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들과 전략적 동맹을 맺어 '최고 기술의 집합체' 솔루션을 제시하는 '마스터 통합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했다. 블랙 호크 성능 개량 사업이 대표적이다. '개발 경험'을 압도한 '운용 경험' KAI는 국산 헬기 '수리온' 개발 경험을 내세웠지만 방위사업청의 선택은 대한항공이었다. 이는 신규 헬기를 '개발'하는 능력보다, 30년 넘게 해당 기종을 직접 면허 생산하고 창정비를 독점하며 축적한 대한항공의 압도적인 '운용 및 정비' 경험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30년 이상 축적된 UH-60 MRO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총괄하고 미군 헬리콥터 개량 경험이 풍부한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검증된 항전 장비를 적용한 최첨단 디지털 조종석을, 국내 방산 전자 분야의 강자인 LIG넥스원이 국산 생존 장비를 공급하는 '드림팀'을 구성했다. 이는 사업의 안정성과 기술적 신뢰도를 극대화한 조합이어서 사업 실패 리스크가 가장 낮은 제안이었다는 관측이다. 1조7775억원 규모의 전자전기(SOJ) 개발 사업에서는 이러한 동맹 전략의 정수를 보여줬다. KAI는 'E737 피스아이' 조기 경보 통제기 체계 통합 경험을 내세운 반면, 대한항공은 비즈니스 제트기인 봉바르디에(봄바디어, Bombardier) 글로벌 6500을 특수 임무기로 개조하고 감항 인증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통합을 책임졌다. 그리고 LIG넥스원에게는 전자전(EW) 시스템 분야를 맡겼다. 이 사업의 승패는 '누가 더 기체를 잘 만드는가'가 아니라 전자전 장비를 항공기에 얼마나 완벽하게 이식하느냐에 있었다. 때문에 전자전 장비 기술력이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화시스템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LIG넥스원과의 파트너십은 기술 평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한 결정적인 한 수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항공 통제기 2차 사업에서도 대한항공의 전략은 빛을 발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L3해리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 사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봉바르디에의 고성능 비즈니스 제트기 '글로벌 6500'을 플랫폼으로 제안했다. KAI는 스웨덴 사브와 손잡고 기술 이전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줬다. 결정적인 이유는 전자전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이 '백두' 정찰기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제트기를 특수 임무기로 성공적으로 개조하고 감항 인증까지 획득한 직접적인 경험이 있었던 데에 있었다. 이는 사업 리스크가 현저히 낮고 안정적인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신뢰를 줬고, KAI는 플랫폼 통합 능력 경쟁에서 대한항공의 실제 개조 사업 이력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 업체로서 승승장구하던 KAI의 3연패는 전략적 초점의 불일치·파트너십 전략의 실패·리더십 공백 및 내부 위기 등 구조적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드러나 필연적이라는 지적이다. KAI는 KF-21 보라매·수리온 등 신규 플랫폼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이를 강조했지만 최근 시장의 주요 수요는 기존 플랫폼의 안정적 성능 개량·개조에 있었다. 이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압도적인 경험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블랙 호크 사업에서 KAI는 과거 KF-16 성능 개량 사업의 실패를 교훈 삼아 원제작사 시코르스키(Sikorsky Aircraft)와 손을 잡는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그러나 방사청은 오히려 이를 해외 기술 의존도 심화와 기술 유출 가능성으로 평가하며 기술 점수를 낮게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강구영 전 사장의 사퇴 이후 장기간 이어진 경영 공백은 중요한 사업 수주전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전략적 판단을 저해하고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강력한 패인이 됐다는 게 지배적이다. KAI 노동조합 역시 최근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새 사장을 조속히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KF-21 사업의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와 빠듯한 초도 양산 예산 등으로 인한 재정적 압박은 KAI가 처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처럼 대한항공의 3연승과 KAI의 3연패는 대한민국 방산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신규 플랫폼 개발' 중심에서 '기존 플랫폼의 고도화'와 '핵심 임무 시스템 통합' 능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한정된 국방 예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일치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공군 F-16 전투기 수명 연장 사업 등 향후 예정된 다수의 성능 개량 사업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무인기 기술은 향후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MUM-T)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뼈아픈 패배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 KAI는 여전히 KF-21·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등 신규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이번 패배를 교훈 삼아 리더십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시장의 변화에 맞는 유연한 전략을 수립하며, 개방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부족한 기술 역량을 보완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평이다. 때문에 최근 3연전의 결과는 대한민국 방위산업계 전반에 미래 전장 환경에서 단순히 새로운 비행기를 만드는 능력만큼이나 기존 자산을 첨단 기술과 융합해 그 가치를 극대화하고, 최고의 기술을 가진 파트너들과 개방적으로 협력하는 능력이 승리의 핵심 조건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사는 미래 성장 차원에서 신호 정보기와 P-3C 해상 초계기 등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공기 성능 개량 전문 업체로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맑은학교 만들기’ 참가 학교 모집

한화그룹은 오는 11월 12일까지 초등학교 실내공기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공헌사업 '맑은학교 만들기'에 참가할 학교를 모집한다. 21일 한화에 따르면, 맑은학교 만들기는 공기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미세먼지 저감 시설을 설치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차를 맞아 한화를 사업 지원을 강화한다. 실내 벽면 녹화작업을 통해 학교별 특성에 맞춘 놀이·학습 공간을 조성하고,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패널 및 인버터 교체·청소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맑은학교 만들기 사업 참가는 해당 홈페이지(https://sunnyschool.co.kr)로 신청하면 된다. 교사, 교직원 및 학부모도 신청할 수 있고 최종 선정은 전문 자문위원단의 심사와 현장 방문 결과를 거쳐 이뤄진다. 한화는 맑은학교 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전국 21개교, 약 1만5000명의 학생들에게 친환경 교육 환경을 제공했다. 지난해 선정된 대전 진잠초등학교의 경우, 캠페인 진행으로 교실 내 미세먼지 최대 85.3%, 초미세먼지 41.3%, 이산화탄소 19.1%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화는 소개했다. 연합뉴스

내달 누리호 4차 발사…한화, ‘한국형 스페이스X’ 초읽기

대한민국 우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시대를 지나 민간 기업이 혁신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발사는 단순한 기술적 도전을 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민간 중심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4차 발사가 오는 11월 27일 새벽 0시 54분에서 1시 14분 사이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누리호의 첫 야간 발사로, 다양한 시간대에 발사를 원하는 잠재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4차 발사는 누리호의 기술적 성숙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3차 발사 당시 약 500㎏kg이었던 탑재체 총중량은 이번에 1040kg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목표 고도 역시 550km에서 600km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단순히 더 무거운 화물을 더 높은 궤도에 올리는 것을 넘어 누리호의 성능과 안정성이 한층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연이은 성공으로 쌓아 올린 기술적 신뢰성을 바탕으로, 누리호가 상업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마쳤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4차 발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 개발의 주도권이 이전되는 상징적 전환점이라는 데 있다. 우주항공청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 주도 개발인 '올드 스페이스'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인 '뉴스페이스'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체계 종합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으로부터 누리호의 설계→제작→발사 운용에 이르는 핵심 기술을 이전받아 대한민국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를 이끌게 된다. 이는 정부가 개발하고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는 '한국형 스페이스X' 육성 전략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우주 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앞에는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놓여있다. 현재 누리호의 발사 비용은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선두 주자에 비해 월등히 높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각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기술을 내재화해 원가를 낮추는 전략과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 센터'와 같은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통한 공정 효율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한 공급망 최적화 등이 거론된다. 누리호 4차 발사는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있어 단순한 이정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가적 염원을 이어받아 우주 경제라는 새로운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보여주는 대전환의 시작점이다. 이번 발사의 성공과 뒤이은 비용 혁신 노력이 '대한민국 뉴 스페이스 시대'의 성공적인 개막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사는 국내 최초 과학 관측 로켓 'KSR-1' 개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우주개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대한민국 대표 발사체 기업의 위치를 견고히 함으로써 정부의 후속 우주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위성·발사체·AI데이터 총출동…‘대한민국 우주·미래항공 시대’ 앞당긴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는 단순 방산 전시회를 넘어 대한민국이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향한 원대한 포부를 전 세계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장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전 세계 35개국 6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며 그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K-방산과 항공우주 산업의 양적, 질적 팽창이 더는 전통적인 공간에 머무를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ADEX 2025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단연 우주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신기술관'의 등장이었다. 파리 에어쇼의 스페이스 허브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우주 발사체 △인공 위성 △우주 농장 △우주 인터넷 △우주 쓰레기 수거 장치 등 미래 기술의 향연을 예고하며 한국의 전략적 무게 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했다. 국내 주요 방위산업체들은 ADEX 2025를 기점으로 우주를 더 이상 부수적인 사업 영역이 아니라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성장 동력으로 격상시켰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수십 년간 축적된 첨단 기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의 전략은 우주 가치 사슬의 모든 단계를 내재화하는 완벽한 수직 계열화에 있다. 그들의 역사는 K-9 자주포와 같은 정밀 무기 체계의 추진 기술에서 시작됐다. 화학 에너지와 정밀 공학에 대한 깊은 이해는 자연스럽게 로켓 엔진 기술로 이어졌고,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총괄 주관사로 선정되는 결정적 배경이 됐다. ADEX에서는 오는 11월 27일로 예정된 4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의 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며 발사체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업스트림(Upstream)'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가치 사슬의 '미드스트림(Midstream)'에 해당하는 궤도상 자산 부문은 한화시스템이 책임진다. 한화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인 0.15m급 해상도의 초고해상도 합성 개구 레이더(SAR) 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SAR 위성은 날씨나 주야에 무관하게 지구를 관측할 수 있어 군사 정찰·재난 감시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발사체와 위성을 모두 보유하게 된 한화그룹은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다운스트림(Downstream)'인 데이터 활용 단계에서 한화그룹의 전략은 정점에 달한다. 이번 전시의 대주제인 '내일을 위한 AI 국방(AI Defense for Tomorrow)'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었다. 한화시스템은 SAR 위성 솔루션과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기술을 결합해 적의 위협 탐지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위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하여 고부가가치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업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이처럼 한화그룹은 '발사체→위성 제작→데이터 분석 서비스'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 체인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경쟁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AI는 KF-21, FA-50 등 최첨단 항공기를 개발하며 쌓아온 시스템 통합 역량을 우주 분야로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KAI의 전략은 단순히 위성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 자사가 구축하고 있는 미래형 전투 체계의 핵심 노드로 우주 자산을 통합하는 '시스템의 시스템(System of Systems)' 접근법에 기반한다. ADEX 2025의 KAI '우주존'은 이러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이곳에는 위성 군집 운용에 필수적인 초소형 위성부터 KAI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차세대 중형위성, 광학 위성 등 다양한 위성 모델들이 전시되어, 위성 플랫폼에 대한 KAI의 폭넓은 기술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이는 KAI가 항공기 플랫폼뿐만 아니라 위성 플랫폼 시장에서도 주요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LIG넥스원은 기술 집약적인 핵심 위성의 임무 장비(페이로드, Payload)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다. 그 전략의 정점에는 ADEX 2025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정지 궤도 기상 위성 '천리안 5호'가 있다. 약 3200억 원 규모의 이 사업은 대한민국 최초로 민간 기업이 주관하는 대형 정지 궤도 위성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에서 민간이 혁신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것으로, LIG넥스원이 복잡한 우주 시스템 전체를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LIG넥스원은 초고해상도 SAR 위성과 초소형 SAR 위성 체계 기술도 선보이며, 한화시스템과 함께 국내 SAR 위성 시장에서 건전한 기술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탐지-방어-장악'으로 이어지는 LIG넥스원의 전시 부스 구성에서 위성 시스템은 모든 방어 체계의 시작점인 '탐지' 능력을 책임지는 핵심 자산으로 소개됐다. 이처럼 LIG넥스원은 무기체계의 '두뇌'에 해당하는 첨단 센서와 전자 기술을 우주로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L3해리스나 BAE 시스템스와 같이 대체 불가능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로템 전시 부스 핵심은 단연 '메탄 엔진'이었다. 메탄은 스페이스X의 스타십 등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의 표준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케로신보다 연소 효율이 높고 그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엔진 재사용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이 35톤급 메탄엔진 개발 성과를 공개한 것은 , 단순히 새로운 엔진을 만드는 것을 넘어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인 '재사용 발사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대기업들과 함께 K-뉴 스페이스 생태계가 건강함을 증명하는 또 다른 축은 바로 우주 분야에 특화된 전문 스타트업들의 성장이다. 이들은 민첩성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로 새로운 우주 경제의 최전선을 개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위성 사업 계열사이자 대한민국 1호 우주 벤처인 쎄트렉아이는 ADEX 2025 참가를 통해 단순한 위성 제조사를 넘어 데이터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전형적인 성공 방정식을 제시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25cm급 초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지구관측위성 '스페이스아이(SpaceEye)-T'가 있다. 과거 '올드 스페이스'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부나 특정 기관에 수백, 수천억 원짜리 위성을 한 번 제작해 납품하는 것이었다면 '뉴 스페이스' 시대의 핵심은 자체적으로 위성 군집을 소유·운영하며 여기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구독 서비스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다. 쎄트렉아이는 스페이스아이-T를 통해 바로 이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한 주요 기관과 특정 지역의 위성 영상 직수신 권한을 7년간 제공하는 수백만 유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일회성 하드웨어 매출이 아닌,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반복 매출'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쎄트렉아이의 자회사 구조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위성 영상 판매를 담당하는 SIIS와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SIA를 통해 , 쎄트렉아이는 위성 제작에서부터 데이터 판매, 고부가가치 분석 정보 제공에 이르는 수직적 데이터 가치 사슬을 완성했다. 쎄트렉아이의 이러한 진화는 글로벌 뉴 스페이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으로,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우주 산업 생태계에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조각은 바로 '우주로의 접근성'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위성 발사체 '한빛-나노'를 통해 바로 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K-뉴 스페이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의 수많은 위성 개발 기업과 연구 기관들이 아무리 뛰어난 위성을 만들어도 그것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궤도로 쏘아 올릴 수 없다면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하다. 스페이스X와 같은 해외 발사체에 의존할 경우, 비싼 비용과 긴 대기 시간은 물론 국가 전략적 필요에 따른 신속한 발사가 불가능하다는 한계에 부딪힌다. 이노스페이스와 같은 독자적인 민간 발사 기업의 존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우주 산업 전체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승수 효과(Force Multiplier)'를 가져온다. 정부 역시 이노스페이스의 전략적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우주청이 ADEX 2025에서 브라질 정부를 상대로 이노스페이스를 위한 직접적인 외교 지원에 나선 것은 국가가 민간 발사 역량 확보를 얼마나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격려를 넘어 국가가 직접 나서서 시장을 창출하고 초기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곧 브라질에서 진행될 첫 상업 발사의 성공 여부는 이노스페이스의 기술력을 검증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국가로 발돋움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성공은 더 많은 위성 스타트업의 탄생을 촉진하고, 이는 다시 이노스페이스의 고객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자생력 있는 국가 우주 생태계의 초석을 다지게 될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AI 군집 자폭 드론’ ADEX 첫선… ‘볼크’ 인수로 양산 체계 확보

무인 이동체 자율 군집 제어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은 '서울 ADEX 2025'에 참가해 AI와 군집지능 기술이 적용된 미래 전장 솔루션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드론 아트쇼 등 민수 시장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파블로항공이 가장 강조한 것은 '대량 양산' 능력 확보다. 파블로항공은 최근 40년 업력의 방산 정밀 가공 전문 기업 '볼크(VOLK)'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군용 규격(Mil-spec)의 부품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고, 군집 드론의 본격적인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메인 전시관인 '파블로M' 존에서는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군집 자폭 드론 전투 체계'를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방사청 사업으로 개발된 군집 자폭 드론 S10s 5기와 한국형 모듈화(K-MOSA) 개념이 적용된 조립식 모듈과 지상 제어 시스템(GCS)을 전시해 실제 운용 방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테크놀로지 파트너십' 존에서는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성과를 과시했다. SK텔레콤과는 AI 영상 기반의 종말유도(Vision AI Strike) 모듈을, 대한항공과는 내년 출시 예정인 자율 군집 항공기 외관점검 시스템 '인스펙X(InspecX)'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은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탑티어 고객에게 대량 납품이 가능한 생산 체계를 확보했다"며 “이번 아덱스를 글로벌 도약의 전초전으로 삼아 전략적인 비즈니스 모멘텀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美 아처와 ‘군용 유인 전기 수직 이착륙기’ 공동 개발 맞손

대한항공이 미국 도심 항공 교통(AAM) 선도 기업 '아처 에비에이션(아처)'과 손잡고 미래 항공 교통 모델 공동 개발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전날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ADEX 2025' 행사장에서 유인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아처의 주력 기종인 '미드나잇(Midnight)'을 기반으로 정부 사업, 특히 국방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AM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양사가 개발할 eVTOL 모델은 필요 물자의 신속한 보급 및 인력 수송 등 군·관의 다양한 임무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번 협력에는 대한항공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항공기 개조·정비(MRO) 경험과 신기술 적용 노하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처의 기체 기술력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역량을 결합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AAM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임진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장은 “민간은 물론 군·관을 아우르는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우리 정부의 실질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처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애덤 골드스타인 아처 CEO는 “항공우주 전문성과 미래 비전을 갖춘 대한항공은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한국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GE와 ‘함정 엔진’ 국산화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와 함정용 가스 터빈 엔진 패키지를 공동 개발하고 국산화에 나선다. 양사는 전날 킨텍스에서 열린 'ADEX 2025' 현장에서 함정용 LM2500·LM500 가스 터빈 엔진 패키지 구성품과 완제품을 국내에서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함정 엔진 패키지는 가스 터빈 엔진 본체에 연료·냉각·제어·감속 장치 등을 통합해 선박에 즉시 탑재할 수 있도록 만든 '완성형 모듈'이다. 현재 다수의 핵심 구성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공동 개발을 통한 패키지 국산화가 성공하면 기존의 공급 가격과 납기 일정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패키지 설계·제작에 국내 전문 업체들이 참여함으로써 관련 기술력을 높이고, 향후 한미 양국 해군 함정 엔진 공급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함정 엔진 패키지의 원천 기술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해양 안보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도레이첨단소재, ADEX 2025서 ‘하늘의 소재’ 탄소 섬유 기술력 과시

도레이첨단소재는 전날 개막한 서울 ADEX 2025에 참가해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을 겨냥한 차세대 탄소섬유 복합소재 기술력을 선보였다고 21일 밝혔다. 핵심 전시품은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AAM)에 적용되는 부품과 '토우프레그(TOW-PREG)'다. 항공우주 부품은 고강도·경량화가 필수적인 만큼 철보다 강도는 10배 높고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 탄소 섬유가 핵심 소재로 쓰인다. 토우프레그는 탄소 섬유에 에폭시 수지를 침투시킨 소재로, 경량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수소 저장 용기의 핵심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번 참가를 계기로 국내 항공우주·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국제항공우주품질그룹(IAQG)의 항공우주산업 품질경영시스템 'AS9120'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도레이그룹의 고성능 항공우주용 복합 재료를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생산 거점으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했다. 한편 도레이첨단소재는 전시 기간 중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용 첨단 복합소재 솔루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차세대 항공 구조재에 활용되는 열경화성·열가소성 복합재 기술을 공유하며 첨단 소재 시장을 이끌어갈 기술력을 과시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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