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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팔았지만 수익 악화…현대차 ‘관세·시장둔화’ 정면돌파

많이 팔았지만 남는 게 적었다. 현대자동차가 사상최대 매출에도 미국 관세폭탄의 유탄으로 영업이익이 15% 가까이 감소하며 수익 악화를 감수해야했다. 게다가 끝나지 않은 미국 관세 여파로 하반기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현대차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4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하고, 2025년 2분기 실적이 IFRS 연결 기준 △도매 판매 106만5836대 △매출액 48조2867억원(자동차 37조302억원, 금융 및 기타 11조2564억원) △영업이익 3조6016억원 △경상이익 4조3853억원 △당기순이익 3조2504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2025년 2분기 매출액은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 및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인센티브 증가 및 투자 확대 추세 속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으로 인해 7.5%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 등의 원인으로 손익이 둔화됐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5년 2분기(4~6월) 글로벌 시장에서 106만583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0.8%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및 아이오닉 9 신차효과로 SUV 판매가 성장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만8540대가 판매됐다. 해외에서는 미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6만2305대를 기록했으며, 대외 환경 악화로 신흥 시장 판매가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0.7% 증가한 87만7296대가 팔렸다. 2025년 2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유럽 지역 중심 EV 판매 비중 확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26만2126대가 판매됐다. 이중 EV는 7만 8802대, 하이브리드는 16만8703대로 집계됐다. 2025년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의 판매 호조와 함께 우호적인 환율 등에 힘입어 매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2025년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른 1404원을 나타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81.1%를 기록했다. 판매 관리비는 마케팅 및 연구비용의 소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보증비용의 감소로,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11.4%를 나타냈다. 이 결과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8% 감소한 3조601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7.5%를 기록했다. 이러한 이익률 감소는 미국의 관세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결과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조3853억원, 3조2504억원으로 집계됐다. 24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8282억원의 마이너스 관세 영향이 2분기에 있었는데 그 부분은 풀 쿼터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동 방향성에 따른 손익 영향도 등이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신흥 시장 중심 판매 둔화가 이어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하반기에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2분기 대비해 3분기, 4분기에는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격 조정을 주도해 나가기보다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어떤 면이 고객 가치에 부합하는지 탄력적 대응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현대차는 연초에 발표한 2025년 가이던스를 잠정 유지하고, 8월 1일에 발표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을 기반으로 전략 고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적극 실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복합적인 대내외 경영 리스크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근본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의거해 2025년 2분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동기(2000원)보다 25% 오른 2500원으로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거시적인 경영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기존에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장탐방] 현대차·기아 ‘R&D 엔진’ 남양기술연구소 “K-모빌리티 미래 선도”

“차는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경기도 화성에 자리잡고 있는 국내 최대 자동차연구소인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만난 현장 관계자가 밝힌 남양기술연구소의 간결하면서도 심도 깊은 연구개발(R&D) 철학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말이다. 즉, 차량은 실제로 운전자에 의해 직접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의 완성도나 효율성은 오직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시험 없이는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대차·기아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완벽한 성능 구현에 집중하며,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3일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의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을 공개하며 글로벌 EV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을 자신있게 소개했다. 1996년 설립된 남양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개발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거점이다. 단순히 차량을 조립하는 공장이 아닌, 신차 및 신기술 개발에서부터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까지를 총괄하며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전 차종을 아우른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기지로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기아 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723만대를 판매해 3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기아 EV9, 그리고 올해 출시된 EV3 등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 수상으로 혁신성과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난 5월에는 전용 전기차 글로벌 판매 누적 100만대를 돌파해 전동화 시대의 상징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이 모든 성과의 배경에는 남양기술연구소의 치밀한 연구개발 시스템이 자리한다. 전기차 성능 경쟁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남양기술연구소 공력시험동은 전기차, 내연기관차, 수소차 등 모든 차종의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연구하기 위한 특별시설이다. 축구장 한 곳 크기(약 6000㎡)의 대형 공간에 대형 송풍기와 지면 재현 장치가 구축돼, 실제 주행 환경과 거의 흡사한 조건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차량에 바람을 가한다. 실도로에서는 측정이 어려운 공기 저항계수를 정교하게 확인하기 위해 'ㅁ자' 방향으로 팬을 돌리는 방법과, 원판과 초정밀 저울을 통해 차량의 뜨는 무게를 동전 무게 단위로 측정한다. 이는 특히 전기차에서 에너지 소모의 약 40%가 고속주행 시 공기저항 극복에 쓰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차량 디자인과 공력 개선이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후미에서 발생하는 '와류'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차량 뒤쪽에 공기가 맴도는 와류는 차량을 뒤로 잡아당기는 저항을 만들어내 주행 안정성과 전비를 떨어뜨린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줄이기 위한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 같은 혁신적 공력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 후면에 내장돼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작동 시 노출되며, 리어오버행을 40cm까지 연장해 측면 및 후류 와류를 효율적으로 억제한다. '액티브 카울 커버' 기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윈드실드와 보닛 경계 부분의 단차를 없어뜨려, 기존에 이곳에 정체되던 공기압을 줄여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는 고정형이 아닌 연장, 틸팅 등 변형이 가능해 주행 모드에 따라 최적의 공력 상태를 만든다. 차량 하부는 통합형 3D 언더커버가 적용돼 오목·볼록한 입체 형상으로 공력 최적화를 극대화하며, 커버링 영역을 87.7%까지 확장해 하부 공기 흐름의 유동성을 향상시켰다. 이 모든 공력 연구는 '실도로는 차를 달리게 할 뿐'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공기 흐름까지 다스리는' 현대차·기아의 높은 공학적 완성도를 상징한다. 전기차가 극한 기후 환경에서도 성능을 잃지 않도록 각종 환경 챔버가 운용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강설·강우 환경을 재현하는 풍동 챔버로, 영하 30도의 냉동 공간에서 인공 눈보라와 비가 내리는 환경을 만들며 아이오닉 9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 극한의 조건에서 차량은 강풍과 폭우를 뚫고 견디며 배터리 성능, 히트 펌프 작동, 주행 안정성을 종합 평가받는다. 히트 펌프는 20~60도 온도 범위와 최대 1200W 출력을 지원하며, 특히 세계 최초로 영하 30도 환경에서 안정 작동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이 첨단 열관리 기술은 혹한에 약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호하며 주행 효율과 쾌적함을 동시에 확보한다. 코나 일렉트릭이 제자리에서 바퀴를 굴리고 실제 도로에서처럼 선회하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남양기술연구소 내에서 실현된다. 핸들링 시험기는 실제 도로 주행 없이도 차량의 슬립 앵글(미끄러짐 각도) 및 거동을 정밀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노면과 한계 상황도 반복 검증 가능하다.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플랫 벨트와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성돼, 북미·유럽·중국 등 세계 각지의 대표 노면 데이터가 적용된다. 차량 대신 후륜 차축 모듈을 올려놓고 노면 진동과 충격을 재현, 가장 효과적으로 승차감을 측정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국내외 시장의 고객 니즈에 맞춘 주행 품질 향상의 초석이 된다. 전기차 특성상 엔진 소음이 사라지면서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더 두드러진다. 남양기술연구소 로드노이즈 시험실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마찰로 인한 미세한 진동과 소음을 정밀 해석한다. 운전석과 뒷좌석 마이크를 통해 주파수별 소음을 분석, 소음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부품 소재 및 설계로 소음원을 원천 차단한다. 소음진동기술팀은 “전기차의 정숙함 완성은 기초 로드노이즈 시스템 성능 개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기본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몰입 음향 사운드 개발 팀은 고객 중심의 감성 품질에 초점을 맞춰 전기차 내부 소리를 종합 설계, 새롭고 매력적인 사운드 경험을 창출 중이다. 남양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의 말처럼 “차는 타보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차량을 구성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부품과 시스템, 첨단 제어 기술을 과학적으로 측정·분석·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진짜 비밀이다. 수많은 장비와 시험 설비 속에 녹아든 미세한 기술력과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땀방울이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도와 품질을 만든다. 그리고 이 기술력은 고객이 도로 위에서 직접 체감하는 '성능'과 '감성 품질'로 꽃핀다. 남양기술연구소는 단순한 실험 공간이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심장을 뛰게 하는 곳이다. '미세한 기술까지 빈틈없이' 완성하는 그 노력의 현장은 바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EV 리더십을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노사, 2025년 임금협상 잠정합의

르노코리아는 노동조합과 지난 22일 진행한 '2025년 임금협상' 9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10만35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총 25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변동 PI) 150% 지급 등이다. 오는 25일 사원총회를 거치면 최종 결정된다. 노사는 이와 별도로 임금협상 타결 후 1개월 내에 '2026년 단체협약을 위한 선행적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는 노사 각 10인씩 총 20인으로 구성된다. 임금 피크, 통상임금 등을 포함한 임금구조개선과 근무환경개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찬우의 카워드] ‘바퀴 달린 스마트폰’ SDV…테슬라·현대차 등 ‘눈독’

자동차산업이 또 한 번 대전환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 대전환의 중심에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 불리는 이른바 'SDV'가 자리잡고 있다. 차량의 기능이 하드웨어로 고정됐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소프트웨어 한 줄로도 운전 경험을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바야흐로 우리 눈 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SDV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35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1조2376억달러로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DV란 차량의 핵심 기능들이 대부분 소프트웨어로 구현 및 제어되는 자동차를 뜻한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엔진, 미션 등 하드웨어 부품 중심으로 성능과 역할이 정해졌다. 하지만, SDV는 차량의 주행 성능,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능이 전자제어장치(ECU)와 차량용 운영체제(OS)에 의해 실시간으로 작동하고,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마치 스마트폰이 시간이 지나도 앱 업데이트나 OS 패치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처럼, SDV는 차량을 구매한 뒤에도 성능 개선과 맞춤형 기능 추가가 가능하다. 이처럼 자동차가 '하드웨어 제품'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기존의 구매 개념을 넘어, 차량을 하나의 '서비스'로 인식하는 시장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2025년을 SDV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고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소프트웨어 중심 설계와 자율주행 업데이트, OTA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SDV 평가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는 각각 VW.OS, MB.OS, BMW OS 등 자체 운영체제를 구축하며 통합 아키텍처 중심의 SDV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GM과 포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기반 차량 통제를 결합한 '얼티파이(Ultifi)'와 같은 독자 플랫폼 개발에 나섰고, 중국의 니오, 샤오펑, 리오토 등 신흥 EV 강자들도 대규모 SW 인재를 확보해 빠르게 시장을 확장 중이다. LG전자, 보쉬, 하만 등 글로벌 부품사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이나 디지털 콕핏, SDV 전용 반도체 분야에 적극 진출하며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그룹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SDV 전환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 '포티투닷'을 인수하고, 핵심 SW 기술을 내재화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SDV 시범 모델 'SDV 페이스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차량은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선보이는 첫 SDV 실증 차량으로, 기능 대부분이 SW 중심으로 설계되어 높은 확장성을 자랑한다. 차량 내 기능은 OTA를 통해 수시로 개선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에는 차량 내 수만 개의 부품을 제어하는 ECU 소프트웨어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며,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특허를 출원했다. 주행 안전성뿐 아니라 다양한 신규 서비스, 예컨대 자동 발렛파킹 같은 고도화된 기능도 앞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는 외부 개발자들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적용할 수 있도록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개방형 SW 환경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 커넥티비티, 보안 등 종합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2026년부터는 자체 OS를 양산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SDV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 모델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차량의 부가가치 상당 부분이 기존 기계적 완성도보다 IT 기술력, 플랫폼 운영 능력, 사용자 맞춤 서비스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은 보안성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OTA를 통한 기능 업데이트는 외부 해킹 가능성을 동반하며, 이로 인한 교통사고나 개인정보 문제 등 잠재적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도 함께 요구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이러한 보안 위협에 대비해 암호화 기술 고도화와 보안 시스템 내재화에도 지속적으로 투자 중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그룹, APEC 에너지장관회의 의전차량 지원

현대자동차그룹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에너지장관회의'와 '청정에너지 및 미션이노베이션장관회의'에 공식 의전 차량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오는 8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5차 APEC 에너지장관회의, 제16차 청정에너지장관회의 및 제10차 미션이노베이션장관회의 차량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22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동욱 현대차그룹 부사장과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공식 차량으로 △디 올 뉴 넥쏘 34대 △G80 전동화 모델 12대 △EV9 1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등 탄소 배출이 없는 총 63대의 친환경 차량을 제공, 성공적인 장관회의 개최를 위해 각국 주요 인사의 의전 및 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APEC 에너지장관회의는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및 누리마루에서 개최되며, 총 21개 경제체(Economy)가 모여 전력망 인프라 및 에너지 안보 강화, 안정적인 전력공급, AI를 활용한 에너지 혁신 등을 논의한다. 청정에너지, 미션이노베이션장관회의는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며, 31개 회원국이 참여해 전력전환, 수소 등 미래연료, 에너지와 AI, 탄소저감 기술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이들 회의에는 약 40여개국 에너지장관 및 정부 대표단을 비롯해 국제기구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3차례의 에너지장관회의 전 후원 차량을 현대차·기아의 수소차 및 전기차 모델로 구성해 지원하며 현대차그룹 친환경 차량의 우수한 상품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식 의전차량으로 제공되는 디 올 뉴 넥쏘는 현대차의 수소 에너지 비전과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을 상징하는 차세대 승용 수소전기차로 △도심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단단하고 세련된 미래지향적 스타일 △최대 720km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최고 모터 출력 150kW 기반의 고효율 동력성능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주요 국제행사에서 수소전기차가 주요 인사 의전차량으로 활용되는 것은 이번 에너지장관회의가 최초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디 올 뉴 넥쏘를 의전차량으로 제공하며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강화하고 수소차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욱 현대차그룹 부사장은 “각국 에너지장관이 한데 모이는 주요 국제행사에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와 전기차를 지원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미래 에너지 방향성을 논하는 국제회의 현장에 현대차그룹 친환경 차량을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현대차그룹의 의지와 비전을 전 세계와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CEO 교체’ 르노코리아, 콜레오스·세닉 흥행질주 ‘액셀 밟기’

'전략·구매통'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맞이한 르노코리아가 전동화 전환과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장공략 전략 및 사업장 운영 재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오는 9월1일부터 니콜라 빠리 신임 CEO 체제로 전환한다. 빠리 신임 CEO는 프랑스 출신이다. 랭스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자동차 부품회사 ZF를 거쳐 2015년 르노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행보는 대부분 '전략'과 '구매'에 초점이 맞춰졌다. 프랑스 및 인도 법인 A-세그먼트 구매 담당 부사장, 중국 법인 이노베이션 랩 구매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는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전자부품 구매 담당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20여년 간 글로벌 자동차업계 구매업무 및 전략·기술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으로, 내부에서도 르노그룹의 기술 혁신 및 전기차 전환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빠리 르노코리아 CEO가 전동화부터 부품까지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역량을 쌓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르노그룹은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한국사업에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SM3, SM5, SM7 등 승용 라인업을 구축한 것과 달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다소 부침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고자 르노코리아가 꺼낸 카드가 'QM' 모델이었다. 스페인 공장에서 만드는 QM3를 국내에 수입·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소형 SUV 전성시대 서막을 열었다. 이후 QM6, SM6 등이 연이어 국내에서 흥행하며 분위기를 탔지만 이후 모델 노후화로 2020년대 들어 영업적자를 내며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직원들 희망퇴직으로 이어지자 한때 '르노 한국 철수설'까지 나돌았다. 결국 르노코리아가 선택한 돌파구는 '오로라 프로젝트'다. 전세계 자동차업계 기술 변화가 빠른 상황에 효율적으로 전동화 차량을 선보여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오로라 프로젝트 첫 모델이 국내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UV '그랑 콜레오스'이다. 지난해 상반기 1만1213대였던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는 올해 1~6월에만 2만8065대로 150.3%나 뛰었다. 다만 업계는 르노코리아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QM6와 SM6가 현대자동차·기아를 위협하던 2016년 당시 르노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11만1101대였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 새 수장을 맡은 빠리 CEO는 향후 전동화 전환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첫 관문은 르노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순수전기차 '세닉'의 성공적인 안착이다. 회사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모델로 주목받은 적은 있지만 전기차와는 인연이 없었다. 판매량 회복 및 내수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작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서울 성수동에 선보인 르노코리아 브랜드 복합공간 '르노 성수'를 중심으로 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콜레오스에 이어 다른 차종까지 성공적시키며 '프랑스 차' 인상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부산공장의 정상화도 빠리 CEO 앞에 놓인 과제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함께 전기차를 혼합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등 미래차 생산 기지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 북미 수출용 전기차 '폴스타 4'도 위탁 생산한다. 공장 가동률 향상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출 물량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빠리 신임 CEO가 구매 분야에서 성과를 낸 만큼 회사 원가 경쟁력 개선 작업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노조와 상생을 통해 임금협상 등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방법도 터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현 르노코리아 사장은 르노 그룹 인도 총괄 CEO로 영전했다. 2022년 3월 한국에 와 회사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엔카닷컴, 최고가 보장 ‘비교견적 믿고+’ 출시

엔카닷컴은 내 차 팔 때 업계 최고가를 보장하는 '비교견적 믿고+'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21일 밝혔다. 다른 업체에서 받은 견적서만 있으면 더 높은 가격으로 차를 팔 수 있는 게 골자다. 딜러 및 평가사와 직접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모든 과정을 완료할 수 있다. 엔카닷컴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자동 심사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견적서를 제출하자마자 바로 최고가 견적을 받아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차량을 판매할 수 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비교견적 믿고 플러스는 업계 최고가 보장은 물론 AI 기술을 통해 간편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내 차 팔기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AI를 비롯한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금호타이어 “여름휴가 안전운전, 타이어 점검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인 여름철에는 차량 이동이 많아 타이어 마모도와 공기압 점검 등이 필수다. 평소 타이어를 주의 깊게 살핀다면 안전운전은 물론 자동차 수명 증가와 고장 예방도 가능하다. 저속 운행 등 안전 운전으로 어느 정도 돌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니 운전자와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타이어 체크를 꼼꼼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일 금호타이어는 안전한 휴가를 위한 여름철 타이어 관리법을 소개했다. 타이어를 점검할 때는 먼저 외관부터 살펴본다. 외관 점검 시에는 바퀴를 돌려가며 눈과 손으로 타이어 트레드에 균열이나 손상이 없는지 살펴본다. 타이어에 박힌 작은 이물질이나 미세한 상처도 타이어 파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못이나 자갈, 유리조각 등이 박혀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은 자동차의 하중을 견디는 동시에 추진력과 제동력을 결정하는 요소이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적정 공기압 유지만으로도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며, 안전사고 예방과 타이어 수명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기압이 부적절한 상태에서 고속 주행 시 타이어 파열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기온의 변화가 심한 여름철에는 타이어의 수축과 팽창이 잦아 공기압이 쉽게 빠져나가므로 최소 한 달에 한 번 공기압 점검을 통해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줘야 한다. 승용차의 경우 일반적인 기준보다 상향조정하기도 한다. 차량에 적용되는 타이어의 권장 공기압은 차량의 매뉴얼이나 도어 안쪽에 부착돼 있으므로 이를 참고한다. 특히 여름 휴가철의 경우 장거리 주행이 잦으므로 공기압 점검은 필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고속주행 할 때는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수준보다 10~20% 높이는 것을 권장한다. 공기압이 낮은 상태에서 뜨거운 노면을 고속으로 달리면 타이어 접지면의 일부가 물결 모양으로 주름 잡히는 스탠딩 웨이브 현상(Standing Wave)이 발생해 타이어를 파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10% 정도 높여주면 타이어 표면의 배수성능을 향상시켜 미끄러짐을 줄일 수 있다. 장마, 소나기 등으로 젖은 노면 주행이 잦은 여름철에는 타이어 마모도 점검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빗길에서 고속으로 주행 시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해 타이어의 접지력과 제동력이 평상시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마모가 심한 타이어는 수막현상이 더욱 잘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타이어 마모상태는 트레드 주변 6곳에 표시된 △모양의 방향을 따라 접지면 홈 속에 볼록하게 표시된 마모한계 표시를 보고 진단할 수 있다. 마모한계선은 1.6㎜ 높이로 표시돼 있으며, 이 부분이 접지면에 노출될 만큼 타이어가 마모되면 수명을 다한 것이다. 만약 마모한계선이 초과된 제품으로 운행하고 있다면 빗길 제동력 저하에 따른 안전 문제로 교체가 필요하다. 타이어에 대한 교체와 수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타이어 전문점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해보는것이 좋다. 금호타이어의 특화 유통 브랜드인 '타이어프로'는 '타이어 프로페셔널리즘'을 표방한 국내 업계 최초 타이어 전문 매장으로 무료 공기압 점검, 위치 교환, 펑크수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고객이 서비스 이력을 등록할 경우, 정기적인 교체 및 점검 시기를 알려준다. 금호타이어는 매년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여름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을 위해 고속도로 안전점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31일부터 2일간 가평(춘천방향), 여주(강릉방향), 정안알밤(순천방향), 함안(순천방향) 등 전국 4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타이어 무상점검 서비스 및 안전운행 캠페인을 진행한다. 해당 휴게소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금호타이어 전문가들로부터 타이어 외관 및 마모 상태 점검, 공기압 점검 및 보충, 밸런스 점검 및 교정 등의 타이어 안전점검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타이어 안전관리요청 안내 및 상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모비스, 폐기물 재활용 93%…‘순환경제 전략’ 돋보인다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 선도기업 현대모비스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환경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21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유럽의 배터리 규제,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원료 채굴부터 제품의 생산, 사용, 폐기 단계에 이르는 제품의 전 과정에 걸친 환경 영향을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평가 내용을 지속가능성보고서 등을 통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순환경제에 기반한 현대모비스의 환경경영은 저탄소 원소재 구매 확대, 환경친화 소재 개발, 폐기물 재활용, 친환경 포장재 사용 등으로 실천되고 있다. 그 결과,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국내 사업장 기준 폐기물 재활용률은 93%로, 2022년 77%에서 2년새 크게 향상됐다. 또한, 현대모비스 창원공장은 2022년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국제검증기관으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았고, 당시 골드 등급에서 지난해 최고등급(플래티넘)을 획득해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경영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합성수지(폐플라스틱)와 폐지를 환경부로부터 순환자원으로 공식 인정받아 연간 190톤 이상의 폐기물을 감축하는 동시에 폐기물을 원료로 재사용해 자원활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전 사업장에서 '폐기물 제로화'를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아울러 현대모비스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저탄소 소재 활용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기업인 에리미트 글로벌 알루미늄(EGA)으로부터 약 620억원 규모의 저탄소 알루미늄 1.5만톤을 확보했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되는 저탄소 알루미늄은 일반 알루미늄 제조 과정보다 탄소 배출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친환경 소재로 불린다. 현대모비스는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적극 대응해 저탄소 알루미늄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섀시 등 주요 부품 제조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친환경 포장재의 사용도 확대해 합성수지 포장재와 윤활유에 대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지난해 친환경 종이포장재 적용 비율은 약 8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에 공급되는 부품이 환경친화적으로 설계, 생산, 포장, 운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사를 독려하는 한편 친환경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BYD 씰, 부드럽고 안락한 전기세단 ‘기대이상’

BYD가 국내에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기차 '씰(SEAL)'은 브랜드의 기술력과 디자인 역량을 집약한 순수 전기 중형 세단이다. 연초에 출시했던 '아토3'보다 훨씬 더 주행에 특화된 모델로 세단 특유의 쫄깃한 운전감과 안락한 승차감이 매력이다. 반면에 무거운 차체로 고속트랙 주행 시 바퀴가 미끄러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BYD코리아는 최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서 전기세단 씰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세워둔 콘을 이리저리 피하는 짐카나 코스와 짧은 공도주행, 고속으로 달리는 서킷주행으로 이뤄졌다. 씰의 외관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균형감 있는 디자인과 디테일로 준수한 인상을 준다. 전면부는 'Ocean X Face'라 불리는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만들었고, 곡선형 LED 램프와 더블 웨이스트라인은 자연의 물결을 연상시키며 부드러운 감각을 전달한다. 에어로다이나믹 설계를 바탕으로 공기저항계수(Cd)는 0.219에 불과하며, 19인치 투톤 휠과 팝업 도어 핸들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외관 컬러는 아틀란티스 그레이, 코스모스 블랙, 오로라 화이트, 샤크 그레이 등 네 가지다. 실내는 4000만원대 전기차로서는 기대이상이다. 나파 가죽 시트와 앰비언트 라이트, 크리스털 기어 레버 등 디테일이 준수하며, D컷 스티어링 휠과 회전식 디스플레이는 스포티하면서도 하이테크한 감성을 전달한다. BYD 특유의 12.8인치 회전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에 신선함을 주지만 공조 시스템 등 모든 기능이 터치 방식으로 통합돼 있다는 점은 다소 불편했다. 물리 버튼 부재는 운전 중 직관적인 조작을 어렵게 한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한 평평한 바닥 설계와 CTB(Cell-to-Body) 구조 덕분에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고, 트렁크(400L)와 프렁크(53L)의 적재 공간도 실용적이다. BYD 씰의 주행 성능은 가격을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이다. 듀얼모터 기반의 AWD 시스템은 최대 출력 390kW(530마력), 최대 토크 670N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8초 만에 도달한다. 일반 도심주행에서는 출력이 즉각적이진 않지만 곧바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충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서스펜션은 주파수 가변 댐핑(FSD) 방식이 적용돼 방지턱을 넘을 때도 차량이 큰 충격 없이 안락하게 반응한다. 일상주행 승차감은 동급 전기 세단 중 상위권이라 평가할 만하다. 다만, 트랙주행 상황에서는 차량의 무게감이 한계로 드러났다. 빠른 코너 진입 시 언더스티어 현상이 자주 발생했고, 젖은 노면에서 차체의 무게를 제어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CTB 구조와 배터리로 인한 중량, 그리고 당시 비로 인해 노면이 미끄러웠다"고 설명했지만, 아무래도 극한주행에서 차량의 안정성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BYD 씰은 퍼포먼스와 감성을 동시에 노린 전기 세단이다. 4000만원대 중형 전기차로서 충분한 출력, 넉넉한 실내 공간, 회전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 편의사양, 그리고 고급감 있는 실내마감까지 고루 갖췄다. 비 오는 날 트랙 주행에서의 언더스티어 현상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일상주행에서 정숙성과 주행 품질, 실내 정돈감은 국산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차별화된 감성과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BYD 씰은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선택지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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