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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분석]① 시총 378조 급팽창…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외국인 유입 덕분

지난 50일간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378조원 늘어난 배경에는 기업 거버넌스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러 약세로 인한 외국인 유입이 있다. '코스피 5000'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 출범과 상법 개정 등 실제 정책 변화가 뒤따르며 증시 부양에 관한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더해 달러 약세로 인해 비달러 자산 선호가 높아지며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들어오며 주가는 더욱 힘을 받았다. '임기 내 코스피 5000'을 공약한 이재명 정부는 돈의 흐름을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바꾸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 투자를 해서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함으로써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손쉽게 자본조달을 할 수 있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고 배당을 늘려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면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주식을 포함해 여러 투자처로 흩어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집값 안정화와 국내 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된 6·27 부동산 규제는 부동산에 쏠린 유동성을 일시적으로 막는 데 성공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정부는 6월 말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재건축 이주비 대출도 사실상 차단하는 강도 높은 자금 규제를 시행했다. 향후 주식시장 활성화 정도에 따라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대출 제한으로 탈부동산에 방점을 둔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으로 이동 유인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법·세법 개정을 개정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움직임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는 ▲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 ▲ 감사위원 선임·해임 시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3% 룰' ▲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집중 투표제와 감사위원 선출 확대 방안은 7~8월 중 공청회를 거쳐 추후 추진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취득 즉시 소각하는 내용의 법안도 여당 중심으로 발의하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 권한 강화는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관점을 불신에서 신뢰로 바꾸고 있다"며 “상법 개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서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주주 요건 하향, 부자 감세 철회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 주주들의 배당소득 최고세율을 27.5%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행 기준으로 합산 과세 시 최고 49.5%로 세율이 높은 만큼 개정안이 통과되면 배당금 확대와 배당 세금 감면으로 배당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상법 개정으로 영향을 많이 받은 업종은 금융·지주사다. SK스퀘어, SK, HD현대, LG, GS 등 주요 지주사의 시가총액은 크게 올랐다. 지난달 4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합하면 8조6499억원에 달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이해상충 상황이 지주사에서 더 많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었다"며 “주주 충실의무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지주사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되면서 지주회사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업종의 주가 상승은 향후 적극적으로 주가를 띄울 것이라는 정책 기대감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자사주 소각 법안이 발의되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 전반의 주가 상승이 실질적인 기업의 변화라기보다 최근 제도나 환경 변화로 높아진 기대감에 기인하고 있다"며 “향후 관건은 주가에 포함된 기대감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 간 괴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0일간 국내 증시 상승장을 이끈 주요 동력 중 하나는 외국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4일부터 지난 25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조6990억원, 2조2928억원어치 내다 팔았지만 외국인은 6조6689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 연속 주식 순매도를 이어오다 지난 5월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2조7072억원), SK하이닉스(1조747억원), 기아(4688억원), HD현대일렉트릭(4426억원), 알테오젠(418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이어지는 코스피 강세를 설명할 수 있는 주요 동력으로 약달러 기조를 꼽았다. 김 센터장은 “달러가 약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2022년과 2023년 달러 약세 시기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수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반대로 움직였다. 코스피가 저점을 찍기 직전인 4월 8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79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25일 1384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환차익을 볼 수 있어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주요 국가의 주가 지수에 견줘 코스피 상승률이 가장 높은 점도 외국인 유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5.14%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주요국인 대만 자취안지수(8.12%). 일본 닛케이255지수(10.81%)보다 많게는 두 배 가까이 높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6.5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6.8% 상승에 그쳤다. 짧은 기간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많이 유입됐지만, 더 들어올 여력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09년 말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33.1%다. 지난 25일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가총액 중 32.4%를 차지하고 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동력이 붙었을 때도 외국인 지분율은 2023년 말 31.79%에서 지난해 3월 말 33.5%로 확대된 바 있다"며 “과거 평균치로 보든, 지난해 1분기 밸류업 사례를 참고하든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총분석] 李 정부 출범 50일만, 총 시총 378조 커졌다…계엄 직후와 비교하면 689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50일 만에 국내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378조원 늘어났다. 반도체, 금융·지주, 조선·방산·원전 업종이 전체 시가총액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한 6월 4일부터 7월 24일까지 50일간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총 378조184억원 늘어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45조2060억원, 32조8124억원씩 늘었다. 계엄 전날을 기준으로 잡으면 전체 시가총액은 689조원 가량 늘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승을 주도한 업종은 반도체, 금융·지주, 조선·방산·원전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4일 대비 7월 24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시가총액은 138조969억원 늘었다. 시가총액 상승액 기준 2위는 운송장비·부품 업종으로 36조3207억원 늘었다. 운송장비·부품 업종은 자동차, 방산, 항공 등의 기업이 속해있다. 3위는 기타금융 업종으로 35조1739억원 늘었다. 기타금융 업종은 금융과 지주사가 속해있다. 세 업종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합하면 코스피시장 전체 상승분의 60.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많이 오른 10개 기업은 반도체, 이차전지, 원전, 방산 업종에 속한 기업이었다. 시가총액 상승분 1위는 삼성전자로 48조5410억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37조856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네이버, 현대차, 기아가 뒤를 이었다. 10대 기업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합하면 코스피시장 전체 상승분의 46.9%에 달한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승을 주도한 업종은 제약·바이오, 전기·전자 업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 업종은 9조3219억원 늘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시총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일반서비스 업종도 9조957억원 늘었다. 시총 상승액 기준 3위는 전기·전자 업종으로 6조4992억원 늘었다. 세 업종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합하면 코스닥시장 전체 상승분의 75.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많이 오른 10개 기업은 제약·바이오, 이차전지 업종에 속한 기업이었다. 시가총액 상승분 1위는 알테오젠으로 5조1326억원 올랐다. 펩트론은 2조8772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삼천당제약, 케어젠, 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 이오테크닉스, 디앤디파마텍, 에코프로가 뒤를 이었다. 10대 기업의 시가총액 상승분을 합하면 코스닥시장 전체 상승분의 53.7%에 달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자놀이 멈추고 투자로”…금융당국, 긴급 간담회 연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이자놀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 업권 협회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다. 부동산 중심의 시중 자금 흐름을 생산적 분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8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주요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연다. 이번 회의는 이 대통령 발언 직후 급히 마련된 것으로,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투자 확대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국민경제 파이를 키우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전통적인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 중심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미래산업·벤처·자본시장 등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중점 투자 영역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가 시행된 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면서 기업대출 등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100조 국민펀드'도 금융권의 대거 참여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AI·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50조원 규모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금융권과 민간을 매칭해 총 100조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이 주택담보대출에 머무르기보다는 더 생산적인 쪽으로 돌아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금융권 역할을 고민하고 정부 지원 방안도 살펴본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금융권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 개선 등의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과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건전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놓는다. 현재 기업대출에 적용되는 높은 위험가중치가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기업 투자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방식을 조정하는 작업도 시작한 상태다.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높이는 대신, 정책펀드나 벤처투자 관련 가중치는 낮추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는 규제 조정에 따른 영향 평가 등을 진행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라온저축 팔리자 바빠진 시장...저축은행 M&A 물살 탄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던 저축은행들이 매각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M&A(인수·합병) 등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짙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KBI국인산업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온저축은행 인수를 승인받았다. 자산 규모 약 1247억원의 라온저축은행은 경북 구미에 위치한 소형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12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바 있다. 라온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 중 기업에 매각된 첫 사례가 됐다. KBI국인산업은 지난해 매출 611억원, 순이익 318억원을 기록한 중견 제조기업이다. 이후 라온저축은행의 유상증자와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향후 경영상황을 점검해 경영개선조치의 종료를 검토할 방침이다. 라온저축은행과 같은 시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던 안국저축은행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력으로 경영 개선을 시도 중이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와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직접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자본을 조달한 결과 지난 1분기 연체율은 12.26%를 기록해 직전 분기(19.3%) 대비 개선됐다.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 중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던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OK저축은행이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매각가(약 1080억원)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차를 거의 좁힌 뒤 고용승계 등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둔 상태로, 상상인저축은행 또한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부실 자산 정리에 속도가 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번 M&A를 통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이 자율 구조조정된 첫 사례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로 물꼬가 트여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영 정상화 절차에도 속도가 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지는 않았으나 경영 상황이 악화한 타 하위권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도 물밑 인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도 법률 개정에 나서며 시장이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건전성 리스크를 해소해 나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저축은행 역할 재고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하위 규정을 개정하기로 한 상태다.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시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 입법예고와 규정변경예고 기간은 내달 11일까지로, 당국은 3분기 내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올해 3월에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2년간 M&A 허용 대상 범위를 기존 '적기시정조치 회사'에서 '최근 2년 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인 곳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BIS비율도 9% 이하에서 11% 이하로 변경했다. 이에 인수합병 움직임이 하반기에 더 활성화될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수 문턱이 낮아진 만큼 금융지주사도 저축은행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손보업계, 2분기도 대형 사고에 울상…투자손익·건강보험 믿는다

KB손해보험을 필두로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됐다. 2분기 실적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주요 상품군이 악재에 직면하면서 본업 수익성이 축소된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446억원으로 12.6% 줄었다. 투자손익(966억원)이 33.1% 늘어났지만, 보험손익(2379억원)이 26.0%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명 '일장자(일반보험·장기보험·자동차보험)' 수익성이 동시에 감소했다. 특히 차보험은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등이 겹치면서 손해율이 61.3%에서 81.8%로 악화됐다. 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80%대 초반을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실제로 KB손보의 올 2분기 차보험손익은 48억원으로 집계됐다. KB손보가 분기당 7500억원 규모의 보험료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을 내지 못한 셈이다. 다른 보험사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별도기준 예상 순이익은 5777억원으로, 2.6% 낮다. 상반기 차보험 손해율(83.3%)이 4.0%포인트(p) 높아진 영향이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크레인 전복 사고가 삼성화재 일반보험 포트폴리오에 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투자손익에 힘입어 컨센서스는 소폭 상회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매각익 4000억원 중 1500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DB손해보험도 5410억원에서 445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DB손보는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관련해 가장 큰 타격(약 460억원)을 받았다. 47%의 지분을 보유한 주간사였기 때문이다. 차보험 손해율도 82.4%로 3.2%p 악화됐다. 현대해상의 경우 3557억원에서 2686억원으로 24.5%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당초 예상이었으나, 실제 성적표는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돌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관련 손실이 200억원에 달했고, 예실차가 적자전환한다는 이유다. 박 연구위원은 2분기에도 손보사들이 간편보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공격적 영업으로 보험료 인상이라는 어려움을 돌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사들과 법인보험대리점(GA)의 설계사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이들을 통한 건강보험 판매가 탄력을 받고 있다. DB손보가 지수상승에 따른 주식형 수익증권 평가이익 반영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리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투자손익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했다. 삼성화재를 포함한 커버리지 4사의 투자손익 총합이 회계제도 변경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A 경쟁 심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3분기의 경우 집중호우 관련 보험금 청구 등이 예정된 상황"이라며 “실손보험 개혁도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건강보험과 투자손익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취약계층, 사회보장 사각지대...해외에선 ‘이 보험’ 뜬다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포용적 금융은 보험 가입이 제한돼 보험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 저소득층, 영세 중소기업 등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경제 활동 참여를 돕는 보험을 뜻한다. 선진국에서는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자 포용적 금융을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해당 보험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실정이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포용적 보험의 활성화 필요성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소외 계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성 및 이용률을 높여 취약 가구, 기업에 대한 기회를 확장하는 '포용적 금융'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포용적 보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포용적 보험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에서 소외돼 보험 가입 여력이 부족한 계층에게 진입장벽이 낮고 저렴한 보험 상품을 공급해 취약계층의 경제적 불안정을 완화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포용적 보험은 경제적·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질병, 사망, 재해 등 각종 위험에 대한 위험관리 수단을 제공해 미래의 경제적 안정을 돕는데 효과적이다. 기존 정책 수단인 대출, 보조금 지급, 채무 감면만으로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보험 상품에 접근하지 못하는 소외 계층에 저렴한 보험료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포용적 보험을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중요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미국의 인슈어테크 기업인 오스카 헬스(Oscar Health)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보험을 제공 중이고, 프랑스의 AXA는 유럽 보험시장에서 저소득층과 영세 사업자들에게 맞춤형 보험 상품인 AXA EssentiALL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메이지야스다생명(Meiji Yasuda Life Insurace)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망, 의료, 간병 등에 소액 보장을 제공하면서 가입이 간편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보험 상품인 Simple Insurance Series Light!을 판매하고 있다. 나아가 해외 보험사들은 사회보험 시스템이 미비한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포용적 보험을 판매 중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대형 보험사인 AXA는 AXA Emerging Customers라는 사업부를 설치하고 개발도상국의 현지 금융기관, 이동통신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소액보험을 판매했고, 2019년에는 포용적 보험 관련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MicroEnsure의 지분 46%를 인수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포용적 보험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취약계층은 낮은 소득 수준으로 인해 포용적 보험 가입률이 낮고, 공급자인 보험사들 역시 통계 데이터가 부족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잠재적인 리스크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더 많은 사회적 취약계층이 포용적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포용적 보험 가입 시 보험료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는 등의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험료 보조금 제도를 시행해 소비자의 포용적 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포용적 보험 상품의 취급 정도 등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고, 실적이 우수한 보험사들에는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함으로써 포용적 보험의 판매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은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포용적 보험을 제공하는 보험회사, 인슈어테크 기업 등이 혁신적 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하나카드, 상반기 순익 1102억원…전년比 5.5% ↓

하나카드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1166억원) 대비 5.5%(64억원) 감소한 110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에 대해 25일 공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5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31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 직전분기인 1분기(546억원)와 비교해서는 2.1%(약 11억원) 늘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인 유가증권 평가이익(132억원) 효과가 소멸되고 환율 하락으로 인한 외환차익 감소(99억원)가 나타났지만 국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판매관리비 절감을 통해 상반기 순익을 시현했다는 설명이다. 트래블로그 중심 해외이용액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해외카드 매입액 성장, 기업카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하락 영향으로 인한 이자비용 안정화 등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나카드는 “앞으로도 다양한 신사업과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확대…우리카드, 상반기 순이익 761억원

우리카드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으로 순영업수익을 끌어올렸다. 실물경기 부진 등으로 업권 전반에 걸쳐 연체율 문제가 고조되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 노력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25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7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 하락한 수치다. 순영업수익(5180억원)은 7.5% 확대됐다. 카드수익(1조620억원)이 4.1% 증가하고 이자비용와 수수료 및 기타비용을 포함한 영업비용(9030억원)도 1.5% 감축한 덕분이다. 그러나 영업외손익이 발목을 잡았다. 135억원에 달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의 여파로 적자전환한 것이다. 신용카드 자산은 11조9440억원에서 12조19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3조5360억원에서 4조1120억원으로 불어난 영향이다. 반면 신판매출은 7조7480억원에서 7조4620억원, 현금서비스도 6580억원에서 6120억원으로 줄었다. 독자 결제망 구축 등 '홀로서기'도 이뤄지고 있다. 독자카드 매출 비중(18.6%)은 14.3%포인트(p) 상승했고, 독자가맹점수(180만8000점)도 13.1% 늘어났다. 연체율은 1.83%로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0.39%p 높아졌다. 다만 1분기(1.87%)와 비교하면 소폭 개선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우량자산 취급 확대 및 한계차주 취급정책 강화 등을 통해 연체율 및 대손 비용 변동폭을 제한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윤희성 수은 행장 퇴임…“전략수주 산업 재도약의 실질적인 힘 만들어”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며 “지속가능한 정책금융의 토대를 단단히 해 전략수주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25일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이임식을 열고 “수은의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숱한 도전을 마주했고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성과들을 하나씩 쌓아 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행장은 임기 기간 중 “당행 법정자본금을 25조원으로 확충해 지속 가능한 정책금융의 토대를 더욱 단단히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를 바탕으로 방산, 조선, 원전 등 전략수주 산업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또 “공금망안정화기금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우리 산업과 공급망이 흔들림 없이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방파제를 세웠다"며 “개발금융이라는 새로운 금융수단을 도입해 수은이 국제협력은행으로서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자본시장본부를 신설해 수은의 자본시장업무가 새로운 정책금융의 한 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며 “이 모든 성과들은 우리가 함께 그려온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며 다음 50년을 향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CEO로서 수은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일이라면 국내외, 회의·면담·행사, 어떤 자리든 마다않고 그 역할을 다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다"면서도 “총액인건비 제도의 경직성으로 인해 직원의 헌신에 걸맞은 보상을 드리지 못한 것은 최고경영자로서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아쉬움"이라고 덧붙였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우리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1조5513억원...11.6% 감소

우리금융지주가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선전에도 판매관리비 증가로 인해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이 회사는 이달 1일 동양생명, ABL생명을 편입해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한 만큼, 은행과 비은행 간에 균형 있는 성장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55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63% 감소한 수치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와 유사하다"며 “비용 증가 요인이 일부 있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경기 둔화 등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개선과 수수료이익의 양호한 성장세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약 3000억원 증가한 9346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보면 우리금융그룹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5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0.1% 증가한 8860억원이었다. 이 중 그룹 NIM은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과 조달·운용 최적화로 시장금리 하락에도 1분기 1.70%에서 2분기 1.71%로 소폭 상승했다. 수수료이익은 상반기 1조3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특히,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12.76%로 작년 말(12.13%) 대비 0.63%포인트(p) 개선됐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자산리밸런싱과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한 자본적정성 강화에 집중한 결과다. 이 추세라면 연말 목표인 12.5%는 물론 13%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자회사 실적을 보면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5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9.5% 감소한 760억원이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상반기 순이익 6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 줄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분기 균등 배당 정책에 기반해 2분기 배당금을 1분기와 동일한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상호관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건전성 강화 및 자본비율 개선에 주력한 결과, 시장 신뢰가 제고됨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 중 올해 상반기에 유일하게 외인 매수세가 확대됐고, 주가도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동양생명·ABL생명을 편입해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한 만큼, 은행·비은행 부문의 균형 있는 성장과 본격적인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그룹의 수익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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