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이원희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원희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wonhee4544@ekn.kr
유니슨 “2030년 매출 1조원 목표…육상·해상풍력 토털 솔루션 기업 도약”

유니슨이 2030년까지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육상·해상풍력과 운영·유지보수(O&M) 사업을 확대하며 풍력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산 해상풍력 터빈 개발과 초대형 터빈 기술 제휴, 통합 O&M 체계 구축을 통해 풍력 산업 전주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유니슨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황진수 유니슨 사업본부장은 간담회에서 “정부의 육상풍력 활성화와 해상풍력 확대 정책에 맞춰 대한민국 풍력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유니슨은 지난 2022년 연결 기준 매출 2392억원을 기록한 뒤 2024년 25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등했지만 2022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8억원, 영업손실은 26억원을 기록하며 아직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니슨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고 2030년 매출 1조원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육상풍력 보급을 6000메가와트(MW)로 확대하고 국내 생산 터빈 300기 이상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에 맞춰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유니슨은 2030년까지 육상풍력 780MW, 해상풍력 4490MW, O&M 2140MW 규모의 사업 기반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목표는 정부의 풍력 보급 확대 정책과 국내 풍력시장 활성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유니슨은 국산 10MW 해상풍력 터빈 개발과 15MW급 초대형 터빈 기술 제휴를 양축으로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한다. 10MW 국산 터빈은 정부와 공동으로 약 700억원을 투입해 개발했으며, 올해 실증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국제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기술 제휴를 통해 15MW급 초대형 터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인증, 설치, 유지보수까지 직접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단계적인 국산화와 국내 부품사 참여 확대를 통해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육상풍력 사업도 확대한다. 회사는 계획입지와 자체 개발, 리파워링 시장 등을 중심으로 약 780MW 규모의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으며, 영암3호 풍력 프로젝트를 비롯해 강릉 안인풍력 등 자체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O&M 사업은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 육상풍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O&M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최근에는 해상풍력 유지보수에 필요한 승무원 이송선(CTV) 계약도 완료했다. 이를 기반으로 AI 기반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해 24시간 발전단지를 모니터링하고 고장 예측과 상태 진단, 예비품 물류 관리 등을 제공하는 원스톱 O&M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회 53일 만에 정상화…AI·반도체용 ‘PPA법’ 논의 본격화

국회가 53일 만에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멈춰 서 있던 에너지 분야 주요 법안 논의도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개편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핵심 공약인 '햇빛소득마을' 전력망 우선 접속 법안 등도 하반기 국회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에 합의하고 이르면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의 상임위원장 7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관 상임위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운영도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국회 기후환노위가 다뤄야 할 에너지 법안은 산적해 있다. 가장 주목받는 법안 중 하나는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직접 PPA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대형 첨단산업 부지의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확보가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직접 PPA란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는 재생에너지만 허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원전 전력을 기업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첨단산업 기업들이 저렴한 원전 전력을 직접 조달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원전과 LNG로의 PPA 확대는 전력시장 전반에 파급력이 커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이 한국전력의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대기업과 직접 거래할 경우, 한전의 평균 전력 조달비용이 상승해 일반 국민의 전기요금 인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역시 신중한 모드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 심사 과정에서 LNG 발전의 직접 PPA 허용을 검토했으나 최종 법안에서는 해당 조항을 제외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계통 운영 부담 및 지역 내 생산·소비 원칙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 전력공급 조항이 빠진 채 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원전·LNG PPA 허용 여부는 별도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시장 구조 개편도 주요 과제다.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전원 급증에 따라 계통 운영과 시장 감시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전력감독원' 신설 법안도 하반기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 핵심 공약인 '햇빛소득마을' 확대를 위한 전기사업법 및 분산에너지법 개정안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개정안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해 전력망 접속을 우선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제도는 발전사업자가 전력망 접속을 신청한 순서대로 계통을 연결하는 선착순 방식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민이 참여하는 태양광 사업은 기존 대기 사업자보다 우선적으로 전력망을 연결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햇빛소득마을 보급 속도를 높이고 주민이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햇빛소득마을 확대를 주문하며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700개, 2030년까지 3000개 이상 조성을 목표로 했다. 다만 기존 전력망 연결을 기다리는 발전사업자들은 접속 순서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 역시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열 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열에너지법은 하반기 심사가 예정돼 있다. 법안은 재생열과 폐열, 미활용열 등을 청정열에너지로 정의하고 정부가 장기 기본계획과 보급 목표를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 난방사업자에게 청정열 공급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국내 최종 에너지 소비의 절반 가까이가 열에너지인 만큼 전력 부문뿐 아니라 난방 분야의 탈탄소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입법 취지다. 다만 청정열 생산 비용이 기존 화석연료보다 높은 만큼 제도가 시행될 경우 난방요금 인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국회는 구체적인 공급 목표와 의무 비율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역시 향후 국회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대응, 재생에너지 확대, 계통 안정성 확보 등 에너지 정책 전반이 맞물려 있는 만큼 하반기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의 처리 속도가 향후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회가 정상화됐으나 여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상임위 운영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 22일 기후특위 산하 탄소중립기본법소위원회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관련 내용을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하며 협치의 물꼬를 텄지만, 법사위원장 배분 및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극심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이 정치적 쟁점 여파로 기후환노위에 재차 불참할 경우, 김정호 기후환노위원장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핵심 에너지 법안 심사가 다시 파행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제 완화…태양광 도로 이격거리 제외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제가 당초 초안보다 완화됐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도로에 대해서는 이격거리를 두지 않도록 하고, 관광지와 자연취락지구 등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1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이격거리는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와 주거지역이나 도로 등 일정 시설 사이에 일정 거리를 두도록 하는 규제로, 주민 수용성과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운영해왔다. 재입법예고안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설비의 이격거리 상한은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200m로 제한된다. 당초 검토안에 포함됐던 도로 이격거리는 삭제돼 도로와는 별도의 이격거리를 두지 않도록 했다. 즉 재입법예고안이 시행되면 태양광은 도로 위치와 상관 없이 설치할 수 있게 된다. 풍력 발전설비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500m, 도로로부터 최대 500m 범위 내에서만 지자체가 조례로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광지·관광단지와 자연취락지구의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고, 지역 여건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자율적으로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기후부가 앞서 제시했던 초안보다 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이다. 앞서 기후부는 지난 5월 제1차 재생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하며 태양광의 경우 주거지역 200m, 도로 100m 이내에서 이격거리를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육상풍력은 주거지와 도로 인근에서 설비 높이의 2배 이상, 최대 1000m 범위 내 기준을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정부 방안이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와 상충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도로변 태양광은 계통 접근성과 국토 활용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인데도 도로 100m, 주거지 200m 기준을 두는 것은 개발 가능 면적을 크게 줄여 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시장 참여자 8000개 시대…‘전력감독원’ 신설 힘받는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에너지 확산으로 전력시장이 급변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을 감독하고 전력 데이터 관리 기능을 전담할 '전력감독원' 신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시장 참여자가 급증하고 거래 형태가 복잡해진 데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 데이터 활용 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독립적인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실과 공동으로 '전력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창섭 전기위원회 위원장,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김성진 전력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해 전력감독원 신설 취지에 대체로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전력 거버넌스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태양광 발전 확대로 낮 시간대에 발전량이 몰리면서 출력제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출력제어 횟수는 지난해 27회에서 올해 82회로 약 3배 늘었고, 제어량도 12.4기가와트시(GWh)에서 109.4GWh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송승호 광운대 교수는 “출력제어는 계통 운영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라며 “출력제어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하고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중립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계통 계획과 증설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감독하는 상설기구도 필요하다"며 전력감독원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시장 감시체계도 변화하는 시장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력시장 참여자는 2001년 19개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000여 개로 급증했다.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국전력과 직접 거래하는 한전 전력구매계약(PPA) 설비도 18만 개를 넘어섰으며 통합발전소(VPP), 구역전기사업, 분산에너지특구 등 새로운 거래 방식도 잇따라 등장했다. 반면 시장 감시는 전력거래소 내 소규모 조직이 장내 거래 중심으로 수행하고 있어 확대된 시장을 감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불공정 거래를 감시하고 시장제도를 평가할 독립적인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AI 시대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전력 데이터 관리 체계 개선 필요성도 강조됐다. 현재는 기관마다 데이터 정의와 분류체계, 공개 방식과 주기가 달라 데이터 통합과 활용이 어렵고, 데이터 품질을 검증하거나 표준화할 총괄 기관도 없는 상황이다. 김지효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통합과 분산에너지 확대, AI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보 공개 체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장 제도 변화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공개하는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 통계 중심의 정보 공개에서 실시간 운영 정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데이터 품질 표준화와 정보 수집 체계 단순화 역시 중요하며 이를 총괄할 전력감독 체계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국회 기후특위, 탄소중립법 개정안 의결…범위형 NDC로 여야 합의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법률에 명시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해당 기간의 감축 경로가 법률에 규정되지 않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약 1년 11개월 만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기후특위 탄소중립기본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2031~2049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담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204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69~80%, 2045년은 84~90%로 범위형으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심사소위원회의에 의결됨에 따라 기후특위 전체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세대 환경권 보호를 위해 초기에 감축을 집중하는 오목형 경로를 주장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조업 등 산업계 부담과 국가 경쟁력을 고려해 매년 일정한 수준으로 감축하는 선형 경로 또는 보다 유연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맞서왔다. 이에 오목형 감축경로와 선형 감축경로를 모두 반영해 범위형 목표를 설정하면서 여야는 합의점을 찾았다. 기후특위 위원인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후특위에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기로 의결했다"면서도 “정부의 감축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단일 목표가 아닌 하한과 상한을 설정한 범위형 목표여서, 사실상 감축 목표가 하한선에 맞춰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미 설치 시한을 넘겨 2개월가량 연장 운영 중인 기후특위에서 헌법재판소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라는 취지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날 소위에서 일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보다 전향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입법은 지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헌재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만 규정하고 2031~2049년 감축 경로를 비워둔 것은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했다. 당초 기후특위는 해당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활동 기한은 다음달 말까지 연장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배정 문제에 반발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여야가 헌재 결정 이행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 법안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기후부 갑질에 산하기관 노조 반발...“재발방지 합의”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이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무원들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근 기후부 소속 30대 사무관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기후부 전반의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단 직원들은 최근 기후부의 부당한 갑질과 법령 위반 사례가 급증해 극심한 업무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은 기후부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정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핵심 공공기관이다. 정부의 정책 목표를 직접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급 부처인 기후부와의 접점이 많은 만큼, 구조적으로 부당한 지시나 괴롭힘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 직원들은 문건을 통해 자신들이 기후부의 협업 파트너가 아닌 '노예'나 '무료 외주업체'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동업자 정신은 사라지고 공단 직원의 노예화 및 무상 외주업체화가 진행되면서 공공 노동자의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사기 저하와 실무자 이탈이 심화하고, 우수 인력 유출로 업무 성과까지 저하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단이 보유하지 않거나 책임질 수 없는 영역의 자료 제출을 강요하고 타 기관 업무까지 떠넘기는 일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공단에 업무를 전가하거나, 비공식 파견을 요구해 부처 내부 평가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대신 쓰게 하고, 폰트나 표 테두리 수정 등 단순 편집 업무까지 시키는 사례도 포함됐다.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무리한 일정 요구와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세종시에서 오후 5시에 회의가 끝난 뒤 당일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다음 날 오전까지 다시 세종시로 와서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일이 반복됐다. 아울러 금요일 퇴근 무렵 업무를 지시한 후 월요일 출근 전까지 보고를 요구하거나, 새벽 2시 업무 연락, 주말 대기조 편성, 공무원용 텔레그램 방에 공단 직원을 강제 포함시켜 상시 업무를 지시하는 등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휴식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공단 노조 측은 정부 정책 수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산하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인격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후부가 감독기관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나 공짜 외주업체가 아닌 동업자이자 협업기관으로 대해 달라"며 “공공 노동자로서 노동을 존중받고 인격적인 대우 속에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촉구했다. 한 공단 관계자는 “비상 상황 시 철야 근무는 불가피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초과근무 수당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현재는 해결국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노조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노조 운영진은 “한달 전 기후부와 면담을 통해 대부분의 갈등요소가 해결됐으며, 향후 갈등관리 체계를 갖춰가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부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최근 발생한 소속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기후부와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종시 자택에서 30대 사무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후부 노조 측은 A씨가 평소 과중한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기후부의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전반에 대한 개혁 요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GDP 대비 녹색산업 비중 2040년 20%로 확대”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에서 녹색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40년 2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6.4% 수준인 녹색산업 비중을 2030년 10%, 2040년 20%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무탄소 전원 확대와 친환경차 보급 등을 통해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 수정 계획 공청회를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21일 밝혔다. 국가환경종합계획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20년마다 수립하고 5년마다 재검토·정비하는 환경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이번 수정계획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 15년간 적용된다. 수정계획 비전은 기존 '국민과 함께 여는 지속가능한 생태 국가'에서 '탈탄소·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녹색 국가 실현'으로 변경됐다. 정부는 '안전한 미래를 준비하는 기후 회복', '환경과 경제가 공생하는 녹색경제', '환경정의로 실현하는 포용 사회'를 3대 목표로 제시하고, '기후위기를 함께 넘는 탄소중립 탄력사회 조성', '우리의 삶을 지키는 통합적 물순환 확립', '채굴에 의존하지 않는 순환경제 도약' 등 7대 핵심 전략과 2대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GDP 대비 녹색산업 비중은 2024년 6.4%에서 2030년 10%, 2040년 20%까지 확대한다. 미국과의 환경·기상 기술 격차도 현재 2.9%에서 2030년 2%, 2040년 0.25%까지 줄여 유럽연합(EU)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와 수송 분야의 탄소중립 목표도 제시됐다. 연간 총발전량 가운데 무탄소 전원 발전 비중은 2023년 39%에서 2030년 53%, 2040년 73%로 확대한다. 신차 판매에서 전기·수소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9.6%에서 2030년 53%, 2040년 70% 이상으로 높인다. 자원 효율성과 환경 지표 개선 목표도 포함됐다. GDP를 국내 물질 소비량(DMC)으로 나눈 자원 생산성은 2024년 2.6달러/㎏에서 2030년 3.1달러/㎏, 2040년 3.9달러/㎏로 향상한다.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24년 16㎍/㎥에서 2030년 13㎍/㎥, 2040년 1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수정계획 최종안을 마련한 뒤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심의·자문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요금 많이 나오기 전에 알려드려요”…한전, 누진단계 알림 시행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시간 알림 서비스를 시작한다. 전기사용량이 누진요금 3단계에 가까워지면 미리 알려 고객이 전기 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한국전력은 '주택용 누진단계 변경 실시간 알림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고객의 전기 사용량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 3단계 진입 기준의 80%에 도달하면 실시간으로 알림을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여름철에는 360킬로와트시(kWh), 기타 계절에는 320kWh를 사용하면 알림이 발송된다. 누진 3단계 기준은 여름철 450kWh, 기타 계절 400kWh다. 한전은 누진 3단계에 진입하면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단가가 높아지는 만큼 고객이 미리 사용량을 확인하고 전기 사용을 조절해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림은 모바일 앱 '한전ON' 가입자에게는 푸시(Push) 메시지로, 미가입자에게는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제공된다. 알림을 클릭하면 한전의 에너지 절약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의 '요금 진단하기' 화면으로 연결돼 실시간 전기사용량과 누진 단계, 예상 전기요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전은 우선 한전ON 가입자 약 2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오는 12월에는 지능형전력계량기(AMI)가 설치된 주택용 고객 1100만 가구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실시간 전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 여름철 전력 피크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전과 재생에너지 공존, 마이너스 전력가격에서 해답 나온다 [이슈분석]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검토하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같은 전력시장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태양광·풍력과 원전 모두 제어가 쉽지 않은 경직성 전원이라는 점에서 발전량이 동시에 늘어나면 전력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핵심 제도 중 하나로 '마이너스 전력가격' 제도를 꼽는다. 공급 과잉을 시장가격으로 드러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원전의 탄력 운전을 유도하는 시장 메커니즘이 정착해야 원전과 재생에너지, ESS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전력거래소는 마이너스 전력가격이 적용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올해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재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제주에서만 시행 중이다.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할 때 전력도매가격(SMP)이 0원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전기를 판매하면 돈을 받지만, 마이너스 가격에서는 오히려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전력이 과잉 공급되고 계통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시장가격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는 봄철 낮 시간대 제주에서 이미 마이너스 가격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전국 전력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너스 전력가격 도입한 목적은 잉여 전력을 흡수할 투자처를 키우는 데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면 공급이 수요를 넘어 전력가격이 음수로 떨어진다. 이 경우 발전사업자는 발전량을 줄이기 위해 출력을 제어하거나 다른 곳에 전력을 판매하도록 유도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ESS다. 배터리나 양수발전 사업자는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된 시간에 전기를 오히려 돈을 받고 충전한 뒤, 저녁 피크시간처럼 전력가격이 높을 때 다시 판매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전기를 살 때도 돈을 받고, 팔 때도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태양광과 배터리를 하나로 묶는 가상발전소(VPP)가 활약하기도 한다. VPP 사업자는 VPP를 통해 태양광과 ESS의 거래를 조정해 차익 거래를 실현한다. 예컨대 지난 3월 19일 제주도에서는 오후 1시 전력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48.0원으로 하락했다. 이때 제주도에서 ESS 사업자는 전력을 kWh당 48원을 받고 전력을 사온 다음에 전력가격이 kWh당 101.18원으로 오른 오후 4시에 전력을 팔 수 있다. 이 때 전력거래로 kWh당 149.18원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ESS가 잉여 전력을 흡수하면 공급 과잉이 완화되고 전력가격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가격은 ESS 투자를 촉진하고, ESS는 다시 마이너스 가격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ESS가 충분히 보급되면 초기 사업자들이 누렸던 차익거래 수익은 줄어들지만, 대신 전력가격 급락이 완화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평균 수익성이 개선된다. 이는 추가적인 재생에너지 투자 여력을 높이고, 다시 새로운 ESS 수요를 만드는 구조로 이어진다. 결국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재생에너지와 ESS가 서로의 수익구조를 조정하며 함께 성장하도록 만드는 시장 메커니즘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국내 원전은 더 이상 전력망에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립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 확대로 연료비가 비싼 가스발전의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운전예비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봄철마다 다수 원전이 출력을 줄이거나 정지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시대에는 잉여 전력을 흡수할 ESS와 송전망, 유연성 전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봄철뿐 아니라 다른 계절에도 원전이 출력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전력 공급 과잉으로 나타난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전은 연료비는 낮지만 장시간 연속 운전이 경제적이며, 정지와 재기동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부 시간대에서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하더라도 하루 전체 수익을 고려하면 정지하는 것보다 가동하는 게 더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낮 시간대 일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저녁 시간의 높은 전력가격으로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마이너스 가격이 장시간 지속된다면 출력을 줄이거나 일부 탄력 운전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질 수 있다. 즉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원전을 무조건 멈추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계통 상황에 맞게 운전을 유도하는 시장 신호라는 의미다. 다만 신규 원전이 계속 확대되면서 탄력운전에도 제약이 걸리면 에너지전환포럼이 우려했던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원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와 마찬가지로 배터리와 양수발전과 같은 ESS가 원전을 보조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공존 여부는 발전원 자체보다 전력시장의 유연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조영탁 한밭대 명예교수(전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주도는 마이너스 가격을 포함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통해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전국으로 확대하면 출력제어 문제해결은 물론 가상발전소(VPP)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前 전력거래소 이사장의 일갈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 가능성 낮아…전기요금 개혁 없이 AI 시대 못 버텨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2030년까지 100기가와트(GW) 목표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목표입니다." “100GW라는 숫자보다 전력망의 안정성과 계통 유연성을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조영탁 한밭대 명예교수(건국대 전력시장연구센터 특임연구위원)는 지난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전적인 2030년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때문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우리 현실에 비해 너무 의욕적으로 설정했다"며 “우리나라의 고립 전력망과 송전망 부족, 계통 안정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과거와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생태경제연구회장,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전력분과 위원장, 20대 한국경제발전학회 부회장에 이어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전력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조 교수는 문 정부에서 전력거래소 이사장을 지내면서도 당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우려의 시선으로 봤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정책 역시 당시와 비슷한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문 정부 시절에는 '재생에너지 무제한 접속' 정책을, 현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매년 12.6GW씩 신규 보급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도 연평균 보급량은 약 4GW 수준에 불과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00GW 보급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력수급계획 자체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대신할 발전용 가스 수급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비교적 계통 여유가 있던 문 정부 때도 태양광을 4GW 수준으로 보급하는 것에 그쳤는데, 계통 포화 상태로 돌입한 현재에 당시보다 3배 이상 늘릴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는 태양광 확대에 따른 계통 운영의 어려움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조 교수는 “2030년 태양광이 87GW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출과 일몰 시간대 수급 변동성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라며 “전력수요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연휴 기간이나 장마, 태풍, 폭설이 이어질 경우 전력 과잉과 부족을 현재의 양수발전(4.7GW)과 ESS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이 급증하면 주파수뿐 아니라 전압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며 “재생에너지 관제에 가장 앞서 있던 스페인에서도 전압 문제로 대정전이 발생한 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봄과 가을의 전력수요는 평균 70GW에도 미치지 못한다. 태양광이 87GW로 늘어나면 봄과 가을에는 태양광을 전력망에서 다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배전망에서 태양광 증가로 과전압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100GW라는 구호보다 전력망의 안정성과 강건성을 높이기 위한 유연성 설비 확대와 스태콤(STATCOM), 동기조상기, 그리드포밍 같은 계통 안정화 설비를 우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태콤, 동기조상기, 그리드포밍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유연성이 떨어진 전력 계통을 안정화하는 핵심 기술로, 기존 원자력·화력 발전소의 대형 회전기기가 주던 계통 안정성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된다. 조 교수는 이번 정부에서 신규 원전 논의가 시작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가스발전에 대한 정책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증가하는 출력제어와 계통접속 지연, 전압 불안정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며 “가장 큰 차이점은 최근 신규 원전 추진을 논의할 정도로 정책이 유연해졌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반대로 과거에는 우호적이었던 가스발전에 대한 태도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2040년까지 석탄발전 퇴출과 암모니아 혼소 철회, 일반수소발전 축소, 가스난방의 히트펌프 대체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가스발전에 대해서도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 공급 역시 특정 발전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2040년까지 필요한 신규 전력수요를 감당하려면 기존 발전설비를 총동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발전설비 부족 현상이 심하고 우리나라는 높은 인구밀도와 주민수용성 문제 때문에 신규 발전소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40년까지 석탄발전 퇴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암모니아·수소 혼소와 석탄발전의 콜드리저브, 동기조상기 활용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전원만 고집하기보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저탄소 화력발전을 신뢰도와 경제성 기준으로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전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수요가 집중되고 발전설비는 지방에 몰려 있다"며 “대규모 전력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신규 발전설비는 수도권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필요조건이 지역요금제"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전력시장 개혁과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꼽았다. 조 교수는 “녹색전환(GX)과 AI 전환(AX)의 공통 과제는 전력시장 개혁"이라며 “현재처럼 전기요금이 정치적으로 통제되는 구조에서는 탄소중립도 AI 시대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재정과 보조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면 정부 실패와 비효율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전력시장에 독립적인 전문 규제기구를 두고 전기요금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합리적 규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에 판매시장의 개방이 어렵다면 대형 수요자에게는 공급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고 현재 재생에너지에만 허용되는 전력구매계약(PPA)도 LNG발전 정도는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는 선수의 손발을 묶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보장하고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