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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이엔드도 이젠 싫어”…반포 재건축 ‘울트라’ 하이엔드 경쟁

“디에이치 이제는 너무 많잖아요. 반포만의 이름이 있어야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건설 현장. 공사장 펜스에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가 적용된 조감도가 걸려 있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공사 진행 상황이 아닌 단지명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당초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최상위 아파트를 의미하는 '클래스트'를 결합한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단지명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단지명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건설사의 '디에이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예 시공사 브랜드를 제외한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합원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종 단지명은 오는 9월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반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재건축 관련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디에이치나 래미안 같은 건설사 브랜드만 붙어도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하이엔드 브랜드가 여러 곳에 적용되다 보니 반포만의 독자적인 이름을 원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반포에서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단지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래미안 트리니원'의 단지 상가가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를 재건축 해 오는 8월 7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래미안 트리니원은 단지 내 상가에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이 아닌 '나인반포(NINE BANPO)'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는 건설사 브랜드 대신 지역명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포라는 지역의 상징성과 희소성을 강조해 단지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서는 이름도 자산"이라며 “같은 입지라도 어떤 이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에서 받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지역성과 희소성을 담은 이름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포의 변화는 단지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바로 옆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꼽힌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일반적인 재건축처럼 용적률을 최대한 높여 사업성을 확보하기보다 임대주택을 두지 않는 준 일대일 재건축 방식을 선택했다. 용적률과 건폐율을 낮추는 대신 넓은 동간 거리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이름값을 높이는 것보다 재건축 시공 퀄리티 자체를 높이는 고품질 전략이 근본적으로 아파트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업계에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단지명 논란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이 프리미엄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특별한 정체성을 갖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9월 조합원 총회에서 어떤 이름이 선택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하나같이 이름도 결국 자산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포 재건축은 이제 단순히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다. 브랜드를 넘어 단지만의 가치를 만들고, 희소성을 설계하는 경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르포] “기대∙걱정 시기상조”... 재건축 속도 낸 잠실 주공5단지 가보니

부식된 흔적이 가득한 낡은 아파트 외벽. 일부 저층 세대에는 덩굴이 외벽을 타고 무성하게 올라가 있었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단지 곳곳에는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잠실 주공5단지는 1977년 지어져 올해로 49년을 맞은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다. 199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주민 간 이견과 제도 변화 등을 거치며 장기간 계류됐다가 이달 1일 송파구 서강석 구청장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승인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사업시행인가는 재건축 절차에서 이른바 '8부 능선'으로 불리는 핵심 단계로, 향후 관리처분과 이주, 철거, 착공, 일반분양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주공5단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35만8077㎡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5층 규모, 총 6411가구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주택용지에는 최고 49층 4942가구, 복합용지에는 최고 65층 1469가구가 들어서며 판매·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 랜드마크도 함께 조성된다. 30년 넘게 계류된 사업에 속도가 붙었지만, 입주민들의 반응은 차분했다. 주공5단지에 50년 넘게 거주했다는 80대 조합원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소식에 “재건축 소식은 하도 오래 전부터 언급된 이야기라 덤덤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전세로 8년째 거주 중인 50대 입주민은 “재건축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직 진행될 과정이 많으니 고민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의 제기라도 들어오면 설계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고, 앞으로 수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향후 이주 계획을 두곤 노년층은 떠나고, 중장년층과 젊은층은 잔류를 택하는 분위기다. 노년층은 매도를 고려한다. 80대 조합원은 “재건축 후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노인들은 대부분 그 전에 집을 팔고 나갈 것"이고 전했다. 젊은층과 중장년층은 이주 계획을 고민 중이다. 50대 조합원은 “이주 과정이 시작되면 위례 신도시의 전세로 잠시 옮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남권 전월세 시장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밝힌 30대 조합원은 “이주 기간에는 부모님 댁에서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노후 대단지로 꼽히는 인근 은마아파트와 사업 시기가 겹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은마아파트 역시 20년 넘게 재건축 사업이 계류됐다가 지난 2일 사업시행계획인가가 승인됐다. 30대 조합원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두 아파트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이주가 이뤄질 텐데, 서울시에서 이주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오후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은 감정평가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발길이 내내 이어지고 있었다. 조합 측은 사업 추진을 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무실에서 만난 한 조합 관계자는 “초고층 단지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권) 사업 중 우리 단지는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순발력 있게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압구정 2구역은 지난 2일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3~5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 등 절차에 돌입했다. 재건축 속도 기대감은 집값에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16일 4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16일 동일 평형 실거래가 40억7500만원이었으니 1년 만에 2억5000만원이 올랐다. 단지 내 부동산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후 전용 84㎡는 50억원 이상에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는 다만 재건축 사업 후속 절차와 이에 따른 변수를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사업 추진이 더뎌지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오른 137.67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부터 본격 적용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당 8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대 50%를 국가가 거둬들이는 제도다. 서 교수는 “주공5단지에 재초환이 적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재초환이 적용된다면 추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고해람 인턴기자 rhgofka123@gmail.com

서울시, 정비사업 ‘부시장 직할’…31만호 공급 속도전 본격화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호 주택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정관리 체계를 부시장 직할로 격상하면서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사업 지연 구역을 직접 관리하고 자치구와의 협업을 강화해 인허가 병목과 주민 갈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25개 자치구와 함께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서울시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을 기존 건축기획관에서 행정2부시장으로 격상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서울시는 실무 중심 관리 체계를 넘어 부시장급이 직접 사업을 챙기는 방식으로 공급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 공정촉진회의에는 김성보 행정2부시장을 비롯해 건축기획관 등 정비사업 핵심 간부와 25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자치구별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한 공정 만회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주택공급 촉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모두 17차례의 공정촉진회의를 운영하며 정비사업 속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시는 모든 정비사업 구역을 서울시 표준 처리기한에 따라 A등급(신속 추진), B등급(정상 추진), C등급(사업 지연)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 15차례 점검 결과 사업 지연 단계인 C등급은 20% 감소했고, A등급은 9%, B등급은 11% 각각 증가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공정관리 체계가 인허가 지연과 행정 절차 병목을 조기에 해소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자치구 협력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통합심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이 자치구에 있는 만큼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자치구별 공정 추진 현황을 매월 점검하고, 주민 갈등이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공동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무 역량 강화도 병행한다. 서울시는 인재개발원 교육과정을 신설해 정비사업 담당 공무원 교육을 확대하고,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치구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유도하기 위해 정비사업 업무평가와 재정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및 직원 표창은 물론 인사와 전보 과정에서도 정비사업 추진 성과를 반영하는 성과 중심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정관리 컨트롤타워를 부시장급으로 격상한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목 현상을 보다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정비사업 공정관리는 서울시와 자치구, 사업 주체가 함께 소통하며 사업의 걸림돌을 해소하는 강력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매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직접 주재해 촘촘한 공정관리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등록민간임대 확대 논쟁…기여·특혜 수치 없으니 ‘평행선’

등록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엔 정부와 학계가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제도개선을 두고 평행선이 이어졌다. 임대사업자의 공공기여분과 인센티브를 객관적으로 비교할만한 정량화된 수치가 없다 보니 규제와 완화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기왕·김남근 국회의원 주최, 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 주관으로 열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토론회'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등록민간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정부와 학계가 의견을 같이한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은 197.2만가구로 임차가구의 23.2%만 살고 있다. 나머지 임차가구 수요는 민간에서 흡수하는 셈이다. 민간시장에는 134.9만가구의 등록민간임대주택이 있다. 등록민간임대주택은 전국 임차가구 기준으로 약 16%다. 공공임대주택은 2000년대 들어 매년 10만호 내외를 공급해오고 있지만 이를 급격하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등록민간임대주택이 공공임대주택의 역할을 보완하고 있으며 임차가구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축이라고 봤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논의한 '민간임대주택 조기 분양전환'과 '임대사업자 지위 연장'은 복기왕 의원이 지난 2025년 8월 각각 발의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핵심 골자다. 그동안 등록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함에 있어서 제도적인 걸림돌이 있었다. 임대의무기간이 다하지 않았어도 조기에 분양전환을 하는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에는 규정이 있지만 민간임대주택에는 규정이 없었다. 이는 2015년에 임대주택에 관한 규정을 민간임대주택법과 공공주택특별법으로 이원화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조기분양전환 규정의 차등을 바로잡는 것이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봤다.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있어서도 임차인에게 내 집 마련 시기를 당겨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조기분양전환에 관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임차인 측면에서는 최근 건설비, 분양가 상승 등으로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는 시점의 분양가가 크게 올라 임차인이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며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분양대금을 조기에 회수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윈윈이 가능하다"고 봤다. 임대사업자 등록 자동말소 규정이 신설되면서 생기는 문제도 지적됐다. 임대 사업자 등록이 자동으로 말소됐어도 여전히 세입자가 존재하는 경우, 임대사업자는 임대의무는 이행해야하지만 보유세·종합부동산세 등은 다주택자 기준이 적용되는 부담을 진다는 것이다. 민간등록임대주택은 2017년부터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아파트 장기임대주택의 경우 2025년부터 자동말소 예정 임대주택 물량이 많아질 예정이므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서울시 자동말소 예정 등록임대아파트는 2025년 3754가구였지만 2026년에는 2만2822가구로 6배 넘게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기 분양전환에 있어서 공공임대도 건설사와 입주민 간 가격 갈등이 심해 2019년부터 사실상 신규 공급을 중단했을 정도로 정무적 부담이 큰 사안이라는 것이다. 당초 세제 혜택과 기금 지원을 제공할 때 설정한 임대 의무기간 계약을 단축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했다.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관은 “현 정부의 목표는 청년·신혼부부 등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조기분양으로 임대기간이 짧아지는 것과 장기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가 상충되는 부분을 해소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동말소 후 임대사업자 지위를 연장의 방향성은 맞다고 봤다. 한 정책관은 “혜택을 안주면 의무도 없어야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유지시키고 있는데 이는 보호장치로서 함부로 풀기 어렵기 때문에 이 역시 상충되는 상황을 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민간등록임대주택을 활성화하자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졌으나 여전히 비슷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인센티브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각각 얼만큼 가는지 정량화된 지표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조기 분양전환을 할 때 단순히 민간에서 혜택을 너무 가져가는 것 아닌가 해 규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민간에서 기여한 부분도 정량적 판단 기준을 세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종배 파이낸셜뉴스 국장도 “정부가 10년을 보고 지원을 했지만 이것이 5년으로 조기 분양전환이 됐을 때 어떤 것들이 회수돼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르포] 재건축 앞둔 목동 가 보니…“공사비 평당 1000만원 넘으면 안 돼”

“아크로 같은 브랜드가 들어오는 건 좋죠. 그런데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을 넘으면 결국 조합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잖아요" 최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6단지. 단지 내 공원에서 만난 한 소유주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분담금을 걱정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하는 마음과 추가 부담을 우려하는 현실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목동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6단지는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10단지와 13단지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면서 목동은 노량진, 여의도와 함께 서울 재건축 시장의 핵심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린 숫자는 '49층'도, '35억 원'도 아니었다. 주민과 공인중개사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숫자는 '1000만 원'이었다. 양천구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재건축 상담을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어느 건설사가 들어오는지보다 공사비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다“며 "6단지가 평당 약 950만 원 수준에서 사업을 추진했고, 10단지도 평당 990만 원 수준이 거론되면서 '1000만 원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하이엔드 브랜드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권처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 단지가 들어서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다만 공사비가 높아질수록 추가 분담금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공원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좋은 브랜드가 들어와 집값이 오르는 건 환영하지만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분담금이 더 현실적인 문제“라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당 1000만 원'은 법이나 제도로 정해진 기준이 아니다. 다만 부동산 업계는 목동 재건축의 특성상 첫 사업장의 공사비가 향후 다른 단지의 협상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기준선이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목동은 1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이다. 첫 사업장의 공사비가 크게 오를 경우 이후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같은 수준의 공사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현장에서는 양천구 역시 사업 전반의 속도와 조합원 부담 등을 고려해 과도한 공사비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조를 보인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었고, 조합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최근 서울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목동 역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공사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금융 지원 조건을 앞세워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목동 6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고 한강, 안양천 조망 특화 설계, 공사비 물가 상승분 일부 부담, 이주비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약 3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목동 재건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첫 사업지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면 이후 10단지와 13단지, 14단지 등 후속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전용 84㎡ 기준 신축 단지인 목동 윤슬자이 시세가 약 32억 원 수준이며, 재건축이 완료되면 목동 6단지는 35억~40억 원 수준까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집값보다 더 자주 언급된 것은 분담금이었다. 목동 주민들은 강남권 못지않은 하이엔드 단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사비 상승을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함께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목동 재건축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10단지와 13단지, 14단지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화려한 브랜드 경쟁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주민들이 말한 '평당 1000만 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선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호남 반도체 산단 예정지 364㎢ 토허제 지정…‘투기 차단·사업 속도전’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하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 차단에 나섰다. 최근 산업단지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일부 지역에서 토지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자 선제적으로 거래를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사업 예정지 일원 364.19㎢를 오는 14일부터 2028년 7월 13일까지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정부가 지난 6일 '메가프로젝트 민간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뤄진 첫 후속 조치다. 국토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사업 예정지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확정했다. 지정 대상은 광주와 전남 일대 총 364.19㎢ 규모다. 광산구가 124.98㎢로 가장 넓으며 나주시 97.93㎢, 남구 44.76㎢, 북구 28.72㎢, 서구 26.94㎢, 동구 22.66㎢, 화순군 12.77㎢, 장성군 5.43㎢가 포함됐다. 사업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법정동·리 경계 기준으로 지정했고 국·공유지 등은 제외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용도지역별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경우 관할 지자체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은 토지는 원칙적으로 5년간 직접 이용해야 하며, 실이용 의무를 위반하면 이행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상 거래나 투기성 거래 등 위법 의심 사례가 발견될 경우 국세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지가 급등과 투기 수요를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국가산단이 발표될 경우 토지 보상 기대감과 개발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유입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호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을 발표한 이후 광주 군공항 인근에서는 일부 토지와 아파트 매물이 회수되거나 호가를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광주송정역과 송정동·도산동·신촌동 등 군공항 주변 중개업소에는 개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보상과 개발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다만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실거래가 급증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발 계획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사업 추진 일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국가산단 지정 절차 등을 확인하려는 관망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새로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와 투기 행위 등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AI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단기적인 투기 수요는 억제되는 대신 향후 국가산단 지정과 군공항 이전, 산업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르포] 국평 ‘17억’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건설 현장 가보니

서울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장위 뉴타운의 신축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다. 아파트를 지나 왼쪽으로 돌면, 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공사 현장이 있다. 현장에선 자재를 들고 이동하는 인부가 보였고 대형 트럭이 오가는 소리와 날카로운 공사 소리가 뒤섞여 들렸다. 재건축 현장 맞은편에는 낡은 간판의 만물상, 단추 가게, 휴대전화 대리점 등이 보였다.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장위동 10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다. 지하 5층~지상 32층, 25개 단지, 총 1931 가구 규모로 조성됐는데, 이 가운데 103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분양시장 최대 규모의 일반분양 물량으로 꼽힌다. 청약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진행됐고, 당첨자는 8일 발표됐다. 계약은 오는 20~23일이다. 입주 예정일은 2030년 9월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경쟁률 9.55대 1을 기록했다. 510가구 모집에 4873명이 신청했다. 앞서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는 522가구 모집에 5242명이 신청해 10.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주택형은 전용 46㎡이었다. 6가구 모집에 487명이 신청해 81.17대 1을 기록했다. '국민평수' 84㎡의 가장 높은 경쟁률은 4.50 대 1이었다.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 39㎡ 7억5120만원 △전용 46㎡ 8억8240만원 △전용 51㎡ 11억1080만원 △전용 59㎡ 14억6060만원 △전용 74㎡ 15억9200만원 △전용 84㎡ 17억6570만원 △전용 101㎡ 19억4570만원 △전용 114㎡ 21억7140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3.3㎡당 약 5034만원 수준이다.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견본주택을 찾은 40대 부부는 “인근 노량진은 59타입도 20억이 넘는데, 국평 17억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교가 인접한 것도 신혼부부 입주자에게는 큰 매력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지난 4월 청약이 진행된 노량진 뉴타운 중 하나인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의 타입별 분양가는 △59㎡ 19억원 중반~21억 후반대 △84㎡ 23억원 중반~25억원 후반대 △106㎡ 26억원 후반~30억원 초반대 등으로 책정됐다. 마찬가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3.3㎡당 약 7600만원 수준이다.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은 단지와 인접한 교육 환경이 우수 환경 중 하나로 꼽힌다.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초품아'가 그 중 하나다. 단지 인근엔 장위초등학교가 인접해 있는데, 도보로 5분이 걸렸다. 이밖에도 월곡중, 남대문중, 장위중, 석관고 등이 반경 1.5km내에 위치해 있다. 월곡중학교는 도보 15분, 석관고등학교는 도보 25분이 소요됐다. 생활 인프라로는 전통시장, 마트, 백화점 등이 인접해 있다. 단지 도보 5분 거리에는 긴 터널형의 장위전통시장이 있다. 다만 2017년 장위 10구역이 재개발 사업지로 지정되면서, 시장 일부가 철거된 상태다. 60대 시장 상인은 “재건축 이후 시장 크기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도 단지 인근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위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7년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으나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사랑제일교회와의 갈등으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다. 이에 조합은 교회 측과 보상 합의를 체결했지만 이주가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성북구는 지난해 6월 교회를 제외한 구역만으로 정비구역을 조정하고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다. 교회를 둘러싸고 입주 희망자들 사이에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돌곶이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청약 문의자 중에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입주를 꺼리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에 차질이 생기거나, 거주하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신다"고 했다. 실제 입주 모집 공고에는 '1001, 1002, 1003, 1009, 1010, 1011, 1012동 저층세대는 기존 종교시설과 인접하여 소음, 진동, 분진, 조망 및 사생활권 간섭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교회보다 집값 전망을 더 신경 쓴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교회 관련 문의보다 입주 후 집값이 더 오를지에 대한 문의가 훨씬 많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랑제일교희의 일부 신도는 재건축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교회에서 만난 한 신도는 “재건축이 시작됐을 때 교회 분위기가 뒤숭숭하긴 했지만, 재건축과 교회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위 뉴타운의 시세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장위4구역을 재개발한 '장위자이레디언트' 84㎡ 분양권은 5월 27일 16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6월 14억5000만원(23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2억원이 오른 셈이다.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역시 국민평형 기준 17억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장위 뉴타운 재개발에 따른 가치와 입주 이후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가 수요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돌곶이역 인근의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청약자들이 장위 뉴타운의 미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현재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가 18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도 입주 시점인 2030년에는 20억원까지 충분히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고해람 인턴기자 rhgofka123@gmail.com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용인국가산단 방문해 “속도전” 당부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9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산단 조기 완성을 강조했다. LH에 따르면 이날 이성훈 사장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 현장을 찾아 추진현황 및 일정을 점검했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적 완수를 뒷받침하고자 LH 핵심과제로 '용인국가산단 조성사업 조기 완성'을 선정한 만큼, 사업기간 단축을 통한 속도전을 주문했다. LH는 2028년까지 '반도체 팹 1호기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잔여 보상 절차 마무리와 착공 준비를 병행하는 등 사업기간 단축을 위한 '패스트트랙 전략'을 집중 추진한다. 또 이달 조성공사를 시공책임형 CM(발주처가 시행한 기본설계 바탕으로 입찰 참여자가 설계개선과 리스크 대응과제를 제안받아 평가해 비교우위 업체를 선정하는 기술형 입찰방식)으로 발주하고 조성공사를 연내 착공할 방침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LH가 쌓아온 역량을 증명하는 시험대이자 대한민국이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나아가게 하는 중대한 과업"이라며 “사업 관계자 협업, 행정절차 신속 처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도체 생산라인이 가동될 수 있도록 LH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매주 용인국가산단 추진 실적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휴게소 임대료 33%→8~9%…국토부, ‘중간수수료’ 걷어낸다

국토교통부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를 손본다. 기존 휴게소 운영 과정에서 입점업체와 중간 운영업체 사이에 발생하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이를 국민 체감 서비스 개선으로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관리회사를 설립해 휴게소 운영을 단계적으로 관리하고, 올해 우선 8개 휴게소부터 새로운 계약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9일 '국민을 위한 휴게소'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휴게소 입점업체가 중간 운영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 휴게소 입점업체가 부담하던 임대료는 평균 33% 수준이었으나, 직접계약 방식으로 바꾸면 이를 8~9%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비용 절감분을 휴게소 이용객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우선 24시간 편의점 운영 확대, 원플러스원 할인, 포인트 적립, 저가 커피 브랜드 입점, 외식 브랜드 확대 등을 추진한다. 그동안 일반 시중 매장에서는 적용되던 할인·멤버십 서비스가 휴게소에서는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입찰 조건에 이러한 서비스를 포함해 이용자 편익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는 휴게소 음식값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브리핑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커피값을 4800원에서 2000원으로 낮춘다는 것은 기존 커피 가격 자체를 인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가 커피 브랜드를 입점시켜 국민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임대료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입점업체가 그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낮추거나, 음식의 질을 높이거나, 양을 늘리는 방식 등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기존 '높은 임대료 경쟁' 중심의 휴게소 운영 구조를 '서비스 경쟁' 중심으로 바꾸는 데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임대료를 얼마나 많이 내느냐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며 “앞으로는 임대료를 낮춰주는 대신 24시간 운영, 음식값 인하, 서비스 확대 등 국민에게 얼마나 많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우선 올해 신설 고속도로 휴게소와 계약이 종료되는 휴게소 등 8곳에 새로운 방식을 적용한다. 공공관리회사가 아직 설립되지 않은 만큼, 이들 8곳은 한국도로공사가 임시로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공공관리회사를 출범시키고, 계약 만료 또는 운영 평가 미달 등으로 관리 전환이 가능한 휴게소를 포함해 최대 100곳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공공관리회사의 법적 형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 출자회사 방식이 될 수도 있고,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형태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국토부는 도로공사와의 인적 연결고리를 끊고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공사 퇴직자가 휴게소 운영회사에 재취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취지"라며 “최고경영자와 직원도 유통·휴게소 운영관리 분야 전문성을 가진 민간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게소 운영과 관련한 이른바 '전관' 문제도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휴게소 관련 업무를 맡았던 도로공사 직원의 재취업 제한을 강화하고, 건설공사 등 다른 분야에서도 공공기관별 기준을 검토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건설·철도 분야에서는 퇴직자 재취업 제한 논의가 있었지만, 휴게소 운영 분야는 상대적으로 관리 사각지대였다는 판단이다. 다만 기존 계약이 남아 있는 휴게소에는 이번 방안을 즉시 강제 적용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휴게소부터 순차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휴게소 계약 기간이 최장 10년인 만큼, 2030년까지 상당수 휴게소 계약이 순차적으로 만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이 남아 있는 휴게소를 일방적으로 회수할 수는 없다"며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공공관리회사 관리 대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자고속도로 휴게소 역시 강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민자도로의 경우 휴게소 운영 수익이 전체 사업 수익성에 포함돼 있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관리권을 회수하거나 운영 방침을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새롭게 추진되는 민자고속도로에는 휴게소 공공성 강화 방안을 협상 과정에 반영하고, 기존 민자도로 휴게소에 대해서는 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개선을 지도·권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운영 확대도 지역별 교통량과 수익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추진된다. 수도권이나 교통량이 많은 노선은 심야 이용 수요가 있지만, 지방 외곽 노선은 이용객이 적어 인건비 부담이 클 수 있어서다. 국토부는 편의점 중심의 24시간 운영을 확대하고, 김밥 등 간편식 취식 공간도 마련해 야간 이용객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책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지도 과제로 남았다. 국토부는 공공관리회사가 운영하는 휴게소와 기존 위탁운영 휴게소를 비교해 가격, 품질, 서비스 만족도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 휴게소가 200개가 넘는 만큼 공공관리회사 운영 휴게소와 기존 운영 휴게소 간 비교가 가능할 것"이라며 “차이가 크지 않다면 공공관리회사가 더 차별성을 갖도록 개선하고, 차이가 확인되면 기존 위탁 운영사도 이에 맞춰 서비스 수준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아파트값 0.30% 상승…성북·구로·동탄·영통 ‘불장 축’ 넓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개발 기대감이 있는 단지와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서울은 0.30% 상승했고, 경기에서는 화성 동탄구와 수원 영통구가 1%대 급등세를 보였다. 전세시장 역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7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수도권은 0.22%, 서울은 0.30%, 지방은 0.01%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27%에서 이번 주 0.30%로 확대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발 기대감이 있는 단지와 정주 여건이 우수한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강북권에서는 성북구가 0.51%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월곡·종암동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고, 중랑구(0.39%), 광진구(0.38%), 강북구(0.37%), 동대문구(0.36%)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남권에서는 구로구가 0.5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봉·구로동 역세권 단지가 상승세를 이끌었으며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0.34%, 영등포구는 0.32%, 관악구는 0.31%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구가 1.29%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송·영천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졌고 수원 영통구도 1.19% 뛰었다. 구리시는 0.64% 상승했다. 반면 이천시(-0.13%)와 평택시(-0.11%)는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전세시장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 전세가격은 0.12%, 서울은 0.31%, 수도권은 0.20%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성동구(0.46%), 노원구(0.44%), 강북구(0.43%), 강동구(0.43%), 송파구(0.42%)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는 광명시(0.53%), 수원 영통구(0.49%),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각 0.36%)가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최근 집값 강세가 단순한 거래 회복을 넘어 입지 경쟁력에 따른 '선별적 상승'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발 호재와 정비사업이 예정된 지역, 산업 배후 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지역 간 가격 차별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서울 분양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함 랩장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단순히 전체 가격이 오르는 수준을 넘어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공사비와 인건비, 토지비 상승이 기본적인 분양가 인상 요인이지만 최근에는 입지 선호와 정비사업 공급 구조가 맞물리면서 지역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3년 3553만원에서 올해 5905만원으로 3년 만에 약 6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강 이남과 한강 이북의 분양가 격차는 194만원에서 1345만원으로 커졌고,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의 격차도 46만원에서 1995만원으로 확대됐다. 함 랩장은 “한강 이남은 강남 3구를 비롯해 동작·영등포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고가 분양이 집중됐고, 한강 이북은 용산·성동·마포 등 일부 핵심지를 제외하면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은 강남 분양가가 낮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동작·성동·용산 등 비강남 핵심지역에서도 고분양가 단지가 잇따라 공급된 영향"이라며 “서울의 고가 분양지도가 강남에서 한강 벨트 핵심 지역으로 확산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구조와 공사비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서울 분양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입지 선호가 강해질수록 매매시장과 분양시장 모두 핵심 지역 중심의 가격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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