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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승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유승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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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기 횡행하는 지역주택조합…투명성 제고 필요”

주택 수요자가 조합을 결성해 직접 땅을 사들이고 아파트를 짓는 '지역주택조합'이 횡령·사기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사업 성공률이 20% 미만에 불과해 내 집을 얻기는 커녕 민원과 분쟁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조사 및 대책 검토를 지시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조합원 구제를 위해선 토지 확보가 핵심이며, 공권력 개입과 업무대행자 자격요건 강화 등 제도 전반의 손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7월 4일까지 전국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쟁 현황 조사 결과, 전체 618개 조합 중 187곳(30.2%)에서 총 293건의 민원 및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정밀 조사 의사를 밝힌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관련 법을 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주택 수요자가 조합을 결성해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을 뜻한다. 일반 분양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주택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토지 미매입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해 성공률이 20% 미만에 불과한데다, 조합 결성과 운영 과정에서 횡령·사기 등의 분쟁이 빈발해 '사실상 실패한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비사업과 달리 조합이라는 틀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개발업자나 건설회사가 사업을 주도하는 구조라 좌초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사업 초기엔 △부실한 조합 운영(52건) △탈퇴 및 환불 지연(50건) 등의 분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에는 △탈퇴·환불 지연(13건) △공사비 분쟁(11건) 등으로 갈등이 일어났다. 지역 별로는 조합 수가 가장 많은 서울(110개 중 63개)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경기(118개 중 32개), 광주(62개 중 23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사업 추진에 난항이 계속되면서 인허가조차 받지 못하는 조합도 수두룩하다. 연간 인허가 건수는 2022년 167건에서 2023년 71건으로 크게 줄었고, 전체 618개 조합 중 절반 이상인 316개 조합(51.1%)은 여전히 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모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모집 신고 후 3년이 넘도록 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조합도 208곳(33.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사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추진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법으로 규정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추진위 결성 이후 업무 대행사에 사업이 위임되는 구조여서 추진위를 감시·관리할 공적 장치가 없다. 업무 대행자의 자격요건 강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주택조합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땅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민간사업인 만큼 국가가 토지주들에게 지역주택조합에 토지를 판매하도록 할 수는 없고,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역주택조합에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위험한 사업 방식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부도덕한 방식으로 조합원 돈을 가로채는 악의적 진입은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돈 싸게 빌려 줘야 공사 딴다”…재건축 입찰은 ‘금융 전쟁’

정부 규제 강화로 이주비 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제한되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시공사가 제시하는 추가 이주비 등 금융 조건이 공사 수주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주비 대출을 주택구입 목적 대출로 간주해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이주비 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시공사가 자체 지원하는 추가 이주비에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건설사가 내거는 금융 여건이 정비사업 수주의 키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빅매치'였던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벌인 이주비 대출 조건 경쟁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물산은 LTV 150%, 현대건설은 100%를 제안해 결국 삼성물산이 수주에 성공한 원동력이 됐다. 이후로도 경쟁이 붙은 핵심 단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징성이 큰 한강 벨트나 대단지 등 사업성이 큰 곳에선 LTV 100%를 초과하는 이주비 대출 제시가 사실상 관행처럼 자리 잡았을 정도이다. 지난달 시공사를 선정한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에서도 포스코이앤씨가 LTV의 160%, 현대산업개발이 150%를 이주비로 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현재 수주 경쟁이 붙은 개포4구역에서도 삼성물산은 LTV 150%를 제시했으며 대우건설이 LTV 100%에 더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 0.00% 수준의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내걸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한강변이나 핵심지에서는 조합원이 '갑'이다 보니 혜택 경쟁이 치열하다"며 “건설사들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는데, 집단대출에 가깝고 법인 신용을 활용하는 구조라 대출 규제에 덜 묶이는 이점이 있다. 사업성이 담보되는 곳에서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한강변 일대는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도 팔리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같은 금융 조건 경쟁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을 비롯한 일부 대형사가 강남 1급지에서만 벌이고 있을 뿐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 조건 경쟁을 벌이기 힘든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모아타운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정비사업 시장의 양극화가 고착된 상태라는 것이다. 힌퍈 건설사 지원이 나오는 강남·송파 등 최상급지 조합원의 경우 대출 규제가 비교적 큰 부담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정비사업은 수익성과 시장 구조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초기 투입 비용이 커지면 조합원들의 공급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건설사들의 부채 증가도 문제점이다. 분양평가사 리얼하우스가 지난해 말 기준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상장 건설사 34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부채비율은 203%로 2년 전(137%) 대비 66%P 상승했다. 무리하게 이주비를 제공하다 보면 분양 전까지 자금 회수가 어려워져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은 정비사업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정비사업 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집값이 과열된 상황이라 당분간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에서 돈과 사람 빼겠다”…李 부동산 시장 ‘큰 그림’에 전문가들 “공급 뒷받침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자금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유도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기조를 확고히 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발표로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공급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된다면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수요 억제책 언급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도 과장된 측면이 있어, 지금 단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단순한 주택 서비스 공급이나 부동산시장에서만 국한하지 않고 자산 흐름 전환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에 자금이 집중되면 수도권 과밀화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이 위축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국가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선 추가 신도시 조성을 통한 일시적 대량 공급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이 주택 문제의 원인인데, 신도시를 계속 만들다 보면 수도권 집중이 더 심해진다"면서 “목 마른 사람에게 소금물을 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방식의 신도시 확장보다는 수도권 내 신규 택지 개발과 기존 택지 재활용 등을 통한 공급 확대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또 방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수도권의 실질적 공급 여력을 확보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도 확실히 했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신도시 공급 속도는 정부 의지만 있다면 현실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정책"이라며 “첫 번째 대책인 대출 규제가 잘 나왔고, 도시정책 방향에 있어 고밀도 개발에 전향적으로 접근하는 등 추가 공급 신호가 확실하다면 주거 불안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추가 대책이 미흡할 경우 서울과 수도권은 다시 입주 물량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비전을 넘어 3기 신도시에 대해서 정확한 로드맵을 발표해야 분양가도 낮춰져 시장이 안정 하향화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재명 정부가 과거 정부의 실책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윤석열 정부는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상향 및 주택용지 확대 등을 통해 총 5만 가구의 추가 공급을 발표했지만, 사업 지연으로 '공급 절벽'이 현실화돼 오히려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집값 급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 억제책이 나오면 부작용 우려 때문에 시장 상황을 잘 살펴봐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대신 즉각적으로 강한 규제 대책을 쏟아내 시장을 틀어막았다"며 “그러나 단기 규제는 오래가긴 어려워 효과가 유지되는 기한 내에 공급에 대한 심리적 안정 대책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그게 따라오지 못한 게 투기 억제를 어렵게 만들었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정부도 단기적으로 강한 규제를 시행했으니 공급이 이뤄질 거란 확신을 주기 위해 후속 대책으로 서울 도심 같은 곳의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고 절차 간소화,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하면 시장의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이 선언적으로 하신 이야기만으로는 자금이 부동산에서 금융시장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보긴 어렵고, 어떤 정책들이 나오는지 평가해야 한다"면서 “예시로 상법 개정안은 주식시장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법안으로, 시장에서도 개정안 통과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등 반응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정책이 추진된다면 금융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수도권 대출 규제 피한 서울 ‘막차’ 분양 단지 어디

정부가 날뛰는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자, 해당 규제를 피한 '막차 분양 단지'에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가 난 단지는 규제 시행 이전에 공고가 완료돼 중도금 및 잔금 대출 모두 기존 규정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대출 한도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서울 등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성수동에 들어설 '오티에르 포레'와 영등포에 세워질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가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성동구 성수동1가에 들어서는 '오티에르 포레'는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첫 일반분양 단지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3개 동 규모로 총 287가구 중 일반분양 매물은 전용 39~104㎡, 총 88가구다. 특히, 이 단지는 지난 2017년 미분양을 겪었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이후 성수동에서 8년 만에 선보이는 고급 분양 물량으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분양가도 전용 59㎡ 기준 17억7030만~19억9960만원, 전용 84㎡는 24억1260만~24억8600만원 수준으로 시세 대비 저렴하다. 인근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의 84㎡는 지난 5월 34억9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청약 일정은 7일 특별공급, 8일 1순위, 9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서울 영등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단지는 영등포동5가 32-8번지 일원에 들어설 예정으로 지하 4층~지상 33층, 5개 동 규모로 조성된다. 일반 분양 매물은 총 659세대 중 전용 59~84㎡, 175세대이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11억9340만~12억7080만 원, 전용 76㎡는 13억9600만~15억3930만원, 전용 84㎡는 15억7410만~16억9740만원 등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480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약 1~2억원 저렴한 가격에 입주가 가능하다. 청약 일정은 오는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8일 1순위, 9일 2순위 청약 접수가 이뤄진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대출 규제로 서울 청약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규제를 피한 막차 단지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청약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는 일반공급 68가구 모집에 454건이 접수되며 최고 경쟁률 69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도로 공사현장 산재 줄인다…국토부, ‘알기 쉬운 매뉴얼’ 배포

국토부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등 현장 특성을 고려한 신규 도로공사 안전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한다. 국토부는 도로공사 현장의 안전 강화를 위해 신규 제작한 '도로 현장 맞춤형 안전관리 매뉴얼'을 전국 지자체 등 도로관리청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는 최근 5년간 한국도로공사에서만 30건의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데다 올해 들어서도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 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로 4명이 숨지는 등, 도로 관련 산재 사고가 잦은 데 따른 대응이다. 신규 매뉴얼은 도로공사의 공정 특성과 현장 여건을 반영해 도로 신설·확장공사와 도로 유지·보수공사로 구분, 관리자용·근로자용 각 2종씩 총 4종으로 구성했다. 기존 안전매뉴얼은 주로 건설기술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제도 중심으로 구성돼 근로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숙지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신규 매뉴얼은 현장 단위 작업별로 내용을 구성하고, 실제 사고 사례를 기반으로 위험요소와 연계한 안전대책을 삽화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또, 모든 매뉴얼에 QR코드를 삽입해 스마트기기로 현장 실시간 열람을 지원하며 작업 전 공종별 안전수칙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도로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태국어·베트남어·캄보디아어·중국어 등 4개 외국어로도 제작했다고 국토부는 소개했다. 신규 매뉴얼은 국토교통부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건설현장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는 연매출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최대 1년의 영업정지를 가능케 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6월 전세사기 피해자 1037명…4개월만 다시 1천명 넘겨

6월 한 달 동안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인정된 인원이 1037건 늘어나며, 누적 피해자가 총 3만1437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신규 피해자 수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2월(1182건) 이후 4개월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6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심의한 총 1037건을 '전세사기 피해자등'으로 최종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가결된 1037건 가운데 922건은 재신청을 포함한 신규 신청 건이며, 나머지 115건은 기존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한 사례다. 이들 115건은 전세사기피해자 요건을 추가로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유형별로 보면, 특별법상 요건을 전부 충족한 '전세사기피해자'(제2조 제4호 가목)는 2만5902건으로 전체의 82.4%를 차지했다. 요건 일부(제2조 제4호 다목)를 충족한 '전세사기피해자등'은 5523건(17.6%) 등이었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보증금 3억원 이하의 소액 피해가 전체의 97.5%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0.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전(11.6%), 부산(11.0%) 등에서도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세 미만 청년층이 전체 피해자의 75.3%를 차지해, 전세사기가 주로 젊은 세대를 겨냥한 범죄임을 입증했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인정된 이들에게 주거, 금융, 법률 절차 등을 지원하고 있다. 누적 기준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 요청 결정은 총 1019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 주거 안정을 위한 매입사업도 속도를 내, 지난달 협의 및 경매를 통해 매입한 피해 주택이 282호로 누적 1043호를 기록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 집값 급등은 수요 폭발 탓…尹정부가 불 질러”

최근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심화되자, 급등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임 윤석열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감세, 대출 규제 완화, 무차별적인 정책금융 지원 등이 집값 급등세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최근 분출되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만큼 대책도 다층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9월(0.45%) 이후 약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특히 성동구와 용산구는 1% 가까이 급등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야당 소속 지자체와 전임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소속)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촉발됐다"며 “윤석열 정부는 2022년 금리 인상기에도 대출 규제를 완화한 뒤 이를 방치했고, 이후에도 종합부동산세 감세, 대출 확대, 정책금융 지원 등 집값 부양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공급계획, 3기 신도시, 공공재개발 등 공급 정책을 다시 점검해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달 13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이후, 송파구 등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급등세를 보였다. 2018년 이래 가장 크게 올랐고, 마포, 용산, 성동 등 대체 지역으로 추가 확산되면서 '패닉바잉'을 자극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금 완화 및 정책금융 확대가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며 “집값이 오른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낮은 금리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고 주택 구입 시 세금 부담도 적기 때문에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80%까지 완화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에도 LTV 70%가 적용돼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인 13억원 주택의 경우 약 9억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맞물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들었고 결국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이를 전적으로 규제 완화 탓이라고 보기만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특례보금자리론이 도입된 것은 서민 실수요자들을 위한 것으로 상급지 가격 급등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과열의 배경에는 억눌렸던 수요의 분출이 있다고 윤 랩장은 강조했다. 주택은 상가처럼 구매 결정을 무기한 미룰 수 없는 자산이나, 계엄령과 탄핵 등 정치적 변수로 최근 시장에는 수요가 억눌려 누적됐다. 따라서 의사 결정을 유보하던 수요자들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728건으로, 한 달 전(8031건)보다 수치상으로는 낮다. 하지만 실거래 신고 기한이 거래 후 한 달 이내라는 점을 고려하면, 6월 거래량은 5월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대출 조였는데…이재명 정부 ‘세제 개편’ 카드 꺼낼까?

정부 여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사상 최강의 대출 규제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장에선 '세제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 규제나 주택 공급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므로 '구조적 해법'인 세제 개편을 통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해소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여당은 일단 '세제 개편'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에서 “지금 당장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하기는 어렵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약속하신 바 있기 때문에, 당장은 검토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주택, 부동산 문제로 약간의 혼선과 혼란이 있었다"며 “다행히 최근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 여당의 기조는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2018년과 2020년 양도세를 강화해 다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했지만, 중과세 시행 5개월 뒤 서울 공동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등 세제 개편이 오히려 시장을 왜곡하는 원인이 됐다. 이에 교훈을 얻은 민주당과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강화에 정책 초점을 맞춰 투자자, 개인들에게 자산 증식을 위한 '대체 수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으로의 자산 집중 현상을 해소, 자연스럽게 집값을 잡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굳이 '벌집'인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기보다 자본시장을 육성시켜 투기 수요를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세제 개편이 필수라는 의견이 많다. 효과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 서울 및 수도권 수요를 보다 직접적으로 분산하고 매물을 늘릴 수 있는 세제 개편이 유력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세금, 대출, 공급 정책 모두를 통해 수요를 분산시켜야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세제 개편"이라며 “현재 '똘똘한 한 채'나 신축 선호 현상의 배경이 현행 세제 체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택 수 기준의 과세가 서울 수요를 자극하는 게 현대판 이촌향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요가 한쪽으로 몰려 있는 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수요 분산과 효율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낮춰 매물이 시장에 유입되도록 해 공급 확대를 보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세금을 더 걷기 보다는 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공시가격 12억원 미만의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지만, 공시가격 3억 원짜리 주택 3채를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 같은 과세 체계가 1주택을 유도하긴 했으나 수익성이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게 해 서울 집값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을 내고 있는 만큼 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강행한 종부세, 양도소득세 완화 조치를 원상 회복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인당 6억원으로 복구하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강화 뿐 아니라, 여전히 남아 있는 투기 유발 규제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며 “지역균형발전도 시급한 과제로, 수도권 인구 집중에 구조적인 변화가 없다면 수도권 선호는 줄어들지 않아 주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토부 차관에 ‘불로소득 환수론자’…재초환 제도 어디로 가나?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가 임명돼 향후 정책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초환은 실효성 논란에 조합들의 반발로 아직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공사비 인상에 따라 폐지론이 거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29일 부동산 정책을 총괄할 신임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은 부동산 개발이익의 공공 환수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온 인물이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이 차관에 대해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과 개발이익 환수를 강하게 주장해온 대표적인 부동산 개혁론자"라며 “맞춤형 공공주택 확충 등 주거를 소유가 아닌 권리로 인식하는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임 윤석열 정부는 재초환 폐지를 추진하며 실제 부담금 부여를 미뤄 왔다. 그러나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현재 업계는 “올 게 왔다"는 분위기로, 조만간 부담금액이 통보되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얻은 초과이익이 8000만원을 넘을 경우, 최대 50%까지 환수하는 제도다. 건설업계는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 등 고급 주택 지역의 재건축 활성화에만 도움이 될 뿐이며, 거액의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거세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의 재건축 부담금은 가구당 평균 1억474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초과이익은 조합 설립 시점부터 준공 시점까지의 집값 상승분에서, 해당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과 공사비 등 사업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서울 상급지의 경우 최대 3억9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재건축시 건물주가 받는 수익이 그만큼 크고 이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도 높다. 더욱이 재초환은 강남이나 반포 등 일부 상급지를 제외하면 영향이 크지 않으며, 공급 물량 측면에서도 강남이 서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강남은 실제 공급 물량보다 부동산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이 커,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고 주식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려는 정부로서는 재초환 폐지를 시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조합들은 지금은 재건축 부담금 대상이 아니더라도 실제 금액 산정은 준공 시점이 기준인 만큼, 오른 공사비로 인해 향후 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전국 재건축 조합 70여 곳이 모인 전국재건축정비사업조합연대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되면 전 조합이 행정소송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조합의 기대와 국민의 눈높이 사이에 격차가 큰 건, 재건축은 기본적으로 땅값이 비싸야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재건축은 재테크 사업이자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수단이라 수익이 없으면 사업을 하지 않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일산처럼 땅값이 낮은 지역은 건축비만 평당 900만원 수준이나, 분양가를 높이기 어려워 재개발을 하지 못하고 사실상 집을 고쳐 사는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아무리 강남 아파트를 갖고 있어도 3억 원을 부담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강남은 수요가 몰린 지역이나 재건축·재개발 외에는 신규 물량이 나오기 어렵고, 재초환이 해소되지 않으면 자금 부담 때문에 사업이 지연돼 폐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울 아파트 공급을 위해서는 도시정비사업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은 서울 아파트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수요 분산이 기대되는 3기 신도시는 아직 입주가 먼 상태라서다. 그나마 내년에 인천 계양에서 일부 입주가 시작될 예정으로, 대부분의 물량은 2030년 이후에야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해진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초환도 당장 폐지해야 하고 공공기여나 임대주택 비율 확대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공공기여 비율이 높아지면 사업성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재주는 K-원전, 돈은 웨스팅하우스”…원전 건설 ‘호구 노릇’ 논란

국내 원전 건설업체들이 체코를 시작으로 유럽 원전 건설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K-원전 기술의 지식재산권 상당 부분을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보유하고 있어,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해 수익성 저하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 '재주는 K-원전이 넘고 돈은 웨스팅하우스가 버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동에서 입지를 다진 국내 건설사들은 시장 확대를 위해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최근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Fortum),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착수계약(EWA)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 원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 바 있다. 문제는 웨스팅하우스가 독자적인 시공 능력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단독 수주가 불가능한 회사이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럽 진출 시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즉,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 불리는 웨스팅하우스에 AP1000 원자로 설계를 맡기고, 전략적 제휴를 맺지 않은 국내 기업은 시공·조달·건설만 담당하며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1997년 한전과 웨스팅하우스 간 체결된 기술사용협정에서 제3국 수출 시 웨스팅하우스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조항 때문이다. 이후 한국은 독자 노형인 APR1400을 개발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설계 핵심코드 등에 자사 기술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원전을 수출할 때마다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의가 필요했으나, 올해 1월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협력에 합의해 제3국 시장 진출 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수원이 체코 수주를 대가로 조 단위 로열티나 일감을 제공하는 등 상당한 양보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체코원전을 수주한 팀코리아는 유럽 시장에 첫 깃발을 꽂기 위해 체코 원전 수주 시 가격 경쟁력 우위를 내세워 계약 단가를 유럽이나 미국보다 낮게 제시했었다. 여기에 웨스팅하우스에 거액의 수수료를 제공했을 경우 손익분기점조차 넘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시공 당시 웨스팅하우스에 제공된 주기기 공급 물량(41%)과 기술 자문료 등이 총 29억 달러(약 3조9000억원 이상)에 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전체 수주액의 약 16%로, 당시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규모보다도 큰 수준이었다. 더욱이 한수원이 지난 2월 슬로베니아 원전 프로젝트 등에서 잇따라 발을 빼면서, 업계에선 한수원이 유럽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의에 따라 유럽과 중동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다만 한수원은 체코 신규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같은 수익성 저하와 산업 자립 및 신뢰도 제고를 위해선 기술 독립이 필수다. 한수원도 지식재산권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현재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 SMR 개발에 착수했으며, 웨스팅하우스와 완전히 분리된 독자 대형 원전 기술 개발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이를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추경 예산에도 포함됐지만, 원전 관련 예산은 확보하지 않는 상태"라며 “원자력 산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정부 의지가 핵심이나, 현재 상황을 보면 정부가 새로운 원전 노형 개발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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