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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월 中企경기, 4년만에 ‘최악’

내년 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가 68.1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1월 전망지수 65.0 이후 최근 4년 동안 1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고, 2021년 3월 76.2 이래 줄곧 유지해 오던 70~80대 지수가 다시 60대로 미끄러진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이달 11~18일 307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 결과 1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가 68.1로 , 전월대비 4.5포인트(p), 지난해 1월(77.5)과 비교해 9.4p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의 SBHI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전산업군 대상 SBHI 조사가 실시된 2015년 2월 이후 1월 SBHI가 가장 낮았던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5월로 60.0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SBHI 60대를 기록했던 시기는 2020년 4~7월, 그해 9월과 2021년 1~2월 등 합쳐 7개월에 불과했다. 2025년 1월 SBHI 68.1은 근 4년에 가까운 47개월만에 60대 수치로 추락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1월 SBHI에서 제조업은 전월대비 5.3p 하락한 74.0이며,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4.2p 떨어진 65.5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하락 업종(전월대비)은 △건설업(64.2) -5.4p △서비스업(65.8) -3.9p △운수업(69.2) -13.4p △숙박 및 음식점업(66.2) -9.5p 등이었다. 반면에 상승 업종은 △기타운송장비(90.3) 6.9p △음료(85.6) 2.6p △부동산업(70.6) 1.3p이었다. 전산업 항목별로는 수출(85.4)이 전월대비 3.6p 올랐지만, △내수판매(67.4) -4.0p △영업이익(68.2) -2.8p △자금사정(70.5) -1.9p로 떨어졌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올해 12월 경영 최대 애로 요인으로 '매출(제품판매) 부진'(46.0%)을 꼽았다. 11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2%로 전월대비 0.3%p 상승했지만, 지난해 11월보다는 0.7%p 하락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한미약품 모녀-장남 ‘화해’…막내 임종훈 선택만 남았다

1년 간 끌어온 한미약품그룹 창업 패밀리 간 경영권 분쟁이 마침내 극적인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가족간 대립의 한 축인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그동안 상대방인 모녀측과 분쟁 종식과 상호간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화해의 손을 맞잡은 것이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그룹 '4인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은 임종윤 이사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 종식 △한미그룹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체제 구축 등에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울러 4인연합과 임종윤 이사는 상호 제기했던 민·형사상 고소·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에서 4인연합의 지분은 40% 가량으로 높아질 전망이며,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50%에 이른다. 임종윤 이사는 남은 지분이 6%대로 낮아지지만 1200억원 가량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4인연합과 임종윤 이사간 극적 합의는 지난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와 이달 19일 한미약품의 잇단 임시주주총회에서 4인연합과 형제측(임종윤 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의 대립구도가 지속돼 경영권 분쟁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전격적인 타결로 평가된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19일 개최되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철회하고 주주의 신뢰회복을 위한 대화의 장을 열자"고 제안해 4인연합측에 화해의 제스처를 먼저 보낸 바 있다. 다만, 모녀측의 한미약품은 임 이사 제안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며 임시주총을 밀어부치고 안건으로 올랐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해임안을 부결시키며 '박재현 대표 체제'를 더욱 굳히는데 성공했다. 4인연합과 임종윤 이사간 합의에 따라 한미약품과 업계는 경영권 분쟁 해결의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결단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모녀측 인사인 박재현 대표 해임안이 부결된 직후에도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이사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사실들이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해 모녀 4자연합측과 대결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임종윤 이사의 모녀측과 화해는 동생 임종훈 대표와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임종윤 이사의 지분 매각 공시 직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형님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왔다"며 “형님과 논의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그룹 주력사인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재신임에 이어 오너일가 장남까지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대표는 지난 19일 임시주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비만·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등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통해 2033년 매출 5조원의 글로벌 톱50 제약사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4인연합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통해 (경영권 분쟁 장기화로) 오랜기간 주주가치를 억눌렀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주주간 화합을 통해 경영권 분쟁 종식은 물론 '글로벌 한미'를 향한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벤처업계, 새해 美 트럼프 정부 출범에 “우려반 기대반”

국내 벤처기업의 대다수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할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2기 정부는 중국기업 견제와 인공지능(AI)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만큼 국내 벤처업계는 이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25일 벤처기업협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벤처기업 영향 설문조사'(12월 4~11일, 벤처기업 400개 대상)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정책 방향에 대비책을 마련한 국내 벤처기업은 극소수인 0.8%에 불과했다. 과반이 넘는 54.4%의 기업은 대응책 마련에 손을 놓은 상태이며 대비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업도 3분의 1 가량인 34.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업계가 꼽은 트럼프 정부 출범시 방어가 필요한 주요 요인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수출 감소'와 '미국 현지 공장 신설 유도 등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환율 리스크' 등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 중국 관세를 60%,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의 관세는 10~20% 상향하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등 자국 산업 보호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탄핵정국 장기화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올라 수출을 해도 적자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벤처업계는 토로하고 있다. 중국의 대 미국 수출 감소가 실현될 경우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또다른 문제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치중했던 만큼 단기적으로 경기가 악화돼 주식시장이 침체되며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확률이 크다는 점이다. 이 경우 경제 불안정성으로 벤처투자시장이 위축돼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 설문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벤처기업의 절반이 넘는 52.3%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3% 감소된 1118억 달러로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하락세였던 만큼, 기업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벤처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통해 반등할 수 있는 긍정 요소로 중국 견제 기조와 인공지능(AI), 암호화폐, 디지털 헬스케어를 비롯한 바이오 분야 등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중국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산업에서 비중을 키워가는 만큼 중국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반사이익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AI를 주요 전략 자원으로 설정하고 AI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규제를 완전히 풀겠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혁신기업들에게는 기대 요소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AI 성장을 지원하고 국외 AI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나, 촘촘한 것으로 악명 높은 국내 규제의 완화로 이어져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밖에 트럼프 당선인은 원자력, 석유 천연가스 생산 확대에 적극적인 만큼 현 기조인 친환경 에너지에서 정책을 전환해 에너지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 리스크를 줄이고 상승세를 타기 위해 △금융 및 환리스크 관리 △대체시장 발굴, 판로 개척 등 수출지원 △국내 규제 완화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간접수출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해 대·중견기업과 거래관계에서 안전망을 마련하고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둔 중소기업에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도 필요하다고 벤처업계는 입을 모았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한국은 레드오션”…커피 프랜차이즈 ‘해외 블루오션’ 닻 올렸다

국내 커피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위기 타개책으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내수용 기업 이미지 탈피와 함께 수익 증진을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진출국 위주로 점포 확대에 속도를 붙이는 추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최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드 엘미나 지역에 현지 1호점을 개장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직진출 방식의 기존 미국령 괌 사업과 달리, 말레이시아 사업은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구조다. 중장기 관점에서 오는 2029년까지 현지 가맹점만 200개를 세운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조만간 현지 2호점·3호점을 연달아 개점한다고 예고하는 등 점포 확대에 진심이다. 매장 형태도 다양화한다. 일반 매장부터 드라이브스루(DT) 점포, 투고(TO-GO, 포장 전문) 전문점 등 상권별로 적합한 형태를 내놓는다. 점포 확대 속도가 지지부진한 괌에서도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이디야커피는 해외 가맹 1호점인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 문을 연 당시 올 연말까지 2호점을 추가 개점한다고 예고했다. 다만, 아직까지 개장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괌 바리가다 지역에 2호점을 개점할 예정으로 현재 인테리어 작업까지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현지 가맹점주와 함께 관련 기관 인허가 승인을 대기하고 있으며, 적절한 개점 날짜를 검토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도 해외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할리스도 올 4월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첫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개장 후 100일 간 누적 방문객만 6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사업 초기 성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현재 난바 마루이점의 운영 경험과 매장 이용에 따른 소비자 행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내년 매장 추가 출점과 함께 일본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가 커피 업체들도 해외 시장 진출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내년 3월 캐나다 브리티니시콜롬비아주에 해외 1호점을 선보인다. 개장 준비 첫 단계로 현지 파트너사와 '더벤티 밴쿠버 캐나다' 법인도 설립한 상태다. 또 다른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도 첫 해외 진출 지역으로 몽골 울란바토르를 낙점하고 지난 5월부터 현지 1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2·3호점 개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포화 상태인 내수 시장 탓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729곳으로 전년보다 4.5% 늘면서 10만개를 돌파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 이외 신규 브랜드마저 난립하면서 갈수록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는 실정이다. 올해만 바샤커피·푸글렌·인텔리젠시아 등 글로벌 유명 커피 브랜드들이 줄줄이 국내 상륙한 데다, 패션업계 등 이종산업에서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카페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존 커피전문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수익구조 측면에서 가맹사업 중요도가 높은 만큼 점포 확장이 곧 매출 증대로 연결된다"면서 “다만, 포화 상태인 내수 시장은 사실상 추가 출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리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이슈&트렌드] 기후변화 ‘발등의 불’…유통업계도 ‘전략 변화’

올해 유례없이 긴 여름철 폭염에 이어 짧은 가을, 온화한 겨울 기온 등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제철과일의 작황 부진과 그에 따른 가격 급등, 봄·가을 간절기 실종에 따른 의류 판매 부진 등이 겹쳐 매출 감소로 현실화되자 유통사마다 산지 다각화, TF(태스크포스) 출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에 일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은 패션 협력사 및 한국패션산업협회와 머리를 맞대고 기후위기 돌파에 적극 나섰다. 대표사례로 현대백화점은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사와 한국패션산업협회, 현대백화점 패션 바이어로 구성된 20여 명 규모의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내년부터 본격운영에 들어간다. 기후변화 TF 운영으로 백화점 시즌별 영업을 최근의 기후변화에 맞춰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은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핵심 상품 카테고리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철 긴 폭염과 짧은 가을 등 유독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패션업체들이 판매 전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흐름 속 의류 소비가 침체되며 3분기 백화점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인 롯데·현대·신세계는 올해 3분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해당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7553억 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0% 줄어든 707억 원에 그쳤다. 현대백화점도 매출 568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 영업이익 710억 원으로 11.0% 동반하락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순매출은 61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8% 감소해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했다. 올해 유난히 긴 여름철 더위와 갑자기 찾아온 한파 등 더욱 뚜렷해진 이상기후는 패션류 외에도 제철과일과 침구류 등 계절상품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냉감 소재·구스 침구나 계절 의류 등 날씨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품목의 경우 할인이나 기획전 등 행사 기간을 날씨 예보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대응하고자 상품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인기 침구 브랜드를 50~75% 할인 판매하는 '구스&울페어'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행사는 전년보다 약 일주일 가량 먼저 진행했다. 해당 행사를 기획한 담당 바이어들은 10월 막바지에 찾아온 '깜짝 한파'에 침구 교체 시기가 당겨졌을 것으로 예측하며 행사 시기를 앞당겨 조절하고 '구스' 소재 침구 물량을 더 확대하는 등 빠르게 행사 전략을 수정했다. 대형마트들은 대체 산지 확보와 신품종 확대로 이상기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계속되는 늦더위를 고려해 여름철 대표 농산물인 옥수수를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신규 먹거리고 발굴했다. 롯데마트·슈퍼는 겨울 과일인 감귤을 대체하기 위해 충주 레드 탄금향을 50t가량 확보해 시중에 공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60% 이상 확대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최근 딸기 가격이 크게 늘자 대형마트들은 가격할인에 나섰다. 이마트는 26일까지 장희·금실·킹스베리 등 딸기 전 품목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3000원 할인하고, 내년 1월 1~5일에는 딸기 등 제철 과일과 생활용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일 계획인다. 롯데마트는 지난 19일부터 대왕과 두리향 품종을 인공 교배한 '은향 딸기'를 대형 유통사 최초로 취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바이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폭염과 같은 기상 변화가 지속되면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대체산지 발굴 및 신품종 확대 등 수급 안정화에 한층 더 힘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4 제약 결산] 신약개발·헬스케어로 지속성장 ‘찜했다’

2024년 한 해 국내 주요 제약업체들의 성장전략 지향점은 크게 '신약개발 전문회사' 또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으로 크게 구분지을 수 있다. 신약 1개 개발에 10년 이상 수천억 원이 소요되지만 성공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앞당길 수 있는 만큼 일부 상위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몰두했다면, 다른 제약사들은 우선 덩치를 키우기 위해 의약품·의료기기·건기식 등을 결합한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주력해 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전문회사를 중장기 비전으로 내세운 대표 제약사로 한미약품이 꼽힌다.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질환과 항암,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30여 개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 10년 내 매출 5조원의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창업패밀리간 경영권 분쟁을 빚고 있는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안 부결로 입지를 굳힌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고 임성기 선대회장의 철학을 계승해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 방향성을 지켜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약업계 실적 1위의 유한양행도 올해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것을 계기로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변신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통 제약사 연구개발비 지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은 제2의 렉라자 후보로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 임상 1·2상,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 임상 1상 등 30여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이후 최대인 1조7000억원 규모의 희귀질환 신약후보물질 'CKD-510' 기술수출에 성공했던 종근당은 지난달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0508' 임상 1상 시험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았으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3' 임상 1상을 진행하는 등 혁신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1~3분기에 연구개발비 지출에서 전통 제약사 2위를 차지한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등 자체 신약 성공 여세를 몰아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 등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변신한다는 포부다. 신약개발로 지속성장의 엔진을 장착하려는 제약사와 달리 또다른 제약업체군은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 도약'을 표방하며 양적 성장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령은 지난 18일 '제3회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 챌린지' 최종 수상팀 4팀을 선정하고, 미국의 우주인 건강 모니터링 솔루션 스타트업 이젠타 등 4개 수상팀에 지분 투자 및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험 기회 제공 등 지원을 약속했다. HIS 챌린지는 보령이 개최하는 글로벌 우주의학 경진대회로, 보령은 2022년부터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 주도로 우주여행시대에 대비한 '스페이스 헬스케어(Space Health Care)'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보령은 지난 12일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항암 주사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고 처음 글로벌 CDMO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주름개선 화장품 '마데카크림'의 성공을 일궈낸 동국제약은 뷰티 헬스케어(Beauty Health Care) 전문 제약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출시한 홈 뷰티 디바이스 '마데카 프라임'의 제품군을 올해에도 계속 확대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한국비엔씨가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비에녹스'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해 국내 톡신 시장에도 진출했다. 휴온스그룹은 최근 주력사 휴온스의 건강기능식품사업본부를 물적분할하고 그룹 내 건기식 전문 계열사 휴온스푸디언스에 통합 합병해 건기식 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약 전문 휴온스, 의료기기 전문 휴온스메디텍, 부자재 전문 휴엠앤씨 등 계열사간 종합 메디컬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올 한해 국내 제약업계의 공통 트렌드의 하나로 오픈이노베이션이 꼽힌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제약 대기업과 혁신기술 기반의 우수 중소벤처기업 간 협업 전략인 오픈이노베이션은 시너지 창출 및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개봉 첫날 파묘·서울의봄 넘었다…하얼빈 ‘천만 예감’

한산했던 극장가가 크리스마스 대목을 맞아 모처럼 기대작 '하얼빈'으로 제대로 훈풍을 맞았다. 극장가는 '하얼빈'의 흥행 조짐을 조심스럽게 주목하는 분위기다. 개봉 첫날인 24일 성적으로 '천만 관객'도 넘볼 만한 기록을 내면서 극장업계가 연말 실적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마저 낳고 있다.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에 따르, 전날 개봉한 '하얼빈'은 일 관객수 38만1546명을 기록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하얼빈'의 예매율은 52.4%로, 예매 관객수는 52만4084명이다. '하얼빈'의 개봉 첫날 성과는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봄'의 개봉 첫날 관객 수는 20만3839명이었다. 올해 2월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파묘'의 개봉 첫날 관객 수는 33만189명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하얼빈'에 대한 기대감에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극장가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간 최대 대목으로 꼽힌다. 전날 밤 10시 무렵 기자가 찾은 서울 노원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은 영화 '하얼빈'을 보러 온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하얼빈' 상영관 객석의 절반 이상이 찬 모습이었다. 영화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려는 커플 관객이 주를 이뤘고, 모처럼만의 '대작'을 영화관에서 관람하려는 '나홀로족'도 간간히 보였다.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바탕으로 이곳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의 추적과 의심을 그렸다. 현빈, 박정민, 조우진 등이 출연하고 우민호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아이맥스(IMAX) 포맷으로 제작하고 몽골과 라트비아 등지에서 촬영했다. 제작비 300억원, 손익분기점 650만명으로, 최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사이즈가 크다. 개봉 첫날 '하얼빈'을 관람한 뒤 올라온 후기도 우호적이었다.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수려한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에 출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더해져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독립군들의 고뇌가 '탄핵 정국'의 현 시국과 오버랩 되면서 감회가 남달랐다는 평가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얼빈'의 흥행 성패에 따라 멀티플렉스 3사의 희비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얼빈'의 경우 아이맥스에 특화된 작품인 만큼 객단가 상승도 기대해볼만 하다. 한편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 수는 1억2513만6265명으로, 이달 24일 기준 영화 관객 수는 1억1878만2420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도시유전, 美서 탄소제로 재생유 사업 승인…‘해외 첫 공식 인정’

폐자원 재활용 신기술기업 도시유전이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폐플라스틱·폐비닐을 재생유로 바꾸는 친환경 신기술 사업을 공식 승인받았다. 이로써 도시유전은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배출 없이 폐플라스틱·폐비닐을 고순도 재생유로 바꾸는 세계 최초·유일의 신기술 사업의 상용화 가능성을 국제 무대에서 공식 인정받게 됐다. 24일 도시유전에 따르면 도시유전의 해외사업 파트너사인 영국 사비엔테크놀로지그룹의 리차드 패리스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의회가 '자원 혁신 캠퍼스(RIC) 프로젝트'를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RIC 프로젝트는 사비엔그룹이 도시유전의 친환경 재생유 생산기술인 'RGO(Regenerated Green Oil) 기술'을 적용해 건설하는 폐자원 재활용 공장 신축 사업을 담고 있다. 도시유전이 자체개발한 RGO 기술은 전기를 가해 세라믹볼에서 발생하는 파동에너지를 이용, 폐플라스틱·폐비닐을 태우지 않고 저온(300°C 미만)에서 분해해 고순도 재생유를 추출하는 기술로, 기존의 태우는 방식인 고온 열분해 방식이 아니라 온실가스는 물론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도 원천적으로 배출하지 않는 세계 유일의 신기술이다. 폐플라스틱·폐비닐 1톤을 처리할 경우 최대 0.7~0.8톤의 고품질 나프타 또는 경질유 수준의 재생유를 생산할 수 있으며, 특히 폐플라스틱·폐비닐을 선별 투입할 필요없이 종량제봉투 등 혼합폐기물을 통째로 투입해도 플라스틱·비닐 성분만 분리 추출해 재생유를 생산할 수 있다. 도시유전은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산업통산자원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도시유전은 우리기술과 공동투자를 통해 전북 정읍에 건설 중인 재생유 생산공장에 세계 최초로 RGO 기술을 적용,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베트남, 말레이시아, 핀란드, 영국, 중동국가 등에서도 업무제휴를 통해 RGO 기술을 적용한 공장 설립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미국 피닉스 시의회의 사업 승인은 전북 정읍에 이어 해외에서는 최초로 현지 정부기관에 의해 공식 사업 승인을 받아 상용화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닉스시는 지난 2015년부터 폐기물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공모를 시작, 지난해 12월 사비엔그룹과 도시유전의 프로젝트를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 18일 피닉스 시의회에서 사비엔그룹과 도시유전의 프로젝트가 공식 승인을 받음으로써 도시유전 RGO 기술의 미국 진출이 성사됐다. 도시유전은 온실가스 및 환경오염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인 만큼 국내보다 시장규모가 큰 글로벌시장 진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동시에 도시유전은 해외보다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국내 분위기에 대해서도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기후위기·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해외 각국이 서둘러 환경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반해 정작 우리나라는 소극적인 태도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기술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정영훈 도시유전 대표는 “이번 영국 사비엔그룹의 발표와 미국 피닉스 시의회의 승인, 그리고 올해 말 완공되는 정읍공장에 적용되는 RGO 기술은 지난 2021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국내 연구기관 연구원들이 인정했던 기술"이라며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도시유전의 기술이 가짜기술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확대재생산됐다. 이번 미국 승인은 이러한 루머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도시유전의 기술에 대해 보호해 주거나 도와주려는 사람보다 가짜기술이라고 공격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토로하며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RGO 기술을 인정해 주는 나라를 찾는데 성공했다. 해외에서 인정하면 결국 기술 보유국인 대한민국도 인정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왔고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이케아, 물류센터 포기 ‘온·오프 쌍끌이’ 전환

이케아코리아가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포기하고 매장 내 물류시설 개선,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판매를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으로 선회했다. 특히, 최근 진행한 자체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들이 이케아의 온라인 전략 고도화보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옴니채널 전략이 고객 및 매출 확대의 선순환 작용을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건설 예정이던 복합물류센터 계획을 철회하고 해당 부지(10만 2000㎡)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곳은 이케아가 지난 2020년 경기도와 투자 협약을 맺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물류센터를 세우기로 결정했던 장소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소비 패턴과 이커머스 등 유통 환경이 급변하며 글로벌 시각 관점에서 투자를 보수적으로 재검토하게 됐다"며 “대신 매장 내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이케아 기흥점에 약 169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즉,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하는 대신 기존 매장을 주요 풀필먼트 거점으로 삼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케아는 매장 내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올해 대비 1.5배 더 많은 택배 주문을 매장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다. 재고 상황, 배송지와의 거리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매장에서 제품을 배송하는 주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고물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구업계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아 고정비 확대라는 리스크 감당이 어려워 내린 결정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이케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6억원으로 전년(219억원) 대비 88% 급감을 겪었고, 매출도 6223억원에서 6007억원으로 약 3.5% 감소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올해 회계연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6258억원, 186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만큼 매출 때문에 내린 결정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다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온라인 배송 비중 확대라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8월 진행한 간담회에서 지난 2018년 6%에 불과했던 온라인 배송이 지난해 39%로 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인의 소비 방식을 고려할 때 온라인 배송 비중이 50%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이케아코리아는 전망한다. 오는 2029년에는 오프라인 구매 건보다 온라인 배송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최근 이케아코리아가 자체 조사한 홈퍼니싱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이케아 코리아에 기대하는 바는 △합리적인 가격(65%) △무료 배송 등 고객 서비스 강화(45%) △소규모 매장 도입 및 매장 수 증가 등 오프라인 채널 확대(40%)가 순위권에 들었다. 즉, 기타 서비스와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온라인 서비스 확대보다 높게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은 가구를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한 뒤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케아의 경우도 가구를 포함한 전체 판매 비중 중 소품 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이케아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개장을 예고했던 첫 도심형 매장인 강동점을 차질없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더현대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커넥트현대 부산 등에서 임시 매장(팝업스토어)을 여는 등 소비자 접점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오만 정부 “韓 엘유프로와 그린에너지 사업 서두르겠다”

중동의 산유국 오만이 석유 중심에서 그린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그린암모니아 상용화를 위해 한국 기업과 손을 잡았다. 한국과 오만이 함께 생산하는 그린암모니아는 곧바로 태국에 판매돼 동남아시아 각국에 공급될 예정이라 이번 사업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상용화의 글로벌 모범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그린에너지 전문기업 엘유프로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호텔에서 오만 최대 에너지기업 '무스카트하우스' 및 태국 에너지기업 '마(MA) 코퍼레이션'과 함께 그린암모니아 생산·공급·판매를 위한 3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 체결식에는 김세호 엘유프로 회장, 모하메드 알 루미히 전 오만 에너지광물부 장관, 아치라손 이타완 마 코퍼레이션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체결식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자카리아 하메드 알 사디 주한 오만 대사, 콘 다바란시 태국 전 부총리 등도 참석해 향후 기업간 거래를 넘어 국가 차원의 협력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의지도 내비쳤다. 정 전 총리는 산업자원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수립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루미히 전 장관은 오만의 에너지 정책을 석유 중심에서 그린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중심 역할을 한 인물로 지금도 오만 에너지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엘유프로는 지난 10월 무스카트하우스와 함께 루미히 전 장관을 회장으로 하는 오만 현지법인 '엘유프로오만'을 설립했으며 이어 무스카트하우스와 그린암모니아 생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엘유프로는 태국 마 코퍼레이션과 그린암모니아 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3자 협약은 3국 기업 관계자들이 처음 한 자리에 모여 사업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협약에 따라 엘유프로와 무스카트하우스는 엘유프로오만을 통해 내년에 오만 동부연안 두쿰 경제자유구역에 그린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착공, 2027년부터 암모니아를 생산해 태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우선 2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생산시설을 활용해 연간 100만톤, 5년간 총 500만톤의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해 태국에 공급한다. 공급 금액만 5년간 총 6조5000억원 규모이며 향후 전력시설을 5GW 이상으로 확대해 연간 250만톤 이상 생산하고 공급처도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암모니아는 태양광·풍력 전기를 활용해 만드는 '그린암모니아'로, 그린암모니아의 생산·운송·판매 전(全) 주기를 모두 갖춘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암모니아(NH3)는 인체에 무해한 질소(N)와 수소(H)로 이뤄진 화합물로 그 자체로 비료의 원료나 운송수단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수소는 직접 압축 또는 액화시켜 저장·운송하는 것보다 암모니아로 변환해 저장·운송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경제적이라 암모니아는 수소경제시대에 핵심적인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수소를 암모니아로 또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변환하는 데에는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해 가격경제성 확보가 상용화의 관건으로 꼽혀왔다. 엘유프로는 중동의 풍부한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를 활용해 저렴한 전기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그린암모니아로 변환, 다른 재생에너지는 물론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보다도 경제성을 갖춘 그린암모니아와 그린수소를 공급해 에너지전환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루미히 엘유프로오만 회장은 “오만 동부에 있는 두쿰 지역은 1년 내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두쿰 항만의 풍부한 바람을 활용해 풍력에너지도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루미히 회장은 “엘유프로오만 사업을 본국에 보고해 관련 인허가 절차를 내년 상반기 중에 마치고 하반기에 그린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착공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오만 내 그린수소 사업 중 가장 진척이 빠른 사업"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치라손 마 코퍼레이션 대표는 “태국 역시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그동안 태양광·풍력에만 의존해 왔다"며 “이번에 태국 최초로 그린 암모니아 도입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협약식 후 이어진 대담회에서 “품질과 경제성을 갖춘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도 그린에너지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해 우리 정부에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사업 정책의 중요성을 적극 피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세호 회장은 “오만·태국 정부는 물론 산업자원통상부와 환경부 등 우리 정부와도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엘유프로는 에너지전환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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