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주말 비오고 기온 뚝 떨어진다…19일 서울 최저기온 8도

주말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린 뒤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9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9℃(도)까지 급락할 전망이다. 16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18일 이후 북쪽 기압계가 풀리면서 북서쪽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하층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며 북서풍을 타고 찬 공기가 점차 남하한다. 그동안의 강수는 남쪽 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한 채 북쪽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형성된 비구름에 의한 것이었다.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는 수증기 유입이 계속되며 비구름대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하면서 전국에 비가 내리겠지만, 이후 남쪽 고기압이 밀려나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17일 밤부터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호남 서부에 비가 시작돼, 저기압이 남부지방을 통과하면서 18일 오전까지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경남 해안과 제주는 18일 오후,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는 19일 새벽, 강원 영동은 19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17∼18일 예상 강수량은 서해5도·충청·전북 지역이 10∼50㎜, 수도권을 비롯한 그 밖의 지역은 10∼40㎜ 정도다.. 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 1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8도로, 전날(17도)보다 9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에는 최저기온이 6도까지 하락해 한층 쌀쌀해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도 19일 17도, 20일 16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19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6∼18도, 낮 최고기온은 15∼23도로 예보됐다. 다만, 다음 주 후반에는 기온이 평년 수준을 회복해 최저기온이 10도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감] 안호영 “전력망 미사용 알박기 1만6000MW…신재생 70% 이상”

정부가 전력망을 선점한 채 수년째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알박기 사업장' 정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사업 지연으로 미사용 상태인 전력망 용량이 무려 1만6000MW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규 원전 16기 분량에 해당하는 대규모 용량으로, 에너지 공급 불균형과 계통 병목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16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전과 전기설비 이용계약을 체결한 뒤 상업운전 개시일을 넘긴 발전사업은 총 393건, 1만6208MW 규모에 달한다. 지연 건수는 2021년 1건에서 2025년 171건으로 급증했으며, 이에 따른 미사용 전력망 용량도 40MW에서 9209MW로 무려 230배 증가했다. 이러한 가파른 증가세는 발전사업자의 전력망 선점 이후 장기 지연 또는 사업 중단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원별로는 △풍력 8474MW(52.3%) △태양광 3982MW(24.6%) △열병합 1844MW(11.4%), 연료전지 등 기타가 뒤를 이었다. 특히 풍력은 평균 지연일수가 1964일(약 5.4년)에 달했으며, 연료전지는 3.3년, 태양광 2.9년, 열병합은 1.4년으로 집계됐다. 지연 사유는 △수익성 악화 △자금 조달 실패 △인허가 지연 △주민 반대 등 복합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은 “평균 6년씩 지연되는 풍력사업은 계통만 확보해 놓고 사실상 멈춘 상태로, 정부의 에너지전환 계획을 발목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2024년 하반기부터 '알박기 용량 회수제도'를 본격 시행해, 사용계획이 불투명하거나 장기 지연된 사업자의 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용량을 준비된 신규 사업자에게 재배분하고 있다. 현재까지 5GW 이상이 회수됐으며, 연말까지 단계적 추가 회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안 의원은 “모든 지연 사업을 무조건 '알박기'로 단정해선 안 되지만, 장기 지연으로 인해 실질적인 전력망 독점과 신규 사업자 진입 장벽이 심화되고 있는 점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RE100 산업단지, AI 전력망 구축 등 주요 에너지전환 정책이 실행력을 확보하려면, 한전 차원의 신속하고 과감한 시스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천리, ‘2025 가스안전 결의대회’ 열고 안전문화 확산 다짐

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가 16일 경기도 오산 기술연구소에서 '2025 가스안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천리와 협력회사 임직원, 고객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다가오는 동절기를 앞두고 안전한 도시가스 사용환경 조성과 안전문화 확산을 다짐했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용량이 급증하는 겨울철을 대비해 매년 10월을 '가스안전 집중강화의 달'로 지정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이어져 올해로 29회를 맞은 '가스안전 결의대회'는 임직원과 협력사, 고객이 다함께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사전관리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을 다짐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지난 1년간의 안전관리 추진성과를 공유하고, 가스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안전문화상'을 수여했다. 안전문화상은 가스안전 실천에 앞장선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우수 사용시설 안전관리자 △감사고객 △우수 고객센터 △우수 협력업체 △안전문화 선도자 △우수 모니터요원 6개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개인 및 단체가 수상했다. 시상식 후에는 참석자 전원이 '가스안전 결의문'을 낭독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철저한 사전관리로 사고 없는 안전환경을 만들겠다"는 실천 의지를 다졌다. 유재권 삼천리 사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올해, 삼천리가 고객에게 사랑받는 백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과 혁신으로 도시가스 업계의 안전관리 기술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천리는 24시간 통합지휘통제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공급권역 전반의 도시가스 배관을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안전관리시스템'으로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매년 현장 중심의 안전 장비 개선과 자율적 혁신과제 수행을 통해 안전관리 효율을 높이고, 스마트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삼천리는 앞으로도 기술 중심의 안전혁신을 확대하고,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 함께 '사고 없는 안전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025 국감] 허종식 “가스안전공사, 폭파된 개성사무소에 9년간 혈세 낭비”

한국가스안전공사가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사실상 폐쇄된 개성사무소를 9년 가까이 방치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행정 공백을 초래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건물이 파손된 이후에도 사무실 전화요금을 2년 6개월간 납부했으며, 파손된 복합기와 사무 비품들을 자산관리 시스템상 '정상 운용 자산'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직전 수행한 40여 건의 가스시설 점검 수수료는 9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징수 상태이며, 정확한 미수금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024년 3월 통일부가 개성공단지원재단을 해산하고, 공사도 관련 업무를 중단한 이후에도 공사 직제관리요령에는 여전히 경기중부지사 산하 '개성사무소'가 명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감사실은 최근 해당 부서에 대해 행정 조치 및 직제 개정 검토를 권고한 바 있으며, 허 의원은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 수준이 아닌 총체적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안일한 현실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며, “공사는 즉각 전수조사를 통해 유사 사례를 점검하고, 전면적인 자산·조직 관리 시스템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기·기후·에너지 통합, 시너지 효과 거둘 수 있는 정책부터 추진을”

기후와 에너지, 환경을 한데 묶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가 출범한 가운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 부처의 정책 방향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힌트를 제공하는 학술 연구 논문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부터 먼저 시행하라는 주문이다.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안영환 교수와 같은 대학 기후환경융합학과 유승직 교수 등이 최근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2050 탄소중립에 따른 대기·기후·에너지 통합관리 방향에 관한 탐색적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4월에 처음 제출됐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제안의 성격이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 다루고 있는 대기(Air)-기후(Climate)-에너지(Energy)의 통합(ACE 통합)은 환경-에너지 업무를 함께 다루게 된 기후부가 구체적으로 통합 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 제언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탄소중립 정책이 대기질 개선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직접배출과 전과정평가(LCA) 두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감축정책이라도 어떤 기술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는 줄지만 대기오염이 늘어나는 '길항효과(Trade-off)'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수소나 암모니아를 혼소(混燒)하는 발전기술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만, 질소산화물(NOx)과 암모니아(NH₃) 배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에너지 효율 향상, 전기차·철도 등 저탄소 교통수단 확대, 수요관리 정책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함께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감축만이 아니라 대기질 개선, 에너지 안보, 국민 건강이 함께 고려돼야 완전한 정책이 된다"면서 “정책 수단 간 상호 영향을 세밀히 평가하지 않으면 오히려 환경 성과를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기후부는 시너지를 내는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길항효과가 있는 기술은 선제적 연구와 제도적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는 또 기후부가 향후 추진할 4대 정책 방향, 즉 ▶수요관리와 효율 개선 등 즉각적 감축효과가 큰 시너지 정책을 우선 투입할 것 ▶수소·암모니아 혼소 등 신기술은 사전평가와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 리스크를 관리할 것 ▶대기·기후·에너지 계획을 하나의 통합계획 체계로 묶어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것 ▶LCA와 단수명 기후오염물질(SLCP) 분석 등 과학적 기반을 강화해 데이터 중심의 정책결정을 뒷받침할 것 등을 제시했다. 산업·발전·수송 등 부문별로도 구체적 시사점이 제시됐다. 발전부문은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 확대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석탄에서 LNG로의 전환이 단기적으로는 일부 오염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문에서는 원료·공정 대체가 전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공정별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송부문은 전기차·철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되, 전력 생산 단계의 배출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논문이 제시하는 기후부의 핵심 과제는 ▶시너지 정책에 집중적인 자원 투입 ▶길항효과 기술의 선제적 관리 ▶과학적 근거 기반의 통합평가체계 구축 등이다. 이번 연구 자체가 옛 환경부 및 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뤄진 만큼 기후부가 앞으로 세워야 할 중장기 전략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대기질 개선, 에너지 공급안정이라는 세 축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ACE 통합관리'가 정책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작년 이산화탄소 관측 이래 최대폭 증가…“자연 흡수 능력 줄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가 관측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5일 온실가스 보고서를 발간하며 인류가 이산화탄소 급증으로 온난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산화탄소 증가폭은 1960년대 이후 세 배로 높아졌다. 2011~2020년 동안의 연평균 증가폭은 0.8ppm에서 2.4ppm으로 커졌으며, 2023년에서 지난해 사이에는 3.5ppm이 상승해 1957년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2004년 첫 보고서 발간 당시 WMO 지구대기감시망에서 측정된 전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377.1ppm이었다. 지난해에는 423.9ppm까지 상승했다. WMO는 지난해의 기록적 증가에는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 급증과 육지·해양 흡수원 약화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는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일부 지역에서 건조한 기후와 산불로 인해 육상 흡수원의 효율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아마존과 남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산불이 발생했다. 매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가량은 대기 중에 남고, 나머지는 육지와 바다에 흡수된다. 그러나 이 저장은 영구적이지 않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바다는 고온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용해도가 떨어지고, 육상 생태계 역시 가뭄 등으로 흡수 능력이 줄어든다. 이산화탄소 외에도 인간 활동과 관련된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농도 역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탄(CH₄)은 전체 온난화 효과의 약 16%를 차지하며, 대기 중 평균 수명은 약 9년이다. 약 40%는 자연적 배출원(습지 등)에서, 60%는 축산·벼농사·화석연료 개발·매립·바이오매스 연소 등 인위적 원인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전 세계 평균 메탄 농도는 산업화 이전(1750년 이전)보다 166% 높아진 10억분의 1(ppb) 수준을 기록했다. 아산화질소(N₂O)는 바이오매스 연소·비료 사용·산업 공정 등에서 주로 배출된다. 지난해 평균 농도는 338.0ppb로 산업화 이전 대비 25% 증가했다. WMO는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과학적 근거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연례 온실가스 보고서를 발간했다. 코 배럿 세계기상기구 부사무총장은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에 의해 갇힌 열은 기후를 급격히 악화시키며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 전환의 성공방정식, ‘분수효과’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2008년 MB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 하에 풍력 산업을 '제2의 조선업'으로,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일부 선도 기업을 제외하면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았고, 한국 기업의 빠른 추격 역량을 고려할 때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실제로 LG, 삼성, 현대 등 주요 대기업부터 웅진, OCI 등 중견기업, 그리고 다수의 벤처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했으며, 정부 역시 다양한 정책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었다. 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용위기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확산되는 기후변화협약 속에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2009년 기후에너지 전문 컨설턴트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에너지 컨설턴트로서 주요 업무는 글로벌 성공·실패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핵심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각국의 성공방정식은 무엇이었는가. 어떤 장애물이 있었고 어떤 솔루션으로 돌파했는가. 이해관계자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졌고 갈등 조정 메커니즘은 무엇이었는가. 정부·기업·지자체·시민사회의 역할 분담과 협력 구조는 어떠했는가. 이러한 전략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분석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핵심 성공방정식이 있었다. 바로 '상향식(Bottom-up) 전환 모델'이었다. 전통적으로 정부와 기업은 '하향식(Top-down) 전환' 방식에 익숙하다.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이 지방정부와 최종 수혜자에게 순차적으로 파급되는 구조이며, 기업 생태계에서는 대기업의 성과가 협력사와 근로자에게 순차적으로 이전된다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 논리다. 그러나 낙수효과는 근본적 한계로 인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핵심 문제는 구조적 전제의 오류에 있었다. 낙수효과는 시장 안정성과 정책 일관성을 전제로 하는데,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글로벌 정세, 경영 여건, 정치적 변수는 지속적으로 변동한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를 우선시하며 R&D, 설비투자, 신규 채용 등 장기 투자를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변화 없는 안정성이라는 전제 자체가 비현실적이기에, 낙수효과는 제한적 조건에서만 단기적으로 작동할 뿐이었다. 더 중요한 이슈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동성이었다. 낙수효과가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최소 10~20년 이상의 정책 일관성이 확보되어야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MB정부 시기 태양광·풍력 분야에 진출한 기업들의 현재 생존율을 보면, 정책 불확실성이 산업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 기피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탈원전이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되면서, 이념적 대립이 심화되고 재생에너지 시장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개선이라는 본질적 목표는 퇴색되고, 에너지 정책이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전락했다. 최종 손실은 산업 경쟁력 약화와 일자리 감소, 환경 악화라는 형태로 국민에게 전가되었다. 10여 년간 정치적 갈등이 지속되는 동안 민간 투자는 정체되었고, 중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과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며 한국 기업들의 경쟁 우위는 급격히 약화되었다. 기후·환경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고, 산업과 고용은 성장하지 못했으며, 저출생·지역소멸·경제성장률 하락이라는 복합 위기가 가속화되었다. 반면 필자가 발견한 상향식 성공모델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보여주었다. 시민들에게 기후에너지 프로젝트 투자 기회를 개방하고, 참여자가 전체 인구의 5~10%를 넘어서자 결정적 '티핑포인트'가 형성되었다. 정치권은 이념을 초월하여 기후에너지 친화적 정책을 입안했고, 정권 변화에도 핵심 정책 기조는 유지되었다. 이는 시장에 명확한 정책 시그널을 제공했고, 안정적 내수 수요를 창출했다. 기업들은 장기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신규 고용 창출과 GDP 성장,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다층적 성과를 달성했다. 새로운 정부에서 에너지 전환이 성공하려면 과거처럼 낙수효과가 아니라 분수효과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윤태환

남부·중부·한난, 세종 집단에너지 자동화 협약…“열공급 품질·전력망 안정 동시에”

세종 지역 열병합발전소 자동운전체계 구축을 위해 한국남부발전, 중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손을 맞잡았다.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과 함께 각 가정의 열에너지 품질도 향상될 전망이다. 한국남부발전 신세종빛드림본부(본부장 김현주)는 최근 한국중부발전 세종발전본부, 한국지역난방공사 플랜트기술처와 함께 '세종 집단에너지설비 자동 운전시스템 구축'을 위한 3자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세 기관은 협약을 통해 △열 생산·공급 자동 운전시스템 구축 △열병합발전 모드의 자동발전제어(AGC) 기술 고도화 △실시간 운전 데이터 공유 및 정기적 기술 교류 △공공기술의 민간 확산 및 판로 개척 지원과 같은 공동 목표를 설정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협력 차원을 넘어, 국가 전력 계통 안정과 세종 시민의 열공급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약의 중추는 남부발전 신세종본부가 운영 중인 AGC(자동발전제어) 운전 기술이다. 신세종본부는 2024년 6월, 발전공기업 최초로 열병합 모드 AGC 운전에 성공한 바 있다. 630MW급 발전설비와 시간당 340Gcal의 열 공급 능력을 갖춘 신세종본부는 세종 지역의 전력과 열 수요를 안정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스템 자동화를 통해 인적 실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한난 공급 시스템과 연계함으로써 지능형 열공급과 전기 매출 확대라는 부가가치도 기대된다. 남부발전 김현주 신세종본부장은 “설비 이용률을 극대화하고 향후 신규 열병합발전소의 효율적 운영을 선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공공기관이 함께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집단에너지설비 자동운전 체계가 구축되면, 세종 지역의 에너지 자립률 제고, 재생에너지와의 연계성 향상, 열과 전력의 통합 운전 체계 구축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안동댐 주민들, 50년 만에 ‘주민주도 연대’ 결성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지속가능한 지역 발전 새 장 열다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댐 건설 50년을 맞아, 수십 년간 규제와 제한 속에서도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5일 안동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열린 '댐 주변지역 발전전략 주민토론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동댐주변지역 주민연대(가칭)'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며,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졌던 댐 정책의 흐름을 '주민 주도형 발전체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권기식 주민연대 회장,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전 환경부 장관), 김광진 전남댐연합회장, 이강우 한강사랑 전국댐연대 대표, 박종안 금강수계연합 대표를 비롯해 김경도 안동시의장과 권기익, 김호석, 정복순 시의회 의원, 권용해 안동시 수자원환경국장, 김우규 수자원공사 전 부사장, 허승규 안동청년공감네트워크 대표, 지역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결성된 주민연대는 안동댐 건설 이후 처음으로 주민이 직접 주체가 되어 조직한 협력체다. 그동안 댐 주변지역의 각종 규제와 정책은 정부와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설계하고, 주민은 수동적으로 대응해야 했다. 권기식 주민연대 회장은 “이제는 행정이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실질적인 발전 대안을 주민 스스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는 앞으로 지역의 규제 개선, 주민지원사업의 실효성 강화, 그리고 실질적 복지 기반 확충을 핵심 목표로 삼는다. '규제의 벽을 넘고 주민이 중심이 되는 발전체계 확립'이라는 기치 아래,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정책의 설계자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의 기조연설을 맡은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은 “댐 주변지역 주민의 의견이 정치적 관점에서 배제돼 왔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안동시가 문화와 전통, 그리고 댐을 활용한 관광개발을 전략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안동이 세계물포럼을 유치해 물산업과 문화관광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필 영주댐 주민지원사업협의회 위원은 '영주댐 주변 개발사례'를, 하영수 예안면 주진2리 이장은 '규제 개선을 통한 주민 권익 신장 방안'을 각각 발표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이재갑 안동시의원은 댐 관련 재원 구조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그는 “낙동강 수계관리기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안동댐 상류 주민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03년 2400억 원 규모로 출발한 수계관리기금이 2024년에는 8028억 원으로 늘었지만, 한강(6651억 원), 금강(1317억 원), 영산강·섬진강(60억 원)에 비해 낙동강 기금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한 “안동·예천·봉화·영주 등 상류권역에 배정된 주민지원사업비는 180억 원 내외, 수질개선사업을 포함해도 25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영산강·섬진강 수계가 전체의 21%를 차지하는 반면 낙동강은 9%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안동댐과 임하댐 문제는 시민이 힘을 모아야 해결될 것"이라며 “정부는 낙동강권의 형평성 있는 기금 배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댐과 관련한 정책과 예산이 진정한 주민 복지와 지역 발전으로 연결되려면,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며 “안동댐과 임하댐의 문제는 시민이 한목소리로 결집할 때 비로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에는 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 등 전국 주요 수계의 주민연대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국 댐 지역 주민연대 협의체' 결성을 공식 선언하고, 전국 단위의 상생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협의체는 △규제 완화 △주민지원사업의 실효성 강화 △환경과 생활권의 조화 △제도 개선 요구 등을 공동 의제로 삼아 정부와 지자체에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댐 하류 지역의 수질·식수 문제는 행정 조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주민, 환경단체, 행정이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시와 의회도 이번 주민연대의 출범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용해 안동시 수자원환경국장은 권기창 안동시장 축사를 대독하며 “50년을 되돌아보며 댐 주변의 땅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도 안동시의장은 “안동댐은 지난 1976년 완공 이후 국가 중추적 역할을 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한 주민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규제 완화와 정당한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우규 전 수자원공사 부사장은 “36년간 현장에서 주민과 부딪혀온 경험을 돌아보며, 앞으로는 수자원공사가 주민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민연대 출범은 단순한 조직 결성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국가 중심의 개발에서 주민 중심의 자립으로의 구조 전환이 본격화됐다"며 “이 흐름이 전국 댐 지역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안동댐주변지역 주민연대'는 앞으로 정식 조직체 발족과 함께 정책 제안서, 공동선언문을 마련해 정부와 경북도, 안동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또 지역 대학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안동댐 지역발전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 장기적인 지역 비전 수립에도 나선다. 안동댐이 건설된 지 50년. 이제 안동은 국가 주도형 개발의 시대를 넘어, 주민이 직접 미래를 설계하는 자립형 지역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물의 도시 안동은 이제 행정이 아닌 주민의 손으로, 규제가 아닌 기회로, 갈등이 아닌 상생으로 다음 50년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영풍 “봉화 석포 제련소 폐쇄 결정 나면 조치하겠다”

김기호 영풍 대표이사가 낙동강 오염 원인의 하나로 지적받으며 폐쇄 여론이 일고 있는 경상북도 봉화 석포제련소에 대해 이전 폐쇄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소재지인 봉화군과 인접 태백시 지역 주민이 석포 제련소 이전이나 폐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행정 당국과 지역 사회 간 갈등 지속과 함께 영풍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석포 제련소) 폐쇄 결론이 나오면 따르겠냐"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경북도) TF에서 (폐쇄) 결론이 나오면 그에 맞춰 조치를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북도 TF가 폐쇄 결정을 내린다면 영풍이 상응하는 조치(폐쇄)를 취해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경북도와 환경·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970년부터 가동된 석포제련소는 2014년부터 11년 간 환경 관련 법을 100회 넘게 위반했고, 올 들어 과거 폐수 유출에 따른 제재로 58일간 조업 중단을 겪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로부터 환경 오염 문제로 집중 추궁받았다. 김형동 의원은 석포제련소 인근 토양의 카드뮴 농도가 장항제련소의 약 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염 심각성을 지적했다. 여당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석포 제련소 인근의 토양 오염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토양 오염 정화가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면 지역주민 건강을 위해 환경부에서 폐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석포 제련소 측이 토양 정화 의무 이행 등 환경개선 조치를 보이지 않자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소관인 경북도도 TF를 구성해 제련소 이전 및 폐쇄 등 여러 해결방안 찾기에 나선 상태다. 다만 석포 제련소 운영 주체인 영풍의 경영진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석포 제련소 폐쇄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경북도의 결정 여부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의 거듭된 입장 확인 질의에 “(TF) 결과에 따라 거기에 맞춰서 저희가 협의해 처리하겠다"며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편 석포 제련소가 위치한 봉화군과 인근 태백시 주민 500여 명은 지난 9월 하순 석포면에서 제련소 이전 및 폐쇄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봉화태백 생존권 사수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도 출범시켰다. 공투위측은 이날 집회에서 석포 제련소 이전과 폐쇄는 지역 경제를 붕괴시키고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결정이자 무자비한 처사라고 성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투위에 따르면 봉화군과 태백시 지역 사회가 석포 제련소와 관련해 본사 임직원·협력사 종사자와 딸린 가족을 포함해 수천명 수준이고 상업·공공 등 연관 시설 종사자까지 합치면 1만명 이상이 제련소와 직간접 경제 생활 관계를 맺고 있다. 반대로 낙동강 상류 환경 피해 주민 대책 위원회는 석포 제련소 가동으로 반세기 동안 낙동강 상류가 오염돼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며 제련소 이전 폐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