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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내년부터 임대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해 주택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 주거 안정에는 도움이 되겠다면서도 집 값 안정과 부동산 경기·내수 진작을 위해 분양 시장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4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주택 공급 기조를 '분양 축소·임대 확대'로 공식화했다. 분양 지원 예산은 대폭 줄이는 대신 공공임대와 매입임대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렸다. 구체적으로 분양 주택 지원금은 올해 1조4741억 원에서 내년 4295억 원으로 70% 이상 깎았다. 반면 임대주택 출자금은 2조9429억 원에서 8조3274억 원으로 182% 늘렸다. 다가구 매입임대 예산도 2731억 원에서 5조6382억 원으로 20배 가까이 증액했다. 분양 대신 임대 확대라는 기조가 차원에서 공식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청년층의 주거 복지 확대 기대감도 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청약 기회 축소, 매매시장 불안 가능성 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이번 정책을 두고 “임대주택은 세입자에게 안전벨트 같은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분양 지원 축소는 청약 대기자에게 불리하고 매매시장에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가 사실상 주거 안정에 방점을 두는 대신 시장 안정은 뒷전으로 미룬 셈"이라고 지적했다. 즉 저소득층 세입자에게는 주거 복지가 확대되는 반면, 무주택 실수요자는 청약 기회가 줄어드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양 지원이 줄면 공급 물량도 축소된다. 당첨 가능성은 낮아지고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신규 분양이 위축되면 매매시장 공급이 부족해지고, 결국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책 방향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임대 확대는 이재명 공약의 연장선으로, 전월세 안정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년이나 신혼부부처럼 당장 전세나 월세를 구해야 하는 계층에는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분양 위축으로 집 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윤 랩장은 “분양이 줄면 내 집 마련 경쟁이 심화되고 매매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임대가 분양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주택만 늘리면 당장은 안정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청약 경쟁이 심해지고 가격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임대를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균형이 잡힌다는 설명이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전세 중심의 주택 시장 구조를 선진국형으로 바꿔 가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전 세계에서 전세 제도가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고, 그간 갭투기를 부추겨왔다"며 “임대 확대는 선진국형 주거 안정 모델로 가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전세라는 특수한 제도가 투기를 키워온 만큼 이를 줄이고 월세·임대 중심으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공공임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기업형 임대와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병행해야 월세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도의 공공임대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민간 시장까지 함께 참여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역대 의 공급 대책 실패를 거론하며 임대 확대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최 교수는 “역대 가 공급 대책을 수차례 내놨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유일하게 성공한 사례는 노태우 시절 1·2기 신도시"라며 “문재인 때도 공급 대책은 쏟아졌지만 실제 공급된 물량은 10%에 불과했다. 이번 임대 확대 정책은 단순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넘어 공급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문가는 “임대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분양 축소로 인한 청약 경쟁 심화와 시장 불안 가능성도 있다"면서 “임대·분양 균형을 어떻게 잡고 현장 집행력을 담보하느냐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09-04 15:20 서예온

이재명 의 세금정책이 시작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달 말에 발표한 첫 세제개편안을 놓고 논란이 많다. 특히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주가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여당에서는 기준을 다시 50억 원으로 올리자는 안이 나왔다. 세제개편안을 놓고 여당이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정책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확대는 법인세 인상과 함께 의 감세 정책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안이다. 그러나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날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민주당 안에서도 '서울 아파트 한 채 값도 안 되는 10억 원이 대주주 기준에 맞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연말이면 대주주들이 과세를 피하려고 대거 주식을 팔아치워 시장이 출렁인다는 얘기도 나왔다. 반면 세제개편안 다음날 주가가 급락한 것이 과세 대상 확대 때문은 아니라는 주장, 연말에 팔아치운 대주주들이 연초에 다시 주식을 사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주더라도 단기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가 주식시장을 띄우려고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으로 높였지만 주가가 올라가기는커녕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업마다 주가 총액이 다른데 일정 액수 이상이면 다 '대주주'라고 하는 용어 자체도 잘못됐거니와, 10억이냐 50억이냐를 떠나 의 세제개편안 자체가 모순적인 것은 사실이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은 분리과세 한다면서, 증권거래세는 0.15%에서 0.2%로 높이고 주식양도세 부과 대상도 늘렸다. 주식시장 활성화와 첨단산업 지원 같은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줄어드는 세수를 확충해야 하는 의 고충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개미'들이 당장 체감할 증권거래세는 높이면서 초고소득 금융투자자만 혜택을 볼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특성상, 배당소득을 분리 과세한다고 배당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개편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들이 주식 투자를 통해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취지에만 충실했다는 생각이다. 관료들이 정책 효과나 과세 원칙을 따지기보다 대통령의 의중만 살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복잡하고 민감한 세제 개편을 하면서 '도로 이전으로'라는 쉬운 길을 택했다가 논란을 자초한 측면도 크다. 애초에 이런 혼란은 지난해 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무산시킴에 따라 예고된 바나 다름없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 투자 상품에 따라 제각각인 세금 부과 방식을 하나로 통합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실현하려던 제도다. 몇 년간의 논의 끝에 여야가 합의했는데, 작년 1월 느닷없이 당시 대통령이 폐지를 발표하고, 국민의힘이 4월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폐지가 가시화됐다. 당초 금투세 실시를 주장했던 민주당마저 '주식시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여기에 동조했으니, 지금의 혼란에 이 대통령과 민주당도 큰 책임이 있다. 금투세를 도입하면 국내 주식시장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주장을 핑계로 댔으나 이는 단견에 불과하다. 미국 등 해외 주식은 몇 백만 원의 이익을 봐도 10~30%대의 세금을 떼지만, 그 때문에 해외 주식 투자를 안 하지 않는다. 주가에는 세금 뿐 아니라 기업 실적, 환율, 유동성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금투세는 투자자 친화적이고 선진적인 제도라서 진보 보수에 관계없이 도입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금은 상품별 과세여서 전체 금융투자에서 손실을 봤더라도 세금을 낼 수 있지만, 금투세는 모든 상품을 통합해 5천만 원 이상의 이익이 있을 때만 과세하기 때문이다. 손실을 5년간 이월 공제할 수도 있다. 그때그때 여론에 따라 땜질식 세금정책을 폈다가는 혼란만 가중된다. 여당은 금투세 재도입을 포함해 과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의 세금정책이 원칙 없이 오락가락 한다면 실용주의도 민생주의도 아니고 나쁜 포퓰리즘일 뿐이다. 신연수 기자 ysshin@ekn.kr

2025-08-12 12:47 신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