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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회사가 캐리어도 만든다…중소 가전업계 ‘非가전’서 활로 모색

국내 중소 가전 기업들이 본업 대신 '비(非)가전' 분야에 눈길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산 공세 등으로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는데 수요는 정체돼 있어 성장을 위한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이다. 기존 주력제품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사업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선풍기 명가' 신일전자는 최근 여행용 캐리어 브랜드 'SAYES'를 공식 론칭했다. 20·24·28인치 제품을 우선 선보여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이 회사가 비가전 분야에 진출한 것은 창립 66년만에 처음이다. 신일전자는 지난 2019년 사명을 '신일산업'에서 '신일전자'로 바꾸며 가전 분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주력 제품 외에 주방가전, 펫가전, 공기청정기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해왔다. 여행용 캐리어 시장 진출은 해외여행객이 늘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착즙기·블렌더 등을 주력으로 삼는 휴롬은 '주스키트'를 선보여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채소과일을 배합해 세척부터 손질까지 완료된 원물을 넣은 사과·샐러리 주스, ABC 주스 등을 작년부터 판매 중이다. 착즙기에 넣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키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비가전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김치냉장고 판매 1위 위니아는 일찍부터 계열사에서 만든 김치를 온라인샵에서 판매해왔다. '딤채' 개발 당시 설립된 김치연구소에서 직접 노하우를 개발해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했다. 다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계열사 간 교류가 끊긴 상태다. 위니아가 새 주인을 찾게 되면 사은품 제공 및 판매를 통해 해당 분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렌탈 기업들은 이미 매트릭스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한 상태다. 쿠쿠홈시스 등 강소기업들도 비가전 분야 진출에 적극적이다. 매트리스를 비롯해 프라이팬, 펫 유모차, 고양이 모래, 커피 원두 등을 선보이고 있다. 중소 가전업계가 비가전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내수 시장 경쟁이 치열해 성장이 더는 힘들어져서다. 렌털 업체 등이 관련 제품을 구독형으로 선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산 공세도 거세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최근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위기감도 조성된 상태다. 대부분 고객들이 가전 제품을 이미 구매했다는 점에서 수요도 정체돼 있다. 신(新)가전 분야는 삼성·LG전자 탓에 진입장벽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의류건조기, 신발관리기 등 성장 시장에 뛰어들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데 대기업들이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같은 새 먹거리까지 노리고 있다. 신일전자의 매출액은 2022년 2027억2899만원, 2023년 1842억9958만원, 지난해 1~3분기 1353억651만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같은 기간 쿠쿠홈시스 매출액은 6915억8021만원, 6766억3141만원, 5421억2358만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경기 침체로 가전제품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만큼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비가전 제품 출시 등)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매출이냐 수수료냐’…숲(SOOP) 회계처리 논란

플랫폼 기업 숲(SOOP·옛 아프리카TV)의 회계처리 방식이 금융감독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유사한 사례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리 수위가 높아지면서 플랫폼 기업의 수익 인식 기준에 대한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숲은 최근 수백억 원 규모의 분식 회계가 있다는 의혹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를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이 분식 회계가 아니냐고 지적하는 부분은 숲은 게임 콘텐츠 광고 매출로 알려졌다. 숲은 스트리머에게 지급되는 광고비까지 자사 매출에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숲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3분기 누적 매출 3114억원 중 639억원이 '광고 및 콘텐츠 제작' 부문 매출이며, 이중 일부가 문제가 된 게임 콘텐츠 광고 매출로 파악된다. 이런 방식의 회계처리가 문제라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어긋나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본인-대리인' 구분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분식 회계는 아니라는 해명이다. 숲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자사의 매출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78.4%가 별풍선, 구독 등 '기부경제선물'로 구성된 플랫폼 매출이며, 20.5%가 광고 및 콘텐츠 제작 매출이다. 광고 매출은 플랫폼 내 광고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광고'와 라이브방송 및 영상제작을 통한 '콘텐츠형 광고'로 나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콘텐츠형 광고' 매출 인식 방식이다. 숲은 스트리머를 통해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플랫폼 운영 수수료가 아닌 총매출로 인식해왔다. 이는 스트리머가 실질적인 광고 용역 제공자지만, 숲이 마치 직접 광고 용역을 수행한 것처럼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숲은 스트리머와의 계약 관계, 수익 배분 방식, 광고 제작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결국 숲과 스트리머의 계약이 실질적인 파트너십에 부합하는지, 수익 배분 방식이 공정한지, 광고 제작 과정에서 숲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명확히 따지기 어렵다. 문제는 이를 해석하기 위한 IFRS(국제회계기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IFRS 15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기준서에 따르면,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에 그것을 실질적으로 관리한다면 '본인'으로 간주돼 전체 금액을 수익으로 인식한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대리인'으로 간주돼 수수료만 수익으로 인식해야 한다. 숲의 경우 자사를 광고 서비스의 '본인'으로 판단해 전체 금액을 매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이를 '대리인' 역할로 보고 수수료만 매출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본인-대리인 구분 문제는 IFRS 15의 복잡성과 해석의 여지에서 비롯된다. IFRS 15는 수익 인식에 대한 포괄적인 지침을 제공할 뿐이다. 어떤 것을 적용할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성과 복잡성에 따른 선택의 영역으로 남는다. IFRS 15는 '통제' 개념을 중심으로 본인-대리인 구분을 판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통제'다. 통제에 대한 정의와 적용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나 무형자산 거래에서 누가 실질적인 관리권을 갖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숲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숲의 것인지, 숲을 통해 방송하는 스트리머의 것인지 해석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IFRS 15는 본인-대리인 구분을 위한 지표들을 제시하지만, 이 지표들의 적용과 해석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안내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결국 플랫폼 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번 당국의 규제 처럼 성장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규정 자체가 모호하다보니 분쟁을 통해서 사례를 쌓아야 실효성 있는 규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많아지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전통적인 본인-대리인 개념을 적용하기 어렵다. 여러 당사자가 관여하는 거래가 많고,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복합적인 계약으로 묶어 실무를 진행하다 보니 각 당사자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회계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이 단순히 중개 역할만 하는지, 아니면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직접 제공하는지를 구분하기 위해 복잡한 사업 분석을 먼저 진행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전통적인 회계 기준과 새로운 사업 모델 간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도 비슷한 문제로 증권선문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기업들의 수익 인식 기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건강한 학교생활 응원”…LG전자, 직원 자녀 ‘입학 축하 선물’

LG전자는 다음 달 초·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구성원들에게 노트북, 학용품세트 등 입학 축하 선물을 전달한다고 11일 밝혔다. LG전자는 구성원 자녀의 입학을 축하하고 새로운 학교생활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입학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선물한 노트북은 2만2000여대다. 구성원들은 자녀 1명 당 1회 자녀의 입학 시점에 맞춰 노트북을 신청할 수 있다. 올해는 2018년생(초등학교), 2012년생(중학교), 2009년생(고등학교) 자녀 3000여명이 선물을 받는다. LG전자는 어린이들의 다양한 학습 환경을 고려해 올해부터 LG 그램 노트북 외에도 'LG 스탠바이미 2'를 선택지에 추가했다. LG 스탠바이미 2를 선택한 구성원들에게는 전용스피커와 무선 이어폰을 함께 제공한다. LG 스탠바이미 2는 '무선 이동식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장르를 개척한 'LG 스탠바이미'의 뒤를 이어 4년 만에 선보인 후속작이다. 나사를 푸는 등 복잡한 과정 없이 버튼 하나로 손쉽게 화면부와 스탠드를 분리할 수 있다. 전용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태블릿 PC처럼 책상, 테이블 등에 올려두고 사용하거나, 액자처럼 벽에 걸어두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자녀 입학 축하 선물로 노트북을 받은 한 LG전자 직원은 “올해 두 자녀가 각각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업 및 과제 등을 위해 각자의 노트북이 필요해졌는데, 회사 덕분에 두 아이 모두 노트북을 받을 수 있게 돼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노트북, 스탠바이미 외에도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구성원 1500여명에게 학용품세트, 운동복 등으로 구성된 초등학교 입학 선물을 추가로 전달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사장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신나고 재미있는 학교생활이 될 것", “예쁜 꿈도 키워가며 밝고 건강하게 학교 생활하기를 응원한다" 등의 메시지를 담아 입학 축하 편지도 함께 전달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입학 선물은 수능응원 선물 등과 함께 '생애 주기 맞춤형 선물'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LG전자의 대표적인 복지 제도다. 지난 2014년부터 2만4000여명의 구성원 자녀들이 초등학교 입학 선물을 받았다. 매년 학용품 선물을 받은 직원 자녀들이 “사장 아저씨 고맙습니다", “학교 잘 다닐게요", “LG 최고!" 등의 답장을 보내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출산 및 육아기에 있는 구성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2022년부터 육아휴직 기간을 2년까지 보장하며 법정 육아휴직기간 대비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1일 1시간부터 최대 5시간까지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는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 등도 운영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LG, AHR 엑스포서 북미 공조시장 격돌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인 'AHR 엑스포 2025'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1800여개 글로벌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두 기업은 대형 전시장을 마련해 시장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10일 각 업체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트렌드에 맞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속 회전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띄워 마찰 손실을 최소화한 이 제품은 대형 AI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북미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고효율 하이브리드 '하이렉스 R454B' 실외기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존 냉매 배관과 전선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설치 비용 절감과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친환경 기술 경쟁에서도 맞붙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냉매 규제에 대응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0%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를 공개했고, 삼성전자도 같은 냉매를 적용한 상업용 DVM 대용량 시스템에어컨으로 응수했다. LG전자는 '2025 AHR 혁신상'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제품은 영하 35℃에서도 안정적 난방이 가능하며, 실외기 응축수 동결 방지 기술로 효율을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연동 무풍에어컨으로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했다. 양사의 경쟁은 전시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LG전자는 ES사업본부 출범 후 첫 전시인 만큼 '코어테크'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내부 구조와 핵심 부품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27냉동톤급 대용량 스크롤 컴프레서도 처음 공개하며 상업용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0L 전용 물탱크가 탑재된 '클라이밋허브 모노'를 비롯한 EHS 제품군을 전시하며 시스템 에어컨 라인업의 다양성을 부각했다. 공기열과 전기로 온수를 만드는 이 제품은 화석연료 보일러 대비 높은 효율과 낮은 탄소 배출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DA사업부 최항석 상무는 “독보적 기술력과 스마트싱스 연결 경험이 결합된 혁신적 공조 솔루션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고,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다양한 공간·기후 맞춤형 솔루션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 1위’ 무색한 매출…AI·폴더블로 반등 노린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애플과의 매출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중저가 모델' 판매 비중이 높은 점이 자리하며,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9%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지난 2020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5년 간 단 한 번도 타 제조사에 왕좌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기업'이란 타이틀은 유지 중이지만 매출 점유율은 이 부문 1위 애플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46%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전자(15%)와의 격차는 31%p에 달한다. 2020년 21%p 수준이던 양사의 격차는 4년 만에 10%p 더 커졌다. 이와 같은 격차는 스마트폰 판매에 있어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순위 상위 10위권에 삼성 스마트폰이 4개 제품 올랐는데, 그중 3개는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였다. 10위 안에 든 프리미엄 제품은 '갤럭시 S24' 울트라가 유일했다. 반면 애플은 고가의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2위 '아이폰15 프로맥스'를 필두로 '아이폰15 프로(3위)', '아이폰16 프로맥스(5위)' 등이 판매 상위권에 포진했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장 내 프리미엄화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비싼 폰'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과 소비자 심리가 모두 개선됐고,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 카메라 성능 향상,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 개선 등도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매출액 성장이 출하량 성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피 자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높은 가격대 기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와 매출액은 출하량 성장을 계속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부문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의 판매량을 늘려 프리미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 10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13조100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갤럭시 S25' 시리즈와 하반기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시리즈의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기회와 위험 요소가 공존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강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화형 AI 에이전트 탑재 등으로 편의성을 강화한 갤럭시 S25 시리즈는 2016년 S7 이후 9년 만에 역대 최대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갤럭시 S25의 핵심 마케팅 포인트인 AI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출시로 AI 스마트폰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 역시 아이폰 16 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 아이폰 17 등에 AI 기능 강화를 예고하며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도 AI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삼성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폴더블 폰 부문에서는 시장 내 입지 회복이 요구된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 Z6' 시리즈는 전작 대비 판매량이 저조했으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격을 노리는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Z7'의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 스마트폰 출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며, 업계는 해당 제품의 성공 여부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현장]韓 소비자, ‘중국산’ 거부감 줄어···오프라인 분위기 달라졌다

“제품이 좋다는데 어디서 만들었는지가 중요한가요?"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로보락 매장에서 만난 고객이 한 말이다. 로봇청소기 등 생활 가전 분야에서 중국 업체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국적보다는 경쟁력이 먼저라고 판단하며 삼성·LG 대신 중국산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10일 오전 서울 시내 로보락 오프라인 거점들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펴봤다. 영업사원들은 자신감에, 방문객들은 제품력에 대한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로보락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인식하지만 중국산인지 모르는 이도 있었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7층에 있는 로보락 전시장을 가봤다. 이날 매장을 정식으로 열고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평일 오전이라 백화점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로보락 청소기에는 다들 관심을 보였다. 매장이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 '명당'에 자리 잡은 덕분이다. 한 관람객은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이 제일 잘 팔린다고 들었다"며 “가성비가 좋다면 중국산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내에 거주 중이라는 한 미국인은 “로봇청소기는 로보락 제품이 제일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가격과 신제품 출시 일정 등을 물어보려 들다"며 “중국 브랜드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현장 지원을 나온 본사 영업팀 직원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와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제품력을 인정받다 보니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간 신관 12층에 있는 삼성·LG전자 매장에는 손님이 없었다. 평일 오전 시간인데다 10~11층에 면세점이 껴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주력 제품을 선보이는 입구 정중앙에 로봇청소기를 전시해뒀다는 점은 눈길을 잡았다. 로보락은 국내 오프라인 거점을 무섭게 늘리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5월 롯데 하이마트에 처음 판매 공간을 마련한 뒤 현재 매장을 450개까지 늘렸다. 스타필드 하남·고양에는 플래그십 스토어도 마련했다. 로보락은 이달 말 신제품 'S9 MaxV' 시리즈를 론칭한 이후 매장을 543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입소문'을 듣고 제품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인식한 전략이다. 로보락은 2022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롯데백화점 본점 로보락 매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보통 평일보다 주말에 가격 행사를 하다 보니 방문객 수 차이가 크다는 게 이 곳 직원의 설명이다. 갤러리아·롯데백화점 등에서 일해 봤다는 그는 “예전에는 부유층 중 일부가 로보락 제품을 보다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돌아간 적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바로 옆 삼성·LG 제품 상담을 받다가도 이쪽으로 와서 계약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미 주변에서 추천을 받고 주말에 제품을 직접 보려고 현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해당 직원은 부연했다. 국내 시장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무섭게 몰려들고 있다. 보조배터리 등 저가형 제품을 넘어 프리미엄 가전·자동차 분야에서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하며 우리나라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잡는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는 이르면 이달 안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BYD, 에코백스 등도 제품을 직접 보여주며 홍보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안방'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과거 일본산 제품의 위상을 '메이드 인 코리아'가 대체했고, 중국산이 치고 올라오며 우리와 경쟁하는 큰 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다"며 “중국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려 한다면 한국 기업이 이에 대응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리스크 관리가 ‘독’ 됐다…환율 급등에 기업들 8천억 손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통화선도계약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470원까지 치솟으면서 환위험 헤지를 위해 체결한 통화선도계약이 오히려 기업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들어 삼성중공업과 엘에스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비에이치아이, 현대무벡스, 선진, 테크윙, 팜스코 등 8개사가 통화선도계약 관련 파생상품 손실 발생을 공시했다. 이들 기업의 손실 규모는 총 8565억원에 달한다. 공시의무가 없는 곳들의 손실까지 예상한다면 조단위의 손실이 환율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6245억원의 파생상품 거래손실이 발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세부적으로는 거래이익 779억원, 평가이익 414억원이 발생했으나 평가손실이 7439억원에 달해 전체적으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즈베즈다사로부터 수주한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과 관련한 선물환계약의 회계처리 변경으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해당 선물환 계약에 대해 '공정가치 위험회피' 회계처리 방식을 적용했으나, 발주처의 일방적 계약취소 통지에 따른 회계처리 영향을 검토한 결과 위험회피 회계 적용을 중단하고 평가손실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엘에스일렉트릭은 909억원의 파생상품 거래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5.27%에 해당하는 규모다. HD현대일렉트릭도 39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비에이치아이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손실 비율이 23.2%로 가장 높았다. 비에이치아이는 통화선도계약과 외환스왑 거래로 170억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환리스크 헤지 목적으로 거래한 파생상품에서 환율 상승으로 평가 및 거래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무벡스는 123억원, 선진은 336억원, 테크윙은 211억원, 팜스코는 167억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변동 위험을 회피하고자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오히려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선도계약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교환하기로 약속하는 계약이다. 수출기업들은 환차손 위험을 헤지(hedge·위험회피)하기 위해 이러한 계약을 체결다. 약정환율을 기준으로 하한선과 상한선을 정해 그 범위 내에서 환헤지 또는 환차익을 볼 수 있도록 설계한다. 문제는 리스크다. 통화선도계약에서 발생하는 파생상품 손실은 일반적인 투자 손실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당장의 현금유출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장외거래(OTC)의 특성상 거래상대방 위험에도 노출된다.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투자 목적의 파생상품과 달리 통화선도계약은 만기일에 한 번에 정산되며 일일정산이 없어 위험이 누적된다. 통화선도시장의 규모가 매우 크고 규제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최악의 경우 연쇄 디폴트로 이어진다면 전체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관련 공시를 낸 기업들은 지난 2023년 말 1299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2024년 말 1470원 수준까지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통화선도계약을 맺은 일부 기업들이 약정환율 상한선을 초과하는 상황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업들은 벌어들인 외화를 시장환율보다 훨씬 낮은 약정환율로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삼성중공업의 경우 100% 환헤지 정책을 고수하면서 다른 조선사들과 달리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헤지 비율을 60% 수준으로 낮추었다면 최소 5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예상이 빗나간 것은 해당 기업들만의 사정이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가 현재의 고환율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 한미 금리차 확대, 수출 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이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특히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가 환율 변동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만 원화 가치가 5.1%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실패, 이어진 탄핵 등 정치적 이슈가 뜨거웠던 시기다. 당시 원화 가치 하락폭은 주요 20개국(G20) 통화 중 가장 컸다.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은 기업 수익성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원화 약세가 수출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으나, 최근에는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와 해외 투자 부담 가중으로 인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해외 투자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환율 상승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곳들은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수출기업들이다. 특히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곳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투자비용 증가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텍사스 테일러 공장 건설에 17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도 미국 조지아주에 추진 중인 패키징 공장 투자도 마찬가지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 석유화학 업계도 타격이 크다. 포스코 등 철강업계의 경우 철광석과 원료탄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어 환율 상승이 직접적인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나프타 등 원료 수입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헤지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지 다변화, 수출입 결제통화 다각화 등 종합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기자의눈]인재를 사는 중국, 시간을 사는 한국

최근 샤오미가 딥시크를 개발한 핵심 인력에게 연봉 20억원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앞다퉈 보도됐다. 실리콘밸리조차 놀랄 파격적인 제안이다. 인재 영입에 집중하는 중국의 투자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소식이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되풀이됐다. '반도체 위기'를 외치는 재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정치권에 읍소하고 있다. 혁신은 사라지고 구태만 남았다. 극명히 엇갈린 두 풍경은 '미래 경쟁'과 '과거 답습'이라는 해법의 현격한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20억 연봉은 '사람'이 곧 미래라는 선언이다.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최고의 두뇌를 확보하고 기술 혁신을 가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를 거쳐 이제 반도체까지. 그들의 무대가 넓어질수록 한국 기업의 활동 반경은 좁아진다. 반면 주 52시간 이슈는 '시간'에 매몰된 과거형 해법의 답습이다. 문제 해법을 노동 시간 연장에서만 찾는 낡은 사고방식은 시대착오적이다. 물론, 중국의 고액 연봉 전략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인재 쏠림, 기술 탈취 등 잠재적 문제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기업들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을 '인재'에서 찾고 과감한 투자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가 애써 무시한 중국 기업이 이제 한국 기업들에 뼈아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주 52시간 완화가 단기적 효과를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시간 노동은 창의성과 효율이 떨어지고, 인재는 빠져나가며, 혁신은 멈춘다.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20억 연봉을 과감히 제시하며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서는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행보와, 주 52시간제 완화라는 낡은 해법에 매달려 정치권에 읍소하는 한국 기업의 소극적인 모습은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진정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싶다면 낡은 '시간' 중심의 경쟁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지금은 '인재'와 '혁신'이라는 미래 경쟁력의 핵심 가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지향적인 체질 개선에 당장 나서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고객 맞춤형 ‘HVAC 솔루션’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

LG전자가 산업용부터 주거용까지 고객 맞춤형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 공조 시장을 공략한다. LG전자는 현지시간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EXPO 2025'에서 고효율 HVAC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말 신설·출범한 ES사업본부의 첫 전시회 참가로 이목을 끈다. 앞서 LG전자는 전사 기업 간 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의 보다 빠른 도약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73㎡ 확장된 총 646㎡(약 195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했다. 자사 '코어테크'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내부 구조와 핵심 부품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렸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열관리 솔루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LG전자의 '칠러(Chiller)'가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대형 건물, 공장 등 대규모 공조 수요처를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대표적으로 소개한다.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며 회전시키는 자기 베어링 기술이 적용돼, 마찰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를 고려한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도 선보인다. '인버터 히트펌프'는 미국 환경청의 '에너지스타(ENERGY STAR®)' 인증을 획득한 고효율 제품이다. 천장 공간이 넓은 단독 주택이 많은 북미 주거 환경을 고려해 덕트를 활용한 유니터리(Unitary) 방식의 주거용 냉난방 솔루션으로 현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2025 AHR 혁신상' 지속 가능 솔루션 부문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는 영하 35℃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며, 냉매 사이클 최적화 기술로 실외기 응축수 동결을 방지해 난방 효율을 극대화했다. LG전자가 HVAC 솔루션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는 HVAC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39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HVAC 시장이 2030년에는 2493억8000만달러(약 3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친환경 건축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매체 '그린빌더미디어(Green Builder Media)'가 발표한 「2024 그린빌더 지속가능 브랜드 지수」에서 HVAC과 가전제품 부문 지속가능 브랜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그린빌더미디어는 건축업자(빌더), 시행사(디벨로퍼) 등 500명 이상의 건축분야 전문가 대상의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매년 다양한 제품군에서 브랜드 지속가능성 순위를 발표하는 곳이다. 당시 LG전자의 HVAC 솔루션은 지속가능 브랜드 평가에서 북미 지역의 전통적 강자인 트레인(Trane), 캐리어(Carrier) 등을 제치고 최초로 1위에 올랐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까지 주거, 공공, 상업, 산업 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공조 토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LG전자 HVAC 제품들은 고효율 히트펌프 등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러한 고성장이 예상되는 HVAC 중심의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칠러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기후 맞춤형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B2B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무풍 콤보 갤러리’ 에어컨 출시

삼성전자는 2025년형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 콤보 갤러리' 에어컨을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 '무풍' 기술에 '쾌적 제습' 기능을 추가해 섬세한 습도 관리와 에너지 효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쾌적 제습' 기능은 습도에 맞춰 냉매를 조절해 불필요한 냉기 방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30% 절감한다. AI 기반 'AI 쾌적' 기능은 실내외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냉방∙공기 청정 모드를 자동 제공하며, 'AI 절약 모드'를 통해 추가 절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탑재해 음성 명령으로 △냉방 모드 변경 △예약 설정 △에러 진단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삼성 갤럭시 워치나 갤럭시 링과 연동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에어컨을 제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부재 절전', 에어컨 내부 건조를 자동 수행하는 '부재 건조', 편리한 세척을 돕는 '이지케어 8단계'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내달 6일까지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에서 사전 판매를 진행하며, 냉방 면적에 따라 325만원~683만원에 판매한다. 사전 구매 시 삼성케어플러스와 1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며, 'AI 올인원 요금제'로 가입하면 추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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