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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주성 기자 입니다.
  • 유통중기부
  • wn107@ekn.kr
정부 약가인하 결정에 제약업계 “부작용 우려…보완책 마련해야”

제약업계가 제네릭(복제약) 약가산정률 인하를 골자로 한 정부의 약가개편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동전쟁을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약가 인하가 단행된 탓에 국내 제약산업과 보건안보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산업계는 국산 전문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는 주요 제약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국민부담 경감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최대 10%의 약가 인하까지 감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그러나 이를 상회하는 16%의 약가 인하 기본 산정률이 결정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최대 10%(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약가 산정률 기준 48.2%)로 제시한 약가인하 하한선은 산업계의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 한계이자, 최소한의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기준이었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을 개최하고 제네릭의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대비 45%까지 인하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의결한 바 있다. 개편안은 올해 하반기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이에 따른 제네릭 약가는 종전 대비 16% 인하된다. 이에 비대위는 “정부의 대규모 약가인하 단행은 국내 제약기업들의 생존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란 전쟁 사태를 비롯해 글로벌 불안정성이 확대되며 유가·환율·운임이 동반 상승하고 원자재 수급 불안까지 야기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로 업계 경영환경 악화도 한층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다수 제약사들이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계획이 축소되고 있으며, 채용계획도 전면 재조정되는 분위기다. 약가인하에 대비하기 위한 원가 절감 차원의 대체 원료 모색 역시 현실화하는 흐름에 올라섰다. 이에 비대위는 “이번 약가인하로 R&D 투자를 비롯한 산업의 혁신 동력이 약화되는 등 산업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는 국민건강과 보험 재정, 산업 경쟁력을 모두 아우르고 국제정세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유연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가동될 민관협의체가 약가 정책을 비롯해 CSO(의약품판촉영업자) 등 유통구조 개선과 제네릭 활성화 방안 마련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획기적 지원과 산업 현장의 일자리 감축이나 투자 축소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실효적 조치를 함께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기술수출 21조’ 주역들, 올해도 신기록 행진 이어갈까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자사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21조원 기술수출 기록을 올해 다시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25일 글로벌 제약기업 바이오젠과 최대 5억4900만달러(약 8226억원) 규모의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바이오젠이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 'ALT-B4'를 기반으로 피하주사(SC) 제형 바이오의약품 2종을 개발·상업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계약은 바이오젠이 SC제형 바이오의약품인 '레켐비 아이클릭(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알테오젠이 바이오젠을 상대로 SC제형 기술을 수출하며 자사 플랫폼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차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은 ALT-B4를 필두로 지난해만 13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기술수출 실적을 올려 지난해 국내 바이오업계의 기술수출 신기록(21조원) 경신에 일조한 기업으로, 이번 계약 체결에 앞서 지난 1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도 2억6500만달러(4000억원) 규모 계약을 성사하며 올해 기술수출 포문을 열었다. 다만 알테오젠은 GSK와의 계약 체결 당시 미국 머크(MSD)와의 계약(키트루다SC)의 로열티 문제와 GSK와의 계약의 규모 문제로 시장의 우려를 받았는데, 이달 종전 계약 규모(4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우려를 다시 기대로 전환해낸 모양새다. 업계는 알테오젠 뿐만 아니라 알지노믹스, 리가켐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텍의 연내 기술수출 성사 가능성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서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자사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치환효소)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리보핵산(RNA) 편집 치료제(유전성 난청질환)를 개발하는 14억달러(2조1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한 바 있다. 알지노믹스는 해당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RZ-001 △RZ-003 △RZ-004 등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RZ-001에 대해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최초로 인간 대상 간세포암(임상 1b/2a상) 유효성·안전성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RZ-003과 RZ-004의 경우 글로벌 빅파마와의 물질이전계약(MTA)을 통해 기술 평가를 진행중이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 알지노믹스는 RZ-001 임상데이터 공개를 통해 자사 플랫폼 기술검증(PoC)을 나서는 만큼, 학회 발표를 기점으로 추가 기술수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알지노믹스는 상장 후 3개월 오버행 물량(잠재 매도 물량) 출회 우려가 존재하지만, 내달 AACR 학회에 따른 모멘텀이 임박한 상황"이라며 “RZ-003과 RZ-004의 빅파마 대상 MTA 체결 건을 고려하면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리가켐바이오는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수출 기대감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다. 리가켐바이오의 주요 기술수출 모델은 크게 ADC 파이프라인 기술 이전과 ADC 플랫폼 '컨쥬올' 기술이전으로 구분된다. 파이프라인의 경우 오는 5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자사 후보물질 'LCB71(혈액암)'의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D) 자회사 얀센을 대상으로 기술이전한 'LCB84(고형암)' 역시 올해 상반기 임상 1상 종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 임상데이터 확보에 따른 대규모 기술이전 가속 구간에 진입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리가켐바이오로부터 지난 2021년 플랫폼 기술을 도입한 글로벌 파트너사 소티오, 익수다 테라퓨틱스도 연내 해당 플랫폼에 기반한 ADC 파이프라인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에정으로, 플랫폼 역시 기술력 입증 구간에 들어섰다. 이호철·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는 플랫폼 계약 파트너사 익수다와 소티오를 포함해 4개 이상 신약 파이프라인이 연내 임상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ADC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글로벌 기술이전 기회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복지부, 제네릭 약가인하 확정…올 하반기 본격 시행

제네릭(복제약)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5%로 인하하는 약가개편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해당 안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돼 오는 2036년까지 10년간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 쟁점이었던 제네릭 약가산정률은 45%로 최종 결정됐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공개된 약가개편안을 통해 제네릭 약가산정률을 40%대로 인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 제약산업 위축 우려가 이어지자 복지부도 산정률을 45%로 조정했다. 기등재 의약품의 경우, 약가 산정률은 등재 시점(2012년)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이 때, 동일 성분 제품은 최초 제네릭이 진입한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같은 그룹으로 분류된다. 안정적 수급이 필요한 △퇴장방지·저가·희귀의약품 △단독등재 △수급 불안정 사유로 최근 5년 내 약가가 인상된 의약품 △기초수액제·방사성의약품 등 약재는 이번 약가 산정률 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복지부는 업계의 신약개발 동력을 유지한다는 취지로 '혁신형·준혁신형 제약 특례' 방안도 신설했다. 구체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의 기등재 품목은 기본 산정률(45%) 대비 4%포인트(p) 상향된 49%의 산정률을 4년간 부여한다. 특히 중소제약사의 강소기업 성장을 위해 새로 마련된 기준인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혁신형 제약기업보다 2%p 낮은 47% 산정률이 3년간 적용된다. 해당 특례기간이 종료되면 산정률은 45%로 하향된다. 이 같은 우대 방침은 신규 등재 제네릭에도 적용된다. 다만 지난해 11월 발표안 대비 산정률 우대 규모는 축소됐다. 당초 지난해 11월 60~68% 수준으로 책정됐던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등재 약가 우대(상위 30%: 68% ·하위 70%: 60%)는 이번 개편안에서 상·하위 구분없이 60%로 통일됐다. '연구개발(R&D) 성과 낸 벤처'를 대상으로 55% 산정률로 우대하던 기존안도 '혁신형 제약 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50% 산정률이 적용된다. 다만 대상 기업 수는 약 50개(기존안)에서 60여개로 확대됐다. 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의 '혁신적 가치 창출 우대방안'을 최대 4년까지 적용할 예정이다. 기본 적용기간 1년에 국내 생산에 따른 가산(3년)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원료 직접생산 △국산원료 사용 국가필수의약품 △항생주사제·소아의약품 직접생산 등 수급안정 대상 의약품에 대해선 가장 높은 약가 산정률(68%)을 적용해 최대 10년까지 우대하고, 수급안정 선도기업의 경우 50% 산정률을 최대 4년까지 적용한다. 복지부는 기업의 혁신성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지목된 다품목 제네릭에 대해선 한층 엄격한 약가 관리를 적용할 방침도 세웠다. 동일 성분 제네릭 중 13번째로 등재된 품목부터 계단식 약가 인하(직전 최저가의 85% 수준 약가)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동일 성분 제네릭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다품목 등재 관리'를 도입, 동일 제제 13개 초과를 유발한 제네릭에도 계단식 약가 인하의 산정 기전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 최종 확정된 약가 산정률(45%)은 종전 개편안 대비 약가인하 강도가 소폭 완화된 모양새지만, 업계 반발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안의 약가 산정률이 업계가 제시한 '감당할 수 있는 하한선(48.2%)'보다 낮게 책정된 탓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국내 주요 협단체 5곳의 공동 참여로 구성된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7일 비대위를 소집하고 약가 개편안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K-바이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생산설비 확장 ‘총력전’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 증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규모 선제 투자를 통해 캐파(생산능력)를 확충하고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내달 1일부터 오는 2030년 말까지 총 1조2265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 캠퍼스 내에 총 18만리터(ℓ) 규모의 제4·5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24년 말 연결기준 셀트리온 자기자본의 6.98%에 달하는 규모다. 셀트리온은 국내 공장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인수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공장의 생산시설도 확장할 방침을 세웠다. 당초 셀트리온의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은 기존 6만6000ℓ에서 6만6000ℓ를 늘려 총 13만2000ℓ로 확대할 방침이었으나, 이번에 증설 계획 확대 결정을 통해 7만5000ℓ를 늘리기로 했다. 이로써 현지 공장의 캐파는 총 14만1000ℓ로 늘게 된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국내외 원료의약품(DS) 캐파는 기존 31만6000ℓ에서 57만1000ℓ로 80% 이상 증가할 예정이다. 이번 증설 투자는 자사 상업화 물량에 대한 생산 비용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난해 말 본격화한 자사 위탁생산(CMO)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사회와 같은 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번 투자를 계기로 셀트리온 캐파가 글로벌 대표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론자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서 회장은 “(생산시설의) 80%는 자체 제품을 생산하고, 나머지 20%는 CDMO 사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셀트리온 외에 국내 바이오 CDMO 기업들의 생산공장 증설 투자도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3만5000ℓ)을 거점으로 지난 2022년 CDMO 사업에 진출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완공 예정인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12만ℓ)을 필두로 글로벌 수주를 본격화한다. 이에 더해 각 12만ℓ에 달하는 2·3 공장을 추가 증설해 총 캐파를 40만ℓ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동아쏘시오그룹 CDMO 전문회사 에스티젠바이오도 오는 2028년 1분기까지 인천 송도 제 1공장 증설에 약 11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규모를 기존 9000ℓ에서 1만4000ℓ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에스티젠바이오의 DS·완제의약품(DP) 캐파는 종전 대비 각각 44%·170% 증가한다. 같은 그룹 계열사 에스티팜의 경우, 지난해 이미 경기 아산에 1만900㎡ 규모 제2올리고동 신규 건립을 완료해 CDMO 캐파를 2배 이상 확대(6.4mol→14mol)한 바 있다. 총 78만5000ℓ 규모의 캐파로 글로벌 1위 수준의 생산역량을 구축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내년까지 인천 송도 6공장(18만ℓ)을 준공하고 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을 완공해 국내외 총 138만5천ℓ 규모의 캐파로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공장 증설에 나서는 배경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아웃소싱 확대에 따른 CDMO 수요 증가가 자리한다. 이에 더해 글로벌 최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중국 기업 배제 움직임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양상이 뚜렷해지며 수요 대응을 위한 선제 투자 필요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CDMO 시장 규모는 지난 2024년 기준 약 182억달러(27조2000억원)에서 연간 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9년 305억달러(45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난해 발효된 미국 생물보안법이 오는 2028년 본격 시행되면 미국 내 중국 CDMO 기업의 공급 계약이 사실상 금지돼 중국 이외의 국가 기업으로 수요가 이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으로, 주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미국이 지정한 중국 국적의 우려 기업들의 CDMO 시설에서 생산된 의약품은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중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던 상당 부분의 CDMO 수요가 한국을 비롯한 타 국가 기업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트럼프 2기 美 의약품 시장 대격변…K-제약바이오 대응 전략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부터 격변하고 있는 미국 의약품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기존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약가 제도를 비롯해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된 현지 의약품 정책 환경에 맞춰 시장 진출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협회 본관에서 '한눈에 짚는 트럼프 2기 의약품 정책 변화, 국내 대응 전략은?' 세미나를 열어 미국 의약품 정책 변화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약가 제도와 공급망 규제, 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급변하고 있는 현지 정책 흐름을 점검하고, 우리 업계의 실질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세미나 첫 세션 '美 트럼프 2기 의약품 정책 변화와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 연사를 맡은 서동철 럿커스 뉴저지주립대학교 겸임교수는 미국 내 보험 환경 변화에 주목하며 현지 약가 정책의 구조적 변동성을 짚었다. 특히 서 교수는 “그간 미국(의약품 시장)을 두고 흔히 사보험 시장이라고 언급해왔는데, 최근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공공보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현지 의약품 시장에서 연방·주 정부 재정을 재원으로 운용되는 공보험 처방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약가 인하 압력을 유발하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공보험은 크게 65세 이상 노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어'와 저소득자에 적용되는 '메디케이드'로 구분된다. 서 교수가 인용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조제된 처방전(71억건) 중 공보험이 약 46.1% 비중을 차지하며 사보험(50.3%)의 뒤를 이었다. 최근 5년(2019~2024년)간 사보험 처방 실적이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가 각각 25%·16% 성장률을 보이며 사보험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최혜국(MFN) 약가 인하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약가 협상 등 정부 개입을 통해 현지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압력으로 현지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의 수익성이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의 고강도 처방약 급여 관리업체(PBM) 규제 기조 역시 현지 진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CVS Caremark △Express Scripts △Optum Rx 등 PBM 사가 전체 처방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로, PBM이 운영하는 의약품 처방집 등재 여부는 현지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PBM은 그동안 제약사로부터 처방집 등재 명목의 리베이트를 의약품 표시가격의 최대 70%까지 수취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관행을 현지 약가 부담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PBM의 리베이트·수수료에 제한 범위를 설정하는 등 고강도 유통망 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PBM이 미국 정부가 정한 기준을 우회하기 위해 기업에 요구하는 조건이 점점 늘어나며 제약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 바우처를 비롯한 자국 온쇼어링 인센티브 정책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언급됐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업체에 대해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의약품 개발·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 교수는 “(우선심사) 바우처를 적용받는 회사에겐 큰 이득이지만 바우처를 받지 못한 업체들이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경쟁 구도에 있는 업체들의 입장에선 누가 먼저 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가느냐가 핵심 이슈"라고 말했다. 온쇼어링 인센티브에 따른 시장 선점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생물보안법에 따라 오는 2028년부터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방식의 공급망 재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한국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에 수주 확대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파트너사와의 원료의약품 공급, 기술도입 등 계약 시 해당 기업이 생물보안법상 우려대상기업(CCB)에 지정될 경우 미국 진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므로, CCB 지정 목록을 매년 모니터링하고 중국 파트너사와 계약 시 'CCB 지정시 즉시 계약 해지' 등 조항을 반드시 추가하는 등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 의약품 정책이 관세와 공급망, 약가, 유통 등 다수 사안과 복합적으로 연계돼있는 만큼 통합·장기적인 현지 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제약산업은 반도체나 자동차와 달리, 200~300년 전 입지를 다진 기업들이 현재까지도 상당한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장기 산업"이라며 “일본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장악했듯이 우리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구미에서 시작된 ‘탄소중립산단’…“산업단지 그린전환 본격 시작”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국 20개 산업단지를 '탄소중립 산업단지'으로 만든다. 에너지 전환이나 탄소배출 감축은 개별 기업 단위로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산단공은 산업단지의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산단 단위의 에너지 전환을 통해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는 복안이다. 산단공은 지난 19일 경북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구미국가산업단지 탄소중립산단 대표모델 구축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 비전과 세부 실행 계획을 공유했다. 이 행사에는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을 비롯해 산업통상부와 구미시 관계자, 국회의원, 산단입주기업 및 산학연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탄소중립산단 대표모델 구축사업'은 산업단지의 에너지 구조를 친환경·저탄소 체계로 전환해 입주기업의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부 내용으로 △산단 태양광 인프라 보급 확대 등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분산에너지 통합운영소(VPP) 도입 △지역 특화형 산업단지 재자원화 산업생태계 구축 △입주기업 에너지 효율화 지원 등이 포함된다. 또한 이날 설명회에서는 탄소중립산단 구축을 위한 직접 PPA(전력구매계약) 제도도 소개됐다. 이날 공개된 것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산업단지의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전환 모델이었다. 산업통상부와 산단공이 추진하는 탄소중립 산업단지 대표모델 구축사업은 재생에너지 생산과 저장, 전력 운영, 자원순환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 산업단지 단위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미에서 시작되는 '산업단지 그린전환', 지금부터 본격 시작 글로벌 산업 환경은 이미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RE100 확산으로 탄소 배출량은 이제 기업의 비용이 아니라 시장 진입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구미와 같은 전자·반도체 중심 산업단지에서는 탄소 대응 역량이 곧 수출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보와 설비 투자 부담은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책의 방향도 '기업 단위 대응'에서 '산업단지 단위 대응'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에너지 다소비 상위 30개 산단 중 이번 사업에 1호 산단으로 선정된 구미국가산단에는 이번 사업을 통해 3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25MW·60MWh 규모 ESS 기반 가상발전소(VPP)가 구축된다. 재생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전력 수요 관리까지 통합하는 에너지 운영 체계가 산업단지 단위로 구축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간 전력 수요를 조정하는 쉐어링 ESS 시스템과 사용 후 배터리 재자원화 인프라도 함께 조성된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는 에너지 소비 공간을 넘어 에너지 생산·순환·관리 거점으로 전환된다.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구미국가산단에서는 연간 171억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37만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현장에 참석한 구미국가산단 입주기업 A사 관계자는 “그동안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싶어도 비용 부담과 정보 부족으로 쉽지 않았다"며 “산업단지 차원에서 전력을 공급하고 관리해 준다면 전기요금 부담도 줄고 탄소 대응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탄소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산업단지 전체가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약 5년간 추진되며 총 1300억원 규모가 투입된다. 주요 사업은 △ 태양광 인프라 보급 확대 △ ESS 발전소 구축·운영 △ 재자원화 산업생태계 구축 △ 입주기업 소비효율 개선 지원이다. 특히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 현황 분석과 RE100 대응 컨설팅을 제공해 기업의 실질적인 탄소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구미국가산단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 20개 산업단지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산단 대표모델 구축사업을 통해 산업단지는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에너지 생산과 소비, 저장, 순환이 이루어지는 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구미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대한민국 산업단지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탄소발자국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며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 전환을 산업단지 차원에서 함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장은 “구미국가산단에서 시작되는 탄소중립 대표모델이 대한민국 산업단지 그린전환(GX)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10대 제약사,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도 R&D 투자 ‘뚝심’

국내 매출 상위 10대 제약기업들이 지난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도 매출의 평균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HK이노엔·보령·동국제약·JW중외제약·동아에스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평균 7.9%로, 전년 6.8% 대비 1.1%포인트(p) 증가했다. 종근당과 보령을 제외한 8개 기업이 전년 대비 수익성을 개선하며 전반적으로 내실을 강화했다. 그러나 대웅제약(12.5%), 한미약품(16.6%), HK이노엔(10.4%), 동국제약(10.4%), JW중외제약(12.2%) 등 5개 제약사를 제외하면 상위 제약사들은 지난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 등 매출 상위 3대 제약사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각각 4.8%·3.5%·4.8%를 기록,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각각 영업이익률은 5%를 밑돌았다.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 따라 10대 제약사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1조4523억원을 기록해 전년 1조4218억원 대비 2.2% 증액됐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평균 10.7%로 전년 대비 0.8%p 줄었으나,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연매출의 10분의 1 가량을 R&D에 투자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R&D 투자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매출 1위(2조1866억원)인 유한양행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1044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총 2424억을 R&D에 투자했다. 해당년도 매출액의 11.1%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만 전년(2688억원)과 비교하면 R&D 투자액은 약 9.8% 줄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R&D 투자에 전년 대비 9.2% 증가한 2290억원을 투자해 투자액 기준 2위에 올랐고, 대웅제약은 6.4% 감소한 2177억원을 R&D에 투입해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종근당이 1858억원, GC녹십자가 1719억원 규모 R&D 투자를 단행해 각각 4·5위에 올랐다. 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웅제약이 15.8%로 10대 제약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약품이 14.8%, 동아에스티 14.5%(1175억원), JW중외제약 14.1%(1079억원), 유한양행 11.1%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1~5위 기업 중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아 약가 우대와 세제 혜택 등 지원을 받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등 4곳이다. JW중외제약은 혁신형 제약기업 미인증 기업으로 세제 혜택 등을 받지 못함에도 매출 대비 14%대의 R&D 비용을 지출해 신약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혁신형 제약기업인 동아에스티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088억원과 영업이익 6억원으로 1%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에도 매출의 14%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혁신 의지를 과시했다. 종근당과 보령은 지난해 영업이익 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R&D 투자를 확대했다. 종근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924억원·80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0%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5%p 감소(6.3%→4.8%)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그럼에도 종근당은 지난해 R&D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18.4% 늘려 총 1858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이에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지난해 11.0%로 1.1%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6.4%로 전년 대비 0.5% 수익성이 감소한 보령 역시 R&D 투자는 26.4%(515억원→651억원) 늘렸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5.1%에서 6.3%로 1.2%p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약가인하 공론화 과정에서 정부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나서지 않고 안주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저조한 영업이익률에도 10%대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업계의 R&D 재투자를 장려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실질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내달 美 암연구학회 개최…K-바이오 신약·플랫폼 성과 주목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들이 내달 미국에서 개최 예정인 글로벌 최대 암 연구 학술대회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 집결해 항암 분야 최신 연구성과를 선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AACR은 내달 17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올해 AACR은 HLB그룹과 알지노믹스를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동아에스티 등 국내 다수 바이오 기업들도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려 자사의 항암 분야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기업 중 HLB그룹과 알지노믹스가 구두발표를 통해 140여개국에서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항암 기술력 검증에 나선다. HLB그룹 발표는 계열사인 HLB이노베이션의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파퓨틱스가 개발 중인 'SynKIR-110'이 핵심이다. SynKIR-110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올해 학회에선 핵심 세션인 '플레너리 세션'에 포함돼 임상 1상 중간 결과에 대한 구두발표가 학회 넷째 날인 내달 20일 진행된다. 이외에도 HLB그룹은 학회에서 △혈액암 CAR-T 치료제 'SynKIR-310' △CAR-T 플랫폼 'KIR-CAR'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FGFR2)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 등 주요 파이프라인과 플랫폼의 연구 성과에 대한 포스터 발표도 나설 예정이다.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치료제 전문기업 알지노믹스의 경우 자사 고형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RZ001은 대다수 암세포종에서 발현되는 '텔로머라제' 메신저 RNA(mRNA)를 표적해 암세포 사멸과 면역세포 침윤, 면역항암제 반응률 상승 등을 유도하는 복합기전 항암제로, 알지노믹스는 내달 19일 구두발표를 통해 RZ001의 간세포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의 안전성·유효성 연구 중간결과를 선보인다. 올해 AACR에선 항암 분야 핵심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우리 업계의 연구 성과도 다수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사 첫 신약 후보군인 넥틴-4 타깃 ADC 치료제 'SBE303'의 전임상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SBE303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선보인 방광암 ADC 치료제로, 구체적인 연구 성과 공개는 이번 AACR이 처음이다. 리가켐바이오는 'LCB14-2524'·'LCB14-2516' 등 자사 플랫폼 '컨쥬올'을 적용한 다발성골수종 ADC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의 연구 결과를, 에이비엘바이오는 'ABL206'·'ABL209' 등 자사 이중항체 ADC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의 연구 데이터를 선보인다. 동아에스티 역시 자사 플랫폼 기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3종을 비롯해 총 8건의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각 기업들이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학회일뿐만 아니라, 잠재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기술 검증에 나서는 기회의 장"이라며 “파이프라인 개발 단계가 높지 않은 바이오텍도 기술력만 입증된다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메디톡스, 톡신 매출 늘었지만…흔들리는 ‘톡신 3강 체제’

메디톡스가 지난해 보툴리눔톡신 사업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쟁사인 휴젤·대웅제약과의 톡신 매출 격차는 오히려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메디톡스-휴젤-대웅제약의 '톡신 3강' 체제가 휴젤-대웅제약의 '2강' 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19일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247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2286억원 대비 8.2%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외형 성장은 톡신 제품군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12일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지난해 전체 톡신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4년 메디톡스의 톡신 매출은 1093억원으로, 성장률(25%)을 대입한 지난해 톡신 매출 추정치는 약 1366억원이다. 이 기간 톡신 매출이 274억원 가량 증가한 셈이다. 반면 메디톡스 매출의 한 축인 필러 부문 실적은 지난해 소폭 위축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톡신·필러 합산 매출은 2146억원으로, 이 중 톡신 매출 잠정치(1366억원)를 제외하면 지난해 필러 매출은 전년(828억원) 대비 5.8% 감소한 780억원으로 추산된다. 필러 사업 역성장에도 톡신 매출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톡신 사업 성장세에도 국내 경쟁사인 휴젤·대웅제약과의 매출 격차는 확대됐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빅마켓 진출 여부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지난해 휴젤의 톡신 매출은 2338억원으로 전년 2032억원 대비 15% 성장했고, 대웅제약도 같은 기간 19% 오른 2289억원을 기록해 휴젤에 이어 톡신 매출 '200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2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톡신 매출 격차는 이 기간 770억원에서 919억원으로 19.4% 커졌다. 미국과 중국 양대 빅마켓에 모두 진출한 휴젤은 지난 2024년 수출 1212억원·내수 820억원에서 지난해 수출 1612억원·내수 721억원으로 톡신 매출 중 수출 비중을 크게 늘려 해외 매출 중심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 미국을 핵심 글로벌 거점으로 톡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웅제약 역시 지난해 수출 1931억원·내수 358억원 규모 톡신 매출을 기록해 전년(수출 1560억원·내수 305억원)보다 수출액을 끌어올렸다. 반면 양대 빅마켓 진출이 아직인 메디톡스의 경우 지난해 톡신의 국내 매출 비중이 수출액 비중보다 커졌다. 키움증권이 지난 17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메디톡스 톡신 매출 구조는 수출 663억원·내수 701억원으로 추측됐다. 수출 비중이 소폭 우위를 점했던 전년(수출 558억원·내수 536억원)과 달리 국내 매출 비중이 확대되며 내수 중심의 성장이 강회되는 흐름이다. 메디톡스는 계열사 뉴메코의 차세대 톡신 '뉴럭스'를 앞세워 중동·남미 등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 단기간 수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지만, 업계에선 세계 최대 시장 미국을 비롯해 중국 등 빅마켓 진출을 메디톡스의 당면 핵심 과제로 지목한다. 이미 미국에서 휴젤과 대웅제약의 시장 선점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데다, 중국에서도 후발주자들의 참전이 잇따르는 까닭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 초 품목허가를 획득한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이달 자사 톡신 '휴톡스'의 중국향(向) 초도물량을 출하하며 참전을 본격화한데 이어, 대웅제약과 종근당바이오 등 다수 국내 기업들도 상업화 막바지 단계에 진입해 현지 톡신시장 경쟁 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차세대 비동물성 액상형 톡신 'MT10109L'의 허가신청(BLA)를 제출하는 한편, 중국에서는 뉴럭스의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오는 2028년까지 현지 출시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에피스, 산도즈와 바이오시밀러 파트너십 확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국적 제약사 산도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특허 절벽'으로 고속 성장이 예견되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스위스 소재 글로벌 제약사 산도즈와 엔티비오(성분명 베돌리주맙) 바이오시밀러 'SB36'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엔티비오는 일본 다케다제약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 지난 2024년 기준 9141억엔(약 9조원) 규모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오는 2023년까지 해외 주요 시장에서 핵심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며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엔티비오 바이오시밀러 'SB36'의 상업화를 위해 양사가 조기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SB36은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계약에 따라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36의 개발과 생산·공급을 주도하며, 산도즈는 SB36의 상업화 시점에서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한국 등 5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권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SB36을 포함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이프라인 5개에 대한 추가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향후 10년간 주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절벽(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공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양사가 이번 계약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을 위한 조기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23년 산도즈와 자사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SB17'에 대한 북미·유렵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파트너십을 구축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산도즈와의 계약 외에도 다변화한 지역·제품별 판매 전략을 토대로 맞춤형 상업화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후속 파이프라인의 판매 최적화 전략도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2023년부터 솔라리스(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 'SB12' 등 제품 4종은 직접판매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그 외 제품은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판매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2곳과 SB17에 대한 자체상표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제품에 따른 맞춤형 판매 전략을 추진 중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후속 파이프라인의 조기개발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로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면역학 분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고품질 의약품을 통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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