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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스법은 끔찍” 트럼프 발언에…삼성·SK, 美 투자 어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한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인 '칩스법(CHIPS Act)'을 “끔찍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폐지를 주장했다. 이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이슈다. 이어 한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불공정하다고 지적해 양국의 통상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하면서 국내 업계와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527억 달러(약 69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안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백억 달러를 주고 있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며 “그들은 우리 돈을 가져가고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 대신 관세를 통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현실화 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칩스법에 따라 각각 47억5000만 달러(약 6조2000억원)와 4억58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 보조금은 두 기업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의 핵심 동력이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 규모의 첨단 패키징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투자 계획들은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칩스법이 폐지되고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다면,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4배 높다"며 “우리는 한국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도 이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구든 적이든 상관없이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시스템이 미국에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향후 양국의 관세 정책에 변화를 예고하는 발언이다보니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대미 수출에 고율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직접 언급한 점이 한미 통상 관계에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국이 미국 제품에 대해 특별히 높은 관세를 부여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국 산업계의 입장이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과 거래하는 대부분의 상품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소통 없이 미국 측의 관세 정책이 확정될 경우 향후 입을 피해를 우리 업계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전략일 수 있다"며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 의회의 동향과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기업들은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 내 생산 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정부의 대응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좌표찍기’ 기승에 네이버 대응 나서…5월 언론사 통지 기능 도입

네이버가 특정 정치 성향을 지닌 집단이 기사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아 여론전을 펼치는 이른바 '좌표 찍기'에 대한 대응에 나선다. 기사 댓글에서 이러한 행태가 감지되면 언론사에 이를 통보해 조치토록 하는 기능을 오는 5월 도입할 방침이다. 이정규 네이버 서비스운영통합지원총괄 전무는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사회적 참사에 대한 좌표 찍기나 트래픽 어뷰징(여론 조성을 위해 같은 내용의 댓글을 여러 번 올리는 행위) 등이 감지되면 언론에 전달해 자체 운영방식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월 공지사항을 통해 “첨예한 사회적 갈등이나 의견 대립이 발생한 것으로 감지된 기사에 대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에 대한 검토안으로는 특정 기사의 댓글 내 공감·비공감이 모두 일정 기준 이상 빠르게 올라갈 경우 이를 언론사에 알려 댓글 정렬 방식을 최신순, 답글순, 과거순 등으로 전환토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는 언론사가 댓글 정렬 기준을 자체 설정하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순공감순으로 기본 설정돼 공감 수가 가장 많은 댓글이 상단에 올라오는 방식이다. '좌표 찍기'는 특정 집단의 입장을 담은 댓글을 맨 위에 노출시키기 위해 공감·비공감 클릭을 연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론 장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에 급격한 트래픽 변동이 있을 경우 일반 대중에 '좌표 찍기'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고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을 언론사만 통지받는 불투명한 구조가 아닌, 이용자 스스로 댓글 여론 양상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 전무는 “미디어 리터러시(콘텐츠를 접하는 과정에서 가짜 뉴스·왜곡된 정보 등을 구별하는 능력) 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제안"이라면서도 “좌표 찍기 등을 매크로로 기술적 대응을 하고 있는데 개인 참여를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언론사 댓글 정책 선택제 하에선 이용자에게 좌표 찍기 가능성을 안내하는 건 보다 밀착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댓글이 공론장인 동시에 잘못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하며, 지적을 겸허히 듣고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언론사 댓글 정책 선택제란 언론사가 직접 해당 매체 기사의 댓글 제공 여부와 정렬 옵션, 댓글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언론사는 일부 기사 댓글창을 선제적으로 막거나, 사용자 요청에 따라 섹션·기사별로 댓글을 달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다. 현재는 사회적 참사 및 극단적 선택 관련 기사에 대한 2차 가해성 댓글 한정으로 이 기능을 도입 중인데, 단순 악플 이외에도 좌표 찍기와 같은 비이성적 패턴도 감지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좌표 찍기'의 기준이 명확하게 설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간혹 특정 기사의 댓글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 여론전이 아닌 투표 독려와 같은 목적일 경우도 있기 때문. 제재를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댓글을 남기는 케이스도 있어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가 네이버 측의 통지를 무시하고 댓글 제공을 유지했을 경우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썬 네이버 차원에서 댓글 차단을 강제할 수 있는 방도가 없어 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인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여론몰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제공 중인 '클린 옵저버' 기능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라며 “댓글창 운영 주체인 언론사와 협의를 거쳐 의견을 종합 반영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위기의 한국 가전, 14억 인도서 돌파구 찾는다

한국 가전 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 내수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수출마저 감소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산 가전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국내 가전 업체들은 '14억 인구' 인도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전략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 수출액은 6억3400만달러(약 92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1월에도 수출이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6%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0% 성장에 그쳤다. 2023년 12월 이후 1년 2개월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위축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가전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전제품의 가격 인상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 공장에서 연간 약 1000만대의 TV·냉장고·세탁기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는 레이노사와 몬테레이 등지에서 연간 약 600만대 이상의 가전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그동안 두 회사 모두 멕시코를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 생산기지로 활용해왔지만,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성이 높은 인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18일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사우스(비서구권 개발도상국) 수출시장 다변화'를 제시한 바 있다. 인도는 미국과 직접적인 무역 마찰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막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대안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14억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비 시장 중 하나다. 특히 25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40%(약 6억명)에 달해 향후 20년간 주요 소비층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급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 국내 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더욱 유리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은 프리미엄 제품(50만원 이상)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9% 성장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가전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제품 현지화 및 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장했으며, 서비스센터 수도 기존 400개에서 800개로 두 배 확대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내 생산망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노이다, 푸네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을 생활가전의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LG전자 노이다 생산 공장을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가 앞서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1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키옥시아 투자 손실 줄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KIOXIA·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손실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투자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반도체 업계 내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보라고 조언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가 공개한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에 키옥시아 관련 금융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은 1239억1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조6558억원, 2022년 1조882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3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그 폭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약 3조9100억원을 투자해 키옥시아의 지분 약 19%를 확보했다. 키옥시아 전체 몸값은 20조원으로 평가한 딜이었다. 구체적으로 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 L.P.(SPC1)와 BCPE Pangea Cayman2 Limited(SPC2)라는 두 개의 SPC를 통해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관련 투자 자산 가치는 총 3조5062억7200만원으로, 이는 SK하이닉스 전체 자산의 약 2.93%다. SPC1에 대한 지분 투자가 2조961억5400만원, SPC2에 대한 전환사채 투자가 1조4101억1800만원이다. 키옥시아 관련 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상장 효과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630억엔(약 8조1000억원)으로 마감했다. 현재 키옥시아의 주가는 당시보다 상승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주가가 올랐음에도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장부가 대비 손실 상태에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의 회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옥시아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재무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한 상태다. 솔리다임 인수와 관련해 아직 잔금 지급이 예정되어 있어, 솔리다임 관련 회계를 SK하이닉스에 반영하는 것은 2025년 이후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투자회사인 키옥시아와의 시너지가 확실하지 않다면 자회사인 솔리다임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수익성 측면이 아니라 전략적 포지셔닝 차원에서 평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키옥시아는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특히 NAND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러한 투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그동안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투자 이후 여러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지난 2023년 6월에는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M램(MRAM)'의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키옥시아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한 바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단기적인 손실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 급여·배당 2배 뛰는데 연구개발비 상승은 ‘찔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임직원 급여와 주식 현금 배당액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게 책정하면서 연구개발비는 21%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역대급 실적' 열매를 임직원·주주들과 우선 나눈 모양새다. 5일 SK하이닉스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5조7362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7조6400억원) 대비 2배 이상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1조3314억5200만원)과 순이익(17조6404억원)은 흑자 전환했다. HBM을 포함한 D램 분야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2023년 20조725억원 수준이던 D램 매출은 지난해 43조8595억원으로 급등했다. 낸드플래시 성적도 6조8982억원에서 11조3612억원으로 올랐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총계가 54조5183억원에서 71조2271억원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과급 지급 등 여파로 작년 인건비는 2023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3779억5300만원이었던 급여가 7394억3600만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전체 증가폭(1조8400억원→2조1941억원)의 대부분이 해당 분야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성과급 지급액을 두고 일부 노동조합들과 갈등을 겪었다. 초과이익성과급 1000%, 특별성과급 500%등 총 1500%의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고서도 추가 협상을 벌여야 했다. 회사 노조 3개는 연대를 통해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특별성과급 규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측은 결국 이와 별도로 임직원에게 자사주 30주씩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도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적자를 냈던 2023년에도 현금배당을 8257억원어치 했는데 지난해는 1조5201억원으로 뛰었다. 배당성향은 8.62%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밸류업 운동'이 본격화하며 이에 발맞춘 행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등 첨단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사용액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2023년 3조6298억원에서 4조4723억원으로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결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4조1013억원에서 4조8541억원으로 많아져 증가폭이 더 작았다.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2022년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4조221억원이다. 당시 회사 매출액은 37조8787억원, 영업이익은 7조6609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사 보수 한도 하향 등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오는 27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곽노정 대표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5% 하향 등을 상정했다. 하영구 이사회 의장 임기가 만료돼 전체 이사 수가 10명에서 9명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보수 한도가 200억원이었던 작년에도 실제 지급액은 약 43억원에 불과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전분기 있었던 특별상여금 악영향이 사라지는 반면 낸드 부문에서는 재고자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쟁사의 HBM 공급 부진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 실적은 업황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보급형 스마트폰 韓·美·中 격돌… 갤럭시 승부수는 ‘AI 가성비’

미국·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애플이 주력 제품군 대비 가격이 200달러(약 29만원) 이상 저렴한 신모델을 내놨고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가성비폰'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형 'A 시리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최초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시장 최강자인 미국 애플은 지난달부터 '아이폰 16e'를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16e 가격을 599달러(약 87만원)로 책정해 가격 장벽은 낮췄지만 자체 개발한 A18 칩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은 끌어올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해 이미지 생성 및 알림 요약 같은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 신모델을 선보인 것은 2022년 이후 3년만이다. 이에 앞서 2016년과 2020년 각각 한차례씩 제품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 회사는 한국에도 아이폰 16e를 출시하며 삼성전자의 '안방'을 노리고 있다. 국내 출고가는 128G 기준 99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샤오미는 포코(POCO) 브랜드의 대표 상품 'X7 프로' 판매 영토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포코는 2018년 론칭 이후 전세계에서 7400만대 이상 팔린 '가성비폰'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레드미(Redmi)' 브랜드를 앞세우지만 적당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를 오는 10일부터 국내에서도 판매할 방침이다. 작년 나왔던 포코 X6 프로는 쿠팡 라이브에서 5분만에 준비된 재고가 완판되기도 했다. 샤오미는 포코 X7 프로에 플래그십 디멘시티 8400-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해 빠른 반응 속도와 고사양 게임 최적화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6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90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것도 해당 제품의 특징이다. 중국 오포는 동남아시아 등 특정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A3x', 'A3' 등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누르고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 자리도 꿰차고 있다. 비보의 경우 인도 시장만을 위한 저가형 제품 'V40e'를 내놓는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판매를 늘리려는 업체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포화와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애플이 보급형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아이폰 판매가 꾸준히 감소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중국 매출액은 현지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10% 이상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AI다. 회사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참가해 신형 갤럭시 AI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했다. 제품에는 모바일용 AI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기존 갤럭시 S25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서클 투 서치', '편집 제안', 'AI 지우개' 같은 기능도 들어간다. 기본 성능도 끌어올려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갤럭시 A56 5G에 '엑시노스(Exynos) 1580'을, 갤럭시 A36 5G에 '스냅드래곤6 Gen 3'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는 두 모델 모두 6.7형 FHD+ 슈퍼 아몰레드를 채용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억6000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iOS보다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갖춘 보급형 제품을 위주로 판매가 늘 것이라는 게 IDC의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中, MWC서 존재감 키운다…‘AI·하드웨어 혁신’ 스마트폰 공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공지능(AI) 기술과 하드웨어 혁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새롭게 공개된 '샤오미15 시리즈'에는 샤오미의 자체 AI 기술 '하이퍼 AI'를 지원하는 운영체제(OS) '하이퍼 OS 2'가 탑재됐다. AI 기반 작문, 음성 인식, 사진·영상 편집 등 사용자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또한,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와 연동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AI'와 유사한 AI 경험을 제공한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된다. 윌리엄 루(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올해 AI, OS, 칩셋 연구·개발(R&D)에 40억달러(약 5조8368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너도 AI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5년간 100억달러(약 14조5930억원)를 투자하는 '알파 플랜'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초지능 스마트폰 개발을 가속화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생태계 확장을 추진한다. 아너 측은 “스마트폰 제조 업체를 넘어 세계적인 AI 기기 생태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AI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영역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MWC 2025에서 가장 큰 부스(9000㎡, 약 2700평)를 마련한 화웨이는 세계 최초 트리플 폴더블(트리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공개했다. 메이트 XT는 지난해 9월 중국 출시 직후 예약 판매 300만건을 돌파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메이트 XT는 펼쳤을 때 10.2인치의 대화면을 제공하면서도 두께는 3.6㎜로 얇아 휴대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6'(펼쳤을 때 5.6㎜)보다 2㎜ 더 얇다.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서 '더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화웨이의 기술력이 삼성 대비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로 평가받던 중국 업체들이 AI·하드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샤오미(14%)가 바짝 뒤쫓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3%로, 화웨이(23%)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MWC 2025에서 '갤럭시 AI'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며, 모바일 트렌드 주도에 나섰다. 그러나 샤오미가 AI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삼성 AI폰만의 차별성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또한 화웨이가 트리폴드폰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S25'보다 얇아진 '갤럭시S25 엣지' 시제품을 공개하는 데 그쳐 폼팩터 경쟁에서도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혁신과 하드웨어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시장 내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AI 기술과 하드웨어에서 더욱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구광모 LG 대표, 인도서 ‘제2 도약’ 추진 선언

구광모 ㈜LG 대표가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했다. ㈜LG는 4일 구광모 대표가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인도를 방문해 벵갈루루와 뉴델리를 찾아 R&D와 생산, 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선진시장이 아닌 이머징 마켓 인도를 찾은 것은 소비·생산·R&D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진 인도에서 시장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도는 인구수 약 14억5000만명으로 세계 1위, GDP 세계 5위인 경제 대국이다. 전체 인구 중 25세 미만이 약 40%인 6억 명에 달하는 젊은 국가로, 향후 20년간 주력 소비계층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2030년 인도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 대표는 뉴델리의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구 대표는 인도의 실리콘밸리인 벵갈루루에 위치한 LG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글로벌 R&D 거점인 인도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폈다. 이 연구소는 LG 해외 연구소 중 베트남 R&D법인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크며, 2000여 명의 현지 개발자가 한국 본사와 협업하며 webOS 플랫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SW 등을 개발하고 있다. 구 대표는 “가속화되는 SW 기술 혁신에 대응하고 우수 R&D 인재를 확보하는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미래 SW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R&D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꼭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는 현재 SW 개발자 500만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만명의 공대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폭넓은 IT 인재 풀을 가지고 있다. LG는 지난 1996년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하며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후,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30년 가까이 철저한 현지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구축해 왔다. LG전자는 현재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 새로운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경북, MWC 2025에서 세계 시장을 향한 비상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 2025(Mobile World Congress 2025)에 참가해 지역 기업들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경북의 AI, 네트워크, 스마트 모빌리티 등의 최첨단 기술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하는 글로벌 최대 ICT 행사로, 미국의 CES, 독일의 IFA와 함께 세계 3대 기술 박람회로 손꼽힌다. 올해 행사는 “Converge(융합), Connect(연결), Create(창조)"를 주제로 열리며, 205개국 2,7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차세대 기술 동향을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엄선된 9개 기업이 참가해 혁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영상 분석과 모빌리티 사고 감지 솔루션, 첨단 피부·두피 진단 기술, 스마트 가스 감지 시스템, 도심 항공 모빌리티(AAM)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이 공개됐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개막 첫날 체결된 국제 계약이다. 도내 ICT 기업인 ㈜케이씨테크놀러지가 폴란드 기업 인스티투트 트리코로지(Instytut Trychologii)와 유럽 및 영국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5만 달러 규모의 첫 거래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연 100만 달러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인스티투트 트리코로지의 연구소장 안나 마코이츠(Anna Mackojc)는 폴란드의 저명한 트리콜로지(두피·모발 건강 진단) 전문가로, 이번 계약이 경북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MWC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세계 유수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장이기도 하다. 참가 기업들은 현장에서 글로벌 ICT 기업 관계자들과 직접 교류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가 단기적인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MWC는 경북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경북이 AI, 데이터센터, 스마트 모빌리티 등의 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선도 지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MWC 2025 참가는 경북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실질적인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경북이 미래 ICT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jjw5802@ekn.kr

MWC 2025 개막···韓 기업 AI·통신 기술 뽐낸다

세계 3개 정보기술(IT) 전시회 중 하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3~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진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 190여개가 행사에 참가해 첨단 인공지능(AI)·통신 기술을 선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MWC는 '융합하라(Converge)·연결하라(Connect)·창조하라(Create)'를 주제로 펼쳐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생태계를 통한 새로운 모바일 경험과 차세대 네트워크 혁신 기술을 소개한다. 최신 스마트폰 전시와 함께 다양한 AI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과 호흡하기로 했다. 보급형 라인인 갤럭시 A 시리즈도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S시리즈 중 가장 얇은 디자인의 '갤럭시 S25 엣지', 최초의 안드로이드 복합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도 베일을 벗는다. 삼성전자는 또 글로벌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전시관을 별도로 마련하고 AI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세대 네트워크 설루션과 다양한 사용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매직(Magic)'을 주제로 공개 전시를 진행한다. 전용 폼팩터를 통해 스페인의 대표적 랜드마크를 소개하고 화려한 색감을 삼성 OLED로 표현할 계획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단이 총출동했다. SK텔레콤의 경우 992㎡ 규모 전시장을 꾸미고 에너지·운영·AI 메모리·보안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알린다. AI 데이터센터 토털 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SK텔레콤은 그래픽카드9GPU) 렌탈부터 소규모모듈러(Modular), 고객 맞춤형 전용 등 모든 유형의 AI 수요를 충족하는 솔루션 사업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유영상 CEO는 “B2B와 B2C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고 테크 역량도 지속 강화해 AI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KT는 한국적 AI 모델을 활용한 AI 에이전트 설루션을 공개한다. 사이버텔브릿지, 코아소프트, 셀렉트스타, 파이온코퍼레이션, 베슬에이아이, 비전스페이스 같은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KT 상생협력관'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전시 핵심 키워드를 '안심 지능'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자사 AI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개발한 통신 특화 AI 모델 '익시젠', 딥페이크 목소리를 구분해 보이스피싱을 방지하는 기술인 '안티딥보이스' 등을 공개한다. 올해 MWC 데뷔하는 SKC는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전시관 내 AI 데이터센터 구역에 자리를 잡고 글라스(유리) 기판을 전시한다.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고성능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함께 AI 통합 설루션도 제시할 예정이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가 점점 고도화됨에 따라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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