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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업계 전반에 ‘먹구름’…레버리지 확대에 신용 불안 가중

올 하반기 이차전지 업종에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이차전지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신용등급 하락은 면했지만, 구조적 재무 부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수준이다. 중형사들의 신용등급은 하향되거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대형 이차전지 기업들의 상반기 신용등급이 유지됐다. 글로벌 상위권 시장지위와 이를 토대로 한 고정거래 기반 등 사업안정성을 인정받아서다. SK온을 제외한 대형사들은 대표적인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아직 위험 단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적 하락이나 금리 상승 등 외부 충격에 따라 부채상환 여력과 커버리지 지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현재의 안정성은 '조건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재무 레버리지는 외부 충격 시 기업의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신용평가사들은 재무 레버리지 비율의 대표격인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에 대해 각각 30%, 100%를 '안정'과 '주의'의 경계선으로 본다. 이차전지 대형사 가운데 일부는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섰거나 근접한 상태다. SK온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말 총차입금은 28조원이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5조원이다. 이를 토대로 한 차입금의존도는 55.6%로, 지난해 말 53%에서 2.6%포인트(p) 늘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보다 63.5%p 급증한 25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은 18조원, 단기차입금은 1조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작년 말 26.1%에서 올 1분기 28.3%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84.5%에서 14.6%p 늘어난 99.2%다.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2022년 한번 낮아진 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46.1%, 139%다. 대형사 중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하면서도 증감을 나타냈던 기업은 삼성SDI뿐이다. 올 1분기 말 삼성SDI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29.1%, 89%를 나타냈다. 에코프로는 신용등급과 전망 모두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에코프로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신평사는 이차전지 업황 부진에 따른 계열사의 중·단기 수익성 악화를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저조한 현금흐름이 지속하면서 과중한 차입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계열사 부담은 에코프로의 레버리지 비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현재 에코프로의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3.5%, 부채비율은 122.6%다. 하지만 에코프로 개별로 보면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33.2%, 97.7%로 안전성 기준 안팎을 넘나드는 수준에 그친다. 에코프로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의 레버리지 수준은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49.1%, 137.5%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한기평은 신용등급을, 나신평은 등급 전망을 한 단계씩 하향했다. 문제는 차입금의존도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에코프로비엠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이자·세금 등 고정지출을 뺀 뒤 회사에 실제로 남은 현금은 -2668억원이다. 이는 약 2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나 차입 등 외부 조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엔켐은 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하향됐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대규모 자본 전환에도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엔켐은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각각 785억원, 805억원 규모로 자본으로 전환하면서 차입 규모가 축소됐다. 이에 따라 총 6862억원의 자본 확충 효과가 발생했고,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다. 엔켐의 올 1분기 부채비율은 92.6%로 전년 말 496.5% 대비 403.9% 하락했다. 다만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열위한 상태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만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익구조와 낮은 커버리지 수준은 개선되지 않아서다. 표면적인 레버리지 지표 개선에 이어 실질적인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엔켐은 앞으로도 CB를 활용해 재무 개선에 나설 계획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올 3분기 현재 남아 있는 CB는 779억원 규모지만, 최근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어 투자자들이 전환 대신 상환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기평은 “중·단기간 유의미한 수준의 영업현금흐름(OCF) 개선여력이 제한적이며, 해외 공장 잔여 투자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도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가 해당 CB의 행사가격을 하회하고 있어 단기간 내 전CB 추가 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부담 완화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증권사들은 이차전지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이는 실적 악화와 수요 둔화, 경쟁 심화, 정책 불확실성,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쳐진 결과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에이피알, 미·중·일 매출확대로 이익 성장…주가↑

에이피알이 7일 장초반 급등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7.91% 오른 14만8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날 에이피알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9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권우장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메디큐브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실적이 크게 확대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에이피알 브랜드 메디큐브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476억원, 영업이익 2680억원을 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72.6%, 영업이익은 118.4% 증가한 수준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싸이닉솔루션, 상장 첫날 ‘따상’ 돌파…디자인하우스 기대감 폭발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업체 싸이닉솔루션이 코스닥 시장 입성 첫날부터 강세를 보이며 '따상'에 근접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9분 기준 싸이닉솔루션은 1만17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4700원) 대비 약 149% 급등한 수준으로, '따블'을 넘어선 데 이어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싸이닉솔루션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로, 팹리스가 개발한 반도체 회로도를 파운드리에서 양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보완하는 '디자인하우스' 역할을 한다. 전력관리칩(PMIC),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국내 유일 공식 디자인하우스이며, 중국 BYD, 폭스콘 등 해외 대형 고객사와도 협업 중이다. 최근에는 휴대용 AI기기에 들어가는 센서 반도체 분야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1289.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47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청약에서도 2148대 1의 높은 경쟁률과 함께 약 4조4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노사전선이 본게임...우리금융지주, ‘라이프’ 출범시기 영향 줄까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으나, 화학적 결합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노조과 사측은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노사협상에 나서고 있다. 양사 노조는 △고용 보장 △매각 위로금 지급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계를 비롯한 사항들을 요구하는 중으로, 향후 진행될 협상 결과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동양생명 노조는 파업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5.7%가 파업 개시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에서 고용 보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으나, 중복업무 인력 감축을 비롯한 조정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다. '우리라이프', '우리금융라이프'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자회사 편입 전부터 로드맵을 그려가던 우리금융으로서는 시작부터 걸림돌을 만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앞선 사례에 비춰 이번 인수 후 통합(PMI)도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20년 KB금융그룹에 편입됐던 KB라이프는 2023년에서야 통합법인이 출범했고, 신한라이프도 통합법인 출범은 1년 만(2021년)에 이뤄졌으나, 추가적인 작업에 시간이 소요됐다. 우리금융에 양사를 매각한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매각 위로금 지급과 관련해 사실상 '손절'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도 문제다. 이번 노사협상에서도 매각 위로금이 주요 화두로 꼽힌다. 다만, 우리금융은 '원칙적으로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과도한 요구 수용은 비은행부문 강화와 관련해 '오버페이하지 않겠다'고 했던 방침과 상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향상 등 보험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 3월말 기준 동양생명의 킥스 비율은 127.2%로, 지난해말 대비 28.4%포인트(p)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돌았다. 다만, 5월에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에 힘입어 27%p 정도의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ABL생명은 168.0%로 14.3%p 높아졌으나,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11.8%에서 104.6%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양사의 신용등급은 상향 조정됐다. 시장에서도 우리금융의 지원사격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및 신한라이프 출범을 주도한 인물들을 양사 수장으로 세우고,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곽희필 ABL생명 대표가 취임 첫날 노조와 만난 것도 통합 과정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한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손편지를 양사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최근 생보업계에서 시니어사업 진출이 이어지는 것도 속도전에 힘을 싣는 요소다. KB라이프의 요양 자회사 KB골든라이프는 위례·서초·은평·광교·강동에 요양시설을 건립하는 등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KB라이프도 500억원 유상증자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중으로, 하나생명도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 법인 설립을 필두로 요양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보험계열사도 후발주자가 되지 않으려면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지만, PMI가 길어지면 경쟁사들이 '아랫목'을 장악하거나 구매력이 있는 고객을 선점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시기에는 '샅바싸움'이 벌어지게 마련"이라며 “사측에서도 고용 보장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만큼 매각 위로금 문제가 해결되면 협상이 빠르게 매듭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CSM·변액보험 쌍끌이...미래에셋생명, 실적 반전 신호탄

미래에셋생명이 황문규 대표의 주도 하에 보험 포트폴리오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1분기의 경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243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4.8% 하락했지만, 보험손익(38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74.4% 급증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미래에셋생명의 예상 순이익은 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운 상승세가 점쳐진다. 연간 기준으로도 1250억원에서 1332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강보험과 변액보험을 비롯한 상품군이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최근 초경증 유병자를 위한 신상품(M-케어 건강보험 무배당)을 출시했다. 초고령사회 진입 및 경기 부진으로 간병비 부담을 걱정하는 고객군이 늘어나는 것을 공략하는 셈이다. 해당 상품은 일반심사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유병자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간편고지 상품으로, 일정 고지기간 동안만 병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최신 항암치료 기법인 '항암중입자방사선치료특약'도 탑재했다. 중입자방사선치료는 기존 양성자 치료 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은 건강보험 라인업을 늘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분기 신계약 CSM은 1410억원으로 46.6% 증가했고, 보유계약 CSM도 2조847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 변액보험은 '글로벌 MVP 펀드' 시리즈 등의 높은 수익률을 토대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기반 영업(Fee-Biz)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조성식 부사장이 대형 유튜브 채널에서 MVP 펀드를 설명하는 등 고위임원의 마케팅도 이뤄졌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변액보험 총자산 수익률이 41.9%로 2~3위와 20%포인트(p)가 넘는 격차가 있었다고 밝혔다. 변액보험 펀드유형령 5년 수익률 역시 38.7%로 경쟁사들을 대폭 웃돌았다. 이는 다른 보험사들이 국내에 주로 투자하는 반면, 해외투자 비중이 76.6%에 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한 성과로 볼 수 있다. 고객들의 자산을 우량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주기적 리밸런싱과 1대1 전문가 지원을 비롯한 과정도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2433억원)가 1년 만에 140% 이상 증가하면서 1위에 올랐던 것도 미래에셋생명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보여준다. 2회 이후 납입보험료를 포함한 전체 수입보험료(5867억원)도 가장 많았다. 4월에는 초회보험료가 2위로 한 계단 낮아졌지만, 전체 수입보험료는 1위를 수성했다. 최근 주춤한 모습이지만 코스피가 3000대로 진입한 것도 변액보험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생명에서도 '미래를 보는 변액연금보험 무배당 2108'을 비롯한 상품이 주목 받았고,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디지털WM라운지) 내 변액VIP 고객 기준도 넓혔다. 퇴직연금도 글로벌 MVP 펀드를 적용한 결과 최근 3개년 실적형 적립금 증가율(운용관리적립금 기준)이 89%에 달했다. 지난해말 기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1년 수익률도 12.9%로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높았다. 자체 개발한 퇴직급여 평가 시스템 등을 활용한 자산관리 방안도 제공한다. 1분기 퇴직연금 전체 수입보험료는 2조4687억원으로, 나머지 생보사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지난 5월 '보증형실적배당보험'도 선보였다. 이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가입하면 납입 원금 기준 240개월간 정액 지급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잔여적립금도 소진될때까지 지급한다. 다만, 투자손익이 241억원에서 -5억원으로 악화된 점은 개선돼야 한다. 보험손익 증가에도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것도 투자손익이 나빠진 탓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대체자산의 평가손익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킥스 비율이 지난해말 보다 낮아졌지만,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고도 180%를 넘는 생보사는 많지 않다"면서도 “배당 재개를 위해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기준 완화 등 규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유·조광ILI, 상장폐지 고비 넘기나…거래재개 ‘청신호’

코스닥 상장사 대유와 조광ILI가 상장폐지 리스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 경영진에 대한 공소장 내용이 변경되며, 핵심 쟁점이던 횡령·배임 규모가 대폭 줄었고, 법적 혐의의 성격도 완화된 것이 결정적 배경이다. 이번 공소장 변경은 거래정지 상태인 두 기업의 거래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 회사의 전 경영진에 적용됐던 혐의는 기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변경됐다. 최초 공소장에서 적용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은 배임액이 5억원 이상인 중대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법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번 공소장 변경으로 혐의가 업무상 배임으로 완화되면서 상황이 바뀐 것이다. 배임 금액도 대폭 축소됐다. 대유는 당초 20억6461만원에서 1억6377만원으로, 조광ILI는 당초 17억1529만원에서 1억3613만원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대유는 1.94%에서 0.15%, 조광ILI는 1.72%에서 0.14%로 줄어들었다. 이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수준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자기자본의 5%(대기업은 3%) 이상이거나 임원의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자기자본의 3% 혹은 10억원 이상인 경우 실질심사사유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이번 공소장 변경으로 당초 회사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자체부터 관련규정에 위배됨이 확인된다"며 “검찰 기소내용에 따라 상장유지 관련 기준이 적용되었다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내용이 변경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사안들 중 하나의 사안일 수 있어 억울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에 대해 회계상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도 모두 적정으로 받았고, 적법하게 공소장까지 변경되었기 때문에 향후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사건과 상장폐지결정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회사가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공동 플랫폼 구축하고 경영진 실습도…‘AI 전환’ 깃발 든 금융지주

이자이익 감소 국면에 처한 금융권이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키우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하반기 경영전략 키워드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른 가운데 그룹 공동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AI를 전 임직원의 언어로 내재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달 잇따른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대응 전략 점검에 나선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는 지난 1일 신한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시작한 가운데 오는 11~12일 KB금융그룹이, 18일엔 우리금융그룹이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지주는 이른바 '6.27 대책'인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의 시행으로 그룹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상태다. 향후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출별 영업목표 재조정 및 영업 효율화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하반기 경영전략의 핵심 아젠다 중 하나로 AI 기술 실행 및 내재화가 대두될 전망이다. AI가 금융지주 공통 관심사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면서 경영진부터 AI 내재화를 실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I 전략별로는 KB·우리금융은 그룹 공동 AI 플랫폼 구축에, 신한·하나금융은 현장 중심의 AI 적용과 그룹 공동 AI 플랫폼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한금융의 이번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 주제는 'AX(AI 전환)-점화(Ignition)' 였다. AI와 AI 에이전트를 경영진 각자의 업무에 접목해 전사적인 실행으로 연결짓자는 게 목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AI(인공지능)를 통한 대전환 시기에 리더들이 민첩한 대응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CEO들은 회의에 앞서 6주간의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후 회의에서 각 사별 실행 가능한 계획과 구체적인 AI 활용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GenAI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자산관리(WM)부터 보험설계, 고객 데이터 분석 등 비즈니스 각영역에서 AI 에이전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그룹 통합 플랫폼인 '신한 슈퍼쏠'에도 고객 의도 분석 기반의 맞춤형 AI 제안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AI 대전환'에 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에선 기존 금융테크부를 'AX전략센터'로 확대·개편하고 이를 AX(AI 중심의 인공지능 전환) 전략 컨트롤타워로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젠 AI 플랫폼' 등 그룹 공동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구축한데 더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챗GPT 활용 연수에서 프롬프트 설계와 업무 시뮬레이션 실습에 참여했다. 특히 이번 연수는 단발성 교육이 아닌, 향후 AI전략 수립과 실무 적용 과정에 기반이 되는 리더십 재정립의 하나라는 데 의미가 있다. 임 회장은 “AI는 더 이상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전 임직원이 모두의 AI로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새로운 언어"라며 “이번 연수를 계기로 AI 대전환 추진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AI와 그룹사간 시너지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도 AI를 활용해 고객 확장과 계열사 시너지 제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1일에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그룹 데이터 혁신 세미나'를 개최하고 지주와 주요 계열사의 데이터·AI 부문 임직원 100여명이 고객별 맞춤형 금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즈니스 현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대화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KB금융은 지난 5월에도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AI 포털'을 구축해 전 계열사 직원들이 내부 업무와 고객 응대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아직까지 회의와 관련한 일정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AI 활용을 비롯해 리스크관리와 목표에 대해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에선 최근 내부 업무지원 플랫폼 지식챗봇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H-GPT'를 적용했다. 직원들은 실시간으로 다양한 업무질의를 할 수 있고, 업무지식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구체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고객 대상 AI 번역 서비스와 해외송금 AI 적용 등 현장 활용을 극대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한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조건 제시…“만장일치 동의 거쳐야”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비은행 발행을 허용할 때 관련 기관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거치는 방안을 제안했다. 6일 금융권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 과정에서 유관 기관 간 합의가 필수적이란 입장을 전달했다. 동시에 범부처 간 협의를 기반으로 한 정책기구를 구성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은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미국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은 '지니어스법'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인증심사위원회(SCRC)를 설치해 신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심사한다. 특히 비금융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만장일치 승인을 요구한다. 자본·외환 규제가 없는 미국에서도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 한은이 주목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이 같은 만장일치 심사 방식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그동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기반으로 한 예금토큰이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비은행권 참여를 막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자, 인가 절차에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것으로 다시 물러선 셈이다. 한은이 비은행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시중 유동성이 급증해 통화정책 유효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발행자의 리스크 등에 대규모 매도가 발생하면 그 여파가 금융시장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보고 있다. 민간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중앙은행의 공적 기능과 역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6억 규제’ 우회 막는다…정부, 개인사업자대출 집중 점검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규제를 우회하는 편법 대출 차단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선다.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서 이뤄진 개인사업자대출이 실제 대출 목적에 맞게 실제 사용됐는지를 이달 전수 점검한다. 올해 취급된 대출 전반이 조사 대상이다. 통상 금융사에서 3개월 내 용도 사용 여부를 확인하는데, 금감원이 부동산 투기 경로로 활용됐는지 여부를 직접 사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감정가의 최대 85~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단 대출 목적으로 명시한 사업 용도로만 활용해야 한다. 주택 매매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면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자율 점검이 느슨해 개인사업자대출이 부동산 거래의 우회 통로로 악용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고금리 사금융으로 잔금을 치른 후 몇 달 후 금리가 낮은 개인사업자대출로 갈아타는 꼼수도 횡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규제 발표 이전 대출도 포함해 올해 개인사업자대출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 고가주택 구입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하고, 부모 찬스로 편법 증여하거나 소득을 누락한 경우 세무조사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담대 규제 풍선효과로 온투업으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도 금융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온투업은 금융권으로 분류되지 않아 이번 가계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다. 온투업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6000억원 규모로, 국내 금융기관 전체의 약 0.05% 수준에 그친다. 다만 과거 부동산 급등기에도 수요가 몰린 바 있어, 당국은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주요 온투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식의 광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강남·마용성 직격타…주담대 조이자 대출 신청 ‘뚝’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인기 지역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 규제가 시행된 직후 첫 주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은 절반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재명 정부 첫 가계대출 규제 발표 직후 첫 주인 6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 지역 은행권 일평균 주담대 신청액은 3500억원대로 조사됐다. 직전 주 일평균 신청액 7400억원대에서 약 53%가 급감했다. 특히 규제 발표일인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에만 신청액이 1조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효과는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은 집값 급등으로 대출 규모가 컸던 만큼 대출 규제에 따른 신청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동남권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8.8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2.4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5월 초 100.8를 기록한 후 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번 규제에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 은행들도 대출 승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목표치 감소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은 목표 대비 1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단 대출 실행액 기준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주담대는 실행까지 1~3개월의 시차가 생기는데, 이를 반영하면 증가세를 단기간에 잡기에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주담대를 억제하며 개인사업자 대출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유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법인 대출이 투기에 이용되는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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