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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안 부러운 송파의 심장…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시동’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마치고 조합 설립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고 45층, 총 9218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하는 계획이 공개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주요 관심 사업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단지 중심부 상가를 정비구역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상가 제척' 문제가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향후 사업 추진의 변수로 지목된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사업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다.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사업 단계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단계로 분류돼 있다. 추진위는 전체 구분소유자 기준 조합 설립 동의율이 약 79%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조합설립인가를 위해서는 공동주택 각 동별 과반수와 토지면적 70% 이상 등 추가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전체 토지등소유자는 5567명이다. 추진위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합 설립 인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은 기존 5540가구에서 3678가구 늘어난 총 9218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최고 층수는 45층이며 임대주택 750가구가 포함된다. 정비구역 면적은 53만944.4㎡이며 예상 용적률은 269.52% 수준이다. 사업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정비계획안상 추정비례율은 87.01%로 산정됐으며 총수입은 약 24조2847억원, 총지출은 약 7조8972억원으로 추정됐다. 권리자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약 25억원, 전용 150㎡는 약 37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정비계획안에는 조합원 전원이 전용 85㎡ 초과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물량을 배분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선수촌은 낮은 용적률과 대규모 부지, 송파권 입지를 고려하면 사업성이 양호한 편"이라며 “업계에서는 중앙상가를 제외할 경우 용적률이 150%대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노후 단지와 비교해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기존 용적률이 약 137%로 낮고 대지지분이 넓어 일반적인 노후 단지보다 사업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 속도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사업성이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예전보다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라며 “공급 부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행정 대응도 적극적이고 전자투표 등 시스템 개선으로 조합 설립 절차도 효율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선수촌은 이미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을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정비구역 지정 이후 절차가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상가와 분리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도 사업 지연 요인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워낙 크고 성내천, 녹지, 비오톱 등 검토해야 할 요소가 많아 행정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가 높고 고급화 선호도 강해 사업성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빠르게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단지 내부에서는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기존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난다. 최근 단지를 찾았을 때 단지 곳곳에는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건설사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성내천과 녹지축을 따라 형성된 쾌적한 환경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올림픽선수촌을 '최종 정착지'로 선택했다는 한 주민은 “반포나 압구정처럼 압도적인 상징성은 아니더라도 올림픽선수촌에 산다고 하면 어디 가서 뒤처지는 느낌은 없다"며 “올림픽공원과 성내천, 학군, 교통까지 갖춘 단지라 한 번 들어오면 잘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단지 안에 사는 경우도 많고, 이곳에서 자란 사람들이 결혼 후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외부로 나가기보다 단지 내에서 더 넓은 평형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9호선 라인에 있고 잠실 생활권과도 가까운 데다 단지 안에 하천과 녹지가 어우러져 사계절 분위기가 좋다"며 “평일이나 주말에 단지를 걸어보면 도심 아파트라기보다 외국 주거지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공원은 물론 석촌호수, 방이동 먹자골목, 삼성동 접근성도 좋고 하남·미사·양평·강원권으로 이동하기도 편하다"며 “압구정 현대나 아시아선수촌처럼 최상급 입지는 아니더라도 대지지분과 입지 가치를 고려하면 보유 가치가 큰 단지"라고 평가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이후 호텔급 고급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난다. 낮은 용적률과 넓은 대지지분, 높은 중대형 평형 비중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가 높고 고급화와 쾌적성 유지에 대한 선호가 강한 만큼 향후 평형 구성과 일반분양 물량, 추가분담금 등을 둘러싼 조율은 변수로 남아 있다. 가격은 이미 높은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3㎡는 올해 5월 2일 14층 물건이 28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22일에는 7층 물건이 27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KB부동산 기준 같은 평형 매매 일반가는 28억5000만원 수준이며, 매물 평균 호가는 30억원을 웃돈다. 전세가격과 비교하면 재건축 기대감이 매매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같은 기준 전세 일반가는 8억5000만원 수준으로, 단순 전세가율은 약 30%에 그친다. 인근 중개업계 관계자는 “현재 올림픽선수촌은 단순 저평가 단지라기보다 송파권 대단지 입지와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지난해 말부터 매물 품귀 현상이 이어졌고 최근에도 일부 평형에서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 83㎡ 등 주요 평형은 20억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고 매도 호가도 30억원 안팎에 형성돼 매수 문의가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림픽선수기자촌은 단순한 노후 대단지가 아니라 송파 동남권의 교통, 학군, 공원 인프라가 결합된 상징성 있는 재건축 후보지"라며 “기존 5540가구만으로도 서울에서 보기 드문 규모인데 재건축 이후 9200가구 이상으로 계획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관점에서는 단순히 대단지라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조합설립인가 시점, 정비구역 확정 여부, 상가 제척 논란, 공공기여, 향후 공사비와 추가분담금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며 “실거주 관점에서는 올림픽공원과 성내천, 5·9호선 교통망, 학군을 갖춘 송파권 대단지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림픽선수촌 재건축이 단순한 노후 단지 정비를 넘어 강남권을 대표하는 신도시급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선수촌은 규모와 입지를 고려할 때 주요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업장"이라며 “단순히 시공권 경쟁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설계사 간 컨소시엄보다는 개별 설계사의 창의적인 제안을 유도해 단지 전체의 상징성과 미래 주거 모델을 구현하려는 방향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재건축 이후에는 글로벌 호텔과 복합개발 사례를 참고해 건축 디자인과 커뮤니티,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는 고급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이 순탄하게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비계획안 공람 과정에서 단지 중심부에 위치한 올림픽프라자상가와 BNK스포츠센터가 정비구역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올림픽프라자상가는 약 6200평 규모, BNK스포츠센터는 약 1000평 규모로 두 부지를 합치면 7000평이 넘는다. 상가 소유주들은 단지 한복판 핵심 부지를 제외한 채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반쪽 재건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등기부상 동일 단지로 운영돼 왔음에도 필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외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상가 소유주의 상당수가 아파트를 함께 보유한 주민들인 만큼 독립정산 방식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추진위원회는 상가 측이 과거 독립 재건축 의사를 밝혀왔던 만큼 지금 와서 재건축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추진위는 상가와의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가 제척 문제와 수천 명의 이해관계자 조율이라는 과제를 얼마나 원만하게 해결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 상가를 제외한 사업 추진이 새로운 선례로 자리 잡을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아산탕정·고양삼송 주택개발리츠 일반공모…“3개월 투자에 연 7.5% 배당”

충남 아산탕정 공동주택과 경기 고양삼송 블록형 단독주택을 묶은 주택개발리츠가 오는 11일까지 일반공모에 나선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0년 아산탕정·고양삼송 패키지형 주택개발 리츠 사업자를 공모한 이래로 6년 만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산탕정고양삼송주택개발리츠는 교보증권 주관으로 99억원 규모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주식은 제2종 종류주 198만주이고, 주당 모집가는 5000원이다. 리츠 지분은 사모 70%, 공모 30%로 구성된다. 사모 투자자는 현대건설(제1종 종류주, 16.56%), 현대건설(보통주, 13.34%), 농협생명(보통주, 7.35%), 신한라이프생명(보통주, 6.06%), 코리아에셋리츠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3호(보통주, 26.69%) 등이다. 투자기간은 공모주식 출자일로부터 약 3개월 경과한 시점으로 투자 기간이 길지 않다. 배당수익률은 연 7.5%로 유상감자시 지급재원은 현재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통해 지급될 예정이다. 3개월이라는 짧은 투자기간과 연 7.5% 배당수익률에 대해 교보증권 관계자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식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일반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어 재원이 충분하고, 리스크가 없는 준공 이후 정산하는 시점에 공모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투자 기간이 짧다 보니 사업 이익이 크게 변동하지 않아 일반 투자자 모집 활성화를 위해 연 7.5%라는 수익률을 책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일반공모는 누구나 소액으로 부동산 간접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리츠 본연의 취지에 맞춰 일반 투자자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상품은 LH 공공택지를 활용하고 리츠가 사업 시행자로 참여해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건설·분양하는 방식이다. LH는 미분양 주택의 매입 확약을 통해 사업 리스크를 분담한다. 앞서 2020년 LH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세교리 일원 아산탕정 2-A11블록 공동주택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신원동 일원 고양삼송 블록형 단독주택 사업을 패키지형 주택개발리츠로 묶어 리츠 사업자를 공모했다. 당시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건설·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된 이후 시행법인인 아산탕정고양삼송주택개발리츠가 설립됐다. 자산관리회사(AMC)는 LH가, 시공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맡았다. 아산탕정 사업은 787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자이 아산센텀', 고양삼송 사업은 107가구 규모 '힐스테이트 삼송 더카운티'로 각각 공급됐고 모두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현재 준공과 보존등기 절차를 마치고 입주가 진행 중이다. 해당 리츠는 개발형 사업 특성상 수분양자들의 잔금 정산이 마무리되는 대로 즉시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5월 중순 기준 아산탕정 공동주택은 잔금 납입율이 99.8%에 달해 안정 궤도에 올랐지만 고양삼송 블록형 단독주택은 잔금 납입율이 87.8%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교보증권 관계자는 “현재 전체적인 사업비 배분이나 지출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다만 사업 청산을 위해서는 미납 잔금 정리가 필수적인 만큼 시공사 측에서 기존 수분양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이슈&인사이트] 진보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나는 역설

한국 정치의 역설은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비즈 한국(2025.5.30.)에 의하면 보수 정권의 전국 지가상승률은 김영삼 3%, 이명박 16%, 박근혜 10%, 윤석열 11% 등 평균 8%지만, 진보정권의 지가 상승률은 김대중 38%, 노무현 34%, 문재인 38% 등 평균 36.7%로 3배 이상 높다. 경실련(2025.6.25.)이 정권별 서울 아파트 상승률 순서를 보면 문재인 119%, 노무현 80%, 박근혜 21%, 윤석열 1%, 이명박 –10% 순이다. 역설은 규제가 심할수록 아파트 상승률은 높다. 진보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저에는 '토지는 공공재'라는 사상과 '땀 흘려 일한 소득이 부동산 불로소득 보다 우대받아야 한다'라는 철학이 있다. 진보정권은 집권하면 핵심 가치를 “토지공개념"에 두고 온갖 '강력한 과세' 정책을 펼친다. 문재인 정권의 '투기와의 전쟁'이 그 사례다.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출 제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부활 등 강력한 26번의 규제책들을 잇달아 쏟아냈지만, 집값은 폭등했다. 이재명 정권의 투기와의 전쟁도 이와 유사성을 보인다.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구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했으며,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로 진정되는 것 같던 집값 급등세가 재현되고 있다. 진보정권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은 진보정권과 보수 정권의 교체 과정에서 부동산 규제와 해제를 반복하면서 빚어진 시차 현상이다. 부동산 규제의 핵심은 부동산 세제다. 부동산을 보유할 때 내는 보유세와 부동산을 거래할 때 내는 거래세로 나눈다. 선진국은 '보유세 중심'이라면 한국은 '거래세 중심' 구조다. 미국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1% 수준으로 높지만, 한국은 0.2% 내외로 낮다. 반면 선진국의 양도소득세는 보유 기간에 따라 20% 내외로 매우 낮다. 한국은 양도소득세가 높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세로 최고 82.5%에 육박하는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한다. 주요 선진국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 기조가 “보유는 무겁게, 거래는 가볍게"라면 한국의 기조는 “보유는 가볍게, 거래는 무겁게"로 요약된다. 이것이 진보정권에서 부동산값 폭등이 일어나는 원초적 오류다. 진보정권은 부동산 규제로 양도소득세를 중과한다. 그런데 문제는 양도소득세는 양도할 때 발생하는 세금으로 양도를 안 하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동산 소유자들은 진보정권 하에서 거래를 중단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난다. 여기서 매물 잠김이 가능한 것은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거래세에 비해서 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곧이어 등장할 보수 정권에서 양도세를 인하할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은 가수요를 불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제일 먼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 그러면 부동산 소유자들은 이때 부동산을 처분한다. 역설적으로 보수 정권에서 부동산 거래가 촉진되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 진보정권에서는 열심히 부동산 규제를 해서 매물 잠김이 일어나고 보수 정권에서는 규제를 해제해서 매물 거래를 촉진한다. 정권에 따라 부동산 규제의 냉탕과 온탕이 교체되는 학습효과로 부동산 투기의 독버섯이 자생한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하여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가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과 철학을 가지고 원칙을 세워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이 땀 흘려 일한 근로 소득자와의 자산 격차로 인한 세대 간, 계층 간 불평등의 심화가 일어나는 구조를 차단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동산 규제를 징벌적 제재 수단이나 세수 증대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면서 투기가 합리적으로 제어되는 “거래는 가볍게, 보유는 무겁게"하는 선진국의 세제를 타산지석 삼을 일이다. bienns@ekn.kr

‘분양 마케팅’에서 ‘지역 마케팅’으로…건설업계의 변신

경품·판촉 중심 홍보 탈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상생 전략 주목 아이에스동서, 펜타힐즈W 분양 앞두고 교육·문화·상권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 “사업하고 떠나는 건설사 아닌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인식 변화 경산=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건설업계 마케팅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견본주택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경품 제공이나 청약 고객 모집 중심의 단기 판촉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이른바 '로컬리즘(Localism) 마케팅'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건설사들은 사업 부지를 확보해 주택을 공급하고 분양을 마친 뒤 지역을 떠나는 '스팟(Spot)성 사업' 방식으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기여보다는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 상생 가치가 강조되면서 건설업계 역시 지역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는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지역민의 신뢰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역과의 유대감을 강화할수록 기업 이미지가 개선되고 장기적으로는 분양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아이에스동서(IS동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경산 중산지구에서 추진 중인 '펜타힐즈W' 사업과 연계해 다양한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존 건설사들의 마케팅 방식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스동서는 경산지역 사업을 본격화한 2020년 이후 매년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성금을 기탁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달 분양 예정인 '펜타힐즈W 1단지'의 마케팅 과정에서는 교육·문화·체육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제로 한 교육 특강을 비롯해 지역 스포츠 문화 활성화를 위한 스크린골프대회, 주민 참여형 문화 콘텐츠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중산지구 일원에서는 대구MBC와 함께 지역 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욱수마켓'도 열린다. 지역 농가와 생산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로컬푸드 판매뿐 아니라 버스킹 공연과 먹거리 행사 등을 결합해 지역민과 입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 형태로 마련된다. 예비 청약자와 지역 주민을 위한 정보 제공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6월 첫째 주말부터 셋째 주말까지 견본주택에서는 '청약 토크쇼'가 진행되며, 중산호수공원 야외공연장에서는 문화 페스티벌이 열린다. 또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구독자 177만 명을 보유한 부동산 전문 유튜버 '부읽남(부동산 읽어주는 남자)'을 초청한 특별 강연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 흐름과 실수요자의 대응 전략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분양 마케팅을 담당하는 빌사부·대영레데코 송원배 대표는 “상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요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사를 확대하는 것이 좋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실수요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로컬리즘 마케팅이 단순한 홍보 전략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결국 소비자 선택을 받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오세훈 5기 출범… 서울 부동산 판도 바뀌나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5선 시장에 올랐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 영등포, 동작, 양천, 광진 등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오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선거 과정 내내 서울 최대 현안으로 부동산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상승을 지적하며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공공 주도 공급 확대와 세제·금융 규제를 통한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는 같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오 시장의 5선 성공으로 서울시는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확대 정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핵심은 '신속통합기획 2.0'이다. 단순히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행정절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착공과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전 과정을 압축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특히 사업성이 확보되고 인허가가 상당 부분 진행된 85개 정비사업장, 약 8만5000가구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추진위원회 절차 생략,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통합 처리 등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실제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오 시장의 5선 성공으로 정비사업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되면서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서초·목동·성수 일대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마무리되거나 본격화되며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강남권에서는 대치쌍용1차 재건축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선정됐고, 개포우성6차 역시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4구역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5구역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 경쟁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며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전의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 서초권에서는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에서 삼성물산이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서초 진흥아파트 역시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는 목동 재건축 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사업장으로 꼽히며 정비계획 수립과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재개발 분야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주목받고 있다. 성수1지구는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성수4지구는 향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과 함께 한강변 초고층 개발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으며 서울 재개발 시장의 대표 사업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시공사 선정 총회와 입찰 절차가 잇따라 진행된 것도 정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주요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 총회와 입찰 절차를 서두른 것은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오 시장의 연임으로 신속통합기획과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조합과 건설사 모두 사업 추진 속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의 성패는 서울시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는 공사비 급등과 이주비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이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금융 규제 등 핵심 제도 역시 정부와 국회의 권한에 속한다. 이 때문에 향후 4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 조율이 주택공급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6·3 지방선거 이후 1·29 주택공급대책 후속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주요 사업지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과천시 과천경마장과 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개발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부지에 약 98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신계용 과천시장이 지방선거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3선에 성공하면서 사업 추진에 적잖은 부담이 생겼다. 과천시는 이미 지식정보타운과 과천·주암·갈현지구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교통과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서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는 1·29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실적으로 8000가구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급 규모를 확대할 경우 학교와 공원, 도로 등 기반시설을 추가 확보해야 하고 도시개발계획 변경 절차까지 다시 밟아야 해 사업 일정이 수년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민 반발도 변수다. 용산 주민들은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과밀 개발과 교통 혼잡, 교육환경 악화가 우려된다며 정부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별도의 대응 조직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태릉CC 개발사업 역시 서울시와 정부가 이견을 보이는 사업이다. 정부는 노원구 태릉CC 부지에 68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교통 혼잡과 역사문화환경 훼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절차도 적지 않다.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확대 정책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 중심 공급 전략이 향후 어디에서 접점을 찾느냐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값 상승 조짐과 3기 신도시 입주 지연이 겹치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도시계획·인허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와 정면 충돌보다는 일정 수준의 정책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북권 개발 역시 오세훈 5기 시정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아 정비사업이 더딘 강북 지역에 2031년까지 1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환승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는 최대 1300% 수준의 고밀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의 대표 정책인 모아타운 사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아타운은 사업성이 부족해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블록 단위로 통합 개발하는 사업으로 현재 서울 24개 자치구 132개 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 시장의 연임으로 정책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중랑·강북·강서·금천·구로 등 주요 사업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세제와 금융을 통한 수요 관리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거주 목적 주택은 보호해야 하지만 사치품 수준의 주택이라면 서구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세제·금융·규제·공급 정책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며 세제 개편이 7월 중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전세대출 확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제도에 대해서도 “시장을 왜곡하는 제도"라며 “사라져 가는 추세이고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전세 소멸은 정상화가 아니라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정책 참사"라며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서울의 전세난은 수요 변화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거친 규제로 공급 감소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과도한 대출 규제, 다주택자 압박이 전세 공급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섰는데 정부는 최대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수준으로 묶어 놓고 있다"며 “현금 7억원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전세를 역사의 유물처럼 평가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오 시장은 전세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가 전세난의 원인이라고 맞서면서 향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가 더욱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논쟁의 핵심은 공급 부족을 볼 것인가, 투기 수요를 볼 것인가의 차이"라며 “서울시는 전세 공급 감소와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고, 정부는 보유세와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의 재선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부담 강화와 전세제도 정상화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상당 부분이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과거처럼 세금에만 반응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비강남권은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집 사모아도 부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 든 ‘보유세 칼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오는 7월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을 공식화했다.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공급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투기 목적 주택 보유와 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강한 규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금융·규제·공급 정책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언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보유세 관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부동산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주용으로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보호해야 하지만 사치품 수준이 돼 있다면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투자·투기용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걸 시장에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에서 제기돼 온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가능성을 사실상 공식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체계, 장기보유특별공제, 다주택자 과세 방식 등이 7월 세제 개편 과정에서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금융기관에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몇 채씩 사두면 일하는 것보다 돈이 더 벌린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에서 탈피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작용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무도 일할 마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자본이 부동산에 매여 생산적 역량에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이 산업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인식이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형태의 사금융"이라며 “지금은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부동산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을 둘러싼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전세 물량이 감소한 것은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신 정부가 향후 임대 공급을 확대해 평범한 중산층도 부담 가능한 주거 여건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공급 확대 필요성은 분명히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인허가와 착공이 모두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며 “신축이든 신규 택지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외곽 신도시 확대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린벨트를 훼손해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지방이 죽는다"며 재건축·재개발과 기존 도심 공급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취임 이후 1년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원래 서울의 핵심 의제"라며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언제나 부동산 정책이 욕을 먹는 곳"이라며 “선거에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날 발언을 통해 새 정부가 공급 확대 기조는 유지하되 보유세와 금융 규제를 활용한 수요 억제 정책을 병행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7월 세제 개편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를 병행하겠다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보유세와 전세제도, 대출 규제 등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게 나타난 만큼 상당 부분이 7월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과 하반기 부동산 종합대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선 후 ‘부동산 공급정책 엇박 지속’…7월 세제 강화 수위도 미지수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 연임에 성공하면서 서울시는 부동산 정책 일관성을 확보했지만 이재명 정부와의 공급 정책 방향성 불일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관심은 향후 7월 세제개편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이 골든 크로스로 역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가아파트가 밀집해 재산세와 종합 부동산세 부담이 급등한 강남3구와 한강벨트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 8곳(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영등포·용산·중구) 대부분에서 앞섰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문제가 됐던 잠실 7동 제2투표소에서도 오세훈 후보(3358표, 81%)가 정원오 후보(701표, 17%)를 앞섰다. 이재명 정부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큰 지역일수록 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1년 동안 상승률 상위 10개 구는 성동구(27.0%)·광진구(24.1%)·강동구(23.6%)·동작구(22.3%)·송파구(22.1%)·마포구(21.7%)·영등포구(18.7%)·중구(18.7%)·동대문구(18.0%)·용산구(16.6%) 순이다. 동대문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강남3구이거나 한강벨트다. 1년 전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구에서 승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표심이 뒤집힌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 등 7월 세제개편 수위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민주당 정부가 지방선거에서 서울을 탈환하지 못했다고 해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6·3 선거 당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한민국은 이미 집 값, 부동산 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대한민국은 부동산투기공화국을 탈출해야 한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이를 두고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하고, 정부가 기획하고 있는 바를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봤다. 신중론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보유세 등 추가적인 규제 강화는 있겠지만 어느 수준까지 강화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위원은 “그간 주택 가격 상승에 따라 전년도 공시가격만 반영해도 사실상 보유세가 증가했다"며 “선거 이후에 급격한 증세 조치보다는 실제로 강화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차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69%로 4년째 동결된 상태다. 그럼에도 지난해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18.67% 상승했다. 이는 2021년(19.9%)이후로 최고치다.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는 5% 미만, 6억원에서 9억원 구간에서는 10%대, 9억원 이상으로는 20% 이상 보유세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개편 불확실성 속에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킬 공급 역시 서울시와 정부의 엇박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와 서울시 간 정책 기조의 가장 큰 차이는 공급 주체다. 정부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공공도심복합개발 등 공공이 주체가 돼 주택을 공급하고자 한다. 시는 정비사업은 민간 중심으로 운영하되 공공은 지원 역할에 한정돼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둘 다 공급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공공 공급의 핵심 축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현재 사장 자리가 8개월 째 공석이다. 지난해 10월 이한준 전 사장 임기 만료 이후 이상욱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거쳐 현재는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의 대행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서 교수는 “사장이 있냐 없냐는 공급 속도에 큰 영향을 준다"며 “권한대행 체제는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 역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라는 정책의 연속성은 확보했지만 실질적인 결실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또 수도권 규제지역 내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주택 사업장은 약 32.3만가구에 달한다. 이 중에서 10만가구는 1년 이상 착공이 지연 중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기관별로 법령해석의 차이가 있다든지, PF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자재수급이 맞지 않아 공사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시가 정부와 발을 맞추지 않는다면 공급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업무 성격에 따라 금융위·산업부·환경부 등 여러 관계부처에 검토 의견을 받고 유권해석을 내리는 등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시 자체 권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의 금융·행정적 협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주춤하다가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 주(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5% 오르며 전주와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9% 오르며 전주(0.2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이 위원은 “집값이 상승하는 쪽으로 시장심리가 확정됐다"며 “물가·유가·환율 등 현재로서는 내릴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반도체 성과급·셔틀버스 효과에 들썩…동탄발 집값 상승, 수지·분당까지 번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통근 셔틀버스 노선을 따라 형성된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아파트 시장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성과급 지급 전망, GTX-A 등 광역교통망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화성 동탄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용인 수지·기흥, 수원 영통, 성남 분당 등 경기 남부 주요 주거지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5알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 주(6월 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60% 상승하며 수도권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탄구는 5월 셋째 주 0.46%, 넷째 주 0.49%에 이어 상승폭을 키우며 올해 누적 상승률 5.11%를 기록했다. 실거래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동탄역 인근 대표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0억원을 넘겨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16억원 수준이던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등 주요 단지들도 잇따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셔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역세권이 지하철 접근성을 의미했다면 셔세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통근 셔틀버스 노선이 지나는 주거지를 뜻한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두 회사 셔틀버스가 모두 지나는 이른바 '더블 셔세권'으로 꼽히며 출퇴근 편의성과 강남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거 이동 수요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천이나 청주 등 사업장 인근에 거주하던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이 동탄이나 수지 등으로 주거지를 옮기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 직주근접뿐 아니라 셔틀버스 노선, 광역교통망, 생활 인프라, 교육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거지를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탄 지역 사정에 밝은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기흥사업장 출퇴근이 가능하고 통근버스 노선도 촘촘해 반도체 종사자들의 선호가 높다"며 “2동탄은 동탄역과 청계동, 1동탄은 메타폴리스와 트램 예정지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성과급 기대감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6억~10억원대 1동탄 단지까지 관심이 번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기업들의 주거지원 제도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론도 나온다. 또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탄역 일대 상승세는 성과급 기대와 저금리 사내 주택대출이 동시에 반영되며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20억원 안팎까지 오른 가격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받아줄 후속 매수층이 충분한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GTX-A 개통과 동탄역 입지 프리미엄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며 “실거래 주체와 거래 지속성이 확인돼야 현재 가격 수준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셔세권 지역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용인 수지구는 8.38%, 성남 분당구는 6.21%, 수원 영통구는 5.75%, 용인 기흥구는 5.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1시간 내 통근이 가능하면서도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셔세권 현상이 단순한 단기 호재를 넘어 경기 남부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인접 상급지로 확산되는 이른바 '가격 전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하이닉스 성과급이 이천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이 높아진 수요자들이 동탄이나 용인 수지 같은 상급 주거지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성과급과 사내대출 등으로 형성된 자금이 경기 남부 주택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탄의 상승은 동탄에서 끝나는 현상이 아니라 경기 남부 전체 주거시장의 체급을 키우는 과정"이라며 “반도체 업황 호조로 유입된 자금이 동탄을 거쳐 분당과 판교 등 상급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분당은 입지와 교통망, 학군,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성숙한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입지 경쟁력에 신축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추가 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동탄은 GTX-A와 SRT 등 광역교통망 수혜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시장에서는 GTX-A 동탄역 접근성이 우수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 간 가격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탄이 반도체 산업 배후 주거지로서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입지와 학군, 생활 인프라가 집적된 분당·판교와는 다른 시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 상승폭이 커지면서 동탄구와 일부 경기 남부 지역이 향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광역교통망 효과가 당분간 시장을 지지하겠지만 정책 변화와 업황 사이클 역시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은 GTX-A와 반도체 산업 배후 수요를 기반으로 단기 상승 동력이 뚜렷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당·판교처럼 학군과 생활 인프라, 업무 접근성이 이미 집적된 상급지와는 다른 시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특히 분당은 1기 신도시 재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입지 경쟁력에 신축 프리미엄이 더해져 경기 남부권 내 가격 전이 효과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25% 상승하며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과 성동·동대문 등 동북권이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최근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산업 호황을 배경으로 한 경기 남부 '셔세권 벨트'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단순한 지역 호재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주거 선호가 결합된 새로운 주택시장 흐름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표 정비사업 공급, 실제 늘어난 집은 연 3800호…민간 중심 공급 실효성은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민간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5일 경실련이 에너지경제신문에 제공한 '2012~2025년 서울시 정비사업 주택 공급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시 정비사업을 통해 건립된 주택은 총 31만2493호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철거된 기존 주택이 25만9028호에 달하면서 실제 순공급 물량은 5만3465호에 머물렀다. 연평균 순공급 물량은 3819호 수준으로, 건립 세대수 대비 순공급 비율은 17.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주택 준공 물량은 연평균 6만6399호였지만 정비사업을 통한 순공급 물량은 연평균 3819호로 전체의 5.8% 수준에 그쳤다. 경실련은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효과가 크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 증가분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시장의 대표 주택정책인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용적률 완화 정책도 정조준했다. 대표 사례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용적률이 87%에서 274%로 3배 이상 높아졌지만 세대수는 5930가구에서 1만2032가구로 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역시 용적률은 3.2배 상승했지만 세대수 증가폭은 1.4배 수준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자산 양극화 문제도 제기됐다. 경실련이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와 상계주공9단지, 서초구 녹원한신아파트와 동아아파트를 비교한 결과 재건축 이전에는 가격 차이가 1~2억원 수준이었지만 재건축 이후에는 각각 약 3억원, 22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오세훈 시장이 제시한 31만호 착공 공약은 기존 주택 멸실 물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비사업을 통한 실제 순공급량은 크지 않은 반면 집값 상승과 자산 양극화 심화, 대규모 이주 수요에 따른 전월세 시장 불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정비사업 개발이익은 개인의 노력보다 용적률 상향과 공공 인프라 확충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불로소득 성격이 강하다"며 “공공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수해 주거 안정과 공공성 확보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은 선거 기간 내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대림1구역 재개발 현장 유세에서 “서울에는 빈 땅이 없다"며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순증 물량은 8만7000호라고 설명했다. TV토론에서는 공급 실적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임 시장 시절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의 후유증을 복구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오 시장은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380곳이 넘는 정비구역이 해제되면서 공급 기반이 약화됐고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취지로 맞섰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박 전 시장의 정비구역 해제가 서울 주택공급 부족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경실련이 제시한 연평균 순공급 3819호와 오 시장이 제시한 순증 8만7000호는 산정 기준 자체가 다르다. 경실련 수치는 2012~2025년 관리처분인가 사업을 기준으로 한 과거 실적 분석인 반면, 오 시장의 수치는 2031년까지 추진할 정비사업의 순증 효과를 추산한 미래 계획치다. 또한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포함한 향후 사업 후보지의 공급 잠재력까지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 효과를 평가할 때 순공급 물량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목 요인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정부는 2026년 1·29 대책을 통해 용산정비창 1만호, 태릉CC 6800호, 과천 경마장 일대 9800호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과 문화재 규제, 기반시설 확보 문제 등에 부딪히며 상당수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 공급의 70~80%는 정비사업에서 나오는데 이주비 대출이 막혀 주민들이 이사를 못 가고, 공사비는 몇 년 새 30% 이상 뛰면서 사업장마다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도로는 넓혀 놓고 중간에 병목을 만들어 놓은 것과 같다. 공급 확대 의지가 있다면 인허가보다 먼저 사업을 가로막는 병목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으로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신규 택지를 찾기 어려워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주택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정작 사업 현장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 때문에 이사를 못 가고, 공사비 급등 때문에 조합과 시공사가 충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도 사업을 실제로 움직이는 금융과 공사비 문제를 풀지 못하면 공급 목표는 숫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롯데 1.5조 PF 뚫었다’…중동신도시 개발 신호탄 되나

롯데건설이 시공·분양하는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주상복합 개발사업이 1조5000억원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이 부지에는 최고 49층 규모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자금조달로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규모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향후 노후계획도시 정비계획과 GTX 노선 추진 등 개발 호재가 맞물린 부천 일대 주택공급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5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부천시 원미구 상동 540-1 일대에 지하 8층~지상 49층 7개동 규모 공동주택 1859세대와 부대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에 대한 PF 금융 약정을 1일 최종 마무리했다. 이번 약정은 키움증권 주관으로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가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인수한 PF 자금 규모는 총 1조5000억원 규모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은 후순위 1556억원을 포함해 전체의 절반 가량인 7706억원을 인수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에 대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 미이행시 채무인수 의무를 진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지난해 7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그 이전까지는 홈플러스가 영업 중이었기 때문에 영업보상금 지급과 명도, 건물 철거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준비 자금을 위해 그 기간동안 7500억원 규모 장기 PF 대출을 조달한 바 있다. 2024년 5월 에프엘자산운용의 금융 주선으로 만기 6.5년으로 기존 브릿지론을 상환하고 필수 사업비와 금융비용을 마련한 바 있다. 하반기에 본격적인 공사 착공과 분양을 앞두고 기존 장기 PF를 이번 본 PF로 전환했다. 2년 전보다 PF시장 금리가 낮아져 금융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롯데건설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신용공여에 대해 고금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롯데건설은 지난해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공사대금채권 유동화 등으로 자금 조달을 다변화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왔다. 롯데건설은 이번 PF 실행에 따라 우발채무 2280억원을 전액 해소한다. 전체 우발채무 규모도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상업용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PF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6곳에 달하는 증권사가 한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부천 상동 일대 사업성이 주목된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입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동 지역은 1기 신도시 내에서 신규 공급이 드문 지역"이라며 “본 사업지는 해당 권역 내 우수한 입지"라고 말했다. 개발 용지인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은 2022년까지 홈플러스 전국 점포 중 매출 1위 자리를 장기간 지켜왔다. 지하철 7호선 상동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고 현대백화점, 뉴코아아울렛, 이마트 등 다른 상업시설도 인근에 밀집돼있다. 부지 인근에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밀집해 배후수요가 탄탄하다. 상동역 인근으로 라일락마을(대우유림·신성미소지움 아파트 등), 진달래마을(효성센트럴·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등), 다정한마을(삼성래미안·KCC스위첸 아파트 등), 행복한마을(금호어울림·서해그랑블2차 아파트 등), 백송마을(풍림아이원·동남디아망 아파트 등), 푸른마을(창보밀레시티·한라비발디 아파트 등), 하얀마을 (아이파크·주공 아파트 등) 1만3728세대 이상이 밀집해있다. 수도권 역세권 대규모 부지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부지는 3만7599㎡(약 1만1394평) 규모 부지다. 대규모 부지가 하나로 정리돼있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 여러 필지를 합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요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된다. 증권사가 PF 딜 검토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분양성이었다. 분양성을 고려할 때 부천 일대 개발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천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대상지이고, GTX-B·D 계획으로 교통 접근성도 향상될 전망이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용익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은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원도심 패스트트랙 도입하겠다고 했다. 중동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은 2035 부천시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계획(중동신도시) 수립에 따른 것이다. 부천 상동 택지개발지구는 1990년대 초에 먼저 개발된 중동신도시의 확장으로 1999년 착공돼 2000년대 초반까지 개발됐다. 정비계획을 통해 기준년도인 2022년보다 2만4000가구를 추가 공급해 8만2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은 18개소로 모두 주택단지 정비형이다. 특별정비예정구역 지정 원칙에 따라 기본 방침인 국토부 상 기준과 부천시 추가 기준이 구역별로 달리 적용된다. 현재 3000가구가 넘는 대상 구역은 미리내(4274가구)·한라(3372가구)·덕유(3363가구)·반달A(3570가구) 등이다. 현재 중동신도시 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기존 용적률은 215~225% 수준이다. 향후 정비사업이 본격화 되면 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50%에서 특별법상 최대 450%까지 용적률이 대폭 상향 적용될 전망이다. 용적률이 높아지는 만큼 공공기여 비율은 차등 적용된다. 기준 용적률인 350%까지는 증가분의 10%만 공공기여로 환수하지만 이를 초과해 최대 용적률인 450%까지 높일 경우 증가 용적률의 41%를 공공기여로 부담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용적률 인센티브와 공공기여 제도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이 일대 주택 공급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진행 중인 도시개발사업은 상동특별계획구역 복합개발·대장신도시 건설·종합운동장일원 역세권 융복합개발 등이다. 상동특별계획구역복합개발은 2020년부터 2032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이 민간투자비 6조9300억원을 들여 복합센터와 랜드마크타워를 세우고 콘텐츠기업용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계획 변경과 관련한 절차 이행 중인 상황이고 2028년에 단지 내 공사 착공·준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장신도시는 2019년에 수도권 3기 신도시, 부천 대장지구 선정 이후로 경기도·한국토지주택공사(LH)·부천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공공주택사업이다. 조 시장은 대장산단을 반도체·UAM 중심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광역교통 분야에서는 GTX-B·D와 대장-홍대선이 추진 중이다. GTX-B·D는 각각 2032년·2033년 개업 예정이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약 82.8km를 잇는다. 지난달 기준 재정 구간 공정률 5.7%, 민자구간 재정률 2.7%를 넘어 본격적인 공사단계에 진입했다. GTX-D노선은 서부권에서 출발해 서울을 지나 수도권 동부로 연결된다. 부천시는 지난해 7월 서부권광역급행철도사업을 확정하고 GTX-D노선 연계를 본격 추진했다.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와 홍대입구역을 잇는 약 20km 노선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2031년 개업 예정이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1조9000억원대 금융조달을 주선하며 사업 안정성이 확보되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읽혔다. 상동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천은 물론이고 인근 거주자들에게도 수요가 높은 부지"라며 “분양가는 다소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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