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대규모 적자 구조에 빠져 있던 한전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주가 회복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치권 출신 사장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요금 인상 설득, 민간 협업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의 체질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 만에 '흑자 전환'…“한전 주가 회복은 시작일 뿐"
김 사장은 2023년 9월 취임 직후부터 에너지 공기업으로서의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21~2023년까지 3년 연속 이어졌던 한전의 누적 적자는 40조원에 달했으며, 주가는 1만원대까지 하락하며 한전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김 사장 취임 후, 원가 기반 요금 조정과 비핵심 자산 매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결과, 2024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한전 주가는 연초 대비 50% 이상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구조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전의 누적 부채는 200조원을 웃돌고 있으며,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 개편 없이는 '흑자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가정용 전기요금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여전히 원가에도 못 미치며, 산업용 요금만 올리는 구조로는 산업계 반발과 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
'시장 기반 요금체계 정착'이라는 고질적 과제를 푼다면 김 사장의 진짜 성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산자위 출신 장점 살려 '정무역량' 빛나
김동철 사장은 4선 중진 의원 출신으로, 제19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위원장을 지낸 에너지 정책통이다.
한전 사장으로서도 정부·국회와의 정무적 조율 능력, 정책 설득력, 요금 구조 논의 주도력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전 내부 회의에서도 “요금은 정치가 아닌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정부와 여당의 요금 결정 협의 구조에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을 요구해 왔다.
해외 원전 수주 확대, 차기 과제이자 기회
김 사장 체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원전 사업에서의 실질적 성과 창출이다.
한전은 현재 이집트, 사우디, 튀르키예 등과 원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정부의 외교력과 한전의 기술력, 한국수력원자력과의 시너지가 필요한 국면이다.
산자위·국회 인맥을 보유한 김 사장이 민관 연합 '팀코리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경우, 향후 대규모 해외 수주 경쟁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연임 가능성도 솔솔…'흑자 사장' 넘어 '체질개선 사장' 될까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9월까지다. 연임 여부는 흑자 유지 여부와 요금체계 개편 성과, 해외 수주 진척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로선 내부 구성원 및 산업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정권의 정책 방향과 연계된 에너지 공기업 특성상 향후 정치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김동철 사장은 한전을 흑자로 돌려놓으며 첫 시험대는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전의 근본적 구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요금 정상화, 부채 감축, 재생에너지-원전 간 균형적 투자, 해외 수주 등 복합적 과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개혁 사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