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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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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IG D&A, 적 미사일 ‘헛발질’ 유도…‘전자전 미끼’ 무인기 기술로 ‘가성비’ 전장 구현

21세기 전장에서 저비용 무인기를 활용한 '비대칭 소모전'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LIG D&A, 구 LIG넥스원)가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 미끼(Decoy)' 무인기 기술을 확보했다. 이 특허는 무인 비행체가 스스로를 거대한 유인 전투기처럼 위장해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고, 적군의 고가 지대공 미사일을 낭비하도록 유도하는 첨단 전자전 기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뼈대는 소형, 레이더상으론 '거대 전투기'…가변형 반사기와 모의 신호의 융합 9일 본지 취재 결과 LIG D&A는 최근 지식재산처로부터 '적 기만용 무인 비행체 및 그 운용 방법(특허등록 번호 10-2936491)'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의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한 뒤 대상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수신해 목표물의 거리와 고도, 방위, 그리고 크기를 식별한다. 이때 레이더 전파가 표적에 맞고 레이더 수신기로 되돌아오는 신호의 강도를 나타내는 척도를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드론과 같은 소형 무인 비행체의 RCS는 새 한 마리와 비슷한 크기로 나타난다. 특허에 명시된 기만용 무인 비행체는 내부 동작을 위한 '전원 공급 장치'와 비행을 위한 '비행 동력 장치'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또한 실제 전투기와 유사한 외형을 지니되 크기는 축소된 형태로 제작된다. 두뇌 역할은 항공 경로 제어를 관장하는 '비행 제어 컴퓨터(FLCC, Flight Control Computer)'와 기만 임무 및 각종 주변 장치를 총괄하는 '임무 장비 컴퓨터(MC, Mission Computer)'로 분산 처리된다. 이 기만용 무인기의 핵심 기술은 적의 RCS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가변형 레이더 신호 반사기'다. 스텔스 기술은 항공기의 형상을 각지게 만들고 전파 흡수 물질(RAM)을 도포해 RCS를 극한으로 줄임으로써 레이더망을 회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LIG D&A의 가변형 레이더 신호 반사기는 기체에 탑재된 '신호 수집 안테나'를 통해 적 감시 레이더의 주파수와 위치를 산출하면 MC는 RCS 값이 커지도록 변위값을 계산해 리플렉터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한다. 액추에이터가 측면을 둘러싼 반사체들을 접으면 크기가 최소화돼 은밀한 비행이 가능하고, 적을 유인할 때는 반사체를 활짝 펼쳐 레이더상에서 전투기와 맞먹는 거대한 표적으로 인식되게 만든다. 여기에 완벽한 기만을 위해 전자적 위장술이 더해진다. MC 내의 '신호 모의부'는 실제 아군 전투기가 발신하는 것과 동일한 피아 식별(IFF, Identification Friend or Foe) 신호·모의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모의 신호 안테나'를 통해 전방위로 방사한다. 적 방공망은 증폭된 레이더 반사 크기와 위조된 피아식별 신호에 속아 이 작은 무인기를 최우선 타격 대상으로 오인하게 된다. ◇정찰부터 양동 작전까지…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반 3대 전술 시나리오 해당 무인기는 기체에 탑재된 '데이터 송수신기'와 카메라, 그리고 MC 내의 '데이터 처리부'와 '정보 수집부'를 통해 지상 운용 센터 및 주변 아군기(유·무인기)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LIG D&A는 이를 바탕으로 한 세 가지 핵심 활용 방안(운용 시나리오)을 특허에 담았다. 우선 적의 감시 레이더에 전투기로 오인 식별돼 고가의 지대공 미사일 발사를 유도함으로써 적의 방공 무장을 강제로 소모시킨다. 또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써 획득한 이미지를 정보 수집부에서 분석해 적 방공체 계의 위치와 환경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 송수신기를 통해 지상 운용 관제 센터나 주변 아군 유인기에 실시간 전송한다. 유사 시에는 적군의 방공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아군 유인기 대신 미사일의 표적 역할을 하는 전자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무인기 편대가 특정 방향으로 진입해 적의 화력과 레이더 감시를 집중시키는 기만형 양동 작전을 펼치고, 그 사이 아군 유인 전투기가 반대 방향의 사각지대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이는 지난달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사명을 LIG넥스원에서 변경하며 선언한 글로벌 우주·항공 리더로서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K-방산의 주력 수출품인 천궁-II·해궁 등과 같은 요격 미사일이 날아오는 적을 방어하는 '방패'라면 본 특허의 기만 무인기는 적의 방패를 허물어뜨리는 '보이지 않는 창'인 셈이다. 서로 완전히 상반된 역할을 하는 무기 체계의 원천 기술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LIG D&A는 미래 유·무인 복합전 및 전자전 시장에서 어떠한 형태의 전술적 요구에도 부합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3000만 원 드론에 60억 미사일 쏘는 '가성비 딜레마'…저가형 방어 체계 급부상 이번 특허의 전략적 가치는 최근 전장의 핵심 트렌드인 '가성비'와 '비대칭 소모전'에서 드러난다. 군사 전략과 전장의 패러다임은 인류 역사상 급격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과거의 전쟁은 거대하고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항공 모함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 △첨단 지대공 미사일 네트워크 등 최고급 플랫폼 중심의 힘의 대결 구도를 보였다. 반면 21세기의 전장은 작고 저렴하며 지능적으로 군집하는 무인기(UAV)들이 주도하는 '비대칭 소모전(Asymmetric War of Attrition)'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이러한 흐름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중동 지역의 여러 분쟁을 통해 입증됐고, 방어자에게는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 이상으로 방어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준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최근 전장에서는 2만~5만 달러(약 2700만~6700만 원) 수준의 저렴한 이란제 샤헤드(Shahed)-136 자폭 드론이 2000km를 비행하며 대량으로 투입돼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무기로 급부상했다. 반면 방어하는 측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1발당 약 400만 달러(약 60억 원) 내외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드론 1대를 잡기 위해 수백 배 높은 비용의 미사일을 소모하게 만들어 방어 측의 경제·군사적 손실을 유도하는 셈이다. 이에 대응해 글로벌 군사 강국들은 30mm 기관포 등으로 드론을 파괴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방어 체계로 전환하며 다양한 저가형 요격 무기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루카스(Lucas)'는 샤헤드보다 저렴한 약 3만5000달러(약 4600만 원) 수준에 인공 지능(AI) 기반 자율 편대 비행·전파 방해 회피 기능을 갖췄다. 유럽 방산 기업 에어버스는 2kg 미만의 초경량 미사일을 탑재한 제트 추진 요격 드론으로 벌떼 드론을 요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에스토니아 기업 프랑켄부르크(Frankenburg) 또한 약 1500만 원의 저렴한 드론 대응 특화 미사일을 개발 중이고, 국내에서도 니어스랩이 AI를 탑재한 요격 드론 '카이든(KAiDEN)'을 개발해 이란제 드론 대응에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적의 염가형 공격 무기를 더 값싸게 막아내는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LIG D&A의 특허는 정반대로 '저렴한 기만 무기로 고가의 적군 방어 무기를 강제로 소모시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현대전의 가성비를 극대화할 역발상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LIG D&A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맞게 대응한 것"이라면서도 “아직 사업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풍산 “탄약 매각 안 해” 직후 한화 “인수 검토 중단”…M&A 설 일단락

방산업계 대어급 매물로 거론되던 풍산 탄약 사업부문 인수설이 결국 무산됐다. 풍산 측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하자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즉각 검토 중단을 선언하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은 각각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확정 공시를 통해 탄약사업 인수·매각 논의가 종결되었음을 밝혔다. 먼저 입장을 낸 쪽은 풍산이었다. 풍산은 올해 3월 5일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한 '풍산, 탄약사업 판다' 제하의 기사에 대해 이날 16시 49분 최종 부인 공시를 냈다. 서정국 풍산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 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풍산의 확정 공시가 나간 직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6시 49분에 대응 공시를 올리며 발을 맞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 방산 경쟁력 강화와 무기·포탄 수직 계열화 등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 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날 공시에서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공식 발표하며 인수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간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풍산의 탄약 사업을 인수할 경우 화력 체계의 핵심인 포신(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탄약(풍산)을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해 왔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6일 미확정 공시를 통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매각 측인 풍산이 사업권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양사 간의 전략적 판단 차이가 발생하면서 결국 인수 논의는 '없던 일'이 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음주 비행 없는데 신고 의무화라니”…조종사협회, 김희정 의원 법안에 ‘강력 반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항공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현업 종사자들과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 안전을 위해 음주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원실 측과 현장의 음주 차단 시스템을 무시한 과잉 규제라는 조종사 단체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김희정 의원은 항공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헸다. 이번 개정안은 항공 종사자의 음주 행위에 대한 항공사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항공 종사자 및 객실 승무원이 업무에 종사하는 동안 주류 등을 섭취하거나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 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위반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항공운송사업자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음주 운항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범한 경우 해당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한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항공사가 자체 음주 측정을 통해 내부 징계만 내리고 수사 기관에 알리지 않을 경우, 해당 종사자가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되는 허점이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이번 법안이 항공 현장의 특수성과 기존 안전 시스템의 실효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식 입장을 냈다.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모든 항공사는 국제 기준에 따라 비행 전 음주 측정을 실시하며, 기준 초과 시 즉시 업무에서 배제한다"며 “이러한 사전 차단 시스템으로 인해 음주 상태에서 실제 비행에 투입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가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협회는 “단순 적발 단계에서 수사 기관 통보를 의무화하는 것은 예방 중심 시스템과 중복되는 규제"라며 “과도한 형사적 접근은 자발적인 보고 문화와 안전 중심 조직 문화를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선 조종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고경력 기장 A씨는 “김희정 의원실의 법안은 마치 조종사가 음주 비행을 한 뒤에 나중에 적발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며 “실제로 음주 비행을 한 사람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장 B씨 역시 현장 측정 시스템의 실정을 언급하며 법안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측정기에서 '페일(Fail)'이 뜨면 그 즉시 팀장과 운항본부장 등 모든 보직자에게 문자가 발송돼 은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B 기장은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가글이나 초콜릿, 구취 제거제 사용만으로도 수치가 감지된다"며 “항공사들은 법적 기준인 0.02%보다 낮은 0.01% 수준의 수치에도 안전을 위해 비행에서 배제하고 자체 징계를 내리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종사들은 이와 같은 오탐이나 사내 관리 단계의 사안까지 모두 수사 기관에 신고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김희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이 타 운송 수단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공적 감시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철도안전법에도 동일한 취지의 법안이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철도 운영자가 종사자의 음주 사실을 적발하고도 신고하지 않아 처벌이 어려웠던 사례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고 밝혔다. 항공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신고 의무를 부여해 음주 사실이 내부적으로만 소화되고 은폐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업무 종사 전 적발' 이슈에 대해서도 의원실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관계자는 “법안에 '업무에 종사하는 동안'이라고 명시돼 있으며, 이는 출근 시점부터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조종사 단체의 '운항 이후 전제'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 갈등은 항공 안전을 위한 '공적 감시 강화'와 현장 시스템의 '예방 문화 존중' 사이에서 발생한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日 피치항공 “중장거리 노선으로 ‘Pitch up’…유할 0원 유지, 운임 현실화 검토”

피치항공이 기존 단거리 위주의 단일 기종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기종을 도입하는 '투 트랙(Two-track)' 기단 운용 전략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 과거 파격적인 노이즈 마케팅으로 굳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브랜딩에도 속도를 낸다. ◇A321XLR 도입으로 중장거리 정조준…호주·인도 취항 목표 7일 피치항공의 한국 총판매 대리점(GSA)인 에어피스코리아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향후 경영 전략과 노선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피치항공은 기단 운영의 핵심이었던 '원 트랙(단일 기종)' 전략을 대폭 수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에는 사고 발생 시 정비사 투입이 용이하고 기재 대체가 쉽다는 이유로 단거리 기종만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을 통한 매출 증대를 목표로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했다. 전선하 에어피스코리아 대표는 “최대 11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한 신규 기종 에어버스 A321XLR(Extra Long Range)을 도입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호주나 인도 등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어버스의 A321XLR(Extra Long Range)은 협동체(Narrow-body) 항공기 중 최장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A320neo 패밀리의 최신 파생형 모델이다. 기체 후방에 통합 연료 탱크(RCT)를 탑재하고 랜딩기어를 강화해 최대 이륙 중량(MTOW)을 100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최대 4700해리(약 8700km)를 10~11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어 아시아-호주나 대서양 횡단 같은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이 가능하다. 구형 중형 광동체(Wide-body) 항공기 대비 좌석당 연료 소모율을 약 30% 절감해 압도적인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객실 내부에는 에어버스의 최신 '에어스페이스(Airspace)' 디자인이 적용돼 넓은 수하물 공간(오버헤드 빈)과 기내 와이파이, 개선된 조명 등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A321XLR이 대형 허브 공항을 거치지 않고 중소 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비행 수요를 충족하며 글로벌 항공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기종이 언제쯤 도입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우걸 상무이사는 “작년 12월경 발주를 진행했지만 현재 에어버스 측의 인도 지연 문제로 인해 실제 도입까지는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취재진이 중장거리 비행 시 기존의 좁은 좌석 간격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제기하자 이들도 이에 깊이 공감했다. 전 대표는 “단거리 노선에서는 좁은 간격을 참을 수 있지만, 11시간을 비행하는 장거리 노선에서 동일한 좌석을 유지하면 큰일이 날 것"이라며 신기종 도입 시 좌석 편의성 개선이 동반될 것임을 시사했다. ◇소도시 대신 거점 공항 집중…유류 할증료 0원 기조는 유지 일본 내 지방 소도시 취항 계획을 묻는 질문에 피치항공 측은 명확히 선을 그었다. 강경화 이사는 “국내 LCC들이 일본 소도시에 취항할 수 있는 것은 일본 지자체들이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 항공사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국적사인 피치항공은 이러한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피치항공은 오사카·나고야·나리타 등 조종사·객실 승무원 거점이 있는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비행편을 집중시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새로운 목적지에 취항해 승무원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김포-오사카 노선에 하루 4편을 집중 투입해 상용 수요를 성공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한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 속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기본 운임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피치항공은 2015년부터 승객들에게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전 대표는 “이러한 정책은 저유가 시대였기에 가능했고 현재의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영업이익 하락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취재진이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야 하지 않냐고 묻자 전 대표는 “유류 할증료를 안 받는다는 기조는 유지하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유류 할증료 대신 기본 항공료를 일부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피치항공은 단거리 왕복 비행과 40분이라는 극도로 짧은 지상 체류 시간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인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정시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이즈 마케팅 시대 지나 '성숙기' 진입…브랜드 쇄신 총력 설립 초기부터 피치항공을 따라다녔던 '피치 못할 때 타는 비행기'라는 부정적인 별명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해외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해 환불 불가 조건으로 발권한 승객들이 규정상 환불이 안 되자 불만을 표출하면서 그런 말이 굳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한국 시장 진출 당시 대형 항공사(FSC)의 풀 서비스에 익숙했던 국내 승객들에게 물조차 유상으로 판매하는 피치항공의 철저한 수익 모델이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강 이사는 과거 본사 경영진의 입장을 언급하며 “초창기에는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인 수식어라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회사를 알리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피치항공은 과거 기내에서 폭스바겐 자동차를 판매하거나 비트코인 결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전략이 수정됐다. 강 이사는 “회사가 발전기에 접어든 만큼 이제는 긍정적인 브랜드로 리브랜딩하자는 논의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노선 운항편이 늘어난 만큼 적극적인 홍보 예산을 본사에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상무 역시 “최근에는 부정적인 기사 대신 '피치를 올리자'는 긍정적인 방향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사 직영 지사가 아닌 총판매 대리점(GSA) 형태로 운영되는 에어피스코리아의 특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지사 형태가 본사의 관리를 받기에 더 유리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영진은 GSA 체제의 독립성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직원 입장에서는 지사 형태가 항공권 지원 등 복지 혜택이 더 많을 수 있지만, 실적이 좋을 때 본사의 규정과 별개로 한국 법인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것은 GSA 체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선하 에어피스코리아 대표는 “한국 법인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비중이 91~95%에 달해 여행사 중심의 B2B 영업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며 “노동조합 등 주요 이슈가 발생했을 때도 한국 법인 대표가 독립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환율·고유가 이중 격랑에 수입업계 “원달러 1600원 넘으면 줄도산”

최근 미-이란 전쟁으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치솟고 있어 지난해 미국의 일방적 관세정책에 시달렸던 국내 산업계를 더욱 위기로 내몰고 있다. 특히, 내수가 아닌 수출입 기반의 기업들이 원가 및 환율 관리에 비상이 켜진 가운데 수입기업들이 고환율로 생존위기에 처해 있다. 제조원가 상승분을 수출대금으로 헤징(위험 회피)할 수 있는 수출기업과 달리 수입기업들은 수출기업과 달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환율 헤징 시스템이 부재한데다 정부의 지원마저 미흡해 고환율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액은 604억달러로 지난해 3월 대비 13.2% 늘어났다. 이 가운데 에너지 수입은 93억 7000만달러로 7.0% 감소했다. 이는 미·이스라엘의 공습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내 에너지 연료의 핵심인 중동산 원유 해상운송이 차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원유 수입액은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수입단가 상승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수입 차질로 실제 국내로 도입한 물량이 줄어 1년 전과 비교해 5% 금액이 감소한 60억달러로 집계됐다. 통상 원유 수입량이 줄어들면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그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말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1400원대 중후반에서 1500원대로 단숨에 6% 가량 껑충 뛰었다. 이처럼 고유가와 고환율의 이중고에 인건비와 전기 요금 등을 제외하고 통상 3~4% 수준이던 수입사들의 영업이익은 완전히 사라졌다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과거 10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도 1~2%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수입 원가에 직결되는 환율 급등이 수입기업들을 '제로(0) 마진' 내지는 적자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육류수입자 A씨는 “고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 업계 전반이 이미 수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현재 피해를 호소하는 곳들은 그나마 버틸 힘이 있는 업체들"이라며 “환율이 1570~1580원 선에 이르면 한계에 달했던 기업들의 도산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환율이 1600원을 넘어가게 되면 육류를 포함한 모든 수입업계에 줄도산이 이어지는 '아마겟돈(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A씨는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10개의 업체 중 2~3곳은 시장에서 탈락하는 혹독한 과정을 겪을 것이며, 업체 관계자들은 원가 상승 문제와 환율을 자극하는 발표 등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수입협회 부회장인 전방글로벌의 박진우 대표 역시 중소 수입업체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호소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환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헤지 수단이 전혀 없어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을 100% 그대로 받는다"고 토로했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약 100원 상승하면서 환율 인상률이 6%대에 달했는데, 제조 수입업체들의 통상적인 영업이익률(5~7%)을 감안하면 1년 치 농사로 벌어들일 이익을 환손실로 전부 잃게 되는 셈이다. ​수입 물품은 국내 판매용이든 수출용 상품화를 위한 원료든 이미 계약상 단가가 정해져 있어, 수입 원가가 7% 올라도 이를 중간에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박 대표는 “헤지 방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입업체들은 발생하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고환율 대책이나 정부 지원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 등 정부 입장에서도 특정 수입업체들에게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환율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손실을 줄이거나 보전할 뾰족한 해법이나 대책은 없다는 게 수입업계의 공통 반응이다. ​박 대표는 “해외 전쟁 등 불가항력적 대외요인으로 환율이 급등한 것이라 개별기업가 감당할 수 없다"면서 수입업계 전체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임을 전했다. ​한국수입협회 차원에서도 아직 개별 업체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취합하거나 대책 마련을 위한 공식 결의를 진행하지는 못한 상태다. ​하지만 박 대표는 “협회가 수입업체들을 대변하는 곳인 만큼 정부에 보다 강력하게 입장과 대책 마련을 건의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입업자들을 '외화 유출'이라는 잣대로 평가절하하는 정부 일각과 사회의 편견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은 국내 내수생활 유지와 수출품 제조를 위한 기본적인 필수경제활동"임을 강조하며, “수출입 중소기업 대표들이 국가의 고용을 책임지고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정기선 회장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베트남 사업장 방문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현장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일 HD현대에 따르면, 정기선 회장은 지난달 24~25일 이틀간 베트남 현지 HD현대 기업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공장설비 및 안전시설을 점검했다. 첫날인 24일 베트남 중남부 칸호아성의 HD현대 베트남조선을 찾은 정 회장은 현장직원들에게 공정준수율과 작업 애로사항 등을 확인한 뒤 작업장 안전을 강조했다. 특히, 선박 제조 야드에 들러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의 건조 공정 현황도 챙겼다. 다음날인 25일 베트남 중부 다낭 아래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도 방문해 파견 임직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해외근무 노고를 위로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HD현대의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인 HD현대에코비나는 아시아 내 항만 크레인 사업 전개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HD현대에코비나 인수 완료 이후 첫 방문이란 점에서 정 회장은 탱크 제작 공장 건설 현장, 항만 크레인 및 LNG 모듈 생산공장 등 회사 내 시설물 전반을 관심있게 살폈다. 정기선 회장은 베트남 현장 임직원들에게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이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경영 소신을 피력했다. 아울러 “항상 현장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고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찾아 여러분들과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현장경영 행보 의지도 드러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충북 음성의 HD현대에너지솔루션·HD건설기계 방문을 시작으로 △충북 청주 HD현대일렉트릭 △울산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사업장은 물론 해외 사업장인 HD현대 필리핀조선을 찾아 현장 점검과 현지직원 격려에 한 바 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회장 취임 이후 다섯번째 현장경영인 셈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중동발 항공업계 ‘터뷸런스’…공정위 “현 상황 대한항공-아시아나 좌석 90%↑ 공급 유지, 입장 못 밝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으로 국내 항공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비상 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하며 생존을 위한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는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129달러, 항공유(Sing-Jet)는 19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4월 급유 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사업계획에서 설정한 기준 유가인 220센트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항공사 운영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폭등하면서 연간 경영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지난 31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유가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4월부로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이번 조치는 구조적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완수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임직원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2025년 사업 보고서를 통해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이 3050만 배럴이고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3050만 달러(한화 약 466억 원)의 손실을 입는다고 명시했다. 또 환율 10원이 오르면 550억 원의 외화 평가 손실을 보고, 현금 흐름 측면에서는 160억 원씩 변동이 발생한다고 했다. 진에어 역시 박병률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를 통해 비상 경영 합류를 알렸다. 진에어는 수익성 극대화와 불요불급한 지출 최소화를 주문하는 한편,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5일부터 이미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투자 우선 순위를 재정비하고 운영성 비용 절감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국제선 일부 노선에 대해 4~5월 중 단발성 감편을 결정했다. 감편 대상은 인천발 프놈펜(2회), 창춘(7회), 하얼빈(3회), 옌지(2회) 등 4개 노선으로 총 14회(왕복 기준) 운항이 취소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접 일자 대체 항공편과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에 대해 2019년 대비 공급 좌석수 90% 이하 축소 금지 조건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현재와 같은 위 상황에서 공정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시정 조치를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공정위 기업결합과 관계자는 “시정 명령 변경이나 기업 결합 조건을 거는 등 일체의 것은 모두 '사건'으로 처리하고 있고,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별 다른 요청은 없었다"며 “전원회의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까지 당사 내에선 노선 감축이 거론되지 않고 있고, 하더라도 공정위 규제 범위 내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인천-프놈펜 노선이 공정위 시정 조치 대상 노선이지만 이는 단발성 비운항에 해당해 공급 유지 의무 기준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시행됐다"고 답했다. 또한 “추가 감편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경쟁 당국의 시정 조치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 국제 정세 불안과 고환율·고유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전사적 비상 경영 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 차원의 조치다. 티웨이항공은 향후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투자 계획과 비용 구조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이거나 집행 시기를 조정하되, 정비·안전·운항 등 핵심 분야의 필수 예산은 기존대로 유지해 '항공 안전'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지킬 방침이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는 항공사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류 할증료 인상만으로는 상승하는 연료비를 상쇄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티웨이항공은 주요 경영 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아직 비상 경영 선포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한 이래 그에 준하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천-하노이 노선은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총 44편을, 인천-방콕 노선은 5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총 48편을,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5월 8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감편해 총 18편을 비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을 위시한 베트남 노선 위주로 감편했다. 파라타항공은 기재 도입이나 신규 노선 확대 등 사업 계획상 변동 사항이 없으나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나간다. 에어프레미아는 4·5월 인천-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LA), 5월 인천-샌프란시스코·뉴욕·워싱턴·방콕 노선 스케줄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신생 소형 항공 사업자인 섬에어 역시 고환율·고유가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섬에어 관계자는 “외생 변수로 인해 2호기 도입은 당초 계획 대비 다소 늦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유류 할증료를 항공권에 대폭 반영했고 외환·원유 헷징을 하며 버티고 있다. 9월 9일부터 12일까지의 제주항공 인천-나고야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은 종전 23만원이었으나 유류 할증료가 붙은 이후 35만1400원으로 폭등했다. 이처럼 업계에서 줄줄이 감편 등 사업 조정·항공권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해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운항을 확대하는 사례도 보인다. 항공기를 공항에 주기해두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기재 리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매출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에어부산은 부산-시즈오카(주 3회), 지난 31일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인천-밀라노(주 3회), 인천-홍콩(주 7회)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당사는 2023년부터 계속 비상 경영을 해와 올해 1월 자본 잠식에서 벗어났다"며 “승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나고야행과 같이 하루에 한 편 뜨는 노선은 그대로 운영하고 있고, 오히려 5월부터 기타큐슈·후쿠오카·오키나와 노선의 좌석 공급량은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조원태 반대한 국민연금의 ‘기괴한 이중 행보’

지난달 26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지분 5.4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한진칼의 경영권을 호시탐탐 노리던 호반그룹조차 조 회장의 선임에 찬성표를 던진 마당에 최대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홀로 각을 세운 것이다. 국민연금이 내세운 반대 사유는 '명백한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이다. 아울러 조 회장이 지난해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 등 4개 회사로부터 수령한 145억7818만 원의 보수가 경영 성과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도 반대했다. 하지만 과연 이 '경영 성과 부족'과 '기업 가치 훼손'이라는 잣대가 합당한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가적 과제 떠안은 결단, '경영 성과'로 폄하할 수 있나 정부가 산업은행을 앞세워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주게 됐다는 논란이 존재하긴 하지만 조 회장은 2020년 11월 재무 압박을 감수하면서도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을 떠안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만약 대한항공이 국적 대형 항공사 통합이라는 십자가를 지지 않았다면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에어서울·에어부산, 협력사 직원들까지 애저녁에 길거리에 나앉는 대규모 실직 사태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이는 기업 논리를 넘어 국가적 사업에 동참하고 동종업계인들의 고용을 지켜낸 막대한 사회적 공헌이다. 더욱이 대한항공의 매출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가 부진하다'며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의 논리는 현실과 동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 정말 경영상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면 배임 등의 법적 잣대가 먼저 거론됐어야 마땅하다. ◇투자와 의결권이 따로 노는 기이함 국민연금의 이러한 엇박자는 근본적으로 기금운용본부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이원화된 기형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서 기인한다.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1월 말 기준 1540조 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굴리며 장기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하는 철저한 '투자' 조직이다. 한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판단이 곤란한 주요 안건의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는데 사용자 단체 2명, 근로자 단체 2명, 지역 가입자 단체 2명, 관계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중대사를 결정하는 조직이 둘로 쪼개져 있다보니 한쪽에선 수익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는데, 다른 한쪽에선 비전문가들이 섞인 위원회가 모여 반대표를 던지는 촌극이 벌어지는 건 예정된 수순일 수 밖에 없다. 노사 대표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수탁위 구조상 사실상 가입자 대표가 캐스팅 보트를 쥐며 고도의 금융·경영적 판단보다는 정치적·이념적 입김이 작용하기 쉬운 구조다. 국민연금이 '한 입으로 두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글로벌 연기금의 정답은 '독립성'과 '전문성'의 일원화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일찌감치 이러한 리스크를 차단하고 철저히 전문성과 독립성 위주로 지배구조를 짰다. 노르웨이 국부 펀드(GPFG)는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이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기관으로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의 투자를 지향한다. 일본 공적연금(GPIF)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운용 전략과 방향을 확정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제도인 캘퍼스(CalPERS)는 주 정부 산하가 아닌 독립 기관이다. 가입자 선출·주지사 임명 등으로 구성된 13명의 관리이사회가 최고 의사 결정 기구 역할을 하며, 투자와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등 주요 결정을 직접 내려 정치적 중립성과 의사 결정의 일원화를 확보했다. ◇국민연금, 이제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국민이 낸 피 같은 노후 자금을 안전하게 불려 돌려주는 것이다. 투자는 글로벌 3대 연기금 규모로 하며 기업의 명운이 걸린 의결권 행사는 전문성이 결여된 위원회의 입김에 휘둘리는 작금의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연임이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라올 때마다 반복돼 온 국민연금의 조원태 회장 연임 반대 사태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분산된 의결권 구조를 정비해 자본시장 이해도가 높은 인력들이 최종 책임을 지는 일원화된 시스템으로 가야 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방증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쉐도우 보팅이나 이상한 이중 행보를 멈추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독립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할 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1개월 껌딱지’ 아기 엄마의 절규…HMM 노조 “정부 주도 본사 부산 이전, 구성원·가족 삶 파괴”

“제 두 살 아기에게 엄마의 품은 온 세상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회사와 정부는 저에게 아이의 세상을 포기하라 말하고 있습니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그저 수백 킬로미터 이동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에게서 엄마, 아빠의 품을 빼앗아 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2일 오후 3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이하 HMM 노조)는 청와대 사랑채 동편 도로에서 조합원 총회와 총력 투쟁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본사 부산 이전 추진을 '노동자에 대한 기만'이자 '정치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초강경 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했다. 이날 HMM 노조 총원 776명 중 638명의 조합원이 거리에 나섰고, 단상에 오른 정성철 HMM지부장은 사측의 기만적인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올해는 우리 노동조합이 10주년을, 회사가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마땅히 축배를 드려야 할 자리에 기쁨 대신 분노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개탄했다. 특히 “불과 며칠 전 창립 행사에서 100년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비전 선포식을 했고, 모든 성과는 우리 임직원의 노고와 헌신 덕분이라고 해놓고 며칠 지나지 않아 노사 간의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이사회를 기습적으로 개최해 본사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목적의 임시 주총 안건을 의결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 지부장은 “며칠 전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사에서 노사 협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공언했음에도 결국 뒤통수를 쳤다"며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일방적인 국정 과제 이행과 지방 선거 승리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수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기만적 행태"라고 규탄했다. 현장에서는 졸속 이전이 초래할 직원들의 생존권 외 일상 파괴에 대한 참담한 증언이 이어졌다. 13년간 HMM에서 일해온 21개월 아기의 엄마 김모 매니저는 단상에 올라 맞벌이가 아니면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일방적인 이전은 가족 해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 매니저는 “매주 금요일 지친 몸을 KTX에 싣고 서울에 올라와 잠든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 주말 부모가 되라는 것인가"라며 “저희는 트럭에 실어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공장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고 절규했다. 조합원들의 좌절감은 집회 현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한 조합원은 “회사가 정부에 의해 강제 이전되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회사의 경영진은 절차도, 안건도, 노조와의 협의도 없이 막무가내로 부산으로 이전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회사 구성원들에게 선택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것이고, 나는 나이 많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강행하면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거주지 이전 문제 외에도 핵심 인력 유출로 인한 대한민국 해운업의 본원적 경쟁력 훼손 우려도 컸다. 집회 현장의 또 다른 HMM 노조원은 “회사가 물류 IT 담당 직원들을 기껏 뽑아놨는데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규모 인력 유출로 이어져 결국 해운업계 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지부장 역시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총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고객 이탈, 해운 동맹의 균열, 물류 대란으로 이어져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사측과 정부에 경고했다. 본사 이전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사무금융노조 차원의 강력한 연대 투쟁 계획도 발표됐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이사회를 기습적으로 개최해 본점 소재지 부산 이전을 위한 임시 주총을 의결시킨 점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사무금융노조 500여 명의 간부들에게 4월 10일까지 1주 이상의 HMM 주식을 매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주총장 봉쇄를 통해 어떤 의결도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총회에서 노조는 투쟁 경과보고를 통해 2025년 12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올해 3월 11일과 16일 본사 앞 결의대회, 3월 25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 3월 30일 이사회 소집 저지를 위한 사장실 점거 투쟁 등 긴박했던 투쟁의 발자취를 공유했다. 결의대회 말미, HMM 육상노동조합은 조합원 총의를 모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노조는 정부가 '유치'라는 명분으로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사외이사들은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네 가지 사항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조합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가족 해체를 강요하는 일방적인 본사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고, 본사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와 성실히 협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전 조합원의 고용 안정 보장과 근로 조건 유지, 이전 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명문화를 거론했고 조합과의 합의 없는 직원의 일방적인 이전을 결코 하지 않겠다고 전 조합원 앞에 선언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의 주인은 정부도, 경영진도 아닌 바로 회사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우리 노동자들"이라며 “회사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외면하고 일방적인 이전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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