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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수준 자체보다 장단기 금리의 방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공백도 단기 변수로 떠올랐다. 지수보다 실적과 수주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의 차별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전일에는 장중 5.36%를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0년물 국채금리도 5.73%대로 상승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식의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미국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발단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가격지표다. ISM 제조업 가격지수는 77.9로 시장 예상치인 72.9를 크게 웃돌았다. 서비스업 가격지수도 전월 72.6에서 74.0으로 상승했다. 경기 자체는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비용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KB증권은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가격지표 반등이 내년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경계하게 만드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서는 장기금리 상승보다 향후 하락 전환 여부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국채금리 하락은 증시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할인율 부담이 낮아져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면에서는 금리가 떨어지는 배경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KB증권은 '단기금리 상승과 장기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위험 신호로 지목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해지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단기금리를 끌어올린다.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장기 성장 기대가 약해지면서 장기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긴축 부담은 커지는 반면 성장 기대는 낮아지는 조합이다. 장기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경기와 성장 기대 훼손에서 비롯된 하락이라면 증시에 호재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는 이와 반대 흐름이다.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단기금리는 최근 반락했다. 현재의 고금리 자체는 증시에 부담이지만 경기와 성장 기대까지 동시에 훼손되는 국면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의미다. 향후 단기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날 경우 긴축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증시의 위험 신호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물가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ISM 가격지표의 반등은 내년 인플레 재상승을 경계하게 한다"며 “향후 중요한 것은 '추세적 인플레'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단기금리 상승과 장기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때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는 금리 부담에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불확실성까지 겹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수의 단기 상승 탄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미국 증시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상승했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와 코스피 야간선물은 약세를 보였다. iM증권은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수급 변수는 자사주 매입 종료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 매입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달 중순께 매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매수 수요가 줄면서 대형 반도체주의 주가를 지탱하던 수급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옵션 만기, 반도체 ETF 리밸런싱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주를 받쳐왔던 매수 주체가 약해지는 시점에 주요 일정까지 몰리고 있다. 지수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그러나 주가는 오전 내내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며 호실적에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반도체주에서 소부장 등 관련 중소형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인 반면 일부 반도체 장비·소재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도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테크놀로지는 장기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광통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국내 기판·광통신·반도체 장비·소재업체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옵션 만기, 반도체 ETF 리밸런싱이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보다 종목별 수주와 실적 모멘텀, 수급 차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10-09 15:03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같은 인공지능(AI) 테마에서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라도 밸류체인에 따라 최근 반년간 성적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로 이어진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증설의 수혜를 입은 전력인프라 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와 피지컬AI ETF는 수익률이 두 자릿수 하락했다. AI라는 하나의 테마 안에서도 실적과 업황, 경쟁력에 따라 섹터별 주가 흐름이 갈리는 모습이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6개월간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수익률은 39.02%로 집계됐다. KODEX AI전력핵심설비도 12.80% 상승했다. 반면 SOL AI반도체소부장은 7.89% 하락했다. SOL한국AI소프트웨어와 RISE AI&로봇 역시 각각 15.14%, 27.68% 떨어졌다. 비교 대상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과 낮은 상품의 격차는 약 67%p에 달했다. 가장 앞선 것은 반도체 ETF였다. AI 서버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등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도 이 같은 흐름의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주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하면서 반도체 섹터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파른 메모리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 기업 실적에서 향후 이익 전망으로 옮겨간 점도 영향을 미쳤다. AI 반도체에 투자하던 ETF도 수익률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전력인프라 ETF 역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전력기기 기업의 실적으로 연결되며 견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 2분기 LS ELECTRIC과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39%, 60.9%, 37.3% 증가했다. 글로벌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이 AI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며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시장에서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규모가 지난해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피지컬 AI ETF는 반도체·전력 인프라 ETF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섹터 부진의 배경에는 AI가 성장 동력이자 기존 사업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모델이 고도화되며 기존에 소프트웨어가 수행하던 업무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 같은 우려는 오픈AI가 최신 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공개하면서 재부각되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팔란티어처럼 소프트웨어 기업이 특정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AI 시대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은 이 같은 전문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섹터도 부진하지만 소프트웨어 섹터와는 상황이 다르다. 시장에서 보는 피지컬 AI는 본격적인 사업이 아닌 연구개발의 영역에 머물러있다는 것이다. 피지컬 AI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실현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하드웨어 사업이 선행되고 소프트웨어 개발이 뒤따른다는 분석이다. 피지컬 AI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개념이라는 평가다. 로봇 섹터 측면에서 피지컬 AI를 바라봐도 살아남을 기업이 많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로봇 사업에 뛰어든 기업의 대부분은 과거 공작 기계나 산업용 장비를 다뤘던 기업이다. 이들 중 10~20%가 살아남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므로 전체적인 수익률은 부진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순환매 관점에서 피지컬 AI에 접근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 섹터의 주도주 지위가 아직 견고한 점이 피지컬 AI 섹터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사이클이 아직 끝났다고 볼 수 없는 시점에서 굳이 피지컬 AI 섹터에서까지 투자 대상을 발굴할 유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피지컬 AI는 반도체 인프라 위에서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는 개념인데 이를 위한 연구개발이 아직 충분치 못하다"면서도 “반도체 사이클이 끝난 후 주도주가 바뀐다면 순환매 장세에서 피지컬 AI 섹터를 바라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9-22 15:02 김태환 기자 kth@ekn.kr

“저희가 ETF 발행사로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활동은 아이디어 발굴입니다. 우선 유망한 테마가 무엇일지 설정하고, 그 테마에서 승자가 될 기업이 어디인지와 공급업체는 어디인지 가치사슬을 따라가는 접근법을 취합니다." 매튜 터틀 터틀캐피탈(Tuttle Capital Management)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상품 간 차별화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ETF 시장의 빠른 팽창으로 발행사 수가 확대되고 상품 간 모방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8일 서울 여의도에서 미국 자산운용사 터틀캐피탈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ETF 시장의 트렌드와 회사의 투자철학, 전략 등을 공유했다. 터틀 CEO는 구조적 우위를 가진 투자처를 선별하고 이익과 손실의 비대칭적 결과를 강조하는 투자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향후 시장을 주도할 테마를 발굴해 ETF 상품으로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틀캐피탈은 지난 2012년 설립된 미국 자산운용사로 현재 70여개의 액티브 ETF를 운용하고 있다. 터틀캐피탈은 레버리지 ETF와 인컴형 ETF 등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선보여 왔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스페이스X(SpaceX)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일 2배 레버리지 ETF가 대표적이다. 터틀 CEO는 ETF 상품 구조상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봤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발행이 이뤄지는 테마형 ETF 시장에서는 타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내놓는 '카피캣' 경쟁도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만드는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와 다른 곳에서 만드는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틀캐피탈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 발굴이다. 유망한 테마를 찾고, 테마 내 가치사슬을 따라 실제 수혜를 받을 기업을 좁혀가는 방식을 취한다. 투자에 있어서는 구조적 우위와 손익의 비대칭성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다른 투자자에게는 없는 강점을 확보하면서 투자 수익은 크고 손실은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헤지(Hedge)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이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현재 주목하는 투자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병목'이다. AI 산업 전반이 아닌, AI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을 가로막는 병목을 찾아 투자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터틀 CEO는 메모리와 포토닉스, 우주 등을 대표적인 분야로 꼽았다. 그는 “자신만의 강점과 우위 없이 투자하는 것은 운에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게 없다면 차라리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투자를 하더라도 전제가 맞으면 큰 수익을 얻고, 틀리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컴형 ETF에서도 터틀캐피탈은 시장의 주류와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인컴형은 이자나 배당, 옵션 프리미엄 등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분배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콜옵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커버드콜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터틀 CEO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투자 전략이다. 주가 변동이 크지 않다면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주가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대신 터틀캐피탈은 인컴형 ETF에 풋 크레딧 스프레드(Put Credit Spread) 전략을 사용한다. 통상 높은 행사 가격의 풋옵션을 매도하고 낮은 행사 가격의 풋옵션을 매수해 옵션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기초자산 가격 상승분의 수익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폭락할 때는 손실을 제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터틀 CEO는 “풋 크레딧 스프레드는 커버드콜보다 수익이 낮지 않다"며 “커버드콜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도록 설계하면서도 주가 상승에 따른 상방은 제한하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9-08 15:10 김태환 기자 kth@ekn.kr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6월 말부터 이어진 조정 국면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지금 국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변수로 미국 국채 금리를 꼽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는 굳건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은 자기자본이 아닌 회사채를 발행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반도체를 사들이는 만큼, 금리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7월 말~8월 초 실적 발표 당시, 미국 빅테크가 설비투자를 당분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꼽았다. 최근 변동성 장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이후에도 상반기 과도했던 반도체 쏠림이 되돌려지는 '여진'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5배 초반까지 내려온 만큼 정상화 과정의 마지막 노이즈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투자자에게는 반도체를 여전히 최우선 종목으로 꼽되, 고배당주·금융주·화장품주 등 방어적 성격의 종목을 함께 담는 '바벨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관리할 것을 권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에서는 커버드콜 전략의 다음 차별화 방향, 상장 100일 만에 8조원 넘게 자금을 모은 히트 상품 'AI반도체TOP2플러스'의 설계 배경, 그리고 업계의 보수 인하 경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보수 경쟁보다 포트폴리오 차별화와 성과로 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그룹장을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신한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나 최근 시장과 ETF 전략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반도체주 조정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시장을 어떻게 진단하나. =HBM과 AI반도체 수요가 굳건하다는 건 여전히 확인되지만,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가 하나 생겼다. 미국 금리다. 빅테크들이 설비 투자를 늘리려면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최근 미국 10년·30년물 금리가 계속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조달 비용이 커지면 예상했던 투자 확대가 주춤할 수 있다. 다행히 7월 말~8월 초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에서 실적보다 중요한 전망치(가이던스), 즉 설비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언급했다. 관건은 지금의 금리 오버슈팅이 안정을 찾느냐다. 안정화된다면 반도체는 오히려 더 빠르게 리바운드할 환경이 갖춰질 것이다. Q.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이후에 증시 변동성이 다소 줄긴 했지만, 이전보단 큰 편이다. 원인은 어떻게 보나. =올 초부터 이미 시장이 유례없이 빠르게 상승하며 특정 업종으로 쏠림이 과도했다. 다른 업종도 이익 측면에서 괜찮은 성장세를 보였는데도 돈이 한쪽으로만 쏠린 게 문제였다. 이 쏠림이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AI 투자 정점 논란까지 겹치며 7월에는 오히려 과도하게 빠지기도 했다. 지금 변동성은 그 여진이라고 본다. 다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5배 초반까지 내려와 있어, 정상화로 가는 과정의 마지막 노이즈를 걷어내는 단계로 본다. Q. 이런 장세에서 투자자에게 어떤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하나. =1픽은 여전히 반도체다. 실적과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 다만 상반기에 경험했듯 한쪽으로 쏠린 포트폴리오는 변동성도 그만큼 커진다. 시장에 별다른 이슈가 없을 때는 반도체가 끌고 가겠지만, 변수가 생기면 고배당·은행·화장품주 같은 방어적 종목이 버텨준다. 이 둘을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변동성을 제어하면서도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제 지난달 변동성이 커졌을 때도 은행·고배당·화장품주는 반도체와 다른,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Q. 변동성 장세에 인컴형 ETF 투자가 부각되고 있다. 월배당 ETF는 이제 거의 모든 운용사가 갖고 있는데, 다음 승부수는. =인컴형이라고 하면 과거엔 배당주였지만, 이제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다양한 자산군에서 현금흐름을 만드는 게 일반화됐다. 다음 방향은 두 가지다. 하나는 채권 혼합형처럼 커버드콜 외의 인컴 자산군으로 다양성을 넓히는 것, 다른 하나는 커버드콜 전략 자체를 더 정교하게 세분화하는 것이다. 전체 자산에 옵션을 매도해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투자자가 있는가 하면, 일부 자산만 옵션 매도하고 나머지는 상승분에 더 참여하려는 투자자도 있다. 신한운용은 지난해 금에 커버드콜 전략을 적용한 상품을 유일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분배 주기만 바꾼 상품을 늘리기보다, 옵션 매도 비중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운용사가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액티브한 상품까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 Q. 올해 히트 상품인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어떻게 탄생했나. =기존 반도체 ETF들이 이미 5조~10조 원 규모로 자리 잡은 시장에 우리가 100억원 규모로 뛰어들면서 똑같은 상품을 내봐야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게 뻔했다. 그래서 기존 반도체 업종 리스트를 그대로 담기보다, 'AI반도체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라는 로드맵을 새로 그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당연히 들어가지만, 여기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분야 글로벌 톱2인 삼성전기를 유의미하게 포트폴리오에 반영했다. 올해 3월 기준 국내 어떤 반도체 ETF에도 삼성전기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SK스퀘어도 마찬가지다. 상품을 만들 당시엔 지주회사로 분류돼 있었지만, 지분법 기준 순자산가치의 90%대 중반이 SK하이닉스였다. ETF는 한 종목 편입 비중이 30%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데, SK스퀘어를 편입하면 사실상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로드맵에 걸리는 기판업체 등 소부장 기업들까지 반영해 방법론을 짰고,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지수를 만들어 3월 17일 상장했다. Q. 수많은 반도체 ETF 중에서 고객이 'SOL AI반도체TOP2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상장 초 한 달가량은 소강 상태였지만, 삼성전기와 SK스퀘어를 담은 포트폴리오가 다른 반도체 ETF 대비 압도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면서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처음 두어 달 만에 대형 반도체 ETF와의 성과 차이가 20% 이상 벌어졌고, 상장 100일 만에 8조원을 모았다. 이후 타 운용사도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며 지금은 대동소이해졌지만, 여전히 남은 차별점이 있다. 우리를 따라온 상품은 대장주 4종목 비중이 80~90%에 달하지만, 우리는 처음 설계 때부터 소부장 기업 비중을 유의미하게 채워왔다. 밸류체인 전반이 함께 성장하는 국면에서는 이 부분이 또 다른 성과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Q. 업계 전반적으로 인기 상품을 서로 모방하고 보수를 낮추는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 신한운용은 이 '치킨게임'에 어떻게 대응하나. =보수 경쟁은 제 살 깎아 먹기라는 걸 다들 알면서도 다들 뛰어드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대표지수, 전략·테마지수, 섹터·성장테마 등 종류마다 보수 기준을 정해두고 상품을 설계한다. 2022년 말 5bp로 낸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단기간에 3000억원을 모으자, 경쟁사가 훨씬 낮은 보수로 따라오면서 결국 지난해 대부분 상품이 1bp 미만까지 내려갔다. 신한운용만 5bp를 유지하다 결국 올 초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보수를 1bp, 0.5bp 낮추는 건 투자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반면, 오히려 호가 스프레드나 괴리율 관리가 투자자에게 훨씬 의미가 크다. 우리는 포트폴리오 차별화와 성과로 승부하고, 매매 환경과 괴리율 관리에 더 집중하려 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9-03 17:24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