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정비업계를 상대로 일방적인 수리비 감액과 대금 지급 지연 등의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동차 정비업계는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표준약정서 도입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자동차 정비업계-보험사 간 거래현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자동차정비업계가 최근 3년간 보험사와의 거래 중 경험한 불공정 행위는 '30일을 초과하는 정비비용 지연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66.1%)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밖에 △통상의 작업시간 및 작업공정 불인정(64.5%) △정비 비용의 일방적인 감액(62.9%) △보험사가 받아야 하는 차주의 자기부담금을 정비업체가 대신 받도록 강요(50.2%) △특정 정비 비용 청구 프로그램 사용 강요(41.4%) 등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정비요금(시간당 공임)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5조2에 따라 자동차보험협의회(보험업계, 정비업계, 공익위원)에서 협의를 통해 정한 요금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기준을 따르지 않고 '보험사 자체 기준'을 들이미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보험사 자체 기준을 따르고 있다'는 응답이 52.2~60.0%로 나타났다. 정비 완료 후 대금 정산이 계약서 상 지급기일을 초과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리비 지급이 지연되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제26조에 따라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지연이자를 받았다는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또 자동차 정비업체의 70% 이상은 거래 보험사로부터 일방적인 수리비 감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보험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중 최근 3년 간 감액 건수 비율과 평균 감액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삼성화재로 조사됐다.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는 손해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계약에 표준약정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95.4%는 “표준약정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표준약정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으로는 △수리비 삭감내역 요청 시 공개(89.6%) △수리비 청구시기와 지급시기(87.3%) △수리비 지연지급 시 지연이자 지급 규정(86.3%) △수리비 지불보증(84.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자동차 정비업계와 보험사 간 거래에서의 일방적 수리비 감액, 지연지급, 지연이자 미지급 등 불합리한 관행들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며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정비업체에 정당한 대가가 보장되고 투명한 거래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표준약정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수리비 산정 기준 등은 정부 차원의 표준화 및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25-08-25 16:29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