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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까지 전국 가을비…중부지방 호우 주의

오는 25일까지 전국에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답지 않게 시간당 20~50mm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전~밤 중부지방에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내린다. 오는 25일 새벽~오전 충남서해안과 전북 서부 중심으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도 예보됐다. 오는 25일 오후부터 중부 지방 비는 차차 약화된다. 전라권과, 경북권남부, 경남권, 제주도는 26일까지 가끔 비가 내린다. 오는 2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해5도·충남서해안·호남 30∼80㎜(서해5도·충남서해안·전북·전남북서부 최대 100㎜ 이상),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대전·세종·충남내륙·충북·부산·울산·경남 20∼60㎜(수도권·강원북부내륙·충남내륙 최대 80㎜ 이상), 제주 10∼60㎜, 대구·경북·울릉도·독도 10∼40㎜, 강원북부동해안 5∼20㎜, 강원중남부동해안 5㎜ 안팎이다. 기온은 다음주까지 평년 기온 수준(최저 11∼18℃(도), 최고 22∼26도)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컨트롤타워의 조건

지금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환경부와 산업부의 일부 기능을 통합해 기후·에너지·환경정책을 한 곳에서 다룰 수 있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구상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기후와 에너지를 통합하되 환경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에서도 기후와 에너지를 묶는 경우가 많지만, 환경까지 포함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유는 규제 중심의 환경 정책과 산업·에너지 진흥 정책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상 한국식 실험이라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혼재되어 사회적으로 여러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는 기후정책은 환경부, 에너지정책은 산업부가 맡아 서로 엇박자를 내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함께 조율하면 정책의 일관성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기후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징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예산과 조직이 커지는 만큼 정책 추진력도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크다. 환경부는 규제 중심 부처다. 여기에 에너지산업 진흥 기능이 결합되면 '규제와 진흥'이라는 상반된 목표가 충돌할 수 있다. 산업계는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을 맡으면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이라 걱정한다. 전문성 확보와 갈등 조율 능력 역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라는 통합형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까?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정부는 대기오염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당시 취사・난방의 주 에너지원 이었던 연탄을 도시가스로 전환하면서 고체연료사용금지, 청정연료사용의무화라는 강력한 연료사용규제를 도입하였다. 이 규제는 초반에는 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였지만 장기적으로는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 그리고 자동차와 정유 산업의 기술 혁신을 이끌었다. 규제가 새로운 산업 성장을 촉진한 셈이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었다. 급격한 연탄 사용 감소로 탄광촌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그로 인해 사회적 갈등도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도시가스 공급의 지역독점이라는 특혜를 당시 연탄회사에 부여하여 도시가스회사로 전환하도록 함과 동시에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을 통해 폐광지역을 지원했다. 하지만 규제의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에는 부족했다. 여기서 얻는 교훈은 분명하다. 규제는 필요하지만 충격 완화 장치가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지혜롭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은 단순한 간판 교체나 부처 통합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다. 성공의 열쇠는 규제와 진흥의 균형 외에도 정책 충격을 흡수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실행력이다. 특히 여야합의를 통해 어렵게 기반을 다진 에너지3법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하위법령과 시행령을 시급히 제정하여 해상풍력 확대, 사용후핵연료 관리 그리고 전력망 문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에너지3법의 집행력을 높이고, 중앙정부·지자체·산업계·시민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도모한다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적 실험을 넘어 국제적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과거의 교훈을 살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여 갈등의 진앙지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새로운 컨트롤타워가 되길 기대한다. 조용성

[기후리포트] 기후 피해 2030~2060년 최대 200조원…수도권에 집중

한국은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지속할 경우 이러한 피해 규모는 앞으로 수십 배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인구와 자산이 집중된 수도권이 전체 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나 기후 리스크가 국가경제에 대한 커다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유종현 교수와 서울시립대 최미희 연구원이 최근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발표한 '한국의 지역별 기후변화 피해비용 및 탄소의 사회적 비용 추정' 논문에 따르면, 2030~2060년 한국이 입을 기후변화 피해는 현재가치로 87조원(최소 26조~최대 200조원)으로 추산됐다. ◇2030~2060년 수도권 피해만 최대 114조원 연구팀이 기후변화 피해 비용을 시·도별로 분석한 결과, 경기도·서울·인천 등 수도권의 피해 규모가 전체의 57%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2030~2040년에는 연평균 2조원(연간 최대 5조원), 2040~2060년에는 연평균 13조원(연간 최대 38조원)의 피해가 전망됐다. 경기도는 경제·인구 자산이 집중돼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향후에도 이러한 취약 자산의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로 인구 및 경제 자산이 집중된 서울과 인천의 피해비용도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2030~2040년에는 연평균 1조 원(연간 최대 3조원), 2040~2060년에는 연평균 5조원(연간 최대 15조원)으로 추정됐다. 인천은 2030~2040년 연평균 1조원(연간 최대 2조원), 2040~2060년 연평균 4조원(연간 최대 12조원)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기도와 비교해 서울의 경우 빠른 인구 감소 전망이, 인천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 규모로 인해 경기도보다 피해비용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추정됐다. 2030~2040년 수도권 피해액을 합치면 연평균 4조원, 연간 최대 10조원 규모이다. 하지만 2040~2060년엔 수도권 피해액이 연평균 22조원, 연간 최대 65조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한국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2030~2060년 전체로는 수도권 피해규모가 52조원(최소 17조~1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구와 부산도 각각 2030~2040년 연평균 4000억원(최대 1조원), 2040~2060년 연평균 2조원(최대 5조원)의 비교적 높은 피해 비용이 추산됐다. ◇기후변화 충격은 대전·광주가 더 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기후변화 피해비용 비율이 2030~2040년에는 모든 시·도에서 0.0 ~ 0.5% 구간에 분포하였으나, 2040 ~ 2060년에 이르면 0.5 ~ 2.3%로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평균은 4배 이상 증가했다. 2040~2060년에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3개 지역이 GRDP 대비 피해비용 비율이 1%를 초과했다. 2030~2040년에 비교적 낮은 비율을 보였던 충북(0.16%)이 2040~2060년에는 0.74%로 상승했고, 울산은 0.14%에서 0.65%로, 전북은 0.12%에서 0.54%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절대 피해액은 수도권이 크지만 경제 규모와 비교했을 때, 기후변화 피해로 인한 충격은 대전·광주가 더 컸다. 2040~2060년 기후변화 피해비용 비중은 대전(2.34%), 광주(2.09%), 인천(2.06%), 세종(2.03%)의 순이었다. 대전은 전북(0.54%)과 비교하면 약 4.3배나 됐다. ◇탄소 1톤의 피해비용…경기도 4199원 vs 전북 94원 지역별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1톤의 탄소배출이 해당 지역 내에서 초래하는 장기적 한계 피해 비용을 의미한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 산출은 시·도별 연간 피해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후 시·도별 비중을 산출하고, 이를 가중치로 사용해 국가 전체의 탄소 사회적 비용을 시·도별로 배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현재가치 산정을 위해 2025년 기준 연 3%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탄소 1톤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은 지역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는 이산화탄소 1톤(tCO₂)당 4199원이었고, 서울은 1885원, 인천 1398원이었다. 이에 비해 전북은 94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경기도에서 탄소 1톤을 줄일 때 얻는 편익은 전북보다 45배 크다는 의미다. 이는 향후 지역별 탄소세·배출권 가격 차등 적용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어떻게 분석했나: 확률 모델로 미래 리스크 반영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지역별 경제적 피해를 확률적으로 산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단순히 특정 조건에서만 계산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전국 17개 시·도의 피해 규모를 예측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피해 비용 산정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됐다. 첫째, 미래 사회·경제·기후 시나리오를 구축했다. 인구와 1인당 소득 전망, 온실가스 배출 변화, 기온 상승, 강수량 변화를 지역 단위로 세분화해 예측하는 과정이다. 둘째, 강수량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 기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온 상승보다 강수량 증가가 경제 성장에 더 부정적 영향을 주며, 강수량이 늘면 지역 경제성장률이 감소한다는 한국은행 분석을 적용했다. 기온 상승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분석에서 제외했다. 셋째, 최종 피해 비용을 계산한다. '기후변화가 없었을 경우의 지역 경제 규모'와 '기후변화로 성장률이 둔화된 지역 경제 규모'의 차이를 피해 비용으로 본다. 즉, 성장하지 못한 차액이 곧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되는 셈이다. 이 방식으로 산출된 결과는 확률 분포 형태로 제시된다. 예컨대 “경기도는 2040~2060년에 연평균 13조 원(최소 2조~최대 38조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와 같은 식이다. 연구진은 “단순 평균 예측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까지 고려한 위험 관리 지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적 피해 발생 우려" 연구는 피해액의 분포가 우측으로 긴 꼬리 형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낮은 확률이지만, 발생하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극단적 피해(tail risk)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등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는 만큼 전국에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는 데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과 대전·광주 등 취약 지역에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역별 탄소 1톤의 사회적 피해비용을 바탕으로 예산 분배나 탄소세 등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제안했다. 아울러 극단적 위험에 대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평균 피해액만 보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모든 지역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적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기후 리스크는 기업 실적과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안보 이슈'"라며, “지금까지의 전국 단일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별 맞춤 대응과 차등적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아침엔 쌀쌀 일교차 주의, 남부지방엔 비

아침과 낮 기온이 10~20℃(도)까지 벌어져 일교차에 주의해야겠다. 남부지방에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2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제주도는 오전부터, 남해안은 밤부터 10~40mm의 비가 내린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3∼21도, 낮 최고기온은 23∼28도로 예보됐다. 당분간은 일교차가 큰 가을 날씨가 이어진다.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게 나타나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포커스] 쓰레기 종량제 30년…성공적 평가받지만, 비용 현실화는 숙제

1995년 1월 전국에서 동시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0년간 폐기물 관리 혁신을 이끈 쓰레기 종량제는 생활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촉진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종량제는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환경정책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생활양식과 폐기물 배출 특성으로 인해 새로운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폐기물협회가 환경부에 최근 제출한 '쓰레기 종량제 30년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종량제 30년의 성과와 중장기 발전 방안을 살펴본다. ◇“환경 보호와 경제적 가치 창출" 성과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 배출에 따른 처리 비용을 부담케 해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로 1995년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쓰레기 종량제 규격봉투를 제작 판매하며, 이미 봉투에는 규격에 따라 쓰레기 처리 수수료가 포함돼 있어 따로 비용을 낼 필요는 없다. 쓰레기 종량제는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종량제의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생활폐기물 발생 감량 효과: 종량제는 시행 이후 29년간(1995년~2023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가운데 총 1억 6226만여 톤을 줄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1998년에는 1994년 대비 34.3% 감량이라는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3년에도 배출량을 1994년 대비 21.3% 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0개국의 폐기물 발생량 증가율을 고려했을 때, 종량제가 없었다면 약 3억 톤의 폐기물이 더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활용 가능 폐기물 분리배출 증가: 종량제 도입에 따른 봉투값 부담으로 시민들은 분리배출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1996~2023년 28년 동안 약 2억400만 톤의 재활용 가능 폐기물이 분리배출됐다. 이는 전체 생활폐기물 발생량의 43%에 달하는 수치로, 재활용품이 약 1억2000만 톤, 음식물류 폐기물이 약 8000만 톤을 차지했다. 재활용품 분리배출량은 2009년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음식물류 폐기물은 2016년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활용량 증가: 분리배출 증가는 실제 재활용량의 확대로 이어졌다. 종량제 시행 이후 29년간 1억 4000만 톤의 생활폐기물이 추가로 재활용됐다. ▶매립량 및 처분량 감소: 매립되는 쓰레기 양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29년간(1995년~2023년) 생활폐기물 매립량은 모두 3억 7000만 톤 줄었다. 소각과 매립을 합친 총 처분량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약 3억 톤가량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제적 성과: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상당한 경제적 가치도 창출했다. 생활폐기물 발생량 감소에 따른 수집·운반 및 처리비용 절감과 재활용품 분리배출 증가에 따른 유상 가치 증대를 통해 29년간 총 45조 458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했다. 이 중 처리비용 절감액이 40조 9206억 원을 차지했고, 재활용 증가로 인한 유상 가치는 4조 1252억 원으로 추산됐다. ▶환경적 성과 및 국토 보전: 매립량 감소는 수질오염물질 배출량 감소와 매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져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매립량 감소로 인해 서울시 면적(605㎢)의 11.6%에 해당하는 약 70㎢(약 7000만㎡)에 달하는 국토를 보전하는 효과도 얻었다. ◇“부피 대신 중량 기준 수수료 부과 필요" 지난 30년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종량제는 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문제점과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의 재증가 추세: 초기 감량 효과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택배 및 배달문화 확산, 1회용품 사용 증가, 폐합성수지류 및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 증가 등 변화된 생활습관과 소비문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1회용 종량제 비닐봉투 사용 문제: 종량제 비닐봉투로 인해 연간 약 2만 톤의 비닐(2022년 기준)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탈플라스틱 정책과 1회용 봉투 사용 규제 강화 등 정책 목표와 상충된다. ▶부피 기준 수수료의 비합리성: 폐기물 처리 비용은 중량에 따라 산정되지만, 종량제 봉투는 부피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배출량과 처리 비용이 비례하지 않아 '원인자 부담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낮은 주민부담률: 1993년 종량제 시행 지침 수립 당시 2001년까지 주민부담률 100%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2023년 기준 전체 주민부담률은 27.2%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민 반대, 지방의회 승인 등의 절차적 어려움으로 인해 수수료 인상 및 현실화가 쉽지 않아 지자체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명확한 폐기물 분류 기준: 음식물류 폐기물의 분류 기준이 지자체마다 달라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또한, 사업장 비배출 시설계 폐기물(공장에서 사무실·창고·영업장 등 생산라인 밖에서 발생하는 생활계 폐기물, 1일 300kg 미만) 및 공사장 생활폐기물(5톤 미만)의 분류 기준도 모호해 관리의 사각지대를 만들거나 지자체의 수거·처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단독주택 및 상가지역의 혼합배출: 문앞 또는 준거점 배출 방식으로 관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 음식물, 재활용 폐기물이 혼합 배출돼 미관을 해치고, 악취 발생과 무단투기 유발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수거차량 선진화: 청소차량의 안전 문제, 수거 효율성, 친환경성 등이 개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대형폐기물을 집안에서 지정 수거장소로 운반하는 '대형폐기물 내림 서비스' 이용 시 시민들이 고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구체적인 감량 목표 설정 필요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종량제 개선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종량제 수수료 현실화 및 합리적 산정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주민부담률을 산정할 때 일반, 음식물, 재활용, 대형, 공사장 등 주민이 배출하는 모든 생활폐기물에 대한 처리 비용을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속적인 폐기물 감량을 위해서는 생활폐기물 종류별로 발생량 추이를 정밀 분석하고, 1회용품 사용 억제, 다회용기 사용 등 실천적인 감량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1회용 종량제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고, 종량제 요금 부과를 중량 측정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종량제 봉투에 재생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품질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타당한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아울러 “단독주택 및 상가지역의 혼합배출과 무단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매일 수거 또는 요일제 분리 배출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분리배출함 및 중량 측정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쓰레기 종량제는 지난 30년간 환경 보호와 자원 순환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평가하고 “이제는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 그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온실가스 계속 내뿜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 7℃까지 오른다

지난 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7 ℃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 ℃)보다 0.1 ℃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다.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값)보다는 2℃나 높았다. 서울은 열대야일수가 평년(12.5일)의 3.5배가 넘는 46일로 190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8년만에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계속 내뿜는다면 2100년 무렵 한반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워지고, 기상 재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는 이같은 예측을 토대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대책 마련 등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5년 만에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2023년부터 100여 명의 전문가가 작성에 참여했다. 기상청이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 부분을,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 부분을 맡았다. 보고서는 우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가 한반도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2.5ppm씩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기온은 10년마다 0.21℃씩 상승, 전 세계 평균(0.15℃/10년)보다 빨랐다. 보고서는 온실기체를 지금처럼 계속 내뿜는 '고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2100년까지 한반도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7℃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7℃까지 상승한다면, 폭염 일수는 현재보다 9배, 열대야는 21배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극한호우와 더불어 강수량도 늘어나 대도시가 침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시했다. ▶탈탄소 전환이 필요하다.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단계적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최소 30% 달성하며,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도시 기후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 투수성 포장, 옥상 녹화, 빗물 정원 같은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홍수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도시 침수를 줄여야 한다. ▶농업·수산업의 적응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고온 저항성 품종 개발, 스마트팜·스마트양식 기술 보급, 병해충 조기 탐지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자연기반해법(NBS)을 도입해야 한다. 훼손된 산림·습지를 회복하고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기후와 보건 정책을 결합해야 한다. 폭염 취약계층 지원, 감염병 감시체계 강화, 공공 냉방 인프라 확충 등 기후 위기 대응와 국민 건강 보호를 병행해야 한다. ▶거버넌스 혁신이 필요하다. 중앙정부, 지자체, 기업,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한편,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후보고서 발간 기념 포럼'에서 보고서 주요 저자들은 보고서가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폭염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가 전체 기후 건강 피해의 60~80%를 차지하는 만큼 폭염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와 정신 건강 문제, 기후변화와 고령화 문제도 함께 살피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기후변화는 산불로 인한 송배전망 단절, 태풍으로 인한 공장 침수 등 복합재난으로 이어진다"면서 “폭염은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안전사고 발생을 늘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각 지역의 역량을 고려한 지역 중심의 맞춤형 적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동근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심화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량적·과학적 평가기법을 고도화하고, 지역 수요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적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지구과학교육과 박태원 교수는 “보다 알찬 보고서를 위해서 2030 평가보고서는 작성 기간을 이번 보고서보다 1년 정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는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 등을 제공하고, 다음 보고서에는 북한의 기후위기 상황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중국보다 못한 한국 시멘트?…‘유해성’ 판단 기준도 없다

우리나라 시멘트 회사들이 생산하는 시멘트의 유해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산하 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단순 모니터링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직까지 유해성을 판단할 만한 규정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시멘트에 대한 유해 물질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 주무 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이다. 해당 기관은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매달 국내 기업들이 생산한 시멘트 제품에 대한 중금속·방사능 검출 수준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환경과학원은 중금속·방사능 검사시 총 9가지 유해 물질의 검출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총 11곳에서 생산되는 국내·외 시멘트 제품이다. 대상 성분은 Cr(크롬), As(비소), Cd(카드뮴), Cu(구리), Hg(수은), Pb(납), 131I(아이오딘-131), 134Cs(세슘-134), 137Cs(세슘-137) 등이다. 11곳의 생산처는 각각 한일현대(영월 공장), 한일현대(삼곡 공장), 아세아(제천 공장), 삼표(삼척 공장), 쌍용씨앤이(동해 공장), 쌍용씨앤이(영월 공장), 성신(단양 공장), 한일(단양 공장), 한라(옥계 공장), 유니온(청주 공장) 등 국내 10곳과 스미토모(오사카 공장) 등 일본 1곳이다. 환경과학원은 이들 11곳을 대상으로 지난 8월 모니터링한 결과 수은과 아이오딘-131, 세슘-134, 세슘-137, 등 4가지 항목은 11곳 생산제품 모두 불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롬, 비소, 카드뮴, 구리, 납 등 5가지 물질은 검출됐다. 문제는 환경과학원은 시멘트 성분 검사시 체크하는 이들 유해물질 9개 중 크롬을 제외한 다른 8가지 물질은 검출 여부만 판단할 뿐 단위당 함유량 등 유해성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닸는 것이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시멘트 유해성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없다. 유일하게 크롬 항목에서 평가 기준이 생긴 것은 2009년부터 일본에서 크롬 검출 자율관리기준을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며 “일본 시멘트 업계는 1kg당 20mg 이상의 크롬이 검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것을 하나의 판단 기준으로 삼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권고하는 크롬 검출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통용되는 11개 시멘트 생산 제품은 모두 기준치 이하로 크롬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나머지 8개 중금속·방사능 검출 항목에 대해선 여전히 어떤 기준점도 마련돼 있지 않아 환경과학원의 모니터링 실효성에 의문이 실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일부 공장에서 시멘트 생산 시 폐타이어를 활용하고 있어 시공시 근로자 또는 완공된 건물 입주·사용자들이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시멘트 자체가 이미 해외에서부터 폐타이어 등 폐플라스틱 폐기물을 원자재로 사용해 왔고, 우리는 이런 해외 기술을 후발주자로 들여온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시멘트는 원재료와 생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건강에 유해한 각종 물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다. 결국 시멘트에 대한 규제를 하기에 앞서 어느 수준의 유해 물질이 나와야 규제를 해야 하는지 평가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통일된 이론이나 과학적인 증명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며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유해성 수준에 대한 통일된 의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참조하고 있는 크롬 항목 한 곳이라도 권고치를 넘는 제품이 적발될 경우 당국 차원에서 경고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뚫린 커다란 구멍…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2014년 여름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말 반도(Yamal Peninsula).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한 조종사가 땅 위에 거대한 원형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름이 수십 m, 깊이 50m에 달하는 검은 구덩이. 마치 누군가 땅속에서 거대한 포탄을 쏘아 올린 듯 흙과 얼음이 사방으로 흩뿌려져 있었다. 이후 10년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대형 구멍(Giant Emission Crater, GEC)'이 여덟 개나 더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곧 이 현상에 사로잡혔다. “도대체 누가, 아니 무엇이 이 거대한 구멍을 만든 것일까?" ◇1막. 첫 번째 용의자 ― 기후변화 첫 번째로 지목된 용의자는 바로 지구 온난화였다. 실제로 구멍이 발견되기 직전, 야말 반도는 평균보다 4℃나 높은 이상 고온을 기록했다. 더운 여름과 따뜻한 겨울은 동토층(영구동토)을 녹이고, 땅속에 갇혀 있던 메탄(CH4)가스를 불안정하게 만든다. “빙하가 녹으면서 메탄이 빠져나가 폭발을 일으킨 게 아닐까?" 과학자들은 이런 추리를 내놓았다. 하지만 곧 의문이 제기됐다. 지구 전체 북극권은 다 같이 따뜻해지고 있는데, 왜 유독 야말·기단(Gydan) 반도에서만 이런 구멍이 생겨난 것일까? ◇2막. 두 번째 용의자 ― 메탄 하이드레이트 다음으로 등장한 용의자는 메탄 하이드레이트(hydrate). 얼음 속에 갇힌 가스 덩어리다. 기온이 오르면 하이드레이트가 녹아 메탄이 풀려난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폭발을 일으킬 만큼의 압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험에 따르면, 얼음과 가스가 균형을 이루는 압력은 20~25 바(bar) 정도인데, 실제 구덩이에서 흙과 얼음이 수백 m 밖까지 날아가려면 30 bar 이상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은 결국 “하이드레이트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내리게 됐다. ◇3막. 세 번째 용의자 ― 지하 깊은 가스 그러자 새로운 용의자가 떠올랐다. 바로 지하 깊은 곳의 천연가스다. 야말반도는 세계 최대 가스전이 자리 잡은 지역. 땅속에서 끊임없이 가스와 열이 위로 치밀어 오르고 있다. 연구진은 가설을 세우게 된다. 지하에서 올라온 가스가 동토층 아래에 갇힌다. 동토층은 뚜껑처럼 가스를 막고, 위에는 얼음과 흙이 덮여 압력이 점점 쌓인다. 기후변화로 호수·강이 생기면서 얼음층이 더 얇아지고 약해진다. 결국 임계점을 넘으면… “꽝!" 폭발이 일어나며 거대한 구멍이 생긴다. 이 시나리오는 실제 관측된 현상과 가장 잘 들어맞았다. 폭발 후에는 구덩이가 물로 차올라 호수처럼 변하고, 시간이 지나면 평범한 동토지형으로 위장된다. 그래서 과거에도 수많은 구멍이 생겼지만, 지금은 호수 속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4막. 미스터리의 결론 과학자들의 최종 판정은 이렇다. 단순히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아 생긴 것이 아니다. 지하 천연가스가 동토층 아래에 축적되고, 기후변화가 방아쇠(trigger) 역할을 하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즉, 범인은 지하 가스 + 기후변화의 공모였던 셈이다. ◇5막. 남은 수수께끼 하지만 사건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 왜 하필 이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가? 앞으로 북극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가? 동토층 속에 잠들어 있는 1,700억 톤의 탄소가 한꺼번에 풀려나면 지구 기후는 어떻게 될까? 이 질문들은 아직 열린 채로 남아 있다. ◇에필로그 시베리아의 거대한 구멍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의 신호탄처럼 보인다. “내 속에서 갇혀 있던 가스가 깨어나고 있다. 더 이상 기후를 흔들지 말라." 과학자들이 추적한 미스터리는 결국 지구 온난화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이 깊이 얽혀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음 구멍이 어디서,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이 미스터리를 풀 열쇠는 우리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참고문헌 Hellevang, H. 등 2025. Formation of giant Siberian gas emission craters (GECs).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https://doi.org/10.1016/j.scitotenv.2025.180042 강찬수 기자 kcs25@ekn.kr

[강찬수의 기후 신호등] 매일 겪는 기후 위기: 한반도의 현실과 해법은

지난 19일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는 한국이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5년간 축적된 연구 성과(2000여 편의 논문 등)을 종합해 한반도의 기후변화 진행 상황, 현재의 충격, 미래 전망, 그리고 정책적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반도는 지구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기후 재난이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는 것,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대기 중 온실가스: 위험 수위 돌파 한반도에서 최근 10년(2013~2022) 동안 이산화탄소(CO2) 농도 증가율은 연평균 2.5ppm으로 그 이전 10년(2003~2012)의 연평균 증가율 2.2ppm보다 빠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동안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11ppb, 1.1ppb의 연평균 농도 증가율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24년 안면도와 울릉도, 제주(고산리) 기후관측소에서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428~431ppm이었다. 이는 같은 해 전 지구 평균보다 5~8ppm 높다. 매년 약 3.4ppm씩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산업화 이전 대비 2℃ 상승의 한계선인 450ppm까지 불과 6~7년밖에 남지 않았다. 메탄도 심각하다. 안면도에서 관측된 메탄 농도는 2030ppb로, 전 세계 평균보다 약 100ppb 높았다. 아산화질소, 육불화황 등 다른 온실가스도 모두 전 지구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 가스는 각각 수십 년에서 수천 년 동안 대기에 남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한반도는 얼마나 더워졌나 기온 상승은 기후위기의 가장 직관적인 지표다. 1912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 지표 기온은 10년마다 0.21℃씩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0.15℃/10년)보다 40% 이상 빠른 속도다. 100년 넘게 쌓인 온난화의 결과는 충격적이다. 한반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8℃ 이상 더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구 평균 상승폭(1.2℃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봄과 겨울철의 온난화가 두드러진다. 서울의 겨울철 평균기온은 100년 전보다 3℃ 가까이 상승했고, 눈 내리는 날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강원 산간 지역에서조차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잦아졌고, 겨울 스포츠 산업과 산림 생태계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 미래 전망: 지금보다 7℃ 더 뜨거워질 수도 보고서는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AR6)기반의 공유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를 적용해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단기(2021~2040년 이전) 및 장기(2081~2100년) 기후 전망을 제시했다. 온실기체 고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 전 세계 평균 기온이 단기적으로 1.5°C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중간 및 높은 배출 시나리오(SSP2-4.5, SSP3-7.0)에서도 1.5°C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2081-2100년 장기적 전망에서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1.5°C를 초과해 SSP1-2.6에서 1.8°C, SSP2-4.5에서 2.7°C, SSP3-7.0에서 3.6°C, SSP5-8.5에서는 4.4°C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SSP5-8.5 시나리오 하에서는 2100년까지 한반도 기온이 최대 7℃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기온이 7℃ 상승한다면, 폭염 일수는 현재보다 9배, 열대야는 21배 늘어난다. 5일 단위 최대 강수량은 31% 증가해, 서울 같은 대도시는 매년 침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바다의 경고: 뜨거워지고 높아지는 해역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변화는 육지 못지않게 심각하다. 1968~2023년 동안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0.7℃)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특히 동해에서는 표층 수온이 1968년부터 2023년까지 약 1.9℃ 상승했고, 중층 수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울릉분지에서는 최근 18년간 중층 수온이 1.075℃ 상승하는 등 심층 및 중층 해수의 열, 염분, 산소 특성 변화가 관측됐다. 해양 극한 현상도 증가 추세에 있었다. 해양열파는 해수온이 과거 평균 대비 매우 높게 오르는 현상으로, 국내 해역에서 특히 자주,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 1982~2020년 동안 동해는 전 세계 해역 중 해양열파 누적강도가 세 번째로 높았으며, 여름철 발생일수는 다른 계절보다 65% 이상 많았다. 해수면 상승도 빠르다. 동해 일부 해역은 연평균 7㎜ 이상 해수면 상승을 기록하며, 세계 평균(3.7㎜)보다 거의 두 배 높았다. 2100년까지 해수면은 최대 82㎝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에 해당하는 연안 지역이 침수 위기에 놓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인천·군산·부산 등 항만과 어촌 마을은 장기적으로 거주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일상화된 극한기상 기후위기는 평균 기온의 문제를 넘어, 우리가 체감하는 극한 날씨로 나타난다. 2025년 여름은 관측 이래 가장 높은 평균기온을 보였다. 기후 보고서가 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기온 상승이 가파르고 극한호우도 심해지고 있다. ▶폭염: 최근 10년간(2015~2024년) 연평균 폭염 일수는 15.6일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0년대 평균(7일)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2018년과 2023년 여름에는 일부 지역에서 체감온도 40℃를 넘는 날이 잇달아 발생했다. ▶열대야: 열대야(밤 최저기온 25℃ 이상)는 폭염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1970년대 연평균 2.5일에서 최근 10년간 20일 이상으로 늘었다. ▶집중호우: 강수 패턴이 변해 6월 강수량은 줄고, 7~8월에는 국지성 호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장마 시작일과 2차 장마 시작일이 모두 앞당겨지면서 여름철 평균 강수량과 호우 빈도가 증가했다. 장마가 물러나는 날은 2000~2014년의 기간 동안 약 10일 늦춰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2020년 충청지역 기록적 폭우, 2022년 서울 강남 도심 침수, 2023년 경북 지역 산사태는 모두 이 같은 흐름의 단면이다. 2022년 수도권에서는 시간당 141.5㎜의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다. ▶태풍: 북태평양의 폭풍 수는 최근 증가하며 생애 주기가 길어졌고 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반도에 도달하는 태풍은 과거보다 강력해졌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태풍이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하기 때문이다. 2020년 '하이선', 2022년 '힌남노'가 대표적 사례다. ▶가뭄: 여름철 폭염과 겹치면서 '폭염형 급성가뭄(돌발가뭄)'이 늘고 있다. 2022년 제주도의 경우 50일 넘게 비가 내리지 않아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2022년 수도권에서 극한강수현상이 발생하는 동안 남부 지방은 역대 최악의 기상 가뭄을 겪는 등 지역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한파: 극한저온현상은 동아시아 전역에서 1980년대 중후반 이후 감소하다가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해 해빙 감소, 음의 북극진동 발달, 성층권 극와도 순환 약화, 우랄 블로킹의 빈도 증가 등에 기인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1973~2023년 한반도 한파일수는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후위기의 사회·생태적 충격 ▶수자원: 지난 40년간 제주 지역 연강수량은 206㎜ 증가했지만, 충남은 120㎜ 감소했다.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며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늘고 있다. 물 부족에 있어서는 한강권의 임진강 하류와 주변 낙동강권역이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태계: 일찍 개화하는 식물 종의 개화 시기가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아고산 침엽수 구상나무는 집단 고사 중이며, 남방계 나비와 야생벌은 북상하고 있다. 반대로 양서류와 민물고기는 서식지를 잃고 있다. 외래종인 뉴트리아, 붉은불개미, 작은입배스의 서식지가 확대돼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산림: 지난 40년간 매해 약 400㏊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발생면적과 피해액이 지속해서 증가했다. 산사태 발생 원인으로는 강우, 지형, 지질, 식생 등의 자연적 요인과 토지이용, 산림관리, 벌목 등의 인위적 요인이 존재한다. 산불은 매해 약 4004㏊의 피해가 발생했고, 2020년대 피해면적이 2010년대보다 10배 증가했다. 산불 증가의 원인은 사회경제적 원인과 평균기온 증가와 습도 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농업: 벼의 출수 한계기가 늦어지고 보리의 유수형성기가 빨라지는 등 이상기상의 피해가 발견됐다. 채소와 과수의 수량성과 품질도 낮아지고 있다. 사과 재배지는 북상하거나 축소되고 있다. 사과 최대 산지인 충북 일부 지역은 앞으로 재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밭작물의 생산성과 품질도 이상기상으로 감소세다. 열대거세미나방 등 외래 병해충도 확산 중이다. ▶수산업: 수온 상승으로 명태는 거의 사라졌고, 오징어·고등어 어획량도 감소 중이다. 김·다시마 양식장은 고수온 피해로 막대한 경제 손실을 입고 있다. SSP5-8.5 시나리오 하에서의 어획량 변화는 최대 2923억원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양식업 중에서는 멍게와 해조류가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보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018년 여름 한 해에만 4000명 이상 발생했다. 대기오염과 알레르기 질환, 감염병 확산도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 말라리아 국내 연평균 환자 수는 2016~2019년 310명에서 2020~2023년 370명으로 늘었고, 특히 2023년에는 673명으로 급증했다. ◇결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한국은 이미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가뭄은 더 이상 '이례적 현상'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됐다. 경제와 안전을 위협하는 실존적 위기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는 분명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적응 전략을 강화한다면 피해를 완화할 수 있다. 보고서의 결론은 이런 것이다. “기후위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현재이자, 우리의 미래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행동해야 할 때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2027년 ‘지속가능항공유’ 의무화…8년간 최대 10%까지 늘린다

정부가 국제항공 부문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2027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항공유에 1% 혼합해 사용하고, 2035년에는 최대 1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국제항공 탄소중립 선도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의무화제도 로드맵을 공동 발표, 'SAF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SAF는 폐식용유, 옥수수 곡물, 농업 잔류물, 폐기물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든 대체 연료를 뜻한다. 두 부처는 2027년부터 SAF 혼합의무비율을 1%로 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에는 3~5%, 2035년에는 7~10% 범위에서 국내 생산능력, 해외 의무 수준, 글로벌 시장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최종 비율을 확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산업부는 SAF 혼합의무비율 적용 대상은 항공유 공급자인 석유정제업자와 석유수출입업자로 정했다. 이들의 의무 이행 여부는 연간 국내 공항의 국제선 항공유 공급량 대비 SAF 공급량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또, 유연성 제도를 도입해 전체 이행량의 20%까지 최대 3년간 이월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국토부는 2028년부터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이 연간 급유량의 90% 이상을 해당 공항에서 급유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SAF 생산 과정에서 함께 발생하는 바이오 연산품(납사·디젤 등)이 가격 손실 없이 판매될 수 있도록, 다원화된 지속가능성 인증기준(EU, CORSIA 등)이 상호 호환될 수 있게끔 오는 9월 23일부터 열리는 ICAO 제42차 총회에서 제도 개선도 요청할 예정이다. SAF 활용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SAF 혼합의무비율을 초과해 급유·운항하는 국적 항공사에는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시 가점을 기존 1점에서 3.5점으로 확대 적용한다. SAF 혼합급유를 활용 및 국내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에 제공하는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을 2027년부터 항공사에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산업부는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바이오 기반 SAF 관련해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세액공제(최대 25%)를 지속 지원한다. 재생합성 SAF 등 차세대 생산기술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한다. SAF 주요 원료는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해 시설투자와 원료 구매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석유관리원 내에 석유대체연료센터를 설치해 전담 조직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의무에 따른 추가 비용은 정부, 항공업계가 분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AF 혼합의무 비율 1%를 기준으로 전체 국적사 부담액은 920억원으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현재 SAF로 인한 항공요금 인상 계획이 없으나, 오는 2030년 전후로 업계 경영 여건, 사회적 공감대, 국제 동향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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