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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kevinpark@ekn.kr
에어버스 싱가포르 亞 트레이닝 센터, 아·태 지역 전용 ‘A220 시뮬레이터’ 도입

에어버스와 싱가포르항공의 합작법인인 에어버스 아시아 트레이닝 센터(AATC)가 싱가포르 캠퍼스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위한 A220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FS)를 새롭게 도입한다. 1일 에어버스는 따르면 이와 같은 도입 결정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항공훈련 서밋(APATS) 2026'에서 공식화다고 밝혔다. 내년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 A220 시뮬레이터는 에어버스 공인 훈련 제공업체인 플라이트 트레이닝 얼라이언스(FTA)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구축된다. FTA가 시뮬레이터 기기 배치를 전담하고, AATC가 전반적인 운영과 훈련 프로그램 제공을 총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최신예 단일 통로 항공기 조종사·정비진 훈련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비아 멜로니 AATC 총괄 책임자는 “역내 A220 훈련 역량 구축은 아·태 지역에서 에어버스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전략적 핵심 요소"라며 “조종사들이 자국과 가까운 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훈련을 소화함으로써 각 항공사가 신형 기단을 한층 안전하고 빠르게 실제 운항에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의 최신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년 간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항공망 연결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100석에서 최대 160석 규모의 A220은 최대 6,700km의 항속거리를 갖췄으며, 이전 세대 대비 좌석당 운항 비용을 25%가량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25개 이상 운항사에 총 532대가 인도됐고 누적 주문량은 1100대를 돌파했다. 이번 인프라 확충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태지역 항공사들이 상업성이 높은 신규 노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척하도록 돕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셀레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에 위치한 AATC는 연간 최대 1만 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에어버스의 글로벌 최대 규모 운항 승무원 훈련 시설이다. 6대의 고정식 조종석 훈련 장비(FCTD)를 비롯, A350·A320·A330·A380·ATR 72-600 등 총 10개의 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베이를 가동 중이고 향후 A220 전용 베이까지 추가해 아·태 최고 수준의 항공 훈련 인프라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하늘 위에서 인터넷”…기내 와이파이 무료화 러시에 ‘해킹’ 우려도

과거 일부 프리미엄 승객이나 출장객의 전유물이자 '느리고 비싼' 부가 서비스에 불과했던 기내 인터넷(Wi-Fi) 서비스가 이 항공 여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나 아마존 '카이퍼(Kuiper)' 등 지구 저궤도(LEO, Low Earth Orbit) 위성 통신망이 민간 항공 시장에 상용화되면서 전세계 항공사들이 기내 초고속 인터넷을 전면 무료화하며 승객 유치전에 나섰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저궤도 위성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며 '하늘 위 디지털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 정지 궤도(GEO) 한계 깬 LEO 위성 기존 기내 와이파이는 고도 약 3만 5786km에 위치한 정지 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 Satellite) 위성에 의존해 지연 시간(500~650ms)이 길고 사각지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고도 500~2000km의 LEO 위성망은 물리적 거리를 극단적으로 단축해 지연 시간을 20~60ms 수준으로 낮췄고, 최고 1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해 지상의 광랜과 맞먹는 환경을 구현했다. 안테나 하드웨어의 진보도 보급을 앞당겼다. 최신 빔 포밍 기술이 적용된 '전자식 조향 위상 배열 안테나(ESA)'는 두께가 얇고 가벼워 공기 저항으로 인한 항공기 연료 소모 증가율을 0.2~0.3% 수준으로 낮췄다. 수백 대의 대규모 기단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프라 진보를 바탕으로 유나이티드항공·카타르항공·하와이안항공·싱가포르항공 등 글로벌 선도 항공사들은 속속 LEO 위성망을 탑재하며 기내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화'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자사 마일리지 회원 가입을 무료 이용 조건으로 내걸어 거대한 승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 한진그룹 5개사·파라타항공 도입 채비 국내 항공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5개 항공사가 순차적으로 전체 기단에 스타링크 기반 초고속 와이파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다가올 '통합 메가 LCC' 출범을 앞두고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추고, 5개사 공동 장착 계약을 통해 단위당 서비스 원가를 대폭 절감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위닉스그룹 계열사 파라타항공(구 플라이강원) 역시 고품질 와이파이를 서비스 차별화 무기로 꺼내 들었다. 파라타항공은 글로벌 전문 기업 파나소닉 아비오닉스와 장기 계약을 맺고 A330-200 광동체 여객기에 LEO 시스템을 탑재한다. 단거리 위주의 초저가 LCC 모델을 탈피해 장거리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 도약하기 위해 비즈니스 스마트 클래스 탑승객에게는 와이파이를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석은 유·무료 결합 모델을 검토 중이다. ◇ 중국 영공 지날 땐 '먹통'…지정학적 블랙 아웃 최고급 통신 시스템을 장착하더라도 완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맹점이 존재한다. 가장 큰 난관은 특정 국가 영공 통과 시 발생하는 지정학적 '통신 단절(블랙 아웃)' 문제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기내에서 정상적으로 제공하려면 해당 영공을 관할하는 국가의 무선 주파수 승인이 필수적이다. 현재 스타링크 등 주요 위성 네트워크는 국가 안보와 통신 주권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의 영공에서 전파 발신이 강제 차단(Geo-blocking)돼 있다. 한국을 출발해 동남아·중동·유럽으로 향하는 대다수 국제선 항공편이 거대한 중국 영공을 필연적으로 장시간 통과해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제약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해당국 내에선 스타링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때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사 여객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할 때에는 승객들이 스타링크 통신망을 통한 인터넷 이용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파라타항공 역시 본질적으로 한진그룹 5개사와 동일한 방식의 기술을 적용한 기내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같은 이유로 탑승객들의 접속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별 항공사의 기술적 결함이나 서비스 의지 부족이 아닌 전 지구적 인프라 규제에 따른 불가피한 구조적 한계다. 실제로 선도적으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를 상용화한 싱가포르항공이나 영국항공 등 유수의 글로벌 외항사 탑승객들 역시 비행 중 중국 등 특정 영공에 진입할 때마다 갑작스레 인터넷이 1~3시간가량 끊기는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 주요 정책과 개시 일정과 관련해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글로벌 규제와 다각적인 서비스 모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세부 방침을 확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사들이 서비스 단절 구간에 대한 승객들의 오해와 불만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예약 단계나 탑승 직후 기내 모니터를 통해 '노선별 와이파이 커버리지 맵'과 '예상 단절 시간'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UI/UX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 해커 '사냥터' 된 기내 통신망…보안·플랫폼 융합 인프라 필수 폭발적인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제기될 사이버 보안 취약성 극복 문제 역시 존재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내 와이파이는 비밀번호 입력이 없는 개방형 네트워크로 운영된다. 수백 명의 승객이 밀폐된 공간에서 공유하는 기내 망은 해커들에게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훔쳐보는 '중간자 공격(MitM, Man-in-the-Middle)'이나 가짜 와이파이를 띄우는 '악의적 쌍둥이(Evil Twin)' 공격을 시도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보안을 위해 개인 가상 사설망(VPN)을 켜면 항공사의 로그인 창과 충돌해 접속이 원천 차단되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번거로운 로그인 없이 스마트폰 유심(SIM)이나 인증서를 통해 자동 접속·암호화가 이뤄지는 엔터프라이즈급 인증망 '패스포인트(Passpoint·Hotspot 2.0)'와 무선 보안망(WPA3-Enterprise)의 즉각적인 도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넓어진 인터넷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재설계도 요구된다. 전 승객이 동영상을 시청할 때 발생하는 과부하를 막기 위해 기내 서버에 '에지 캐싱(Edge Caching)' 기술을 접목하고 유나이티드항공처럼 좌석 모니터로 라이브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더불어 악천후 시 통신 품질(SLA) 보장을 위해 기존 정지 궤도(VSAT,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망을 백업으로 자동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Dual-WAN) 설계도 병행돼야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115조 수주·자산 58조’…한화에어로 ‘초고속 성장’의 명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사 이래 최대의 '외형 퀀텀 점프'를 시현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차입금 폭증·중대 재해 발생과 주가 급등에 따른 보상 부채 등 각종 묵직한 '청구서'들이 날아들고 있다. 회사는 외형 확장에 따른 재무·비재무적 성장통을 겪고 있고, 이를 돌파하고자 부실 자산 상각·대규모 안전 설비 투자·사업 구조 재편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 착시 섞인 '2조 원대 영업이익'과 과감한 손절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2조44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는 당반기 매출 원가에서 4044억 원의 '재고 자산 평가 손실 환입'이 발생해 비용을 대폭 차감시킨 것에 기인하는 만큼 본원적 영업 활동의 결과가 아니다. 과거 충당금이 대거 환입되며 회계적 착시 효과가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손실은 과감히 털어냈다. 미국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기업인 오버에어에 투자했던 컨버터블노트 등 특수 관계자 채권이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자 상반기에 1034억 원 전액을 우발 손실로 설정하며 해당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해외 투자 법인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초기 실적 악화로 1046억 원의 지분법 손실도 반영됐다. 수익성이 불투명한 민수 미래 사업은 빠르게 '손절'하고,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와 군사용 무인기(UAS)·자폭 드론을 2027년 초도 비행 목표로 공동 개발하는 한편, 올해 인증을 목표로 선박용 수소 연료 전지 상용화에 자본을 집중하는 등 본업 위주의 '피보팅'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한화오션 편입의 나비 효과…'15조4448억 원 빚'과 '파생 리스크' 한화오션 편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 규모를 대폭 키웠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자산은 58조 7420억 원에 달하고 반기 매출 15조438억 원 중 해양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3.9%(9조6142억 원)로 뛰어올라 기존 주력인 방산(29.6%)과 항공(9.7%)을 압도했다. 하지만 몸집이 커진 만큼 빚의 무게도 가중됐다. 글로벌 M&A와 시설 투자가 맞물리며 2025년 말 12조3000억 원이던 사채 포함 차입금은 반년 만에 15조4448억 원으로 3조 원 넘게 늘었다. 외화 부채가 늘어나며 맺은 환율·이자율 헷지용 파생 상품 계약에서는 당반기에만 3577억 원의 파생 상품 평가 손실과 690억 원의 거래 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을 압박했다. 한화오션 편입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 착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만기 30년의 전환 사채(CB) 등 2조3328억 원이 신종 자본 증권(영구채) 형태로 자본에 편입돼 있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표면적 부채 비율은 낮춰주지만 실질은 미지급 시 15%의 연체 이자가 붙고 일정 기간 후 금리가 오르는 스텝 업 조건이 달린 상환 압박형 부채다. 여기에 지난 4월 종속 회사인 한화시스템이 보유 중이던 한화오션 주식 1328만 주(지분율 4.34%)를 제3자에 1조7000억 원에 매각하며 맺은 주가 수익 스왑(PRS) 계약 역시 중대 변수다. 정산 기준가인 12만8000원 대비 주가 하락 시 차액을 회사가 현금으로 물어줘야 하는 구조로, 반기 말 기준 1284억 원의 파생 상품 부채가 계상돼 있다. 한화오션 주가 변동 리스크를 계열사들이 떠안고 있는 형국이다. ◇ 주가 급등의 역설…눈덩이처럼 불어난 '2788억 RSU 부채' 가장 아이러니한 성장통은 주가 급등에서 비롯됐다. 경영진과 핵심 인재의 장기 성과 유도를 위해 단기 현금 성과급을 축소하고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일반 직원까지 대폭 확대(2025년 569명, 2026년 상반기 277명 부여)했는데 방산 잭팟으로 올해 상반기 주가가 148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향후 지급 시점의 주가에 연동해 현금으로 정산해야 하는 '현금 결제형 RSU'의 내재 가치가 주가와 함께 폭등했다. 반기 말 재무 상태표에 쌓인 RSU 부채만 2788억 원으로 불어났고 상반기에 인식된 주식 기준 보상 비용만 521억 원에 달한다. 기업 가치가 오를수록 회계상 비용과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가 급등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 115조 수주 방어를 위한 '공급망 수혈'과 '연대보증 체인' 폴란드·루마니아·호주 등 대규모 수출에 힘입어 총 수주 잔고는 114조9182억 원에 육박한다. 제품 인도 전 고객으로부터 미리 수취한 대금이 재무 상태표상 초과 청구 공사·선수금 등 '계약 부채'로 15조372억 원이 잡혀 있다. 이는 향후 매출로 전환될 '착한 부채'지만 당장의 표면적 부채 비율을 190.27%까지 밀어 올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관건은 이 물량을 납기 내에 소화할 수 있느냐다. 회사는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 부실을 막고 납기 지연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1716억 원의 예탁금을 기반으로 한 상생 펀드 등 총 1501억 원을 공급망 방어에 직접 수혈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계열사 간 재무적 결속도 강해졌다. 미국 투자 지주사인 한화퓨처프루츠 등의 4억 달러 외화 조달을 위해 그룹 핵심 4개 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50%, 한화오션 18.75%, 한화시스템 18.75%, 한화솔루션 12.5%)가 지분율대로 연대 보증을 섰다. 단일 해외 법인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전이될 수 있는 재무 연결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 생산 폭증의 그늘…5명 사망 중대 재해와 '5000억 ESH 예산', 탄소 청구서 물량 폭주는 필연적으로 현장의 한계를 시험한다. 지난 6월 1일, 대전 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화재·폭발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회사는 당반기 말 예상 조업 차질 손실 등을 우발 손실 충당 부채로 즉각 선반영했다. 한화오션 역시 과거 구 대우조선해양 시절 분식회계 주주 손해배상 소송 패소에 대비해 476억 원의 우발 손실 충당 부채를 잡아둔 상태다. 비재무적 리스크가 재무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절감한 회사는 미리 손을 써뒀다. 올해 환경·안전·보건 총 예산을 4985억 원으로 책정해 전년 2838억 원 대비 대폭 증액했다. 특히 고위험 공정의 무인화·자동화 등 설비 투자에만 4208억 원을 쏟아붓는다. 인명 피해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불가피한 대규모 고정비 지출이다. 환경 리스크도 숫자로 환산돼 재무를 압박하고 있다. 회사가 발간한 2026 ESG 보고서에 따르면 공장 가동률 급증으로 총 온실 가스 배출량이 2023년 10만2000톤에서 2025년 12만1000톤으로 지속 상승 중이다. 배출권 거래제 등으로 향후 최대 404억 원의 재무 타격이 예상되자 회사는 톤당 1만5000원의 '내부 탄소 가격제'를 도입했다. 모든 신규 투자는 예상 탄소 배출량을 현금 비용으로 환산해 투자 수익률(ROI)에 반영해야 한다. 이는 곧 ESG가 재무적 의사 결정의 한 요인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윤영미 수입협회장, 카자흐서 ‘수입 실크로드’ 뚫었다…B2B 200건 따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불안정한 통상 환경 속에서 국내 수입업계가 자원의 보고인 중앙아시아에서 '공급망 다변화'라는 굵직한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수입협회(KOIMA)는 지난 27일 카자흐스탄 경제 중심지 알마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 및 1:1 상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을 거친 중앙아시아 수입사절단의 대미를 장식하는 일정이다. 특히 오는 9월 예정된 사상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경제·통상 협력의 판을 깔고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1: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한국 수입기업 70개사와 카자흐스탄 현지 공급기업 70개사가 마주 앉았다. 이들은 농식품·핵심 원자재·소비재 등 국내 밥상 물가·산업 전반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총 200여 건에 달하는 심도 있는 기업 간 거래(B2B) 매칭을 성사시키며 신규 수입선 확보의 청신호를 켰다. 양국의 협력 의지를 반영하듯 현장에는 양국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윤영미 회장을 필두로 하태욱 주알마티 총영사, 조계권 KOTRA 알마티무역관장이 한국 측 대표로 나섰고 카자흐스탄 측에서는 아빌다베코브 아이다르 무역통합부 차관과 올자스 스마굴로프 알마티 부시장 등이 참석해 사절단을 환대했다. 윤영미 회장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현시점에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는 국가 경제의 명운이 걸린 과제"라며 “수입은 필수 원자재를 적기에 공급하고 물가 안정을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포럼이 양국 기업 간 실질적 파트너십을 맺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전폭적인 화답에 나섰다. 아이다르 차관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 준 한국수입협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파트너십 확대를 기대했다. 스마굴로프 부시장 또한 알마티를 거점으로 한 양국 기업의 상호 투자와 교류 강화를 약속했다. 수입협회는 이번 3개국 파견 성과를 바탕으로 주요 교역국 대상 해외 유망 공급처 발굴을 가속화해 국가 공급망 안정화와 체감 물가 방어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국쓰리엠, 청소년 대상 여름 방학 STEM·전문 기술직 교육 성료

한국쓰리엠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STEM)·전문 기술직 진로 탐색을 지원하는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참가 학생들은 3M의 혁신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현직 연구원들과 소통하며 과학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원리를 배우고 이공계 및 전문 기술직 진로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도를 높였다. 한국쓰리엠은 중·고등 학생들의 여름 방학 기간인 지난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유관 기관과 협업하거나 자체 주관하에 다양한 STEM 및 전문 기술직(숙련 기술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청소년 과학 대장정 △3M 청소년 모빌리티 캠프 △STEM으로 여는 미래 △3M 청소년 사이언스 캠프 등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KOSAC)과 중학생들에게 국내 과학 기술 연구 현장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청소년 과학 대장정' 기업 연구소 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쓰리엠 고객혁신센터를 찾아 3M의 혁신 기술과 연구·개발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직무 소개는 4개 분야로 이뤄졌다. 이난진 강사는 제품과 기술을 실제 고객 환경 및 용도에 맞게 적용·최적화·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직무를 소개했다. 설동진 강사는 신제품을 기획·설계·개발하고 성능·품질·생산 가능성을 검토해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제품 개발 엔지니어링' 직무를 설명했다. 이재호 강사는 특정 국가 내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기준에 맞게 유지되도록 관리하고 고객 불만, 품질 이슈, 규정 준수 등을 담당하는 'CQ(Country Quality) 팀'을 소개했다. 김민승 강사는 제품의 개발·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전 과정에서 안전성·환경 영향·규제 준수 여부를 관리하는 '제품 관리' 업무를 소개했다. 이어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는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3M 2026 청소년 모빌리티 캠프'가 운영됐다. 3M 자동차 애프터 마켓 사업팀(AAD)과 함께 마련한 이번 프로그램은 34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STEM뿐만 아니라 숙련 기술직 분야의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쓰리엠 고객혁신센터에서 자동차 보수·도장 기술, 연마재와 마스킹 기술 등 3M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전문 기술 분야를 체험했다. 8월 6일에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과 공동으로 중·고등학교 여학생 20명을 대상으로 한 STEM 멘토링 및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STEM으로 여는 미래'를 개최했다. STEM 분야 진학에 관심 있는 참가 학생들은 한국쓰리엠 고객 혁신 센터를 방문해 연구원 및 엔지니어들과의 멘토링, 연구소 투어, 과학 실습 활동에 참여하며 이공계 진로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마지막으로 8월 13일부터 16일까지는 '2026 3M 청소년 사이언스 캠프'가 열렸다. 8월 13일 한국쓰리엠 고객혁신센터에서 진행된 개회식·3M 사이언스 부스 운영 행사에서는 현직 연구원들이 실제 제품에 적용된 과학 원리를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특히 올해 반도체 부스를 새롭게 운영해 반도체의 기본 원리와 3M의 반도체 솔루션을 소개해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정한 한국쓰리엠 대표이사는 “과학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며, 청소년들은 그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이라며 “올해 진행된 STEM과 Skilled Trades 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과학 기술의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쓰리엠은 앞으로도 미래 세대가 호기심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STEM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답 정해 놓고 왜 하냐”…‘고성·욕설’ 오간 국군사관학교 공청회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가 고성과 욕설, 거친 항의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방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변화, 합동성 부족을 들어 대전 자운대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공청회는 개회 직후부터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다. 일부 참석자가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며 순서를 가로막았고,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이 예정에 없던 인사말을 이어가는 동안 객석에서는 “내려와"와 “계속 발언하라"는 상반된 고성이 동시에 터졌다. 사회자가 질서를 요청하자 “입 다물어"라는 막말도 나왔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발표 중에도 “헛소리하지 마", “내려와" 등의 야유가 이어졌다. 찬성 측 패널인 최영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발언할 때는 개인과 소속 대학을 겨냥한 공격까지 쏟아졌다. 사회자는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면 공청회를 진행할 수 없다", “고성과 욕설을 삼가 달라"고 거듭 호소했지만 정책 설명과 패널 토론은 수차례 끊겼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불참과 비교 자료 미공개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공청회장은 찬반 논리보다 감정적인 충돌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김 실장은 전장이 우주와 사이버·전자기 영역으로 확장되고 AI·드론·무인체계가 전쟁 양상을 바꾸는 만큼 장교 양성 체계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구상은 생도들이 1·2학년 때 공통 교육을 받고 3학년부터 육·해·공군별 전문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는 대전 자운대 입지에 대해서는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과학기술 기관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인근 90여개 연구 기관과 약 1만9000명의 박사급 인력을 활용해 미래전 교육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찬성 측은 현행 사관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영진 교수는 2024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사에서 사관학교 교육에 대한 생도들의 긍정 평가가 25.2%, 부정 평가가 32.2%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 교수가 제안했던 방안은 1·2학년 통합교육 뒤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교육하는 '2+2 네트워크형'으로, 국방부의 자운대 4년 통합안과는 차이가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각 군의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합동 작전에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통합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특정 사관학교를 겨냥한 징벌적 통합이 돼서는 안 되며 군별 학부와 전통, 생도·교수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 측은 국방부가 문제를 나열한 뒤 해법을 통합으로 고정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생도 만족도 저하와 중도 이탈의 원인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임 장교의 86%가 비사관학교 출신인 만큼 3군 사관학교 통합만으로 장교단 전체의 합동성을 높인다는 설명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 인력 수치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국방부는 3군 사관학교에 3000명이 투입된다고 설명했지만 김 사무총장은 실제 인원은 2100명이고 이 가운데 병사가 1000명이라고 반박했다. 병사를 제외하면 생도 1명당 지원 인력은 0.47명으로 외국 사관학교와 비슷하거나 적다는 주장이다. 이범림 해사 총동창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 국방부가 통폐합 이후 기존 사관학교 부지에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으며 의견 수렴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절차를 둘러싼 불신도 컸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작하는데 왜 하느냐"는 동문들의 지적까지 나왔다며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기본 계획에 반영한 뒤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0월 세부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그러나 통합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통합안과 비통합 대안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교육 효과와 합동성 강화, 이전·신축 비용의 인과 관계를 검증 가능한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서울대보다 학생 적으니 사관학교 합쳐라”…비교 적절성 논란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국 프린스턴대·하버드대 등 국내외 일반 대학과 비교하며 통합 필요성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위 교육에 더해 군사 훈련·생활 지도·숙식·의료·장교 가치관 교육까지 담당하는 특수 목적 교육 기관을 일반 대학의 학생 수와 교수 효율성 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다. 김 실장은 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각 사관학교의 학생 규모가 “일반 대학교 단과 대학 정도의 사이즈"라고 말했다. 육·해·공사 생도를 모두 합해도 2840명인데 이들을 위해 학교별 시설과 교수진, 지원 인력이 따로 투입돼 '분산 투자'가 발생한다는 논리였다. 그는 육군사관학교와 KAIST의 캠퍼스 면적이 약 44만평으로 비슷하지만 KAIST의 학생은 약 4000명이라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도 비교 자료에 등장했다. 교수 운용을 놓고는 사관학교의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서울대의 3분의 1, KAIST의 2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교양 과목의 95%, 전체 교육 과정의 70~80%가 비슷한데도 세 학교가 별도 교수진과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김 실장이 제시한 발표 화면에는 이 비교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됐다. '왜 미국과 다른 방식일 수 밖에 없는가? (2/2)'라는 제목 아래 한국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각각 700~1000명,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평균 2500명, KAIST는 4000명으로 표시됐다. 이어 미국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각각 4400명, 프린스턴대는 5500명, 하버드대는 7100명, 서울대는 1만7000명으로 제시됐다. 국방부는 화면에 '미국 사관학교들은 독립 운영 가능 규모'라고 적고, 그 아래에 '육·해·공사 각각 4400명 규모로, 프린스턴대 학부생 5500명의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각 사관학교는 미국 사관학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만큼 세 학교를 따로 운영할 규모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래프 역시 한국 사관학교를 가장 왼쪽의 가장 낮은 막대로, 서울대를 가장 오른쪽의 가장 높은 막대로 배치해 규모 차이를 부각했다. 하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학교가 작다'는 사실과 '학교를 합쳐야 한다'는 결론 사이의 인과 관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사관학교의 생도 수가 한국보다 많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관학교의 독립 운영이 비효율적이라고 단정하려면 양국의 병력 규모와 군별 장교 소요, 사관학교 출신 장교의 비중, 임관·교육 체계 차이부터 함께 비교해야 한다. 일반 대학인 프린스턴·하버드·서울대는 물론 평균 2500명으로 제시된 리버럴아츠 칼리지까지 한 그래프에 놓은 것도 서로 다른 기능의 교육 기관을 단순히 학부생 수만으로 줄 세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실장이 제시한 수치가 오히려 사관학교의 양호한 교육 여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교수 1명당 담당 학생이 적다는 사실은 일반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긍정적 지표로도 쓰인다. 소수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는 밀도 높은 교육과 생활 지도가 필요하지만 김 실장은 낮은 교수당 학생 수가 왜 '낭비'이며 교육 실패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인 인과 관계를 제시하지 않았다. 비교 대상의 성격도 다르다. 프린스턴·하버드·서울대·KAIST는 일반 고등 교육과 연구가 중심인 대학이다. 반면 사관학교는 △군사 훈련 △체력 단련 △생도 생활 전반 통제·지도 △급식·피복·의료 △임관 교육을 함께 수행한다. 같은 학생 수라도 필요한 교수와 지원 인력·시설의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캠퍼스 면적과 교수 1인당 학생 수만 나란히 놓는 것으로 운영 효율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합 반대 측 패널인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현장에서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장교 양성 비용이 높다고 하려면 다른 나라 사관학교와 비교해야지 왜 일반 대학과 비교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사관학교 비용에는 먹고 자는 숙식비까지 포함돼 일반 대학 교육비와 단순 비교하면 금액이 부풀려진다며 순수 교육비만 놓고 보면 국내 일반 대학의 중하위권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내세운 '교육 과정 중복'도 통합의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반론이 나왔다. 같은 교양 과목을 가르친다면 공동 강의·학점 교류·교수진 공동 활용부터 검토할 수 있는데 왜 학교와 캠퍼스의 물리적 통합으로 곧바로 넘어가느냐는 것이다. 강병철 예비역 공군 준장은 “문제 의식과 정책 수단은 같지 않다"며 “미래전 대응을 위해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래서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복 기능이 있다면 효율화해야 하지만 “학교를 통합하지 않고 기능을 공동화하는 것도 정책 대안"이라며 통합안과 비통합 대안을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홍 예비역 해군 대령은 2011년 각 군 대학을 합쳐 창설한 합동군사대학교 사례를 들었다. 당시 각 군 전문 교육과 합동 교육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 끝에 2020년 각 군 대학이 다시 분리됐다는 것이다. 조 대령은 “합동성 교육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보장하면서 병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물리적 통합이 합동성을 자동으로 담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이날 김 실장이 꺼낸 서울대·KAIST·프린스턴·하버드 비교는 통합의 필요성을 선명하게 보여주기보다 국방부 논리의 빈틈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게 됐다. 교육 기관의 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필요하지만 사관학교의 특수 비용과 군별 전문성, 통합에 들어갈 신규 비용을 뺀 채 학생 수와 교수 비율만 비교해서는 정책 결론을 정당화할 수 없어서다. '비슷한 과목과 기능이 있다'는 진단과 '학교를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처방 사이를 연결할 실증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보안학회, 파키스탄 항공청 연수생 대상 특별 교육

한국항공보안학회(KAFAS)는 지난 19일 파키스탄 항공청(CAA) 연수생을 대상으로 '최신 테러·드론 위협 동향과 공항 방호체계'를 주제로 특별 교육과 전문가 강연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불법·위협 드론과 새로운 형태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공항 등 국가 중요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이 축적한 대드론 방호 기술과 폭발물 테러 현장 대응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장(강원대 교수)은 '최신 테러 드론 위협 트렌드 및 공항 방호 시스템'을 주제로 국제 사회의 드론 공격과 공항 운영 장애 사례를 분석했다. 발표 자료 연구와 작성에는 전경훈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회 위원(국가안보학 박사)이 참여했다. 전 위원은 최신 드론 테러 위협 사례와 대드론 기술·전술, 공항 핵심시설 방호 방안 등에 관한 분석을 지원했다. 김 위원장은 드론이 현대전과 테러에서 저비용·고효율의 비대칭 위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드론 위협이 △군집 드론 공격 △폭발물·화학·생물학·방사능·핵(CBRN) 물질 탑재 △통신·사이버 교란 △공항과 국가 핵심 기반 시설의 기능 마비 등 복합적인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 단일 장비 중심의 탐지 방식만으로는 복잡한 공항 환경에서 형태와 크기가 다른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레이더와 광학·적외선(EO/IR), 무선 주파수(RF) 센서 등 다중센서를 통합한 조기 탐지 체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실시간 식별·추적 기술을 토대로 재밍과 스푸핑 등 전자전 방식의 소프트 킬과 물리적 요격·포획 방식의 하드 킬을 결합한 다층 방어 체계도 제안했다. 공항 방호체계가 드론 탐지와 무력화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관제탑과 통신 시설, 전력시설 등 공항 핵심시설에는 임무 중요도와 위협 수준에 따라 방호 수준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화 방호벽과 이격 거리·충격파 완충 구역 등 물리적 방호 수단을 병행하는 '제2 방어선' 구축도 필요하다고 했다. 불법 드론 위협이 발생하면 탐지·식별, 상황 판단 및 관계기관 대응팀 소집, 승객 보호와 안전 구역 대피, 전자전 장비와 필요한 경우 물리적 수단을 이용한 위협 무력화 등 단계별 대응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항 운영 기관과 경찰·군·소방 등 관계기관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평상시부터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러한 협업체계가 공항 피해를 줄이고 운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서문수철 대테러대드론전략연구위원회 위원(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은 '테러 사례 및 PBI(Post Blast Investigation)의 역할'을 주제로 국내 사례를 중심으로 폭발물 및 테러 현장의 과학수사 절차와 기관 간 협업체계를 설명했다. 현직 과학수사요원이자 PBI 현장 전문가인 서문 위원은 국내에서 발생한 북한 오물풍선 관련 현장 감식 사례와 사제 폭발물 사건 등을 소개했다.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됐을 때 위험성을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순서도 설명했다. 서문 위원은 의심 물체가 발견됐다고 곧바로 과학수사 감식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군과 관계기관이 먼저 현장을 통제하고 화학·생물학·방사능 등 CBRN 위험성을 확인한 뒤 폭발물 처리반(EOD)이 엑스레이 촬영 등을 통해 내부 구조와 폭발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 확보 후 현장감식'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성이 확인되면 과학수사(CSI)와 PBI 요원이 현장에 투입돼 지문과 DNA 등 법과학적 증거를 확보한다. 점화 장치와 전자 부품, 폭발물 구성 요소에 대한 분석도 진행한다. 현장에서 수거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정밀 감정을 통해 성분과 특성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폭발 장치의 제작 방식과 작동 구조 등 사건 전반을 재구성한다. 서문 위원은 실제 현장에서 군 EOD와 화생방 대응부대, 경찰 CSI·PBI 등 여러 전문기관이 순차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각 기관이 확보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것이 현장 안전 확보와 증거 보존, 사건 조기 해결에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교육에 참여한 파키스탄 항공청 관계자들은 현대 테러·항공 보안 환경의 변화와 드론을 이용한 비대칭 위협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학회는 전했다. 한국의 다층적 대드론 방호체계와 현장에서 운용되는 PBI·과학 수사 절차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교육 직후 진행된 항공 보안 관련 토의에서는 드론 탐지 기술의 국산화, 민·관·군 합동훈련 확대, 공항 핵심시설의 다층 방호체계 구축, 최신 안티드론 시스템 도입을 위한 정책 지원, 폭발물 테러 발생 시 현장감식과 증거 보존 절차 등이 논의됐다. 이번 연수를 총괄한 박창우 청주대 교수는 “이번 연수 교육은 한국이 축적해 온 공항보안 기술과 노하우, 체계적인 대테러 대응 및 PBI 절차를 파키스탄과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 교수)은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공조해 드론과 테러 등 새로운 항공보안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통신 끊겨도 AI 독단 타격 X”…한화에어로, 2035년 ‘완전 자율’ 무인 전투 시대 선언

“야지(野地)에는 일반 도로처럼 차선이나 신호등이 없습니다. 비정형 환경에서의 자율주행과 통신 단절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2035년 완전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유·무인 복합체계(MUM-T) 글로벌 톱 티어로 도약하겠습니다."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급감과 무인기 중심의 소규모 분산 전투로 재편되는 미래 전장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군용 지상 무인 차량(UGV) 구매 사업의 첫 승자가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나섰다. 초거대 인공 지능(AI) 기반의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워 지상 무기체계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2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무인 이동체X민군 협력 엑스포' 세미나를 통해 자사의 지상 무인체계 중장기 비전과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현장에는 박병호 LS4사업단장과 박매훈 유무인복합연구센터장 등 핵심 개발진이 나서 기술 진척도와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 20년 축적 무인기 기술력…소형부터 30t급 아우르는 '공통 플랫폼 6종' 완성 박 단장은 자사의 무인 체계 역사가 2006년 '견마 로봇'부터 시작돼 약 20년간 이어져 왔음을 강조했다. 뚝심 있는 연구·개발(R&D)은 2024년부터 대량 양산에 돌입한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최근 육군·해병대 보병 부대에 배치될 다목적 무인 차량 기종으로 3세대 모델 '아리온 스멧(Arion-SMET)'이 최종 선정되는 성과로 꽃을 피웠다. 박 단장은 “병력 자원 감소로 부대 통폐합이 이뤄지면서 제대별 책임 지역이 2~4배가량 넓어지고 도심·지하·야지 등 작전 환경이 몹시 복잡해졌다"며 “단일 무인 플랫폼만으로는 전투 효율을 담보할 수 없어 체급과 종류의 다각화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10t 이하 소형, 20t 이하 중형, 30t 이하 대형을 아우르는 6종의 무인 공통 플랫폼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핵심 모델인 완전 전기 구동형 아리온 스멧은 독자 개발한 7.62mm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에 AI 표적 자동 인식 기능을 탑재해 과거 30초가량 걸리던 표적 탐지·추적 시간을 5초 내외로 줄였다. 여기에 항속 거리와 적재 중량을 3배 가량 늘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표준 호환 4세대 하이브리드 모델 '그룬트(GRUNT)'를 공개했다. 중·대형 라인업으로는 2028년 양산 목표인 9t급 무인 수색 차량·K-21 보병 전투 장갑차 기술 기반 30t급 헤비급 무인 전투 차량(H-UGV) 개발이 진행 중이다. 특히 글로벌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에스토니아 '밀렘(Milrem) 로보틱스'와 협력해 우크라이나전에 실전 투입되는 소형 궤도형 로봇 '테미스(THeMIS)'를 국산화하고 15t급 궤도형 하이브리드 무인차량(T-RCV)을 공동 개발하는 '투 트랙'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무인화 기조는 기존 유인 무기체계에도 적용된다. 박매훈 센터장은 “위험 지역에서 작전하는 K-9 자주포의 탄약 운반 장갑차와 해병대 상륙 돌격 장갑차(KAAV), 공병 전투 차량 전동화·무인화를 선행 연구 중"이라며 “특히 탄약 운반 장갑차의 경우 현재 4~5명이 10분 이상 위험에 노출된 채 수동으로 장전하는 것을 자율 주행과 AI를 통해 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 무한 확장의 함정 '단가 상승'…“K-MOSA로 최적화" 현장에서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감시 정찰·지뢰 탐지·화력 지원·대드론 시스템·배회형 유도 무기 등 임무 장비가 계속 추가될 경우 기체 가격이 치솟아 무인 차량의 본질적 장점인 '저비용 다수 운용' 기조가 무너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의가 나왔다. 이에 박 단장은 '개방형 아키텍처(K-MOSA)' 기반의 모듈화가 핵심 해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임무 장비를 추가한다고 해서 기본 가격에 무조건 비용이 덧붙여지지 않는다"며 “작전 환경에 맞춰 블록을 뺐다 꼈다 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이어서 대드론 작전을 수행할 때는 필요 없는 모듈 등을 제거해 무게와 단가를 최적화하고 운용 복잡성을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피지컬 AI'로 자율화 5년 단축…“통신 끊겨도 AI 독단 타격 불가" 소프트웨어 진화의 핵심은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전면 도입이다. 기존 하드 코딩 기반의 룰 베이스(규칙 기반) 자율 주행을 넘어 지휘관이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스스로 전장 상황을 추론해 전술적 기동을 결정하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완전 자율 임무 수행 시점을 당초 계획이던 2040년보다 5년 앞당긴 2035년으로 못박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기술적 험로는 뚜렷하다. 2035년까지의 가장 큰 기술적 병목(허들)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박 센터장은 '오프 로드(야지) 자율 주행'과 '재밍(전파 방해)에 의한 통신 단절'을 꼽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통신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 통신(LEO)과 5G, 전술 이동 통신망(MANET)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통신 시스템을 한화시스템과 공동 개발해 통신 성공률을 4배 가량 높였다. 특히 적의 전파 교란 등으로 부대와의 통신이 끊기거나 예상치 못한 민간인이 등장하는 돌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AI의 오판·통제권 상실 딜레마에 대해서는 '인간 통제' 원칙을 역설했다. 통신 두절 시 AI의 판단 기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센터장은 “최신 피지컬 AI를 적용하더라도 안전과 직결된 기존 '룰 베이스'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예컨대 GPS나 통신이 끊겼다고 무작정 시작점으로 원대 복귀하면 자칫 아군의 위치가 적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사전에 운용자가 1순위(정찰 임무 지속)·2순위(통신 우회 지역 기동) 등으로 설정해둔 전술적 규칙에 따라 안전하게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민감한 교전권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AI가 전장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결심을 돕는 유능한 '참모' 역할을 할 순 있어도 방아쇠를 당기는 '사격 통제권'은 절대 AI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최종 교전 타격은 반드시 후방 통제실의 인간(지휘관)이 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승인하는 구조로만 작동한다"고 했다. ◇ “1600시간 야지 데이터, 軍에도 없어…국방 피지컬 AI 연합 절실" 자율화 고도화의 마지막 과제는 고품질 실전 데이터 확보를 통한 선순환 구조 구축이다. 디지털 트윈 등 가상 환경을 통한 데이터 증강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자율화 달성을 위해 군이 어느 수준까지 실전 데이터를 기업에 개방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박 센터장은 현실적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작전 지휘관의 의사 결정 데이터나 교범 등은 군이 선제적으로 공유해줘야 맞지만, 정작 로봇의 자율 주행 고도화에 가장 핵심인 '야지 기동 영상 데이터'는 현재 군 서버 자체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라며 “기업이 연구실이나 공터에서 자체적으로 굴려 쌓은 데이터는 실전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화답했다. 박 센터장은 “AI 모델이 야지에서 온전히 작동하려면 단기간에 1600시간, 30초 단위 영상 기준 약 20만 에피소드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의 실전 기동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개발한 무인 플랫폼을 군이 선제적으로 가져가 실제 험지 훈련장에서 굴려보며 기업과 함께 바닥부터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미 미국과 유럽은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율화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단일 대기업의 자본과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군·정부 기관·산학연 및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이 모두 연대하는 '국방 피지컬 AI 연합' 구축이 몹시 절실하다"고 호소하며 업계와 군의 전향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종사·관제사협회, 韓-대만 ‘신규 직항로’ 뚫었다

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이 없는 대만 공역에 우리나라 민간 조종사들과 관제사들이 주도해 뚫은 새로운 하늘길이 열린다. 이를 통해 항공업계는 연간 수십억 원 이상의 운항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 협회장 이충섭)는 협회가 한국항공교통관제사협회(협회장 김근수)와 함께 제안한 대만 공역 내 신규 직항로(Direct Route) 구축안이 대만 항공 정보 간행물(AIP)에 정식 등재돼 오는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신규 항로 개설로 야간 시간대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겪던 대만 공역 내 우회 비행의 불편이 해소된다. 기존 항로 대비 비행 거리는 17해리(NM) 짧아지고 1편당 비행 시간은 2~4분, 운항 비용은 300~600달러 줄어든다. 연간 전체 항공사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대의 비용 절감과 5300톤 규모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비수교 지역이라는 외교적 제약을 민간 단체인 조종사협회와 관제사협회가 실무 협력으로 돌파한 국내 첫 사례다. 앞서 조종사협회는 지난 2월 관제사협회와 공동으로 한·대만 항공 교통 관계자가 참석한 워크숍(NAATMC)을 열고 대만 측에 직항로를 공식 제안했다. 이충섭 협회장은 IFALPA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을 수행하면서 넓혀 온 국제 항공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을 비롯한 국제 항공 교통 관계자들과 실질적인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이를 이번 항로 개선 논의와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했다. 특히 관제사협회가 다져온 국제 네트워크와 항공 관제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이 이번 성과를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다. 이후 두 달여 간의 데이터 분석과 실무 협의를 이끌며 대만 항공 당국의 실제 항로 개편을 성사시켰다. 조종사협회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조종사협회 단독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관제사협회를 비롯한 모든 참여 기관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정치·외교적 제약을 넘어 민간 조종사와 관제사들이 항공 안전과 운항 효율성이라는 공통의 목표로 뭉쳐 이뤄낸 뜻깊은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북아 항공 교통 현안을 해결하는 민간 국제 협력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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