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인천시, 수봉공원 일대 고도지구 정비 ‘착착’ 진행...규제 완화 ‘가속도’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27일 40년 넘게 유지돼온 수봉공원 일대의 고도 제한 규제를 변화된 도시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수봉산(해발고도 107.2m)은 평탄한 시가지로 형성된 미추홀구 중심부에 입지 하고 있어 시를 대표하는 주요 랜드마크로 높은 상징성과 경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공원·녹지가 부족한 미추홀구에서 시민들에게 휴식과 문화 공간을 제공하고 인천의 역사와 유래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수봉공원 일대는 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1984년 고도지구로 지정됐으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건축물 높이가 15m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주택 정비나 재개발 등 개발사업 추진이 어려워 사업성이 떨어지고 노후 건축물이 점차 늘어나면서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등 지난 40여 년간 큰 변화 없이 도심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수봉 고도지구와 인접한 주변 지역은 고도 제한이 비교적 자유로워 정비사업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고밀·고층화가 가속화되는 추세로 수봉공원 일대와 주변 지역 간의 개발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수봉 고도지구 정비 용역'을 착수하고, 도시 여건 변화에 따라 조망점과 고도지구의 높이 기준을 재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규제 완화 작업에 돌입했다. 시는 앞으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경관시뮬레이션을 통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 높이 계획을 도출하고 수봉산이 지닌 경관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높이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정비는 시의 규제완화 정책과 연계해 통일성 있게 추진될 예정이다. 시는 이미 제물포르네상스 핵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유공원과 월미공원 일대의 고도 제한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며 건축물 높이에 대한 중복 규제를 해소하고 보다 유연한 관리를 위해 고도지구를 폐지하고 지구단위계획으로 일원화해 관리할 계획이다. 수봉 고도지구 역시 이러한 방식과 동일하게 정비해 나갈 예정이며 시는 정비 용역 결과 등을 반영해 오는 하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내년 2월경 최종 고시할 계획이다. 이철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수봉공원 일대의 고도 제한 규제를 완화해 시민들에게 더 나은 정주 여건을 제공하고 도심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경관을 조성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지역 간 균형발전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도시계획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ㅁㄹ했다. 아울러 시는 오는 7월부터 월미지구를 포함한 16개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전면공지에서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의 옥외영업이 가능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정비하기로 했다. 그동안 옥외영업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관광특구나 호텔 등 일부 장소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으나 2020년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2021.1.1. 시행)되면서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신고 절차를 거치면 옥외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전면공지의 경우 도시계획 측면에서 보행 공간 등의 활용을 위해 건축물 및 일체의 시설물 설치가 금지되어 있어 그동안 원칙적으로 옥외영업이 제한돼 왔다. 시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민생경제 회복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면공지에서의 옥외영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부터 인천연구원 정책연구를 통해 테라스형 전면공지의 지정 기준과 시설물 설치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 왔으며 올해 4월에는 시와 각 구가 공동으로 월미지구 등 16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옥외영업 허용 대상지를 선정했다. 내달에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와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를 거쳐 7월부터 음식점과 제과점의 옥외영업이 본격적으로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시는 이날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구역 내 복합문화커뮤니티를 건립해 원도심의 핵심 앵커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 2월 3일, ㈜디씨알이와 복합문화커뮤니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해당 시설은 현재 추진 중인 인천뮤지엄파크 건립 부지 내에 조성될 계획이며 총사업비는 약 12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복합문화커뮤니티 건립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의 공공기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지난 4월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으며 입지 시설의 종류와 규모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후 오는 9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향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사업시행자와 사업 범위, 업무 및 비용 분담, 기부채납 등 세부 사항을 포함한 협약을 체결하고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 착공, 2028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은 기존 노후 공장 이전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추홀구 학익동 587-1 일원 (1,546,747㎡)에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sih31@ekn.kr

현대건설, 개포주공 6·7단지 수주… 개포 일대 ‘디에이치 타운’ 꿈 이뤘다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아파트 재건축 마지막 사업지인 6·7단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개포동 일대가 '디에이치 타운'이 됐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 1~8단지 가운데 5개 단지를 자사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 아파트로 재건축했다. 26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6·7단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 대상자인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은 강남구 개포동 185번지 일원 11만6682㎡ 부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하 5층~지상 35층, 21개 동, 총 269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는 1조5138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6·7단지 재건축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르베르'를 제안했다. 6·7단지는 총 8개 단지 개포주공 아파트 중 마지막으로 재건축 되는 단지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 재건축 사업의 시작과 끝을 디에이치로 재건축 했다. 개포주공 최대 재건축 단지도 현대건설이 수주해 디에이치로 탈바꿈 시켰다. 개포주공 재건축의 시작은 2019년 8월 입주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다. 이 아파트는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 단지다. 현대건설의 고급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첫 적용된 아파트가 디에이치 아너힐즈로,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 해 들어섰다. 2015년 현대건설이 디에이치를 힐스테이트와는 별도의 새 주거 브랜드로 론칭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 주택시장에서는 디에이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당시만 해도 특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외에 또 다른 고급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수많은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디에이치 아파트가 얼마나 차별화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러나 디에이치 1호 단지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2019년 완공 후 고급화 아파트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기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디에이치는 첫 번째 브랜드 적용 단지만으로도 단숨에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 대표 브랜드로 단기간에 주택시장에 안착했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 중 최대 규모인 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 수주에도 성공해 디에이치를 적용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재건축 해 2023년 입주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6702세대 규모로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세대 수가 많다. 전국 기준으로도 네 번째, 서울에서도 세 번째로 세대 수가 많은 매머드급 단지다. 현대건설은 2021년 입주한 개포주공 8단지도 '디에이치 자이 개포'로 재건축했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토지 매입 시 투자자로 참여해 공동 시공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실질적인 재건축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독 시공한 단지다. 삼성물산이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 한 '래미안 블레스티지(2019년 입주)'와 GS건설의 4단지를 재건축 한 '개포지이 프레지던스(2023년 입주), 대우건설이 5단지를 재건축 하는 '개포 써밋 187(2030년 입주 예정)' 등 3개 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재건축이 디에이치 아파트로 지어지는 것이다. 특히 디에이치 1호 단지면서 개포주공 재건축의 서막을 연 디에이치 아너힐즈부터 최대 규모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개포주공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인 6·7단지도 디에이치 르베르로 지어지면서 개포 재건축 단지 일대가 디이에치 타운으로 완성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포주공 주민들께서 자사의 고급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에 신뢰를 보내주신 결과 개포 일대 재건축의 시작과 끝은 물론이고, 최대 규모 대단지도 현대건설이 수주할 수 있었다"며 “현재 수주를 준비 중인 압구정2구역과 성수1지구 등에서도 조합원들이 디에이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재건축 제안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그린 리조트 vs. 스틸 아트…외관 디자인으로 맞붙은 용산정비창 수주전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수주전이 단순한 기술력이나 시공능력을 넘어 외관 디자인 경쟁으로 번졌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도심형 리조트 콘셉트의 '보타닉 그린하우스'를, 포스코이앤씨는 물결을 형상화한 '웨이브 디자인'과 프리미엄 철강 마감재 '포스맥'을 앞세워 조합원들을 유혹하고 있다. 총 사업비 약 1조원 규모로, 단지 외관 디자인이 분양가·브랜드 이미지·청약률은 물론 향후 자산가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수주를 위해 최근 부지의 44%를 녹지로 구성하고,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과 협업한 테마형 정원 및 커뮤니티를 앞세운 '보타닉 그린하우스'를 제안했다. 에버랜드 조경 노하우를 접목해 8개 테마정원, 6개 광장, 다양한 산책로를 포함한 도시형 리조트 단지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고급 단지는 외관만으로 차별화되기 어렵다. 조경 특화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라며 “보타닉 그린하우스를 통해 도시형 리조트라는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하고, 용산에 걸맞은 감성 설계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한강 물결'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 외관 '웨이브 디자인'으로 맞선다. UN스튜디오와 협업해 단지 전체를 하나의 흐름 있는 조형물처럼 설계했으며, 랜드마크 동은 항공뷰에서 꽃이 피어나는 듯한 형상으로 표현됐다. 단지 중심에는 스카이브릿지를 배치해 한강과 남산 조망을 극대화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은 남산과 한강 사이의 중간 지점으로, 자연을 품은 도시 경관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기획했다"며 “대형 물결부터 상가와 오피스텔 테라스의 잔물결, 조경까지 전반적으로 물결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외장 마감에는 프리미엄 철강재인 '포스맥'이 적용된다. 알루미늄보다 부식에 강하고, 스테인리스보다 경제성이 높은 소재로, 빛에 따라 외관 이미지가 달라지는 특성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맥은 도시적 세련미와 기능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소재로, 햇빛에 따라 반사되는 질감이 차별화된 외관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설계 대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입지인 만큼 외관에 담긴 예술성과 조형성이 수요자의 선택을 가를 수 있다"며 “조합이나 수요자가 감각적으로 반응하는 설계는 분양성과 시세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은 미군기지 반환 부지로, 향후 국제업무지구와 연계 개발이 예정된 핵심 지역이다. GTX-B(수도권광역급행열차) 노선과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 한강 조망, 용산공원과의 연계성까지 더해져 분양가 및 자산가치 기대가 큰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외관 특화 단지는 일반 단지 대비 5~10% 이상 높은 분양가 형성도 가능하다. 건설업계는 이번 경쟁이 단순한 설계를 넘어 브랜드 전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산이 감성 중심의 조경 특화 전략을, 포스코이앤씨는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전략을 각각 펼치며 브랜드 가치를 주도하는 방식의 수주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시공사 선정 결과는 6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용산 수주전이 외관 디자인이 건설사 브랜드와 분양 성패는 물론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디자인이 곧 자산가치'로 연결되는 흐름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전세 계약 전 집주인 ‘사고 이력’ 조회 가능해진다

앞으로 전세계약을 맺기 전에 세입자가 집주인의 보증 사고 이력, 다주택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에 따라 27일부터 '임대인 정보조회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제도는 전세계약을 앞둔 임차인이 계약 전에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다주택 여부, 전세보증 사고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게 핵심이다. 조회 가능한 항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전세금반환보증 가입 주택 수 △보증 제한 대상 여부 △최근 3년간 대위변제 발생 건수 등이다. 이 정보는 HUG가 축적한 보증 이력을 기반으로 하며, 임대인의 보증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정보 조회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 의사가 확인되면 임대인 동의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을 원할 시 HUG 지사를 방문해 공인중개사 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 오는 6월 23일부터는 '안심전세앱'을 통해 비대면 신청도 가능하다. 신청 후에는 HUG의 확인 절차를 거쳐 최대 7일 이내에 결과가 통보된다. 계약 당일 임대인을 직접 마주한 경우에는 안심전세앱을 이용해 임차인이 직접 조회하거나, 임대인이 자신의 정보를 조회해 임차인에게 제시하는 방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는 실제로 임대인의 주택 보유 수에 따라 전세보증 사고율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보증사고율은 1~2호 보유자의 경우 4%에 불과하지만, 3~10호는 10.4%, 10~50호는 46%, 50호 초과 시 62.5%에 달했다. 또,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고 무분별한 조회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정보 조회는 신청인당 월 3회로 제한되며, 임대인에게는 본인의 정보가 조회됐음을 알리는 문자 알림이 발송된다. '찔러보기식' 조회를 막기 위해 공인중개사를 통한 계약 의사 확인,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 연계 등을 활용한 검증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가 HUG의 보증 가입 및 사고 이력에 한정돼 있어, 임대인의 전체 부채 현황이나 소유권 안정성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전히 세입자가 불완전한 정보에 의존해 계약을 맺어야 하는 구조가 유지돼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성남시, 반지하 등 주거취약계층에 공공임대 이주 지원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성남시는 26일 반지하, 고시원, 여인숙 등 취약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이주를 희망하는 주거취약계층을 발굴하여 공공임대주택(LH 전세임대)으로의 이주를 지원하고 이사비와 생필품 구입비(최대 40만원)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이주부터 정착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있다. 지원 대상은 고시원, 여인숙(여관),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이나 반지하, 옥탑 등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임차 가구이며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나 출산을 앞둔 미혼모도 신청이 가능하다. 시는 또한 고시원 및 여인숙 거주자를 대상으로 가전‧가구 등 생활안정물품을 지원하고 이주한 주택에 대해 간단한 집수리를 지원하는 개보수 사업도 병행해 보다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성남시 주거복지센터는 성남시청 7층 주택과 사무실 내에 위치해 있으며 주거 사각지대 발굴을 비롯해 상담, 정보 제공, 지역 자원 및 서비스 연계, 사례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원스톱 주거복지 지원기관이다. 한편 성남시민은 앞으로 서울의 4곳 사이버대학교(4년제) 수업료를 최대 30%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시는 세종사이버대학교,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숭실사이버대학교, 서울디지털대학교와 교육 협약을 통해 성남시민에게 정규학기 수업료를 20~30%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올해 2학기 입학생부터 적용하며 학사과정(8개 학기)은 4곳 대학교 모두 수업료를 30% 감면한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운영하는 세종사이버대학교는 매 학기(4개 학기) 수업료의 30%를,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는 4~5개 학기 중 2개 학기의 수업료 20%를 각각 감면한다. 사이버대 학사과정 수업료가 학점당 평균 8만원씩 학기당(18학점 기준) 144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00만원가량의 학비로 대학교 공부를 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 지급 대상자의 경우 중복 감면이 가능해 학비 부담이 더욱 크게 줄어든다. 성남시 관계자는 “사이버대학교와의 교육 협력은 시민들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경제적인 비용으로 평생교육을 이어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는 주택임대차 신고제 계도기간이 오는 31일로 종료됨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체결되는 모든 주택임대차 계약에 대해 신고를 지연하거나 누락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주택임대차 신고제는 보증금 6000만원을 초과하거나 월세 30만원을 초과하는 주거용 임대차 계약에 대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정부는 주택 임대차 시장의 실거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2021년 6월 이후 체결된 계약부터 이를 적용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국민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4년간의 계도기간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계도기간이 오는 31일부로 종료됨에 따라 내달 1일 이후 체결되는 계약은 신고 대상이 되지만 단, 임대료 변경 없이 자동 갱신된 계약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연 또는 미신고 시 최대 30만원, 거짓 신고 시에는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는 원칙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공동 신고가 원칙이지만 계약서를 제출할 경우 임대인 또는 임차인 중 한 명만 해당 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도 신고한 것으로 인정된다. 또한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PC로도 신고가 가능하며 모바일 신고는 오는 7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신규 계약뿐만 아니라 임대료 증감이 있는 갱신, 계약 조건 변경, 해제 계약도 모두 신고 대상이지만, 자동 갱신 계약과 혼동하여 신고를 누락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임대차 계약 체결 후에는 반드시 30일 이내 신고를 완료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sih31@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제로에너지건축은 국가 에너지 전략 전환점”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은 건축물의 경제성을 넘어 에너지 소비문화를 전환하는 국가적 전략이자, 에너지 소비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지난 1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난 한승희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장은 최근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탄소 중립 건축 기술의 핵심인 '제로에너지건축물' 장려 정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ZEB 인증은 건축물의 난방, 조명 등을 위해 사용하는 전기 등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최고 등급인 ZEB Plus부터 5등급으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데, 이미 2020년부터 공공 건축물에는 의무화됐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민간 건축물도 5등급 수준의 설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한 실장은 ZEB 인증 정책이 건물 분야 에너지 소비 구조와 문화를 합리적으로 바꾸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적으로는 멋진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냉난방이 과도하게 가동되어야 하거나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면 기후 위기 대응이나 자원 절약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건물 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 추가 인프라 마련이 필요해 공급 비용을 국민이 간접적으로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효율 건축물 보급이 목적인 ZEB 인증 제도는 에너지 소비 기능을 고도화한 건물을 짓고 이를 시장에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 지어진 한 도서관의 경우, 최초 설계 시에는 ZEB 5등급 수준(에너지 자립률 26%)이었으나, ZEB 에너지 최적화 컨설팅을 통해 외피 열 성능 및 조명 밀도 최적화, 고효율 전열교환기 적용, 태양광 설비 용량 최적 설계 등을 반영해 ZEB 1등급(에너지 자립률 117%)을 달성했다. 특히 하반기 중 실시되는 민간 부문 설계기준 강화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실장은 “그간 공공부문은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건축물 효율등급 및 제로에너지 인증 등을 통해 에너지 자립률을 확보하며 이를 민간에 전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민간 확산은 경제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가격 결정 구조나 건축 비용을 고려해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자재·시공법에 대한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실장은 ZEB 고도화를 위한 기술적 과제로 단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호와 일사차단장치가 연계된 제품 개발을 꼽았다. 각 자재 및 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기밀 성능의 향상 역시 기술 발전이 필요한 분야다. 또, 저온의 열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설비, 고효율 태양광 모듈, 건물 형태에 따른 다양한 시공법, 수소 기반 에너지 사용을 염두에 둔 연료전지의 보급 확산도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위한 주요 과제이다. 또 오래된 설계 기준도 개선해야 한다. 한 실장은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의 단열기준이 과거 50㎜에서 현행 190㎜까지 늘어나는 등 기술이 발전해온 것과 달리 여전히 20~30년 전의 설계 기준을 준용하는 건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로 인해 설비 용량과 공사비에 과설계 요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해부터 건축 관련 기술을 별도로 평가할 수 있도록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꾸렸다. 올해부터는 평가 프로그램과 신기술을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다 활발한 신기술 적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 실장은 건설업계나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공사비 상승에 대해선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인증이 의무화 대신 5등급 수준으로 설계 기준을 강화했다"며 “이전보다는 공사비 상승 요인이 있겠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실장은 “ZEB 인증 취득 시 용적률 인센티브가 가장 큰 유인책으로 에너지 자립률 확보가 어려운 도심 고층 건물에 대해서는 예외 기준도 검토 중"이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ZEB가 가능하도록 신재생에너지 대체 인정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대선 2025] 이재명 vs 김문수 ‘세종 이전·GTX 확대’ 나란히 주장… 현실화는 ‘글쎄’

오는 6월 3일 대선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공통적으로 세종시로의 이전 및 GTX 확대를 내세웠다. 경쟁 후보와 공약이 동일하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안이 국토균형 발전 대책의 핵심이라는 증거지만 정작 '공약 현실화'엔 의문 부호가 붙는다. GTX는 여전히 추진 속도가 지지부진하고, 세종시 이전은 '대통령이 정말 서울을 떠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24일 정가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GTX 개발 계획과 관련해 “GTX-A·B·C노선을 지연되지 않게 추진하고 수도권 외곽과 강원까지 연장도 적극 지원해 GTX 소외지역을 줄여 나가겠다"며 “경기도가 제안한 GTX 플러스 노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인천과 경기, 강원은 경강선으로 연결하고 경기 북부 접경지까지 KTX와 SRT를 연장 운행해 수도권 주요 거점을 1시간대로 오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구상이다. 김문수 후보도 수도권에서만 누리고 있는 GTX를 전국 5대 광역권으로 확장해 초광역권 메가시티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공약집을 통해 “임기 내 이미 추진 중인 GTX-A·B·C 노선을 모두 개통하고, D·E·F 노선을 착공하겠다"며 “수도권과 충청을 잇는 동탄~청주공항 광역급행철도 등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GTX를 전국으로 신속히 확대하겠다는 후보들의 주장과 달리 수도권에 국한돼 있는 현재의 GTX 노선 확장 공사도 예산 문제와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이익 충동 문제가 겹쳐 당초 계획보다 공정률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있다. 그나마 가장 사업 진척 속도가 빠른 A노선도 원래 2023년 개통 일정에서 시기가 밀려 작년에서야 운정~동탄에 한해 일부 노선만 개통이 완료됐다. 작년 착공식까지 마친 B노선은 아예 해가 바뀐 현재도 실질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착공은 물론 개통까지 완료하겠다는 후보들의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이전은 더욱 '뜬구름 잡기 식 표 장사'로 비춰지고 있는 현실이다. 양 후보 모두 차기 정부의 대통령실을 행정 수도인 세종시에 설치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 후보가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 하겠다고 말하는 와중에 정작 민주당 일각에서는 임기 시작 이후 3일이면 기존의 청와대를 다시 대통령실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스피커가 한 방향으로 통일되지 않은 채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그림이 그려지면서 이 후보의 세종 이전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국민들에게 개방돼 사실상 공원화 된 청와대를 다시 대통령실로 쓰겠다는 의견에 '줬다 뺐느냐'는 국민적 여론 저항도 만만치 않다. 김문수 후보 역시 '대통령은 행정부와 같이 세종에 있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공표했지만 구체적인 이전 타임 라인이나 부지 및 예산 확보 등의 계획은 내놓지 않아 말 뿐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이 지난 선거에서부터 수없이 공약으로 올라왔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후보들의 세종 이전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 해외 사업 직접 뛰는 이유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해외 영업 최일선에서 직접 뛰고 있다. 대기업 오너 회장이 해외 사업을 직접 일일이 진두지휘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21일 정원주 회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을 예방하고, 신규 사업 참여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의 이번 인도네시아 대통령 예방과 정부 주요인사들과의 접견이 현지 사업 확대 및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0여 년간 인도네시아에서 7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약 7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부동산 개발사업과 인프라 등에서 사업 다각화 및 현지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오래 전에 대우건설이 인도네시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너 회장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최고권력자를 예방하면서까지 시장에서 보폭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중흥건설 창업주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2021년 12월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회장은 2023년 대우건설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대우건설 해외사업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에도 이달 인도네시아 출장 외에도 3월에 베트남 현지 경영을 통해 현지 사업 확대에 주력했다. 작년 11월엔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아 대우건설 현지 경영을 진두지휘 한 바 있다. 정원주 회장이 대우건설 해외 경영에 직접 뛰어든 것은 중흥그룹 오너 일가라는 특수한 위치가 그 배경이다. 1989년 광주광역시에서 창립된 중흥건설은 지역에서 사세를 키운 중견건설사다. 보수적 재무구조 및 경영 활동으로 사세를 키웠지만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M&A로 분류되는 것도 사실이다. 인수 당시에도 이 같은 비판 여론이 존재했다. 특히 무리한 M&A로 인해 회사 자체가 무너진 금호그룹 등의 사례도 있기에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앞두고 대우건설을 품에 안은 이유를 분명히 했다. 지역건설사인 중흥건설은 예나 지금이나 해외 사업 비중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중흥그룹은 '중흥건설은 기존대로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전통적으로 해외건설 시장 개척 선두에 서 왔던 대우건설은 '원래부터 잘 하던 해외 사업'을 더욱 키우겠다는 '투 트랙' 경영을 공표했다. 양 회사가 서로 사업 영역이 겹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팀킬'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중흥 오너 일가인 정 회장은 본인이 직접 대우건설 해외 현지 경영 일선에 나서는 방식으로 인수 당시 약속을 지키고 있다. 자신이 대우건설 해외 시장 공략에 직접 나서 인수 취지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미래 일감 확보와 먹을거리 확장은 해외에 있다는 것이 당사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이런 취지 하에 정원주 회장이 해외 사업을 책임지고, 현지 경영을 직접 챙기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공장에서 짓는 집, 탄소도 줄인다”

건설 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붓고 말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장에서 벽체와 창호를 미리 제작해 조립하는 '모듈러 건축(조립식 주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공 속도 향상은 물론 탄소 저감·에너지 절약까지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건축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GS건설이 2024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모듈러 주택 사업에 뛰어 든 후 다른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이가이스트는 충남 당진에 위치한 생산기지에서 벽체·바닥·배관 등 구조물을 자동화 설비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모듈러 주택을 생산한다. 오차는 0.5㎜ 이하로 정밀하게 제어되며, 공사기간은 기존 방식보다 70% 이상 단축된다. 자이가이스트에 따르면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하는 데 일주일가량이 소요되며, 현장 조립까지 포함해 주택 한 채를 두 달 안에 완공할 수 있다. 고층·대단지 실증도 확대되고 있다. GS건설은 30층 규모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모듈러 아파트 시험 시공을 완료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고층인 13층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모듈러 방식으로 완공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에서 총 10만여 가구를 PC 방식으로 공급 중이며, 이 중 약 3만 가구가 준공을 마쳤다. 공공 부문도 모듈러 주택 보급이 본격화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에 450가구 규모의 공공 모듈러 주택을 착공했고, 경기 의왕에서는 22층 모듈러 견본주택을 공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LH는 오는 2026년부터 매년 3000가구 규모의 모듈러 주택 발주를 계획 중이다. 모듈러 주택의 또 다른 장점인 ICT기술과의 결합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 모듈러 기업 '홈원(Home One)'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하우스 원'을 6월 선보인다. 히트펌프, 태양광, 냉난방, 가전 설비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스마트싱스 앱 하나로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도 '스마트 코티지'를 통해 고효율 가전, 지붕형 태양광, 공조 시스템이 결합된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또 모듈러 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 복합보드,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탄소광물 콘크리트 등 탄소저감형 건축 자재들이 실용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모듈러 건축 시장은 지난 2023년 1041억 원 달러에서 오는 2029년 1408억 원 달러(약 201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19년 324억 원에서 2023년 8059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업계는 시장 확산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초기 투자비는 기존 공법보다 약 30% 높고, 건축법상 13층 이상 건물은 3시간 이상의 내화 성능을 충족해야 한다. 모듈 크기는 운송 여건이나 현장 조건에 따라 제한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 인식 개선이 관건이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모듈러는 공공·청년주택에는 적합하지만 장기 주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관념이 있고 하자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널리 알리고,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모듈러 건축의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건폐율·용적률 완화 △법적 명칭을 '조립식 건축주택'으로 공식화 △고층 적용 확대를 위한 내화 기준 재정비 등이다. 특히 '조립식'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모듈러 건축을 독립적인 주거 유형으로 인정받도록 명확한 정의와 설계·시공 기준을 법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관련 지자체 및 공공 발주처도 설계 공모나 실증 사업을 확대하며 제도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모듈러 공공주택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도 탄소중립 건축자재 인증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와 맞물려 LH와 SH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도 모듈러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제도와 수요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친환경 건설 정책의 핵심 ‘탄소중립’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친환경 건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는 8월부터 민간 분야 제로에너지건물(ZEB) 인증 의무제도가 도입되는 등 탄소 중립 건축 기술은 건설업계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2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부분의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건물 부문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건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간접적 탄소 배출이 전체 건물 부문 탄소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도시 간 협의체인 C40가 회원 도시들에게 2020년까지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건물 부문의 높은 탄소 배출 비중은 에너지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탈탄소화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물 부문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4.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7.2%는 직접 배출이 차지하고 있다. 17.5%는 전기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로 분류된다. 특히 냉난방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도시 지역일 수록 건물 부문의 비중이 높다. 서울에선 건물 부문이 전체 탄소 배출량의 71%나 차지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내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만 해도 건물 부문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9.6%를 차지했고, 총 13억5800만t CO₂e를 배출했다. 그런데 5년 후인 2020년엔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24.7%로 증가했다. 이 중에서 7.2%는 직접 배출됐고, 17.5%는 전기 사용에 의한 간접 배출로 분류됐다. 이는 연평균 약 2%씩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과 2022년엔 배출 비중이 감소하기도 했지만 2023년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건물 신축 시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짓도록 독려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물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말한다. 특히 정부는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에 따라 올해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제도를 대대적으로 혁신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제를 도입했다.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제로에너지건축 장려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장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 있다. 건설산업 전체가 불황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친환경 건물을 짓기 어려운 딜레마가 존재한다. ZE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고효율 단열재, 태양광 패널, 지열 시스템 등 고비용의 친환경 자재와 기술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건축 초기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는 특히 중소 건설사나 개인 건축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ZEB 인증을 받기 위한 공사비 증가율은 비주거 건축물의 경우 30~40% 이상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표준건축물을 짓는 것과 비교해 공사비가 4~8% 증가한다. 특히 가장 높은 ZEB 등급 수준을 충족하려면 공사비가 26~35% 불어나는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안 그래도 최근 몇년새 건설업계는 공사비 급등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소득이 주는 데 분양가는 올라 새집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평균 시공 원가율이 90%를 돌파했다. 2020년부터 입주자 사전점검이 의무화 됐고, 2022년 부터는 100가구 이상 아파트 내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및 완공 후 바닥 충격 차단 성능 검사(층간소음 기준 강화) 의무화 요건까지 성립되면서 추가 공사비용 자체가 늘어났다. 여기에 ZEB 인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 건물을 지으려면 좀 더 비싼 자재를 사용하고 시공비도 더 들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불러와 주택 구매자들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건축 시공 시 전용 84㎡(34평) 기준 가구 당 공사비가 약 130만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는 이보다 비용 증가 수준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친환경 건축 시공 시 전용 84㎡ 기준 가구 당 최소 293만원 이상 공사비가 늘어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은 준공 후 운영 및 유지관리 비용이 비싸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ZEB 인증제도가 적용된 건축물은 에너지 절약 설비의 유지보수와 운영을 위한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태양광 패널, 지열 시스템 등 추가 설비에 있어서도 유지관리 비용이 발생하고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사무소에 해당 설비 유지관리 기술을 갖춘 인력을 고용해야 하며, 인건비 부담에 따른 입주민들의 관리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일각에선 이이로 인해 제로에너지 ZEB 인증제도가 그린리모델링 사업 실패의 전철을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기존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친환경 건축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그린리모델링을 권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30년까지 누적 160만 건의 그린리모델링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 연간 실적은 1~2만 건 수준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민간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고, 기존 보일러 교체 사업 등도 실적으로 포함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그린리모델링 사업 시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회수 기간이 길어 경제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그린리모델링 참여 시 세대당 약 1350만 원의 공사비가 들고 투자비 회수에 2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는 건축주와 기업의 참여를 저해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그린리모델링 사업 확대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예산은 대폭 줄었고, 민간 이자 지원 사업은 종료됐다. 여기에 그린리모델링 후에 실제 에너지사용량이 줄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는지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 분석마저 미미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 기술 중 하나인 태양광에 대해서도 빛공해와 전자파가 심하다는 잘못된 선입견이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건물 외벽에서 반사된 태양광이 인근 주민들에게 눈부심 등 생활 방해를 초래할 경우,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태양 반사광이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수인한도)를 넘는 경우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판결을 통해 인접 건물 외벽의 태양 반사광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판결이 이뤄진 바 있다. 여기에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강화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설비 운영 문제점도 거론된다. 인증 획득만을 위한 과잉 설비 설치 문제와 실제 운영 시 설비 활용도 저하된다는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설비(태양광 및 지열) 등의 유지관리 부실 문제 및 중고시간(유휴시간) 증가로 인한 경제성 저하, 전문 운영인력 부족, 에너지 생산-저장-사용 간 불균형, 장기적 성능 저하에 대한 대응책 미흡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친환경 건축의 대해 여전히 낮은 인식도 개선되야 한다. 설계자, 발주처, 건축주의 태도와 인식은 여전히 고비용 친환경 건축물 시공 및 유지에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EB 인증제도가 건축물에 도입되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장기적으로는 운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일단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일부 ZEB 인증제도 건축물은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건물 피드백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국 친환경 건축물이 보편화 되기 위해선 현실에서의 비용 절감 문제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각종 신기술 도입을 통해 비용을 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통해 전기·가스 요금이 대폭 줄어든다는 사실을 건물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여야 한다. 에너지 자립률이 상승하면 자체적인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 건축물 유지 보수에 나서는 건축주가 늘어날 수 있다. 정책적 대안으로는 현재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의 전국 확대 실시가 검토될 수 있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간 공동 기후 위기 대응도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ZEB 인증제도가 건축물에 도입되면 단기적으는 일단 초기 투자 비용은 높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긴다. 일부 ZEB 인증제도 건축물은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건물 피드백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건축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로 대표되는 당근제도 도입도 중요하다. 친환경 건물에 있어서 탄소세 등을 적용해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 건물 및 인프라 노후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건축물에 대해선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이에 대해 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건축물 인식에 대한 일반 시민의 참여와 인식제고 노력 또한 중요하다. 친환경 건물의 전기세 등 비용 문제 있어서 고비용이 아닌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안전도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분양가 상승에 대해서 우려하는 단기적인 인식이 아닌 장기적인 차원에서 건설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친환경 건축물에 있다는 점을 심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 미래는 건설업계만의 과제가 아닌 전 인류의 과제라는 사회적 인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