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지주가 현직 회장 연임 대신 새로운 리더를 발탁하며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관행을 흔들었다. 양종희 현 KB금융 회장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첫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에 앞서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공식이 깨지면서,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NH농협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지난 11일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며 양종희 회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2023년 취임한 양 회장은 재임 기간 KB금융 연간 순이익을 2년 연속 연간 최대인 5조원대로 이끌었다. 금융지주의 경우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을 고려해 현직 회장의 첫 연임을 허용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양 회장의 연임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상황이다. 하지만 KB금융은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택하며 기존 인사 공식을 깼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어 KB금융이 선제적으로 회장 교체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부와 당국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개선안에는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금융지주 내부의 지배구조 변화 움직임이란 해석도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회 중심의 승계 판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의 이례적인 결정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있는 농협금융과 iM금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내년 2월,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첫 임기를 마친다. 이찬우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해 다른 금융지주 회장과 달리 2년 임기를 수행 중이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회장 연임 사례가 많지 않은데, 연임에 변수가 더 추가된 셈이다. 농협금융은 전임 회장 중 김용환, 김광수 전 회장이 각각 1년 연임했다. 지배구조상 농협금융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 입김이 커 중앙회 의중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변동이 큰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 현 농협중앙회장 임기가 2028년 3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고 관료 출신인 이찬우 회장이 조직 안정성 차원에서 연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KB금융발 세대교체 기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 농협금융도 회장 교체를 배제하기 어렵다. 황병우 회장 연임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황병우 회장은 iM뱅크 행장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고, iM금융 회장으로도 발탁되며 그룹의 시중금융지주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중요한 시기에 조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만큼 한 차례 연임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iM금융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승계 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공지했다. 최근 5년 이내 국내외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혹은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20년 이상 근무, 주주총회 선임 시점 기준 만 67세 이하 등의 조건을 제시했는데, 황병우 회장이 모두 충족하며 연임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이 경영 성과보다 세대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영 성과가 차기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황 회장도 연임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당국의 회장 연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며 금융사들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장 인선은 회추위 결정 사항으로 미리 예상하기 어렵고, KB금융 사례가 반드시 다른 금융사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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