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전기차 배터리 A/S기간, 현대차 고작 하루 정도…테슬라는 무려 23일

테슬라코리아가 정비망을 제때 확보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제출 받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수리 내역'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에서 BMS 오류 발생 시 평균 수리 기간은 23.4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926일이 걸린 사례도 확인됐다. 전체 수리 건수 4637건 가운데 7일 미만 소요된 경우는 24.5%(1138건)에 불과했다. 7~14일은 23.8%(1103건), 15~29일은 24%(1114건), 1~3개월은 22.7%(1054건)이었다. 2020년 3월30일 모델 X 차량을 테슬라 용인 서비스센터에 보냈으나 지난해 10월11일까지 926일간 수리가 완료되지 않아 자신의 차량을 받을 수 없었던 사례도 있었다. 국산차는 훨씬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박 의원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생산한 전기차의 통합충전관리장치(ICCU) 고장 발생건수 3만3941건의 평균 수리기간을 분석한 결과 아이오닉 시리즈 등 주요 모델의 평균 수리기간은 1.3일이었다. 박 의원은 특히 테슬라 전기차 국내 등록대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서비스센터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국내 등록대수는 2022년 4만7282대, 2023년 6만3618대, 지난해 9만3190대로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8억원에서 1조6976억원으로 68.8% 많아졌다. 이 기간 테슬라코리아가 국내 설치한 서비스센터는 전국에 14개소에 불과하다. 대전, 울산,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8개 시도에는 1개소도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 대부분이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제작돼 수입되는 공급구조의 한계로 배터리 수리에 소요되는 A/S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박 의원은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1조원 이상을 벌고 있는데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모비스, 민간 주도 ‘車반도체 생태계 구축’ 본격화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과 손잡고 민간 주도형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 성남에서 개최한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ASK, Auto Semicon Korea)'을 열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핵심 반도체 국산화와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한국전기연구원 등 23개 기업과 기관이 참석했으며,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을 비롯한 업계 CEO와 임원 80여 명이 대거 자리했다. ASK 포럼은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이 참여한 첫 민간 주도 협력의 장이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는 유럽과 북미산 제품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번 협력을 계기로 국내 밸류체인 형성과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티어1 부품사로서 완성차와 반도체 기업을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를 활용해 공급망 관리와 팹리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방침이다. 또 제어기와 실차 기반 검증 지원을 통해 개발 속도를 앞당기고, 전력반도체 등 핵심 부품 통합 개발로 연구개발 기간을 최대 2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등 자체 개발한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2000만개에 달한다. 이번 포럼에서 협력 기업들과의 공동 개발을 확대하면서 국산화 성과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설계와 생산 역량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신규 기업들의 모빌리티 반도체 진출도 적극 지원해 자생적 생태계 구축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동수단서 생활공간으로…현대차 SDV 전환, 기회와 과제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단순히 이동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집과 연결되며 소프트웨어로 진화하고, 나아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공간이자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다만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가 일상생활과 밀접해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 동시에 글로벌 완성차와 IT기업들이 잇따라 SDV 전환에 뛰어들면서 플랫폼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며 최근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연동한 '홈투카(Home-to-Car)'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고객은 스마트폰은 물론 다양한 가전 기기를 통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문 잠금, 시동, 공조, 충전 제어 등 주요 기능을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는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략의 가시화된 성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출근길 현관 도어락을 열면 집안 조명이 꺼지고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는 동시에 차량 시동과 공조가 자동으로 켜져 쾌적한 주행 환경이 준비된다. 자동차가 더 이상 생활과 분리된 외부 기기가 아니라 일상의 연장선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향후 카투홈(Car-to-Home), AI 기반 루틴 자동화, 음성 인식 제어 기능까지 확장해 자동차와 생활 공간의 경계를 사실상 허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진짜 목표는 SDV 전환이다. SDV란 차량의 핵심 기능 대부분이 소프트웨어로 구현·제어되는 차를 뜻한다. 주행 성능,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등 모든 기능이 전자제어장치(ECU)와 차량용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스마트폰이 앱 업데이트나 OS 패치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듯, SDV는 차량 구매 후에도 성능 향상과 맞춤형 기능 추가가 가능하다. 이는 자동차를 고정된 기계에서 '업데이트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변화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SDV 시장 규모는 2024년 213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237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테슬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을 SDV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는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0일 판교 소프트웨어드림센터에서 'Pleos SDV 스탠다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차량용 OS, 외부 디바이스 표준화 구조, 협력사와의 통합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체계 등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SDV 양산 준비에 나섰다. 계열사 현대모비스도 이 흐름을 강화한다. 지난달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모비스는 SDV 솔루션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확보한 전기/전자 제어 솔루션(E/E Architecture)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고객사와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SDV 대응을 위한 통합 플랫폼 개발과 차량 실증 등 구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2028년 이후 글로벌 고객 대상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신기술 경쟁력과 고도의 실행력, 속도 삼박자를 갖춰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동차가 생활 속으로 들어올수록 새로운 기회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핵심이다. 차량과 집, 각종 IoT 기기가 연결되면서 개인의 생활 패턴과 이동 데이터가 하나의 네트워크에 모인다. 이는 초개인화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이지만, 동시에 해킹·유출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만큼, 국내 완성차 기업도 국제 표준을 충족하는 보안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는 플랫폼 표준 경쟁이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홈투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애플 홈킷, 아마존 알렉사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기업 중심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산업 생태계 전환도 중요한 과제다. 완성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중소 부품사들의 적응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신기술 대응 역량 부족으로 도태될 위험이 있지만, 동시에 소프트웨어·보안·AI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 SDV는 차량 출고 후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서비스 판매가 가능해, 완성차 기업에는 구독·앱스토어·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차량 가격 외에 추가 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는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비스 품질과 가격 책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은 “SDV 구현을 위해서는 핵심 파트너 간 긴밀한 협력과 표준화된 개발 체계 확산이 필수"라며 “지속적인 기술 표준 배포를 통해 SDV 양산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상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中, 내년부터 ‘전기차 수출’ 허가제로…이미지 관리 ‘고삐’

중국이 내년부터 전기차 수출에 허가제를 도입한다. 2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2026년 1월 1일부터 순수 전기 승용차에 대해 수출 허가증 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은 이미 허가 관리를 받고 있다. 수출 허가 신청은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공식 법인만 할 수 있다. 중국 상무부가 공업정보화부, 해관총서, 시장감독총국과 함께 실시하는 이번 조치는 무분별한 수출과 사후서비스 미비로 인해 해외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평판이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취지다. 이번에 심사 절차가 추가되면서 생산에서 선적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약 165만대로, 지난 2022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현대차그룹, 제주 탄소중립 도시 전환 돕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오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 도시' 전환을 적극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도와 '그린수소와 분산에너지로 여는 K-탄소중립 이니셔티브' 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양희원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 부사장,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협약 내용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공급·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 제주도 간 협력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 to Grid) 시범사업을 추진해 분산에너지 상용화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9년까지 제주 김녕풍력발전단지에서 5메가와트(㎿)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 대규모 실증사업을 전개해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내년부터 수소승용차 구매 보조금을 신설하고, 수소버스·청소차 도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충전 인프라를 늘려 수소 모빌리티 보급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양측은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 수소 트램(경전철) 도입 검토, 항만 탈탄소 물류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동시에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을 중심으로 V2G 서비스 상용화와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양희원 사장은 “그린수소와 분산에너지 협력을 통해 제주도의 2035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물론, 한국의 탄소중립 전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협약이 제주를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메르세데스-AMG CLE 53 쿠페·현대차 아이오닉 5 N 에센셜 출시

고성능과 합리성을 동시에 잡은 신차들이 이번 주 한국 시장에 모습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CLE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를,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의 신규 트림 '에센셜(Essential)'을 내놓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CLE 라인업의 고성능 2도어 쿠페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모델은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탑재해 최고 출력 449마력, 최대 토크 57.1㎏.m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2초 만에 도달한다. 또한, AMG 퍼포먼스 4MATIC+ 가변 사륜구동,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 리어 액슬 스티어링 등 고성능 주행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실내는 파워 레드와 블랙 투톤의 나파 가죽 스포츠 시트,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11.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로 꾸며졌다. 국내판매 가격은 일반 모델이 1억770만 원, 특별 사양을 더한 '리미티드 에디션'은 1억3130만 원이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오는 10월 2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단 15대 한정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부터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신규 트림 '에센셜'의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오닉 5 N 에센셜은 주행 성능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일부 편의 사양을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판매 가격은 7490만원으로 기존보다 약 200만원 저렴하다. 에센셜 트림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주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전용 패키지 '파킹 어시스트 Lite'를 선택하면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방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주차 편의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에션셜 트림 추가로 고성능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고객이 전동화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오로라2’로 연타석 흥행 달릴까

하이브리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로 반등에 성공한 르노코리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준대형 SUV '오로라2'를 앞세워 연타석 흥행에 나선다. 더욱이 오로라2의 성패가 르노코리아 입장에서 단일모델 의존을 넘어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업계는 오로라2의 흥행 전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타사 모델과 치열한 경쟁, 르노코리아의 한정된 수요층, 9월에 부임한 신임 사장의 전략 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이 르노코리아의 표정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2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일년 동안 누적 등록 5만265대를 기록하며 중형 SUV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 중 90%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만큼 친환경 수요를 정확히 공략했고, 구매자 95% 이상이 만족과 추천 의사를 밝히는 등 소비자 충성도도 높았다. 브랜드 내 비중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 6만528대 가운데 83%를 차지하며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다만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후속 모델에 대한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르노코리아의 다음 무기는 프로젝트명 '오로라2'로 불리는 준대형 SUV다. 이 모델은 내년 2월 양산 후 3월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일 전망이다. 팰리세이드·쏘렌토가 주도하는 시장을 정조준하면서도 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보다 소폭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이 차 역시 하이브리드 트림이 주력이다. 르노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 'E-테크'를 적용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효율성을 제공하며, 실내는 퀄컴 기반 오픈알 파노라마 시스템과 동승석 스크린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외관은 프랑스 SUV '라팔'을 닮은 날렵한 쿠페형 실루엣을 갖췄다. 오로라2에 성공 여부에 대해선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걸림돌이 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우선 르노코리아 차량 선호 연령층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그랑 콜레오스 주요 구매층은 40~50대 남성으로, 실용적이고 안정적인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주축이었다. 오로라2가 한 체급 올라가면서 50대 이상 가족 단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대 이하 젊은 층 유입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현재 르노 SUV는 '합리적인 하이브리드 SUV'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지만,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및 수입차 대비 브랜드 파워 약세는 뚜렷하다. 오로라2의 프리미엄 디자인과 첨단 사양이 이러한 인식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미 포화 상태가 된 국내 준대형 SUV 시장은 르노코리아가 극복할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2025년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고급감을 강화했고, 기아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주행 제어 기술(E-VMC)로 효율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GV80은 럭셔리 시장을 독주 중이다. 판매량에서도 브랜드의 격차는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쏘렌토 7734대, 팰리세이드 7682대, 그랑 콜레오스 3296대, GV80 2354대 순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오로라2는 쿠페형 디자인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지만, 가격·상품성·브랜드 신뢰도 세 가지 모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성도 지켜볼 대목이다. 니콜라 파리 신임 CEO는 르노그룹 내에서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구매를 총괄하며 전동화 전환을 이끈 경험이 있어, 부산공장의 전기차 설비 전환과 오로라 프로젝트 추진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창 신차 개발이 진행되는 시점에 엔지니어 출신이던 스테판 드블레즈 전 사장이 물러나고, 구매 전문가인 파리 사장이 선임된 점은 향후 성과를 가늠할 변수로 지목된다. 오로라2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단일 모델 의존'을 벗어나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분기점이다. 내수에서 입지를 넓히고 동시에 해외 수출을 확대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원히트 원더'에 머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로라2가 성공하려면 가격, 상품성, 브랜드 파워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특히 해외 수출 전략을 병행할 때 비로소 르노코리아 체질 개선의 성과가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10월 신입·경력직 채용 나선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1일부터 17일까지 신입 및 경력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신입, 경력, 장애인 신입 특별 채용 등 3개 전형을 동시에 운영하며, 현대차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현대차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차원에서 올해 그룹 차원에서 연간 7,2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에 발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채용에서도 지원 자격을 조정해 인재 발굴의 폭을 넓혔다. 신입사원은 '업무 경력 1년 미만' 조건을 적용, 실무 경험보다는 기본 역량과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발한다. 반면 경력직은 연차보다는 직무 전문성을 기준으로 평가해 우수 인재 확보에 주력한다. 모집 분야는 △연구개발 △생산·제조 △사업·기획 △경영지원 △IT 등 현대차 전 사업 부문으로 확대됐다. 특히 장애인 특별채용도 같은 기간 진행해 포용적 채용 기조를 이어간다. 또한 현대차는 지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0월 2일 '신입 채용 Live 설명회(Team Hyundai Talk)'를 열 예정이다. 이번 온라인 설명회에서는 채용 절차와 제도를 소개하고,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직접 경험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 신청은 9월 30일까지 채용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전 부문에서 채용을 추진한다"며 “특히 신입 채용 자격을 완화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K-중고차 수출 급성장, 숨은 동력은 ‘부가세 환급’

한국의 중고 자동차 수출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부가가치세 환급제도가 경쟁 우위의 숨은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한국의 매입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국내 중고차 수출업체에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일본·미국·중국 등 경쟁국들은 세제 구조상의 제약에 발목이 잡혀 유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해 K-중고차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중고차 수출은 7만여대로, 직전 7월 9만6000여대보다 줄었지만 평균 단가가 89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상승해 수출액은 큰 변동 없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올해 수출 규모가 최소 8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64만대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고차의 급격한 수출 성장세의 배경에는 '부가가치세 전액 환급'이라는 제도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한국은 부가세 환급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반면, 다른 국가는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중고차 수출업체는 차량 매입 시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수출 완료 후 전액 환급받는다. 세금이 매입 원가에서 제외돼 가격 경쟁력 확보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 제도는 최근 수출 급증과 함께 환급 규모도 키우며 중소업체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부가가치세라는 제도가 없다. 대신 10% 소비세를 적용하지만 중고차 경매장에서 소비세를 우선 납부한 후 환급받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이익 창출은 어렵다. 소비세 환급은 단순히 납입금 회수에 그쳐 수출업체의 수익에는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중고차 수출은 물동량과 글로벌 유통망 중심 전략에 의존하며, 세제 영향은 미미하다. 미국은 부가가치세 대신 주별 '판매세'를 부과하며, 수출 시 '즉시 해외 수출' 증빙 조건 하에서 판매세 부과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환급 개념은 존재하지 않아, 한국과 달리 세제 혜택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미국 중고차 수출은 대체로 손상차량 위주의 대량 거래에 집중되는 배경 중 하나다. 중국 중고차는 신차에 부과되는 13% 세율보다 훨씬 낮은 0.5% 증치세만 적용되며, 환급도 가능하나 까다로운 증빙 요구와 개인 매입 차량 환급 불가 등 현실적 제약이 크다. 이로 인해 중국 중고차 수출 시장은 '0km급' 신차와 유사한 차량 중심으로 형성되며, 세제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정책 변수와 중고차 수출 산업 경쟁력 향방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의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수출 사업자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평가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세제 혜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생적 경쟁력 확보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부의 부가세 환급 정책 변화 가능성과 함께 산업 생태계 내 적정한 균형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경쟁국과 달리 한국은 현재 세제 혜택이 중고차 수출 산업 성장의 숨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정책 방향에 따라 향후 산업 경쟁력의 상승 또는 제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현도 한국중고차유통연구소장은 “수출되는 중고차에 대한 매입부가세 환급이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 사업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이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모비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국제승인 획득

현대모비스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적으로 승인받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감축 목표를 검증하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공식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이번 승인으로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사업장과 협력사, 제품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기준연도(2022년) 대비 42% 줄이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이는 글로벌 평균 수준을 웃도는 감축률로, 사실상 탄소중립을 향한 중간 이정표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사업장 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공정 효율화 △친환경 기술 기반 제품 개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까지 관리 범위를 넓혀 협력사와 공동 대응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SBTi 승인으로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의 탄소경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친환경 경영은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국제 승인으로 ESG 경영의 신뢰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2030년 감축 목표 달성을 넘어 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