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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이 사라졌다”…세제개편 토론회서 쏟아진 전월세 불안 우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놓고 전월세 시장 불안과 공급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세 부담 강화가 민간 임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고,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전월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는 6일 서울시청에서 '주거불안, 세제로 잡을 수 있나?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무주택 청년 등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이 고가주택 보유자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주택 거래를 규제하면서 동시에 임대사업자까지 압박하면 임대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임대료 상승과 주거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을 거론하며 “오랫동안 보유한 실수요자까지 단기간 내 처분을 압박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매도자의 선택지를 좁히면 거래가 위축되고 시장 유통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희천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세금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이 이를 임대료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조세의 예측 가능성과 중립성을 높일 수 있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 “서울은 임차 가구 비중이 높은 도시인데 이번 정책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비거주 주택 보유자를 모두 투기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임대 공급자 역할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개발·재건축과 신규 택지 개발 등 가능한 공급 수단을 함께 추진해야 시장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전월세 매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서구에서 중개업을 하는 김용혁 씨는 “예전에는 거래 대부분이 전월세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매매 비중이 더 커졌다"며 “집주인들이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임대 물건이 크게 줄었고, 전월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에서 영업 중인 박준 공인중개사는 “과거 단지마다 50~80개씩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현재는 10개도 채 되지 않는다"며 “매물 부족으로 임차인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천호동의 공인중개사 노향남 씨는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임대 물건 자체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며 “비아파트 임대시장 활성화와 세입자 보호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주택 청년들도 전세 물량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올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민정 씨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지만 전세 매물이 거의 없어 결국 월세를 선택했다"며 “실거주 요건 강화로 어렵게 구한 집에서도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확대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세제 개편이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민간 임대시장 위축을 막고 재건축·재개발 등 다양한 공급 수단을 병행해야 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아파트값 0.26% 올라 상승폭 확대…재건축·역세권이 견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며 0.26% 올랐다.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진 영향이다. 전셋값도 0.2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6일 발표한 '2026년 8월 1주(8월 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수도권은 0.17%, 서울은 0.26%, 지방은 0.01% 각각 올랐다. 전세가격은 전국 0.11%, 수도권 0.19%, 서울 0.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지난주 0.25%에서 이번 주 0.26%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국지적인 관망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수요가 꾸준한 대단지,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북권에서는 중구(0.54%)가 신당·황학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중랑구(0.52%), 성북구(0.49%), 노원구(0.46%), 서대문구(0.43%)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권에서는 금천구(0.32%), 구로구(0.30%), 관악구(0.30%), 영등포구(0.29%), 동작구(0.23%)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강남권 핵심 지역인 서초(0.02%), 강남(0.01%), 송파(0.15%)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오름폭은 둔화됐다. 경기도에서는 용인 기흥구가 0.5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성남 분당구(0.43%), 광명시(0.42%), 용인 수지구(0.35%), 하남시(0.34%)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고양 일산동구(-0.14%)와 파주시(-0.13%)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천은 0.03% 상승했으며 부평구와 서해구가 각각 0.05%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0.01% 상승에 그쳤다. 충북(0.09%)과 전북(0.07%), 울산(0.08%)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부산(-0.02%), 충남(-0.03%), 경북(-0.05%), 제주(-0.06%)는 하락했다. 세종은 전주 -0.01%에서 이번 주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전세시장도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주와 같은 0.25%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역세권과 학군지, 대단지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성북구(0.49%), 노원구(0.42%), 강동구(0.32%), 송파구(0.26%)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으며 서초구는 보합(0.00%)을 기록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 “세금만으론 집값 못 잡아”…정부와 공급 해법 놓고 평행선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선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금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의 핵심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정부와의 정책 기조 차이가 다시 한번 부각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거불안, 세제로 잡을 수 있나?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최근 정부 대책을 바라보는 시장에서는 안정에 대한 기대보다 오히려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제 개편안은 집값은 잡지 못하면서 전월세 부담만 높일 수 있다"며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은 세금 부담 때문에 장기간 보유한 부동산을 원치 않는 시점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가 정부 대책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짚고 보완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 앞서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정부의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회동은 주택 담당 실무자 없이 두 사람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정책실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설명하며 서울시의 협조를 요청했고, 준공업지역을 활용한 공급 확대 방안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가 올해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4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점을 설명하며, 추가 공급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산업시설 의무 확보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준공업지역 정비사업은 공장 비율 등에 따라 산업시설을 최대 50%까지 확보해야 해 사업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해당 기준을 완화하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추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협조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미 추가 해제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린벨트보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도심 공급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25억~35억원대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전달하며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계획에 대해서도 용산구 등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3일 보유세 강화와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등을 담은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회의에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금융·재정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세제 강화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려는 정부와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공급 확대를 우선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시각 차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세제로 고가주택 겨냥했지만…“버티기·덜 똘똘한 한 채” 우려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고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부동산 세제 개편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과 가격대별 풍선효과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자산층은 세금을 감수하며 보유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그 외 계층은 과세 기준 바로 아래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흡수를 위한 대출 규제 역시 무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고가주택 보유세를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3일 발표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행 보유 공제에서 거주 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한도를 신설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거주용 1주택에 대한 기본 공제금액을 상향하는 등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이 고가주택을 겨냥해 고강도로 진행됨에 따라 서울 강남3구 뿐만 아니라 성동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의 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 부담이 확대된다고 해서 곧바로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적하는 투기 수요라면 적절한 매도로 시세차익을 노리더라도, 본래 그런 주택에 살아온 실거주자들은 당장 팔아야 할 유인이 적다"며 “오래 거주하던 지역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동네 또는 하급지로 가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일부 매물이 나오더라도 거래위축과 매물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도 “고가주택을 겨냥한 세 부담을 증가시키면 조세를 회피하려는 편법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면서 “고자산 계층은 세금을 내면서 버티려 할 것이기 때문에 매물 잠김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고자산층이 아닌 계층에서 '덜 똘똘한 한 채'의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남 3구 일부와 한강벨트,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의 과세표준 6억원(시가 약 31억원) 이하 아파트는 기존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아 절세가 가능한 똘똘한 한 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고자산 계층은 지금 현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계층은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내에서 바뀐 세제에 맞춰 똘똘한 한 채 구간에 몰릴 것"으로 봤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규제 국면에서도 반복됐다.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설정됐을 당시에도 규제선 바로 아래 가격대의 주택으로 수요가 몰렸다. 당시 해당 구간의 가격이 먼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 만큼, 이번에도 지역이 아닌 가격대별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집값 안정뿐 아니라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권 교수는 “이재명 정부 이후에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르고, 집값도 함께 올랐다"며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와 세금을 올리는 방안과 더불어 대출을 조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대출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도 강화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도 5월 대비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다만 이번 세제개편만으로 집값이 안정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과 금리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세제 개편만으로 시장 방향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급은 더 빨리, 투기는 더 무겁게”…李, 세제 손질 이어 공급대책 재점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자마자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기존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하루 만에는 근로소득과 부동산 양도소득 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다. 공급 확대와 세제 강화라는 '투트랙' 정책 기조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통령실과 정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청와대에서 약 7시간 30분 동안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오후 3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이어진 회의에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행정조치와 금융, 재정, 규제 완화 등 신속한 공급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또 한 총리와 관계부처에는 기존 공급대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현실적인 국민 요구를 반영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과 주택 공급 대책을 다시 점검하기 위한 후속 회의를 2~3일 안에 개최할 것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취지를 직접 설명하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소득세는 여러 가지를 가산하면 최고 49.5%까지 되는데 부동산은 양도소득이 100억원대가 돼도 세금은 몇억원밖에 안 된다"며 “노동자의 근로소득과 비교하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연히 집값이 올라 이익을 얻은 경우라면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맞지만 투자 목적으로 수십억원을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은 주거 보호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와 투기를 보호하는 구조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세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뒷받침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대신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상대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손질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둘러싼 '정책 후퇴' 지적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다주택자에게 중과 유예를 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중과세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낮춘 뒤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일 뿐 정책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는 “정책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생긴 것 아니냐"며 정책 설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정책의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결정하면 단호하게 추진해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공급대책을 재정비하고 인허가와 금융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한편, 고가 주택과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과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40년 만에 다시 뜯는 서울 도심…서울역까지 확장되는 CBD

4일 오후 서울역 15번 출구를 나서자 공사장 가림막 너머로 대형 타워크레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철길 너머 공사장에서는 굴착기가 쉼 없이 움직였고 대형 공사 차량이 분주하게 현장을 오갔다. 서울역 북측에서 순화동과 서소문동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자 노후 업무시설을 허물거나 초대형 오피스를 짓는 공사장이 잇따라 나타났다. 과거 서울역은 기차를 타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광화문과 시청, 을지로에 집중됐던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개발축이 서울역과 남산 방향으로 확장되는 거대한 공사 현장으로 변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있다. 서울역 북측 봉래동2가 유휴 철도부지 약 2만9000㎡에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연면적 약 33만7000㎡ 규모의 복합단지 5개 동이 들어선다. 업무와 판매, 숙박, 오피스텔, 컨벤션 기능을 갖춘 시설로 조성되며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역에서 순화동으로 걸음을 옮기면 변화는 더욱 선명해진다. 옛 삼성생명 서소문빌딩과 호암아트홀이 있던 순화동 7번지에서는 '서울역·서대문1·2구역 제1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하 8층~지상 38층, 연면적 약 24만9000㎡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11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도 조성된다. 준공 목표는 2030년 6월이다. 인근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에서는 지하 8층~지상 36층, 연면적 약 13만8000㎡ 규모의 업무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바로 옆 제10지구에서도 최고 19층, 연면적 약 4만㎡ 규모의 오피스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접 사업지에는 개방형 녹지와 보행로를 연결하는 계획도 반영돼 있다. 서울역 북측 봉래동에서 순화동·서소문동으로 이어지는 1㎞ 남짓한 구간에 초대형 오피스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봉래동 일대에서도 기업 업무시설과 신사옥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순화동 KG타워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도심 개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재재개발'이다. 서울 도심의 상당수 업무빌딩은 1970~1980년대 도시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어졌다. 당시 최첨단 건물이었던 오피스들이 준공된 지 40여 년이 지나면서 다시 철거되고 더 높고 큰 업무시설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순화동 옛 중앙일보 사옥이다. 해당 건물은 1985년 서울역·서대문 제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상 22층 규모로 건립됐다. 언론사 사옥과 호암아트홀 등 문화시설로 활용됐지만 현재는 철거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지상 38층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와 클래식 공연장이 다시 들어선다. 1980년대 서울 도심 재개발의 결과물이 약 40년 만에 새로운 재개발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 도심이 '재개발의 재개발'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역 일대는 광화문·시청과 함께 전통적인 CBD를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강남 테헤란로가 대규모 업무지구로 성장하기 전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오피스 권역이었고 지금도 서울스퀘어와 LG서울역빌딩을 비롯한 대형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은 건물 한 곳을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라 교통과 상권, 주거환경까지 함께 바꾸는 도시 재편 사업"이라며 “서울역 주변에서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장기적인 지역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부역세권 개발의 영향은 철도 유휴부지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청파동과 후암동 등 주변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까지 맞물리면 서울역 일대의 도시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재개발은 오랫동안 역사 경관 보존과 사업성 확보 사이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는 2015년 역사도심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사대문 안 도심의 기준 높이를 90m 수준으로 관리했다. 한양도성과 내사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높이와 용적률 제약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일부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정체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서울시는 서울도심 기본계획과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통해 도심 정비사업의 높이 기준을 완화하고 개방형 녹지와 공공기여 수준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기준 높이를 110m 수준으로 높이고 사업 유형과 공공기여에 따라 추가 높이를 허용하는 구조다. 사업지에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거나 도심 주거와 문화시설 등 필요한 기능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일부 사업지는 각종 인센티브와 정비계획 심의를 거쳐 용적률이 150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서울 도심에 들어설 오피스는 기존 건물보다 규모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향후 CBD에서 공급될 신규 업무시설 가운데 연면적 2만~5만평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와 5만평을 넘는 트로피 자산이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개별 필지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진 강남 업무권역보다 대규모 사업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빌스코리아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CBD에 프라임급 오피스 26건, 연면적 약 256만㎡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 권역별로는 세운·을지로·시청 권역이 약 53%로 가장 많고, 서울역·남대문 권역이 약 29%, 종로·광화문 권역이 약 18%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공급 시기는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6~2028년에는 전체 예정 물량의 일부만 공급되는 반면 상당수 사업의 준공 목표가 2029년 전후에 몰려 있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사업 일정이 늦어진 영향이다. 서울역 일대의 변화는 업무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역 서측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에서는 약 2700가구 규모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이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단계로 이동할 전망이다. 총사업비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입지와 사업 규모를 고려해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입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근 건설사들이 공사비와 수익성을 면밀히 따진 뒤 정비사업 입찰에 나서고 있어 시공사 선정 전까지 물밑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역 서쪽 청파동에서도 다수의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남동쪽 남산 자락에서는 옛 밀레니엄힐튼서울 부지를 업무·숙박·판매시설과 개방형 녹지가 결합된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서소문·순화동 오피스 개발, 서계동 재개발이 맞물리면서 서울역 일대 전체가 하나의 대규모 개발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역 일대는 북부역세권과 서소문·순화동 개발을 계기로 투자자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며 “동자동과 후암동은 대기업 업무시설의 배후 상권이라는 점에서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문의도 꾸준하다"고 전했다. 서울역에서 봉래동과 순화동, 서소문동까지 직접 걸으며 확인한 변화는 단순히 높은 건물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았다. 40년 전 지어진 도심의 건축물이 다시 허물어지고 업무와 문화, 숙박, 상업 기능을 갖춘 새로운 시설로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었다. 다만 서울역이 새로운 도심축으로 정착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서울역 일대는 KTX와 GTX-A, 공항철도,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 등이 모인 광역교통의 중심이지만 철도 선로와 넓은 도로가 보행권을 단절하고 있다. 하루 수십만명이 오가지만 역을 빠져나온 방문객이 주변 거리에 머물거나 소비할 만한 공간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서소문, 순화동, 봉래동 개발은 각각 떨어진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축을 완성하는 퍼즐"이라며 “광화문과 시청 중심이던 CBD의 업무·개발축이 서울역 방향으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서리풀1지구 주민들, 11일 국토부 앞 집회…“공공임대 80% 재검토해야”

서울 서초구 서리풀1지구 토지주와 원주민들이 공공임대주택 비율 재검토와 재정착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연다. 서리풀1지구 총주민대책위원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세종특별자치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공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일반분양 확대, 토지주·원주민 재정착 방안 마련, 정당한 토지 보상 등을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3일 에너지경제신문에 밝혔다. 대책위는 서리풀1지구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주민들이 약 55년간 재산권 제약을 감내해 왔지만, 공공개발이 본격화되면 정작 기존 토지주와 원주민이 지역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길 건너 강남과 양재가 개발되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주택이나 농막 설치조차 제한받으며 국가 정책에 협조해 왔다"며 “토지 보상금에서 양도소득세까지 부담할 경우 기존 주민들이 개발 이후 이 지역에 다시 정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논의되는 공급계획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80%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대책위는 “공공주택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1700여명의 토지주와 원주민의 희생을 전제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일반분양 확대와 실질적인 재정착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 내 인구구조와 도시 활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대책위는 서울 강서구 가양지구를 사례로 들며 “영구임대와 공공임대 중심으로 조성된 이후 장기간 주택 손바뀜이 제한되면서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 학교 통폐합, 지역 활력 저하 등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울 송파구 일부 장기전세주택에서 거주기간 만료를 앞두고 분양전환과 거주 연장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점도 언급했다. 특정 주택 유형에 편중된 공급정책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대책위의 입장이다. 대책위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은 필요하지만 일반분양과 토지주·원주민 재정착이 함께 이뤄져야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처리 방식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대책위는 경부고속도로가 현행 계획대로 지상으로 통과할 경우 지구가 동·서로 단절되고 소음 문제로 주거환경과 개발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지하화 또는 이에 준하는 대책을 요구했다. 앞서 대책위는 국토부와의 면담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율 재검토와 일반분양 확대를 비롯해 생활대책 및 협의양도인주택 제도 개선,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등을 공식 건의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국가 정책을 믿고 장기간 희생해 온 주민들이 개발 이후에도 기존 생활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그린벨트 풀어서라도 집 짓겠다”…서울 입주절벽에 공급 총력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고 입주 물량은 절반 이하로 줄면서 주택 공급에 다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과거 착공 부진이 현재 준공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부는 도심 공급과 비아파트 공급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07%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8년 8.9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집값 상승 배경에는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시장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22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4% 감소했다. 6월 한 달 기준으로는 1561가구에 그쳐 전년 동월보다 82.1% 줄었다. 국토부는 현재의 준공 감소가 과거 착공 부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소요되는 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과거 착공 부진이 최근 서울 준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전체 주택 착공이 2023년부터 지속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그 영향이 당분간 준공 부족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준공은 공사를 마쳐 실제 입주가 가능한 주택을 뜻한다. 당장 시장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가 줄면 기존 세입자의 이동과 전세 매물 순환도 약해질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준공 물량 감소는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에 먼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 입주 아파트가 줄면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해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로 내놓는 물량도 감소해 전셋값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시장 불안이 올해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의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준공 감소에는 금리와 공사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함 랩장은 “2022년 금리 인상과 지방 미분양 적체, 원자재 가격 상승, 공사비 증액, PF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착공 물량 감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정책 발표와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가 꼽힌다. 함 랩장은 “정책 공급과 시장 공급 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있다"며 “공급이 비탄력적인 데다 착공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려 현시점에서 공급 체감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지표를 기존 인허가에서 착공 중심으로 바꾸고 후속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준공 물량으로 이어지려면 우선 착공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9·7 대책을 통해 시장 체감도가 높은 착공을 공급 관리 목표로 설정했고, 1·19 방안 등 후속 조치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9·7 대책을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주택 수요 전망에 맞춘 공급 목표를 제시하고, 1·19 방안에서는 도심 내 우수 입지를 활용한 약 6만가구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지난 5월에는 매입임대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와 업계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 사항도 검토해 추가 공급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며 “공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국토부 장관이 된 후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공급 가능한 택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중장기 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역대 정부도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활용해 왔다. 참여정부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 일대 그린벨트를 풀어 위례신도시를 조성했다.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강남·서초·강동과 수도권 일대 약 34㎢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윤석열 정부도 2024년 서울 서초구 일대 221만㎡를 해제해 2만가구 규모의 서리풀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는 단기 공급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토지 보상과 지구 지정,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등을 거쳐야 해 실제 입주까지 통상 8~10년이 걸린다. 주민 반발과 행정소송, 지자체 협의도 변수다. 서리풀2지구는 주민과 종교단체가 공공주택지구 지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사업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공급 부족과 세제 개편, 금리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함 랩장은 “단기적으로는 서울 전세시장 불안과 선호 지역 매매가격의 방어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8월 세제 개편으로 주요 지역에서 매물이 나오고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 가격 상승세는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와 내년에는 공급 부족이 여전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금리 인상 기조와 세제 강화를 감안하면 강남 등 초고가 주택은 일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세제 개편 이후 절세 매물이 단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는 8월과 보유세 과세기준일 직전인 2027년 5월 말, 유예기간 종료를 앞둔 2027년 말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초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매물 가뭄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매 매물이 늘더라도 전월세시장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내 집에 들어가 살겠다'는 수요가 늘면서 강남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고, 고액 전세 부담 탓에 월세 계약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그린벨트 해제는 중장기 공급 기반을 넓히는 수단인 반면 당장의 입주 절벽을 해소하려면 기존 정비사업과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 계획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하반기 서울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여의도 재건축 선발주자 대교아파트, 이주 준비 ‘예열 중’

“이사 가야죠. 주민들도 다 기다린 재건축인걸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이사를 준비 중이라는 주민 A씨는 위와 같이 말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올해 하반기 이주를 앞두고 있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5월 19일 대교아파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했다. 조합설립 2년 4개월 만이다. 이로써 서울시 최단기간 재건축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사업장으로 지정돼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결과다. 이날 찾은 대교아파트 단지 내부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곳곳에는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내건 “여의도 최초 관리처분인가를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과 함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6월 27일 진행한 '이주 및 사업추진 설명회'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삿짐을 싣기 위해 이중주차를 해둔 화물차 등 이사를 서두르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교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주민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라며 “관리처분인가 이후 전월세 매물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C씨는 “주민들이 분주하게 이주를 준비 중"이라며 “보통 인접한 근방으로 이동하기보다는 대방동, 신길, 공덕, 김포 등 다양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따라 대교아파트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올해 10월부터 이주와 철거 절차에 돌입한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49층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존 576가구였던 단지 규모도 크게 확대된다. 총 912가구(임대주택 144가구 포함)로 조성되고,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13가구에 달해 향후 청약 시장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교아파트는 구글 베이뷰 캠퍼스, 일본 아자부다이 힐스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담당한다. 일각에서는 대교아파트가 여의도 일대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재편하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10월로 예정된 이주 일정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민 D씨는 “아직 이주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단지 경비원 E씨 역시 “몇몇 사람들은 이사 가는 분위기지만, 인가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이 빠져나가지는 않았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조합은 7월 20일 명도소송 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이주 단계를 최대한 지체 없이 처리하기 위해 명도소송 절차를 선제적으로 밟겠다는 의도다. 앞서 열린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현의 오동준 변호사는 “과천 주공 8·9단지의 경우 이주에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명도소송은 소유자, 점유자, 임차인, 기타 권원자 모두가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변호사는 “이주 기간 내에 퇴거하면 문제가 없고, 착공 이후에는 물가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이주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주민들이 원하던 재건축이라 최대한 빨리 이주하려 할거다"라며 “그러나 10월에 시작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한두 달 정도는 지연이 불가피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교아파트의 '초스피드' 재건축 사례는 인근 노후 단지들에도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한양, 삼부, 목화 등 15개 안팎의 노후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대교아파트를 신호탄으로 여의도 전역의 정비사업 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진영 기자 ijy@ekn.kr/정수빈 인턴기자 chloejung0318@gmail.com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임대사업자 절반이 고령층…전월세 불안, 뿌리는 ‘노후 대비 부족’

집값 상승과 함께 전월세 가격도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임차료 상승과 전월세난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수요로 이어져 다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불안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임대차 시장의 공급 구조를 지목한다. 개인들, 그중에서도 영세한 개인들이 전월세 공급의 주축이 되다 보니 개인의 자산 상황과 심리에 따라 시장이 크게 변동한다. 임대시장의 공급 주체가 중장년·고령층에 쏠려있는 것은 이들 상당수가 노후 소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임대소득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그 대안으로 주택연금 같은 고령층 자산 유동화 활성화 방안이 고려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개인보다 기업형 임대차가 활성화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197만2000가구(23.2%)를 제외한 649만8000가구(76.8%)는 민간에 의존하고 있다. 개인 공급자 상당수는 고령층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0대 이상 고령층 부동산임대업자는 123만7494명으로, 전 연령대 임대사업자(242만9333명)의 절반을 넘는다. 50대를 포함한 비중은 79%에 달해 사실상 임대시장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고령층 자영업자 중에서도 부동산임대업이 서비스업(48만7918명), 소매업(32만6379명), 운수·창고·통신업(29만7858명)을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은 389조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고령층 자영업자의 경우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8.1%로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은행은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동산업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은퇴 이후 재취업 문이 좁다 보니 초기 투자비가 적고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다세대 임대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전월세 시장의 공급 축이 '생계형 고령 임대인'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전월세 시장 공급이 생계형 고령 임대인에게 기대지 않으려면 고령층이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 유동화 수단이 활성화 돼야 한다. 그러나 2025년 말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 가구는 15만71가구이며 가입률은 약 2%에 불과하다. 주택연금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상속문화와 낮은 급여수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22년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서'(5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월지급금이 적어서'(47.2%)가 뒤를 이었다. 2020~2021년 주택 가격 급등기에는 기존 가입자들의 해지 후 매각 사례가 급증(46.3%)해 제도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에도 타격을 줬다. 가입률은 낮지만 수요 자체는 오히려 늘고 있다. 국가 주택연금의 가입 상한선은 공시가격 12억원이다.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수요를 흡수하려는 민간 상품이 지난해 5월 출시돼, 출시 1년 만에 가입금액 3300억원을 넘어섰다. 국토연구원은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고령 가구의 자산 구조가 금융자산보다 주택자산 비중이 높은 특징이 있어, 그들이 보유한 주택자산을 활용해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주택연금제도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 4가지(주거이동 허용형 주택연금 제도 도입·주택연금 자녀승계형 제도 도입·취약 고령층 우대형 주택연금 지원 확대·저가주택 주택연금 가입비용 부담 완화)를 제안했다. 현재 주택연금 제도는 담보로 설정된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구조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 생활 과정에서 자녀의 육아 지원을 위해 거주지를 옮긴다거나, 의료시설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주거환경을 변경하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 생활 여건 변화에 따라 주거 이동을 선택하더라도 주택연금 이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택연금 자녀승계형 제도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한 이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자녀가 연금 계약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가입자가 사망하면 연금 계약이 종료되고 담보주택을 처분해 대출잔액을 정산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잔여가치가 있으면 상속인에게 반환되지만, 주택 자체를 유지하면서 연금 계약을 이어받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녀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수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자녀승계형 제도가 가입시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저가주택을 보유한 취약 고령층의 노후소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취약 고령층 우대형 주택연금 지원 확대도 제안했다. 이들은 기초연금이나 공적 이전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을 고려하면 노후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저가주택은 일반형 주택연금에 가입해도 월 지급액 수준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기초연금 수급자 등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는 더 높은 지급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저가주택 보유 고령층의 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가입비용 부담 완화 방안도 제안됐다. 주택연금 가입 시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초기 보증료와 연보증료 등이 부과된다. 이는 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위한 장치지만, 일부 고령가구에게는 부담으로 인식될 수 있어 이를 조정하거나 일부 경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의 자산 유동화를 활성화해 과도한 대출로 임대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고령층 비중을 줄이고, 대신 기업형 임대차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나온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당초 주택임대차보호법상 2년보다 길고 저렴하게 임대료를 유지한다는 좋은 취지로 등록 임대 사업자 제도가 도입됐고, 2017~2018년 양도소득세 감면 등 강한 혜택을 주며 활성화됐다"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영세 임대인들이 양도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로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러한 무자본 갭투자 구조가 결국 전세사기의 기본 토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의 양도차익 추구 전략을 배제하고, 임대료 등 운용수익 위주로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는 개인이 담당하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장기 임대차를 유도하는 기업형 임대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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