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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티니코 인수 HLB생명과학 ‘강세’

HLB생명과학이 13일 장초반 강세다. 초탄성 니티놀(Nitinol) 소재 전문 제조기업 티니코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HLB생명과학은 전 거래일 대비 5.07% 오른 1만1190원에 거래중이다. HLB생명과학은 지난 10일 오후 티니코 지분 100%를 17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대금은 현금 50억원과 전환사채(CB)로 지급한다. HLB생명과학은 티니코 인수로 기존에 주사기·주사침·필터주사기 중심의 의료기기사업을 척추삽입 임플란트, 무침 약물전달기 등 정형외과 의료용 제품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고려아연發 ‘집중투표제’효과, 24년 KT&G·JB금융 넘는 주총 드라마 나오나

다가올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한 종목의 주주총회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주총 안건으로 '집중투표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제안 자체가 대한민국 경영권분쟁의 변곡점이자, 주주운동의 변곡점이 된다. 더 나아가 안건이 통과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23일 고려아연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건에 집중투표제 도입이 있다. 집중투표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지배주주의 전횡과 방만한 경영이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생적 노력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액주주가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재계를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이 제도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자 실제로는 도입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았다. 상법에 도입됐으나, 기업들이 정관에 반영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기 때문이다. 즉, 원치 않는 기업들은 적용하지 않아도 됐다. 재계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 배경에는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과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SK텔레콤과 SK스퀘어,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단 4곳만 도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도입된 곳에서는 주총의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KT&G와 JB금융지주 이사진에 외부인사가 들어왔다. 집중투표제 덕분이다. 양사 모두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에 팽팽한 지분 싸움이 진행됐다. 하지만 양사의 표 대결은 한미사이언스처럼 단순히 찬성표를 더 확보하는 과정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 더 주목받았다. 지난 주총에서 KT&G 주식은 1주당 2표의 의결권이 있었는데 사측과 최대주주 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 보니 어떤 전략을 취해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바뀔 수 있었다. 각 후보마다 1표씩 투표하다가 상대측에서 2표를 집중투표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측은 방경만 대표에,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FCP는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외이사 선임에 각각 집중했다.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탈락했다. JB금융지주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지지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가 주총 표 대결에서 김 이사와 이 이사는 각각 득표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하지만 이사로 선임된 수는 사측이 더 많았다. JB금융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 중 김지섭, 김우진, 이명상, 이희승(얼라인파트너스도 추천) 등 4명이 선임됐다. 주총이 열리기 전 최대주주인 삼양사(지분율 14.61%)와 얼라인(14.04%)의 지분율 차이는 0.6% 포인트에 불과해 팽팽한 결과가 예상됐는데, 표 분산 효과까지 더해져 JB금융지주의 이사진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게 꾸려지게 됐다. 지난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감사에 나와 집중투표제와 관련해 “여건 조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에둘러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정면으로 배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효과는 기존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선 집중투표제가 도입된 이래 이 같이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재계를 중심으로 집중투표제를 반대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고, 도입 조건도 까다로웠다. 사측이 원하더라도 도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관 개정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항이기에 사측도 일반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사회적 아젠다로 주목받은 적도 거의 없었다. 도입 당시를 제외하면 '그림의 떡'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아젠다가 형성된 모습이다. 이상목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기회를 잘 활용하여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수 있다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헤이홀더 측은 “명분과 실리를 잡는 최선의 카드"라면서 “최윤범 회장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의 권익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영권 분쟁의 프레임을 완전히 바꿨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가 오히려 현 경영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라면서 “집중투표제가 그간 경영진에 부정적이라는 고정관념을 이겨내고 다양한 카드로 쓰여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현대해상을 둘러싼 엇갈린 전망, 실손보험 개편 수혜 Vs 주주환원 기대감 축소

현대해상의 주가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는 2만7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상향한 반면 BNK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지'로, 목표주가는 4만8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지난 10일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고질적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실손보험 적자가 축소된다는 것만으로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보유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비교적 높고, 위험보험료 중 실손보험료 비중이 커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업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4세대 실손 비중이 10.5%로 가장 높은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6년 7월부터 4세대 실손의 재가입 주기가 도래하면서 이익 개선 효과가 업계 중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부분의 보험사들의 이익 개선 효과는 2028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현대해상의 명백한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5세대 실손보험 개편안은 비급여 관리 강화와 보장성 축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중증질환 보장은 현행을 유지하는 반면, 비중증 비급여의 경우 보장한도를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고 자기부담률을 30%에서 50%로 높이는 등 보장을 대폭 축소했다. 특히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1582만명에 대해서는 재가입을 통한 5세대 전환을 추진한다. ◇4분기 적자 전환 예상 속 배당 전망↓ 반면 지난주 6일 발표한 BNK투자증권 보고서의 의견은 크게 다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4분기 현대해상은 360억원의 적자전환이 예상된다"며 “무/저해지상품 모형 변경에 따른 우려와 신계약성장률 하락(-3.0%)이 예상되지만, 보험료 인상 및 유병자 비중 증가에 따른 환산배수 확대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407억원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기환자 급증으로 인한 보험금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 ▲자동차보험손익의 대규모 적자 흐름 유지 ▲전년 대비 70% 감소한 투자영업이익 등을 이유로 지난해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을 1조104억원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9.1% 감소한 9185억원으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같은 기간 1조 1610억원, 97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25년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해지율 상승 가능성, 보장성보험 경쟁심화 지속에 따른 유지율 하락 압력 확대, 금리인하에 따른 예정이율 하락으로 보험료 상승 압박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배당 여력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쉽지 않아 보니 역대 최대실적에도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지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올해도 깜깜한 터널 지나는 저축은행...M&A는 ‘꿈틀’

저축은행업계가 올해도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과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자산건전성과 대손부담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영업자산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OK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총자산은 122조원으로 같은 해 3월 말(122조7000억원) 대비 7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3636억원으로 전년 동기(-1546억원) 대비 적자 폭이 2000억원 넘게 불었다.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가계대출 내 가계신용대출 등 고위험대출은 줄이고, 정책성대출과 같은 저위험대출은 늘리는 경향을 지속한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PF는 금융당국의 부실사업장 재구조화 및 정리 촉진책에 따라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데다 자영업자 대출은 비우호적인 자영업 환경으로 인해 취급여건이 악화됐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올해도 저축은행의 실적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대비 추가적으로 실적이 급감할 가능성은 낮지만, 가계신용대출과 자영업자대출의 부실위험이 커 연체율이 하락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저축은행 분위기도 바뀔 수 있는데 현재는 대부분 저축은행이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부동산 PF 사업 지연으로 이자가 늘면서 채무자의 상환 압박은 가중되고, 개인차주의 신용도는 떨어지기 때문에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옥석가리기를 통해 대출을 선별해서 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안국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개선권고를 내렸음에도 저축은행 전반으로 위기감이 번지지 않은 점은 위안이다.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각각 13.2%, 10.9%로 규제비율(7%)을 초과했지만, 부동산 PF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부과 결정이 이뤄졌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영업정지, 계약이전 등 구조조정과 성격이 다르고 해당 저축은행 모두 오랜 영업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어 이번 당국의 조치에도 업권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는 후문이다. 한편에서는 저축은행 2위인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업계의 분위기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사를 끝내고,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개로 OK금융그룹은 지난달 말 대부업체인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 두 곳에 대해 폐업신고를 마무리하면서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을 모두 제거했다. 두 회사는 최윤 회장의 동생 최호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채권추심업체 비콜렉트대부의 자회사로, OK금융이 대부업에서 철수했음에도 가족 회사를 통해 대부업체를 우회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폐업신고를 했다. 상상인그룹은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대주주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및 주식처분명령에 대해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상상인은 지난해 11월 말 해당 소송에서 패소한 데 불복해 이달 초 항소장을 접수했다. 상상인 측은 “항소심 진행과는 별개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회사마다 영업구역과 규모, 등이 워낙 다르고 차이가 크다"며 “만일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확정한다고 해도 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디지털플랫폼 성공적 전환으로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강태영 신임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플랫폼의 성공적 전환을 통해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혁신금융서비스를 주도하고 인공지능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0일 의왕시 NH통합IT센터에서 정보기술(IT)부문, 정보보호부문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IT는 견고한 안정성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혁신금융서비스 활용 등 신기술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며 “설 명절 이행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플랫폼 전환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IT부문은 IT기반 비즈니스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은행 실현을 목표로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 △고객중심 플랫폼 최적화 △혁신금융 서비스 주도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보호부문은 혁신과 안전성 기반의 정보보호 체계 구현을 위해 금융보안 규제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동적 사이버 보안 위협 대응체계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흥국생명, 프로배구단 연고지 아동 지원…인천 해피홈 보육원 후원

흥국생명은 지난 1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핑크스파이더스 배구단 홈경기에서 인천시 해피홈 보육원에 6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후원은 핑크스파이더스 배구단의 연고지인 인천 지역 아동과 청소년 지원을 위한 나눔 활동의 일환이다. 보육원 아동 20여 명도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고 흥국생명이 준비한 기념품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후원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나눔 활동으로, 지난해 서브 에이스 기록을 통해 적립한 600만원을 후원한 데 이어 올해로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마지막 홈경기에서 기록한 디그(총 60개, 1개당 10만원 적립)를 바탕으로 후원금을 마련했다. 후원금은 노후 시설 보수와 학습환경 개선을 위한 컴퓨터 교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성일 인천 해피홈 보육원 원장은 “흥국생명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이번 후원은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습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지난달 원화 가치 5% 넘게 하락…러시아 다음 가장 약세였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5% 넘게 하락하며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주요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라 달러 강세가 두드러진데다 비상계엄 사태로 원화가 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은 현재 1400원대 중후반에서 치솟고 있어 물가 안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은 지난해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2.5원으로 치솟았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로 계산됐다.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중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고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이다. 같은기간 루블·달러 환율은 106.5루블에서 113.7루블로 올랐다. 가치 절하율이 -6.4%에 달해 원화 보다 1.1%p 컸다.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인 △유럽연합(EU) 유로화 -2.1% △일본 엔화 -4.7% △영국 파운드화 -1.7% △캐나다 달러화 -2.6% △스웨덴 크로나화 -1.6% △스위스 프랑화 -2.9%는 모두 원화보다 크게 양호한 수치를 나타냈다. 주요 통화를 세계은행 기준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로 넓혀서 살펴보면 △중국 위안화 -0.8% △인도 루피화 -1.3% △브라질 헤알화 -3.3% △멕시코 페소화 -2.2% △호주 달러화 -4.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1.8% △튀르키예 리라화 -1.9% 등도 모두 원화보다 절하율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지난달 3일 주간 거래를 1402.9원으로 마친 원/달러 환율은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41.0원까지 급등했다.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메시지가 나온 같은 달 19일 1451.9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난달 27일 장중 1486.7원까지 올랐고, 30일 1472.5원을 가리키며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997년 말 1695.0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원화 가치는 지난 한 해 동안 12.5%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2023년 말 1288.0원이었다. 원화 절하율은 환율 변동성이 고질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21.6% △헤알화 -21.4% △루블화 -21.3% △멕시코 페소화 -18.5% △리라화 -16.5% 등에 이어 6위에 해당했다. 한편 최근 정국 불안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 이미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임 의원 질의에 “모형 추정 결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로 전월(1.5%)보다 0.4%p 올라갔다. 한은은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환율의 급등이 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1%p 끌어올렸으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환율 상승이) 이후에도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전후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영향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낮은 수요 압력과 유가·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등을 고려한 것이다. 환율은 수입 물가를 통해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는데 그 크기는 환율 상승의 폭과 지속 기간, 경기, 물가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전보다 높아져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점이다. 전가율은 원/달러 환율이 1% 변동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동을 나타내는 수치다. 한은은 지난 2022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환율의 물가 전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높아졌다"며 “2022년 1분기 현재 0.06%p"라고 분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5월에는 블로그에서 “팬데믹 이후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며 “환율 변동성 확대는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이 러시아 수준으로 크게 절하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과중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극심한 정국 불안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고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국정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가 부진 겪는 상장사, CB 풋옵션 행사 잇따라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에 투자자들이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CB 조기 상환 요구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유동성 압박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전환사채(해외전환사채포함) 발행 후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는 총 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건 대비 10.4%(7건) 늘어났다. 이달(1~10일)에도 관련 공시가 11건이 올라왔다. 콘텐츠 제작 업체인 에이스토리는 지난 9일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35억원 규모의 CB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CB는 지난 2021년 발행 이후 4년 간 행사된 풋옵션만 8번에 달한다. 한 코스닥 상장사도 최근 채권자의 전환사채 풋옵션 행사로 전환사채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가 해당 전환사채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한 건 지난달에 이어 한 달 새만 두 번째다. 전환사채는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자금 조달 방법이다. 일반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금 마련에 용이하다. 또 전환사채는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만기 이후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환사채 발행 후 만기 전 사채 취득'은 회사가 사채를 발행한 이후 만기일이 되기 전에 채권자로부터 사채를 돌려받았다는 의미다.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매입한 채권자들은 전환하기 전에는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 도래 후 전환하면 주식으로 받을 수 있다. 주식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채권자 입장에서 기업의 주가 상승 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주가 하락 시 채권자는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사라지는데 이 경우 채권자는 기업에 조기 상환을 요구하는 풋옵션을 행사하게 된다. 최근 들어 풋옵션 행사가 많아진 이유 역시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식 전환이 아닌 조기 상환을 선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에이스토리는 전환사채 발행 당시인 지난 2021년 4월7일 4만4150원이던 주가가 지난 10일 기준 744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당 전환가액도 CB 리픽싱을 통해 4만3372원에서 3만361원으로 낮아졌다. 일부 기업들은 CB 매입에 따른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추가로 CB를 발행하기도 한다. 철강재 제조·판매 업체인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1월13일 제3회차 CB에 대한 채권자의 풋옵션 청구로 290억원 규모 CB를 매입했다. 단기차입금으로 CB 매입 자금을 마련해 채권자에 원금을 돌려줬지만 해당 CB 매입 물량 중 215억원 규모를 재매각했다. 여기에 늘어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400억원 규모 CB를 추가로 발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풋옵션 행사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풋옵션 청구가 늘어나면 CB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의 재무 부담도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풋옵션 원금 상환으로 기업의 현금 흐름이 악화될 수 있고 이는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금을 메우기 위해 기업이 CB 추가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단행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진옥동 “목표 아닌 목적 향해야”…신한금융, 신한경영포럼 개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일부터 1박 2일에 걸쳐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본부장 등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신한경영포럼'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경영포럼에서는 그룹의 신년 경영 슬로건인 '고객중심 일류(一流)신한 Humanitas, Communitas'를 중심으로, '리더가 갖춰야 할 훌륭함'과 '정직한 신한'에 대한 강연 및 토론이 진행됐다. 신한금융은 이번 경영포럼의 첫 번째 연사로, 고대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쓴 '의무론'을 번역한 김진식정암학당 연구원을 초청했다. 키케로는 '의무론'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의무에 충실하며 '훌륭함'을 추구하고, 개인의 이익 추구에 앞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두 달 전부터 이 책을 숙독하며 포럼을 준비해 온 참석자들은 훌륭한 리더의 덕목과 실천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한편, 각자가 생각해 온 다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 주제 도서는 글로벌 경영컨설턴트 론 카루치의 '정직한 조직'으로, 저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 내에 정직한 문화가 뿌리 내려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정직한 조직의 3가지 조건인 '목적', '진실', '정의'에 대한 외부 강연을 자유롭게 선택해 들은 데 이어, 이러한 문화를 그룹에 정착시키기 위한 팀별 제안서를 작성해 발표 및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진 회장은 강연과 토론을 마치고 이번 포럼에 함께한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는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가졌다. 진 회장은 “'목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나타내고, '목적'은 왜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며, “구성원 모두가 '목적'에 대해 공감해 간다면 일류신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리더의 진정한 영향력은 존경에서 비롯되며, 존경 받기 위해서는 과정이 정당해야 하고, 남들이 귀 기울일 만한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새로운 형식의 신년 경영포럼 진행을 구상해 온 진 회장은 포럼 당일 아침 참석자 맞이를 위해 전날부터 연수원에 입소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전언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경영포럼은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오던 기존 포럼과 달리, 1등보다 일류를 지향한다는 신한금융그룹의 추구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리더들의 다짐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그룹 경영 추진 전략으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 △차별적 고객가치 제고 △기업시민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도약을 다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내 대출금리 낮아질까”...시중은행, 가산금리 인하 전망

은행들의 금리 정책에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 신한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 인하에 나서면, 나머지 주요 시중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줄줄이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가산금리를 통한 인위적인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확대 논란이 어느 때보다 커진데다, 새해 들어 은행 가계대출도 8개월 만에 첫 감소 조짐을 나타내면서 높은 가산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낮출 예정이다. 상품별 인하 폭 등 세부 내용은 주초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코픽스(COP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와 은행들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업무원가, 법적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이 반영된다고 설명하지만 주로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15일 은행채 3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가산금리를 올려왔다. 이번 주 가산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약 6개월 만의 하향 조정이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대다수 주요 시중은행도 비슷한 시점부터 가산금리 폭을 꾸준히 키워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주택구입 열풍이 일어나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억제 조치를 주문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가산금리 인하를 결정하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가산금리 인하 기조를 보이게 되고, 이에 다른 주요 시중은행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 은행들의 경우 금리를 낮춘 신한은행 등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게 되면 연초부터 영업과 실적 차질을 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 들어 가계대출이 성장이 아닌 뒷걸음질을 치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각 은행들이 금리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정상 수준으로 낮추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금리 부담으로 경제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이자장사'에 몰두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월 5대 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00∼1.27%p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모두 1%p를 넘어선 건 지난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개별 은행 내부 시계열에서도 10∼2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 차례, 0.50%p 내려가고 시장금리도 낮아졌지만, 은행들이 예금(수신) 금리만 일제히 낮추고 대출 가산금리는 낮추지 않은 결과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향후 은행 대출금리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의 경기부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은 이달이나 내달 기준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상반기 두 차례 정도의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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