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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여 차례 본인 계좌로 불법 이체 의혹 시 특정감사 착수·경찰 수사, 시장 공식 사과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영천시 공무원이 25억 원대 공금을 장기간 빼돌려 가상화폐 등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년 가까이 수십억 원의 혈세가 빠져나가는 동안 이를 막거나 적발하지 못한 영천시의 회계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도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일 영천시에 따르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회계업무를 담당하면서 회계시스템을 허위로 조작해 공금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본인 명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모두 230여 차례에 걸쳐 25억 원 상당의 공금을 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횡령한 자금은 대부분 가상화폐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영천시가 지난 1일부터 실시한 회계사무 점검 과정에서 뒤늦게 적발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와 자금 사용처, 추가 횡령 여부는 물론 공범이나 관리·감독 소홀 여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공금이 한두 차례도 아닌 230여 차례에 걸쳐 빠져나갔는데도 이를 걸러내지 못한 사실은 단순한 개인 비위 차원을 넘어 행정 시스템 전반의 실패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 담당자 한 명이 시스템을 조작해 장기간 거액을 빼돌릴 수 있었다면 내부 견제와 감사 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영천시는 실무 대응팀을 구성해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 문책과 유용액 환수에 나서기로 했다. 또 정당한 채권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금 지급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읍·면·동은 물론 본청 전 부서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공직감찰도 대폭 강화하겠다"며 “이번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투명하게 규명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수십억 원의 혈세가 1년 가까이 새어나갈 때까지 아무도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과와 감사만으로는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회계관리 시스템 전면 재점검과 함께 관리·감독 책임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2026-07-20 18:14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