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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kevinpark@ekn.kr
삼성중공업, ‘코랄 노르트’ 띄웠다…글로벌 FLNG 시장 ‘초격차’ 가속

삼성중공업이 또 하나의 초대형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생산 설비(FLNG)를 바다에 띄우며 해양 플랜트 시장의 '절대 강자'임을 재확인했다. 이미 전 세계 신규 발주 물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이번 진수를 기점으로 추가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삼성중공업은 거제 조선소에서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한 '코랄 노르트(Coral Norte)'의 진수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안 부회장과 발주처 주요 경영진, 모잠비크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진행을 축하했다. 코랄 노르트는 길이 432m에 폭 66m의 위용을 자랑하는 초대형 설비로 삼성중공업이 2021년 인도해 성공적으로 가동 중인 '코랄 술'의 후속 모델이고, 중량은 12만3000t에 달한다. 2028년 완공 후에는 모잠비크 해역에서 LNG 생산을 책임지게 된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의 FLNG 독주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 발주된 신규 FLNG 10기 중 6기를 수주했다. 쉘(Shell)의 '프렐류드' 등 4기를 인도한 실적과 현재 건조 중인 2기(코랄 노르트·페트로나스 3호기)의 경험은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다. 여기에 미국 델핀 미드스트림과의 프로젝트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근 양사는 수주 의향서(LOA)를 연장했으며, 업계에서는 최종 투자 결정(FID)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수주 곳간을 더욱 넉넉하게 채울 전망이다. 최성안 부회장은 이날 “글로벌 LNG 수요 증가에 맞춰 해양 설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압도적인 건조 역량을 앞세워 매년 1~2기의 FLNG를 지속적으로 수주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아비커스, HMM 선대 40척에 자율 운항 솔루션 공급…“역대 최대 규모”

HD현대의 선박 자율 운항 전문 자회사 아비커스가 국내 최대 국적 선사 HMM의 선박에 대규모 자율운항 솔루션을 공급한다. HD현대와 HMM은 전날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최원혁 HMM 대표와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강재호·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등 3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아비커스는 HMM이 운용 중인 컨테이너선·벌크선 등 총 40척의 선박에 자체 개발한 자율 운항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탑재하게 된다. 이는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로 아비커스는 누적 수주 350여 척, 개조 선박 기준 100척 이상의 공급 실적을 확보하며 시장 입지를 공고히 했다. 공급되는 '하이나스 컨트롤'은 기존 경쟁사들이 제공하는 인지·판단 수준의 항해 보조 기능을 넘어, 선박의 속도와 방향을 직접 제어하는 단계까지 수행하는 고도화된 시스템이다. 인공지능(AI)이 선원의 개입 없이 날씨·파고 등 해상 환경을 분석해 스스로 최적의 항로와 속도를 설정한다. 이를 통해 운항 안전성을 높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연료 효율을 극대화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HMM은 이번 도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솔루션 적용을 선대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HMM·HD한국조선해양·아비커스 3사는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MOU)'도 함께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3사는 각 사의 역량을 결집해 자율운항 기술 고도화와 국제 표준 선점에 나선다. 아비커스는 솔루션의 공급 및 기술 고도화를, HMM은 실증을 위한 선박 제공 및 운항 데이터 공유를 담당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건조 및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랫폼 지원과 기술 연계를 맡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자재 납품을 넘어 조선과 해운 업계가 차세대 기술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운업계의 고질적인 선원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HMM 관계자는 “디지털·친환경 해운 생태계에서 AI 기반 기술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이라며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3사 간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관계자 역시 “자율 운항 기술은 향후 조선업과 해운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며 “3사의 역량을 모아 차세대 자율 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표준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작년 4분기 영업익 4131억 원…전년 동기비 5.1%↓

대한항공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다만 고환율과 영업비용 상승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다. 15일 대한항공은 지난해4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4131억원이라고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수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는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영업 비용 전반 증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4분기 매출액은 4조5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특히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9.8% 늘어나며 하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당기순이익이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284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918억원 대비 209.4% 급증했다. 년 누계 실적을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매출 16조5019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024년 16조1166억원 대비 2.4% 성장한 수치다. 4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1억원 증가한 2조5917억원을 기록했다. 미주 노선의 경우 입국 규제 강화와 서부 노선 경쟁 심화로 다소 정체 흐름을 보였으나, 10월 초 추석 황금 연휴 기간 일본과 중국 중심 단거리 수요가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수익성 제고를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같은 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1억원 증가한 1조2331억원으로 집계된다. 미-중 관세 유예 협상에 따른 △대외 환경 불확실성 완화 △전자상거래 수요 안정적 유입 △연말 소비 특수·고정 물량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유지했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그러나 연간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작년 총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5393억원, 9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21.1%씩 하락했다.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은 항공유 가격 변동과 고환율 기조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 인건비·정비비 등 전반적인 운영 비용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급 확대에 따른 항공사 간 운임 경쟁 심화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여객 사업과 관련, 최근 원화 약세·한국발 수요 둔화를 고려해 해외발 판매 확대를 꾀하는 한편, 2월 설연휴 등 연초 수요 집중 기간 탄력적 공급 확대 운영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등 불확실한 외부 환경 전망을 감안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시장 상황에 연동한 탄력적 화물기 공급 운영 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에는 글로벌 여객 공급 회복 가속화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와 글로벌 정책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당사는 다양한 외부 변수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체계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를 토대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제트기 연료 4분의 1만 쓴다”…‘보랏빛 날개’ 섬에어, 울릉도 하늘길 연다

“보잉 737 제트기가 김포에서 제주를 오갈 때 약 2.7t의 연료를 쏟아붓습니다. 이 비행기는 단 650kg이면 충분합니다. 4분의 1 수준이죠. 압도적인 효율성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육지와 섬, 그리고 교통 소외 지역을 잇는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 날개가 되겠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격납고. 최용덕 섬에어 대표의 목소리에는 비장함과 확신이 동시에 묻어났다. 국내 지역항공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를 표방하는 섬에어의 1호기(ATR 72-600, 등록 기호 HL5264)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항공기 제조사 ATR의 알렉시 비달(Alexis Vidal) 최고상업책임자(CCO, 부사장)가 툴루즈 본사에서 현장에 나와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기가 가득해 손발이 시린 격납고였지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섬에어의 브랜드 컬러인 보라색으로 도장된 탑승 계단 너머로 하얀 동체의 1호기가 위용을 드러냈다. 기존 항공기들의 천편일률적인 색감과 달리, 꼬리 날개(수직 미익)를 감싸는 보라색과 별 모양 심볼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용덕 대표는 “우리의 브랜드 컬러인 '섬 퍼플'(Sum Purple)은 일반적인 보라색이 아니고 인쇄로 재현하기 힘든 바이올렛 색상"이라며 “기존 항공사와는 완전히 다른,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라고 소개했다. 기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승무원들의 유니폼 또한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섬에어는 런던 패션위크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디자이너 최유돈 씨에게 유니폼 디자인을 의뢰했다. 덕분에 기존 항공사의 경직된 유니폼과 달리 실용적이면서도 '칼각'이 돋보였다. 이는 섬에어가 운송 수단을 넘어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읽혔다. 기체 전면부에는 6개의 날개를 가진 최신형 프로펠러가 장착돼 있었다. 검은색 날개 끝에 노란색 팁을 더한 이 6엽 프로펠러는 외관뿐만 아니라 공기 역학적 설계를 통해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최신 기술의 집약체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기내 공개였다. 흔히 '프로펠러기는 좁고 시끄럽고 낡았다'는 편견을 가지기 쉽다. 1호기의 내부는 이러한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깨뜨렸다.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맞이한 곳은 조종석이었다. 과거 복잡한 바늘 계기판이 가득했던 구형 터보 프롭기와 달리, 5개의 대형 LCD 화면이 푸른 빛을 내뿜는 최신식 '글래스 칵핏(Glass Cockpit)'이 적용돼 있었다. 비달 최고상업책임자는 “과거 한국에서 운항했던 하이에어의 ATR 72-500 모델과 달리, 최신 ATR 72-600 모델은 항전 장비를 전면 디지털화했다"며 “이를 통해 조종사는 비행 정보·엔진 상태·항로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악천후나 야간에도 안전하게 기체를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객실은 철저히 비즈니스 승객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인 하우스 '주지아로'가 설계한 '아르모니아(Armonia)' 스타일이 적용된 2-2 배열 좌석은 짙은 회색 톤으로 마감돼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제 좌석에 앉아보니 '반전 매력'이 돋보였다. 성인 남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도 무릎과 앞좌석 사이에 주먹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레그룸이 넉넉했다. 특히 좌우로 펼쳐지는 접이식 테이블에는 14인치 노트북이 안정적으로 거치됐다. 타이핑 시 흔들림이 적고 컵 홀더 홈까지 파여 있어 이동 중 업무를 봐야 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는 '하늘 위 사무실'이나 다름없었다. 이 밖에도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수동식 윈도우 셰이드는 직관적이었고, 기내 화장실엔 콤팩트하지만 위생적인 스테인리스 세면대를 적용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최 대표는 섬에어의 생존 전략으로 '틈새 시장'과 '규제 완화'를 꼽았다. 그는 “이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박 터지게 경쟁 중인 김포-제주 노선에 뛰어드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KTX나 대형기가 닿지 않는 사천·울산, 향후 공항이 들어설 울릉도·흑산도·백령도 등 교통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비용 절감'과 '제도 개선'이다. 최 대표는 “좌석당 연료 소모량이 제트기의 4분의 1 수준이라 고유가 시대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24년 6월 소형항공운송사업 좌석 제한이 50석에서 80석으로 완화되며 과거와 달리 내륙 노선만으로도 손익분기점(공헌이익)을 넘길 수 있는 수익 구조가 완성됐다"고 강조했다. 섬에어는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올 상반기 중 김포-사천 노선에 첫 취항할 계획이다. 운항 시간은 약 60~70분으로, 출퇴근 시간대를 포함해 하루 왕복 8편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운임은 KTX 등 경쟁 교통 수단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해 승객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도서 지역 운항의 핵심 난제인 '바람'과 '활주로' 우려에 대해서도 제조사인 ATR 임원이 직접 나서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비달 최고상업책임자는 “ATR 72-600은 일본 요론 공항 등 아시아 20여 개 공항의 1200m급 짧은 활주로에서 매일 안전하게 이착륙하고 있다"며 2028년 동일 조건의 활주로를 갖춰 개항할 울릉공항 운용에 기술적 문제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또 “이 비행기는 태생적으로 바람을 가르도록 설계됐다"며 “제주를 오가는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과 동일한 35노트(약 18m/s)의 측풍 제한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풍이 불어도 대형기와 동등한 수준의 이착륙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정비·수리·분해조립(MRO) 문제에 대해서는 “당분간 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시아 네트워크를 활용하되, 향후 한국 내 운용 대수가 늘어나면 국내 MRO 시설 건립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선 확장 계획도 공개됐다. 이날 기체 앞 배너에는 사천·울산 외에 일본 대마도가 선명히 적혀 있었다. 최 대표는 “대마도 노선은 과거 소형 항공사들이 시도했으나 실패했지만, 우리는 다르다"면서도 규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 50석으로 묶여 있는 국제선 소형 항공기 좌석 규제를 국내선처럼 80석으로 완화해 준다면 수익성과 공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에 호소했다. 낚시객들의 관심사였던 '활어 운송'에 대해서는 “생물 운송은 어렵지만, 별도의 포장 가이드를 마련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섬에어는 공익적 가치 창출에도 공을 들였다. 기체 탑승구 옆에는 전략적 파트너인 부민병원의 로고가 선명했다. 최 대표는 “향후 도입될 기체는 후방 3열을 접어 응급 환자 이송용 들것을 설치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했다"며 “대형 병원이 없는 도서 지역 주민과 해병대 장병들을 위해 언제든 '하늘 위 앰뷸런스'로 변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파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기내 곳곳에는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묻어났다. 후방 화물칸에는 도서 지역 특산물 등 다양한 수하물 쏠림을 방지하는 화물 고정용 그물망이 설치돼 있었다. 또한 기내 상단 오버헤드 빈에는 산소통과 붉은색 구급낭·구명 조끼 등 비상 안전 장비가 매뉴얼에 맞춰 가지런히 고정돼 있어 철저한 안전 준비 태세를 증명했다. 행사 말미에 최 대표와 임직원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섬에어는 이번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울릉공항 개항 시점인 2028년까지 기단을 9대까지 확대해 연간 10만 명 이상의 도서 지역 수송을 책임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섬과 육지를 잇는 보랏빛 날갯짓의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부채비율 2994%·자본 잠식에도 98% 할인…LCC업계 ‘벼랑끝 치킨 게임’

새해가 들어서기 무섭게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너나할것 없이 '초저가 항공권'을 쏟아내고 있다. 3만원대 일본행 편도 항공권에 최대 할인율 98%라는 파격적인 숫자가 여행 소비자들을 유혹하지만 한켠에서는 LCC업계 전반의 심각한 재무 위기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환율과 고유가 이중고 속에서 기초 체력이 바닥난 저비용 항공사들이 눈 앞의 생존을 위해 미래의 좌석을 헐값에 팔아 부족한 운영 자금을 메우려는 '현금 돌려막기'식 출혈 경쟁의 악순환에 빠졌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 “커피 값보다 싸다"…봇물 터진 연초 특가 경쟁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주요 LCC들은 이달 초부터 연중 최대 규모의 프로모션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14일부터 '슈퍼 스타 페스타'를 열고 일본 노선 3만9000원, 베트남 5만9000원 등 최대 98% 할인된 항공권을 푼다. 티웨이항공 역시 '2026 새해맞이 특가'를 통해 사이판·시드니 등 주요 노선을 초특가에 내놓았고, 에어프레미아도 '프로미스' 프로모션으로 미주·아시아 노선을 최대 94% 할인 판매로 대응하고 있다. 항공권 구매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유류비·조업비 등 변동비조차 건지기 힘든 비정상적인 운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의 현금 흐름은 만들 수 있어도 좌석을 팔면 팔수록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빚더미에 축 쳐진 날개…자본 잠식·고부채의 늪 더 큰 문제는 이들 항공사의 곳간이 비어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상 각 사의 2024년 말 및 2025년 3분기 기준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 LCC가 심각한 재무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황이 위태로운 곳은 에어서울과 에어로케이, 이스타항공이다. 이들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에어서울은 2024년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1397억원에 달하고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2200억원 이상 초과해 존속 능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에어서울 관계자는 “작년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539%로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청주 거점의 에어로케이 역시 누적 결손금으로 인해 자본 총계가 -80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98% 할인을 내건 이스타항공은 재무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2024년 감사 보고서 기준으로는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곳들도 안심할 수 없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2025년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이 약 695%까지 치솟았다. 장거리 노선을 확장 중인 에어프레미아 역시 2024년 말 기준 자본 272억원, 부채 8146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약 2994%에 이른다. 티웨이항공 또한 유럽 노선 확장과 대형기 도입으로 인한 리스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환율·유가·신규 진입자, '3중 파고' 덮친다 외부 환경은 LCC업계에 더욱 가혹하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정비비·유류비 등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최근의 '킹 달러' 기조는 LCC들의 비용 부담을 눈덩이처럼 불리고 있다. 원화로 받은 저가 항공권 수입으로 달러 빚을 갚아야 하는 '환차손의 늪'에 빠진 셈이다. 여기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는 기존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재정비를 마친 파라타항공이 시장에 본격 가세한다. 공급 과잉 상태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출혈 경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대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1400원대 환율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는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이블맥스, 순천대와 손잡고 우주항공 인재 육성…고흥 캠퍼스서 실무 교육

우주·항공·방산 분야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에이블맥스(주)가 미래 우주항공 산업을 이끌 실무형 인재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에이블맥스는 국립 순천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우주항공고흥캠퍼스를 거점으로 한 현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전남 고흥군이 추진하는 교육발전특구 정책과 연계하여 기업과 대학이 함께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산학연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에이블맥스는 순천대와 공동으로 우주항공과 첨단 기술 분야의 실무 교육 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인공 위성·발사체 설계의 핵심 기술인 열·구조 해석 등 전산 해석(CAE) 기반 교육을 주도할 예정이다. 에이블맥스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전문 소프트웨어 실습과 기업의 프로젝트 사례를 반영한 커리큘럼을 제공해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이블맥스 관계자는 “우주항공고흥캠퍼스는 교육과 산업 현장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며 “기업이 보유한 실무 노하우와 대학의 연구·교육 역량을 결합해 지역 우주항공 산업을 이끌 인재를 현장에서 직접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美해군 황금함대와 ‘테세우스의 배’…트럼프 “한화와 협력” 콕 집은 속사정 있었다

지난해 12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발표한 '황금함대(골든 플릿, Golden Fleet)' 구상은 전 세계 방산시장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콕 집어 말하자 국내 언론은 일제히 'K-방산의 쾌거'라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트럼프의 '한화 러브콜'은 미 해군이 지난 5년 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호위함 사업이 '테세우스의 배' 역설에 빠져 좌초됐음을 인정하는 SOS(구조신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신화 속 '테세우스의 배'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테세우스편 23장 1절에 나오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낡은 널빤지를 하나씩 갈아끼우다 보니 나중에는 원래의 부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는 역설을 담고 있어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비유법이다. 미 해군의 주력 호위함 사업이었던 컨스텔레이션급(Constellation, FFG-62)은 정확히 이에 해당한다. 당초 미 해군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미 검증된 이탈리아 방산 기업 핀칸티에리(Fincantieri)의 '프렘(FREMM)'급 호위함을 모체로 삼았다. 이미 있는 선종을 가져다 쓰니 빠르고 싸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미 해군이 요구하는 생존성 기준·무장·레이더를 모두 담기 위해 설계를 뜯어고치기 시작하며 재앙이 시작됐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85%에 달할 것이라던 모체 설계와의 공통성은 최종 단계에서 15%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름만 이탈리아 배일 뿐, 사실상 처음부터 새로 설계하는 수준에 이르게 돼버린 것이다. 그 결과 배는 예상보다 500톤 이상 무거워졌고 납기는 36개월 지연됐으며, 비용은 구축함 수준으로 폭등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미 해군은 후속 물량 4척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와 존 펠런 신임 해군성 장관이 '컨스텔레이션'을 버리고 FF(X)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 나온 것은 이 '괴작'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새로운 FF(X) 사업의 핵심은 '검증된 설계'와 '압도적 속도'다. 미 해군은 차기 호위함의 모체로 헌팅턴 잉걸스(HII)가 건조한 미 해안 경비대의 '레전드(Legend)급' 국가안보경비함(NSC)을 지목했다. 이미 10척 이상 실전 배치돼 성능이 입증된 배를 설계 변경 없이 그대로 찍어내 리스크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목에서 한화를 콕 집어 지명한 이유는 명확하다. 미 해군에게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함정이 아니라 새로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비어있는 도크와 사람을 대체할 자동화 기술이기 때문이다. 레전드급 호위함을 건조하는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 조선소는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강습 상륙함 건조 물량으로 이미 과부하 상태다. 트럼프의 황금 함대 납기를 맞추려면 제2, 제3의 생산 기지가 절실하다. 여기서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가 '스모킹 건'이 된다. 한화그룹은 경쟁사들과 달리 미국 내 조선소를 직접 매입해 '미국 기업'의 지위를 획득했고, 즉시 가동 가능한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화그룹은 조선소 인수에 그치지 않고 인수 금액의 50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 투자 및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인 규모의 '진정성'을 미국 정부에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에 도크 2기와 안벽 3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재 연간 1.5척 수준에 불과한 필리 조선소의 생산 능력을 연간 20척 규모로 1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공정 혁명'이다. 미국 조선업은 심각한 숙련공 부족으로 붕괴 직전이다. 미국 용접공의 평균 연령은 55세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약 40만 명의 용접공 부족이 예상된다. 미 해군 조선소들은 숙련된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으며, 이는 HII와 같은 대형 조선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전언이다. 미국 조선소들은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전환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정부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미국 조선소들이 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조를 시작하는 '동시 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의 부작용과 비효율적인 자재 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는 설계 변경 시 막대한 재작업 비용과 납기 지연을 초래한다. 한화오션이 미 해군에 제공힐 수 있는 핵심 가치는 '초격차 공정 기술'이다.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의 내업 공장 용접 자동화율은 68% 수준이고, 2030년까지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옥외 도크 작업의 자동화율은 아직 낮지만, 선박 건조의 핵심인 블록 제작 단계에서 로봇이 주도하는 생산 체제를 완비했습니다. 또한 한화오션이 도입한 용접 로봇은 숙련공과 대등한 속도로 작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치지 않고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 특히 한 명의 관리자가 4~5대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시간당 생산성을 인간 대비 4~5배까지 끌어올렸다. 한화오션은 좁고 복잡한 선박 내부에서의 배관 용접이나 케이블 설치 등 고위험·고난도 작업에 소형 협동 로봇을 투입해 작업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 이는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미국 조선소에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용접공을 구하지 못해 배를 못 만드는 미국 입장에서 로봇이 용접을 대신해 주는 기술은 '게임 체인저'인 셈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물리적 조선소를 가상 공간에 복제한 '스마트 야드' 시스템과 AI 기반의 공정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는 △자재의 흐름 △작업 스케줄 △인력 배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병목 현상을 사전에 예측하고 해결해 기존에 10명의 전문 스케줄러가 이틀 동안 매달려야 했던 공정 계획 수립을 단 몇 시간 만에 완료함으로써 공정 계획 시간을 25% 단축했다. 품질 관리 혁신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은 드론을 활용해 흘수 촬영을 진행함과 동시에 AI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무게와 뒤틀림 등의 계측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처럼 미 해군 수뇌부는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의 로봇 용접과 디지털 트윈 등 '스마트 야드' 기술이 필리 조선소에 이식되길 원한다. 사람 손이 덜 가면서도 빨리 만드는 한국식 공정만이 망가진 미국 조선 생태계를 복원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트럼프의 러브 콜은 외주 제작 요청을 넘어 한국의 '제조 공정 DNA'를 미국 본토에 심겠다는 전략적 제안인 셈이다. 한편 한화오션 측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블록(모듈) 조립이 미국 현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 해군 함정 건조에 관해 당사가 단순 대행만 할지, 설계 변경이나 엔지니어링에 참여하는 구조가 갖춰질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5년 7월 민주당 태미 볼드윈·공화당 짐 뱅크스 상원의원의 서한은 미국 정치권 내에 한-미 방산 협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들은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한국 등 동맹국과의 상호국방조달협정(RDP) 체결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원칙을 훼손하고 미국 내 방산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동맹과의 통합보다는 국내 산업 보호가 우선'이라며 한국산 무기 체계의 무관세 진입에 제동을 건 것이다. GAO 역시 국방부가 RDP 협정 체결 시 국내 산업 피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의회의 우려에 힘을 실었다. 정책을 실행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배를 빨리 만들기 위해 한국이 필요하지만 입법을 담당하는 의회는 자국 내 일자리와 표심을 위해 한국산 부품과 자재의 진입을 막으려 한다. 때문에 올해 한화그룹을 위시한 K-방산은 이 '엇박자'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게임 덕후’ 조현민, 다시 ‘롤’판으로…㈜한진, 브리온 품었다

재계의 소문난 '게임 덕후(매니아)' 조현민 ㈜한진 사장이 다시 한번 e스포츠 판을 흔든다. 과거 대한항공 재직 시절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후원하고, 진에어 부사장으로서 '진에어 그린윙스' 게임단을 직접 운영했던 그가 이번에는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의 이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 무대에 복귀했다. 14일 ㈜한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사옥에서 브리온이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조현민 사장과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 임우택 브리온이스포츠 대표가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진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브리온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당장 2026년 LCK 정규 시즌부터 팀명은 '한진 브리온'으로 변경된다. 이번 스폰서십은 단순한 마케팅 투자를 넘어 조 사장의 남다른 '게임 사랑'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에 재직하던 2010년, 조 사장은 당시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위기를 겪을 때 '대한항공배 스타리그'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그는 대한항공을 메인 스폰서로 참여시키며 당시 격납고 결승전 등 파격적인 기획을 주도해 e스포츠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진에어 마케팅 본부장 재임 시절에는 e스포츠 게임단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해 2020년까지 약 8년간 운영하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비록 항공 업황 악화 등으로 진에어 게임단 운영은 종료됐지만, 조 사장은 물류 기업인 한진의 경영을 맡으면서도 e스포츠를 통한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은 셈이다. ㈜한진이 수많은 스포츠 종목 중 다시 롤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젊음'과 '글로벌'이다. 택배와 항만 하역 등 전통적인 물류업은 자칫 보수적이고 낡은 이미지로 비치기 쉽다. ㈜한진은 전 세계 6억 4000만 명이 시청하고, 2030세대를 넘어 10대와 40대까지 아우르는 LCK를 통해 '젊고 혁신적인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025년 선포한 신규 CI를 LCK 중계 화면과 유니폼, SNS 등을 통해 전 세계 미래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랜드 마크인 '브리온 성수' 외벽 광고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마케팅도 병행한다. 홍보 외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한다. ㈜한진은 자사의 글로벌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TOWN)'과 디지털 물류 플랫폼 '원클릭'을 e스포츠 팬덤 비즈니스와 연계한다. 요컨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브리온의 해외 팬들이 훗타운을 통해 팀 굿즈를 주문하면 ㈜한진의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배송해 주는 식이다. 이는 e스포츠 팬덤을 한진의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물류 취급량을 늘리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전망이다. ㈜한진 관계자는 “LCK는 전 세계 미래 세대의 지지를 받는 파급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라며 “한진 브리온을 통해 글로벌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당사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더욱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조선·방산·에너지’-‘기계·서비스’로 쪼갠다…4562억 자사주 소각 ‘통 큰 결단’

㈜한화가 회사를 둘로 쪼개는 인적 분할을 단행한다. 방산과 에너지 등 중후장대형 사업과 기계·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분리해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유 중인 456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배당금을 대폭 늘리는 등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도 함께 내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 안건을 결의했다. 이번 분할은 ㈜한화가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으로 나뉘는 형태로 진행되며,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존속 법인인 ㈜한화에는 △방산·우주항공 △조선·해양, 에너지/케미컬 △금융 부문이 남는다. 핵심 계열사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신설 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는 테크(Tech)와 라이프(Life) 솔루션 부문을 맡게 된다. 여기에는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가 속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존속법인 약 76.3%, 신설법인 약 23.7%로 산정됐다. 기존 주주들은 이 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이번 인적 분할의 핵심 명분은 '기업 가치 제고'다. 그동안 ㈜한화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군들이 하나로 묶여 있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에 시달려왔다.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방산·에너지 분야와 민첩한 시장 대응이 필수적인 기계·서비스 분야가 혼재돼 있어 전략 수립과 자본 배분에 비효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회사가 독자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 모두 시장에서 재평가받으면 지주사 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2024년 비방산 부문을 인적 분할한 뒤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35% 상승한 바 있어 이번 분할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인적 분할 그 자체보다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한화는 이날 '주주가치 제고 방안 패키지'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445만 주(발행 주식 총수의 5.9%)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월 13일 종가 기준 약 4562억 원 규모로, 현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자사주 소각 중 최대 규모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적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해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는 편법인 '자사주의 마법'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상장 폐지된 구형 우선주 19만 9033주도 장외 매수 방식으로 전량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배당 정책도 강화했다. ㈜한화는 올해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배당금(DPS)을 전년 800원 대비 25% 인상한 1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분할 이후 청사진도 명확히 했다.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피지컬(Physical) AI' 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는 AI·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F&B',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지능형 물류 체계인 '스마트 로지스틱스' 등 3대 핵심 영역을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한화비전이 AI 기반 영상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장비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갤러리아, 아워홈 등 유통·레저 계열사들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와 밸류체인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존속 법인인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 등 주력 사업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목표로 한다. 정책 민감도가 높은 사업 특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독립적 감사지원부서를 설치하고 CEO 승계 정책을 마련하는 등 투명 경영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놨다. ㈜한화 관계자는 “매출 성장과 주주 환원 확대를 핵심 관리 지표로 삼아 주주·투자자들과의 신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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