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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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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혁신기업] 고려아연, 50년 ‘제련 제국’ 넘어 ‘글로벌 그린·안보 거인’ 도약

울산 온산 국가산업단지는 지난 반세기 동안 꺼지지 않는 용광로처럼 대한민국 산업화를 지탱해 온 심장부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투박한 산업인 제련의 정점에 선 고려아연이 이 곳에서 스스로 껍질을 깨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지금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한 생존 본능과 치밀한 미래 전략이 숨쉬고 있다. ◇생존의 역설…“가장 좋을 때, 가장 독하게 바꾼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잘 나갈 때'다. 승리에 도취해 변화를 멈추는 순간 도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고려아연의 행보는 경영학 교과서에 실릴 법한 '창조적 파괴'의 전형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5851억 원, 영업이익 1조232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70.4%나 폭증한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2000년 이후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이 이어온 '104분기 연속 흑자'의 대기록이다. 전통 굴뚝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통념을 비웃듯 고려아연은 헤마타이트 공법 등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압도적인 '초격차'를 증명했다. 하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 달콤한 과실에 안주하지 않고 막대한 리스크를 동반한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2차전지 소재·자원 순환·신재생에너지 등 3대 축은 기존 제련업과는 결이 다른 도전이다. 내부에서조차 “왜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경영진의 판단은 확고했다. 탄소중립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제련업 하나만으로는 '5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현재의 완벽한 1등에 만족하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스스로 '안전한 항구'를 떠난 것이다. ◇안보의 격상…美 펜타곤은 왜 울산의 제련소를 찾았나 이러한 고려아연의 변신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맞물려 예상치 못한 가치를 만들어냈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며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건설 중인 11조 원 규모의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고려아연은 한·미 안보 동맹의 '전략자산'으로 급부상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이례적으로 미국 전쟁부(DoD)와 상무부(DoC)가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이를 두고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운 배경에는 '공급망 안보'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미사일·야간 투시경·전투기 레이더에는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 같은 희소금속이 필수다. 문제는 이들 광물의 공급망을 중국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이를 무기화할 경우 미국 중심의 서방진영 방위산업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대체해 이들 핵심광물을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은 전 세계에서 고려아연이 유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고려아연의 테네시 제련소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자유진영의 경제·안보를 지키는 '병참 기'인 셈이다. ◇업(業)의 재정의…땅이 아닌 도시를 파는 '순환의 연금술' 고려아연 혁신의 또 다른 축은 '채굴(Mining)'의 개념을 다시 쓰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제련이 땅속 깊은 곳에서 광석을 캐내는 것이었다면, 고려아연의 미래는 도시의 폐기물 속에서 자원을 캐내는 '도시 광산(Urban Mining)'에 있다. 2022년 인수한 미국의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Igneo)'는 이 비전의 핵심 퍼즐이다. 이그니오가 미국 전역에서 수거한 폐 전자 제품을 1차 가공해 한국으로 보내면 온산 제련소는 여기서 구리와 금·은을 뽑아낸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100% 재활용 구리는 다시 자회사 케이잼(KZAM)으로 보내져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으로 재탄생한다. '수거(미국)→제련(한국)→소재화(글로벌)'로 이어지는 이 밸류 체인 시스템은 자원 빈국인 한국이 자원 독립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땅을 파헤치지 않고도 쓰레기를 자원으로 되살리는 이 '순환의 연금술'은 탄소 국경세 등 날로 높아지는 환경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미래의 책임…굴뚝 산업 '원죄'를 씻는 '그린 & 스마트' 혁명 마지막으로 고려아연은 제련업의 태생적 한계인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호주 자회사 아크 에너지(Ark Energy)를 통해 풍력과 태양광 단지를 개발하고, 여기서 얻은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었지만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화석 연료 없는 제련소'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제련소 내부의 풍경도 바뀌었다. 숙련공의 감각에 의존하던 공정은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 중이고,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흐른다. 위험한 현장에는 안전모를 쓴 작업자들 사이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투입돼 쉴 새 없이 설비를 점검하고 수만 개의 센서가 0.01%의 불순물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이는 더럽고 위험한 산업을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기반의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첨단 환경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고려아연의 확고한 ESG경영 산물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중국으로, 대만으로, 일본으로”…아시아나항공·진에어, 봄맞이 하늘길 확장

본격적인 봄 여행 시즌을 앞두고 국적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증편과 지방발 신규 취항을 통해 하늘길 확장에 나섰다. 늘어나는 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중국통'의 면모를 강화하고 진에어는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틈새 노선'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중국 노선 20% 확대…“유커·판다 팬 다 잡는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중 양국 간 여행객 증가 추세에 맞춰 하계 스케줄이 시작되는 오는 3월 29일부터 중국 노선 운항을 대폭 늘린다고 11일 밝혔다. 동계 기간 대비 운항 횟수를 주 28회 늘려 총 18개 노선, 주 161회 운항 체제를 갖춘다. 우선 인천-청두와 인천-충칭 노선이 매일 운항으로 재개된다. 청두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있는 판다 기지로 유명하며, 충칭은 마라 요리의 본고장으로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두 노선 모두 최신 기종인 A321neo(188석)가 투입돼 쾌적한 여행을 돕는다. 기존 주요 노선도 증편된다. 인천-베이징 노선은 주 20회로, 인천-다롄 노선은 주 10회로 늘어난다. 인천-톈진, 인천-난징 노선도 매일(주 7회) 운항한다. 5월부터는 인천-창춘(주 9회), 인천-옌지(주 8회) 노선도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 비자 면제 정책 연장으로 양국 간 방문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노선 공급 확대를 통해 늘어나는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양국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진에어, 부산·제주서 신규 취항…“타이중·미야코지마 직항 뚫었다" 진에어는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대만, 일본, 홍콩을 잇는 3개 신규 노선에 취항하며 지방 공항 활성화에 불을 지핀다. 오는 3월 30일부터 부산-타이중 노선을 주 5회(월·화·수·금·토) 단독 운항한다. 타이중은 대만의 대표적인 미식과 예술의 도시로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이어 4월 2일에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최초로 부산-미야코지마 노선을 주 2회(목·일) 운항한다. '일본의 몰디브'라 불리는 미야코지마는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휴양지로, 기존 오키나와 경유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같은 날 제주-홍콩 노선도 매일 운항을 시작한다. 제주도민의 해외여행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홍콩 관광객 유치를 통해 제주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여유로운 스케줄과 합리적인 운임으로 부산과 제주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여행 선택지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방 공항발 알짜 노선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에 KAI 정해성·한컴라이프케어 장용현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선정하는 2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정해성 수석연구원과 한컴라이프케어 장용현 연구소장이 나란히 수상했다.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은 산업현장의 기술혁신을 장려하고 기술자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매월 2~3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2월 수상자인 정해성 KAI 수석연구원은 항공기 분야 하드웨어 제어 및 시험절차 운영이 동시 가능한 자동시험장비(ATE)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국산화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컴라이프케어 장용현 연구소장도 인체공학적 설계와 고강도 탄소 소재를 활용해 기존 대비 중량은 줄이면서도 내충격성·내열성을 충족하는 초경량 소방대원용 공기호흡기를 개발한 점을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자에겐 부총리상(과기정통부 장관상)과 함께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연합뉴스

티웨이항공, 국적 LCC 최초 ‘인천-자카르타’ 뜬다…4월 29일 신규 취항

티웨이항공이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최초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정기 노선을 개설하며 동남아 노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0일 티웨이항공은 오는 4월 29일부터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신규 취항하기로 하고 항공권 스케줄 예약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규 취항은 국내 LCC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의 심장부인 자카르타에 직항편을 띄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에 비즈니스 클래스 12석을 포함해 총 347석 규모인 중대형 항공기 A330-300을 투입해, 7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승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이동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운항 스케줄은 주 5회(월·수·금·토·일)로 편성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3시 10분에 출발해 현지 시각 오후 8시 10분에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귀국편은 현지에서 오후 9시 50분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 7시 5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비행시간은 약 7시간 10분 소요된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이자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비즈니스 수요가 탄탄한 도시다. 또한 발리, 족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휴양지로 이동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어 관광 수요 또한 높다. 티웨이항공의 이번 취항으로 소비자들은 기존 대형 항공사(FSC) 외에도 합리적인 운임의 새로운 선택지를 갖게 됐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번 인천-자카르타 노선 취항으로 동남아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한층 강화됐다"며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하여 상용 고객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꽉 막힌 동북아 하늘길 뚫는다”…조종사협회, 민간 주도 국제 협력 물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가 급증하는 동북아 지역의 항공 교통량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하늘길을 만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특히 이번 논의는 민간 주도로 이루어진 첫 국제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간 서울과 인천 일원에서 'NAATMC(North Asia Air Traffic Management Coordination)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와 한국항공교통관제사협회(KATCA)가 공동 주관하고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 △인천항공교통관제소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지부 등 항공 관련 주요 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해외에서는 국제항공교통관제사협회(IFATCA) 아시아·태평양 부회장과 대만 타이베이 항공교통관제센터(ACC) 관계자들이 참석해 동북아 공역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항공 혼잡·안전 리스크 해법 모색 참석자들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항공 교통량과 제한된 공역 구조로 인해 심화되고 있는 항공 혼잡과 지연, 안전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특히 대만 공역을 중심으로 한 항공교통흐름관리(ATFM)의 현실적인 한계와 개선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워크숍에서는 항공 교통량 증가에 따른 병목 구간 분석과 조종사 관점에서의 난기류·악기상 등 운항 위험 요소 공유, 불필요한 우회 항로로 인한 연료 소모 및 탄소 배출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항로 효율화로 탄소 수천 톤 줄인다"…친환경 하늘길 기대 대한항공과 조종사·관제사 대표들은 항로 합리화와 교통 분산이 이뤄질 경우 비행 시간 단축은 물론, 연간 수천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CO2)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안전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 해결까지 가능한 '일석삼조'의 해법인 셈이다. 이충섭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장은 “이번 워크숍은 동북아 항공 교통 문제를 민간이 주도해 현실적으로 논의한 첫 사례"라며 “조종사·관제사·항공사·당국 간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하늘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이번 논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한국·일본·대만이 참여하는 정례 워크숍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나아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산하 지역 회의체와 연계하여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공항공사 사장자리는 ‘낙하산’ 착륙지점 아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실의 불이 꺼진 지 오래다.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이정기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1년 7개월 가량 이끌었으나 지난해 12월 1일자로 퇴임했다. 현재는 박재희 전략기획본부장이 '사장대행의 대행'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나 국토교통부가 지침을 내리지 않으니 사장 채용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일정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한국공항공사의 경영 차질 우려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은 전문경영인의 자리가 아니라 사실상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전리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이런 우려는 확신으로 바뀐다. 경찰청장·국가정보원·시장 등 항공 안전보다는 치안이나 정보 수집에 특화된 사정·정보 기관이나 군·행정가 등 낙하산 인사들이 줄지어 자리를 꿰찼는데 역대 사장들 중 92%가 이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관련 기관들이 공항의 보안업무를 핑계로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을 꿰차는 걸 당연시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쯤 되면 경찰서나 군, 정보 기관이 공항을 출장소 정도로 여기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대한민국 하늘길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부 관료 출신이거나 선거 캠프 출신 정치인이 내려오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뼛속까지 '공항맨'인 수장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문제는 이러한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공정성의 차원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은 수만 명의 이용객이 오가는 거대한 시스템이자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국가 중요 보안시설이다. 테러 방지·보안 검색·활주로 운영·항공기 이착륙 유도 등 고도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필수이다. 항공 분야 문외한이 수장이 됐을 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위기 대응능력'이다. 공항에서 발생하는 비상 상황은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 현장용어조차 낯설어 하는 비전문가가 과연 위기상황에서 골든 타임을 지키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범인을 잡거나 정보를 캐는 능력과 항공 시스템의 안전을 지키는 능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리더십은 사고 발생 시 오판을 부르고, 이는 곧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리더십 리스크는 대외신인도 하락으로도 직결된다. 글로벌 공항산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장의 취임은 해외 파트너들에게 '한국의 공항은 정치 논리로 운영된다'는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이는 공사의 대외 신뢰도 하락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국가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것은 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깊은 박탈감이다. 평생을 공항 현장에서 헌신하며 전문성을 쌓아온 직원들에게 사장직은 '아무리 노력해도 오를 수 없는 나무'가 돼버렸다. '열심히 일해 봤자 사장은 어차피 낙하산'이라는 패배주의가 팽배한 조직에서 주인 의식과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승진의 사다리가 끊긴 조직의 사기 저하는 결국 서비스의 질적 하락과 '안전 구멍'으로 돌아오게 된다. 국민의 안전이 이착륙하는 곳이니만큼 공항공사 사장직은 정권의 논공행상을 위한 자리가 아니어야 한다. 이제는 '관피아', '정피아'가 아닌 진짜 전문가에게 공항 경영의 관제탑을 맡겨야 한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는 한 공항 안전을 둘러싼 위협은 해소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통합 시너지 기원”…대한항공·아시아나, 인천공항에 ‘복조리’ 나란히 걸었다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설 명절을 맞아 나란히 '복조리'를 내걸며 고객들의 새해 안녕을 기원했다. 1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병오년(丙午年)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주요 사업장에 복조리를 거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 터미널에 위치한 각 사의 탑승 수속 카운터를 비롯해 서울 강서구 공항동·오쇠동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본사 등 총 8곳에 복조리를 게시했다. 이번에 걸린 복조리는 오는 23일까지 자리를 지키며 공항을 찾는 승객들에게 새해의 복을 전할 예정이다. '복조리 걸기'는 정월 초하루에 쌀을 조리로 일어 담듯 한 해의 복을 가득 담으라는 의미를 지닌 우리나라의 전통 세시풍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부터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보존하고 고객의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이 행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으로 동참해 그 의미를 더했다. 양사가 함께 복조리를 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기업 결합을 앞두고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향한 의지를 다진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인 만큼, 당사와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붉은 말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양사가 함께 고객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함께 멀리 가자”…한화그룹, 설 앞두고 협력사 대금 1790억 푼다

한화그룹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들에 179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상생 경영에 앞장선다. 명절 전 자금 수요가 몰리는 중소 협력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협력사 대금 약 1790억 원을 설 연휴 전에 지급한다고 10일 밝혔다. 계열사별 지급 규모를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45억 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오션 553억 원, ㈜한화 건설부문 117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설 명절 조기 지급액보다 소폭 늘어난 규모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직원 성과급 지급이나 2·3차 협력사 결제 등으로 자금 사정이 빠듯해지는 협력사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협력사의 자금 숨통을 트여줌으로써 경기 선순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강력한 상생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협력사의 근로자도 한화의 식구"라며 그룹의 동반성장 철학인 '함께 멀리'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대금 조기 지급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도 펼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여수·보은 등 사업장 인근 지역의 독거 노인과 소외 계층에게 쌀과 생필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눈다.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 역시 거제·울산·여수 등에서 지역 주민·협력사 직원 가족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나누고 환경 정화 활동을 벌이는 등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KAI, 사우디서 ‘도원결의’…“KF-21 미사일 국산화”

대한민국 항공 방위산업을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전투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국산 항공기에 탑재할 첨단 미사일 등 항공 무장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하나로 묶어 수출하는 '패키지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World Defense Show)'에서 '항공 무장 사업 협력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차재병 KAI 대표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KF-21 보라매와 FA-50 등 국산 전투기 플랫폼에 최적화된 항공 무장을 우리 기술로 개발하고 통합하는 것이다. 양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는 항공무장 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덕티드 고체 램제트(Ducted Rocket)'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등 핵심 무장 체계의 선행 연구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그동안 해외 기술에 의존했던 항공 무장 체계의 국산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투기 체계 종합 업체인 KAI와 정밀 유도 무기 전문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만남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사는 기술 개발을 넘어 해외 수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에도 나선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전투기·무장·유지 및 보수·훈련 체계를 모두 포함한 '패키지 딜'을 선호하는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차재병 KAI 대표는 “K-방산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고객들이 항공기 플랫폼은 물론 운영체계 전반을 '한국산 패키지'로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역시 “다양한 미사일 개발 경험을 가진 한화의 역량과 KAI의 전투기 체계 통합 능력이 결합하면 국산 항공 무장 개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영공 방위는 물론 글로벌 고객의 신뢰를 확보해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마스트 온도 조절로 ‘적외선 포착 차단’…한화시스템, 스텔스 잠수함 앞당긴다

한화시스템이 차세대 잠수함(장보고-III 배치-II 및 수출형)의 생존성과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특허기술을 대거 확보했다. 적의 최첨단 감시 자산을 따돌리는 능동형 '스텔스' 기술과 복잡한 수중전장 정보를 직관적으로 통합해 지휘관의 결심을 돕는 '디지털 지휘통제' 시스템까지 아우르며 잠수함의 생존 본능과 두뇌를 재설계했다는 평가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본다"…항재밍 GPS와 고도화된 음향 분석 9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시스템은 지식재산처(구 특허청)으로부터 마스트(잠수함 외부 상단 수직기둥 부분)의 능동 냉각·항재밍 기술과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직관적 지휘 통제 등 차세대 잠수함 기술을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잠수함이 가장 취약한 순간은 통신이나 정밀 위치 보정을 위해 잠망경 심도나 수면 가까이 부상할 때다. 이때 적의 강력한 전파 방해(Jamming)나 정교한 기만 신호(Spoofing)에 노출되면 잠수함은 자신의 위치를 오인해 작전에 실패하거나 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잠수함 마스트 냉각 시스템'은 스텔스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마스트 표면 온도가 주변 해수 온도보다 높을 경우 적의 적외선 센서에 '핫스팟'으로 감지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이다. 시스템은 마스트 외부에 부착된 온도 센서와 해수 온도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온도 차이를 감시한다. 마스트 온도가 해수보다 높게 감지되면 제어부는 즉시 마스트 선체 내부에 설치된 '냉각수 순환관'을 가동한다. 이를 통해 마스트 표면 온도를 해수 온도와 0.1도 오차 범위 내로 동기화시킨다. 열 감지 측면에서는 '투명한 마스트'를 구현해 적의 감시망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수중 선박 환경에서의 항재밍 장치 및 이를 이용한 항해 방법' 특허(등록 번호 10-2859750) 기술은 잠수함이 부상해 GPS 신호를 수신하면 '신호 판단기'는 먼저 신호의 세기를 분석한다. 통상적으로 재밍 신호는 일반적인 위성 신호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으로 송출돼 수신된 신호가 기준치보다 비정상적으로 강하다면 이를 1차적으로 재밍으로 의심한다. '데이터 판단기'는 2차 정밀 검증을 수행한다. GPS로 계산된 선박의 위치 좌표와, 잠수함 내부의 관성 항법 장치(INS)가 자체 센서로 추정한 위치를 비교하는 것이다. 관성 항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누적되지만 급격한 위치 변화는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GPS 위치와 INS 위치의 차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범위라면 시스템은 이를 기만 신호로 판단하고 GPS 데이터를 차단한다. 이후 시스템은 내부 관성 항법 모드를 유지하며 승조원에게 경보를 울린다. 반대로 정상이 확인되면 신뢰할 수 있는 GPS 데이터를 이용해 누적된 INS 오차를 초기화 해 항법 정밀도를 회복한다. 이러한 지능형 항재밍 기술은 잠수함의 안전한 작전 수행을 위한 필수적인 안전 장치다. ◇“지휘관 결심, 데이터로 보좌"…통합 전술 콘솔과 디지털 블랙박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최종적인 교전 결심을 내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사람이다. 한화시스템의 기술 포트폴리오는 첨단 센서와 무장 이상으로 이를 운용하는 지휘관의 인지 능력을 극대화하는 휴먼-머신 인터페이스(HMI)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특허 내용에는 잠수함 전투 지휘실의 핵심인 '커멘더 스테이션'과 '전술 스테이션'의 통합 운용 설계도 포함돼 있다. 기존 재래식 잠수함의 전투지휘실은 소나·레이더·무장 통제·항해 콘솔이 개별적으로 분산돼 있어 지휘관이 정보를 통합적으로 인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거나 구두 보고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착안해 한화시스템은 전동형 의자에 통합된 제어 장치와 다기능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휘관이 착석한 상태에서 함의 항해 정보, 전술 상황, 무장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즉각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조종석' 개념을 도입했다. 조종석은 좌현의 다기능 콘솔과 우현의 함조종 콘솔, 중앙의 전술테이블을 유기적으로 연동해 지휘관의 불필요한 동선을 제거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함정 및 함정의 전술 평가 방법' 특허는 잠수함 운용의 '블랙박스' 역할을 수행한다. 이 시스템은 작전 중 발생한 모든 데이터를 타임라인에 맞춰 동기화 해 저장한다. 훈련이나 실전 종료 후, 이 시스템은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소나 탐지 시점과 지휘관의 발사 명령 사이의 지연 시간을 초 단위로 분석하고, 당시 지휘관의 육성 명령이 센서 정보와 일치했는지를 데이터에 기반해 포렌식 수준으로 검증할 수 있다. 이는 주관적인 기억에 의존하던 사후 강평을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의 영역으로 끌어올려 승조원의 전술적 숙련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훈련 도구이자 전술 개발의 핵심 자산이 된다. 하드웨어 플랫폼(선체)을 만드는 한화오션의 건조 능력에 결합될 것인 만큼 소프트웨어(두뇌)를 만드는 한화시스템의 초격차 기술은 현재 진행형인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등 대형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마스트 능동냉각 기술의 최신모델 적용과 차기 잠수함의 커멘더 스테이션 표준 채택 여부에 대해 한화시스템측은 “군사정보 보안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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