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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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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덮친 화염…韓 HMM 벌크선 폭발에 美-이란 ‘일촉즉발’ 긴장 최고조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화염에 휩싸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이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에 돌입한 직후 발생해 의도적 피격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국제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관실 덮친 거대한 폭발음…긴박했던 4시간의 사투 5일 외교·해운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0분경(한국 시간)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의 HMM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NAMU)'호에서 원인 모를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배 하단부에서 시작된 불길 탓에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컸으나, 선원들이 신속하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며 4시간여에 걸친 사투를 벌인 끝에 자정을 넘긴 무렵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관련, HMM 관계자는 “선미 좌현 기관실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배에 물이 새어 침수되거나 가라앉을 위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전원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美 '해방 프로젝트' 개시 당일 터진 폭발…조심스러운 HMM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번 폭발이 단순 선체 결함인지, 외부 세력에 의한 의도적 타격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고 당일 오전, 미국은 두 달째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을 구출하겠다며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선언했고, 이에 이란은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이라며 맹렬히 반발했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사태의 복잡성을 더했다. 해방 작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계산된 도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당사자인 HMM 측은 피격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선박은 외부 강판에 일부 손상을 입은 채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피격 여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당사자인 선사 입장에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섣불리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공식적인 멘트나 추측성 발언을 자제했다. 이어 “현재 해협 안쪽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에 맞는 예인선을 수배 중"이라며 “두바이항까지 배를 끌고 가는 데는 한두 시간이 아닌 며칠이 소요될 예정이며, 항만에 도착한 이후에야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 묶인 160명 韓선원…정부·HMM 초비상 사태 돌입 닫힌 바닷길 속에서 불의의 사고까지 터지면서 억류된 우리 국민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두 달여간 이어진 해협 봉쇄로 인해 현재 해협 내측에 발이 묶인 한국 관련 선박은 26척에 달하며, 외국 선박 승선 인원까지 합치면 도합 160명의 한국인 선원이 고립된 상태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황종우 장관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연달아 개최하고, 폭발 사고 인근 수역인 UAE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HMM 소속 선박 5척 등 우리 선박들에게 걸프 해역 안쪽인 카타르 방향으로 긴급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HMM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부산에 위치한 HMM 오션 서비스의 선박 종합 상황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인공 위성과 폐쇄 회로(CC)TV를 통해 사고 선박의 상황과 해협 내 다른 선박들의 동선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일말의 긴장 완화 기류가 흐르던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폭발 사고를 기점으로 다시 짙은 전운에 휩싸였다. 좁은 해협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치열한 셈법과 무력 충돌의 위기감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당분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무인 잠수정 침몰·작업자 추락 막아라”…한화시스템, 수상 ‘스마트 정박 기지’ 만든다

우리 해군이 차세대 해양전의 핵심 전력인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 eXtra Large Uncrewed Undersea Vehicle)' 전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표 방산 기업 한화시스템이 무인 함정 운용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정박과 유지·보수·정비(MRO) 안전 사고 문제를 원천 차단할 혁신적인 인프라 기술을 고안해냈다. 경쟁국들이 무기체계 '본체' 성능 개량에만 몰두할 때 험난한 바다에서 이를 24시간 거둬들이고 살려낼 '스마트 계류 시설 생태계'를 선제 장악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시스템은 최근 지식재산처로부터 '무인 잠수정 계류 시설 어셈블리(등록 번호 10-2945548)'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자로 최종 공고된 이 기술은 플라스틱 부유물을 엮어 쓰던 기존 임시 선착장의 치명적 결함을 기계 역학적 아이디어로 극복해 냈다. ◇“잠수정이 밑으로 쑥"…아찔한 상황 회피케 하는 '수중 방패'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하고 있는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 시제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해군과 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무인 잠수정의 해상 정박이었다. 무인 잠수정은 둥글고 미끄러운 선체의 대부분이 물속에 잠긴 채 기동한다. 이 때문에 일반 소형 선박용 부유 구조물인 '폰툰'을 임시방편으로 이어 붙인 계류장으로 다가올 때, 파도나 조류에 조금만 휩쓸려도 잠수정이 폰툰 하부의 텅 빈 공간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 잦았다. 고가의 선체와 정밀 탐지 센서가 파손될 위험이 컸던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이 문제를 '회전형 보호 부재'인 '수중 폼 롤러 범퍼'로 해결했다. 작업자가 걸어 다니는 ㄷ자 형태의 진입로 안쪽 물속을 향해 수직형 지지 프레임을 뼈대처럼 뻗어 내렸다. 그리고 위아래 축에 빙글빙글 자유롭게 돌아가는 긴 회전형 폼롤러를 장착했다. 육중한 잠수정이 주차 구역인 접안 공간으로 들어오다 선체가 부딪히더라도 물속의 폼롤러가 부드럽게 돌아가며 충격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선체 흠집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잠수정이 폰툰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을 튕겨내는 물리적인 철벽 가이드 역할을 한다. ◇스위치 하나에 펜스가 다리로…기발한 '트랜스포머' 설계 해상 정비사의 해상 추락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인 발상도 눈길을 끈다. 이전에는 정비사가 충전 케이블을 꽂으려면 출렁이는 진입로에서 둥근 잠수정 위로 곡예하듯 건너가야 했다. 하지만 특허에 적용된 구조물은 평소 ㄷ자 모양의 쇠파이프인 고정 난간봉이 튼튼한 고정 난간부 역할을 하다 잠수정이 접안을 마치면 다리로 변신한다. 정비사가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에서 고정핀을 뽑으면 수직으로 꼿꼿하게 서 있던 울타리의 일부가 눕혀져 수평 열림 전개되면 튼튼한 교량인 접이 난간부로 바뀐다. 접안된 잠수정과의 거리가 멀다면 기본 다리인 고정 발판 내부에서 확장 발판이 서랍처럼 미끄러져 나와 스스로 길이를 연장한다. 눕혀진 발판은 상단의 강철 와이어 끝에 달린 걸쇠가 팽팽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무거운 배터리 장비를 든 작업자도 흔들림 없이 선체로 진입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거센 악천후 속에서도 안전한 강제 정박이 가능하도록 계류장 앞부분에 닻줄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기계 장치인 '윈드라스(Windlass)'가 포함된 견인부를 일체형으로 통합했다. 선체 앞부분에 와이어만 걸어주면 동력을 잃은 무인 체계라도 지정된 위치까지 도킹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개발 중이어서 언제 실전 배치가 될지는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격 ‘KAI 경영 참여’ 선언…“민영화하면 인수·통합도 검토 가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전격 변경했다. 아울러 올해 연말까지 500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해 KAI 지분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육·해·공과 우주를 아우르는 한국형 방산 '내셔널 챔피언(국가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연말까지 5000억 원 투입…“민영화 시 인수 가능성도 열려있어"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KAI 주식 10만 주(0.1%)를 추가 취득했다. 앞서 지난 3월 자회사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바 있는 한화그룹은 이번 추가 매수를 통해 합산 지분율을 5.09%로 늘렸다. 자본시장법상 지분율이 5%를 초과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공식 변경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경영 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라며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회사·주주·이해 관계자들의 사정과 이익을 충분히 감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사회를 열고, 올해 12월 31일까지 최대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주식을 장내 매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 전일인 4월 30일 종가 16만900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95만8579주로, 지분율 약 3.04%에 해당하는 규모의 물량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격적인 지분 확대가 궁극적으로 KAI 인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목표 지분율과 향후 인수 계획을 묻는 본지 질의에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5000억원 투자는 기존 5.09% 확보에서 더 나아가 추가로 지분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장내 매수 특성상 주가 변동성이 있어 최종 확보 주식 총량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지분 확대를 검토하고 추진 중인 상황이지만 향후 정부 차원에서 KAI 민영화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면 인수나 통합 등의 계획도 검토할 수 있다"며 “사업적으로 열려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무적 부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올해 안에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기한을 정한 것으로, 해당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데 재무적으로 무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다만 주식 가격에 따라 매수 물량이 달라질 것인 만큼 최종 지분율을 현시점에서 특정해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방산 대형화 트렌드…“각자도생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KAI와의 밀착을 시도하는 핵심 배경에는 우주항공과 방산 분야를 결합한 글로벌 '내셔널 챔피언' 육성이라는 명분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중동·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분쟁 심화와 무인화·지능화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앞다퉈 '육·해·공·우주 통합' 대형 방산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상 무기체계 중심이던 독일 라인메탈은 군함 건조 부문을 인수했고 프랑스 에어버스·탈레스-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유럽 3사는 스페이스X에 대응해 우주 사업을 통폐합했다. 영국 BAE시스템스와 미국 노스롭 그루먼 역시 위성 및 우주 발사체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위성·데이터 분석(AI) 등 전(全) 영역 작전이 전개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덩치를 키운 국가대표 기업이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며 “한국의 개별 방산기업들이 각자도생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다름없어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결합을 통한 내셔널 챔피언 설립이 필연적인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고 역설했다. ◇전방위적 '원팀' 시너지…KF-21 수출 정조준 및 우주항공 생태계 구축 지상 방산·항공 엔진·레이더·우주 발사체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내 유일의 완제기(전투기·헬리콥터) 개발·위성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KAI가 뭉치면 유·무인 복합 체계(MUM-T)와 우주항공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막대한 고정비가 투입되는 KAI의 항공기 사업에 한화의 선제적 투자 여력과 해외 영업 노하우가 더해지면 '원팀(One-Team)' 전략을 통한 수주 확대와 K-방산 수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해진다. 양사는 이미 지분 투자 이전부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를 중심으로 미래 핵심 사업 전반에 걸쳐 공조 체계를 굳혀왔다. 지난 2월 초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양해 각서(MOU)'를 맺고 독자 개발 전투기 KF-21의 후속 양산 모델에 탑재될 첨단 항공 엔진 국산화와 체계 통합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첨단 항공 엔진 국산화 △무인기 공동 개발 △글로벌 상업 우주 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했고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미래 항공우주 전략위원회'를 정례화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방산전시회(WDS)에서도 '항공 무장 사업 협력 MOU'를 연이어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선행 연구를 수행해 온 덕티드 고체 램제트 엔진 기반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초음속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등 핵심 무장을 KF-21·FA-50 플랫폼에 통합하는 공동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양사는 기체 플랫폼은 물론 탑재 무장과 운영 체계 전반을 '한국산 패키지'로 요구하는 해외 고객의 니즈에 맞춰 공동 마케팅을 전개, KF-21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의 결속은 지역 균형 발전에도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경남 창원에 사업장을 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사천에 본사를 둔 KAI의 협력이 구체화되면 거대한 '경남 우주항공·방산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지난해 기준 두 기업의 합산 매출은 13조 원, 직접 고용 인원은 1만 명을 넘는다. 한화그룹은 과거의 배타적 관행에서 벗어나 협력사 공급망을 적극 공유함으로써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을 높이고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 동반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인재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해 상생하는 지역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규빈의 경영 현미경] ‘수주 27조’ KAI, 현금흐름 9천억 마이너스·부채비율 446% 내막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25년도 연결기준 사업보고서에는 당기순이익 증가와 27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 달성이라는 실적 지표와,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대규모 순유출 및 부채비율 급등이라는 재무 지표가 동시에 기록되어 있다.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90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영업활동에서 유출되고 부채비율이 446%를 상회한 재무 수치의 이면에는, 회계 장부상 부채로 계상되는 대형 수출 계약의 선수금 유입과 KF-21 및 LAH 양산을 앞두고 원부자재를 매입한 사업적 현황이 존재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KAI는 2025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3조6964억원, 영업이익 2692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7%, 11.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8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709억원) 대비 164억 원 늘었다. ◇재공품·원재료 증가, 영업활동 현금 흐름 적자 확대 원인 이러한 실적과 함께 작년 말 기준 KAI의 전체 수주잔고는 27조34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KAI는 폴란드 군비청과의 4조2080억 원 규모 FA-50PL 실행 계약과 말레이시아 국방부와의 1조1952억원 규모 FA-50M 계약, 이라크 정부와의 1357억원 규모 수리온 수출 계약 등을 이행 중이다. 또한 방위사업청과는 총 4조3579억 원 규모의 KF-21 최초 양산, 1조4053억원 규모의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해 수주 잔고에 반영했다. 손익계산서상 실적지표와 달리, KAI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9033억원을 기록해 전년 -7282억원 대비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다. 순이익이 발생했음에도 대규모 현금 유출이 기록된 주요 원인은 재고자산의 증가에 있다. KAI의 재고 자산 장부상 금액은 2024년 말 2조3590억원에서 2025년 말 3조6370억원으로 1조2780억원으로 54.2%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조립 공정에 투입된 '재공품'이 9837억원에서 1조8731억원으로, 부품 등 원재료가 1조863억원에서 1조5068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완성된 제품 재고는 436억원에서 347억원으로 감소했다. 경영진은 당기 현금 흐름 변동 요인으로 KF-21·LAH 양산을 위한 재고 투자 확대를 언급했다. KAI가 이행 중인 양산 계약의 향후 인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 원부자재를 구매하고 조립 공정을 진행하며 투입된 현금이 재고 자산의 형태로 회계상 반영된 것이다. ◇부채 비율 446.6% 기록, 수출 선수금 유입·외부 자금 조달 탓 KAI의 총부채도 2024년 6조2984억원에서 2025년 8조4729억원으로 2조1745억원 크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 비율은 전년 364.7%에서 지난해 446.6%로 81.9%p 상승했다. 부채 증가의 세부 내역은 고객사로부터 수취한 선수금인 계약 부채와 외부 차입금 확대로 구성된다. 유동 계약부채와 유동 선수금 합계는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해 4조4024억원에 달한다. 해외 무기 수출 계약 특성상 고객사로부터 수령하는 착수금 및 중도금은 수익 인식 시점인 기체 인도 전까지 장부상 부채로 계상된다. 대형 수출 계약이 집중됨에 따라 관련 선수금 유입이 장부상 부채 수치를 높인 것이다. 동시에 운전자본 소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조달도 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KAI는 2025년 1월과 7월에 제28회·제29회 공모 사채를 통해 총 1조원 어치의 무보증 회사채를 신규 발행했다. 재고 확충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결과 총 차입금과 사채 규모가 전년 대비 1조1113억원 증가한 2조14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재무상태표의 비유동자산 중 무형자산 항목에는 전년도에 없었던 339억1300만 원 규모의 '영업권'이 새롭게 계상됐다. KAI는 2025년 7월 코스닥 상장사 ㈜제노코의 경영권 지분 37.95%를 545억원에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회사는 해당 지분취득 목적으로 '우주 통신 탑재체 및 항공 전자 사업 역량 강화'라고 밝혔다. 취득가액 545억원 중 제노코의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 몫을 제외한 차액이 무형자산 내 영업권으로 장부에 반영됐다. ◇올해 매출 전망과 1조 원 추가 자금 조달 KAI는 올해 별도 기준 매출액 전망치를 5조7306억 원으로 공시했다. 주요 매출 증가 요인으로는 △KF-21 양산 전환 △LAH 납품 본격화 △폴란드·말레이시아향 FA-50 생산 진척을 명시했다. 이같은 양산 일정과 관련, KAI는 올해 1월 27일 5000억원 상당의 공모사채를 발행했고, 이어 3월 4일 표면 이자율·만기보장 수익률 0% 조건으로 500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CB)를 추가 발행해 1분기에만 총 1조원의 유동성을 추가 확보했다. 향후 재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변수도 공시됐다. 미국 정부가 지난 2월 24일 발표한 10% 수준의 한시적 보편관세를 언급하며 “향후 미국의 행정·입법 동향에 따라 관세 정책과 실질 부담이 변동될 수 있어 현 시점에서 재무 상태·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없다"고 언급한 부분도 존재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항공기 내 위생 관리, 코로나 겪고도 ‘치외법권’…정부, 검역법령 개정 추진

코로나19·원숭이 두창(엠폭스) 등 신종 감염병이 국경을 넘나드는 핵심 통로인 항공기 위생 관리에 심각한 '법적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여객선 등 선박과 달리 비행기에 대해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사후 위생 점검 규정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당국이 칼을 빼 들고 검역법령을 전면 개정해 항공업계 전반의 기내 방역을 직접 통제하기로 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질병관리청은 '국내 항공기 보건위생조사 도입 연구 목표'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제 기구·해외 사례 비교·분석을 통한 검역법령 개정(제도화)와 과학적 근거 기반의 보건 위생 관리 체계 마련·고도화를 이번 제도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법령 개정 추진은 교통수단 간 검역 규제의 불균형에 기인한다. 현행 검역법 체계상 항만으로 들어오는 선박의 경우 1차 검역 조사를 마친 뒤에도 서류의 사실 확인과 실질적인 전염병 예방을 위해 당국이 대상 선박을 지정해 고강도 보건 위생 조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하지만 수백 명의 내·외국인이 밀집해 장시간 머무는 항공기에 대해서는 정작 이러한 보건 위생 조사를 강제할 명시적 규정이 전무한 실정이다. 비행 종료 후 항공사 자체적인 객실 청소나 매뉴얼에 따른 소독은 이뤄지고 있지만 방역 당국 차원에서 개입해 기내 위생 상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행정적으로 관리·감독할 법적 테두리가 없었던 셈이다. 당국은 이 같은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주요 국제기구의 기준과 선진국의 방역 사례를 정밀하게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항공기 보건 위생 조사' 제도를 명문화할 방침이다. 명확한 법적 근거가 신설되면 여객기 역시 선박과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국가 보건 위생 조사의 대상이 된다. 이번 연구 용역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항공기 검역 및 보건위생관리가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추진됐다. 당국이 벤치마킹하는 ICAO의 최신 지침인 '부속서9(출입국 간소화) 제17판(2025년)'은 각 체약국이 철저한 '위험 평가(Risk assessment)'에 근거해 항공기 소독 조건을 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내 소독이 필요할 경우 WHO 최신 지침 및 항공기 제작사 권고사항을 고려해 병원체의 유형과 위험군에 적합한 방식을 적용하고 오염 의심 구역에는 감염 병원체에 맞는 화학적 또는 비화학적 수단을 사용하며, 적절한 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훈련된 인력에 의해서만 소독을 실시하도록 국제 기준을 엄격히 규정했다. 더불어 주먹구구식 방역을 탈피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 기반'의 위생관리 질적 고도화도 함께 추진된다. 시각적인 청결도를 확인 외에도 기내 환기 시스템을 통한 에어로졸 전파 억제력과 승객 접촉 빈도가 높은 좌석 표면의 오염도, 기내식 조리 공간(갤리)·화장실 내 바이러스 잔존 여부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측정해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질병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장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항공기 검역·보건위생관리 세부 방안'을 구체화한다. 우선 WHO와 ICAO 등 국제 가이드라인을 분석해 국내 적용 기준을 세우고 △세균 검출 △표면 오염도(ATP) 초과 △매개체(해충 등) 발견 △이물질 육안 확인 여부 등을 근거로 집중 점검할 대상 노선과 항공편을 핀셋 선정할 계획이다. 검역 현장의 실행력을 높일 촘촘한 감시망도 짠다. 현장 검역관이 기내 전체를 샅샅이 살펴보고 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규격화된 '표준 점검표(체크리스트)'를 새로 도입한다. 특히 승객 접촉이 잦은 바닥·좌석·트레이 테이블을 비롯, 화장실·식품·식수 보관 구역 등은 '고위험 구역'으로 명시해 특별 관리한다. 이들 고위험 구역이나 육안상 오염이 의심되는 장소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ATP 검사를 실시하며, 필요시 검체를 채취해 정밀 감염병 검사까지 진행한다. 검사 대상에는 콜레라·장티푸스·세균성이질·장출혈성대장균(이상 2급), 비브리오패혈증(3급), 장염비브리오균·살모넬라균·장독소성대장균(이상 4급) 등 주요 법정 감염병 및 식중독 원인 병원체 9종이 대거 포함됐다. 위생 조사 결과 오염이 확인된 후의 사후 조치 지침도 깐깐해진다. 당국은 항공기의 빡빡한 지상 체류시간, 기종별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염 유형과 수준에 따른 세밀한 맞춤형 조치 기준을 신설한다. 여기에는 살균·살충 소독 방식부터 소독 약제의 범위와 투입 용량, 약제 노출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아울러 실제 기내 소독 업무를 대행하는 운송수단 소독업체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들의 장비와 시설을 직접 지도·점검하는 기준도 전면 보완할 방침이다. 새로운 규제 신설이 가시화되면서 항공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법령이 개정되면 공항에 도착해 다음 비행을 준비하는 짧은 시간(Turn-around) 안에 한층 깐깐해진 국가 방역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각 항공사들은 기내 방역 프로토콜 전면 재정비와 인력 확충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 1Q 영업익 6389억 ‘순항’…“하반기 K-방산 수출 랠리·11조 선제 투자, 초격차 굳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회사 한화오션의 흑자 폭 확대와 본체 항공우주 부문의 호실적에 힘입어 2026년 1분기 견조한 성장을 달성했다.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은 내수 R&D 비중 확대와 수출 인도 일정에 따라 1분기 일시적인 '숨 고르기'를 거쳤으나, 39조7000억 원의 사상 최대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예고했다. 특히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IR 컨퍼런스콜에서는 올해 폴란드 인도 물량 가이던스와 미국·중동·유럽 수주 파이프 라인, 캐나다 방산 밸류 체인 연계 수출 등 시장의 이목이 쏠린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응답이 오가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2028년까지 11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로드맵과 주주환원 강화 방안도 함께 공개됐다. ◇오션·항공우주 '쌍끌이' 호실적…“RSP 적자폭 대폭 축소"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 7510억 원, 영업이익 638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세전 이익은 5546억 원(141%↑), 당기순이익은 52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8% 급증했다. 연결 기준 자산은 56조5428억 원, 부채 39조2031억 원, 순차입금 비율 41%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했다. 전사 실적은 한화오션과 항공우주 부문이 든든하게 받쳤다. 한화오션은 조업일수 감소에도 LNG 운반선 등 △고가 상선 프로젝트 비중 확대 △환율 효과 △원가 절감 등에 힘입어 매출 3조2099억 원, 영업이익 4411억 원(71%↑)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3.7%를 달성했다. 항공우주 부문은 매출 6612억 원(25%↑), 영업이익 226억 원(533%↑)으로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보였다. 군수·장기 공급 계약(LTA) 물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엔진 제조사와 함께하는 국제공동개발(RSP) 사업에서 수익성이 높은 애프터마켓(AM) 부품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1분기 GTF 엔진 인도 대수는 232대로 전년 동기(257대) 대비 다소 줄었으나, AM 매출 증가로 1분기 RSP 영업손실을 전년 동기(253억 원) 대비 대폭 줄어든 161억 원으로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방산 수출과 ICT 호조로 영업이익 343억 원(2%↑)을 냈다. ◇1분기 쉬어간 지상 방산…“2분기부터 폴란드·이집트·호주 물량 본격화" 그룹 방산의 핵심인 지상 방산 부문은 1분기 매출 1조 2211억 원(5%↑), 영업이익 2087억 원(31%↓)을 기록했다. 내수 매출(5697억 원)은 41% 늘었으나, 수익성이 높은 수출 매출(6514억 원)이 13% 감소한 탓이다. 이에 대해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전무는 “1분기 수출은 폴란드 천무 발사대 일부 물량만 제한적으로 반영됐고, 내수 매출 역시 양산보다는 이익률이 '로우 싱글(Low-Single)' 수준인 개발·정비 위주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극적인 턴 어라운드가 예상된다. 한 전무는 “올해 연간으로 K-9 자주포 30문 이상, 천무 다연장 로켓 40대 이상을 폴란드에 인도할 계획"이라며 “2분기와 하반기에는 이집트 패키지·호주 레드백 장갑차·폴란드 물량에 국내 양산 매출까지 더해져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1분기 매출 믹스 변화일 뿐, 호주·이집트·폴란드 등 주요 수출 사업의 마진율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래 일감인 지상 방산 수주 잔고는 지난 1월 노르웨이 천무(1조3000억 원) 계약 등에 힘입어 39조7000억 원을 기록 중이며, 이는 연 매출 기준 약 3.5~4년 치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지난 4월 체결된 핀란드 K9 추가 수주(9400억 원)가 2분기에 반영되면 거뜬히 40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美 자주포 7월 윤곽·하이마스 지연 반사이익…글로벌 파이프 라인 '탄탄' 이날 IR 질의응답에서는 북미·유럽·중동을 아우르는 글로벌 추가 수주 파이프 라인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갔다. 한 전무는 “미국 차세대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독자 개발한 차륜형 자주포로 참여 중이며,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과 연계해서도 현지 업체들과 K-9 등 지상 무기를 포함한 방산 밸류체인 구축 프레임워크를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경쟁 모델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납기 지연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한 전무는 “경쟁 무기의 나토(NATO) 국가 인도 지연이 최근 2년간 심화되고 있어 납기·원가·제품 경쟁력을 갖춘 우리 '천무'에 호재"라며 “특히 폴란드에 설립한 천무 유도탄 현지 합작 법인(JV)이 지속적인 유도탄 수요를 선점하는 강력한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페인 현지 파트너와의 K9 현지화 사업도 논의 중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현지에서는 대공 방어 체계 수요가 급증하며 '천궁-II(M-SAM)' 및 'L-SAM'의 조기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연됐던 사우디아라비아 국가경비대(MNG) 수주 사업도 현지 정세가 안정화되는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시장의 경우 K-9 2차 패키지 논의와 더불어 '비호복합(대공무기)' 수출 가능성도 타진 중이다. 한편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풍산 탄약사업부 인수설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별도 기준 1분기 말 순차입금은 2조 3800억 원 수준이며 향후 방산 현지화 등 선제적 투자 및 운전자본 증가로 연말까지 다소 늘어날 수 있으나, 양호한 영업 현금 흐름으로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28년까지 11조 선제 투자…K-9 무인화·우주 경제권 아우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압도적인 기술 격차 확보를 위해 2028년까지 11조 원 이상을 쏟아붓는 메가 투자 로드맵도 발표했다. 글로벌 해외 투자에 6조2700억 원, 지상 방산·항공우주 인프라에 3조2400억 원, 신규 R&D에 1조56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게 사측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K-9A1을 K-9A2(자동화 포탑)를 넘어 K-9A3(완전 무인화)로 진화시키고, 다목적 무인 차량(Arion-SMET)·전투용 무인 수상정·잠수정·차세대 소형 무인기 엔진·레이저 대공 무기(천광) 등 유·무인 복합 체계 기술을 앞당긴다. 우주 부문에서도 누리호 고도화·차세대 발사체 사업 체계종합은 물론, 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와 연계해 위성 통신/관측 및 달·화성 탐사, 우주 자원 활용(ISRU)으로 이어지는 '저궤도 경제권' 독자 밸류 체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적극적인 투자 확대 기조 속에서도 주주 환원 정책은 한층 강화된다. '선(先) 배당금 확정, 후(後) 배당기준일 설정' 제도를 정착시켜 주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올해 주당 배당금(DPS)을 3500원 이상으로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2024~2028년 평균 배당액 이상의 강력한 주주환원을 이어간다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해진공 “유조선, 호르무즈 셧다운 리스크로 VLCC 운임 일일 50만 달러 폭등”

​글로벌 해운 시장이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와 주요 항로 우회 운항에 힘입어 단기적인 운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조선·건화물선·컨테이너선 등 3대 주력 선종 모두 당장 내년부터 역대급 규모의 신규 선박 인도가 쏟아질 예정이어서 머지않아 심각한 공급 과잉과 함께 구조적 하강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영국의 해운·조선 분석기관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2026년 1분기 시황 보고서 요약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해운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변동성을 겪고 있는 곳은 유조선 부문이다. 중동 분쟁 심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시장은 유례없는 운임 폭등을 경험했다. 이란 공습 직후 중동-중국 간(TD3C)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스팟 운임은 일주일 만에 일일 50만 달러까지 치솟았고 1년 기간 용선료 역시 일일 15만 달러를 기록하며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지속적으로 통제될 경우 하루 약 1200만 배럴의 원유 수출이 묶여 파이프 라인 우회 수송이 불가능한 정제 석유 제품의 경우 글로벌 수급 체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회 항로인 아프리카 희망봉을 택할 경우 항해 일수가 최대 90일 늘어나고 필요 선복량이 2.5배 급증해 실질적인 톤-마일(화물량×운송 거리) 증가가 발생, 물동량 감소분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하지만 호황에 가려진 '공급 폭탄'이 대기 중이다. 기록적인 운임 탓에 올해 노후선 해체(폐선)는 사실상 '제로(0)'에 머문 반면, 올 한해 유조선 신조 인도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4570만 재화 중량 톤수(DWT)로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유조선 전체 선복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VLCC 수주 잔량이 전체 선대의 25%에 육박해 선박 인도가 집중되는 2027년부터는 뚜렷한 선가 조정과 수익성 악화가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화물선(벌크선) 시장은 아프리카 기니 시만두(Simandou) 철광석 프로젝트 본격 가동으로 올해 약 2,500만 톤의 철광석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보크사이트 물동량 역시 전년 대비 8.0% 급증하면서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가 전체 운임 상승을 굳건히 주도하고 있다. ​올해 건화물선 전체 물동량은 1.9% 증가한 55억5900만 톤으로 전망된다. 장거리 항해와 체선 등이 반영된 실질 선박 수요 증가율은 2.9%로 선대 공급 성장률(2.8%)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글로벌 석탄 교역량은 전 세계적인 재생 에너지 급증과 탈탄소 여파로 지난해 첫 역성장(-4.3%)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8% 줄어들며 완벽한 구조적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단기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2025~2026년에 케이프사이즈를 중심으로 대거 발주된 신규 선박들이 시장에 인도되는 2028년 이후로는 심각한 선박 공급 과잉이 도래할 전망이다. 신조선가 역시 상반기 일시적 반등 이후 수주 잔량 잠식과 함께 하락세로 전환해 2028~2029년경 해운 사이클의 최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팬데믹 호황이 막을 내린 컨테이너선 시장은 쏟아지는 선박으로 인해 근본적인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 성장률은 3.0%로 전년(5.5%)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타겟인 북미 노선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수요 약화 여파로 전년 대비 물동량이 1.2%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요 성장세가 꺾인 반면 선대 공급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 총 선대 성장률은 4.2%에 달할 전망이며, 향후 5년 간 무려 1500만 TEU의 신규 선박이 바다로 쏟아져 나온다. 이에 따라 선복 공급 성장률은 2027년 7.2%, 2028년 9.2%로 매년 가파르게 치솟을 예정이다. ​극심한 수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최근 운임이 단기 반등한 것은 온전히 지정학적 요인 덕분이다. 이란 분쟁 발발 전후로 선사들이 전쟁 할증료를 부과하면서 극동발 중동행 노선의 운임이 단숨에 140% 급등했고, 아시아-유럽 항로의 홍해 우회 장기화가 잉여 선복을 빨아들이며 하락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 ​MSI 측은 “지정학적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운임 약세를 방어하고 있으나, 향후 홍해 항로가 정상화되어 운항 효율이 개선되면 그간 억눌렸던 공급 충격이 즉시 시장을 덮칠 것"이라며 “공급 확대 여파로 운임과 선가 모두 점진적인 약세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빅4’ 영업익 4배, 중소기업은 제자리걸음…당정, ‘하드웨어·하도급’ 벗고 상생 생태계 짠다

국내 방위산업계가 전례 없는 '수출 잭팟'을 터뜨리고 있지만 대형 체계 종합 업체와 중소 협력사 간의 심각한 양극화가 생태계의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낡은 하도급 관행과 경직된 획득 제도가 지속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함께 잡은 손, 더불어 만드는 K-방산 대도약'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부승찬·김남근·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100대 방산기업 중 한국 기업들의 최근 매출 증가율은 3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방산 '빅4'의 합산 영업이익 역시 2021년 5128억원에서 2024년 2조1146억원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하부 생태계의 사정은 다르다. 부 의원은 2022년 6.4%였던 대·중견기업 영업이익률이 2024년 13.7%로 치솟는 동안, 공급망을 지탱하는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5%에서 7.2%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고 언급했다. 부 의원은 “상당한 방산 수출 성과의 과실이 산업 전반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중소·중견기업들은 소외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는 혈관과도 같은 존재"라며 “공급망을 책임지는 기업들이 호황 흐름에서 소외된다면 K-방산의 지속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지 생산'과 'SW·AI 전환'…샌드박스·독립 발주 절실한 이유 이날 현장에 모인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단순한 이익 배분을 넘어 '규제 샌드박스'나 '독립 발주'와 같은 구조적 개선을 절실히 요구하는 데에는 명확한 거시적 배경이 존재한다. 첫째, 글로벌 수출 시장의 트렌드 변화다. 폴란드·중동 등 주요 수출국들은 완제품 수입을 뛰어넘어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을 위한 '현지 생산'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대기업 단독 수출이 아닌 우수한 기술을 가진 부품·스타트업들이 처음부터 '한 팀'으로 동반 진출해야만 수주가 가능한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UAE 현지에 K-방산 부품생산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인 LIG D&A의 장동권 전략기획실장이 “협력업체를 단순 하도급 업체가 아닌 공동 개발과 공동 해외 진출의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속도전이 된 방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민간 첨단 기술이 방산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인증 절차를 유연화하고,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규제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둘째, 무기체계의 핵심 가치가 전통적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중심(SDD)'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획득 제도는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1회성 납품 방식에 머물러 있어 혁신 기술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래 전장의 두뇌를 담당할 국방 AI 혁신기업 다비오(Dabeeo)의 발제는 이 한계를 명확히 짚었다. 다비오에 따르면 방산 분야의 인공지능은 1회성 납품(SI)으로 끝나는 장비가 아니라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과 성능 고도화가 필수적인 '국가 자산'이다. 박주흠 다비오 대표는 “현재처럼 체계 사업의 종속된 부속품 취급을 받는 낡은 하도급 구조에서는 역량 발휘가 불가능하다"며 “AI 전문 영역의 '독립 발주' 체계를 신설하고 소유권과 사용권을 분리하는 유연한 라이선스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들은 낡은 잣대에 발이 묶여 있다. 배경호 퍼스텍 부사장은 “중견 기업의 기준 자체가 광범위해서 기업 규제와 중소 기업 보호 사이의 '정책적 소외'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현행 자산 5000억원부터 10조원까지 하나로 묶인 기준 탓에 성장할수록 중소기업 보호 대상에선 제외되고 대기업 규제를 받는 '넛크래커(Nut-cracker)'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메스 드는 정부, 하반기 '방위산업 상생법' 입법 예고 이러한 현장의 위기감과 당위성에 정부도 획득 제도 정비와 상생 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형석 방위사업청 방위산업진흥국장은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성과가 생태계 전체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며 현 실태를 인정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오는 5월 '(가칭)방위산업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제정안 초안을 마련해 하반기 중 국회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동참을 예고했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방산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간 협력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방산 분야만 별도로 평가하는 상생 수준 평가를 추진해 체계종합업체와 협력업체 간 협력 정도와 성과 공유를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윤성현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진흥본부장은 “드론·인공 지능·로봇 등 미래 전장 기술에서 중소벤처 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우수 민간 기술을 우선 도입해 실증한 뒤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국방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개발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강형배 인턴 기자·김수미 인턴 기자

“K-9·KF-21에 미사일도 세트 메뉴”…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패키지 수출’ 시대 연다

K-방산이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마진율이 높고 지속적인 소모품 수익을 창출하는 정밀 유도 무기(PGM, Precision Guided Munition)를 세트로 묶어 파는 '패키지 수출(K-방산 2.0)' 시대로 본격 진입한다. 이는 K-9 자주포·다연장 로켓 천무·국산 전투기 보라매(KF-21) 등 무기를 쏘아 올리는 '발사 플랫폼'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는 포부인 만큼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3층 오디토리움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화 테크 아카데미 2026'을 열고, PGM 사업부가 주도하는 첨단 항공 무장·스마트 탄약 국산화 청사진을 전격 공개했다. 강단에 선 백기봉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사업부 2사업단장은 확고한 비전을 밝혔다. 백 단장은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과 K-방산 4대 강국 진입을 위해 KF-21과 같은 국산 전투기에 순수 대한민국 항공 무장을 탑재하기 위한 고효율 덕티드 추진 기술을 철저히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K-장약의 아버지'라 불리는 손현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사업부 4사업단장 역시 “재래식 155mm 포탄에 유도 기능을 접목한 첨단 포탄 기술들은 대한민국 국방 전략의 미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적 스텔스기도 회피 불가"…2036년 양산될 '한국형 미티어' 첫 번째 테마는 4.5세대 국산 전투기 KF-21의 완벽한 '무장 독립'을 이끌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그 심장인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 엔진 기술이었다. 우리 공군은 1949년 창설 이래 1970년대 500파운드급 MK82 폭탄 면허 생산을 거쳐 KF-21 자력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사일은 1950년대 미국산 팰컨(AIM-4)을 시작으로 줄곧 외산에 종속돼 향후 전투기 수출 시 해당 무기 제조국의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치명적인 족쇄가 남아있었다. 조복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연구소 체계종합1팀 책임은 “현존 최고 성능인 유럽 MBDA사의 '미티어(Meteor)'에 적용된 덕티드 램제트 기술을 적용해 독자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 고체 로켓은 산화제(80%)와 연료(20%)를 모두 내부에 탑재해야 하지만, 덕티드 램제트는 비행 중 흡입한 외부 공기를 산화제로 쓴다. 그 빈 공간만큼 고체 연료를 가득 채워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조정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 연구소 추진탄약1팀장은 자사가 1973년 백곰 지대지 미사일부터 1989년 구룡 다연장 로켓, 최근 천궁과 천무를 거쳐 배회형 정밀 유도 드론(RPGW)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고체 추진 기관 전문 기업임을 강조했다. 그는 “덕티드 램제트는 초기 가속용 '무노즐 부스터'로 초음속에 도달한 뒤 '포트 커버'를 열어 유입된 공기와 '가스 발생기'에서 뿜어진 기체 연료를 폭발시켜 추력을 낸다"며 “종말 단계까지 마하의 초음속을 유지해 적기가 물리적 기동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2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관련 기술을 축적해 왔다. 국내 유일의 산화제 자체 제조 시설, 99.9% 신뢰도를 요구하는 포트 개방 화약(파이로) 장치 기술, 대전 사업장의 대규모 생산 설비 등을 완벽히 내재화했다. 이날 행사장에 공개된 설명 패널에 따르면 한화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36년 이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초음속 공대함-II, 공기흡입식 다연장 등 5대 유관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기자들의 기술 질의도 이어졌다. 초고속 비행 시 공기 유입으로 엔진 불꽃이 꺼지는 문제(플레임 아웃)에 대해 조복기 책임은 “영하 55도의 저온과 수백 도의 마찰열을 견디는 고도의 체계 종합 기술로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킨잘·이스칸데르 같은 극초음속 타격에 대한 질문에는 “덕티드 램제트를 넘어 마하 5 이상 스크램제트 기반의 '하이코어(Hycore)'를 ADD와 선행 연구 중이며, 19개 대학과 75개 산학연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발 1억 美 '엑스칼리버' 한계 넘는다…우크라戰 교훈 담은 스마트 포탄 두 번째 테마는 K-9 자주포를 수직 정밀 타격 무기로 탈바꿈시킬 155mm 첨단 탄약 기술이었다. 김정훈 추진탄약2팀장은 “M549·XM1213과 같은 기존의 로켓 추진탄이나 항력 감소탄인 K307을 넘어 이제는 사거리 증가에 따른 탄착 오차를 줄여 소량의 탄약으로 표적을 제압하는 지능형 포탄이 필수"라며 투트랙 솔루션을 공개했다. 첫째는 '정밀 유도 포탄(155mm PGM)'이다. 길이 1m 이내, 중량 50kg 이하로 K9에서 발사된 후 공중에서 날개를 펴 통합 항법(GPS+INS)으로 유도 비행해 표적을 수직 타격(준수직 입사)한다. 2014~2019년 선도형 핵심 기술 개발을 마쳤으며 2026~2028년 탐색 개발, 2029~2032년 체계 개발을 거쳐 2033년 이후 전력화된다. 둘째는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탄도 수정 신관(CCF)'이다. 기존 재래식 포탄의 앞부분(신관)만 교체해 유도 기능을 부여하는 마법 같은 무기라는 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 전언이다. 2009년부터 선행 연구를 이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말까지 자체 개발을 마친 뒤 2026~2031년 체계 개발을 거쳐 2032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사거리가 50km로 늘어나면 일반 포탄은 300m 이상의 오차가 생기지만 CCF를 장착하면 50m 원 안에 정확히 꽂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은 단연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으로 쏠렸다. 1발당 1억 원에 달하는 미국산 유도포탄 '엑스칼리버'가 러시아의 강력한 전파 교란(재밍)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에 김 팀장은 “우리 군은 초기부터 적의 강력한 재밍 위협을 상정해 고도의 '항 재밍(Anti-Jamming)' 성능을 요구했고, 당사는 관련 구성품 개발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단가가 높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단 1발로 목표를 제압하면 포탄뿐 아니라 비싼 추진 장약의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포신 마모까지 방지해 종합적인 경제성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했다. 경쟁사인 풍산의 사거리 연장탄과의 차별점으로는 '능동적 궤도 수정 제어' 유무를 꼽았다. 다만 김 팀장은 “초고압·고충격을 견뎌야 하는 관성 항법 장치(INS) 등 극소수 전자 부품은 아직 제한적인 해외 국가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 국산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한계를 짚기도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선원·해외 건설 근로자는 500만 원, 승무원은 20년째 100만 원”…항공업계, 조세 역차별에 ‘불만 대폭발’

동일하게 국경을 넘어 외화를 벌어들이지만 하늘에서 일하는 항공사의 운항·객실 승무원들은 20년째 조세 제도의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 해외 건설 근로자와 원양 어선 선원들의 국외 근로 비과세 한도가 월 500만 원으로 대폭 상향된 반면 항공 승무원의 비과세 한도는 2006년 이후 '월 100만 원'에 꽁꽁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턱없이 부족한 세제 혜택 속에 일선 종사자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하자 국내 항공업계를 지탱하는 21개 주요 기관이 전례 없는 단일 대오를 형성하며 정부에 강력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형 항공사·LCC·국제 기구·학계 총망라…“20년 역차별 끝내야"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 수장들과 학계·유관 기관 대표들이 대거 참여한 '항공승무원 국외근로 비과세 형평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지지 동의서' 서명이 진행됐다. 개별 기업의 이해 관계를 넘어 대한민국 민간항공 생태계 전체가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참여 면면은 사상 초유의 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를 비롯,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에어제타 등 총 10개 국적 항공사의 경영진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 지부·한국항공협회·항공의학협회·사단법인 한국항공교통관제사협회 등 주요 직능 단체와 한국항공대학교·한서대학교·항공우주산학융합원 등 학술·연구 기관 수장들까지 총 21개 기관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타 직군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비과세 한도의 합리적 조정 △20년 장기간 동결로 추락한 실질 지원 수준 회복 △대한민국 민간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현직 승무원 2891명의 절규…93.5% “현행 비과세 제도, 불공정하다" 일선 현장에 팽배한 불만은 수치로도 명확히 입증됐다. 현직 운항 승무원(87.9%)과 객실 승무원(12.1%) 28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뼈아픈 조세 불평등을 토로했다. 응답자의 76.2%는 근로 시간의 75% 이상을 국제선 비행에 할애하는 '절대적 국외 근로자'였으며, 5년 이상 장기 근속자 비율도 85.6%에 달하는 등 업계를 이끄는 핵심 인력들이 설문에 대거 참여했다. 조사 결과 선원·건설 근로자(500만 원)와 항공승무원(100만 원) 간의 비과세 한도 격차에 대해 응답자의 93.5%가 “전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타 직군이 500만 원의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 조차 몰랐던 승무원도 43%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제도 개선에 대한 갈망도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98.7%가 비과세 한도 확대가 “매우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향후 개선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타 직군과의 형평성 확보(78.5%)'를 지목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가장 합리적인 비과세 한도 역시 타 직군과 동일한 '월 500만 원(84.3%)'이었다. 20년 전 잣대에 멈춰 있는 정책에 최소한의 물가 상승률(85.4%)과 체감 물가(87.1%)를 반영해 달라는 호소도 줄을 이었다. ◇“핵심 인력 뺏기면 비행 안전도 무너져"…생존 위한 방어막 절실 업계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들은 이번 비과세 현실화 요구가 세금 감면 수준의 투정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의 붕괴를 막고 핵심 인재의 '엑소더스(대규모 이탈)'를 방어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설문에서 승무원들은 비과세 확대가 가져올 파급 효과(복수 응답)로 '항공종사자의 근무환경 개선(86.3%)'에 이어 '해외 항공사로의 숙련된 인력 유출 방지(74.1%)', '우수 인력 확보 및 유지(53.8%)'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종사자 지원 정책을 묻는 질문에서도 '국외 근로 비과세 확대(82.8%)'가 타 정책들을 압도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항공 수요가 폭발하며 막강한 자본력과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무기로 장착한 중동 등 해외 유수 항공사들이 한국의 베테랑 조종사와 승무원들을 거침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조세 역차별로 인해 실질 소득마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 이탈은 곧 국가 항공 안전망 약화와 국제 경쟁력 추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확보된 지지 서명을 바탕으로 국회와 정부에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고, 항공 승무원 해외 근로 소득 비과세 확대와 항공 산업 인력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 정세로 인한 항공 산업 위기 상황에서 핵심 인력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라며 “20여 년간 정체된 제도 개선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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