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시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 추가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국 기술 규제와 전력망 확충 등 일부 산업에 유리한 정책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별 규제와 투자 지연은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책 변화에 따라 업종별 투자 전망이다. 미국은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전체 의석과 상원 일부 의석을 새로 선출한다. 증권가에서는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추진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 의회 협조가 필요한 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 금융시장과 국내 증시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민주당이 양원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반부터 조기 레임덕에 직면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추가 감세와 국방예산 증액 등 의회 협조가 필요한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완화되면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도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민주당이 하원만 장악하는 경우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공화당이 상원을 유지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확보하면 정책 교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 변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봤다. DB증권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인 11월 중순을 전후해 증시가 다시 상승 흐름을 모색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최근 미국 기술주 조정의 배경으로 AI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자금 조달 부담 등을 지목하면서도 금리 안정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가 주요 관심 업종으로 꼽힌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견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통으로 추진해 온 정책이라는 점에서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 규제가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을 제약하면서 마이크론 등 비중국 메모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같은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이러한 규제 변화가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력기기 업종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송전망 건설 지연이 전력 공급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송전망 인허가 제도 개선이 추진될 경우 전력망 확충이 속도를 내면서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에너지 인프라 인허가 제도 개선이 초당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관련 제도 개선이 현실화하면 송전망 건설이 속도를 내면서 변압기와 전력설비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이 관련 기업으로 거론된다. 중국산 광통신 장비에 대한 미국의 규제 가능성도 국내 관련 기업들이 살펴볼 변수다. 데이터센터 간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광통신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에 대한 제한이 확대되면 비중국 공급망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AI 인프라 투자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의회 영향력이 확대되더라도 연방 차원의 포괄적인 데이터센터 규제가 곧바로 도입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주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인허가 규제는 별도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데이터센터 개발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비용 부담을 강화하는 입법 시도가 예상되지만 대통령 거부권으로 실제 법제화에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민주당이 압승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뉴욕주와 유사한 데이터센터 인허가 중단 조치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자금 조달 문제와 전력·용수 부족, 지역 주민 반대 등에 부딪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미국에서 주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최소 47건이 지연되거나 취소·차단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AI 관련주의 실적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획보다 늦어지면 HBM과 서버용 반도체, 광통신 장비 등의 발주 시점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력기기 역시 중장기 전력망 확충 수요와 개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투자 지연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방산예산도 선거 이후 주목할 변수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예산 증액 계획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내 방산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직접 발주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등 해외 수출계약의 영향을 받는 만큼 미국 예산 변화만으로 국내 방산주 향방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선거 이후 국내 증시의 관심이 미국 정치 변수에서 기업 실적과 투자 집행 여부로 이동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DB증권은 미국 증시에서도 대형 기술주에 집중하기보다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업종으로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역시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보다는 실제 수주와 매출 증가가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대중국 기술 견제와 송전망 확충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역시 민주당 의회에서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산 등 정책 변화에 민감한 비중을 낮추고 반도체와 광통신, 송전망, 전력기기, 신재생에너지 등 정책적 지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10-26 10:53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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