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kevinpark@ekn.kr
대한항공, 비상경영에도 날아올랐다…1분기 영업익 5169억 ‘분기최대’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여객 탑승률과 인공 지능(AI) 관련 하이테크 화물 수요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47% 이상 뛰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다만 1500원대를 훌쩍 넘긴 고환율과 고유가 등 중동발 복합 위기 전운이 짙어짐에 따라 4월부터 전격적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수익성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 대한항공이 공시한 별도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영업 실적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4조 5151억 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익성 지표도 대폭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51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년 동기 8.9% 대비 2.5%포인트(p)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2427억 원으로 25.6% 늘었다. ◇“빈 좌석 없이 날았다"…유럽·중국 노선 약진에 항공우주 사업도 '효자'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여객·화물·항공우주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1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조6131억 원을 기록했다.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임에도 전체 여객 탑승률(L/F)은 전년 대비 3.4%p 상승한 88.4%에 달했고, 수익성 지표인 일드(Yield·1km당 운임)도 130원으로 3.3% 올랐다. 특히 노선별 맞춤 전략이 빛을 발했다. 중국 노선은 한중 관계 개선과 중일 관계 경색의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19% 뛰었다. 유럽 노선(18%↑)은 중동 전쟁 여파로 타 항공사들의 우회 경로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의 직항·환승 수요로 몰렸다. 동계 성수기 공급을 10% 늘린 일본 노선 매출도 12% 증가했다.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조 906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관련 투자 확대로 △반도체 △서버 랙(Rack)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항공 화물 수요가 쏟아진 덕분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성과도 눈에 띈다. '기타 수익' 부문은 81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0% 급증했는데, 이 중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이 2522억 원을 차지하며 전사 외형 성장에 큰 힘을 보탰다. ◇환율 1513원 돌파에 외화 환산 손실…선수금 유입으로 현금은 '두둑' 외형은 화려하게 성장했지만, 재무제표 이면에는 1500원 선을 뚫은 고환율 등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의 타격이 고스란히 담겼다. 1분기 말 기준 원·달러 평가환율은 1513.4원으로 작년 말 1434.9원 대비 78.5원 5.47% 급등했다. 이로 인해 장부상 순 외화 부채(약 55억 달러) 평가에 따른 외화 환산 차손실이 3895억 원이나 발생했다. 연료비의 경우 단가 상승과 환율 악재 속에서도 항공기 운영 효율화를 통해 연료 소모량을 절감, 전체 연료비(1조812억 원)를 전년 대비 1.2% 줄이며 선방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에는 다소 변동이 있었다. 부채 비율은 작년 말 244%에서 1분기 말 266%로 22%p 상승했다. 이는 보잉 787-10 2대와 에어버스 A350 1대 등 신형 중대형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금융부채가 늘어난 데다 유류 할증료 인상 등에 대비해 여행객들이 항공권을 미리 사두면서 선수금(영업부채)이 작년 말보다 17%(9506억 원)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선수금이 대거 유입된 덕분에 현금성 자산은 4조3648억 원으로 25.0% 넉넉하게 확보됐다. ◇4월 1일부 '비상 경영'…스마트 물류·해외 환승객 유치 총력전 대한항공은 미국-이란 갈등 등 중동발 리스크 장기화로 2분기 고유가·고환율 파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4월 1일부로 전사적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하되 내부 비용 효율화에 착수했다. 2분기 수익성 방어를 위한 세부 핀셋 영업 전략도 본격 가동한다. 여객사업본부는 고환율로 인한 한국발 아웃바운드 수요 정체에 대비해 미주 여름 방학 시즌을 겨냥한 한국행 인바운드 수요와 중동계 항공사 이탈에 따른 환승 수요 유치에 역량을 집중한다. 대한항공은 고유가 지속과 국가간 보호 무역주의 확산 기조에 따른 불안정한 시장 환경을 전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환경이 글로벌 교역 성장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존재한다"며 “미국 관세 조치 관련 불확실성과 각국 보호 무역주의 기조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과 항공 화물 수요 변동 가능성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물사업본부는 북미발 체리 등 마진이 높은 계절성 물량을 선점하고 AI와 K-뷰티 등 신성장 산업의 항공 수요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발맞춰 핵심 거점인 인천 화물터미널과 북미 대표 지점인 뉴욕 화물 터미널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해 장기적인 운송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1Q 영업익 5169억원…전년 동기비 47.3%↑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 여객과 화물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등 고환율·고유가 악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13일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6년 1분기 매출 4조5151억 원, 영업이익 5169억 원, 당기 순이익 2427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47.3%, 당기 순이익은 25.6%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여객과 화물 부문이 동반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1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6억 원 증가한 2조613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견조한 수요가 유입됐고, 유럽 및 주요 환승 노선을 중심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1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6억 원 증가한 1조906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정 물량 계약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수요가 강세를 보인 미주 노선에 부정기편과 전세기를 추가로 운영하는 등 탄력적인 노선 운영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화려한 1분기 성적표 이면에는 짙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분기부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고환율의 파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율과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1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은 265.7%로 전년 말 대비 22%포인트(p) 상승했다. 부채 총계는 29조6499억 원으로 9% 늘었고, 자산 총계는 40조8077억 원(+6%)을 기록했다. 비용 급증 우려가 커지자 대한항공은 이달부로 전격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유가 변동에 단계적으로 대응하며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강력히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를 통해 재무 구조적 체질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수익성 방어를 위한 구체적인 영업 전략도 세웠다. 여객 사업은 고환율 등에 따른 한국발 수요 정체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출발 및 환승 수요 유치에 역량을 집중한다. 화물 사업은 시즌성 화물 물량을 선점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K-뷰티 등 성장 산업의 항공 수요를 적극 유치하고 시장 변화에 맞춘 탄력적 노선 운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中 조선 점유율 70% ‘독식’…K-조선 ‘기술 우위’도 흔들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중국의 '그립(Grip·장악력)'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저가 수주 중심의 양적 팽창을 넘어 이제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시장까지 집어삼키며 사실상 글로벌 조선업의 지배력을 굳히는 모양새다. 반면에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맞서온 한국 조선업은 압도적인 물량을 앞세운 중국의 규모의 경제 앞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수주 점유율은 물론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 잔량에서도 초격차로 뒤처진 우리 조선업계의 딜레마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나면서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70% vs 20%, 굳어지는 점유율 격차…'10개월 연속 1위' 중국의 질주 13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와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758만 표준선 환산 톤수(CGT)로 전년 동기 대비 40.3% 폭증했다. 글로벌 선대 교체 사이클과 맞물려 시장에 쏟아진 이 거대한 발주 물량을 쓸어 담은 승자는 단연 중국이었다. 중국은 1분기 수주 점유율 약 70.5%(1239만 CGT)를 기록하며 사실상 시장을 독식했다. 한국은 20.3%(357만 CGT)에 머물렀다. 2025년 1분기 양국의 점유율 격차가 22%p(중국 48.8%·한국 26.8%)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격차가 50%p 이상으로 크게 벌어진 것이다. 최근 집계된 데이터에서도 중국은 10개월 연속 글로벌 수주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월별 데이터를 뜯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은 2025년 2월 수주 점유율이 11%까지 떨어지며 부진을 겪었던 반면, 당시 중국은 8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물량을 독식했다. 한국 조선사들을 작년 누적 247척의 수주 페이스를 보이며 질적 성장에 집중했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중국의 공격적인 '밀어내기식' 수주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올해 1분기에도 한국의 점유율은 20%대 초반 박스권에 갇히고 말았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중국 조선업계가 수주하는 질적 수준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벌크선과 소형 컨테이너선에 집중했던 중국 조선소들은 이제 한국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대형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과 메탄올 등 친환경 이중 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까지 수주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양으로 밀어붙이던 중국이 질적인 역량까지 끌어올리며 K-조선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형국이다. ◇182.07 고공행진 신조 선가의 역설, 달콤한 과실은 중국 몫 수주 물량을 뺏기는 와중에도 글로벌 선박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현재 조선시장의 가장 큰 역설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2.07을 기록 중이다.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수준(약 187)에서 소폭 숨을 고르고 있으나, 2021년 3월(130.2)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이상 폭등한 수치로 극강의 하방 경직성을 띠고 있다. 선종별 척당 가격을 살펴보면 고부가가치 선종의 대명사인 대형 LNG 운반선은 2억485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2억6000만 달러,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은 1억2950만 달러를 기록하며 굳건히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 고공행진하는 선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마냥 웃을 수 없는 현실이 드러난다. 현재의 선가 방어가 한국의 압도적인 기술적 해자 덕분이라기보다는 중국이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도크(건조 공간)를 싹쓸이하면서 형성된 철저한 '공급자 우위 시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당장 배를 지을 공간을 찾지 못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슬롯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시장 가격의 결정권마저 현재 도크를 무기로 쥔 중국 조선소들로 넘어가면서 선가 상승의 과실을 압도적인 물량을 확보한 중국이 고스란히 가져가고 있다는 뼈아픈 분석이 나온다. ◇한계 부딪힌 '선별 수주'…원가 경쟁력 가르는 '후판'의 딜레마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제한된 도크 상황 속에서 척당 환산톤수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화력을 집중하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한국이 수주한 선박의 척당 CGT는 약 4만2000으로, 2만6000 수준인 중국을 앞선다. 그러나 수주 잔량의 거대한 격차는 이 '질적 승부'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물량은 1억2095만 CGT로 약 64%에 달한다. 한국은 3635만 CGT(약 19%) 수준으로 양국의 일감 차이는 3배를 훌쩍 넘어섰다. 제조업인 조선업의 특성상 압도적인 물량 차이는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후판 등 주요 기자재 구매 협상력의 차이로 직결된다. 수년 치 엄청난 일감을 확보한 중국은 자국 철강사·부품사와의 대량 구매 협상을 통해 파격적인 단가 인하를 이끌어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 조선사들은 국내 철강사들과 매 반기마다 치열한 후판 가격 협상 줄다리기를 벌여야만 원가를 보전할 수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양적 팽창을 넘어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마저 확보하는 임계점에 도달해 한국의 고육지책이었던 선별 수주 전략도 서서히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美 USTR 제재와 IMO 규제, 2026년 하반기 반전의 마지막 분수령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중국을 제어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대중국 해운·물류·조선업 제재 움직임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를 꼽는다.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촉발된 북미·유럽 선주들의 이른바 '탈 중국' 리스크 분산 움직임은 한국 조선업이 노려야 할 틈새다. 미국의 우방국 공급망 재편 기조 속에서 K-조선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탄소 배출 규제에 맞춘 노후 선박들의 친환경 교체 수요는 생존을 위한 핵심 타깃이다. 암모니아·수소 등 차세대 무탄소 연료 추진선 시장은 중국이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격전지다. 지난 9일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이중연료(DF) 엔진이 장착된 4만6000㎥급 암모니아 추진 중형 가스운반선 2척을 세계 최초로 건조했고, 마무리 작업을 거쳐 오는 5월과 7월 말 각각 선주사에 인도한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기술로 설계 및 제작한 암모니아 운반선(길이 190m, 너비 30.4m, 높이 18.8m)은 미래 무탄소 해운 시장의 핵심 병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 선박은 3기의 고성능 화물창을 탑재해 암모니아와 LPG 등 액화가스 화물을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회사는 추진 엔진의 회전력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축 발전기(Shaft Generator)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장착해 환경 규제 대응력을 높였고, 암모니아의 특성을 고려한 실시간 가스 감지장치·배출 회수 시스템 등 독보적인 방재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8월 '노르쉬핑 2025'에서 한국선급(KR)·노르웨이선급(DNV)과 3건의 MOU를 체결하며 △15만 CBM급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개발 △LNG 운반선 설계 최적화 △맥티브(MCTIB) 연료 탱크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오션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선점하고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NH3)는 영하 253℃의 극저온이 필요한 액화수소와 달리 가압(약 8bar)이나 저온(-33℃) 환경에서도 보관이 가능하며, 동일 부피당 저장 밀도는 수소보다 1.7배나 높아 대규모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해운 연료 내 암모니아 비중이 46%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압도적 기술력을 갖춘 암모니아 추진선·운반선 수요는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조선업의 성패는 다가오는 '친환경선박 교체' 슈퍼 사이클에서 누가 주도권을 선점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안주하기에는 중국이 쥔 시장의 그립이 단단한 만큼 한 발짝 앞선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차세대 선박시장의 표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국 조선업은 중국의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현장의 위기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LIG D&A, 적 미사일 ‘헛발질’ 유도…‘전자전 미끼’ 무인기 기술로 ‘가성비’ 전장 구현

21세기 전장에서 저비용 무인기를 활용한 '비대칭 소모전'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LIG D&A, 구 LIG넥스원)가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 미끼(Decoy)' 무인기 기술을 확보했다. 이 특허는 무인 비행체가 스스로를 거대한 유인 전투기처럼 위장해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고, 적군의 고가 지대공 미사일을 낭비하도록 유도하는 첨단 전자전 기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뼈대는 소형, 레이더상으론 '거대 전투기'…가변형 반사기와 모의 신호의 융합 9일 본지 취재 결과 LIG D&A는 최근 지식재산처로부터 '적 기만용 무인 비행체 및 그 운용 방법(특허등록 번호 10-2936491)'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의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한 뒤 대상 물체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수신해 목표물의 거리와 고도, 방위, 그리고 크기를 식별한다. 이때 레이더 전파가 표적에 맞고 레이더 수신기로 되돌아오는 신호의 강도를 나타내는 척도를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드론과 같은 소형 무인 비행체의 RCS는 새 한 마리와 비슷한 크기로 나타난다. 특허에 명시된 기만용 무인 비행체는 내부 동작을 위한 '전원 공급 장치'와 비행을 위한 '비행 동력 장치'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또한 실제 전투기와 유사한 외형을 지니되 크기는 축소된 형태로 제작된다. 두뇌 역할은 항공 경로 제어를 관장하는 '비행 제어 컴퓨터(FLCC, Flight Control Computer)'와 기만 임무 및 각종 주변 장치를 총괄하는 '임무 장비 컴퓨터(MC, Mission Computer)'로 분산 처리된다. 이 기만용 무인기의 핵심 기술은 적의 RCS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가변형 레이더 신호 반사기'다. 스텔스 기술은 항공기의 형상을 각지게 만들고 전파 흡수 물질(RAM)을 도포해 RCS를 극한으로 줄임으로써 레이더망을 회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LIG D&A의 가변형 레이더 신호 반사기는 기체에 탑재된 '신호 수집 안테나'를 통해 적 감시 레이더의 주파수와 위치를 산출하면 MC는 RCS 값이 커지도록 변위값을 계산해 리플렉터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한다. 액추에이터가 측면을 둘러싼 반사체들을 접으면 크기가 최소화돼 은밀한 비행이 가능하고, 적을 유인할 때는 반사체를 활짝 펼쳐 레이더상에서 전투기와 맞먹는 거대한 표적으로 인식되게 만든다. 여기에 완벽한 기만을 위해 전자적 위장술이 더해진다. MC 내의 '신호 모의부'는 실제 아군 전투기가 발신하는 것과 동일한 피아 식별(IFF, Identification Friend or Foe) 신호·모의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모의 신호 안테나'를 통해 전방위로 방사한다. 적 방공망은 증폭된 레이더 반사 크기와 위조된 피아식별 신호에 속아 이 작은 무인기를 최우선 타격 대상으로 오인하게 된다. ◇정찰부터 양동 작전까지…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반 3대 전술 시나리오 해당 무인기는 기체에 탑재된 '데이터 송수신기'와 카메라, 그리고 MC 내의 '데이터 처리부'와 '정보 수집부'를 통해 지상 운용 센터 및 주변 아군기(유·무인기)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LIG D&A는 이를 바탕으로 한 세 가지 핵심 활용 방안(운용 시나리오)을 특허에 담았다. 우선 적의 감시 레이더에 전투기로 오인 식별돼 고가의 지대공 미사일 발사를 유도함으로써 적의 방공 무장을 강제로 소모시킨다. 또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써 획득한 이미지를 정보 수집부에서 분석해 적 방공체 계의 위치와 환경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 송수신기를 통해 지상 운용 관제 센터나 주변 아군 유인기에 실시간 전송한다. 유사 시에는 적군의 방공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아군 유인기 대신 미사일의 표적 역할을 하는 전자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무인기 편대가 특정 방향으로 진입해 적의 화력과 레이더 감시를 집중시키는 기만형 양동 작전을 펼치고, 그 사이 아군 유인 전투기가 반대 방향의 사각지대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이는 지난달 LIG 디펜스 앤 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사명을 LIG넥스원에서 변경하며 선언한 글로벌 우주·항공 리더로서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K-방산의 주력 수출품인 천궁-II·해궁 등과 같은 요격 미사일이 날아오는 적을 방어하는 '방패'라면 본 특허의 기만 무인기는 적의 방패를 허물어뜨리는 '보이지 않는 창'인 셈이다. 서로 완전히 상반된 역할을 하는 무기 체계의 원천 기술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LIG D&A는 미래 유·무인 복합전 및 전자전 시장에서 어떠한 형태의 전술적 요구에도 부합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3000만 원 드론에 60억 미사일 쏘는 '가성비 딜레마'…저가형 방어 체계 급부상 이번 특허의 전략적 가치는 최근 전장의 핵심 트렌드인 '가성비'와 '비대칭 소모전'에서 드러난다. 군사 전략과 전장의 패러다임은 인류 역사상 급격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과거의 전쟁은 거대하고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항공 모함 △고성능 스텔스 전투기 △첨단 지대공 미사일 네트워크 등 최고급 플랫폼 중심의 힘의 대결 구도를 보였다. 반면 21세기의 전장은 작고 저렴하며 지능적으로 군집하는 무인기(UAV)들이 주도하는 '비대칭 소모전(Asymmetric War of Attrition)'으로 급속히 재편됐다. 이러한 흐름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중동 지역의 여러 분쟁을 통해 입증됐고, 방어자에게는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 이상으로 방어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겨준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최근 전장에서는 2만~5만 달러(약 2700만~6700만 원) 수준의 저렴한 이란제 샤헤드(Shahed)-136 자폭 드론이 2000km를 비행하며 대량으로 투입돼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무기로 급부상했다. 반면 방어하는 측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1발당 약 400만 달러(약 60억 원) 내외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드론 1대를 잡기 위해 수백 배 높은 비용의 미사일을 소모하게 만들어 방어 측의 경제·군사적 손실을 유도하는 셈이다. 이에 대응해 글로벌 군사 강국들은 30mm 기관포 등으로 드론을 파괴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방어 체계로 전환하며 다양한 저가형 요격 무기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루카스(Lucas)'는 샤헤드보다 저렴한 약 3만5000달러(약 4600만 원) 수준에 인공 지능(AI) 기반 자율 편대 비행·전파 방해 회피 기능을 갖췄다. 유럽 방산 기업 에어버스는 2kg 미만의 초경량 미사일을 탑재한 제트 추진 요격 드론으로 벌떼 드론을 요격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에스토니아 기업 프랑켄부르크(Frankenburg) 또한 약 1500만 원의 저렴한 드론 대응 특화 미사일을 개발 중이고, 국내에서도 니어스랩이 AI를 탑재한 요격 드론 '카이든(KAiDEN)'을 개발해 이란제 드론 대응에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적의 염가형 공격 무기를 더 값싸게 막아내는 기술'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LIG D&A의 특허는 정반대로 '저렴한 기만 무기로 고가의 적군 방어 무기를 강제로 소모시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현대전의 가성비를 극대화할 역발상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LIG D&A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맞게 대응한 것"이라면서도 “아직 사업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풍산 “탄약 매각 안 해” 직후 한화 “인수 검토 중단”…M&A 설 일단락

방산업계 대어급 매물로 거론되던 풍산 탄약 사업부문 인수설이 결국 무산됐다. 풍산 측이 매각 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하자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즉각 검토 중단을 선언하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풍산은 각각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확정 공시를 통해 탄약사업 인수·매각 논의가 종결되었음을 밝혔다. 먼저 입장을 낸 쪽은 풍산이었다. 풍산은 올해 3월 5일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한 '풍산, 탄약사업 판다' 제하의 기사에 대해 이날 16시 49분 최종 부인 공시를 냈다. 서정국 풍산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기업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탄약 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풍산의 확정 공시가 나간 직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6시 49분에 대응 공시를 올리며 발을 맞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 방산 경쟁력 강화와 무기·포탄 수직 계열화 등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풍산의 탄약 사업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그러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날 공시에서 “풍산 방산부문에 대한 인수 검토는 중단됐다"고 공식 발표하며 인수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간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풍산의 탄약 사업을 인수할 경우 화력 체계의 핵심인 포신(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탄약(풍산)을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해 왔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6일 미확정 공시를 통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매각 측인 풍산이 사업권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양사 간의 전략적 판단 차이가 발생하면서 결국 인수 논의는 '없던 일'이 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음주 비행 없는데 신고 의무화라니”…조종사협회, 김희정 의원 법안에 ‘강력 반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항공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현업 종사자들과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 안전을 위해 음주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원실 측과 현장의 음주 차단 시스템을 무시한 과잉 규제라는 조종사 단체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김희정 의원은 항공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헸다. 이번 개정안은 항공 종사자의 음주 행위에 대한 항공사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항공 종사자 및 객실 승무원이 업무에 종사하는 동안 주류 등을 섭취하거나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 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위반하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항공운송사업자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음주 운항 등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범한 경우 해당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한다. 김 의원은 “현행법상 항공사가 자체 음주 측정을 통해 내부 징계만 내리고 수사 기관에 알리지 않을 경우, 해당 종사자가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되는 허점이 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이번 법안이 항공 현장의 특수성과 기존 안전 시스템의 실효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며 공식 입장을 냈다.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모든 항공사는 국제 기준에 따라 비행 전 음주 측정을 실시하며, 기준 초과 시 즉시 업무에서 배제한다"며 “이러한 사전 차단 시스템으로 인해 음주 상태에서 실제 비행에 투입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가 '사후 처벌'이 아닌 '사전 예방'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협회는 “단순 적발 단계에서 수사 기관 통보를 의무화하는 것은 예방 중심 시스템과 중복되는 규제"라며 “과도한 형사적 접근은 자발적인 보고 문화와 안전 중심 조직 문화를 위축시켜 장기적으로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선 조종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고경력 기장 A씨는 “김희정 의원실의 법안은 마치 조종사가 음주 비행을 한 뒤에 나중에 적발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며 “실제로 음주 비행을 한 사람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장 B씨 역시 현장 측정 시스템의 실정을 언급하며 법안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측정기에서 '페일(Fail)'이 뜨면 그 즉시 팀장과 운항본부장 등 모든 보직자에게 문자가 발송돼 은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B 기장은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가글이나 초콜릿, 구취 제거제 사용만으로도 수치가 감지된다"며 “항공사들은 법적 기준인 0.02%보다 낮은 0.01% 수준의 수치에도 안전을 위해 비행에서 배제하고 자체 징계를 내리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종사들은 이와 같은 오탐이나 사내 관리 단계의 사안까지 모두 수사 기관에 신고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김희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이 타 운송 수단과의 형평성을 맞추고 공적 감시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철도안전법에도 동일한 취지의 법안이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철도 운영자가 종사자의 음주 사실을 적발하고도 신고하지 않아 처벌이 어려웠던 사례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고 밝혔다. 항공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신고 의무를 부여해 음주 사실이 내부적으로만 소화되고 은폐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업무 종사 전 적발' 이슈에 대해서도 의원실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관계자는 “법안에 '업무에 종사하는 동안'이라고 명시돼 있으며, 이는 출근 시점부터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조종사 단체의 '운항 이후 전제'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 갈등은 항공 안전을 위한 '공적 감시 강화'와 현장 시스템의 '예방 문화 존중' 사이에서 발생한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日 피치항공 “중장거리 노선으로 ‘Pitch up’…유할 0원 유지, 운임 현실화 검토”

피치항공이 기존 단거리 위주의 단일 기종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중장거리 기종을 도입하는 '투 트랙(Two-track)' 기단 운용 전략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 과거 파격적인 노이즈 마케팅으로 굳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대대적인 리브랜딩에도 속도를 낸다. ◇A321XLR 도입으로 중장거리 정조준…호주·인도 취항 목표 7일 피치항공의 한국 총판매 대리점(GSA)인 에어피스코리아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향후 경영 전략과 노선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피치항공은 기단 운영의 핵심이었던 '원 트랙(단일 기종)' 전략을 대폭 수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에는 사고 발생 시 정비사 투입이 용이하고 기재 대체가 쉽다는 이유로 단거리 기종만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을 통한 매출 증대를 목표로 '투 트랙' 전략으로 선회했다. 전선하 에어피스코리아 대표는 “최대 11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한 신규 기종 에어버스 A321XLR(Extra Long Range)을 도입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호주나 인도 등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어버스의 A321XLR(Extra Long Range)은 협동체(Narrow-body) 항공기 중 최장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A320neo 패밀리의 최신 파생형 모델이다. 기체 후방에 통합 연료 탱크(RCT)를 탑재하고 랜딩기어를 강화해 최대 이륙 중량(MTOW)을 100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최대 4700해리(약 8700km)를 10~11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어 아시아-호주나 대서양 횡단 같은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이 가능하다. 구형 중형 광동체(Wide-body) 항공기 대비 좌석당 연료 소모율을 약 30% 절감해 압도적인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객실 내부에는 에어버스의 최신 '에어스페이스(Airspace)' 디자인이 적용돼 넓은 수하물 공간(오버헤드 빈)과 기내 와이파이, 개선된 조명 등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A321XLR이 대형 허브 공항을 거치지 않고 중소 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비행 수요를 충족하며 글로벌 항공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기종이 언제쯤 도입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우걸 상무이사는 “작년 12월경 발주를 진행했지만 현재 에어버스 측의 인도 지연 문제로 인해 실제 도입까지는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취재진이 중장거리 비행 시 기존의 좁은 좌석 간격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제기하자 이들도 이에 깊이 공감했다. 전 대표는 “단거리 노선에서는 좁은 간격을 참을 수 있지만, 11시간을 비행하는 장거리 노선에서 동일한 좌석을 유지하면 큰일이 날 것"이라며 신기종 도입 시 좌석 편의성 개선이 동반될 것임을 시사했다. ◇소도시 대신 거점 공항 집중…유류 할증료 0원 기조는 유지 일본 내 지방 소도시 취항 계획을 묻는 질문에 피치항공 측은 명확히 선을 그었다. 강경화 이사는 “국내 LCC들이 일본 소도시에 취항할 수 있는 것은 일본 지자체들이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 항공사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국적사인 피치항공은 이러한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피치항공은 오사카·나고야·나리타 등 조종사·객실 승무원 거점이 있는 주요 공항을 중심으로 비행편을 집중시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새로운 목적지에 취항해 승무원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김포-오사카 노선에 하루 4편을 집중 투입해 상용 수요를 성공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한편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 속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기본 운임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피치항공은 2015년부터 승객들에게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전 대표는 “이러한 정책은 저유가 시대였기에 가능했고 현재의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 영업이익 하락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취재진이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야 하지 않냐고 묻자 전 대표는 “유류 할증료를 안 받는다는 기조는 유지하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유류 할증료 대신 기본 항공료를 일부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피치항공은 단거리 왕복 비행과 40분이라는 극도로 짧은 지상 체류 시간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인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정시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이즈 마케팅 시대 지나 '성숙기' 진입…브랜드 쇄신 총력 설립 초기부터 피치항공을 따라다녔던 '피치 못할 때 타는 비행기'라는 부정적인 별명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해외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해 환불 불가 조건으로 발권한 승객들이 규정상 환불이 안 되자 불만을 표출하면서 그런 말이 굳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한국 시장 진출 당시 대형 항공사(FSC)의 풀 서비스에 익숙했던 국내 승객들에게 물조차 유상으로 판매하는 피치항공의 철저한 수익 모델이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강 이사는 과거 본사 경영진의 입장을 언급하며 “초창기에는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정적인 수식어라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회사를 알리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피치항공은 과거 기내에서 폭스바겐 자동차를 판매하거나 비트코인 결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전략이 수정됐다. 강 이사는 “회사가 발전기에 접어든 만큼 이제는 긍정적인 브랜드로 리브랜딩하자는 논의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노선 운항편이 늘어난 만큼 적극적인 홍보 예산을 본사에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상무 역시 “최근에는 부정적인 기사 대신 '피치를 올리자'는 긍정적인 방향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사 직영 지사가 아닌 총판매 대리점(GSA) 형태로 운영되는 에어피스코리아의 특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지사 형태가 본사의 관리를 받기에 더 유리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영진은 GSA 체제의 독립성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직원 입장에서는 지사 형태가 항공권 지원 등 복지 혜택이 더 많을 수 있지만, 실적이 좋을 때 본사의 규정과 별개로 한국 법인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것은 GSA 체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선하 에어피스코리아 대표는 “한국 법인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비중이 91~95%에 달해 여행사 중심의 B2B 영업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며 “노동조합 등 주요 이슈가 발생했을 때도 한국 법인 대표가 독립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환율·고유가 이중 격랑에 수입업계 “원달러 1600원 넘으면 줄도산”

최근 미-이란 전쟁으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치솟고 있어 지난해 미국의 일방적 관세정책에 시달렸던 국내 산업계를 더욱 위기로 내몰고 있다. 특히, 내수가 아닌 수출입 기반의 기업들이 원가 및 환율 관리에 비상이 켜진 가운데 수입기업들이 고환율로 생존위기에 처해 있다. 제조원가 상승분을 수출대금으로 헤징(위험 회피)할 수 있는 수출기업과 달리 수입기업들은 수출기업과 달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환율 헤징 시스템이 부재한데다 정부의 지원마저 미흡해 고환율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액은 604억달러로 지난해 3월 대비 13.2% 늘어났다. 이 가운데 에너지 수입은 93억 7000만달러로 7.0% 감소했다. 이는 미·이스라엘의 공습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내 에너지 연료의 핵심인 중동산 원유 해상운송이 차단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원유 수입액은 중동사태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수입단가 상승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수입 차질로 실제 국내로 도입한 물량이 줄어 1년 전과 비교해 5% 금액이 감소한 60억달러로 집계됐다. 통상 원유 수입량이 줄어들면 국내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그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말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1400원대 중후반에서 1500원대로 단숨에 6% 가량 껑충 뛰었다. 이처럼 고유가와 고환율의 이중고에 인건비와 전기 요금 등을 제외하고 통상 3~4% 수준이던 수입사들의 영업이익은 완전히 사라졌다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과거 10년 동안 평균 영업이익률도 1~2%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수입 원가에 직결되는 환율 급등이 수입기업들을 '제로(0) 마진' 내지는 적자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육류수입자 A씨는 “고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 업계 전반이 이미 수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현재 피해를 호소하는 곳들은 그나마 버틸 힘이 있는 업체들"이라며 “환율이 1570~1580원 선에 이르면 한계에 달했던 기업들의 도산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환율이 1600원을 넘어가게 되면 육류를 포함한 모든 수입업계에 줄도산이 이어지는 '아마겟돈(종말)'이 시작될 것이라고 A씨는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10개의 업체 중 2~3곳은 시장에서 탈락하는 혹독한 과정을 겪을 것이며, 업체 관계자들은 원가 상승 문제와 환율을 자극하는 발표 등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수입협회 부회장인 전방글로벌의 박진우 대표 역시 중소 수입업체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호소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환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헤지 수단이 전혀 없어 환율 상승에 따른 타격을 100% 그대로 받는다"고 토로했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1500원대로 약 100원 상승하면서 환율 인상률이 6%대에 달했는데, 제조 수입업체들의 통상적인 영업이익률(5~7%)을 감안하면 1년 치 농사로 벌어들일 이익을 환손실로 전부 잃게 되는 셈이다. ​수입 물품은 국내 판매용이든 수출용 상품화를 위한 원료든 이미 계약상 단가가 정해져 있어, 수입 원가가 7% 올라도 이를 중간에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박 대표는 “헤지 방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입업체들은 발생하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고환율 대책이나 정부 지원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 등 정부 입장에서도 특정 수입업체들에게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거나 환율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손실을 줄이거나 보전할 뾰족한 해법이나 대책은 없다는 게 수입업계의 공통 반응이다. ​박 대표는 “해외 전쟁 등 불가항력적 대외요인으로 환율이 급등한 것이라 개별기업가 감당할 수 없다"면서 수입업계 전체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임을 전했다. ​한국수입협회 차원에서도 아직 개별 업체들의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취합하거나 대책 마련을 위한 공식 결의를 진행하지는 못한 상태다. ​하지만 박 대표는 “협회가 수입업체들을 대변하는 곳인 만큼 정부에 보다 강력하게 입장과 대책 마련을 건의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입업자들을 '외화 유출'이라는 잣대로 평가절하하는 정부 일각과 사회의 편견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은 국내 내수생활 유지와 수출품 제조를 위한 기본적인 필수경제활동"임을 강조하며, “수출입 중소기업 대표들이 국가의 고용을 책임지고 애국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정기선 회장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베트남 사업장 방문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현장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일 HD현대에 따르면, 정기선 회장은 지난달 24~25일 이틀간 베트남 현지 HD현대 기업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공장설비 및 안전시설을 점검했다. 첫날인 24일 베트남 중남부 칸호아성의 HD현대 베트남조선을 찾은 정 회장은 현장직원들에게 공정준수율과 작업 애로사항 등을 확인한 뒤 작업장 안전을 강조했다. 특히, 선박 제조 야드에 들러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의 건조 공정 현황도 챙겼다. 다음날인 25일 베트남 중부 다낭 아래에 위치한 HD현대에코비나도 방문해 파견 임직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해외근무 노고를 위로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HD현대의 친환경 독립형 탱크 제작 기지인 HD현대에코비나는 아시아 내 항만 크레인 사업 전개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HD현대에코비나 인수 완료 이후 첫 방문이란 점에서 정 회장은 탱크 제작 공장 건설 현장, 항만 크레인 및 LNG 모듈 생산공장 등 회사 내 시설물 전반을 관심있게 살폈다. 정기선 회장은 베트남 현장 임직원들에게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이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경영 소신을 피력했다. 아울러 “항상 현장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고민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찾아 여러분들과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겠다"며 지속적인 현장경영 행보 의지도 드러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충북 음성의 HD현대에너지솔루션·HD건설기계 방문을 시작으로 △충북 청주 HD현대일렉트릭 △울산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사업장은 물론 해외 사업장인 HD현대 필리핀조선을 찾아 현장 점검과 현지직원 격려에 한 바 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회장 취임 이후 다섯번째 현장경영인 셈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