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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원희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wonhee4544@ekn.kr
‘오목형’ vs ‘선형’…탄소 감축 경로 두고 기후특위 여야 팽팽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멈춰 있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를 오는 15일 재개한다. 기후특위 활동 기한이 다음달 말까지 연장된 만큼 약 한 달여 안에 여야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고 개정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기후특위는 오는 15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4월 출범한 기후특위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를 이어왔지만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지난 5월 말 활동 기한이 종료됐다. 이후 국회는 특위 활동 기한을 오는 8월 31일까지 연장하면서 개정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이번 논의 재개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 절차다. 헌재는 지난해 9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국회에 올해 2월 28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지만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법안은 처리되지 못한 채 개정 시한을 넘겼다. 핵심 쟁점은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 것인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초기에 감축을 집중하는 '오목형 감축경로'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기에 온실가스 감축을 확대해야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가능하고 미래세대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은 산업 경쟁력과 기업 부담을 고려한 '선형 감축경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계 의견을 반영한 감축 경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감축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등 기후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일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의 의견을 전달받고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감축 경로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초기 감축 부담이 큰 오목형 감축경로는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업 현실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후특위는 활동 기한이 약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 기간 동안 여야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위가 다시 가동되더라도 감축 경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워낙 커 논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기후특위와 별개로 11개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싸고도 여야가 대치하고 있어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기후특위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달리 정상적으로 구성돼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상태다. 제22대 국회 후반기 기후환노위는 지난 8일 첫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사실상 반쪽 체제로 출범했다. 현재 국민의힘 쪽 간사와 위원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기후특위는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간사를 맡고 위원들도 구성돼 있어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기후특위가 다음 달 말까지 합의에 실패하면 특위 활동도 종료되는 만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자력연구원장 재공모 결정…후임 선임 장기화 불가피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의 퇴임 이후 차기 원장 선임이 무산되면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기관장 공백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10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제244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선임안을 상정했지만, 재적 이사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신임 원장을 선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회는 원장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차기 원장 후보에는 백원필 책임연구원(전 부원장), 임인철 책임연구원(현 부원장), 한도희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장 등 3명이 추천돼 심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종 투표에서 선임 요건을 충족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원장 인선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번 재공모 결정으로 차기 원장 선임은 당초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한규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3년 임기를 마쳤지만 후임 원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약 6개월간 임기를 연장해 연구원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서울대 교수 복직을 위해 지난달 30일 자리에서 물러났고, 현재 연구원은 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용후핵연료 관리, 원전 안전기술 등 국가 원자력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원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주요 연구개발 과제와 조직 운영, 대외 협력 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학기술연구회는 재공모 일정을 확정하는 대로 후속 절차를 진행해 차기 원장 선임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후보군을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부터 다시 시작하는 만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 수장 선임은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시대 전력수요 급증…수력·양수발전 가치 재조명해야”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수요 확대 속에서 수력과 양수발전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수력산업협회(회장사 한국수력원자력)가 1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에너지 위기 및 에너지 전환 시대, 수력·양수발전의 역할'을 주제로 조찬 강연을 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양수발전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을 때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전기를 이용해 끌어올려 저장한 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다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말한다. 그는 전력시장이 '전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석탄과 석유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넘어 전기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 확산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정성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앞으로도 대폭 확대될 것이지만 그에 따른 과전압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스페인 대정전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 자체보다 계통의 과전압 문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계통 안정화를 위한 전력설비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유연성 자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메가프로젝트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향후 20기가와트(GW) 이상의 신규 전력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원전과 재생에너지 모두 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고, 이에 따라 양수발전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력발전의 환경적 가치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유럽의 발전원 외부비용 평가 연구를 소개하며 “건강, 생물다양성, 농업, 기후변화 등 환경비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수력발전은 원자력보다도 환경비용이 낮았고, 양수발전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력은 발전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지만 친환경성과 계통 안정 기여도를 고려하면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수력발전의 환경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수력발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수력발전이 연료비 부담이 거의 없는 발전원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한수원도 원전뿐 아니라 수력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홍보하는 한편, 계통 안정화에 기여하는 만큼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거래소, 재생에너지 전담조직 신설…에너지전환 조직개편

전력거래소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맞춰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재생에너지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력시장 제도 개편과 인공지능(AI) 전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에너지 전환 대응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7일 열린 제8차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관련 조직 강화다. 전력거래소는 기존 계통혁신처를 재생e혁신처로 확대 개편하고 산하에 재생e기준팀과 재생e성능팀을 신설했다. 또 전력계통본부장 직속으로 재생e통합관리실을 새로 편제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운영과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4본부 체제는 경영부이사장과 기술부이사장의 2인 부이사장 체제로 재편됐다. 경영부이사장은 기관의 AI 전환을 총괄하고, 기술부이사장은 전력시장과 에너지전환, 전력계통 등 주요 사업을 총괄하도록 역할을 조정했다. AI 기반 업무 혁신도 조직 개편에 반영됐다. 정보기술처는 AI혁신단으로 개편돼 경영부이사장 직속 조직으로 이동했으며, 기존 AX데이터팀은 전사 AI 전략과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는 전사AX총괄팀으로 확대됐다.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위한 조직도 손질했다. 가격입찰제와 지역별가격제 도입을 추진하기 위해 입찰제도팀과 가격제도팀을 신설·재편했으며, 시장규칙 기능은 선도시장팀으로 통합했다. 또한 분산에너지와 가상발전소(VPP) 확산에 맞춰 전력신사업처를 분산e사업처로, 전력신사업팀은 VPP사업팀으로 각각 변경했다. 회원사 관리 기능은 고객총괄실로 창구를 일원화했다. 이와 함께 전략기획팀을 기획실로 확대해 국정과제와 중장기 경영전략 이행 기능을 강화하고, ESG경영처를 신설해 윤리·법무 기능을 통합했다. 안전관리 조직도 이사장 직속 안전정책실로 개편해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퍼시피코에너지, 광양만권에 해상풍력 국내 공급망 구축

미국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가 3.2기가와트(GW) 규모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 개발을 위해 광양만권 지역 기업들과 손잡고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업 EEW KHPC, 해상운송·물류기업 KMC해운, 하부구조물 부품 제조기업 씨에스에너지와 지역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해상풍력 산업의 국산 공급망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기자재·물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는 사업 투자와 개발을 총괄한다. EEW KHPC는 핀파일(Pin Pile) 등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과 공급을 맡고, KMC해운은 기자재 해상운송과 설치 지원 물류, 운영·유지보수(O&M) 전용선박 용선 등 해양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씨에스에너지는 하부구조물 주요 부품의 생산과 기술 역량 강화에 협력한다. 최승호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 대표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기자재·물류 기업들과의 전략적 공급망 구축이 필수"라며 “이번 협약은 지역 공급망 우선이라는 퍼시피코 에너지코리아의 핵심 전략과 맞물려 해상풍력 분야 국산 공급망 시장 확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협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약식에 참석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은 “이번 협력이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인 3.2GW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가속화하고, 광양만권 공급사들이 해상풍력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개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광양만권 해상풍력 공급망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지역 인재 양성과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장마 그치자 ‘폭염’ 습격…전력당국, 비상체계 전격 가동

이번주 장맛비가 물러난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당국이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상승한 천연가스 가격까지 겹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지역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오는 10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도를 제외하고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습하고 더운 날씨가 시작된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냉방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최대 전력수요를 82.8~88.1GW로 전망했다. 이는 지지난주 최대 수요인 76.6~78.5GW보다 최대 10GW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원전 약 10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이 추가로 필요한 규모다.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87G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이미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6일 본사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력수급 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도 같은 기간 매주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전력수요와 공급능력, 기상 상황, 발전기 운영 상태 등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여름철 전력수급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비해 전력거래소는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2GW 늘어난 107GW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발전기 고장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8.8GW 규모의 추가 예비자원을 준비했다. 전력수급과 별개로 전력시장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관심이 쏠린다. SMP는 발전 연료비와 전력수요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냉방수요까지 급증하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일평균 SMP는 kWh당 134.3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평균인 114.1원보다 약 20원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가스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전력수요가 낮아 SMP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과 다음 달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SMP는 상승하나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전 재무 상황에 압박을 주게 된다. 한전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자의 눈] AI 기업이라고 전기 싸게 쓰겠다는 건 억지

한 때 한국전력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1위를 지킨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증시를 이끌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전력이다. 막대한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확보하느냐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최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언급한 원전 전력구매계약(PPA)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전 전기를 직접 끌어다 쓰겠다는 뜻은 아니다. 원전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장기간 가격과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허용해 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계약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지금까지 공고히 유지된 한국전력 중심의 전력시장 공정성을 흔드는 요구다. 현재 한전은 전국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하나의 시장에서 통합 구매해 기업과 가정에 공급한다. 기업들은 발전원과 관계없이 동일한 체계에서 전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AI 산업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의 LNG 발전 PPA 요구에 이어 원전 PPA까지 거론되고 있다. PPA가 허용되면 이들 발전원이 한전이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 원전의 지난해 평균 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약 79원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17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전력을 쓰게 해달라는 혜택을 달라는 의미다. 물론 지금 재생에너지 PPA는 이미 허용돼 있다. 하지만 이는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위한 제도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전력도매가격(SMP)보다 높고 개별 사업은 소규모라 한전의 시장 지위를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못한다. 원전과 LNG는 다르다. 두 발전원은 발전기 개당 규모가 크며 SMP 이하에서 정산되는 핵심 전원이다. 이들까지 개별 PPA가 허용되면 일반 기업이나 국민을 위한 전력시장에는 석탄 발전이나 비싼 재생에너지 전기만 남게 될 수 있다. 이는 AI 분야 외에 다른 산업이나 국민을 전력시장에서 차별하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단지와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기업 총수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도 고개를 숙인 마당에 한전이 AI 산업으로부터 전력시장의 공정성을 방어해낼 수 있을까. AI 산업 육성은 중요하나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까지 가면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이 전력을 필요로 한다면 외부 PPA를 쉽게 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산단 부지 인근에 발전소를 건설하고 자체 조달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산 초순수부터 친환경 열까지…수자원公·지역난방公 메가프로젝트 든든한 조력자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및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열에너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초미세 공정 특성상 막대한 양의 초순수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냉난방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산업용수와 초순수 공급 체계 구축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과 폐열 재활용,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을 통해 반도체 산단의 핵심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동복댐과 주암댐·장흥댐, 보성강댐, 나주댐 등을 활용해 하루 총 65만톤의 산업용수를 안정적으로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용수 확보는 산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용수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윤 사장은 “서남권에서 확보 가능한 댐 물량만 하루 40만~50만톤 수준이며 이는 수자원공사가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수계 전환과 타 기관이 관리하는 댐, 농업용·발전용 댐 등을 활용하면 하루 30만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물관리 공기업이다. 전남·전북 26개 시·군과 3개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전국 산업단지와 기업에 연간 약 5억8000만톤의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58만톤 규모다. 광주에는 하루 50만톤, 전남 22개 시·군에는 하루 129만톤의 용수를 공급하며 지역 산업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역할은 단순한 용수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 핵심 소재인 초순수 공급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반도체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23년 SK하이닉스와 초순수 국산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청주 M15X 공장의 초순수 시설 운영사업에 참여했다. 정부의 초순수 국산화 연구개발(R&D) 성과를 상용화한 첫 사례다. 앞으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사업을 확대해 원수와 정수, 초순수, 재이용수를 아우르는 통합 물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수력과 수상태양광 등을 포함해 약 1500메가와트(M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수력발전을 활용한 직접전력거래(PPA)가 확대되면 RE100 달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기업들에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물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는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 냉난방에 활용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친환경 열 공급을 통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국에서 약 2900MW 규모의 열병합발전 설비를 운영 중인 지역난방공사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전력 소비가 큰 반도체 산업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도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용인 기흥캠퍼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열을 회수해 지역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저탄소 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회수한 열은 히트펌프를 거쳐 인근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경기 화성 동탄에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열로 바꾸는 'P2H(Power to Heat)' 기술을 적용해 20MW급 전극보일러를 운영하고 있으며, 99.61%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핀란드 기업들과 협력해 열전용 소형모듈원전(SMR), 고효율 히트펌프, 열저장 기술 등 차세대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장 부지만 확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초순수와 산업용수, 재생에너지, 친환경 열공급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수자원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각각 물과 열이라는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면서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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