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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SUV 선보인 한국GM ‘국내 철수설’은 여전

한국GM이 미국발 관세 폭탄 탓에 철수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캐딜락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신규 버전을 국내 출시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생산 물량의 85% 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16일 국내 출시하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윤명옥 한국GM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은 이날 경기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형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개성 넘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123년 헤리티지를 계승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혁신을 담아 다시 태어난 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선 VIP와 유명 인사들의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이번 모델은 2021년 국내에 소개된 5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전량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차량이다. 아울러 한국GM은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유사한 시기에 인천 부평공장에서 2만1000대 가량의 신차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신차 2만1000대 생산 물량을 부평공장에 추가로 배정했다. 2만1000대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25만대의 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추가 배정에 따라 올해 부평공장 생산물량은 당초 배정된 20만8000대에서 23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신차 추가 생산 등을 통해 회사 안팎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는 한국GM이 장기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부평·창원공장을 통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핵심 SUV 모델을 연간 50만대 가량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85% 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더욱이 부진한 국내 내수 시장 판매량 때문에 이러한 철수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최근 행보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업계와 관계자들이 예상한 한국GM의 철수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2028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GM이 지난 2018년에도 국내 철수를 중단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원 받은 것과 연관이 깊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2월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한국 철수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한국GM 및 대주주인 GM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5월 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에 각각 64억 달러와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지원한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81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GM은 2028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조건을 약속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보더라도 2028년 가량에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27년 이후 생산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앞서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어진 이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 플래그십 SUV 출시나 생산량 추가는 2028년 진행될 수 있는 철수와 무관한 움직임에 가깝다"며 “진정으로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싶다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을 늘리고, 그 모델을 통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BYD ‘아토3’ 고객에 인도…상향평준화 된 저가 전기차 ‘태풍’되나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국내 첫 출시 모델인 아토3의 고객 인도를 실시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신차들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가성비'로 주목받은 아토3가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국내 첫 승용 모델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고객 인도를 14일부터 시작했다. 출시가는 기본 트림인 아토3가 3100만원대, 상위 트림인 아토3 플러스가 3300만원대다. 국고 보조금은 145만원이며,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추가 적용하면 2000만원대 후반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앞서 BYD는 지난 1월 아토3의 사전 계약을 시작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이른바 '가성비 전기차'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내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 자동차 신고와 한국환경공단의 보급평가 인증 절차가 지연되고, 보조금 확정을 위한 환경부의 보완 요구 등으로 출시가 예정보다 훨씬 지연됐다. 이 같은 출고 지연 탓에 아토3를 예약한 일부 고객들이 테슬라나 국산 전기차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차의 인도가 시작된 만큼 이탈보다는 신규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출고 지연으로 일부 고객들이 테슬라나 국산 전기차로 이탈하자 BYD 측은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출고 시 30만원 충전 크레딧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아토3의 인도가 시작되면서 BYD는 그 다음 순번으로 중형 전기세단 '씰(SEAL)' 등의 신차 사전 예약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씰의 판매가는 500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중국 업체인 BYD의 국내 시장 진출이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긴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는 BYD의 진출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최근 전기차의 성능과 디자인 등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결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한 것과 관련이 깊다. 실제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는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기준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에는 테슬라가 긴 주행거리와 빠른 가속 성능, 자율 주행 등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 대부분이 신형 전기차에 대다수 적용되는 '기본 사양'에 가까워졌다. 올해 출시된 신형 전기차들 대부분이 한 번 충전으로 400~500㎞ 이상의 주행거리와 고속 충전 시스템, 자율주행 보조기능(ADAS),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보유했다. 또한 과거 다소 투박했던 디자인도 최근에는 대부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기능, 성능, 주행거리, 디자인 등은 대부분 상향평준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전기차 시장에서 점차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하면서 주요 업체들도 저가형 전기차 공급에 신경쓰고 있다. 최근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슬로건으로 EV3의 엔트리급 에어트림 가격은 시중보다 낮은 가격에 내놨다. 또 테슬라 등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가성비를 앞세운 BYD가 국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도 단순히 스펙 싸움이 아니라, 얼마만큼 편리하고 싸게 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 성능으로 순위를 매기는 시기를 지나, 괜찮은 성능과 디자인의 전기차의 가격을 얼마만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차그룹, 워싱턴사무소장에 드류 퍼거슨 前 하원의원 선임

현대자동차그룹은 드류 퍼거슨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을 5월 1일 자로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에 선임한다고 15일 밝혔다. 드류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은 앞으로 미국 정부 및 의회와 현대차그룹 사이의 소통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은 공화당 소속의 미국 조지아주 4선 연방하원의원 출신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미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 세제 개혁 등 핵심 정책들을 적극 지지하고 추진했다. 특히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참여하며 공화당 내 정책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주요 생산거점이 위치한 조지아주에서 오랜 기간 의정활동을 펼쳐 현대차그룹에 대해서 익숙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은 미국 입법 절차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양한 정책을 조율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이 미국 정부 및 정책 결정자들과 자동차 산업은 물론 로보틱스, UAM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향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 영입으로 미 정부와 보다 원활히 소통하고 미국 내 정책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퍼거슨 신임 HMG워싱턴사무소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4년 말까지 8년간 조지아주 제3지역구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공화당 하원 수석부총무(House Republican Chief Deputy Whip)로 활동하며 공화당의 입법 전략을 조율했다. 이 외에도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Ways and Means Committee)에서 사회보장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예산위원회(Committee on the Budget)와 공동경제위원회(Joint Economic Committee)에서도 활동했다. 이에 앞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시의 시장직을 맡으며 지역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그룹, 러시아 복귀 시동…‘고품질’로 중국차와 승부

현대자동차그룹이 러시아 복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로 수출길이 좁아지자 예전 잘나가던 러시아 시장 카드를 다시 꺼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2년 만에 돌아가는 러시아 시장은 많이 달라졌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집중한 사이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을 점령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된 품질의 차량과 서비스를 통해 시장의 원래 주인이 누군지 알려줄 방침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2030년 판매 목표대수에 '러시아 시장 판매량' 5만대를 포함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중장기 목표서 빠진 러시아 대수가 다시 명시된 것이다. 러시아는 현대차그룹의 주요수출 시장이자 생산거점이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 합산 27.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연간 20만대 생산이 가능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그룹의 핵심 생산 거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철수가 불가피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은 202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1만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2년 내 재매입이 가능한 '바이백 옵션'을 설정해놨는데, 올해 이 조건을 실행시킬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종전 분위기가 형성된데다 올해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바이백 조건 발동의 마지막 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복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내 중국차 판매는 2021년 12만대에서 2023년 117만대로 폭증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8.1%에서 60.4%로 급상승했다. 하발, 체리, 지리 등 중국 기업들은 특유의 가격 경쟁력과 현지 생산력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다. 특히 일부 브랜드들은 현지조립(CKD), 공장 인수를 통해 러시아로의 접근성을 높이는 공격적인 전략을 실행해왔다. 다행히 빈틈은 있다. 러시아 현지서 중국 차량의 품질과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서다. 알렉세이 포드셰콜딘 러시아 자동차 딜러 협회장은 “브랜드가 수리와 지원을 보장하지 못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2025년에는 러시아에서 중국 브랜드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서비스 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예비 부품을 신속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 신뢰를 떨어뜨리고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지며 기업들은 러시아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에 갖고 있는 이 불만들을 해소해준다면 충분히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복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재가동과 CKD 방식의 재진입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과거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현지 특화 모델의 부활과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신차종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또 철수 이후에도 유지된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러시아에서 기술 컨설턴트와 딜러 마케팅 인력을 채용하는 등 인프라 재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복귀를 대비한 사전 준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성공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복귀한다면, 글로벌 판매량 확대뿐만 아니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판도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기아, 印서 23만대 팔았다…분기 기준 역대 최대

현대차·기아가 세계 3위 규모의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기준 역다 최대 판매 실적을 새로 썼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덕분이다. 13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의 월간 판매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총 22만912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5만3550대, 기아는 7만5576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으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전년 동기(합산 22만5686대)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이 중 기아는 지난 2019년 8월 현지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현지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대차 13.0%, 기아 6.4% 등 합산 19.4%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2위, 기아가 6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는 현지형 모델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회사의 SUV 판매량은 전체의 80%인 18만1758대를 기록했고, 이 중 크레타·베뉴·쏘넷·셀토스가 총 12만1582대 판매돼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각사의 차종별 판매량은 현대차가 △크레타 4만8449대 △베뉴 3만1195대 △엑스터 1만7330대 순으로, 기아는 △쏘넷 2만2497대 △셀토스 1만9441대 △카렌스 1만6352대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아가 지난 2월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한 전략 모델 '콤팩트 SUV 시로스'가 1만5986대 팔려 흥행을 이끌었다. 현대차·기아는 1996년 처음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입지를 다져 왔으며, 현지 특화 중장기 전략을 통해 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3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공장을 인수했고, 연산 20만대를 목표로 올 하반기 가동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지에 1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인도 공과대학교와 '현대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인도에 특화된 마이크로모빌리티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KGM 무쏘 EV, 저렴한 유지비로 여가 즐길 수 있는 ‘도심형’ 전기 픽업

KG모빌리티(KGM)의 무쏘 EV는 일상과 캠핑 두가지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전기 픽업트럭이었다. 터프한 오프로드 성능은 없지만 낮은 차고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주행감,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였고 기대 이상의 인테리어와 편리한 인포테인먼트도 인상적이었다. 지난 10일 KG모빌리티는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강남점에서 자사 첫 전기 픽업트럭 '무쏘EV'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센터부터 경기 양평 서종면의 한식당까지 왕복 약 80km의 코스로 진행됐다. 대부분의 길은 자동차 전용도로로 구성됐으며 약간의 정체구간도 있어 차량의 실제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차량 외관은 KGM의 대표 SUV 토레스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전면부는 토레스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워낙 호평 받았던 디자인이기에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지만, 무쏘라는 이름에 토레스의 얼굴을 한 점에 대해 의문이 달리기도 했다. 측면부는 일반 SUV와 픽업의 매력이 조화를 이뤘다. 전체적 디자인 자체는 영락없는 픽업트럭이었지만 전고가 낮은 덕에 보다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후면부는 트렌디한 픽업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최근 출시된 기아 타스만과 유사하게 대형 엠블럼이 새겨져있었고, 양옆에 대담한 리어 램프가 달려있었다.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고급스럽고 편안했다. 내장재가 엄청 좋은 품질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우선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KGM 링크 내비게이션을 하나의 화면으로 연결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가장 돋보였다. 현대차나 고급 SUV에서나 볼 수 있던 인테리어를 KGM 모델에서 보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터치 반응성 등 성능도 준수했다. 이전에 토레스 EVX를 탔을 때 디스플레이 터치가 잘 안눌리고 반응이 느려서 불편했는데, 무쏘 EV는 크게 체감되는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날이 뜨거워서인지 시동을 너무 오래 걸어서인지 화면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기계 자체가 상당히 뜨거웠다. 주행에 지장은 전혀 없지만 혹시나 고장이라도 날까 불안한 부분이었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공조장치 버튼이 디스플레이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최근 트렌드긴 하지만 조작이 빈번한 공조장치의 경우 물리버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암레스트 등 운전할 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다른 부품들은 모두 품질이 준수했다. 특히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은 뛰어난 그립감에 운전의 재미까지 더해줬다. 2열도 기대 이상이었다. 일반 SUV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고 시트도 약간의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서 충분히 편안했다. 픽업의 매력인 데크는 활용성이 뛰어났다. 실제로 물건을 싣진 못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넓고 튼튼해보였다. 무쏘 EV의 데크는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테일게이트는 최대 2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성인 2명이 앉아 자연을 감상하거나 간단한 취식을 즐길 수 있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승차감이었다. 투박한 외관과 달리 부드럽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했다. 현대차-기아의 웬만한 SUV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방지턱, 요철 등을 넘을 때도 푹신하게 지나갈 수 있는 성능이었다. 출력은 다소 아쉬웠다. 에너지밀도가 낮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데다 차체도 무겁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약 3초 있다가 앞으로 나아갔다. 차량은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및 복합 전비 4.2km/kWh를 달성했다. 무쏘EV는 지프, 콜로라도처럼 산악길을 달리는 차량은 아니다. 특화된 기능도 탑재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이 강점이란 생각이 든다. 넓은 적재공간으로 서핑,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실을 수 있는데, 승차감은 오프로더들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무쏘 EV는 저렴한 유지비로 풍부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량일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전기차부터 픽업까지…KGM·BMW·푸조·지프 총출동

4월 둘째 주 국내 신차 시장에 다양한 친환경차 모델들이 출시됐다. KG모빌리티(KGM)는 실용적인 전기 SUV를, BMW는 프리미엄 전기 쿠페 세단 두 종을 선보였고, 푸조는 고효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준중형 해치백을 출시했다. 여기에 지프는 정통 픽업트럭을 더해 개성 넘치는 선택지를 제안했다. KGM이 새롭게 출시한 '토레스 EVX 알파'는 기존 EVX 라인업의 합리적 진입 트림이다. 전동화 핵심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일부 고급 사양을 제외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207마력(152kW)의 전기모터와 73.4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최대 417km(복합 기준) 주행이 가능하며, 400V 급속 충전을 통해 10~80% 충전까지 약 33분이 소요된다. 안전사양으로는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차선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기본 제공하며, 가격은 4,398만 원(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책정돼 실용성과 경제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BMW는 프리미엄 전기 쿠페 세단 i4의 부분변경 모델을 이달 국내 출시했다. 먼저 뉴 i4 eDrive40은 후륜구동 기반으로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kg·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초 만에 도달한다. 84kWh 배터리로 최대 420km 주행이 가능하며, 205kW급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함께 출시된 뉴 i4 M50 xDrive는 고성능 전동화 모델로, BMW M의 모터스포츠 기술이 반영됐다. 전·후륜에 각각 모터를 탑재해 합산 544마력, 81.1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단 3.9초. 어댑티브 M 서스펜션과 고급 내장 사양이 더해져 주행 감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두 모델 모두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8.5를 통해 향상된 UX를 제공하며,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및 파킹 어시스트 기능도 기본 적용된다. 가격은 eDrive40이 7830만~8450만원, M50 xDrive는 8490만~9160만원이다. 푸조는 준중형 해치백 308의 새로운 전동화 트림인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국내 출시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1.2L 퓨어텍 가솔린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e-DCS6)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136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9.2초에 주파한다. 복합연비는 17.1km/L로 높은 연료 효율을 자랑하고, EV모드 주행도 일부 상황에서 가능해 도심 주행에 특히 유리하다. 실내는 10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인치 터치스크린, 푸조 특유의 컴팩트 스티어링 휠이 특징이며, 판매가는 4399만원이다. 지프는 11일, 정통 오프로드 감성을 앞세운 픽업트럭 뉴 글래디에이터를 국내 출시했다. 바디 온 프레임 구조에 Dana M210/220 와이드 액슬, 전자식 프론트 스웨이바 분리 장치를 갖춘 이 모델은 강력한 지형 적응 능력을 자랑한다. 3.6L V6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를 발휘하며, 최대 2,721kg의 견인 능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탈부착 도어, 접이식 윈드실드, 프리덤 하드탑이 적용돼 오픈 에어링의 묘미도 살렸다. 12.3인치 터치스크린과 무선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TMAP 내비, 알파인 오디오 등 첨단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되며, 루비콘 단일 트림 기준 8510만원. 한정판 '뉴 글래디에이터 41 에디션'도 9대 한정 출시돼 미군 군용차 '윌리스 MB'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과 굿즈가 포함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수출 흔들리는 국내 車 산업, 고물가·환율에 내수도 ‘위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수출과 내수 모두 위태한 상황에 처했다.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로 수출에 차질이 생긴데다 달러 강세로 물가도 오름세를 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힐 전망이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46원으로 출발했다. 전날보다 38.1원 떨어지며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같은 날(1364.1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환율 흐름은 글로벌 금융 불안과 미중 무역전쟁 등 리스크로 인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환율 기조는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원화가치가 낮아질수록 해외 수출시 얻는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그렇지 않다. 미국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면서 환율효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사실상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 연간 약 160만대의 차량을 판매한다. 그 중 100만대분은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와 환율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지만, 제네시스 등 일부 차종은 한국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에 타격을 받는다. 한국지엠은 전체 판매량의 약 90%가 미국으로 향한다. 트럼프 관세 타격에 완전히 노출된 것이다. 이에 한국지엠은 철수설이 돌 정도로 흔들리고 있다. 이처럼 두 브랜드는 관세가 없었다면 고환율 기조에 웃었겠지만 지금은 환율보단 관세의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또 현대차그룹의 경우 당장은 가격동결을 발표했지만 가격 인상 요인은 항상 존재한다. 만약 현대차그룹의 현지 차량 가격이 올라간다면 경쟁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올해 현대차의 수출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평가된다. 환율은 내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1400원대를 훌쩍 넘은 환율은 차량에 들어가는 수입 부품의 가격을 끌어올린다. 이는 완성차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이는 제조단가 상승, 가격 경쟁력 약화와 직결되는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 가격이 오르고 금융비용까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고환율은 국내 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들의 내수심리도 약화시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1월(2.2%)과 2월(2.0%)에 이어 세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고물가 압박은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소비 심리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동시에 작용하면 완성차 기업 입장에선 차량 가격 인상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 이 경우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고 차량 판매는 더 감소하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고환율 장기화 시 오히려 부품수입가·에너지 비용·해상운임비 상승 등 원가 상승 압박으로 환율상승의 긍정적 효과가 반감되는 한편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고환율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로 인한 자동차 내수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관세와 고환율 이전에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70만2853대를 판매했다. 특히 해외판매는 2.6% 감소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기아, 2030년 419만대 판매 목표…5년간 42조원 투자

기아가 2030년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미래 사업에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밝혔다. 기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기아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2만대이며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를 달성해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 56%)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가운데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차(PBV), 픽업트럭 중심의 신차종 성장 전략도 밝혔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늦어진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2030년 PBV 판매 목표는 총 25만대로 제시했다.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이다. 기아는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올해 출시할 타스만의 연평균 판매 규모는 8만대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향후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연 9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목표로 전년 실적 대비 4.1% 늘어난 321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9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액 중 미래 사업 투자는 19조원으로,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향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직면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휘청이는 테슬라에, 배터리 업계 中 웃고 韓 긴장

글로벌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의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참여로 인한 불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매월 감소하는 판매량까지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 여파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테슬라의 빈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이 전망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은 '테슬라 리스크'라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9일 SNE리서치 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19만대를 판매하며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3, 모델Y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38%, 북미 시장에서는 2% 감소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이미지 악화까지 겹쳤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에 반발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엔 미국 전역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과 회사의 윤리 문제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발생했다. 테슬라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중국에서 차를 생산해 현지를 비롯해 한국 등 여러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게 관세를 매기면 테슬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 브랜드 불매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것이고, 미국에서 중국으로 공급하는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겹악재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폭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초 이후로 40% 이상 하락했다. 월가의 최대 테슬라팬으로 불려온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마저 목표주가를 43% 낮출 정도다. 테슬라의 하락세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웃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판매가 없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데, 테슬라의 중국 및 글로벌 판매량이 휘청이니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는 상황이다. BYD 등 중국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국 기업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상승하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BYD는 81.0%(21.9GWh)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9.7%(49.6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2월 테슬라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했다. 그나마 폭스바겐 ID 시리즈, 기아 EV3, GM의 얼티엄 기반 모델들의 판매 호조로 전체 납품량은 8.5% 증가했지만 테슬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1분기 LG엔솔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추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의 빈자리를 현대차나 GM, 포드 같은 기존 고객사가 메울 수도 있지만, 최근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이 수요가 중국쪽으로 넘어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YD는 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이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스위스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이 경우 배터리 수요 역시 자연스럽게 중국 내 CATL, BYD 같은 현지 기업에 쏠리게 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흔들림은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요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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