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서울에너지포럼] 산업용 전기요금 美·中보다 높아…“한국형 전원믹스 필요”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산업 경쟁력과 충돌하는 방식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조화로운 전원믹스' 구축이 시급하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28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합리적 전원믹스를 통한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짚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8%, 수출의 80% 이상을 제조업이 차지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형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철강·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전력과 에너지 가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는 “에너지의 약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탄소 규제,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며 “저비용·고탄소 국가와 고비용·저탄소 시장 사이에서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 목표 설정 과정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서 탄소중립을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가격, 안보, 산업, 기술이 결합된 복합 정책"이라며 “재무적 지속가능성,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등 핵심 가치에 기반한 장기 비전 아래 전원믹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력믹스 설계의 현실적 난제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기요금 부담,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전의 역할, 재생에너지 경제성 확보, 전력망 투자 부족, 수소 및 신기술 불확실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는 에너지 공급에 있어 자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로 가고 있다"며 “정부가 계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정책에서 일정 부분 손을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유의 산업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느 나라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나라만의 에너지 수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연료전지 등 전력 공급에 직접 투자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에너지 산업과 수요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안정적 전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과학 기반 의사결정 △적정 비용 △기술 혁신 △정책 일관성 등을 제시하며 “포퓰리즘적 요금 정책에서 벗어나 적정 비용을 통해 장기 투자 회수 가능성이 담보되는 시장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 빈국인 한국에서 완벽한 에너지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결국 다양한 에너지원의 장단점을 조합한 '회복력 있는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산업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주제발표 이후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손 교수는 포럼 주제인 산업의 생존과 성장 방안을 언급하며, 글로벌 에너지 정책이 탈탄소보다는 생존과 경쟁력 향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주제가 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에너지는 없지만 소비는 많은 독특한 구조로, 에너지를 산업 생존 관점에서 다뤄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각국 정치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제는 그린과 기후보다 생존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는 하향식(톱다운) 방식의 에너지 정책으로 일관성이 흔들린 데다 에너지 시장이 경직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 원리에 입각한 합리적 전원 믹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탈원전이 원전 복원으로 돌아서고, 재생에너지 확대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등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토대를 둔) 톱다운식 전원 믹스 정책이 작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전원 믹스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1차에너지(연료) 가격이다. 특히 천연가스 시장에서 발전용과 산업용 가격이 외국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기업이 에너지 공급 업체를 선택하지 못하는 구조다. 에너지 산업 구조가 경직적이라는 점도 합리적인 전원 믹스가 제대로 안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에너지 정책은 너무 많지만 시장은 약하다"며 “미국의 힘은 에너지 시장 내 막강한 힘에서 나온다. 에너지 시장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에너지미래포럼 사무총장)는 산업계 등 전력 소비 주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가격 합리성 측면에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등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주요 국가들에서는 에너지 수용 관련해서 가격 합리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화두"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메가와트시(MWh)당 60~70달러, 미국은 80달러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약 120달러 정도로 신흥국인 인도와 베트남에 비해서도 높다"며 “첨단, 고부가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 경제와 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산업용 에너지와 전력 요금 측면에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토대로 다른 나라와 협력 관계를 모색하자는 주문도 내놨다. 김 교수는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전력기기와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하는 국가와 회사들이 많다"며 “특히 미국과 관세 협상 일환으로 논의 중인 대미(對美) 투자 중 조선 분야를 뺀 나머지가 에너지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서울에너지포럼] “호남 2030년 이후 수십GW 계통 부족…ESS가 유일한 단기 대책”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까지 추세라면 2040년에는 킬로와트시(kWh)당 300원을 넘길 수 있다.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저탄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산업 전략이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서울에너지포럼'의 두 번째 세션에서 '산업 생존을 위한 전력망과 분산화 생태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전 교수는 먼저 최근 전기요금 구조 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 이상 상승해 주택용(약 45%)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랐다"며 “과거 주택용보다 낮았던 산업용 요금이 현재는 역전되는 수준까지 올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용 전력 수요는 2023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며 경제 성장률 둔화와 맞물리고 있다"며 “전기요금 상승이 실제 산업 활동 위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전 교수는 “현재 전기요금의 약 70%가 발전·연료비, 20%가 세금·부담금으로 구성돼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과 정책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연평균 4.6%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kWh당 200원대, 2040년에는 300원대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전력도매가격(SMP)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LNG 가격이 MMBtu당 10달러에서 20달러로 상승할 경우 SMP는 약 110원에서 150~160원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을 위한 에너지 전략으로 “우리나라가 이미 주요 제조업 국가 대비 높은 무탄소 전원 비중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를 기후악당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제조업 대비 무탄소 전원이 많은 점을 경쟁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무탄소 발전 비중은 전체의 40%로,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는 무탄소 전원 확대를 위해 전력망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지역별 잉여 전력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수송할 송전망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호남 지역은 2030년 이후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계통 수용 부족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송전망 확충 △에너지저장장치(BESS) 확대 △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 △전기화 수요 창출 △수요 분산 및 백업 전원 확보 등을 제시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도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주력 자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송전망 확충에는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인허가 지연과 주민 수용성 문제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ESS가 사실상 유일한 계통 보강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제어 문제를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결하고, 전력시장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발전소(VPP), 수요반응(DR), 전기차(EV) 연계 등 분산형 전력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기화 확대 전략과 관련해 “열과 수송 부문의 전기화가 필요하지만 현재 전기요금 구조에서는 경제성이 낮다"며 “보조금이나 요금체계 개편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계통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는 LNG 발전이 필수적인 백업 전원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와 LNG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을 위해 에너지가 존재해야지, 에너지를 위해 산업이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주제발표 이후 박종배 건국대 교수(대한전기학회회장)를 좌장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비교적 비싼 전기요금 속에 어떻게 산업경쟁력을 육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은 전기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전기 산업 자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반면, 배터리 가격은 우리가 30~40%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ESS 사업에서 중국산을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산업단지와 분산에너지 전략을 결합하는 방식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육성할 방안을 제시했다. PPA란 발전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기업 등 전기소비자와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본부장은 과도한 산업용 전기료 부담이 수출·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낮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시장의 합리적 자원 배분보다 정치적·근시안적 의사결정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전기요금 부담은 제조업 침체뿐 아니라 고용 불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향후 분산에너지 시스템에서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과정에서 전기화를 하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기화는 해야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청정수소나 원전 등을 이용한 비전력부분의 탈탄소화 정책도 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분산에너지 확대 기조에 대해서는 “요금 감면을 넘어 기존 산업단지 특성과 장점을 연계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전력망과 산업단지 전략을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PPA가 가능한 발전원의 범위를 넓혀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해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인상 요인 최소화를 추구할 것을 주문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에는 한전이 전력망과 시장 구축에서 많은 부분을 기여했지만, 지금은 전력시장에서 민간 자본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SMP 상한제, 망 구축 비용, 출력제어 등에서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 특별구역에 제한된 PPA 제도를 원전과 석탄발전으로도 열어달라는 현장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력 공급 경로의 다양성과 소비자 선택권을 폭 넓게 보장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에 국한하면 미국이 에너지 안보질서를 보장하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에너지 거버넌스 측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 정책이 전력 비용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재생에너지는 계통운영 측면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망비용 측면에서 보면 전체적인 SMP를 증가시키는 셈"이라며 “독일 사례처럼 재생에너지 확대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 요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민간의 전력망 구축 참여에 대한 합리적인 인센티브 설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필요하지만, 민간 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어떻게 잘 설계할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서울에너지포럼] 김정관 태평양 고문 “탈탄소에 무게 쏠려 경제성·안정성 흔들”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환경성 중심으로 쏠리면서 수급 안정과 경제성 측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정책은 안정성·경제성·환경성이라는 이른바 '3D 목표'의 균형이 핵심인데 최근 정책은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무게가 실리면서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고문은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이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 기조강연으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급격한 전환 속도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기화 확대와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 증가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 데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배전망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다. 그는 “전력 설비 확충은 사회적 수용성과 비용 문제까지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급 능력 확보 없이 전환 속도만 높이면 산업과 국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환경도 변수로 꼽았다. 김 고문은 기후 대응을 '공유지의 비극'에 비유하며 “모든 국가가 동일하게 감축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감축하는 국가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 등 주요국도 에너지 가격 상승과 산업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탈탄소 정책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책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은 필요하지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라며 “수급 안정과 적정 가격을 담보하지 못하면 전환 자체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을 재평가하고 수소 등 대체에너지 육성 등을 병행해 에너지 믹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력망 확충과 시장 구조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전기요금 역시 원가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고문은 “에너지 가격 정상화는 수요 관리와 효율 개선의 출발점"이라며 “정부 규제 중심에서 준시장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대응은 불가피하지만 우리 산업과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감축 정책과 함께 기후 적응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에너지포럼] 문재도 에너지미래포럼 대표 “정책 불확실성 줄이고 민간 투자 활성화해야”

문재도 에너지미래포럼 대표는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9회 서울 에너지 포럼' 축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전쟁이 끝난 뒤 에너지 시장이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에너지 질서가 생길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문 대표는 “이란 전쟁이 끝나더라도 현재 에너지 질서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미국과 재생에너지 선두 국가로 떠오르는 중국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는 경제의 피와 같아 흐르지 않으면 경제가 마비된다"며 “우리처럼 에너지를 수입해 쓰는 나라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공급 확보를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원자력과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값싸고 품질 좋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며 “비록 화석에너지는 생산하지 않지만,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 민생 안정과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가 어떤 시장으로 갈지 주목해야 한다"며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하연·이현진 인턴기자

[서울에너지포럼] 김현제 에경硏 원장 “에너지정책, 우리경제 뒷받침하는 핵심”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2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한국자원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축사에서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산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문제는 특정 부문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라 산업의 생존과 국가 성장 기반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며, “에너지 정책은 산업정책과 분리된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정책이라는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은 에너지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로 마련됐다"며 “이 자리가 우리 산업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하연·이현진 인턴기자

[서울에너지포럼]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 사장 “에너지는 생존의 문제…경쟁력 있는 공급 체계 시급”

정선구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은 2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주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개회사에서 “올해처럼 에너지에 모든 언론이 많은 관심을 쏟았던 적은 없었다"며 “요즘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인해 국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에너지는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원료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경쟁력 있는 에너지 공급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포럼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정책 제언과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 설계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산업을 위한 에너지 구조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하연·이현진 인턴기자

“다회용기 사용, 개인 컵 할인제 확대” 기후부 탈플라스틱 정책 추진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석유와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조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장례식장 등에서의 다회용기 사용과 카페에서의 개인 컵 할인제 확대를 유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는 28일 김성환 장관이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이번 계획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에서 기후부는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 전망치 대비 나프타로 만드는 신재(新材) 기반 폐플라스틱을 1000만톤에서 700만톤 수준으로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플라스틱 100만톤을 원천 감량하고, 폐자원으로 만든 재생원료 사용을 200만톤으로 늘리는 내용을 대책에 담았다. 기후부는 우선 플라스틱이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은 종이 등 대체재로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배달 용기 등은 구조 개선을 통해, 택배 포장재는 과대포장 제한을 통해 플라스틱 신재 투입량을 줄이기로 했다. 플라스틱 제품에 물리는 폐기물 부담금제의 실효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제품에 따라 부담금 요율을 차등화하고, 재생원료 사용 시에는 부담금 감면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활용이 어렵거나 다른 품목의 재활용을 저해하는 포장재는 업계 협약 등을 통해 시장 진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의류와 전기·전자제품 등 주요 품목도 설계·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산업계와 협력해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는 포장재나 제품에는 재생원료 사용 목표율을 설정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재생원료 10%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페트병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 목표율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최근 사재기 문제가 대두됐던 종량제 봉투류부터 재생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 교체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정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일회용품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장례식장의 경우 전국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부터 협약을 체결해 다회용기 사용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시행 결과를 토대로 민간 시설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장 내 구내식당·카페, 스포츠경기장, 공공기관 인근 카페 등에도 다회용기 문화를 정착시킬 방침이다. 소비자의 '고쳐 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전제품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수리 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수리거점 확대(찾아가는 수리버스, 수리 카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시민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감량 실천수칙을 적극 홍보하고, 민관 협치(거버넌스)도 구성 및 운영하며 탈플라스틱 문화를 풀뿌리 단위부터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이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하고, 구체적인 감량 목표가 뻐졌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발표한 '이슈 브리프' 자료에서 “정부의 일회용품 정책이 일관된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컵 보증금제의 축소, 종이컵 규제의 후퇴 등을 사례로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 정책이 개별 조치의 나열에 그치고, 전반적인 소비 구조를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면서 “놀이공원과 영화관, 장례식장, 체육시설 등 폐쇄형 공간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종이컵과 1회용 앞치마, 빨대 등 대체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단계적 금지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번 중동전쟁은 위기이지만, 수입자원에 의존하면서도 제품을 대량생산-폐기하는 선형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할 기회로도 작용한다"라며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탈플라스틱 경제를 실현하겠다"라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수소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최근 AI 산업의 눈부신 성장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국내 및 해외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이란 전쟁에서의 Al 활용 사례를 통해 생생히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전력산업이 AI 산업 성공의 키라는 것은 에너지산업 종사자 일부만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생성형 및 피지컬 Al는 각각 뇌와 주요 신체부위라 한다면, 전력은 이를 정상 작동시키기 위한 혈액에 해당될 수 있다. 혈액 공급이 없거나, 일시적으로 중지가 되면 인간의 대사 활동은 멈추게 되고, 손상되어 최종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전세계 AI 빅테크 기업들은 인간 신경망에 해당되는 Al 데이터센터(AIDC) 뿐 아니라, 충분한 전력계통확보를 위해 직접 에너지단지를 운영하거나, 전력사와의 독점공급계약을 추진하는데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에 따르면 글로벌 Al 전력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약 30%, 국내 및 해외 시장규모로는 각각 18.9억 달러 및 60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발표된 초대형 AIDC 프로젝트의 표준목표치는 500 MW 규모이며, 가동률 60%로 추산하게 되면 연간 2.5 TWh(대한민국 30만 가구 연간 전력사용량)의 전력량이 요구된다. J.P 모건, 골드만삭스 가속화모델을 적용하면, 2026년 현시점에서 1,050 TWh의 전력량이 오로지 AIDC 용도로만 소비된다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AIDC용 전력은 4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번째는 초고밀도, 초고압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정해진 면적 대비 전력집중화가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일년 365일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만일, 전압 및 주파수 변동이 발생하게 되면, 심각한 장비 손상이 발생하게 되며, 일시적인 가동 중지 시조차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이중화 또는 삼중화된 전력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정전 시 즉각 가동되는 무정전 전원 장치 또는 대규모 비상발전기도 포함된다. 세번째로는 전세계 전력소비량의 3-4% 수준의 엄청난 양을 필요로 하는 만큼, 고효율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AIDC에 소요되는 전력량의 30-40%를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시키는데 사용하는 것만큼 냉열관리의 중요성은 반드시 생각해야 할 점이다. 마지막은 친환경성이다. 즉, AIDC 운영 전력은 이산화탄소 발생 없는 청정 전력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직접 연계시에는 부하변동 이슈로 인한 안정적 전력공급이 불가능하며, 발생된 전력을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에 저장 후 송전시키는 방식은 용량 한계로 인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AIDC 전력특성을 만족할 수 있는 수단은 현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외에는 찾기 힘들다. 이 중 가스터빈의 경우, 계약 후 설치까지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현재는 연료물질로 메탄 기반의 천연가스(LNG)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친환경 이슈는 수소가 LNG를 완벽하게 대체하는 수소전소발전 기술 상업화가 이루어질 2030년 이후에는 강력한 무탄소 AIDC 전력원으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기 이유로 인해, 최근 연료전지 발전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SK에코플랜트가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4년까지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블룸에너지는 2025년 이후 오라클, 브룩필드 등과의 GW급 전력공급계약을 통해 주가가 폭등하였고, 수준잔고가 폭증하였다. 이는 연료전지가 앞서 언급한 4가지 AIDC용 전력특성을 모두 만족함과 동시에, 계약 후 수 개월 내 “즉각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AIDC 적용가능한 연료전지 타입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PEMFC)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가 대표적이다. PEMFC는 수 분 이내의 빠른 기동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잦은 on-off 운전에 대응가능한 보조 전원 역할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의 AIDC용 보조전원 실증을 통해 확인된 바가 있다. 반면, SOFC는 기동속도는 느리지만, 발전효율(50-60%)이 높고, 열활용시 최대 90%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연속운전에 최적화되어 주전력원으로 사용 가능함을 블룸에너지 사례를 통해 검증되었다. 최근에는 SOFC와 PEMFC 하이브리드 설계를 통해, 급속기동시 PEMFC를, 연속운전시 SOFC를 사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블룸에너지와 현대자동차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블룸에너지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일명 “수소법")을 2021년 세계 최초 제정하고, 법정계획인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한 대한민국에서 지속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았고, 이를 많은 글로벌 기업과의 계약을 수주하는데 이를 활용하였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자하여 로봇, AI, 수소에너지 혁신성장거점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태양광을 통한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생산 이후 수소저장-연료전지 발전을 연계하는 분산형 전원 표준화를 꾀하고자 하고 있으며, 수전해 및 연료전지 시스템 대용량 생산 기반의 부품 단가 저감 전략 적용을 통해 산업 경제성을 조기 확보하여, 최종적으로 새만금 모델을 최종 턴키 형태의 수출지향형 사업모델로 확장시키겠다는 메시지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두산퓨얼셀, 미코파워(이상 SOFC), 현대자동차(이상 PEMFC) 연료전지 시스템 제조사 뿐 아니라, 많은 전후방 산업 관련 소재·부품·장비 제조사가 밀집되어 있다. 해당 산물은 지속적인 정부 및 민간의 투자와 노력의 산물이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힘을 얻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나라이다. 세계 시장은 현재 활짝 열려 있고, 2030년 수소전소발전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블룸에너지가 그러하듯 국내 시장을 통해 단기 트랙 레코드를 조속히 쌓고, 정부-기업-연구자가 혼연일체가 된 “Korea One-Team"이 되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재도약인 “수소산업 르네상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창현 교수

[이슈] 6월 선거 끝나면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본격화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어서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요금 인하 효과를 보는 반면, 수도권 등 전력 수요 집중 지역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역별 요금 차등의 기준으로 △전력자급률 △송·배전 비용 △지역 낙후도 등을 종합 반영할 방침이다. 적용 단위는 수도권·비수도권이 아닌 광역지자체 기준이며, 대상은 우선 산업용 전기로 한정된다. 제도 도입 시점 역시 유동적이다. 지역별 요금 차등이 민감한 정치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과 여론을 고려해 발표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역 간 전기요금 격차는 kWh당 10~2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원이 가정에서는 큰 비용이 아니지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한테는 수천억원의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2024년 2만5111GWh의 전력을 사용했다. 여기에서 kWh당 20원이 오른다면 추가 부담액은 5022억원이 된다. 발전소가 밀집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전남 광양, 경북 포항 등은 요금 인하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수도권과 일부 산업단지는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지역별 차등요금제는 시간대별 요금 차이를 두는 '계시별 요금제'와 병행 추진된다. 문제는 두 제도가 동시에 적용될 경우 철강·시멘트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유예기간을 두고 기업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충격을 완화할 계획이다. 특히 정책 설계의 핵심은 지역별 인하 효과와 계시별 인상 효과를 상쇄시키는 구조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광양·포항처럼 발전 자급률이 높은 지역은 전기요금이 내려가는 효과가 생긴다"며 “이 하락분이 계시별 요금제 인상분과 일부 상쇄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정책 의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별 요금 △계시별 요금 △탄소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 부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정합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개편은 우선 한국전력과 소비자 간 '소매요금'에만 적용되고, 발전사와 한전 간 '도매요금(SMP 등)' 차등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전력당국은 3~4분기 중 관련 규칙 개정을 검토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현행 전력시장 구조상 이를 소매요금에 직접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개편은 '소매요금 중심의 부분적 지역 차등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출권 가격 급등하자…정부, 시장 개입 공식화

정부가 탄소배출권의 적정 가격 기준을 정하고 시장 개입을 공식화했다. 배출권 가격이 기준선보다 오르면 예비물량을 풀어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반대로 가격이 기준보다 내리면 경매 물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권 예비분을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배출권은 기업의 탄소 배출에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가격이 높을수록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감축 투자 유인이 확대되는 구조다. 개정안에 따라 배출권 할당위원회는 배출권 가격 범위를 정하고 상한을 초과할 경우 정부가 예비물량을 투입해 가격 하락을 유도한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정부는 경매 물량을 줄여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정부가 배출권 가격의 기준점을 설정하고, 이보다 높아질 경우 개입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셈이다. 심의위원회는 오는 8월 기준 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배출권 시장 개입은 가격 급등세를 막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 4차 배출권 기본계획(2026~2030년) 기간에는 3차 계획보다 기업 할당량이 약 18% 줄면서 배출권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배출권 가격은 이날 기준 톤당 1만6800원으로, 지난 1월 2일 1만300원 대비 63%나 상승했다. 이번 개정안은 가격 급등에 대비한 일종의 시장 안정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4차 계획 기간 동안 기업에 사전 할당되는 배출권 총량은 23억6299만톤이다. 사전 할당량 외에 시장 안정화용 예비분 8527만톤과 시장조성 및 유동성 관리용 2000만톤을 포함해 총 1억527만톤이 예비물량으로 확보됐다. 4차 계획 기간은 총 5년으로, 연평균 4억7259만톤이 기업에 할당된다. 연평균 물량 대비 약 22%가 예비분으로 확보된 만큼, 가격 상승 시 상당한 규모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정부가 제시한 가격 기준을 통해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상한선에 근접하면 정부의 추가 공급으로 상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매수를 늦추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또한, 상단 가격은 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배출권 비용의 최대치로 인식되면서 감축에 얼마나 투자할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박현신 에코아이 팀장은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 도입은 제4차 계획기간의 핵심 변화 중 하나이며, 이는 향후 배출권 가격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기존 시장안정화조치나 유상할당 경매는 정책 결정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되는 시장안정화 예비분 제도는 정해진 가격 기준에 따라 공급량이 자동 조절되는 구조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할당대상업체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시장안정화 예비분의 적정 가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또 그 범위는 실제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