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기후재난과 이로 인한 피해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나이 약 46 억 년 동안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10만 년 주기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산업화 이후 폭발적인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탄소 방출의 급증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범지구적인 2050 탄소중립 정책이 성공하면 정말로 기후변화가 멈출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다툼과 찬반은 뒤로 하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전환으로 탄소 방출을 줄이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길은 어렵고 멀지만 꼭 가야 하는 길인데 우리의 발걸음은 여전히 잰걸음에 불과하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거나, 원전 또는 수소와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전환을 실행하고, 또한 산업체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층에 저장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여 재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기술을 활용해야한다. 에너지전환은 국민 경제 및 국가 산업 문제와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의 문제로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당장 활용이 가능한 방법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검증되고 활용 중인 CCS 기술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50개의 CCS사업이 운영 중에 있다. 2030년에 4억 톤, 2050년엔 10억 톤 저장을 목표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탄소중립의 선두 주자인 노르웨이의 탄소중립 실천 과정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석유 하루 200만 배럴를 생산 중이며 가스를 포함하면 석유환산으로 약 385만 배럴 규모를 생산하고 있는 산유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35년 전인 1991년에 탄소세를 도입하여 꾸준히 탈탄소 정책을 추진한 결과 대표적인 유럽의 탄소저장 허브 국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인구 500만인 이들은 어떻게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을까? 먼저 꾸준히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북해의 유전으로부터 확보된 자금으로 장기적인 에너지전환 부문에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국가 에너지원 믹스를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력의 90% 이상을 수력이 공급하고 있어 풍력을 포함하면 전력의 100% 가까이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이 가능한 국가이다. 즉,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과 막대한 자금의 바탕 위에 탄소세와 같은 정부 정책이 함께 작동되었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다.
2025년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한국 정부도 여러 차례에 걸쳐 청사진을 발표했다. 2010년 계획에는 CCS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3천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23년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연간 5백만 톤, 2050년에 약 5천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은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국내에서 첫 번째 CCS 저장소로는 생산이 종료된 동해-1 폐가스전이 검토되고 있지만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30년 목표를 맞추려면 1백만 톤 규모의 저장소가 5개 필요하고 2050년 목표를 맞추려면 1백만 톤 규모의 저장소가 50개 이상이 준비되어야 한다. CCS 사업도 자원개발처럼 지하의 저장소를 찾아서 주입 설비를 건설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5년~10년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실행력 없는 계획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언제까지 계획만 수정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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