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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자유무역과 글로벌 분업 체계가 이끌던 '공짜 질서'의 시대는 끝났다. 미·중 패권 전쟁과 공급망 무기화 속에서 더 이상 공짜 동맹도, 공짜 시장도 남아있지 않다. 세계 질서가 '효율'에서 '생존'으로 재편되는 지금 AI와 반도체, 에너지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국가의 생사를 결정짓는 전략자산이 됐다. 3선 의원이자 기업 현장과 경제 정책을 두루 거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간 <공짜 질서는 끝났다>를 통해 대한민국이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다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언주 “AI·반도체·에너지, 국가 운명 좌우" 이 의원은 책 서두에서 “국회의원으로서 기업 현장을 찾고 산업정책을 고민할 때마다 늘 한 가지 질문을 품어왔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공급망, 자본시장과 기술패권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규정한 그는 “과거의 성공 공식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정부·기업·국민, 이 세 축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도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대형 원전은 수명 연장, SMR 적극 활용해야" 특히 '에너지 패권의 역습'을 우려한 이 의원은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과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소형모듈원자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전력 수요는 현재보다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MR은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SMR은 대형 산업 시설에 안정적인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처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SMR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 약 500기의 SMR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신규 원전 건설은 주민 수용성과 긴 건설 기간 등의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며 “기존 대형 원전의 수명 연장을 검토하는 한편,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삼전하닉, 언제까지 갈지 장담 못해…성장 엔진 만들어야" AI 및 첨단 산업 지형에 대해서는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계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지금 전 세계에서는 AI 제조공장, 휴머노이드, 헬스케어,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경쟁력의 핵심은 단순한 제조 기술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 그리고 기술 표준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 경쟁이 일단락되면 세계는 AI를 지배하는 국가와 AI에 지배당하는 국가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AI 시대는 결국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제조 역량이 함께 움직이는 시대"라며 “한국은 그 핵심축에 들어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외길 의존도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지금 시장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언제까지 지금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제2, 제3의 성장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대안으로 “AI 피지컬과 AI 전력인프라 생태계, 바이오와 방산, 첨단 제조업, 코스닥 성장기업 생태계도 함께 키워야 한다"며 “특히 벤처와 스타트업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생태계, 결정적으로 기여한 종사자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보상체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기적 국가전략+과감한 투자+규제 혁신"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독자적 '경제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기술, 싱가포르와 중동의 자본, 아세안의 시장이 연결된다면 강대국에 버금가는 경제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서 “블록화 시대일수록 대한민국은 서로 다른 경제권을 연결하는 전략적 허브가 돼야 한다"며 연결국가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모든 것을 잘하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AI, 첨단 제조, 에너지, 방산 등 전략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과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국가 전략과 과감한 투자, 규제 혁신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짜 질서는 끝났다>는 급변하는 지경학적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정교한 이정표이자 산업 정책의 종합 해설서다. 저자는 한·일의 기술, 싱가포르·중동의 자본, 아세안의 시장을 하나로 엮는 '연결국가' 전략과 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대한민국 생존의 유일한 출구로 제시한다. 대한민국이 세계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대체 불가능한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 국가 전략과 과감한 혁신을 촉구하는 이 책은 메디치미디어에서 펴내며 오는 26일 발행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2026-08-24 16:26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광복절 연휴가 끝나면서 재계의 하반기 경영 시계도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투자 경쟁부터 미국 사업 확대, 로보틱스, 방산·조선 수주, 사업구조 재편까지 굵직한 경영 과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지난 수년간 발표한 미래사업 투자가 구상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의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과 SK는 AI·반도체,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 LG는 전 계열사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SK와 HD현대 등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겸 테라파워 창업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잇달아 만나 SMR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 이재용, AI 시대 주도권은 결국 '반도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받아든 가장 큰 숙제는 AI와 반도체다.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하반기 핵심 과제로 꼽힌다. 그룹 차원에서도 AI를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와 연구개발, 업무 방식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AI 시대 최대 수혜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최태원, AI·반도체 넘어 SMR까지…재산분할도 변수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는 연휴 직전 두 개의 굵직한 일이 동시에 발생했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빌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차세대 원전 사업 협력에 속도를 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글로벌 공동사업 추진계약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테라파워의 SMR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합의로 지분투자에서 시작한 관계가 실제 글로벌 공동사업 단계로 한발 더 들어간 셈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글로벌 산업계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반도체·AI뿐 아니라 에너지까지 보유한 SK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연결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9년째 이어진 이혼소송도 다시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 최 회장은 같은 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재상고 결과에 따라 1조원에 육박하는 재산분할 부담과 자금 마련 문제가 하반기 변수로 남게 됐다. ◇ 정의선, 자동차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의 경계를 넘어 로보틱스와 피지컬 AI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제조시설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대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총 26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도 실행해야 한다. 자동차 판매·생산 확대와 동시에 AI·로봇이라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셈이다. ◇ 구광모, 'AI 전환' 이제 성과로 보여줘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하반기 화두 역시 AI다. 구 회장은 독자 AI 모델 고도화와 그룹 전 사업 영역의 AI 전환 가속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서도 생성형 AI를 실제 업무와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배터리와 전장, AI 등 미래사업에 투자를 집중해온 LG로서는 이제 AI 투자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하고 전자·배터리·전장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다. ◇ 신동빈, “혁신하라"…롯데는 본업 경쟁력 회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하반기 과제는 다른 그룹과 조금 다르다.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2026 하반기 VCM'에서 선택과 집중, 지속적인 혁신과 함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삼성·SK 등이 AI와 반도체 투자 확대에 나선다면 롯데는 유통·화학 등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되살리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사업 혁신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 김동관, '승계' 넘어 성적으로 증명할 때 한화그룹에서는 이달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수석부회장은 방산·해양·우주항공·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다. 방산과 조선의 글로벌 확장을 지속하는 동시에 에너지와 우주항공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이 과제다. 이번 승진으로 권한과 책임이 한층 커진 만큼 올 하반기는 '후계자'라는 평가를 넘어 그룹 핵심 사업의 성적으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 정기선, 조선 다음은 원전…빌 게이츠와 SMR 동맹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하반기 승부처는 조선·방산에 원전까지 더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빌 게이츠 이사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만나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이후 7개월 만의 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이다. 역할 분담도 구체화됐다. 테라파워가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HD현대가 주기기 제조, 현대건설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HD현대는 향후 원자로 용기를 연간 2~3기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2024년 원자로 용기를 수주했고 올해 5월 핵심 설비 제작·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투자에서 실제 기자재 공급망 진입으로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미 조선 협력을 실제 수주와 투자로 연결하면서 SMR을 새로운 사업 축으로 키울 수 있느냐가 정 회장의 하반기 경영을 가를 전망이다. ◇ AI·반도체에서 전력·SMR까지…남은 넉 달에 달렸다 연휴 직전 빌 게이츠와 최태원·정기선 회장의 연쇄 회동은 올해 재계의 하반기 승부처가 어디까지 넓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AI 경쟁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이를 가동할 전력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그룹별로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 회복, SK는 AI·반도체와 에너지의 결합, 현대차는 피지컬 AI, LG는 전사적 AI 전환, 롯데는 본업 경쟁력 회복이 당면 과제다. 한화와 HD현대에는 방산·조선 호황을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광복절 연휴 이후 추석과 연말 인사,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며 “남은 넉 달 동안 총수들이 미래사업의 청사진을 얼마나 실제 투자와 수주, 실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6-08-18 09:11 전지성 기자 jjs@ekn.kr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을 세계 시장에서 확대하고 한국 전력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사업 협력의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1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 '나트륨(Natrium)' 사업 협력과 차세대 SMR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체결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주식회사는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이후 테라파워와 SMR 사업 협력 방향을 모색해왔다. 나트륨 SMR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로, 원자로와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을 결합했다. 원자로에서 나온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해 안정적인 기저전원과 출력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날 합의서에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 주 케머러에 건설하고 있는 SMR 실증로(케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SK이노베이션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케머러 1호기 SMR 프로젝트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을 본격 진행중이다. 양사는 △국내 SMR 공급망 활용 확대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SMR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같은 내용도 합의서에 포함했다. 나아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규제·산업·전력계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계획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에는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이 참여한 만찬 자리가 열렸다. 최 회장과 게이츠 의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대응과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함께 논의했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사는 테라파워의 나트륨 SMR 기술과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사업개발 및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결합해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전략을 정립해 나갈 토대를 마련했다.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도 확대해 나트륨 SMR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과 한국형 설계·사업 수행체계 마련 방향도 모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적용 가능성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한·미 양국의 정책 및 금융 지원과 연계 가능한 미국 내 SMR 프로젝트 발굴 방안도 공동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 사업성 검토와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 및 운영계획 등을 구체화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추형욱 대표는 “이번 합의서는 SK이노베이션과 테라파워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나트륨 SMR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넘어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핵심 추진동력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확대해왔다. 여기에 테라파워 투자 및 SMR 사업개발 역량을 결합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전력·ESS·SMR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 및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전략이다. 이는 최 회장이 SK그룹이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 등 AI 밸류체인 전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AI 풀스택' 전략을 강조해온 점과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하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저장장치 공급망을 그룹 차원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08-14 18:35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핵심 기자재 제작을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보호용기와 지지 구조물, 내부 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를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24년 12월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첫 SMR의 핵심 기자재에 대한 제작성 검토 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테라파워는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물 대신 액체 소듐(나트륨)으로 냉각하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SMR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허가받고,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간 쌓아온 경수형 원자로 기자재 제작 능력을 토대로 SMR 기자재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SMR 전용공장 신축과 기존 공장 최적화, 혁신 제조시설 구축 등에 8068억원 규모의 투자를 올해부터 2031년까지 단행하기로 했다. 연간 약 20기의 SMR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사장은 “이번 제작 계약은 테라파워와 다년간 쌓아온 긴밀한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한편 SMR 제조 역량을 지속해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 기업으로서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08-14 14:48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다시 만나면서 HD현대의 국내외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14일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이후 7개월 만이다. 두 사람의 만남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4년간 이어진 HD현대의 행보다.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들이 여러 해외 SMR 개발사와 협력망을 넓혀가는 동안 HD현대는 육상 SMR 상업 공급망에서는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키워왔다. 단순한 업무협약(MOU)도 아니다. 지분 투자에서 시작해 실제 기자재 수주와 공급망 구축으로 협력의 단계가 올라가고 있다. ◇ 두산은 '다중 베팅' vs HD현대는 테라파워 공급망 집중 HD현대와 테라파워의 협력은 2022년 본격화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해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어 2024년 12월에는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에 건설하는 345MW급 소듐냉각고속로(SFR) '나트륨(Natrium)'에 들어갈 원자로 용기를 수주했다. 테라파워는 당시 첫 나트륨 원자로의 주요 기자재를 글로벌 업체에 나눠 발주했다. HD현대가 원자로 용기를 맡았고 두산에너빌리티도 코어 배럴과 가드 베슬, 내부 지지구조물 등을 수주했다. HD현대는 이후에도 테라파워와 나트륨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대 협력을 이어가며 단순 투자자에서 핵심 기자재 공급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접근법은 조금 다르다. 두산은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400만달러를 투자했고 엑스에너지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영국 롤스로이스 SMR과도 기자재 공급 협력을 추진하는 등 복수의 SMR 개발사와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정 원자로를 직접 개발하기보다 어떤 SMR 노형이 먼저 상용화되더라도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이른바 'SMR 파운드리'에 가까운 전략이다. 같은 SMR 시장을 두고 두산은 여러 노형에 공급망을 펼치는 반면 HD현대는 테라파워의 상업화 과정에 깊숙이 들어가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 '탈원전 이탈' 아닌 신규 진입…4년짜리 우회로 HD현대의 행보는 국내 원전 생태계의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국내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시장은 오랜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가 '팀코리아'의 핵심 공급사로 참여하는 구조다. HD현대는 기존 국내 원전 밸류체인에서 이탈했다기보다 애초 원전 주기기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기업에 가깝다. 따라서 기존 국내 공급망에 들어가기보다 해외 차세대 원자로 개발사에 먼저 투자하고 실제 기자재 제작 능력을 입증한 뒤 상업화 단계의 공급망에 진입하는 길을 택했다. 테라파워 투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 종착지는 원전이 아니라 '배' 정 회장이 SMR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육상 원전 기자재 사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HD현대의 본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업이다. 회사는 SMR을 적용한 해상 원자력 발전과 원자력 추진선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테라파워를 비롯해 웨스팅하우스, 영국 로이드선급 등과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 설립에도 참여했다. NEMO는 런던에 본부를 두고 해상 원자력의 국제 표준과 제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육상 SMR 상업 공급망에서는 테라파워와 관계를 깊게 가져가되 해상 원자력에서는 원자로 개발사와 선급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배경에는 조선산업의 탈탄소 문제가 있다. 국제 해운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와 메탄올·암모니아에 이어 장기간 무탄소 운항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선이 미래 기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이 원전 시장 자체의 확대에서 기자재 수주 기회를 찾는다면 HD현대는 원자력 기술을 조선업의 다음 시장으로 가져오려는 차이가 있다. ◇ 첫 상업로의 위험…'집중 베팅'은 성공할까 집중 전략에는 위험도 따른다. 테라파워의 나트륨은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건설허가를 받아 원자로 관련 공사 단계에 진입했다. 차세대 원자로 상용화 경쟁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첫 상업호기(FOAK)인 만큼 실제 건설 일정과 비용, 운영허가 취득 및 상업운전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테라파워의 상업화 속도가 HD현대가 기대하는 공급 물량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개발사에 걸쳐 공급망을 구축한 두산보다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노출도가 크다. 원자력 추진선은 넘어야 할 산이 더 많다. 선박에 원자로를 탑재할 경우 원자력손해배상과 핵비확산 통제, 기항국 허가 등 국제적인 규범이 아직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 HD현대가 NEMO를 통해 국제 표준 마련에 직접 뛰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국내 제도 환경도 변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35년까지 0.7GW 규모 SMR을 도입한다는 계획이 반영돼 있다. 다만 국내 SMR 사업은 혁신형 SMR(i-SMR)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HD현대가 테라파워와 구축한 미국 공급망과는 별도의 트랙이다. 정 회장과 게이츠의 이번 만남은 그래서 단순한 총수 간 친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22년 3000만달러 투자로 시작한 HD현대의 선택은 이제 실제 원자로 제작과 상업 공급망 구축 단계까지 넘어왔다. 다음 목표는 원자로 몇 기의 기자재를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원자력을 HD현대의 본업인 '배'에 접목하는 것까지 성공한다면 4년 전 테라파워에 건 3000만달러의 베팅은 조선업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6-08-14 10:40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테크 기업 그리드위즈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문기업 알엑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소비자를 위한 전력·냉각 통합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 그리드위즈는 지난 11일 알엑스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협약 기간은 체결일로부터 2년이며 양사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은 알엑스의 SMR 설계·인허가 역량과 그리드위즈의 전력망 유연성 기술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을 함께 고려한 에너지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양사는 SMR을 기저전원으로 활용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가상발전소(VPP) 등 전력망 유연성 자원을 연계한 통합 전력 공급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열공급 SMR에서 발생하는 저온 열원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전력·열 통합 운영 모델도 함께 개발한다. 이를 토대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열을 통합 관리하는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과 실증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향후 SMR과 분산에너지를 연계한 사업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그리드위즈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기존 재생에너지와 ESS·DR·VPP 중심의 사업 영역을 SMR 기반 대규모 전력 공급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향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뿐 아니라 전력과 열을 통합 운영하는 에너지 관리·최적화 사업 모델을 발굴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08-13 12:49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시대 다음의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씨앗) 보고회'에서 “오늘 논의할 7가지 첨단기술, 7대 시드 프로젝트는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 엔진이자 국가의 핵심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7대 시드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첨단 소재·부품 공급망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목받는 첨단기술의 특징은 기술 교체 주기가 무척 빠르고 개인과 국가 모두 변화를 놓치면 소외된다는 점"이라며 “얼마 전까지 위기론에 시달리던 반도체산업이 구조적 초호황을 맞고 AI 혁명이 산업과 삶 전반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듯 몇 년 뒤 어떤 첨단기술이 새롭게 등장할지, 산업 지형이 어떻게 격변할지 예측이 매우 어려운 대전환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지, 도태 위험에 언제나 노출된 추격자가 될지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며 “오늘 우리가 뿌린 첨단기술의 씨앗들이 미래에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 새로운 메가프로젝트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연구자와 창업가 등 참석자들을 향해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며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을 넘어 첨단 과학기술 강국, 인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 기업들과 혁신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담대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면 정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2026-08-12 15:01 이상무 기자 rokmc@ekn.kr

“AI 시대 최대 수혜는 반도체만이 아닙니다. 과거 미국 골드러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번 사람은 금을 캔 사람이 아니라 곡괭이와 삽을 판 사람이었습니다." 김나영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 전력·신재생에너지 컨설팅 디렉터는 AI 시대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엔비디아 GPU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전력기기와 발전설비, 송전망, 배터리 등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AI 플랫폼이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전력 공급망 기업들은 분명한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효성·LS·두산·배터리…한국 기업에 큰 기회" 김 이사는 AI 시대 가장 유망한 분야로 전력기기, 발전설비, 배터리,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꼽았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은 미국의 변압기와 송배전 설비 공급 부족으로 이미 수혜를 보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글로벌 가스터빈 공급 부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 산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는 단순한 UPS를 넘어 브리지 전원과 전력품질 관리, 피크 절감, 계통 안정화까지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 둔화와 별개로 데이터센터용 ESS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화와 SK도 주목했다. 한화는 태양광과 ESS, 발전사업 역량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SK 역시 반도체와 통신, LNG, 데이터센터 등 그룹 내 사업을 연결하면 새로운 AI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앞으로는 장비를 잘 만드는 기업보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도록 도와주는 기업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며 “AI 시대 승자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의 'Deliverability'를 가장 높여주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 “AI 승부는 GPU가 아니라 전력" 김 이사는 AI 시대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경쟁의 병목이 비트(Bits)에서 와트(Watts)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반도체가 덜 중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GPU와 메모리는 여전히 AI의 두뇌"라면서도 “지금은 AI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지을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부족한 자원이 전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과거 수십 MW에서 최근 수백 MW, 일부는 GW급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는 “AI 경쟁은 디지털 기술 경쟁에서 물리적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전력 확보가 곧 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 “미국도 가장 큰 병목은 송전망" 미국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발전원이 아니라 송전망이다. 김 이사는 “발전설비와 변압기 공급 부족은 시간이 지나면 생산을 늘릴 수 있지만 송전망은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비용 분담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해 가장 오래 걸리는 병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대형 데이터센터 계통연계 제도 전면 재검토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기존 제도만으로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미국에서도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ll of the Above'…속도가 가장 중요" AI 시대 전원 구성에 대해서는 “정답은 'All of the Above'"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발전원이 정답인 시대가 아니라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조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태양광과 ESS, LNG 발전이 가장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과 ESS는 건설 기간이 짧고, LNG는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브리지 역할을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과 출력 증강도 중요한 선택지로 꼽았다. 반면 SMR은 전략적으로 중요하지만 향후 5~10년은 상업성을 입증하는 단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한국은 '전력이 통하는 땅'부터 만들어야" 김 이사는 미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가장 큰 교훈으로 'Powered Land'를 꼽았다. “이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부지가 아니라 전력이 공급되는 부지입니다." 그는 한국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전력망 선제 투자 △대형 부하를 위한 계통연계 제도 정비 △비수도권 데이터센터 유인책 마련을 제시했다. 특히 “전력망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AI 시대 핵심 산업 인프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한국은 중앙정부와 전력회사가 장기 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6-08-06 09:55 전지성 기자 jjs@ekn.kr

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 산업을 배경삼아 에너지사업의 중심축을 정유에서 전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핵심 전력원으로는 브릿지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궁극적 발전원인 소형모듈원전(SMR)을 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첫 SMR 상용화 승인을 받은 테라파워의 2대 주주로서 SMR을 중장기 전략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AI 인프라를 뒷받침할 전력 솔루션으로 사업 경험을 보유한 LNG와 중장기적으로는 SMR까지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SK그룹이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까지 포괄하는 종합 AI 솔루션을 내세워 국내외에서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테라파워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빠르면 이달 초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SMR 사업 구상이 한 발 더 나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방한 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주식회사와 함께 지난 2022년 테라파워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되면서 SMR 사업에 발을 들였다. 지난 1월에는 원자력 발전소 운영 경험을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에 지분 일부를 양도하며 테라파워·SK·한수원 간 SMR 협력을 본격화했다. 테라파워는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물 대신 액체 소듐(나트륨)으로 냉각하는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미 와이오밍주에 345메가와트(MW) 규모의 상업용 SMR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허가받고, 2030년 실증로 가동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이 와이오밍주 SMR 발전소 건설 승인과 착공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한국 정부가 9월 SMR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차세대 SMR 육성 방향을 마련한 시점과 맞물리게 됐다. 정부는 개발부터 제조, 실증, 핵연료 확보에 이르는 SMR 공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 ·관 합작 연구개발과 실증 작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중장기 전력 솔루션으로 SMR에 주목하는 이유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용 등 미래 전력원으로 적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MR은 중규모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도심이나 산업단지 내에 설치할 수 있어, 해안에 설치해야하는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테라파워가 차세대 SMR로 개발 중인 SFR은 액체 나트륨이 열을 물보다 더 많이 흡수한다는 특성을 이용한다. 사용후 핵연료 발생량이 기존 원전의 약 5~20% 수준이고,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제어하는 '부하추종발전'도 가능하다. 다만 SMR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려면 최소 10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는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에 토대를 둔 전력 솔루션으로 AI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 경험을 축적했고, 미국 오클라호마 우드포드 가스전과 호주 바로사 가스전 지분을 토대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과 한국중부발전이 지분 절반씩 출자한 합작사 용인열병합(가칭)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2030년 2분기 상업운전을 목표로 1050MW 규모의 LNG 열병합 발전소 조성에 착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를 계기로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4번째 팹까지 준공할 시기를 2033년으로 12년 앞당기면서 전력 인프라 조기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2029년 전력 공급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팹 완공 시기를 앞당기면서 역할이 더 커진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국영 발전사, TH그룹 산하 NASU와 함께 베트 응에안성 뀐랍지구에 LNG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계기로 LNG와 SMR을 연계한 단계별 에너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1.5GW 규모의 뀐랍 LNG 발전소는 LNG 터미널과 함께 2030년 말 상업 운전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베트남의 AI 산업 성장에 필요한 전력 조달 방안으로 당장은 미국과 호주 가스전 자산과 장기 LNG 계약 물량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추후 차세대 SMR가 상용화되면 원전 분야까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전력 솔루션을 내세워 공략할 채비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설립을 준비 중인 AI 종합 솔루션 기업 'AI 컴퍼니(AI Co.)'를 통해 주요 에너지 사업을 AI 시장에 적용할 전략을 폭 넓게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유사업은 친환경 기조와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힘을 잃고 있다. 미래는 전기시대가 확실한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선택한 전력 솔루션이 시장에 얼마나 적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08-01 09:18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아우르는 단계별 에너지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SK이노베이션은 추형욱 대표이사가 지난 16~17일 베트남을 방문해 산업무역부 및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베트남(PVN), 발전 자회사 PV파워의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에너지 및 첨단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력 논의는 베트남 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을 소모하는 첨단 산업 유치가 본격화함에 따라,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이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미국·호주산 LNG 기반 안정적 연료 조달 SK이노베이션은 가파르게 늘어나는 베트남의 전력 수요에 대응할 단기 해법으로 LNG 발전 확대를 제시했다. 베트남은 가스발전 사업 추진 시 국제 LNG 가격과 공급 변동성이 주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미국과 호주에 보유한 자사 가스전 자산과 장기 LNG 계약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공급 지역을 다변화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추 대표는 “AI의 급격한 발전이 전력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초래하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LNG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할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테라파워 협력 기반 '차세대 SMR' 도입 중장기적 전력 공급 방안으로는 차세대 SMR 기술 협력이 제시됐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4세대 원자로 기술인 '나트륨(Natrium)'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나트륨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원전 기술이다. 추 대표는 “차세대 SMR 기술 검증 및 상용화가 완료된 후 PVN과 원전 분야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및 원전 등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인 PVN 측 역시 기술성과 경제성이 확보되면 원전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소·AI 데이터센터·산업단지 잇는 '에너지 생태계' 구축 단순한 설비 구축 및 연료 공급을 넘어, SK이노베이션은 LNG 발전소와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는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모델도 함께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뀐랍 LNG 복합화력발전 사업을 기점으로 인근에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 시설을 유치하면, 발전 사업자는 안정적인 전력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고 베트남은 첨단산업 투자와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재생에너지 및 ESS 영역으로도 협력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6-07-29 16:21 전지성 기자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