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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6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자산운용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품 수가 1000개에 육박하고,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절반 수준에 이르면서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10월말 국내 운용업계 중 처음으로 ETF 순자산총액(AUM) 100조원을 돌파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그러나 “ETF 산업은 아직 성장기이자 확장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7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TF 거래대금이 코스피의 절반에 이를 만큼 커졌지만, 산업 전반으로 보면 아직 성숙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요와 공급이 함께 확대되고 있는 만큼 ETF는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260조원을 돌파한 ETF 시장을 '과열'이 아닌 '확장'으로 규정했다. 김 본부장은 “2021년 말만 해도 ETF 운용사는 18개였고 상품 수는 53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9월 기준으로 운용사는 28개, 상품 수는 1029개에 달한다"며 “거래대금 비중으로 보면 ETF가 코스피 거래대금의 약 48%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그는 “2021년까지만 해도 개인 자금 비중은 1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0%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연금계좌를 중심으로 S&P500이나 나스닥 ETF가 빠르게 확산됐고, 일반 계좌에서는 레버리지나 테마형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는 이제 주식을 대체하는 주요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기관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분산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ETF를 활용하고, 개인투자자는 절세 계좌나 테마형 ETF로 접근하며, 외국인은 지수형 ETF를 중심으로 매수한다"고 덧붙였다. ETF 운용사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상품의 질'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비슷한 상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결국 수익률의 차이를 만드는 건 '언제, 어떤 상품을 상장하느냐'의 타이밍과 사전 리서치의 깊이"라며 “고객이 느끼는 수익률 차이는 결국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는 “ETF 산업은 과거 몇몇 회사가 독과점하던 구조에서 완전경쟁 체제로 이동 중이며, 이 과정에서 선도 운용사로서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상품을 내고 시장을 이끄는 것이 삼성자산운용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1위 'KODEX' 브랜드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투자자 교육과 신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19년 업계 최초로 'ETF 투자자 교육팀'을 신설해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연금 가이드북을 비롯한 각종 투자자 자료를 직접 제작해 시장에 배포하고 있다"며 “세미나, 웹세미나를 정례화해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ETF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빠르게 식을 수도 있는 산업"이라며 “결국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유망한 테마로는 AI 전력 인프라, 로봇 산업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AI는 향후 5년, 어쩌면 10년 동안 시장을 이끌 메가테마"라며 “반도체에서 전력 인프라,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어지는 혁신 단계 속에서 새로운 ETF 기회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제 자신의 포트폴리오도 공개했다. 그는 “저는 연금계좌에 KODEX 미국S&P500,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미국AI소프트웨어TOP10 그리고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전력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휴머노이드로봇은 현재 가장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핵심 단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TF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는 '장기투자'를 꼽았다. 김 본부장은 “S&P500에 23년간 투자해 단 하루도 팔지 않았다면 1000만원이 1억원이 된다"며 “하지만 단 열흘만 매매해도 수익률이 반토막난다. ETF는 부지런한 투자자가 아니라 '게으른 투자자'가 이기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운용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AI는 운용을 보조하는 역할로 발전하겠지만, 시장을 예측하는 인간의 판단까지는 대체하기 어렵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확한 정보 제공과 투자자 보호가 오히려 운용사의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또 글로벌 1위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에 대해서는 “블랙록은 ETF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교과서 같은 존재"라며 “삼성자산운용 역시 그들의 투자자 교육·소통 방식을 벤치마크하면서, 단순히 상품을 파는 회사를 넘어 'K-ETF'라는 고유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ETF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K콘텐츠'에 빗대며 “BTS가 K-POP을 세계 무대에 올린 것처럼 한국형 ETF(K-ETF)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고 싶은 ETF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1-01 09:00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흐름과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AI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여러 회사가 유사한 테마형 ETF를 내놓으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ETF 시장 규모는 265조원을 넘어섰다. ETF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국내 증시의 성장에 힘입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겼다가 올해 6월 200조원, 이달 1일 최초로 250조원대에 들어섰다. 2023년부터 ETF 상품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매달 출시되는 상품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체 22개 ETF 상품이 출시되어, 월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이날까지 출시된 상품 수는 1033개에 달한다. 최근 ETF 시장은 인공지능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출시된 주식형 ETF 상품 53개 중 인공지능 테마는 12개, 배당은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테마 ETF는 지난달에만 5개 상품이 출시됐다. 최근 배당 테마는 배당이 높은 기업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감액배당 비과세 등 정책 수혜주를 담는 게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새 정부 정책 수혜 ETF로 'SOL 코리아고배당'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배당 종목뿐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감액배당 비과세,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을 담은 게 특징이다. 22일 기준 SOL 코리아고배당에 편입된 종목에는 우리금융지주(6.98%), 하나금융지주(6.02%), 신한지주(4.77%) 등 금융지주사들이 높은 비중으로 담겨 있다. 현대차(5.85%), 현대엘리베이터(3.84%), KT&G(3.67%) 등도 편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16일에 출시한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 ETF'도 배당소득에 더해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매입·소각 이슈를 고려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예상 배당수익률과 자사주매입률을 합한 순위에서 상위 30개사를 골랐다. 22일 기준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에 편입된 종목은 고려아연(6.42%), 현대차(5.76%), 신한지주(5.19%), 미스토홀딩스(4.91%) 등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 테마 상품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소버린 AI'에 투자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버린 AI는 외부의 AI 인프라나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주도의 운영 통제가 가능한 AI 인프라 체계를 의미한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확보, 데이터 센터 건설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직속으로 AI 정책수석을 신설하고 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 등 민간 기업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파트너로 지정했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에 3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ODEX 코리아소버린AI'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와 엔씨소프트처럼 AI 기초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의 참여 상장사를 포함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에너지까지 AI 산업군에 두루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AI 핵심기업인 네이버, AI 인프라기업인 LG CNS, 반도체 분야의 SK하이닉스, 에너지 분야의 두산에너빌리티 등 AI 산업 분야별 핵심기업 28종목을 편입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AI산업의 가장 큰 성장 장벽이 GPU 등 기술도입과 전문인력문제다. 이 두 곳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소버린AI 참여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소버린AI 지수는 올해 코스피보다 11% 앞선 성과를 보인다. 정부 의지, 기업의 차별화 시도, 그리고 그 변화를 함께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ETF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담은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하나자산운용이 정부의 국산 AI 생태계 육성 기조를 반영한 '1Q K소버린AI ETF'를 출시했다.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만 투자하는 최초의 테마형 ETF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고 삼성SDS, 카카오페이, LG씨엔에스, 더존비즈온 등에 투자한다. 1Q K소버린AI ETF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자체 AI기술 역량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AI소프트웨어, AI플랫폼, AI검색엔진,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소버린AI와 연관성이 큰 핵심 기업 15종목에 투자한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상품 베끼기'는 특정 테마나 섹터가 흥행하면 경쟁 운용사들이 구성종목을 비슷하게 만든 ETF 상품을 무분별하게 상장하는 업계 관행을 말한다. 2021년 6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에 첫 월배당형 상품 'SOL 미국 S&P500'을 출시한 뒤 다른 자산운용사는 비슷한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154개에 달한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품들이 성공을 거둔 다음 상위사들이 바로 카피하는 견제가 강했다"며 “카피 문제는 업계 전체적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TF 업계에서 모방이 잇따르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2월 ETF·ETN 신상품의 배타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지수상품(ETP) 신상품 보호제도'를 마련했다. ETP 신상품 보호제도는 출시 후 6개월간 모방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개편 이후 제도의 보호를 받은 증권사·자산운용사는 한 곳도 없다. 업계에서는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베끼기 관행은)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상도덕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운용사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줘야지,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면 금방 똑같은 걸 내서 눌러버리는 형태가 맞냐는 건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10-22 15:09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금값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20일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한 데 이어 21일도 소폭 하락하면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지만,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오후 2시 8분 기준 KRX 금시장에서 1㎏(99.99%) 현물은 g당 20만8580원으로 전일(21만 원) 대비 0.68% 내렸다. 3.75g(1돈) 기준 시세는 78만2175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 21만9880원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하락 전환했다. 전날에는 KRX 금 현물 가격이 하루 만에 5.4%(22만2000원→21만원) 급락하며 강한 조정을 받았다. 국제 금 시세(g당 19만2860원)도 3.2% 하락했고, 이로 인해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은 11.4%에서 8.9%로 축소됐다. 골드·실버바 중개업체 스태커스 조규원 대표는 “최근 해외에서 주문된 금 물량이 국내에 도착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됐다"며 “이로 인해 김치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 관련 ETF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표 금 ETF인 'ACE KRX금현물'은 이날 오후 2시 9분 기준 전일(2만9570원)보다 1.00% 하락한 2만9275원에 거래됐다. 'TIGER KRX금현물'도 0.82% 내린 1만3980원으로 집계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금 ETF는 한 달 평균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 매수세가 몰렸지만,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조정 국면으로 전환한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일 신고가 행진으로 단기 과열이 누적된 상황에서 고점 매도세가 커졌다"며 “급등 후 조정은 통상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과열 해소 후 숨 고르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3월 온스당 2000달러 수준이던 국제 금값은 지난 17일 장중 4379.44달러까지 가파르게 오르기도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절대 금리가 높은데도 이자 없는 금이 선호되는 것은 글로벌 불안 심리와 중앙은행의 매수세 영향"이라며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이어지는 한 상승세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금의 상승세는 과열된 국면이더라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ETF 자금 유입, 중앙은행 매수세 지속 등으로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금 가격이 온스당 4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지사항을 통해 “국내 금 시세는 환율, 수급, 세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국제 시세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 금 시세를 기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 차이의 영향을 받게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홈페이지를 통해 “단기 급등 후 조정이 나타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0-21 16:02 윤수현 기자 ysh@ekn.kr

서학개미들이 비트코인 채굴주 '비트마인(BMNR)'에 그치지 않고, 이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몰려들고 있다. 단기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본주보다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비트코인 채굴기업 비트마인이 아니라, 그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T-REX 2X BMNR 데일리 타깃 ETF'였다. 해당 ETF의 순매수 규모는 약 1억9800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트마인 본주는 2800만달러 순매수에 그쳤다. 직전 주까지만 해도 서학개미의 관심은 비트마인 본주에 집중됐다. 지난 달 22~26일 사이 비트마인은 2억7698만달러 순매수로 1위를 기록했으며, 아이리스에너지(9236만달러), 오라클(9452만달러), 엔비디아(8475만달러) 등 '디지털 인프라' 관련 종목이 뒤를 이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투자 초점이 본주에서 2배 레버리지 ETF로 이동하면서, 서학개미의 자금이 '직접 매수'에서 '파생상품' 단계로 빠르게 확장된 셈이다. 같은 기간 테슬라 본주는 2470만달러, 이를 두 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TSLA Bull 2X ETF'는 1억1960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메타플랫폼스 본주는 1억2390만달러 순매수로 3위에 올랐지만, 'Direxion Daily META Bull 2X ETF'에도 4799만 달러 이상 자금이 몰렸다. 순매수 상위 45개 종목 중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12개로, 전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특정 기업의 주가를 2~3배로 추종하는 구조였다. ETF 중 절반 이상이 빅테크 또는 채굴 관련 레버리지 상품으로, AI→채굴→양자컴퓨팅→SMR로 이어지는 단기 테마 순환 속에서 '2배짜리' 종목들이 집중적으로 매수됐다. 이번 순매수 상위 명단에는 △비트마인 △아이리스에너지(IRIS Energy)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아이온큐(IONQ)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 등 변동성이 큰 기술·에너지 테마주가 포함됐다. 채굴·양자컴퓨팅·원전 등 고위험 테마 종목이 상위 20위 내에 다수 포진하면서, 상반기 AI 대형주 중심이던 서학개미 자금이 중소형 기술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인프라 관련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채굴과 AI 데이터센터, SMR, 리튬채굴 기업 등은 모두 전력 수요 확대와 연관된 산업이다. △코어위브(CoreWeave) △리튬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 △딥사이언스(DPST)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AI 산업 확산과 맞물린 전력 인프라·자원주 테마에 서학개미 자금이 동시에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익률 중심의 투자 확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하루 단위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 보유 시 변동성 누적에 따른 손실 위험이 크다"며 “본주보다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많다는 것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심리가 강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I, 채굴, 양자컴퓨팅, SMR 등으로 투자 테마가 짧은 주기로 바뀌고 있다"며 “이처럼 회전율이 높을수록 단기 자금 유입·이탈이 반복되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0-13 15:40 윤수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이 양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단기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을 대거 사들이는 한편, 인공지능(AI)·반도체·가상자산 관련 고위험 자산에도 공격적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불확실성을 피하면서도 성장 모멘텀을 놓치지 않으려는 '투트랙 투자'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218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지난 6월 말 192억달러에서 7월 말 199억달러, 8월 말 215억달러로 불과 두 달 만에 23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9월 들어서도 추가 증가세를 이어가며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순매수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9월 1~11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순매수액은 5억288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2776만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내 2~3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이 안전자산을 넘어 유망자산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ETF 투자 패턴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로, 한 달 새 1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22위에는 SPDR 골드셰어즈 ETF가 올라 금 투자 선호도 확인됐다.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기대가 채권·금 등 안전자산 매수세를 자극한 것이다. 반면 성장주와 테마주에 대한 공격적인 베팅도 여전하다. 엔비디아 주가를 두 배 추종하는 'GraniteShares 2x Long NVDA ETF'가 순매수 상위에 올랐고, 팔란티어 주식은 3위에, 팔란티어 관련 2배 레버리지 ETF는 25위와 31위에 나란히 자리했다. 동시에 Direxion 반도체 3배 숏 ETF도 상위권에 올라, 서학개미들이 반도체 업종을 두고 롱·숏 동시 투자에 나선 점이 이목을 끌었다.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한 꾸준한 매수세도 이어졌다.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와 뱅가드 S&P500 ETF가 각각 상위 10위권에 올랐으며, 글로벌 확대 기대감 속에 메타 등 빅테크 종목, 코인베이스·로빈후드·비트코인 전략 ETF 등 가상자산 관련 종목에도 투자금이 유입됐다. 코카콜라·룰루레몬 같은 소비 브랜드 기업도 일부 편입되며 분산 투자 성향을 보였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 (금리) 동결 기조가 인하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채권 투자 매력이 커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단기물과 장기물 금리가 모두 4%대에 머물고 있어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학개미 자금은 안전자산과 신성장 테마를 동시에 추구하는 다층적 성격을 보이고 있다"며 “리스크를 헤지하면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09-15 14:46 윤수현

8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는 중국 관련 상품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 증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중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국내 투자자도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정책 기대감으로 중화권 증시에서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ETF 수익률 상위 10개 중 9개는 중국 관련 상품이다. ACE 중국과창판STAR50(30.14%),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29.65%),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9.57%)가 1~3위를 차지했다. 괄호 안 등락률은 8월 1일 시작가 대비 8월 29일 종가를 나타낸 수치다. 1위와 3위를 차지한 상품은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STAR50'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한다. 과창판은 2019년 중국이 반도체, AI, 바이오 등 기술 혁신 기업의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상해거래소에 개설한 증권시장이다. STAR50은 과창판 시장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 등 정부가 직접 육성하는 혁신 기업이 편입되어 있어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따라 해당 지수의 방향성도 달라진다. 수익률 상위권의 다른 상품도 중국 반도체, 육성 산업 등을 추종하는 ETF다.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29.24%),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28.61%)도 8월 한 달 수익률 상위권 상품으로 꼽혔다. 중국 관련 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최근 중화권 증시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대비 전날 기준 중국 심천종합지수는 8.76%, 상해종합지수는 5.75% 상승했다. 특히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25일 3883.56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다른 중국 본토 대표 지수인 선전종합지수도 8월 들어 11.9% 상승했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실적 부진, 정책 예상치 하회 관련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며 “10월 4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경기의 구조개혁 및 산업 관련 정책 기대감이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화권 증시는 최근 주가 강세로 인해 9월 3일 전승절 전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10월까지 본토 및 역외 증시 모두 기대감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6일 '인공지능+행동계획'을 발표하며 AI 기술을 국가 전략의 핵심축으로 배치하고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응용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핵심은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스마트 사회를 이룬다는 목표다. 중국은 신형 AI 단말기와 지능형 소프트웨어 보급률을 2027년에 70% 이상, 2030년에 9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분산 추진되어 온 정책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나로 통합하고 AI 발전 목표에 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명문화했다"며 “AI 인프라 및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는 '전략 총정리' 성격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8월 한 달 하락률 상위 종목에는 철강, 방산 관련 ETF가 이름을 올렸다. 하락률 1위와 2위는 각각 KODEX 철강(-12.77%), TIGER 200 철강소재(-12.40%)다. TIGER K방산&우주(-10.83%), KODEX K방산TOP10(-10.42%)도 하락률 상위권이다. 수익률 하락 배경을 살펴보면, 방산은 지난해 수주 호재가 주가에 먼저 반영, 철강·에너지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업황 회복 지연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08-29 16:15 최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