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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메이플 확률조작’ 소송 5% 배상…대법원 첫 판결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허위 고지로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구매 금액 일부를 환불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8일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모씨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김씨에게 구매 금액의 5%인 57만2265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씨는 이번 판결과 연결되는 사건인 이른바 '보보보 사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초 신고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넥슨이 유료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서 특정 능력치 옵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넥슨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옵션이 3번 붙을 수 있는 능력치(보보보)도 등장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능력치가 출현하는 비중을 실제 고지 내용보다 낮게 설정했음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김씨는 “게임에 이용한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조작에 관한 게임사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와 범위를 따지는 사건인 만큼 업계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 재판부가 지난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재판부는 “아이템 확률을 차단한 행위는 넥슨의 의도적·계획적 설정의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 출현 비중을 낮게 설정하고도 오랫동안 공지하지 않은 행위는 단순한 부작위 내지 침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청구액의 5%에 해당하는 57만2265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넥슨)의 상고이유는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김씨 측이 낸 부대상고 또한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 제기돼 각하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지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판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거나,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 등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해당 법이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액사건심판법은 적법한 상고이유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상고심에서 양측 거래 관련 법리가 다뤄지지 않은 만큼 아이템 매매계약의 법리에 관해 판단했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조작의 법적 책임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사한 법적 분쟁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 전후로 관련 의혹에 휘말렸던 게임사들의 제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백 개의 큐브 구매 계약 중 5%만 취소한다는 내용이 우리 민법의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며 “이번 판단이 향후 게임업계에서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게 단체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지난 1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의혹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500인 단체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회사는 유사한 사안에 대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지난 9월 받아들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종합] 엔씨, 추가 분사 확정…노조 “경영 실패 직원에 전가” 반발

엔씨소프트(엔씨)가 게임 개발·인공지능(AI)조직 분사를 확정했다. 4개 자회사를 설립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신작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내부 진통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28일 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논의했다. 해당 안건에는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해 단순·물적 분할 형태로 비상장 법인 형태의 자회사 4곳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게임 개발 조직 3곳·AI 연구개발(R&D) 조직 1곳이 해당된다. 이날 주총 투표 결과, 68%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찬성 99%로 통과됐다. 신설 법인명은 각각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엔씨AI로 최종 결정됐다. 이들은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해당 게임 개발을 총괄했던 최문영 전무(캡틴)가 대표를 맡는다. 슈팅 게임 'LLL' 개발 자회사 빅파이어 게임즈는, 배재현 부사장(시더)이, 전략 게임 '택탄' 개발 자회사 루디우스 게임즈는 서민석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등 AI R&D 조직 엔씨AI 대표는 이연수 리서치본부장이 맡았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본사에 인력이 집중돼 있다 보니 프로젝트 수립 과정에서 속도감과 유연함,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프로젝트를 선별, 새로운 지식재산(IP)을 개발하는 것과 글로벌 IP 발굴을 위해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게 효율적이겠다고 판단했다"고 분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설 법인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전 직원의 지속가능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공동대표는 추가 분사 가능성에 대해선 인위적인 분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규 IP에 대해선 자회사를 통한 개발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인력 채용을 실시할 경우, 새로운 스튜디오 조직을 개설해 IP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개발 초기 단계의 시드 조직들에게는 이미 원칙을 이야기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사 방침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잖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노사갈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 노조(우주정복)는 이날 주총장 밖에서 분사 반대 집회를 열고 일방적 분사 계획 철회와 고용안정 보장안 제시를 촉구했다. 현장에선 “경영실패 전가 말라", “누굴 위한 분사인가", “공동대표 해체하라", “박 공동대표 사퇴하라" 등 발언이 제기됐다. 이들은 올 초부터 진행된 구조조정과 분사에 대해 “경영진의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게임 개발에 대한 철학과 비전 없이 단기적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사측이 제시한 '3년 이내 폐업 시 복귀 보장'에 대해 기간 연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립 스튜디오의 자율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송가람 엔씨 노조 지회장은 “분사 이후에도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게임 개발에 대해 계속 피드백을 하겠다고 했다. 독립 이후에도 본사가 개입한다면 분사의 실질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 사측은 실질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분사 책임에 통감한다며 “지난해 초부터 상당히 많은 임원진들이 회사를 떠났다. 연말 조직개편 때도 일부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 보수를 봐도 임원들이 상당한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개발에 대한 피드백은) 어느 회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설 법인들은 본사의 자회사고, 본사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때문에 퍼블리셔인 개별 스튜디오와의 관계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분사를 한다 해서 해당 조직들을 버리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본사에서 재무·기술적으로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는 본사의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내부 반발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선 원칙대로 진행한다고 방침이다. 그는 “즐거운 일은 아니지 않나. 서로 이해하면서 원칙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홍범식號 LGU+ 첫 조직개편 단행…핵심 키워드는 ‘AI·디지털전환’

LG유플러스가 다음달 '인공지능 전환(AX)'에 초점을 맞춘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AI 조직을 신설해 AX 사업화와 통신의 디지털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8일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홍범식 신임 대표 선임 이래 첫 조직개편이다. 사내 AI 역량 통합 및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AI 사업에 총 2조~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퍼스널 AI 에이전트(PAA)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연결한 '홈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AI 통화 PAA '익시오'를 통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에도 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 업무생산성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부문'에 AI 상품·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한다.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차용한 애자일 형태의 팀이 모인 '트라이브'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조직에는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 등 2개 부서가 포함된다. 먼저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지난 7일 출시한 AI 통화 PAA '익시오'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모바일 AI 특화 서비스를 개발·고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익시오 중심 미디어 에이전트·싱스 에이전트를 구축, 홈 에이전트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AI사업그룹'도 신설된다. 이 조직은 AX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적 지원을 진행한다. 이들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 'AX/인재개발 담당'으로 나뉜다. 각각 AI 서비스 개발과 전 직원 AX 역량 확보·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신 사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진다. △선납 요금제 기반 통신 플랫폼 '너겟' △신사업 발굴 조직 '인피니스타' △키즈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가 컨슈머부문으로 이동한다. 지난 2022년 설립됐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도 컨슈머부문 산하로 배치한다. 이들 조직 중 인피니스타·아이들나라·CCO 조직은 기존 최고경영자(CEO) 직속이었던 곳들이다. 특히 CCO 조직은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던 콘텐츠 전담 조직이다. 황현식 전 대표가 제시했던 '유플러스 3.0' 전략의 핵심축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콘텐츠 제작 전문 조직 '스튜디오 X+U'를 두고, 산하에 콘텐츠 창작을 지원하는 '콘텐츠제작센터'와 지식재산(IP) 발굴·개발·투자를 담당하는 '콘텐츠IP사업담당'을 두고 있었다. 대표가 교체됨에 따라 향후 사업의 중심축이 바뀔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구독 플랫폼 '유독'과 커머스 플랫폼 '유콕' 등을 '구독/옴니플랫폼 담당'으로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기존 B2C 사업 및 각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원희 HR비즈니스파트너(HRBP) 담당은 “내년을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아 통신 본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신임 대표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선임됐다. 2019년 LG그룹에 합류했으며,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통신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내년 ‘토종 공룡’ 온다…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웨이브의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양 서비스 합병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던 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 문제를 양사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CJ ENM이 전략적 공동 투자로 해결하면서다. 합병에 남은 건 이제 KT의 결정 뿐인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전략적 공동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1500억원, CJ ENM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웨이브·티빙의 OTT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본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CJ ENM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고, 주주 동의를 토대로 남은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CB를 상환하고 FI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방송통신·미디어 간 협업 시너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CB 만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와 합의해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사실상 두 OTT 사업자의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말 합병 계획을 밝혔지만, 주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합의안 도출이 지지부진해지며 당초 목표보다 연기됐다. 티빙의 주주는 48.9% 지분을 가진 CJ ENM 외에 KT스튜디오지니(13.5%)와 재무적 투자자(FI)인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에스엘엘중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됐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약 4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날 기준 티빙 측 최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제외하곤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하며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점유율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앞지를 수 있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웨이브의 MAU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양 서비스 중복 가입자 수를 감안하더라도 두 서비스의 MAU가 합쳐지면 넷플릭스를 추월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티빙은 다음달부터 애플TV 플러스 브랜드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웨이브가 현재 자회사 웨이브아프리카를 통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장 작업이 더해질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합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이용자 만족도는 물론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OTT 시장도 꽉 찼다…생존 위한 ‘합종연횡’ 전략 부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결합 상품 제휴 범위를 확대하는 '번들링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가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플랫폼·OT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해당 이용권은 월 5500원에 풀HD(1080p) 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2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에 해당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가는 월 4900원, 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를 단독으로 구독할 때보다 600원~16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티빙은 애플TV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관 신설로 맞불을 놨다. 이는 티빙 앱으로 애플TV 플러스 인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적용된다. 애플TV 플러스는 그동안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상품을 통해 전용 앱으로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티빙 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OTT 사업자가 통신 3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한 사례는 많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은 처음이다. 특히 토종 OTT와 해외 OTT 사업자 간 파트너십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티빙으로선 월간이용활성자수(MAU) 1위 수성을 위한 가입자 유치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 국내 OTT 서비스 가입자수는 2021년 14.90%에서 2022년 8.90%, 2023년 5.20%, 올해 4.30%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3.60%, 2026년 2.8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들어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권과 인기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MAU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도 이같은 제휴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양사의 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넷플릭스로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고, 티빙으로선 더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콘텐츠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들이 앞다퉈 번들링 전략을 도입한 것은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여러 플랫폼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U+ 떠나는 황현식 “사람은 우리가 1등…선두 도약 응원하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앞으로의 여정을 응원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보냈던 LG유플러스를 이제 떠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근무해 왔다. 지난 2021년 3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약 4년 동안 재임했다. 역대 재임자 중 첫 내부 승진 사례로 꼽힌다.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퇴임하게 됐다. 황 대표는 “1999년 6월 1일 강남에 있던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며 “그 이후 지금까지, 온갖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함께 했던 회사를 떠나려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입자 600만명 성과, 3사 합병과 4세대 이동통신(LTE)을 통한 도약, 모바일 회선수 2위 달성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힘을 모아 회사를 키워오는 동안 제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가장 큰 이유로 임직원들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 회사가 비록 경쟁사에 뒤져 (사업 부문에선) 3위지만, 사람은 우리가 1등"이라며 “순수하게 사람의 힘으로 이 위치까지 왔으며 가장 치열히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고, 결국에는 1등으로 간다. 이 믿음을 더욱 굳건히 가지면서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제겐 항상 좋은 선배님들이 있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제가 선배이자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되면서는 정말 훌륭한 후배들을 만났다"며 “그들과 함께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제가 운이 좋고 복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LG유플러스가 지속 성장해 1등으로 우뚝 설 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3사 ‘AI 앞세운 밸류업’… 핵심은 ‘인원감축’?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 밸류업 리밸런싱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통신3사의 중장기 밸류업 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공통적으로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현재 ROE보다 0.4%~4%p까지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다. 각사별로 ROE 목표치를 살펴보면 SKT는 2026년까지 10% 이상, KT는 2028년 9~10%,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으나 8~10%를 제시했다. 지난해 3사의 ROE는 SKT 9.6%, KT와 LG유플러스는 6%대로 집계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것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만큼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경영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3사는 공통적으로 AI 중심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화를 위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ROE 개선 작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ROE를 높이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내수시장 중심의 유·무선사업 성장이 정체됨에 따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탈(脫)통신 전략을 가동해 왔다. 경영 효율화와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일부 개편이 추진된 현재 사업 구조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이들의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다.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B2B 영역을, AI 비서를 통해 B2C 영역을 공략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강화 및 자사주 소각에도 나선다. SKT는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LG유플러스는 최대 60% 수준 주주환원율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이들의 궁극 목표는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배당금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ROE가 낮아 지난 9월 지수 선정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기존부터 통신에서 AI로의 사업 재편 시도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번 공시 발표로 밸류업 신규 편입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될 예정인데, 이 때 편입 여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3사의 AI 사업에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통신주가 성장주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통 관건은 수익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수익모델(BM) 창출과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 발생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AI 사업 확대를 통한 밸류업 전략이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존부터 제기돼 왔지만, AI 전환을 예고한 후 인력 조정에 나선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본업인 통신 인프라 약화와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작업 또한 숙제로 꼽힌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BT는 2030년까지 40%가 넘는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축 대상 사업부문은 광섬유·광대역 및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및 수리 부문이다. 감축 인원의 18%를 AI 및 업무 디지털화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KT가 네트워크 부문을 중심으로 약 20% 이상을 감축하는 걸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최근 SK그룹에서 운영효율개선을 이유로 임원 20%를 감축키로 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1일 홍범식 신임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황현식 전 대표가 지휘했던 사업 중 저성장 사업에 대한 인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글로벌 OTT 성공방정식’…티빙, 요금제 개편 카드 언제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계정 공유 제한과 요금 인상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면서 국내 OTT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적자에 시달리는 티빙의 향후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 3분기 98억2500만달러(약 13조7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억900만달러(약 4조73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앞서 올 1분기와 2분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실적 성장을 이뤄낸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디즈니플러스도 반등에 성공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최근 발표한 올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ESPN+ 등 OTT를 포함한 스트리밍 사업 영업이익이 3억2100만달러(약 4495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 기록한 영업손실 3억8700만달러(약 5419억원)과 비교하면 대폭 흑자 전환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스트리밍 사업은 지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700만달러(약 659억원)를 기록,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바 있다. 기존 가입자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비즈니스 전략을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한 점이 이들 기업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모두 계정 공유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요금제 개편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계정 공유 제한이란 한 집에 살지 않는 이용자들이 계정을 공유하면 추가 금액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캐나다와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100여개 나라에서 계정 공유를 제한했고, 디즈니플러스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여기에 일부 국가에서 단행한 요금 인상이 글로벌 OTT의 수익을 늘리는 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에 각각 스페인·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요금을 추가적으로 올리며 수익성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티빙도 이러한 글로벌 OTT의 성공 사례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티빙은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매 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적자가 지속되는 건 OTT 플랫폼이 늘어나고 관련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며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에 직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OTT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튼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요소다. 업계에선 플랫폼 적자가 장기화될 경우 콘텐츠 투자 등에 제한이 생기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티빙이) 적자를 안고 간다면 콘텐츠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막대한 제작비로 대작을 쏟아내는 글로벌 OTT들과 비교해 콘텐츠 경쟁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성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티빙도 최근 글로벌 OTT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최근 진행된 CJ ENM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넷플릭스 등이 계정 공유 제한을 통해 성장했는데, 티빙은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료 인상을 단행할지도 주목된다. 시장에선 티빙이 흑자를 내기 위해선 구독료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이는 웨이브와의 합병 이후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OTT가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글로벌 OTT에게 밀리는 현 상황에서 요금 인상은 이용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며 “티빙이 웨이브와 합쳐져 글로벌 OTT와 대적할만한 수준이 되면 요금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그룹 7개 계열사, 주주 가치 제고…자사주 소각·배당 늘린다

LG그룹 상장 7개 계열사가 수익성 강화·주주 환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밸류 업'을 추진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LG화학·LG이노텍·LG유플러스·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LG그룹 7개 계열사는 밸류 업 계획을 내놨다. 지난 달 밸류 업 계획을 공지한 LG전자를 필두로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기업 가치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LG는 내년부터 기존에 연 1회 지급하던 배당금도 중간 배당 정책을 도입해 연 2회 지급하기로 했다. 중간 배당금도 202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후에 설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으로 주주 권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7개사는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배당 성향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각각 60%,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을 제외하고 △㈜LG(50%→60%) △LG전자(20→25%) △LG화학(20→30%) △LG이노텍(10→20%) 등은 기존 대비 주주 환원율 제고를 약속했다. LG그룹의 이번 밸류 업은 단순 주주 환원만 늘리는 게 아니다.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는 게 요점이다. ROE(Return on Equity)는 자기 자본 이익률 또는 자본 수익률이라고도 불리며,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재무 지표다. 이와 관련, ㈜LG는 ROE를 오는 2027년까지 8~10%까지 달성한다는 게 재무 목표다. 아울러 ROE가 3.7%인 LG전자와 4.2%인 LG화학, 7.5%인 LG유플러스는 10%를 상회하도록 하고 작년 12%를 기록한 LG이노텍은 2030년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시장 선도 지위 강화와 동시에 효율적인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사업을 전개하고 비 전기차 사업 확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 고객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신규 응용처 고객의 저변을 키워나간다. 더불어 차세대 기술과 솔루션을 강화해 고객 가치를 차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LG이노텍은 앞으로 전략적 생산지 재편과 인공 지능(AI)∙DX를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현금 창출력∙자산 운영 효율성 강화 등 전사적 수익성 개선 활동 전개와 동시에 사업 부문별 수익 창출력을 강화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육성 사업의 매출 규모를 8조 이상으로 키운다. 자율 주행 핵심 사업 가속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AI∙반도체 신사업 육성을 통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세 이어져…존폐 위기 가시화

국내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가며 존폐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며 가입자 이탈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시장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4778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3631만106명)보다 5328명(0.01%) 감소한 규모다. 가입자 수 첫 감소가 나타난 직전 반기에 이어 2개 반기 연속으로 줄었지만, 감소폭은 둔화됐다. 지난해 상반기에서 하반기 감소폭은 3만7389명(0.01%)이었다. 유료방송 매체 중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건 인터넷TV(IPTV)가 유일했다. 위성방송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가입자 수 감소로 이어진 모양새다. 매체별 가입자 수는 △IPTV 2092만5902명(58%) △SO 1241만2496명(34.2%) △위성방송 282만716명(7.8%)으로 나타났다. IPTV의 가입자 수는 직전 반기보다 14만5664명(0.4%p) 오른 반면, SO와 위성방송은 각각 12만9004명(0.4%p)·2만1988명(0.77%p) 줄었다. 다만 IPTV 가입자 순증세는 꾸준히 둔화하는 흐름이다. 증가폭은 2020년 하반기 4.38%에서 2021년 하반기 3.61%, 2022년 하반기 1.79%, 지난해 상반기 1.21%, 지난해 하반기 0.54%로 나타났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KT 885만2093명(24.4%) △SK브로드밴드(IPTV) 674만8365명(18.6%) △LG유플러스 547만1108명(15.1%)다. 같은 기간 사업자별 SO 가입자 수는 △LG헬로비전 356만7159명(9.83%) △SK브로드밴드 282만4441명 (7.78%) △딜라이브 194만6328명(5.36%) △CMB 137만5381명(3.79%) △HCN 126만2903명(3.48%) △개별 SO 9개사 143만6284명(3.96%)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SKB의 경우, SO 사업자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기술중립성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중립성 서비스 가입자는 15만6153명으로 지난해 하반기(7만7825명)보다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사업자별로 △SKB 14만2752명 △LG헬로비전 9336명 △서경방송 4065명 순이다. 이는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방송 서비스로, 유료방송 사업자 간 전송방식 구분을 없앤 것이다. 이에 따라 신규 서비스 도입과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처한 SO와 위성방송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낡은 규제 철폐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 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케이블TV 지역채널 지원 방안 토론회'에서 “SO에 지역방송으로서의 정책적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및 법적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방송의 일부로서 가치 향상을 통해 케이블TV 스스로 투자 확대를 유인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도 “지역 채널을 운영하며 지역민 밀착 콘텐츠를 제공하는 SO의 지역 채널 커머스 방송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 미디어를 중심으로 방송, 커머스, 정보통신기술(ICT) 등 지역거점 미디어 허브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중심 SO의 정의, 역할, 정부 지원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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