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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찾기로 진통을 겪던 11번가가 SK그룹 품에 남으며 매각 리스크를 털어낸 가운데, 다시 시장에서의 존재감 높이기에 집중한다. 본업인 경쟁력에 더해, 모회사가 된 SK플래닛의 마일리지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스퀘어는 11번가의 보유 지분 100%를 또 다른 자회사인 SK플래닛에 전량 매각했다. 이를 통해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로 이어지는 새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당초 SK스퀘어가 SK플래닛·11번가를 각각 자회사로 두는 구조였지만, 2018년 SK플래닛에서 독립했던 11번가를 다시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정리가 된 것이다. 업계는 최근 몇 년 간 11번가를 둘러싼 평판 리스크가 불거졌던 만큼, 회사가 시장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꺼내든 대책이라 평가하고 있다. 2018년 11번가는 국민연금공단·새마을금고·H&Q코리아 등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500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5년 내 11번가의 기업공개(IPO) 실패 시 SK스퀘어가 FI 보유 지분을 되사오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3년 11번가의 IPO 무산 후 SK스퀘어가 콜옵션 권리 행사를 포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FI 주도로 SK스퀘어 지분까지 통매각하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이 발동됐지만, 외부 원매자를 찾는데 난항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스퀘어는 2차 콜옵션 만료 기한이 다가오자 자회사에 지분을 넘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연내 SK플래닛은 11번가 FI에게 11번가 지분 인수 대가로 총 4673억원을 일시 지급할 예정이다. 이로써 FI는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며, 만성 적자에 시달려온 11번가 입장에서도 SK그룹 내에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업계 분석이다. 실제 11번가가 공식 출범 이래 연간 흑자를 달성한 적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2019년이 전부다. 다만, 최근 2년 간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차도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515억원을 기록한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754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은 지난해 3월부터 올 10월까지 20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도 내고 있다. 새롭게 개편된 사업 구조 아래에서도 11번가는 기존대로 실속을 차리는 영업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수익성이 높은 오픈마켓에 집중하되, 직매입은 고수익 핵심 상품군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통합 마일리지 플랫폼 'OK캐쉬백'을 보유한 SK플래닛과의 시너지도 11번가가 기대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OK캐쉬백과 11번가의 간편결제 서비스 '11페이'를 결합하고, 11번가의 기프티콘 사업을 OK캐쉬백 앱 내 통합해 포인트 활용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나아가 11번가는 '인공지능(AI) 기반 맥락(Context) 커머스'를 지향한다는 미래 비전도 밝혔다. 두 회사가 보유한 AI·데이터 기술 역량을 교류해 고객의 구매 패턴·취향 등을 다면적으로 이해하고,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커머스로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이 밖에 하반기 남은 기간동안 11번가는 최근 진행했던 '그랜드 11절'과 같은 대형 프로모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일까지 연중 최대 해외직구 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 오리지널'도 운영한다. 의 핵심 경쟁력인 우수 셀러 확보와 배송력 향상에도 공들이고 있다. 올 6월에는 상품 등록·실시간 결제 확인 등이 가능한 셀러 전용 앱 '셀러오피스'을 출시해 가입 문턱을 낮췄고, 일찍이 빠른 정산 서비스를 통해 배송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셀러가 주문 당일 등 빠른 시간 내 택배사에 상품을 전달하면 그만큼 정산 시기도 앞당겨준다"며 “실제 셀러 만족도나 배송력 강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2025-11-23 08:00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벼룩시장이 태생인 중고품은 항상 '불황형 유통 품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최근에는 옛것·헌것에서 새로움을 읽는 국내외 젊은 층의 관심을 자양분으로 순환경제 사업모델로 탈바꿈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와 만나 공간적 제약을 벗어난 '리커머스(중고 전자상거래)'로 재탄생하며 수출 산업으로의 확장성까지 갖췄지만, 여전히 세제·재정 부담 등 구조적인 과제가 남아있다. 본지는 올 8월부터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신애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산업 활성화 방안, 전략 수출 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해결 과제와 정책적 제언 등을 이야기해봤다. 글로벌리커머스산업협회(구 한국중고수출협회)는 국내 산업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올 3월 공식 출범했다. 현재 회원사로는 번개장터·딜리버드코리아·마인이스(차란 운영사)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비롯해 코드 개발·풀필먼트·세관사 등 관련 분야 15곳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주요 대안시장으로 떠오른 의 사업적 가치에 대해 “리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경험과 가치, 취향 기반의 소비를 한다"며 “이는 글로벌 아젠다인 순환경제와 지속가능한 소비에 부합하는 형태로, 하나의 산업으로서 의 사업성과 당위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K리커머스 산업의 특징으로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는)'를 제시했다. 다채로운 콘텐츠를 바탕으로 K리커머스의 수출 품목은 초기 포토카드·아이돌 굿즈에서 현재 의류, 화장품 등 패션까지 거래 제품도 다양화됐다. 이 회장은 “중고 의류 수출 시 쓰레기를 내보낸다고 비판을 받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정판이나 국내 브랜드를 경험하고자 중고 한국 의류를 사는 해외 구매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역직구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원사 말을 빌리자면 지난해 말부터 재사용 의류 판매 업체들 사이에서 수출을 논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베이가 발표한 역직구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거래에서 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에 이른다. 딜리버드코리아 역시 이와 비슷한 거래율을 보이고 있으며,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번개장터가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번장도 올 상반기(1~6월) 해외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3% 급증할 만큼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역직구 채널을 주축으로 K리커머스가 한국의 브랜드와 다양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의 역량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고 해외에서 선전 중이지만, 추가로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특히 글로벌 관점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회원사 중에서도 수출 관련 기업이 많지만 산업 역사가 짧아 관련 데이터나 시스템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예컨대 재사용 제품의 HS 코드가 없어 수출 시 통관 절차가 복잡하고, 더 오래 걸린다. 해외 마케팅을 위한 데이터도 적어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특히, 이 회장은 중국산 가품이 보다 저렴한 값으로 K문화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가장 시급한 것은 가격경쟁력 확보"라며 중고품 부가가치세(부가세) 의제매입 적용을 강하게 피력했다. 마진이 낮은데 신제품보다 세금 부담이 큰 비합리적 상황에선 산업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재사용품의 마진은 신제품 대비 낮지만, 제품 관리 비용은 더 높다. 따라서 해외에서는 재사용품 소비 독려 겸 조세정의 관점에서 부가세의제매입이나 마진세를 적용한다. 반면 한국은 부가세의제매입이 적용이 되지 않아 해외 제품과 비교시 가격경쟁력이 낮다. 이 회장 설명대로라면 일본 내 플랫폼들은 부가세의제매입을 통해 마진을 확보하고 사업지속성도 높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현재 30개 이상의 플랫폼을 보유 중이며, 상위 기업의 연간 거래액만 1조원 이상에 이른다. 유럽도 마진세·부가세의제매입 뿐 아니라 수리보장권 등 다양한 산업 장려책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중고품에 대한 부가세의제매입 적용과 관련한 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협회는 법안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정책 연구와 제안, 해외 판로 개척, 시장 데이터 축적 등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한국 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해법으로 이 회장은 '리커머스진흥법 제정'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를 새 수출 산업으로 규정하고, 담당 조직 신설과 함께 산업 성장을 위한 미래 비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현재 가 산업의 한 분야로 규정되지 않아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고 관리하는 담당 부처나 부서가 없다"면서 “부가세의제매입·통관절차간소화·관련 데이터 관리 등 별도 조치가 급선무에 대해 기업만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문제 해결과 관련해 논의하고 싶어도 안건별로 정부 부처가 다르고, 저마다 입장도 상이해 소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상태다. 이에 협회는 최근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재사용 기반의 활성화를 통한 순환경제 실행을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재사용 거래 활성화 법령 제정 △세제·재정 지원 △플랫폼 인프라 확대 △공공 캠페인 및 소비자 교육 △국제 교류·판로 확대 등이 담겼다.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전부 포함하는 것이 바로 진흥법이다. 육성을 통한 관련 산업· 산업 동반성장 효과도 이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재사용품 거래가 주로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이뤄지며, 육성 시 물류산업·결제시스템 등 관련 산업까지 파생적으로 함께 커질 수 있음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온라인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전 세계 5위 안에 들지만, 제대로 된 글로벌 플랫폼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초기 시장인 산업을 육성하면 의 아마존은 한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K-글로벌 플랫폼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정부도 체계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2025-11-10 14:30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