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요양원 가기엔 건강한데”…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이유①](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4.7e16153731b343ecb845ad5a0adb12a4_T1.png)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년기에 접어든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여생을 보내기를 원함에도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요양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요양원에 가기엔 건강한 실버세대에게 노인주택이 대안이 되는 이유, 중산층 실버가구에게 부족한 선택지와 입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차례로 짚어본다. '10명 중 7명' 장기요양 재가 어르신 중 “아파도 살던 집에 살겠다"고 답한 숫자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기 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급여 수급자 중 건강이 악화돼도 현재 집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은 69.4%로 2022년 49.8%에서 19.6%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2022년 28.7%에서 2025년 17.6%로 감소했다. 장기요양 수급자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해 6개월 이상 동안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돼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 사람을 말한다. 초고령층이 빠르게 늘면서 노년기에 돌봄이 필요한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85세 이상 노인인구 수는 2021년 63만명에서 2025년 117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 수급자 중 80세 이상이 71.4%, 85세 이상 수급자는 47.3%로 증가 추세다. 현재 재가급여 수급자는 방문요양(78.1%), 주·야간보호(21.5%), 방문목욕(19.6%), 방문간호(3.8%) 순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며 살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익숙한 집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집 자체가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계단이나 욕실 같은 주거 환경부터 식사·청소·외출 등 일상생활까지 기존 주택이 고령자의 신체 변화에 맞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급여 종사자들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다. 70세 이상 재가급여 종사자는 2019년 10.9%, 2022년 17.8%에서 2025년 20.2%로 고령화 수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가 늘어나는 만큼 돌봄 수요는 커지는데, 이를 뒷받침할 서비스 인력의 연령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고령자 주거 문제는 집 아니면 요양원으로 양극화돼있다. 요양원은 자립생활·커뮤니티 중심 이라기보다 의료·간병 중심이다. 요양원에 가기엔 너무 건강하고, 일반 아파트에 살기엔 돌봄·안전이 불안한 실버가구를 위한 선택지가 부재한 것이다. 이들을 위한 대안이 '노인주택(senior housing)'이다. 노인주택은 노인이 노후를 지내기 위한 주택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이란 거주하는 사람이 독점적으로 거주하는 고유한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노인주택에 포함되는 것은 소유권 방식의 시니어 대상 분양 아파트와 임차권 방식의 서비스형 고령자 주택이다. 노인주택은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에 맞도록 주거 공간을 설계한 공간이다. 고령화에 따른 불편을 억제할 수 있는 물리적 요소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수반된다. 물리적 요소로는 쾌적한 주거시설 병원과 연계된 의료시설, 문화·오락·체력 서비스를 위한 공용시설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기능은 건강관리 서비스와 문화·일상생활 서비스 등이다. 노인주택과 시설과의 가장 큰 차이는 프라이버시 여부다. 건축공간연구원은 '지역사회 돌봄 연계를 위한 노인주거복지시설 개선 방안 연구'에서 기존의 병원·요양시설 중심 돌봄은 공간적으로 일상생활과 분리되어 있어 고령자의 자율성과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진단했다. 주택형 주거는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생활을 영위하지만 시설형은 협조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시설은 고령자 전용 공간에 대한 이용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주택은 분양방식이라면 소유권 상속이 가능하고, 임차라고 하더라도 동거인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점에서 입주자 개인의 선호를 반영한다. 노인주택에 비해 요양원 공급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장기 요양기관 3만1281곳의 입소자는 82만5514명이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1만가구 수준으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요양원은 개인이 85%를 공급하는데, 이는 낮은 진입장벽과 사업 인센티브에서 비롯된다. 토지·건물의 소유자이기만 하면 누구나 사업자가 될 수 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원을 운영하려면 입소자 수에 비례해 시설장·간호사(또는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조리원 등을 의무 배치해야 하는데, 30인 이하 시설의 경우 인력 배치 기준이 완화돼 고정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수익 구조도 명확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라 요양원에 지급하는 서비스 단가인 장기요양보험 수가에 상급 침상료 등 비급여 이용료 같은 추가 수익을 얹는 사업 모델이 확산됐다. 미분양 상가 등을 활용해 초기 취득 비용을 낮추고, 4~5년 운영 후 양도차익과 권리금을 노리는 사업 모델이 유행했다. 경매로 취득할 경우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매입 과정에서 입소자의 주거환경이나 서비스 수준 등을 충분히 고려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편 노인복지주택 시장이 정체상태인 이유에 대해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업구조를 지적했다. 노인주택 초기 공급자들이 이를 일반 분양형 개발사업처럼 접근했기 때문이다. 노인 주택은 서비스와 운영이 결합한 상품인데, 분양 후에 운영 주체가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시장 신뢰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공급의 한계가 있음에도 수요 측면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 교수는 “기존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진입을 꺼렸지만, 현재 주거비와 생활비를 합치면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이미 지출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진입이 수요변화의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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