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EE칼럼]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바야흐로 AI와 데이터센터의 시대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국가가 이 미래산업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 세계 3강 진입을 목표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으며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세계는 자신들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 이후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 가져온 제조업 위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에너지 비용 완화 인센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엔 보조금과 같은 직접적 인센티브를 비롯해 기후의제 완화 같은 제도적 걸림돌 제거 등이 포함된다. 프랑스와 독일은 정상들이 직접 공급망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유럽의 그린워싱 방지법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철회되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으며 '드릴 베이비 드릴'로 대표되는 에너지 공급 확대는 물론이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모든 에너지원의 개발'을 표방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미국 텍사스 주는 현재 85기가와트의 전력공급 능력을 6년 후 150기가와트로 늘려야 할 수 있는데 이 추가 공급의 50%가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예정이다. 워싱턴 소재 에너지 리서치 유닛(ERU)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가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 전력 수요의 2%에서 최대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는 이와 같은 대규모 신규 부하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제조업 부활에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알루미늄 1톤을 만드는 데 14,821킬로와트시의 전력이 필요하다. 연간 생산 능력이 75만 톤인 현대식 제련소에는 보스턴 크기 도시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2030년까지 3,100만 메가와트시, 2035년까지 4,800만 메가와트시의 에너지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추리 알루미늄은 2022년 켄터키주 호즈빌 소재 제련소를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이유로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몰락을 불러왔던 미국 제련소 평균 전력비용은 2024년 메가와트시 당 33달러였다. 공급을 시급히 확충하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이는 어려운 미션이다. 원전의 경우 완공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반면 데이터센터는 2~3년에 불과하다. 브릿지 연료로 각광받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는 밀려드는 주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스터빈 대기시간에만 5년이 걸리고 지난 10개월 동안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다. 인건비도 상승하면서 발전소 건설 비용만 3배 가까이 올랐다. 빠른 공급 확대도 어렵지만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저렴한 전기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는 건 선택이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는 제련소가 메가와트시당 약 40달러 비용으로 장기 전력 계약을 요구했지만, 빅테크 기업은 메가와트시당 100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빅테크의 프리미엄 지불과 송전 용량 제한은 미국 전력 가격을 꾸준히 상승시킬 것으로 우드 매킨지와 CRU는 예측하고 있다. 선택의 결과가 전력요금 상승이라면 제조업 부활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미래 핵심 산업을 포기하는 건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3, 2024년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1.9%, 1.5% 뒷걸음질 쳤고 1990년대에 20%를 웃돌던 일자리 중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5.5%로 감소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중국과 경쟁이 버겁다는 미국보다 60% 이상 비싸다.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저렴한 조달이 핵심이다. 현 정부엔 둘 중 하나라는 선택지는 없다. 제조업과 미래산업에 모두 성과를 거두기 위한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에너지 공급 전략은 당장의 대안인 기존 발전소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동철 한전 사장, 흑자 전환 이끌며 주가 반등…‘부채 감축·해외 수주’도 이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대규모 적자 구조에 빠져 있던 한전을 흑자로 전환시키며 주가 회복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정치권 출신 사장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요금 인상 설득, 민간 협업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의 체질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2023년 9월 취임 직후부터 에너지 공기업으로서의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21~2023년까지 3년 연속 이어졌던 한전의 누적 적자는 40조원에 달했으며, 주가는 1만원대까지 하락하며 한전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김 사장 취임 후, 원가 기반 요금 조정과 비핵심 자산 매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결과, 2024년에는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한전 주가는 연초 대비 50% 이상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구조적 재무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전의 누적 부채는 200조원을 웃돌고 있으며,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 개편 없이는 '흑자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가정용 전기요금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여전히 원가에도 못 미치며, 산업용 요금만 올리는 구조로는 산업계 반발과 경제 악영향이 우려된다. '시장 기반 요금체계 정착'이라는 고질적 과제를 푼다면 김 사장의 진짜 성과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철 사장은 4선 중진 의원 출신으로, 제19대 국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위원장을 지낸 에너지 정책통이다. 한전 사장으로서도 정부·국회와의 정무적 조율 능력, 정책 설득력, 요금 구조 논의 주도력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전 내부 회의에서도 “요금은 정치가 아닌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정부와 여당의 요금 결정 협의 구조에 합리성과 지속가능성을 요구해 왔다. 김 사장 체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원전 사업에서의 실질적 성과 창출이다. 한전은 현재 이집트, 사우디, 튀르키예 등과 원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정부의 외교력과 한전의 기술력, 한국수력원자력과의 시너지가 필요한 국면이다. 산자위·국회 인맥을 보유한 김 사장이 민관 연합 '팀코리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경우, 향후 대규모 해외 수주 경쟁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김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9월까지다. 연임 여부는 흑자 유지 여부와 요금체계 개편 성과, 해외 수주 진척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로선 내부 구성원 및 산업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정권의 정책 방향과 연계된 에너지 공기업 특성상 향후 정치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김동철 사장은 한전을 흑자로 돌려놓으며 첫 시험대는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한전의 근본적 구조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요금 정상화, 부채 감축, 재생에너지-원전 간 균형적 투자, 해외 수주 등 복합적 과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개혁 사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내 최초’ 경기도-고양시-한전-LS일렉트릭, 공유형 ESS 실증 착수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기도와 고양특례시, 한국전력공사, LS ELECTRIC(엘에스 일렉트릭)이 국내 최초로 공유형 ESS(에너지저장장치)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는 공공기관 등에 ESS를 설치해 전력이 과잉 생산되는 시간대에는 저장하고, 수요가 급증할 때 저장된 전력을 방출해 전력망 안정성과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4개 기관은 8일 오후 3시 고양어울림누리에서 '공유형 ESS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력 계통 안정화와 에너지 신사업모델 구축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한다. 우선 설치가 확정된 고양시 공공기관인 고양어울림누리와 전력수요가 많은 민간 사업지를 선정해 연말까지 ESS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현장 실증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심야 등 전기 수요가 적고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한다. 저장된 에너지는 여름철 한낮 등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주변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에 제공된다. ESS 규모는 총 5MWh(배터리 용량 기준)로 2년간(2025~2026)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32억원이다. 경기도와 고양시가 부담하는 '스마트 ESS-EMS(에너지관리시스템) 설치 지원사업' 5억원, 국비-지방비-민간자본이 함께 투입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 지역에너지 생태계 활성화 사업' 27억원으로 구성된다. 다수의 에너지 수용자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그 인센티브를 공유하는 공유형 ESS 구조는 경제성과 확장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는 이런 공유형 ESS가 정전 등을 예방하며 전력망 안정성을 높이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에너지를 저장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핵심 거점인 고양에서 실증이 시작돼 상징성도 크다.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 규정'에 따라 계약전력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ESS 설치 의무가 있다. 이번 공동 설치로 일부 기관은 별도 장비 구축 없이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예산 절감 효과도 따른다.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업무협약 체결을 앞두고 “공유형 ESS 실증사업은 전력 시스템 전환의 선도적 시도로 공공이 선도하고 민간이 확산하는 민-관 협력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는 앞으로도 에너지 신사업 발굴과 미래산업 성장을 위한 에너지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분석] 민간 원전시대 열리나…탄소중립·산업발전 가능한 유일한 에너지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원자력 정책의 양상이 뚜렷한 이중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는 고리1호기 해체 승인 등 사실상 '탈원전'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오히려 원자력 활용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포스코, 삼성전자, 석유화학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와 PPA(전력구매계약)를 활용한 자체 원자력발전 활용 전략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3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고리1호기 해체를 최종 승인했고, 월성 1호기 역시 가동 중단 상태를 유지 중이다. 기획재정부·환경부 등과의 기조를 감안하면, 공공 부문에서의 신규 원전 확대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반대로 탄소중립 압박과 전기요금 급등에 직면한 민간 기업들은 기존 재생에너지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직접 원전을 도입하겠다'는 실질적 움직임에 돌입했다. 특히 포스코는 최근 월성1호기 운영권 확보와 직접 전력조달 PPA 체계 도입을 추진 중이며, 삼성전자, LG, SK 등도 SMR 기술 도입 및 제도 개선을 타진하고 있다. 민간이 원전을 활용하기 위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이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오라클 등의 사례와 유사한 전략으로, “탈탄소+전력비 안정"이라는 이중 효과를 추구하려는 것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 인선에도 이러한 방향성이 드러난다. 김정관 장관 후보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으로, 원전업계와 정책 전반에 정통한 인물이며, 2차관으로 임명된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의 실무형 원전 전문가다. 1차관 문신학 전 대변인 또한 문재인 정부 당시 원전산업정책관을 지낸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인사 차원을 넘어, “민간 중심의 원자력 활용 시대"를 제도적으로 설계하고 지원할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 부문이 후퇴하는 원전의 빈자리를 민간이 메울 수 있도록 법·제도·인재 측면에서 정부가 토대를 닦으려는 전략이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정부의 입장도 유연해지고 있다. 산업부 안세진 원전국장은 7월 2일 국회 토론회에서 “원전 기반 PPA, 민간 활용 제도는 지금부터 논의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는 없지만, 산업계와 함께 실용적인 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SMR의 경우 “특별법에 민간 참여 확대 조항을 명시할 것"이라고 해,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진입장벽 완화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석탄과 가스발전은 탄소중립 규제와 국제 에너지 규범으로 사실상 퇴출 수순에 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출력 제어 문제로 산업용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특히 민간 주도의 안정적 기저전원 구축은 산업계 생존을 위한 현실적 선택지가 되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공공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원전 확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민간이 앞장서 원전 생태계를 살리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의 원자력 정책은 '공공의 감축'과 '민간의 확장'이라는 비대칭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자구책을 넘어, 전력시장 구조 개편, 에너지 안보 전략, 탄소중립 이행 방식 전환 등 한국 에너지정책의 판을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전은 공공만의 것이 아니다"는 명제 아래, 대한민국의 제2 원자력 시대가 민간에서부터 열리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포스코홀딩스, 월성1호기 운영권 확보 추진…수소환원제철 전력 확보 차원

포스코홀딩스가 탄소중립 핵심 과제인 수소환원제철(HyIS) 실현을 위한 전력 공급 기반으로 '원자력 발전소 직접 운영'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폐쇄된 월성1호기에 대해 운영권을 확보하고,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PPA(전력구매계약) 체계 구축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간기업의 원전 직영·직거래 시도가 국내 최초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2일 복수의 에너지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설계사인 캐나다 CANDU 에너지 등을 대상으로 월성 1호기 운영권 확보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산업부는 원전 정책 전담부처이고, 한수원은 월성원전 운영사업자이며, CANDU는 월성 1~4호기의 원자로를 설계한 기술 제공사이다. 포스코는 CANDU와 기술 협의 및 안전성 검토를 병행해 향후 원전 운영 주체로서의 실질적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월성 1호기는 1983년에 준공돼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돼 2019년 12월 영구 정지된 상태다. 재가동을 위해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현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탄소배출이 없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며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원자력발전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 현재 가동이 중지된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해 전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에 붙은 산소를 떼어내기 위한 환원제로 기존 석탄이나 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탄소중립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려면 철을 녹이기 위한 1538도(℃)의 무탄소 내지는 저탄소 열에너지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가능케 하는 에너지원은 현재로선 원전밖에 없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수소환원제철과 탄소저감을 위한 원전 활용 정책토론회'도 이러한 포스코의 구상 아래 민주당 내에서 친원전파로 알려진 허성무 의원에 지원을 요청해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에서 손병수 포스코홀딩스 상무는 “수소환원제철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이는 간헐성이 있는 재생에너지로는 충족이 불가능하다"며, “24시간 탄소프리 전력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중심은 원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무환 전 포스텍 총장도 “산업경쟁력 회복의 관건은 전력 안정성과 가격"이라며 “민간 중심의 원전 활용 방안까지 고려할 때"라고 포스코의 구상에 힘을 실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철강·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탈탄소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24시간 탄소프리 전원이 필수적이며, 원전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2019년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의 운영권 확보와 재가동을 위해 정부 등 관계기관을 만나 적극 설득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정부에 월성 1호기 운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전달했으며, CANDU 측과 기술적 협의를 병행하고 있다"며,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산업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시도"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적·정책적 관문을 넘어야 한다. 가장 먼저 산업부와 한수원이 월성1호기의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는 데 합의해야 하고,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력직거래(PPA) 체계를 위해 한전 및 전력거래소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이는 현재 전기사업법 체계상 대규모 발전사업자의 직접전력 구매 제한과도 연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제도 정비도 요구된다. 먼저 일정 조건 하 민간 간 PPA 허용 범위 확대를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이 필요하다. 한수원이 원전 운영권을 외부에 양도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에너지공기업 운영 규정 정비도 요구된다. 또한 RE100에서 CFE(무탄소전원) 중심으로의 전환을 위한 글로벌 동향에 부합하는 실효적 인증체계 도입도 난관이다. 정치적 논란 최소화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의 재가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포스코는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수소환원제철을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연간 수십 TWh(테라와트시)의 24/7 무탄소 전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지역 수급 한계로 인해 원자력을 실질적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업계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가 국내 전력시장 구조에 균열을 내고 원전 활용을 민간이 주도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정책적 대타협 없이는 성사되기 어렵지만, 기업의 실질 수요가 제도 개혁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전 재가동과 민간직영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둘러싼 포스코의 행보가 산업계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스코의 시도는 단순한 전력조달 방식의 다변화를 넘어, 한국 전력시장 구조, 원전 정책, 에너지안보 프레임 전반을 흔드는 실험적 도전이다. 업계에선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탄소중립 산업화를 실현하기 위한 민간의 절박한 에너지 전략이 제도 개혁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 측은 “원전을 활용한 전력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월성1호기 운영권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