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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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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현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대 실적에 배당금 2배↑ “주주환원 강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주주 환원을 대폭 강화하고 방산과 항공우주를 넘어 에너지·친환경 선박 등 미래 사업으로의 영토 확장을 공식화했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의장 자격으로 임석한 손재일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지정학적 변동성과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K-방산 수출 영토 확장…항공 엔진 독자 기술 확보 박차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은 18조2816억 원, 영업이익은 2조281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손 대표는 지난해 거둔 구체적인 성과로 인도 K-9 자주포 2차 계약(3700억 원), 폴란드 천무 유도미사일(5조6000억 원), 노르웨이 천무 풀패키지(1조3000억 원) 공급 계약 등을 꼽았다. 또한 항공우주 분야에 관해선 2025년 11월 누리호 4차 발사 성공과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참여를 언급했다. 그는 “KF-21 보라매 전투기의 최초 양산 엔진 전량 공급과 핵심 소재 국산화 착수 등 독자 항공 엔진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전략으로는 △북미·유럽·중동 내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한 맞춤형 현지화 △글로벌 업체와의 공동 개발을 통한 항공 엔진 자립도 제고 △무인기·독자 우주 개발 역량 확보를 제시했다. 특히 기술 차별화를 통해 친환경·에너지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전년비 배당금 2배, 주주 환원 강화…​재무 우려엔 “부채 비율 오히려 감소, 문제 없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배당 정책이 승인됐다. 한 주주는 “작년 주가가 급성장하며 신뢰를 주었고, 특히 이익 배당을 전년도의 2배인 7000원으로 결정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부채 규모 증가와 이자 비용 부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2025년 말 연결 기준 부채 총계가 약 37조2000억 원으로 2024년 대비 5조3000억 원 가량 증가하고 금융 비용이 급증했다"며 재무 방어 전략을 물었다. 실제 작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금융 비용은 2024년 4948억 원에서 2025년 1조590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고금리 기조 유지 시 수익성에 미칠 타격에 대한 구체적인 대첵을 물은 것이다. 아울러 유동 부채 중 차입금·사채는 약 6조9000억 원으로, 단기 상환 압력이 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채무 발행 계획 여부와 자산 유동화 등 선제적 자금 조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손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부채가 일부 늘어날 수 있으나, 회사 전체의 부채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자금 상환 및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재무 건전성은 견고하다"고 답변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요 종속 기업 중 일부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연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호주 법인인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anwha Defense Australia)는 당기순손실 109억 원, 미국 법인인 한화오션 USA 홀딩스(Hanwha Ocean USA Holdings)는 69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해 자산 대비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호주 법인의 경우 자본이 -490억 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다.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이나 구조조정 방안이 있느냐는 물음에 손 대표는 “현재 추가 자금 지원이나 구조조정 계획은 없으며, 경영진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변했다. ​◇사업 목적 추가 및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 통과 ​이번 주총에서는 에너지 자원 개발과 항공기·우주선 발사 서비스업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 건이 가결됐다. 또한 손재일·김승모 사내이사 선임 및 전휴재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손 대표는 “당사는 초일류 종합 방산업체로서 글로벌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주주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축구협회·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대한항공이 앞으로 2년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의 공식활동을 후원한다. 대한항공은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대한축구협회(KFA)와 공식 파트너 계약 조인식을 가졌다.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이 2년간 축구 국가대표팀의 항공권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한축구협회 공식 활동을 후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오는 6월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에서 분산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의 항공권 이용을 지원하는 파트너 역할을 맡게 된다. 공식 후원사로 나서는 대한항공은 대한축구협회 및 국가대표팀의 엠블럼 및 시그니처 로고 사용권, 경기장 내 보드 광고권, 대표팀 초상권 등 다양한 권리를 갖는 동시에 대한항공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탑재할 축구협회 관련 콘텐츠와 상영권도 제공받는다. 대한항공측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북중미 월드컵 선전을 응원하고 한국 축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인천은 화수분 아냐 vs. 지방 고사 직전”…양대 공항공사 노조 ‘통합 갈등’

정부가 항공 산업 효율화와 신공항 건설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공항 운영 기관 통합 카드를 꺼내 들자 이해 관계자들이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노조가 각기 다른 성명서를 통해 상반된 논리를 앞세워 전면전에 나서면서 조직 개편을 넘어선 지역과 기관 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나머지 민간 공항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통합의 핵심 명분은 '운영 효율화'와 '항공 경쟁력 강화'다. 하지만 이면에는 막대한 건설 비용이 소요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등 국책 사업의 재정적 부담을 덜기 위해 수익성이 좋은 인천공항의 재무 여력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원화된 운영 체계를 하나로 묶어 중복 기능을 해소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공항공사들은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각사 노동조합의 보도자료를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며 이를 갈음했다. ◇ 인천공항 노조 “실패한 지방 공항 정책 독배 거부"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이번 통합을 “무책임한 책임 전가"로 규정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논리로 남발된 지방 공항의 만성 적자와 수요 부족은 정부 정책 실패의 결과"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인천공항의 수익으로 이를 메우려 하는 것은 명백한 '인천 홀대'이자 항공 산업을 붕괴시키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특히 인천공항 역시 대규모 시설 확장과 허브화 경쟁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 부담을 떠안게 되면 투자 여력 약화로 서비스 질 저하 및 안전 위협이 발생할 것이며, 결국 인천과 지방공항 모두 '동반 부실'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통합 강행 시 총파업과 차량 1000대를 동원한 상경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한국공항공사 노조 “인천공항 1극 체제, 이제는 균형 잡아야" 반면 김포·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 노조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간 정부 정책이 '인천공항 허브화'라는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쏠리면서 지방공항이 항공 교통 편익에서 소외되고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전 국민이 인천공항을 이용해 만들어준 수익을 오직 인천만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논리는 이기적"이라며 통합을 통해 정책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복 기능과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항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입장이다. ◇학계의 경고 “물리적 결합보다 중요한 건 화학적 융합" 이러한 노사 간의 극심한 갈등은 향후 통합 조직의 성과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18년 한국인사행정학회보에 발표된 '공공기관 통합의 성과와 조직구성원 직무태도에 관한 연구(조윤직 외 2명)'에 따르면 공공기관 통합이 성공하려면 물리적 결합 외에도 △조직 학습 △기능 융합 △구성원의 통합 과정 참여가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10개 통합 공공 기관을 분석한 결과, 통합 과정에의 참여(평균 3.79)는 다른 선행 요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구성원들은 소통 기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직 성과는 조직 신뢰와 조직 몰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합의 직접적 결과물인 기능 융합과 조직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구성원의 조직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통합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작 단계부터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숫자 맞추기'식 조직 통합이 아닌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관리 노력을 주문했다. 따라서 공항 통합 논의가 '황금 거위의 배를 가르는 졸속 행정'이 될지, '국가 항공 산업의 상생 날개'가 될지는 정부가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각 이해 관계자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토부, 조종사 정신건강 검증 부실”…기장 살인사건으로 ‘병력 조회’ 명분 얻나

지난달 감사원이 항공기 조종사들의 정신 건강 검증 부실을 지적한 지 단 한 달 만에 전직 부기장에 의한 보복성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종사 정신병력 조회 시스템' 구축에 강력한 정당성이 실릴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 항공사 부기장이었던 A씨는 지난 17일 5시 30분 경 부산 부산진구 소재 아파트에서 현직 기장 B씨를 흉기로 습격했다. B씨는 목을 포함한 신체 여러 군데에 자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 16일 A씨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엘리베이터에서 직장 동료였던 C씨를 덮쳤고, 도구를 사용해 목을 졸랐다. A씨는 기장 C씨를 살해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부산으로 도주했다. A씨는 당초 B씨를 살해한 후 창원으로 이동해 또 다른 대상으로 삼았던 기장 D씨를 해치려 했으나 경찰의 신변 보호 조치로 실패하자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결국 모텔에서 검거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살해 대상자들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총 4명의 동료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 A씨의 이력은 좌절로 점철돼 있었다.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으나 비행 부적격 판정을 받아 비조종 특기인 정보병과 장교로 임관했다. 5년 차 전역 후 미국에서 조종 면장을 취득해 국내 항공사에 취업했으나 '비조종 공사생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스스로 차별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내 평판이 좋지 않았던 그의 갈등은 코로나19 시기 절정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항공기 조종사로서 필수적인 백신 접종을 거부하며 회사와 전면 충돌한 것이다. 또한 비행 기술과 언행·소통 능력 등을 동료들이 평가하는 기장 승급 심사에서도 수차례 탈락하자 그 원망을 이들에게 돌렸고, 2024년 건강상 이유로 퇴직하기 전부터 이미 치밀한 살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압송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3년 전부터 살의를 갖고 있었고, 공군사관학교 조종 특기 출신 기득권 때문에 내 삶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사이코패스 검사를 포함, A씨의 공황 장애 또는 우울증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항공 안전 취약 분야 관리 실태' 보고서 내용과 맥이 닿아있어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항공 신체 검사는 신청자의 자발적 문진표에만 의존하고 있어 스크리닝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실제로 감사원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3만9644건의 신체 검사를 분석한 결과 정신 질환 부적합 판정은 0.1%인 44건에 불과했다. 반면 건강보험공단 자료 대조 결과, 정신 질환을 숨기고 '적합' 판정을 받은 조종사가 62명, 관제사가 35명이나 적발됐다. 특히 재발성 우울 장애로 11차례 치료받은 사실을 숨긴 한 조종사가 최근 3년 간 452회나 비행 업무를 수행한 사례도 있었다. 병력을 은폐한 조종사 62명이 수행한 비행 업무는 총 1만2097회에 달해 항공 안전의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병력 은폐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의 진료 기록 연계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아 항공 안전의 사각지대를 방치했다고 질타했다. 2023년 관련 법 개정이 시도되었으나 조종사 단체의 반발과 입법 지연으로 무산된 바 있다. 현행 의료법상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진료 기록은 엄격히 보호되며, 환자 동의 없는 유출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의료인은 주민등록번호 등 진료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별도 동의 없이 수집할 수 있으나 법령에 규정된 경우 외에는 비밀을 누설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연쇄 살인 미수 사건으로 인해 비행 부적합자를 사전에 걸러내 운항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공익적 가치가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 국토부의 정책 실행에 명분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조종사 및 관제사의 자격·운항 관리 감독 부실'에 관해 국토부 장관에게 항공 신체 검사 시 정신병력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국토부는 감사원의 권고에 따라 조종사·관제사의 동의를 전제로 정신 질환 유무를 전문의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허위 신고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법적 제도 개선에 즉각 착수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경력 기장은 “감사원의 지적 사항은 개인 정보를 타인이 함부로 열람할 수 없도록 한 의료법과 정면으로 충돌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타당성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믿었던 우군마저 등 돌려”…북미 연기금들, MBK 버리고 고려아연 최윤범 ‘전폭 지지’

고려아연의 운명을 가를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 MBK 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며 든든한 뒷배로 여겨졌던 북미 주요 연기금들이 일제히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품으로 전향하며 MBK의 이사회 장악 시나리오에 치명적인 제동이 걸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반란의 선봉에 선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연금기금(CalSTRS)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MBK·영풍 측이 보도자료에 자신들의 우군이라며 언급했던 바로 그곳이다. 지난해 1월 임시 주총 당시만 해도 현 경영진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던 CalSTRS는 이번엔 최 회장의 '방패'로 돌아섰다. 이들은 이사 선임 안건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5인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MBK 측이 내민 '6인 선임안'과 '액면분할안'을 폐기했다. 무엇보다 MBK·영풍이 야심 차게 밀어붙인 이사 후보 4인(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전원에게 '반대' 철퇴를 내린 반면, 최윤범 사내이사 후보와 황덕남 사외이사 후보 등 현 이사회 추천 라인업에는 전폭적인 찬성을 몰아주며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플로리다퇴직연금(FRS)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공적연금(BCI) 역시 MBK를 향해 잔혹한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들은 현 경영진이 제안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이사 5인 선임안에 동의한 반면 MBK의 안건은 반대했다. BCI는 MBK 측 안건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점을 전혀 입증하지 못했다"며 단기 차익을 목표로 하는 MBK를 직격했다. 글로벌 연기금들의 이 같은 극적인 '태세 전환'은 앞서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국내외 7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본시장의 표심이 최 회장 측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업계는 이러한 대반전의 결정적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이 주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크루서블)'를 꼽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자본까지 투입된 이 거대한 글로벌 공급망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단기 수익에 집착하는 사모펀드보다는 현 경영진 중심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필수적이라는 글로벌 큰손들의 계산이 깔린 것이다. 여기에 고려아연이 악착같이 밀어붙인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정책이 마침내 시장의 신뢰를 얻어냈다는 평가가 나옴에 따라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홈플러스 악재’ MBK vs ‘경제 안보’ 고려아연…국민연금 펜 끝에 달린 운명의 주총

오는 3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투기적 사모 펀드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과 국가 핵심 광물 공급망 안보라는 거대한 명분이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사활을 건 표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자본시장의 시선은 사실상 승부의 키를 쥔 국민연금의 입을 향하고 있다. 이번 주총의 최대 이슈는 '이사회 구성'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을 담은 주주 제안을 던지며 이사회 장악을 향한 맹공을 펼치고 있다. 표면적인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MBK·영풍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업계가 추산하는 이들의 의결권 지분은 약 41~42% 수준으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우호 지분을 다소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이 온전히 MBK 측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MBK의 '홈플러스 사태'다. MBK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극심한 경영 악화와 기업 회생 절차 위기 등 사회적 파장의 중심에 서면서 MBK의 경영 능력과 자본 운용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MBK 펀드에 막대한 자금을 출자한 국민연금마저 투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투자한 자본을 까먹고 있는 사모펀드의 손을 국민연금이 다시 들어줄 명분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자본시장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비판의 목소리는 여의도 정치권과 시민사회로 번지며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 MBK의 행보를 '약탈적 사모펀드'로 규정하며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의 엄격한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국민연금은 기득권 세력의 방패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자산을 지키는 공적 수탁자"라며 “국민이 땀 흘려 번 돈이 투기 자본의 자금줄이 되어서는 안 되며, 약탈적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정치권의 기류는 국민연금의 이번 의결권 행사는 물론, 향후 MBK에 대한 추가 펀드 출자 여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세에 몰린 듯했던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건설'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 전략의 연속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테네시주 대규모 제련소 프로젝트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경제안보를 잇는 핵심 고리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 과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가치는 앞선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서도 힘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미국의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미 간 협력 강화,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처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된 거래"라고 명시하며 그 정당성을 인정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가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이처럼 중장기적 호흡이 필수적인 국가 기간산업의 전략적 투자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주총은 연기금의 책임 투자 원칙과 기간산업 보호라는 두 가지 무거운 과제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중요한 표 대결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MBK와 영풍 측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투기 자본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국가 경제안보라는 변수가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국민연금이 단기적 지분 구도가 아닌, 어떤 명분과 잣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고려아연의 최종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간] ‘항공 공정 문화 1타 강사’ 안주연 박사 “안전과 보안은 하나…칸막이 행정 넘어 통합 관리 시대로”

디지털화와 자동화, 사이버 의존성 확대 등으로 인해 항공 산업과 이를 이루는 시스템 전반의 위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항공 안전(Aviation Safety) 중심 관리 체계만으로는 복합적인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항공 안전과 항공 보안(Aviation Security)을 별개의 정책 영역으로 분리해 관리해 온 기존 접근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신간 'JUST CULTURE: 항공안전·보안 통합 거버넌스'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항공 안전 분야에서 발전해 온 공정 문화(Just Culture) 개념을 항공 보안 규제 영역까지 확장하고, 안전과 보안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거버넌스 접근을 제시한 연구서다. 한국항공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 안주연 한국재난안전정책개발연구원 이사는 공정문화를 처벌 완화 정책을 넘어 조직이 오류와 사건을 분석하고 학습하는 위험 관리 거버넌스 원리로 설명한다. 항공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사건의 상당수가 개인의 고의적 위반이 아니라 복합적인 시스템 요인과 조직 환경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공정 문화는 조직이 위험을 학습하고 예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라는 것이다. 안 이사는 또한 항공 정책이 그동안 안전과 보안을 제도적으로 분리된 영역으로 관리해 왔지만 최근 항공 시스템 환경에서는 두 영역이 상호 연결된 위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내부자 위협·사이버 공격·디지털 운항 시스템 의존성 확대 등 새로운 위험 요인은 안전과 보안의 경계를 동시에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항공 안전·보안 통합 거버넌스 관점에서 공정 문화의 정책적 의미를 분석한다. 제1부에서는 △항공 분야의 인적 오류와 공정 문화의 개념 △데이터와 정보 보호 △비공개·비처벌 원칙의 발전 과정을 중심으로 공정 문화의 이론적 배경과 적용 범위를 다룬다. 제2부에서는 항공 안전 영역을 중심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주요 국가의 공정 문화 정책 동향과 관련 법 규정을 분석하고 비공개 원칙과 증거 사용 제한·비처벌과 용인의 경계·안전 규제의 개선 방향 등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공정 문화가 '비처벌 문화'가 아니라 법리와 제도, 절차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안전 거버넌스 구조 속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규범적 개념임을 강조한다. 제3부에서는 분석 범위를 항공 보안 영역으로 확장해 항공 보안 공정 문화의 이론적 기반과 국제동향을 검토하고, 대한민국 항공 보안 행정 제재 체계의 법리적 구조와 실제 과태료 부과 사례를 분석한다. 또한 항공 보안 공정 문화의 법·제도적 개선, 조직 문화 개선, 공정 문화 심의위원회의 제도화 등 항공보안 제재 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방향도 제시한다. 특히 공정 문화 관점에서 보안 행정 제재 체계를 분석하고 규제 구조의 개선 방향을 제시한 점은 항공 정책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문제 제기로 평가된다. 최근 항공 위험 환경의 변화 속에서 안전과 보안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위험 관리 접근과 공정 문화 거버넌스를 함께 논의했다는 점에서도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 안 이사는 “항공 분야에서 안전과 보안은 더 이상 별개의 정책 영역이 아니라 상호 연결된 위험 체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공정 문화는 이러한 위험 환경 속에서 안전과 보안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중요한 거버넌스 원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항공 정책과 산업, 학계에서 안전과 보안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관련 논의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기내식·면세 사업 7500억원에 되찾는다…6년 만의 수직 계열화로 공급망 역량↑

대한항공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매각했던 기내식·기내 면세품 사업을 6년 만에 다시 품에 안는다. 다가올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여객 서비스의 핵심 역량을 완벽히 내재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승부수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이하 씨앤디서비스)의 지분 인수와 자금보충약정 체결 안건을 최종 결의했다. 이번 결의에 따라 대한항공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측이 보유하고 있던 씨앤디서비스 보통주 501만343주지분율 80%)를 7500억 원에 전량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기존에 대한항공이 쥐고 있던 지분 20%를 더해 기업 결합 승인 등을 거쳐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거래가 종결되면 씨앤디서비스는 대한항공의 100% 완전 자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로 극심한 유동성 가뭄에 시달리자 알짜 사업이던 기내식·기내 면세품 부문을 매각했다. 당시 한앤코는 신설 법인인 씨앤디서비스를 통해 해당 사업을 양수하며 대한항공과 8대 2의 지분 구조를 유지해 왔다. 성공적인 '핵심 사업 되찾기'와 더불어 대한항공은 자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규모 지원책도 함께 꺼내 들었다. 씨앤디서비스의 인수금융 차입금 리파이낸싱과 관련, 원리금 등 상환 재원이 부족해질 경우 대한항공이 약 7100억 원 한도 내에서 자금을 보충해 주는 '자금 보충 약정'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현재 씨앤디서비스가 보유 중인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의 지분 93.8%는 이번 거래에서 제외된다. 해당 지분은 거래 종결일에 맞춰 대한항공과 한앤코 측에 2대 8 비율로 현물 배당을 진행해 정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기내식·기내 면세 사업을 되찾은 것은 통합 항공사 시대를 대비한 치밀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항공업의 본원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내식 공급망을 완전히 통제해 품질과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기내 면세품 판매 부문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한편 씨앤디서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664억 원, 당기순이익 378억 원을 기록할 만큼 현금 창출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된 덕분에 대한항공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이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감사원 “울릉공항, 수요 뻥튀기·안전 미비”…국토부 타당성 재검토 지적에 ‘섬에어 직격탄’

국토교통부가 울릉공항의 항공 여객 수요를 전면 재산정하는 공항 시설 규모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이는 감사원이 울릉공항 건설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전방위적인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또한 감사원이 울릉공항에 대한 안전 기준을 재검토하라는 감사 결과도 발표한 바 있어 국토부의 입장과 해당 공항 취항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온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인 섬에어(SUM Air)의 기재 도입·경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8일 국토부에 따르면 공항건설팀은 지난달 '울릉공항 항공 여객 수요 재산정 연구' 용역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타당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번 용역은 작년 9월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 공항 건설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명시된 지적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감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토부가 울릉공항 수요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당초 2050년 기준 울릉공항의 연간 여객 수요를 107만8000명으로 예측했으나 감사원 재산정 결과 실제 수요는 약 49% 감소한 55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토부가 해양수산부의 항만 계획과 정합성을 맞추지 않았으며, 특히 선박에서 항공으로의 교통 수단 전환율을 항공사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인 81%로 설정해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이는 한국교통연구원(65%, 68%)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40~52%) 2개 전문 기관의 재추정치를 근거로 한 것으로, 감사원이 국책 기관인 KDI와 민간 설계사인 유신의 기존 예타 결과를 부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공항건설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상 공항이 지어지면 현재 울릉도를 오가는 해운 수요 중 몇 퍼센트가 항공 수요로 바뀔지 설문 조사를 통해 산정한다"며 “감사원에서는 이 전환율이 너무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했고, 우리 역시 이를 인정해 재산정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만 측 수요 예측치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침상의 한계를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 수요 예측 방법과 항만 측 수요 조사 방법이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만드는 예비 타당성 조사 지침에서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감사에서는 수요 예측뿐만 아니라 공항의 안전 시설 기준에 대한 지적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감사원은 울릉공항이 지형적 특성상 돌풍과 측풍 등 기상 변화가 심함에도 불구하고, 활주로 끝의 안전 구역인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RESA)'과 '착륙대'의 폭과 길이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내 공항시설법·항공안전법 등 관계 법령의 권고 기준에 비해 보수적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꼬집었다. 감사원은 안전 구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항공기 오버런 사고 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승객 수와 화물량을 제한하는 운영 기준 등 안전 대책 강화를 주문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향후 30년간의 장래 항공 수요를 과학적 방법으로 재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터미널 규모 △주기장 수 △그리고 감사원이 지적한 안전 시설의 보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연구 용역의 과업 내용에는 울릉군 해운 유출입량(O/D) 데이터에 대한 재조사와 함께 실제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항공 교통 수단 전환율 선호 설문 조사가 포함돼 있다. 수요가 대폭 하향 확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될 경우 국토부는 재산정 결과에 따라 여객 터미널 면적 조정 등 육상 시설(랜드 사이드)의 규모 축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는 공항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으나 항공사 입장에서는 슬롯(Slot, 시간당 이착륙 횟수) 확보와 항공기 계류 공간 부족이라는 운영상의 제약으로 직결된다. 현 시점에서 울릉공항 공정률은 75.6%에 달한다는 게 건설업계 전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사원 지적이 작년 3분기에 나왔기 때문에 수요 재산정 용역을 이제서야 추진하는 것"이라며 “원래는 제7차 공항 개발 종합 계획의 수요 산정 결과를 사업에 반영하려 했으나, 울릉공항 건설 사업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의 재산정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수요가 줄어들면 터미널 규모가 일부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보안 검색대와 같은 필수 설치 시설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부연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울릉공항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해 온 섬에어는 경영 전략에 다소 영향을 받게될 전망이다. 섬에어는 올해 1월 15일 김포 비즈니스 항공 센터에서 ATR 72-600 1호기 도입식을 열고 울릉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총 9대의 항공기를 투입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섬에어는 1200m의 짧은 활주로에 특화된 ATR 기종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홍보하며 소형 항공 운송 사업의 좌석 수 상한이 80석으로 확대된 점을 적극 활용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전체 파이가 예상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안전 시설 보완을 위해 공항 운영 방식이 보수적으로 변할 경우 당초 계획했던 9대 규모의 기재 운용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감사원이 지적한 안전 시설 보완을 위해 활주로 가동 시간이나 기상 제한 기준이 엄격해질 경우 섬에어가 추구하던 '고빈도 셔틀 운항' 방식의 수익 모델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요 재산정 결과에 따라 공항 주기장 등 각종 인프라 규모가 축소될 경우 섬에어가 당초 예상했던 운항 계획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멀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한편 섬에어 관계자는 “해당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여객 수요 조사 결과와 관련 사항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통합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재편 ‘빅 픽처’ 그린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간 통합을 목전에 두고 한진그룹이 유사 계열사를 합병하고 전문 신설 법인을 세우며 매각에 나서는 등 글로벌 거점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그룹은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요충지에 투자·정비·조업 거점을 직접 구축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한편 조직 최적화 작업을 통한 '메가 캐리어' 출범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본·싱가포르에 정비·투자 거점 구축…글로벌 MRO 공략 박차 12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26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항공 정비 전문 자회사 '코리안 에어 테크닉스 재팬(KATJ, Korean Air Technics Japan Co., Ltd)'을 설립했다. 대표이사직에는 일본지역본부장인 이석우 상무를 선임했다. KATJ는 기체 정비를 포함, 부품 수송·재고 관리, 창고·통관업, 항공 종사자 양성 교육까지 관장하는 종합 항공 서비스 기업을 표방한다. KATJ는 도쿄 본사와 오사카 간사이 공항 인근에 거점을 마련하고 대규모 정비 인력 확보에 나섰다. 특히 면장을 보유한 '확인 정비사'에게는 연봉 최대 1000만 엔(한화 약 9320만 원)의 파격적인 처우를 제시하며 기술 인력 선점에 나섰다. 이는 통합 후 일본 내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의 정비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싱가포르에 '코리안 에어 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Korean Air Investment Singapore Pte. Ltd)'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투자 거점도 마련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에 세운 '코리안 에어 인베스트먼트 재팬(KAIJ, Korean Air Investment Japan Co., Ltd.)'에 이은 것으로, 금융 허브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미주 노선의 핵심 거점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서비스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회사는 작년 3월 5일 캘리포니아주 LA의 랜드마크인 '윌셔 그랜드 센터(900 Wilshire Blvd, Ste 2918)'에 '한진 인터내셔널 F&B(HANJIN INTERNATIONAL F&B LLC)'를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음식점업을 영위하는 이 법인의 대표로는 데이비드 페이시(David Pacey)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부문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상 조업·시설 관리 전문화…'운영 통제력' 강화 지배 구조 개편을 통한 운영 효율화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 내 투자 법인인 KAIJ는 현지 지상 조업 자회사인 '코리안 에어 에어포트 서비스(KAAS, Korean Air Airport Service Co., Ltd.)'의 지분 65%를 보유한 지배 회사 역할을 한다. KAAS는 하네다-김포 노선의 직접 조업을 하고 있고 향후 간사이 공항 등 일본 주요 공항으로 직영 범위를 확대해 일관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및 시설 관리를 전담할 '케이웨이 프라퍼티(K-Way Property)'가 출범했다. 유종석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를 겸직하고 우기홍 부회장과 하은용 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이 법인은 아시아나 통합에 대비한 항공 운송 시설 관리를 전담한다. 대한항공은 최근 이 법인에 2690억 원을 추가 출자하며 힘을 실었다. 2021년 12월에는 미래 먹거리인 비즈니스 항공기 시장 선점을 위해 전용기 전문 법인 '케이에비에이션(K-Aviation)'을 설립했고, 헬리콥터와 보잉 737-700의 명의를 이전했다. 이는 기존 대한항공 내에서 운영하던 전용기 사업 부문을 분리함으로써 전문화하고, VVIP·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항공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노후 전용기를 대체하고자 최근에는 자사 명의로 걸프스트림의 G800도 새로이 들여왔다. ◇아시아나항공 일본 법인 합병·비핵심 베트남 자산 매각으로 '조직 최적화'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열사 통폐합과 자산 정리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그룹의 일본 내 종속 기업인 '한진 인터내셔널 재팬(Hanjin Int'l Japan Co., Ltd.)'은 아시아나항공의 현지 예약 발권·공항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던 법인인 '아시아나 스태프 서비스(Asiana Staff Service, Inc.)'를 지난달 1일부로 흡수 합병했다. 일본 현지 관리 조직을 단일화해 중복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각각 같은 사업 목적을 지닌 한진정보통신-아시아나IDT와 한국공항(KAS)-아시아나에어포트 역시 통합 작업 개시가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항공 예약·발권 시스템(GDS)을 제공하는 여행 정보 서비스 계열사 아시아나세이버는 미국 세이버홀딩스(Sabre Holdings)와의 합작사여서 지분 정리 이후에야 토파스여행정보와의 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한진칼의 자회사)에 인수되면서, 아시아나세이버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증손회사가 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증손회사는 국내 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거나 100%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행위 제한 규정을 적용받아 2년 내 지분 정리나 자회사 합병 등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반면에 항공 사업과의 연계성이 낮은 비핵심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함께 한진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베트남 고속 버스 사업 법인인 '금호 삼코 버스라인즈(Kumho Samco Buslines)'과 '금호 비엣 타인 버스라인즈(Kumho Việt Thanh Buslines)'는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됐다.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그룹 전반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통합 항공사의 본업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한진칼은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 웨스트 타워·제동레저를,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 부지·제주 사원 주택·자회사 항공종합서비스의 KAL 리무진을 처분해 1조원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에 성공해 한진그룹의 자금난을 해소한 바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는 미국 법인 한진 인터내셔널과 왕산레저개발, 제주 KAL 호텔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통합 항공사 출범 전후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법인과 시설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유사하거나 동일한 기능을 통합하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조직 슬림화' 작업은 메가 캐리어의 조기 안착을 위한 필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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