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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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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내년 ‘공급 과잉’ 파도 몰려온다…방파제는 ‘장기계약 건수’

글로벌 해운업계가 내년 '시계 제로'의 항로에 진입한다. 전세계적 경기 둔화 여파로 물동량 정체와 신조 선박의 대거 인도라는 '공급 과잉' 이중격랑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운임 상승 여력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같은 악천후 항로에 직면한 해운사들의 실적 희비는 장기운송계약(CVC)이라는 '안전판'을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18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2026 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해운업계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나 산업 전망은 '중립적'으로 제시됐다. 이는 업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보다는 하방 압력을 견뎌내야 하는 시기임을 시사한다.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해상 물동량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코로나19 팬데믹 호황기에 발주됐던 신조선들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인도되고, 환경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폐선 속도는 더뎌 선복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선종별 기상도도 엇갈린다. 먼저, 누적된 신조 부담이 가장 큰 컨테이너선은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구조적인 운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건화물선(벌크선)도 아프리카 기니의 시만두 철광석 프로젝트 등 단기적인 물동량 증가 요인은 있으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한 추세적 상승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에 원유 및 가스 등을 운송하는 탱커선은 상대적으로 공급 부담이 적고,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운항거리 증가(톤-마일 증대) 효과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 한신평은 “시황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CVC·COA 등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선사들은 운임 하락의 충격을 흡수하며 안정적인 영업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산업 전망에 따라, 국내 주요 해운사들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보여준 기초체력를 토대로 다가올 파고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국적 선사 HMM은 컨테이너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를 여실히 보여줬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조183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컨테이너 부문 매출이 6조9768억 원으로 전체의 85.3%에 육박한다. 건화물·유조선 등 벌크 부문 매출은 1조483억원(12.8%)에 그쳐 여전히 컨테이너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3분기 평균 컨테이너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2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1604달러) 대비 약 21% 하락한 수치다. 운임 하락이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이에 HMM은 올해 2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신규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 체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벌크선 선대를 확장하여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 팬오션은 벌크선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LNG 운송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더해 안정감을 높였다.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 3조9566억원, 영업이익 361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비중은 벌크선이 약 58%(2조3757억원)로 가장 높고 곡물 사업(21%), 컨테이너·탱커·LNG 등 등 비벌크 순이다. 해운업 운임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이익을 냈다. 팬오션의 핵심 경쟁력은 장기 계약이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 등과 체결한 LNG 장기 대선 계약에 따라 신조선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면서 고정적인 수익 창출원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시황 변동에 관계없이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로, 2026년 불황기에도 강력한 방어 기제가 될 전망이다. 흥아해운은 아시아 역내 케미컬 탱커 시장이라는 확실한 니치 마켓을 장악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196억원, 영업이익은 23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케미컬 탱커선의 운임은 1M/T당 평균 47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53달러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일반 컨테이너선에 비해 변동 폭이 적다. 흥아해운은 다수의 석유화학 기업과 장기 운송 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해운업계 전반의 우려와 달리 현대글로비스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며 신용 등급 상향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2조944억원, 영업이익은 1조5648억원에 달한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사업 부문별로 △물류(34.2%) △유통(반조립 제품(CKD)·중고 48.0%) △해운(17.8%)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4일 현대글로비스의 장기 신용 등급을 AA에서 국내 민간 기업 중 최상위권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현대차·기아의 수출 호조와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 가동 본격화로 해외 물류와 CKD 물동량이 급증했다. 해운 부문(자동차 운반선·PCC)에서 계열사 물량 뿐만 아니라 비계열 물량 수주를 늘리고,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며 3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럼과 동시에 대규모 선대 투자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영업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매우 우수한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 KF-21 ‘공대지’ 무장 능력 키운다…방사청과 6859억 규모 계약 체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전투기(KF-21)의 작전 수행 능력을 공대공에서 공대지 영역으로 확장한다. 18일 KAI는 방위사업청과 6859억 원 규모의 'KF-21 추가무장시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8년 12월까지다. 이번 사업은 KF-21의 무장 운용 범위를 기존 공대공에서 공대지로 확대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KAI는 단계적인 시험 평가를 통해 무장 능력과 더불어 AESA 레이다 및 주요 항전 장비의 공대지 기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체계 개발 종료 시점에는 전투기의 종합적인 작전 능력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계약은 검증된 능력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당초 2028년 말로 예정됐던 공대지 능력 확보 시점을 앞당겨 2027년 전반기부터 조기 전력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8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승인된 체계 개발 기본 계획 수정안에 따른 것으로, 시험 평가는 총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KAI 관계자는 “KF-21은 현재 최초 양산 물량을 제작 중이며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라며 “확장된 무장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내년 대졸자 채용 규모 2배↑…“온산-美 현지 제련소 시너지 극대화”

고려아연이 미국 제련소 건설과 온산제련소의 고도화를 위해 내년도 국내 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2배로 대폭 확대한다. 해외 투자가 국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고 글로벌 확장을 통해 국내 사업장의 경쟁력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낙수 효과' 전략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울산시청을 방문해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에게 미국 제련소 건설 계획과 이에 따른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설명하며 이 같은 채용 계획을 17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2026년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 정부와 함께 약 11조 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미국 제련소 운영과 기존 온산 제련소의 신규 설비 투자에 필요한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미국 제련소 건설은 세계 최대 핵심 광물 시장인 미국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온산 제련소의 생산 물량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력이나 규모 축소 우려는 기우"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미국 제련소의 엔지니어링·건설·운영 초기 단계에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온산 제련소의 숙련 인력을 투입하고 이에 따른 공백을 신규 채용으로 메운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028년부터 온산 제련소에서 게르마늄과 갈륨 등 핵심광물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어서 추가적인 인력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고려아연의 임직원 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말 1396명이던 임직원 수는 올해 12월 기준 2085명으로 5년 새 약 49%(689명)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과거 호주 진출 사례를 들며 이번 미국 투자가 온산 제련소의 '제2의 도약'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1990년대 후반 호주 썬메탈 제련소(SMC) 건설 당시에도 국내 생산 감소 우려가 있었으나 온산 제련소는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SMC가 준공된 2000년 당시 온산 제련소의 아연·연 생산 능력은 각각 37만 톤, 19만 톤 수준이었으나, 2024년 현재 아연 64만 톤, 연 43만 톤으로 생산 규모가 수배 이상 확대되며 세계 1위 제련소의 입지를 굳혔다. 회사 측은 미국 제련소 운영 노하우가 역으로 국내에 이식되는 '기술 선순환'도 기대하고 있다. 환경 및 안전 규제가 엄격한 미국 현지 기준에 맞춰 개발된 첨단 공정과 운영 시스템을 온산제련소에 적용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의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 타임즈(FT)·월 스트리트 저널(WSJ)·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가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견제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투자는 고려아연이 미국의 '국가 안보 공급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JP모건체이스와 미국 정부가 반도체·방위·항공우주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을 공급할 고려아연의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최윤범 회장이 지난 8월 한국 경제 사절단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사업은 한국이 미국 내에서 진행하는 핵심광물 분야 최대 투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안티모니·인듐·텔루륨·카드뮴·게르마늄 등 중국의 엄격한 수출 통제 대상인 핵심 소재를 다수 생산하고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분석했다. WSJ과 로이터 역시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미국과 한국이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시설이 전자제품과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1970년대 이후 이 같은 대규모 아연 제련소 건설은 없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미국의 해외 의존을 끝내고 노동계층의 번영을 회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투자는 울산 지역 경제와 협력사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사업 확장에 따라 계열사와 협력사들도 추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고용 창출 효과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은 2차 전지 소재·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어 관련 계열사의 고용도 지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김두겸 시장은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은 온산제련소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울산을 거점으로 둔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서 고려아연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천은 결국 '사람'"이라며 “미국 제련소 건설은 온산 제련소와 협력사, 나아가 울산과 국내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김장나눔봉사에 정기선 회장, 수육 들고 ‘깜짝 등장’ 화제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사내 연말 이웃돕기행사에 참여한 임직원 및 임직원 가족을 위해 직접 수육 음식을 준비해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화제에 올랐다. 17일 HD현대에 따르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김장 나눔봉사'로 마련한 총 7000㎏ 규모의 김치를 전국 아동생활시설과 성남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올해 김장 봉사에는 임직원과 임직원의 가족 등 총 32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위생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김장 교육을 받은 뒤 '급식대가'로 알려진 이미영 셰프로부터 고구마 김치 레시피와 김장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특히, 이날 김장봉사 현장에 정기선 회장이 깜짝 등장해 참여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정 회장은 이미영 셰프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로 수육 음식을 직접 준비해 이날 참석한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나눔활동을 격려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회장은 사내 행사에 종종 깜짝 등장해 임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격려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HD현대는 성남뿐 아니라 울산과 인천 등지의 계열사에서도 김장 나눔을 이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월 26일 울산에서 '2025년 사랑의 김장 나누기'를 열고 6000상자(총 3만㎏) 분량의 김치를 울산 지역 취약계층 약 4300세대와 복지시설 50곳에 후원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도 11월 인천·울산·군산에서 임직원 참여 김장 나눔을 진행해 총 2400박스를 복지 사각지대 이웃에게 전달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함께하는 나눔과 소통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 사고 조사, 처벌 아닌 예방 목적”…조종사협회, 전남청 사조위 압색에 ‘우려’ 표명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가 최근 경찰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사고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수사기관이 원시 자료를 강제 확보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인 '조사의 독립성'과 '재발 방지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남경찰청이 지난 16일 사고 조사 자료 확보를 위해 사조위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항공 사고 조사의 국제적 원칙과 규정에 비추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사조위가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기구임을 강조하며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공식 조사가 종료되기 전 수사기관이 사고와 직결된 원시 자료를 강제 확보하는 상황은 국제적 기준과의 정합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근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을 들었다. ICAO 부속서(Annex) 13에 따르면,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은 사고 예방에 있으며 과실이나 법적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지 않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해당 규정은 조사 당국이 확보한 진술·음성 기록·비행 기록 장치(FDR) 등의 자료를 형사 처벌 등 사고 조사 외의 목적으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는 항공 사고 조사가 형사적 책임 추궁이 아닌 순수한 안전 증진 활동임을 국제 규범으로 확립한 것"이라며 “원시 자료의 보호는 사고 조사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진술과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례도 언급됐다. NTSB 지침에 따르면 사고 조사는 대립 당사자가 없는 사실 규명 절차이며, 법 집행 기관의 활동이 NTSB의 증거 수집과 분석 능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협회는 이번 압수수색이 자칫 항공 안전 문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사조위의 조사가 종결되기 전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는 독립성과 비형사성, 재발 방지 중심이라는 사고 조사의 근본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결과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향후 조사 참여자들의 자발적 협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사조위가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 체계가 확립되길 기대한다"면서 “협회 또한 사조위 지정 전문가 단체로서 경찰 수사와 사고 조사가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이뤄지도록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협회는 “이번 사안이 항공 사고 조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재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항공 안전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내년 ‘대한항공 독주’ 굳어진다…항공업계 ‘양극화’ 심화

2026년 대한민국 항공업계가 대한항공과 '나머지 항공사' 간의 실적 격차가 극복하기 힘들 정도로 벌어지는 구조적 '양극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고유가·인건비 상승 등 3중고가 업계를 덮친 가운데 상대적으로 기초 체력이 약한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좁아진 단거리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내몰릴 전망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의 독점적 지위와 탄탄한 화물 수익, 프리미엄 여객 수요를 바탕으로 '나 홀로 고공 비행'을 이어가며 시장 지배력을 절대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NICE신용평가가 발표한 '2026년 산업 전망-항공 운송' 보고서와 주요 항공사들의 3분기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내년 항공 시장은 수요 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공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급 불균형'이 최대 리스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LCC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공급 과잉이다. 한때 LCC들은 코로나19 엔데믹 특수를 노리고 경쟁적으로 항공기 확보에 나섰으나 이제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 등록 기준 국내 LCC 8개사의 여객기 운용 대수는 총 184대로 집계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7대보다 1.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반면 LCC의 주력 텃밭인 일본·동남아 노선은 이미 여객 수요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해 더 이상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불을 지피는 것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다. 파라타항공의 재취항은 내년도 단거리 노선 운임 하락을 부추길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기존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주요 LCC들이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파라타항공까지 가세할 경우 일본·동남아 등 알짜 노선에서의 운임 경쟁은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NICE신평은 “가계 실질 소득 정체와 고환율로 여행객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기재 도입과 플라이강원에서 사명을 바꾼 파라타항공의 시장 재진입은 운임 약세를 고착화할 것"이라며 “운임 방어력이 낮은 LCC일수록 수익성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가뜩이나 좌석 공급 포화 상태에서 파라타항공까지 뛰어들어 수익성 악화는 명약관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재무제표상의 숫자로 현실화되고 있다. NICE신평이 분석한 항공사별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살펴보면 대형 항공사(FSC)와 LCC 간의 격차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EBITDA 마진율은 18.0%로 집계돼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LCC들의 마진율은 평균 4.7%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연간 기준 LCC 마진율이던 14.6%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수치다. 주요 상장 LCC들의 3분기 보고서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취항 비용 등으로 인해 올해 3분기에 적자 전환했고, 제주항공과 진에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비용 구조가 취약한 LCC들이 환율 상승과 유류비 부담을 운임에 전가하지 못한 채 그대로 떠안은 결과다. 반면 '맏형' 대한항공은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핵심 경쟁력은 '장거리'와 '프리미엄'이다. 보고서는 “대한항공은 비즈니스 출장과 같은 상용 수요가 탄탄한 미주·유럽 노선에서 높은 운임 방어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중대형 항공기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미 기단을 확보한 대한항공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 역시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FSC에 더 큰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항공 화물 부문 역시 든든한 버팀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공 지능(AI) 반도체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제품 수출이 늘어나며 화물 수익의 하방을 지지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체력 면에서도 우수함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15대 이상의 최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며 조 단위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축적된 현금성 자산과 막강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향후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는 순간 완성형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통합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 시장 중 국제선 이용객의 약 50%를 점유하는 명실상부한 '메가 캐리어'로 재탄생한다. NICE신평은 “통합 항공사는 압도적인 시장 지위와 노선 효율화, 구매력 증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이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의 연결 부채 비율은 올해 3분기 말 333%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떠안았다. 이처럼 단기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비용 상승 압력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2026년 항공 시장은 각종 금융 비용 통제 능력과 노선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한항공과 생존을 위해 치열한 운임 전쟁을 벌여야 하는 LCC들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민 아이디어로 항공 안전 수준↑”…항공협회, ‘우수 정책 제안 시상식’ 개최

한국항공협회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발굴한 참신한 항공 안전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입안하고자 제출받아 우수한 제안에 대해 시상했다. 항공협회(회장 직무 대행 박종흠)는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소재 협회 대회의실에서 '항공 정책 제안 센터 국민 우수 제안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시상식은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국민들의 아이디어 중 제안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우수 제안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지난 4월 30일 발표된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의 후속 조치로, 국민이 항공 교통 이용 과정에서 직접 겪은 안전 위험 요소와 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공식 운영되고 있는 대국민 상시 소통 창구다. 센터 개설 이후 10월 30일까지 총 101건의 제안이 접수됐고, 협회는 중복 접수 등을 제외한 99건에 대해 정책 실효성과 창의성 등을 심도 있게 심의해 총 3건의 우수 제안을 선정했다. 최우수 제안의 영예는 최서희 씨에게 돌아갔다. 최 씨는 항공 교통 이용자가 예약부터 주차 정보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항 이용 전(全) 과정을 통합한 맞춤형 '스마트 공항 앱' 개발을 제안해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항공교통전공 졸업생 백승우(29) 씨의 '비상구 좌석의 안전 책임 강화 방안'과 한국경량항공기연구조합의 '미국 신규 감항 인증 체계(MOSAIC, Modernization of Special Airworthiness Certification) 적용을 통한 경량 항공기 정책 도약 방안'은 우수 제안으로 협회장상이 수여됐다. MOSAIC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경량 항공기 규정을 성능 기반으로 확대·현대화하는 새로운 인증 체계다. 백 씨는 “센터가 접수한 정책 제안들이 항공업계는 물론 국민 모두의 항공 안전 수준을 제고하고 유의미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항공교통 전공을 살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항공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협회 관계자는 “센터는 국민의 생생한 현장 경험과 정책을 연결하는 중요한 소통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소중한 의견을 정책 당국에 가감 없이 전달해 실질적인 항공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11조원 ‘美 제련소’ 승부수…영풍 “사업엔 찬성, ‘신주 발행’은 꼼수” 강력 반발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총 11조 원 규모의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퀀텀점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이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진행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6일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예정인 미국 제련소(U.S. Smelter) 프로젝트가 회사의 미래 성장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한 결정적 기회임을 강조하며 영풍 측의 반대를 “적대적 M&A에 집착한 발목잡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총 투자 규모는 약 11조 원(74억 달러)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자금 조달 구조다. 고려아연 측은 “전체 자금의 90% 이상을 미국 정부와 재무적 투자자가 담당하며, 당사는 10% 미만의 지분만 보유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고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미국 현지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이번 투자를 '경제 안보의 승리'로 평가하며 환영 논평을 쏟아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고려아연의 프로젝트는 미국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며 “미국은 항공우주·국방·인공 지능(AI) 등에 필수적인 13종의 전략 광물을 자국 내에서 대량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파인버그 미 전쟁부 부장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쟁부가 14억 달러를 조건부 투자한다"며 “이는 지난 50년 간 쇠퇴한 미국 제련 산업을 되살리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빌 해거티 상원의원 역시 이를 “지정학적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고려아연은 이번 제련소가 2026년 착공해 202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아연·연·동 등 기금속뿐만 아니라 안티모니·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전략 광물을 생산해 미국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영풍 측은 즉각 반박 입장을 냈다. 영풍은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나 제련소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동맹 강화와 고려아연의 기술력을 통한 미국 내 경쟁력 제고라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한다는 것이다. 영풍이 문제 삼는 핵심은 자금 조달 방식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다.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현재 논의되는 방식은 사업 투자가 목적이라기보다, 외국 정부와 기업을 끌어들여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오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 현지 법인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주주배정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합리적 대안이 있음에도 굳이 제3자 배정 방식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지배구조를 인위적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영풍이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은 '사업 협력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과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가처분이 인용되어 신주 발행이 중단되더라도 정상적인 이사회 체제 하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충분히 추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이러한 주장에 “앞뒤가 맞지 않는 황당한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회 당시 7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와 8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충분히 설명했고, 영풍 측 사외이사도 참석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MBK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를 방어하느라 불필요한 자금을 소진해 재무 구조가 악화됐는데, 이번 미국 정부 출자는 이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영풍은 오로지 경영권 탈취에만 몰두해 회사와 전체 주주를 위한 기회를 발목 잡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반면 영풍은 “특정 개인(최 회장)의 이해 관계가 아닌 회사의 장기적 경쟁력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신주 발행 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와 11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걸린 이번 제련소 프로젝트가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름에 따라 향후 법원의 가처분 판단과 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현대제철, 美 루이지애나에 ‘친환경 전기로 일관 제철소’ 공동 건립

국내 철강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친환경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공동 건설한다. 16일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미국 현지 제철소 건설을 위한 타법인 주식·출자 증권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투자는 북미 철강 시장의 보호 무역주의에 대응하고 현지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자동차 강판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 투입 비용은 58억 달러(약 8조55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50%인 29억 달러는 참여사들의 지분 투자로, 나머지 50%는 현지 법인인 현대스틸 루이지애나(Hyundai Steel Louisiana LLC)의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투자 구조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가 지분을 나누어 갖는 형태다. 사업의 주축인 현대제철이 특수목적법인(SPC)인 '현대스틸 USA(Hyundai Steel USA, 가칭)'를 통해 14억 6000만 달러(약 2조1521억 원)를 출자해 지분 50%를 확보한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SPC안 '포스-루이지애나(POS-Louisiana, 가칭)'를 설립, 5억8200만 달러(약 8585억 원)를 투자해 지분 20%를 가져간다. 나머지 30%는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법인(Hyundai Motor America, Kia America, Inc.)이 각각 15%씩 출자한다. 이날 공시에 적용된 환율은 서울 외국환 중개 매매 기준율인 1474.1원이다. 출자금은 제철소 건설이 진행되는 2027년 말까지 분할 집행될 예정이다. 새로 건설되는 제철소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들어서며,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 일관 제철소' 형태로 지어진다.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용광로) 대신 전기로를 택한 것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과 미국 현지의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양사는 2027년 말까지 투자를 마무리하고, 오는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합작은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동화 전략과 직결된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고품질의 친환경 철강재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포스코 입장에서도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무역 장벽을 넘고 안정적인 북미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 전환을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현대차그룹 및 기타 투자자와 공동으로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를 건설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 또한 “북미 철강 시장 대응·친환경 자동차 강판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확정 공시를 통해 올해 초부터 시장에 돌았던 '현대제철-포스코 미국 합작설'은 사실로 확인됐다. 양사는 향후 설립될 현지 법인의 구체적인 사명과 주식 수 등이 확정되는 시점에 정정 공시를 낼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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