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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23일 공시했다. 하이닉스는 공시에서 “솔리다임은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나스닥시장 IPO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뒤 하이닉스 주주들의 강한 반발과 주가 하락 등을 겪었다. 주주들은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중복상장에 따른 디스카운트가 발생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SK 지배구조 최정점에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SK ⭢ SK스퀘어 ⭢ SK하이닉스 ⭢ AI 컴퍼니 ⭢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5단 구조가 만들어진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0일 논평을 내고 “솔리다임 중복상장 본질은 이해상충"이라며 “지배주주인 최태원 SK하이닉스 미등기 회장은 미국 4단 AI컴퍼니와 5단 솔리다임 지배권은 유지하면서 SK하이닉스 일반주주에게만 희석 비용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솔리다임 상장이 국내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라는 점을 잇달아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과 관련해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전날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며 출범한 법인이다. 미국 중간지주사인 AI컴퍼니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AI컴퍼니를 설립해 그 아래 새 솔리다임 법인을 두는 지배구조 개편을 하고 최대 100억달러 출자를 단행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10-23 09:00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상장사 명신산업의 손자회사 심원아메리카(Simwon America)가 다음 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지난 8월 시행된 중복상장 규정을 국내 상장사 자회사의 해외 증시 상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다. 회사는 북미 성장 재원을 자회사가 직접 조달하기 위해 나스닥 상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를 보면 심원아메리카는 공모로 조달할 금액보다 많은 현금을 이미 쥐고 있다. 상장 과정에 이익은 상장 직전 들어온 소수 투자자에게 먼저 돌아가고, 국내 두 상장사 일반주주는 지분 가치 희석과 할인 위험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심원아메리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나스닥 글로벌마켓에는 종목코드 'SWA'로 상장을 신청했다. 공모 주식은 250만주로 신주 150만주와 기존 주주가 파는 구주 100만주로 구성된다. 희망 공모가는 18~22달러, 중간값 기준 공모 규모는 5000만달러(약 665억원)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1월 25일이다. 지배구조는 엠에스오토텍이 명신산업 지분 45.4%를, 명신산업이 심원테크 지분 100%, 심원테크가 심원아메리카 지분 89.66%를 갖는 구조다. 상장 후 심원테크 지분율은 80.54%로 낮아진다. 한 그룹 안에 코스닥·코스피·나스닥 상장사가 세 겹으로 쌓이는 셈이다. 심원아메리카는 캘리포니아주 래스럽에서 전기차 차체 부품을 만든다.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은 3억2385만달러(약 4308억원), 순이익은 1693만달러(약 225억원)다. 매출의 99.02%가 테슬라에서 나온다. 명신산업과 엠에스오토텍은 지난 14일 온라인 주주 설명회에서 “자회사가 북미 성장 재원을 직접 조달해 모회사의 출자·차입·지급보증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신고서상 공모 순조달액 약 2390만달러(약 318억원)는 운전자본(40%), 미국 동부 거점 인수(25%), 멕시코·캐나다 진출(25%), 연구개발(10%)에 쓸 계획이다. 동부 거점에 대한 구체적인 인수 대상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심원아메리카의 6월 말 현금은 3943만달러(약 525억원)로 순조달액보다 많다. 쓰지 않은 은행 신용한도도 1500만달러(약 200억원)가 있다. 차입금은 한국수출입은행 900만달러(약 120억원)가 전부이고, 2026회계연도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3235만달러(약 430억원)다. 상장 시점은 심원아메리카의 이익이 가장 좋아 보이는 때와 겹친다. 2026회계연도 순이익은 전년(1127만달러, 약 150억원)보다 50% 늘었다. 반면 매출은 2024회계연도 4억1313만달러(약 5496억원)에서 2년 연속 줄었다. 이익 개선을 이끈 것은 영업 실적보다 모회사와 계약 변화였다. 심원아메리카는 그동안 심원테크에 매출의 2%를 기술 로열티로, 엠에스오토텍에 0.25%를 상표 사용료로 냈다. 두 계약은 2025년 12월 31일 만료 후 갱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26회계연도 하반기(2026년 1~6월)분 로열티 약 340만달러(약 45억원)가 나가지 않았다. 로열티 절감 효과는 2026회계연도 영업이익 증가분(551만달러, 약 73억원)의 약 62% 수준이다. 로열티를 계약대로 1년 내내 냈다면 영업이익은 약 1564만달러(약 208억원)로, 실제 증가율은 16%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계약 미갱신으로 앞으로 매년 매출의 2.25%, 2026회계연도 매출 기준 약 729만달러(약 97억원)가 심원아메리카에 남는다. 이익이 늘어난 상태에서 상장하면 공모가는 높아지지만, 로열티를 받던 명신산업·엠에스오토텍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이번 상장으로 곧바로 이익을 보는 쪽은 지난해 11월 25일 신주103만8461주를 900만달러(주당 8.67달러)에 인수한 투자자 3곳이다. 국내 투자조합 퍼스트MVG펀드(100만달러), 홍콩 J&J홀딩스(400만달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법인 제이드테크놀로지(400만달러)다. 이후 주식 수 조정으로 이들의 보유 주식은 137만689주가 됐다. 이번 공모의 구주매출 100만주는 전부 이들 몫이다. 공모가 20달러를 가정하면 인수 수수료를 뺀 매각대금만 1860만달러(약 247억원)로 원금의 약 2배다. 보호예수가 걸리는 나머지 약 37만주를 공모가로 평가하면 전체 가치는 원금의 약 2.9배가 된다. 매각분 100만주는 보호예수에서도 빠졌다. S-1에 첨부된 청약계약서를 보면 이 투자는 처음부터 나스닥 상장을 전제로 짜였다. 계약서는 심원아메리카를 “그룹의 상장 수단"으로 규정했다. 회사는 상장 전까지 투자자 지분율(퍼스트MVG 1.15%)을 유지하고, 상장 때 투자자 주식 전부를 재매도 주식으로 등록해 주며 그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상장이 완료되면 투자자는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국내 두 상장사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상대적으로 작다. 명신산업은 일반주주에게 3년간 총 70억원의 특별배당과 주당 100원 배당 유지를 약속했다. 올해 지급한 결산배당도 주당 100원이었다. 70억원은 프리IPO 당시 장부가 기준 가치와 공모가 기준 가치의 차이(약 271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엠에스오토텍은 기업가치 제고와 IR 확대 등 원칙만 밝히고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안건을 다룬 엠에스오토텍 이사회에는 사외이사 2명과 감사가 모두 불참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주주총회 승인이 아닌 한국거래소 개별 심사를 거친다. 두 회사는 16일까지 주주 설문을 받았다. 명신산업 이사회는 20일 최종 판단을 내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핵심 자회사의 이익 일부가 외부 주주에게 넘어가는데 보상이 충분한지가 관건"이라며 “첫 해외 적용 사례인 만큼 거래소 심사 결과가 이후 다른 기업의 선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명신산업 측에 심원아메리카 나스닥 상장과 관련한 질의를 남겼지만, 기사 출고 시점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10-19 16:41 최태현 기자 cth@ekn.kr

종합 골프 솔루션 기업 크리에이츠가 올해 4분기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상장 후 매출 기반을 국내에서 북미로 옮기는 한편, 성장축을 하드웨어에서 통합 플랫폼을 통한 구독형 모델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오전 크리에이츠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핵심 경쟁력과 글로벌 진출 계획을 비롯한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석재호 크리에이츠 대표이사와 박준홍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북미 상업용 시장 진출과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며 총 공모 주식수는 140만주다. 희망공모밴드는 1만5000~1만8000원이며 예상 공모 금액은 210억~252억원이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진행되며,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오는 20일부터 21일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크리에이츠는 지난 2009년 설립된 골프 테크 기업이다. 골프공과 클럽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장비인 론치모니터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회사 측은 제품 기획과 제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내재화해 핵심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핵심 경쟁력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AI를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제시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딤플 옵틱스(Dimple Optix)' 기술은 골프공에 검은색 마킹 없이 표면의 홈인 딤플을 인식해 회전량과 회전축의 정밀 측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측정 결과와 AI 기반 스윙 분석 기술을 녹여내 골프공과 클럽, 스윙 동작을 통합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핵심 경쟁력으로는 북미 지역에 구축한 판매 네트워크를 꼽았다. 크리에이츠는 현지 리셀러와 대형 유통 플랫폼 등 광범위한 판매 채널을 구축해 북미 중심의 수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서 지난해까지 수출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CAGR)는 44%에 달한다. 현장에서 발표를 맡은 박 COO는 “미국 시장 매출의 약 70%가 리셀러를 통해서 발생한다"며 “그 외에도 아마존이나 베스트바이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크리에이츠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으로 공략할 곳은 북미 상업용 시장이다. 주요 고객군을 개인에서 골프바와 골프 아카데미, 호텔 등으로 넓히고 구매 단위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공모로 조달한 자금도 대부분 미국 시장 진출에 사용될 예정이다. 발행 비용 등을 제외한 약 200억원을 미국 현지의 연구개발(R&D센터)와 물류센터 확장, 기술기업 인수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COO는 “지난 2022년에는 국내 매출액 비중이 50%가 넘었으나 현재는 매출의 80%가 북미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축 역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론치모니터를 비롯한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플랫폼 구조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공모 자금 중 77억원을 골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와 상업용 시장 솔루션, 데이터 분석·사용자 경험 고도화 분야의 기업 인수에 투입해 사업 구조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측은 하드웨어 판매 중심의 매출 구조를 서비스 구독형 반복 매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크리에이츠 매출은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23년 804억9300만원이던 매출은 2024년 826억3400만원을 기록하고 지난해 1041억8200만원까지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약 129억원을 기록하고 지난 2024년 14억원대로 급감했으나, 지난해 250억여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다. 박 COO는 “골프 아카데미, 피트니스와 같은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미국 상업용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북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유럽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AI 기반의 골프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10-17 15:00 김태환 기자 kth@ekn.kr

코스닥 상장사 FSN이 핵심 자회사 부스터즈의 구조 개편 방안을 연내 결단하기로 했다. 상장, 매각, 합병 세 가지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데, 어느 쪽을 택하든 기존 주주와 부스터즈 투자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순탄치 않은 협상이 예상된다. 배경에는 뚜렷한 저평가 문제가 있다. FSN은 지난해 매출 2723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592억원에 그친다. 회사가 자체 평가한 그룹 지분가치 약 1688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부스터즈 매출·영업이익이 FSN 연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3%, 109%를 넘어 사실상 본체나 다름없어졌다. 하지만 부스터즈 이익이 커질수록 회계상 파생상품평가손실만 불어나는 역설적 구조도 문제로 지목된다. 부스터즈가 발행한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은 지난해에만 161억원, 올해 상반기에도 56억원 추가로 반영됐다. FSN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부스터즈의 상장·매각·합병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서정교 FSN 대표는 “올해 안에 방향을 결정해 공표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방안은 부스터즈가 FSN 자회사 지위를 유지한 채 별도 상장하는 것이다. FSN이 최대주주 지위와 연결 실적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부스터즈 성장의 과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방안이다. 문제는 올해 8월부터 금융당국이 시행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침이다.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자회사가 영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부스터즈는 FSN 매출의 70∼80%, 영업이익의 10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대해졌다. 서 대표도 간담회에서 “다른 중복상장 성공 사례와 달리 부스터즈가 상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FSN 매출·이익 비중 중 부스터즈 몫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FSN 소액주주 과반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두 번째는 FSN이 부스터즈 지분을 전량 또는 일부 매각해 중복상장 이슈 자체를 없앤 뒤 부스터즈가 독립 법인으로 상장하는 방안이다. 전량 매각 시 현재 밸류에이션(약 2215억원) 기준 약 895억원, 5000억원 밸류로 성사되면 최대 1200억원의 현금이 FSN에 유입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다만 부스터즈를 연결 실적에서 제외하면 FSN의 지난해 매출은 2723억원에서 약 73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05억원에서 마이너스 29억원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 스토리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 방안은 FSN이 부스터즈의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서 대표는 부스터즈 창업 이래로 쭉 대표이사를 맡았다. 서 대표 역시 “부스터즈를 성장시키는 게 제 미션"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을 모은 FSN 소액주주연대도 “잘 크고 있는 알짜 자회사를 넘기는 격"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 번째는 FSN이 부스터즈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해 흡수합병하는 방안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부스터즈 실적이 연결이 아닌 FSN 자체 실적으로 곧바로 반영돼 펀더멘털이 개선된다. CB·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던 파생상품평가손실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서 대표는 “현재 FSN은 디지털 광고 회사 연합으로 평가받지만, 부스터즈와 합병하면 에코마케팅이나 APR 같은 브랜드를 성장하는 회사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인수 자금과 합병 비율이다. FSN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합병에 필요한 순조달 자금은 615억∼802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신주 발행 규모에 따라 기존 FSN 주주 지분율은 최소 43.8%까지 낮아질 수 있다. 부스터즈에 투자한 십여개 기관 투자자와 합병비율 협상도 쉽지 않다. 이들은 FSN 기업가치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FSN 지분을 받게 돼 합병에 우호적이지만, FSN 주가가 오르면 오히려 자체 상장을 선호하게 되는 구조여서다. 실제 일부 기관은 낮은 FSN 밸류를 전제로 합병에 찬성할 수 있다는 의향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방안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유일하게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3안이다. 다만 지분 희석에 대한 보상으로 주당 200원 배당과 매년 영업이익 20% 이상 주주환원 공식화, 최근 국회를 통과한 합병가액을 시가가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내용을 반영한 FSN 가치 산정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세 방안을 관통하는 변수는 FSN 주가 그 자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FSN 주가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1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이날 종가는 1308원이다. 주가가 낮은 상태가 이어질수록 1안(상장 특례심사에서 주주 설득)과 2안(매각가 협상)은 불리해지는 반면, 3안은 부스터즈 투자자들이 오히려 낮은 FSN 밸류를 반길 유인이 생겨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다. 서 대표도 “가장 쉬운 방법은 FSN 주가가 올라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는 소액주주에게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3안의 성사 가능성이 커질수록 그만큼 지분 희석 폭도 커지기 때문이다. FSN은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종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하든, 합병비율 산정이나 매각가 협상, 상장 예외심사 통과 여부 등 각 방안의 후속 절차가 본격화하는 시점의 주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스터즈의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의사결정에 FSN 밸류에이션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9-17 15:50 최태현 기자 cth@ekn.kr

덕산넵코어스가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연구개발(R&D)에 투입하며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앞서 개발에 참여한 무기 체계들이 양산 단계로 전환되는 데 맞춰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IPO는 정부가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한 사례인 만큼 향후 주주가치 제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오전 덕산넵코어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자금 활용 계획 등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이사는 생산 기반 확대와 R&D투자를 통해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덕산넵코어스는 2012년 설립된 항법·항재밍 전문 기업이다. 위성항법과 통합항법, 항재밍을 비롯한 항법 전 영역의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항재밍 기술은 적의 방해 전파와 신호 교란으로부터 아군의 무기체계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덕산넵코어스가 공급하는 부품들은 K9 자주포나 천무의 포탄 등 국내 주요 무기체계에 탑재된다. 덕산넵코어스는 R&D 역량과 설비 인프라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양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내재화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전체 인력 중 43%가 연구개발 인력으로,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인원이 석박사급 연구 인력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험평가 전 영역에서 기술자립도를 확보해 시제품 제작부터 규격화, 양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방산 사업 특성상 한 번 무기체계 개발에 참여한 업체가 양산과 후속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공동개발 참여를 통해 무기체계 부품이 설계 단계부터 규격화되기 때문이어서다. 한번 채택되면 양산까지 장기적 공급이 이뤄지는 락인(Lock-in) 구조인 셈이다. 이 같은 락인 효과로 경쟁사 진입을 막는 장벽을 구축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덕산넵코어스에 따르면 함정과 전차, 무인기 등 국내 주요 무기체계 82%에 회사 부품이 적용된다.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는 “방위사업은 무기체계 업체와 공동개발에 참여하면 개발·양산·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강한 락인 구조를 갖고 있다"며 “무기체계 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덕산넵코어스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제조·개발 시설 확충과 R&D에 주로 투입할 예정이다. 총 공모자금에서 발행 비용 등을 제외한 367억원 중 203억원을 향후 양산 물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장 확보에 사용한다. 남은 164억원은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이후 핵심 사업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IPO는 정부가 중복상장 관련 규제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통상 중복상장이 이뤄지면 기업 가치가 자회사로 옮겨가며 모회사 주주가치는 떨어진다. 이날 현장에서도 덕산넵코어스의 밸류업 정책에 구체적 로드맵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는 내년부터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 기조에 맞춰 투자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회사 측은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환원책을 제시했었다. 덕산넵코어스 모회사인 덕산하이메탈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연 1회 이상 기업분석 보고서 발간을 추진하고 반기 1회 이상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5년간 전년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의 10%을 재원으로 하는 현금배당도 약속했다. 또한 덕산하이메탈이 보유한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주(공모 물량의 5%)를 일반주주에게 배당하는 현물배당을 약속했다. 황태호 덕산넵코어스 대표는 “덕산하이메탈 주주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덕산넵코어스 상장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며 “덕산넵코어스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IPO를 통해 조달하고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 성장하는 구상에 대해 소액주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며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72억~483억원, 희망 공모밴드는 1만2400~1만4600원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오는 16일부터 17일간 이뤄질 예정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9-14 15:22 김태환 기자 kth@ekn.kr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어급 종목 실종과 함께 최근 5년 사이 가장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말까지 상장한 기업은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공모금액도 1년 전보다 반 토막 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하반기 공모시장에 대어급 기업이 진입할지 주목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상장한 기업은 모두 27개다. 2021~2025년 같은 기간 평균(약 49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금융감독원 집계로도 올해 7월까지 기업공개로 조달한 공모자금은 1조75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조791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곳은 케이뱅크 한 곳뿐이었고, 나머지 26개는 모두 코스닥에 상장했다. 매년 8월까지 누적 상장기업 수는 2021년 56개, 2022년 43개, 2023년 48개, 2024년 45개, 2025년 53개였는데, 올해는 이 기간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 소노인터내셔널, 에스에프씨, 에스텍시스템 등 세 곳이 연내 상장 절차를 마치더라도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은 4곳에 그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LG CNS, 서울보증보험, 대한조선 등 7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2022년(4곳) 이후 최저치다. 연내 상장하기 위해선 늦어도 9월 초에는 예비심사 청구를 마무리해야 한다. 통상 거래소 심사에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초 이후 새로 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은 연내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공모 기업 수도 줄었지만, 이른바 조 단위 '대어'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올해는 3월 상장한 케이뱅크가 유일한 대형 종목이었다. 케이뱅크의 공모금액은 4980억원으로 조 단위에는 못 미쳤지만,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3조3673억원으로 올해 상장기업 중 유일하게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70조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며 역대 최대 기업공개 기록을 세웠고, 2023년에도 시가총액 2조5000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조 단위 대어로 이름을 올렸다. 2025년에는 LG CNS가 공모금액 1조1994억원을 조달하며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공모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공모 기업 대부분은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상장한 2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이날까지 평균 등락률은 -27.7%를 기록했다.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24개에 달했고, 웃도는 기업은 코스모로보틱스(+104.7%), 마키나락스(+53.7%), 인제니아테라퓨틱스(+46.8%) 등 3개에 그쳤다. 공모가 대비 등락률이 가장 저조했던 종목은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77.0%)와 자율주행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라드비젼(-75.1%)이었다. 6월 공모가 2만1500원에 상장한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의 40.6%에 달했던 데다, 상장 전 구주 투자자의 취득단가(2만7000원대)와 공모가 간 괴리까지 겹치며 첫날부터 주가가 36.1% 급락했다. 공모가 1만2000원에 840억원을 조달한 스트라드비젼도 자율주행 시장에 대한 기대와 달리 상장 이후 줄곧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반대로 로봇 기업 코스모로보틱스는 6000원이던 공모가가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뒤 이날까지 두 배 넘게 오르며 27개 기업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수익률(+104.7%)을 냈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 흥행이 상장 후 장기 수익률로 이어지지 못하는 핵심 원인은 상장 이후 유통 시장에서 수급 주체별 온도 차이에 있다"며 “기관 및 기타법인은 상장 직후부터 미확약 물량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매도세를 이어가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공모 흥행 착시효과나 상장 초기 변동성을 노리고 순매수로 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정 기업가치를 계산하고 저평가 여부를 냉정하게 따진 뒤 매수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맞춰 준비 중인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면 다른 기업도 다시 공모주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후 재상장 등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 대한 주주 보호 규제를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던 대기업은 IPO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중복상장 심사 시 주주 동의를 원칙적으로 권고하고, 물적분할 시 '3%룰'에 따른 주주 동의 의무화 등 규제 환경이 바뀌면서다. 중복상장 관련 이슈로 상장이 정체됐던 덕산넵코어스과 디티에스가 지난달 20일 나란히 거래소 상장 심사 승인을 받았다. 현재 덕산넵코어스는 다음 달 8~14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21일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고, 디티에스도 뒤이어 수요예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대어급 기업의 상장 예심 청구가 9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등이 연내 예심 청구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상장 관련 불확실성 해소, 대형 종목들의 상장 추진, 사전 수요예측·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으로 하반기에는 공모주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31 15:20 최태현 기자 cth@ekn.kr

금융당국이 소액공모 한도를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3배 확대했지만 그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기업을 보는 투자자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조달 가능 금액을 늘려도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자금 확보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소액공모 한도 확대가 시행된 후 소액공모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의 일반투자자 청약 성적은 대부분 저조하다. 유티아이는 청약률 196.4%를 기록했지만, 한주에이알티와 엑시온그룹의 청약률은 각각 59.23%, 0.85%에 그쳤다. 풍원정밀의 경우 잔여 주식을 주관사 상상인증권에서 전액 인수했으나, 청약률 자체는 4.85%를 기록했다. 반면 한도 확대 시행 전에는 소액공모에 일반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는 사례가 잇따랐다. 휴림로봇의 청약률은 4만3994%를 기록했다. 제이케이시냅스와 비트맥스도 각각 9만7027%, 5만7679%에 달했다. 디에이치엑스컴퍼니의 청약률은 112.52%로 모집물량을 웃돌았다. 시지트로닉스는 84.76%였다. 다만 이들 기업의 소액공모는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이 적용되기 전인 올해 7월 이전에 이뤄졌다. 소액공모는 기업이 증권을 공모할 때 과거 1년간 공모가액이 일정 금액 미만일 경우 증권신고서를 소액공모서류 제출로 갈음하는 제도다. 통상 소액공모서류는 일반 증권신고서의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며, 별도 수리가 요구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소액공모 한도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물경제와 자본시장 규모의 성장을 고려할 때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도상 자금조달 한도가 늘어난 것과 실제 자금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공모 역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인 만큼, 결국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받아줄 투자자를 확보해야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모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해야 한다. 문제는 시장 환경 자체의 변화다. 소액공모 제도는 대규모 채권발행 등이 어려운 기업에게 유용할 수 있는 자금조달 창구인데, 이러한 기업의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다. 기업의 상장 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넣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과 동전주 요건을 강화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주가가 일정 기간 동안 1000원을 밑도는 기업도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소액공모에 나섰지만 청약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강화된 시가총액 기준을 밑돌거나 근접해 있다. 전일 기준 한주에이알티의 시가총액은 103억원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인 2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엑시온그룹과 풍원정밀의 시가총액도 각각 161억원, 78억원으로 기준을 밑돌았다. 주가는 한주에이알티 1923원, 엑시온그룹 1121원, 풍원정밀 3410원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하위 기업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나 소액공모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여지가 있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지금 시장에서 관리종목이거나 상폐를 눈앞에 둔 기업은 기본적으로 공모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공모 제도 자체의 구조적 한계도 거론된다. 소액공모 기준은 개별 공모 한 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모집한 금액과 과거 1년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모집한 금액의 합이 30억원 미만일 때 소액공모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3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를 반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란 어렵다. 재무력을 갖춘 기업은 소액공모 제도 자체에 대한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한번에 조달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력을 갖춘 기업은 외면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기업은 수혜를 누리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한도 확대 자체만 보면 자금조달 통로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며 “시간이 지나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기 전까지는 한도 확대가 제도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8-29 09:00 김태환 기자 kth@ekn.kr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최대 500억원으로 높여 적용한 이유가 '상장 진입요건인 2000억원에 25%여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상장 진입요건 2000억원 기준과 그에 25%를 적용한 근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1일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한 서울남부지방법원의 가처분 심문에서 드러났다. 이 가처분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곳과 코스닥 상장사 1곳이 조기 시행된 시가총액 기준 상장규정이 위법하다며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결정 취소를 요구하며 제기했다. 이 중 코스닥 상장사는 신청을 철회했다.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A사와 지정 예고를 받은 B사 등 상장사(채권자) 측 소송 대리인은 개정된 상장 규정이 무효라며 관리종목 효력정지·상장폐지 금지를 주장했다. 거래소 측 소송 대리인은 재량권 내의 정당한 조치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에서 ①시가총액 500억원 기준의 정당성 ②시행 시기를 앞당긴 근거 ③ 손해는 회복 가능한가라는 세 가지 쟁점으로 정리하고, 양측에 다음 달 11일까지 보충 서면을 내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지난 1월 발표했다. 시가총액 기준은 2008년 50억원 미만으로 상향된 뒤 17년간 유지됐다. 채권자 측 대리인은 “17년간 시가총액 50억원 기준을 유지하다 갑자기 500억원으로 인상한 것이 과연 정당한지가 문제"라며 “채무자는 왜 하필 500억원인지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거래소 측 대리인에 “서면을 보면 (상장) 진입요건인 시가총액 2000억원을 기준으로 25%로 산정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방식인지, 그 정도면 재량권을 벗어나지 않는 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 대리인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자기자본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800억원, 500억원 등의 기준을 두고 있다"며 “종전 기준을 설정한 2008년 이후 자본시장 규모가 여러 차례 커졌음에도 시가총액 기준은 그대로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상향 조정이 늦은 감이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왜 500억원인지는 추후 서면으로 상세히 설명하겠다"며 구체적 답변은 미뤘다. 재판부는 “해외에서도 이렇게 하니 우리도 비슷하게 맞췄다는 정도의 근거라면, 더 구체적인 해외 사례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진입요건의 25% 수준으로 잘랐다기보다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서 시장별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애초 유가증권시장 기준을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3년에 걸쳐 올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올해 2월 발표에서 이 일정이 통째로 앞당겨져 올해 7월 300억원, 내년 1월 500억원으로 시행 시점이 각각 6개월~1년 당겨졌다. 관리종목 지정 후 상장폐지를 벗어나는 요건도 함께 강화했다. 해당 상장규정은 5월 13일 금융위원회에서 승인됐다. 채권자 측은 “1단계 기준 조기 시행은 불과 40여 일 전에 발표돼 그 기준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여부조차 완성될 수 없는 시점이었다"며 “합리적 근거 없이 스스로 공표한 유예 기간마저 이유 없이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거래소 측은 “시행 전에 개정했으므로 소급은 아니다"라며 “종전의 단계적 시행 일정은 상장사에 기준 충족을 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려는 정책적 고려일 뿐, 그 일정을 어떠한 경우에도 변경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예기간의 부여 여부와 기간 설정은 채무자의 재량 영역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그 유예기간을 통해 일정한 기대나 이익을 누렸다 하더라도 법령이나 계약으로 보호되는 권리가 아니라 사실상의 기대이익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채권자 측은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는 일단 실행되면 주가 폭락과 부실기업이라는 낙인 효과로 본안에서 승소하더라도 회복할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며 “기존 550만 소액주주가 입는 피해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측은 “이는 결국 보유 주식 가치 하락으로서 금전으로 전보가 가능한 손해"라며 “오히려 이 가처분이 인용되면 시장 전체가 회복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관리종목 지정 자체를 금지해 달라는 것은 시장성 미달 사실을 투자자에게 숨긴 채 상장 지위를 계속 누리겠다는 사적 이익 추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며 양측에 각각 보충 소명을 주문했다. 거래소 측에는 상장폐지 기준 500억원과 진입요건 각각의 산출 근거, 관리종목 지정에 필요한 기간(30거래일)과 개선기간(90거래일 중 45거래일)을 정한 기준을 밝히라고 했다. 채권자 측에는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A사에 대해 “90일 중 45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면 벗어날 수 있는 개선 기회가 남아 있는데, 상장폐지 결정 자체를 미리 금지할 법적 권리가 무엇인지", 아직 지정 전 단계인 B사에 대해서는 “지정 자체를 예방적으로 금지해 달라고 할 근거가 있는지"를 각각 보충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일정은 채권자 측이 오는 28일까지 종합 서면을, 거래소 측이 다음 달 4일까지 반박 서면을, 이어 양측이 11일까지 최종 서면을 제출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재판부는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가급적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면서도 “사안의 파급력이 큰 만큼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상장폐지 제도개편의 연장선에 있다. 올해 1월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에서 진입은 많고 퇴출은 적은 이른바 '다산소사' 구조를 문제 삼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2028년까지 세 단계에 걸쳐 500억원까지 올리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올해 2월 12일 금융위·거래소는 이 상향 주기를 매년에서 매반기로 앞당기는 '조기화' 방안도 발표했다. 5월 13일 관련 상장규정 개정이 최종 승인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7월 1일 300억원, 내년 1월 1일 500억원으로 오른다. 이번 가처분 소송에서 채권자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챔버스, 채무자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화우가 선임됐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24 11:21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을 퇴출하기 위한 관리종목 지정이 오는 13일 처음 이뤄진다. 관리종목 지정 후에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여러 규정과 낙인효과로 인해 동전주에서 더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상장 폐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주가 1000원 미만인 상태를 25거래일 이상 유지하고 있는 상장사는 코스닥 27곳, 코스피 8곳 등 전체 35곳이다. 이 가운데 23곳은 이날 종가도 1000원을 넘기지 못하면 13일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은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경우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상장폐지 요건 중 동전주 항목을 신설하고 시가총액 기준을 높였다. 13일 처음 동전주를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는 대영포장, 형지엘리트, 일신석재, 에이엔피, 온타이드 등 5곳이 이날까지 주가 1000원을 넘기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코스닥 기업으로는 뉴인텍, 노을, 에스에너지, 랩지노믹스, 이스트에이드, 옴니시스템, SDN, 좋은사람들, 제이엠아이, 샤페론, 서한, E8, CMG제약, 이노인스트루먼트, 우리엔터프라이즈, 에이비온, 티케이지애강, 형지글로벌 등 18곳이 대상에 올랐다. 코스닥 상장사 인지디스플레는 오는 13일까지, 덕신이피씨는 14일까지 주가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은 이후 90거래일 이내에 45거래일 연속 종가 1000원을 넘기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첫 퇴출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주가를 끌어올리기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곧 상장폐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리고, 한국거래소 규정상 거래에도 여러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장 상장폐지 당할지도 모르는 주식을 투자자들이 사지 않을 것"이라며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기업은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으로 관리종목이 된 상장사 관계자는 “관리종목에 지정된 후 상장폐지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고객사에서 문의가 오거나 입찰에 아예 탈락되는 경우도 생겼다"며 “낙인효과로 더 나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리종목에 지정된 이후에는 한국거래소 규정상 거래에 여러 제약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대용증권 지정 제외와 시장조성자의 호가 제출 의무 면제가 있다. 거래소 업무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은 대용증권 지정에서 즉시 제외된다. 기존에 해당 주식을 담보로 잡고 대출받았거나 신용융자로 매수했던 투자자는 담보 가치가 0원이 되기 때문에 증권사로부터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시장조성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의 시장조성호가 유지 의무를 면제받는다. 촘촘하게 호가를 대주며 가격 충격을 완화해 주던 시장조성자가 빠져나가게 되면 호가창이 얇아지고 스프레드가 넓어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리종목이라는 경고성 딱지가 붙는 것을 넘어 거래소 규정상 시스템적으로 주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장치가 작동한다"며 “결과적으로 작은 매도 주문에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락하는 등 주가 변동성과 하락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 기업 중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기업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흑자 기업도 주가와 시가총액이 작다는 이유로 상장폐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달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주연테크, 나노씨엠에스, 골드앤에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아이스크림에듀, 휴맥스홀딩스, 수성웹툰 등도 1분기엔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진짜 문제가 되는 불공정거래로 인한 종목 등은 퇴출하는 게 맞지만, 단순히 주가와 시가총액이 기준 이하라고 해서 무조건 나가라는 게 맞는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8-12 15:02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