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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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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지각변동···삼성전자 ‘M&A 시계’ 빨리 돌아간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지형도가 크게 요동치면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시계'가 더 빨리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제왕'으로 군림하던 인텔이 몰락해 사업 부문을 분할·매각한다는 얘기가 들리는가 하면 기업간 합종연횡이 워낙 활발해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빅딜'보다는 성장성이 뚜렷한 분야에서 강소기업을 품는다는 소식이 먼저 들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A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을 살펴보며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참석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메디텍, 공조 쪽은 꾸준히 M&A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약 104조원이다.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10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은 87조원 가량 쌓아두고 있다. 반도체 등에서 시설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음에도 '실탄'을 모으며 M&A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규모 딜은 꾸준히 성사시켜오고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메디슨은 작년 5월 프랑스 AI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했다.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갖춘 곳이다. 삼성메디슨은 이를 통해 유럽 우수 AI 개발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자사 의료용 AI 솔루션에 소니오의 기술력을 더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7월 영국 기술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를 품었다. 데이터를 사람의 지식 기억 및 회상 방식과 유사하게 저장·처리하는 '지식 그래프' 원천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국내에서는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반도체 분야 기업들에 일단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대만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 역량을 갖춘 강소기업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안다"고 귀띔했다.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M&A 시계'를 더 빠르게 돌아가게 만드는 요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파운드리는 TSMC에, 설계는 브로드컴에 넘기는 안을 조율 중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첨단 기술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차원에서 인텔 파운드리를 대만에 넘기려 한다는 게 WSJ의 예측이다. 브로드컴은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문을 면밀히 검토했고 자문단과 비공식적으로 입찰을 논의했지만 '제조 부문 협력사를 찾는 경우' 등 단서를 달았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도체 제왕' 인텔의 몰락을 보며 한 기업이 제조·설계를 모두 하기보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 기술 격차를 벌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AMD가 약 39조원에 자일링스를 인수한 사건이나 엔비디아가 ARM을 사려다 무산된 사례 등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범위를 AI로 넓히면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업체들은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동맹 또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오픈AI 등은 전세계를 누비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오픈AI, 소프트뱅크 등과 AI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중국 '딥시크 쇼크'도 삼성전자 M&A 방향이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소비 시장인 중국 시장 전략을 가다듬는 동시에 서방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반(反) 중국' 정서를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며 삼성전자에 추가적인 생산시설 건설을 요구할 경우 역시 대비해야 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는 단순히 인텔 분리 가능성 등 사건을 두고 파악하기보다 무역갈등, 기술발전 등 큰 그림을 보고 접근해야 보인다"며 “반도체 기업의 경우 누군가가 사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살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는 점도 (M&A를 추진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눈여겨 봐야한다"고 짚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바이오, AI, 로봇 등 분야에서 역량을 키우기 위한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한상의 ‘한-체코 투자 및 비즈니스 콘퍼런스’ 개최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 의원회의실에서 '한-체코 투자 및 비즈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루카슈 블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방한을 계기로 열렸다. 체코 진출에 관심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사업 환경을 소개하고 양국 경제인 간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측에서는 안덕근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다.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창락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손승우 두산 에너빌리티 부사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체코 쪽에서는 블첵 장관을 비롯해 슈테판 호프만 산업통상부 차관, 이반 얀차렉 주한체코대사관 대사,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 얀 미칼 체코 투자청 사무총장 등이 자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체코 진출에 관심 있는 우리 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미칼 사무총장이 현지 사업 및 투자환경을 소개했다. 페트르 오취코 체코 산업통상부 실장은 체코 산업 연구개발(R&D) 인프라와 협력을 주제로 발표했다. 양국 협력을 확대하고 상호 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식도 열렸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등이 다양한 분야에서 체코 원전 관련 기업·기관과 협력을 다짐했다. 체코 투자청도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 1993년 8300만달러에 불과하던 한국과 체코 간 교역량은 지난해 47억달러로 약 57배 성장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지난해 한국과 체코가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대 규모로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수교 35주년을 맞아 협력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며 “원전 외에도 로봇, 배터리, 미래차 등으로 두 나라 간 협력분야가 다각화되는 추세 가운데 오늘 컨퍼런스가 양국 교류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성장 동력 키운다” 삼성 ‘스타트업 지원’ 박차

삼성 계열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시장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가 하면 혁신을 도모하는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삼성전기는 6월 선발예정인 '5기 S-CUBE'를 모집 중이다. 'S-CUBE'는 임직원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사내 스타트업이다. 수없이 반복 후 성공하는 큐브(CUBE)처럼 과감하고 지속적인 도전으로 미래를 풀어낸다는 의미가 담겼다. S-CUBE에는 삼성전기 임직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되면 본업을 떠나 과제 개발에만 열중하고 1억원의 활동 지원금, 독립적인 공간 등을 지원받는다. 2022년 11월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100여명의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스타트업이 생소한 임직원들을 위해 별도의 교육을 제공한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스타트업에 대한 소개부터 사업계획서 작성법 등 실무 교육을 지원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 구체화를 돕는다. 선발된 팀은 1년 간 과제 개발에만 열중하게 된다.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네트워크 등 지원도 받는다. 1년 후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주관 최종 과제 발표회에서 사업적 가치, 기술의 우수성, 기대 효과 등을 평가해 사업부 이관 혹은 창업 등 회사의 후속지원이 결정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사내 스타트업에 “도전 없이는 성과도, 새로운 기술도 만들 수 없다"며 “실패하더라도 과감한 도전을 해보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삼성전자의 'C랩 아웃사이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발굴 사업이다. 작년까지 7회째 공모전을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디지털헬스 △콘텐츠·서비스 △모빌리티 △소재·부품 △ESG 등 첨단 기업을 찾아왔다. 국내에 법인 등록이 돼 있고 투자 단계 시리즈 B이하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삼성전자 C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와 사업협력 기회, 역량 발전 및 비즈니스 경쟁력 향상 컨설팅 등 전방위 지원을 제공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생협력아카데미와 연계해 보다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C랩 아웃사이드 컨설팅'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임직원 전문가들이 1:1로 붙어 밀착 컨설팅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멘토 전문가들이 3~4개월 기간 동안의 코칭을 통해 C랩 아웃사이드 스타업들이 여러 부분에서 개선포인트를 찾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총 912개(사내 406개, 사외506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 패밀리를 대상으로 파트너십과 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실질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작년 말 우수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스케일업을 적극 지원하는 '2024 FutureScape' 데모데이 행사를 열었다. 서울경제진흥원과 공모전 방식으로 최종 선발한 6개 스타트업이 약 4개월간 회사와 진행한 사업 실증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삼성물산은 직접 발굴한 스타트업들이 실질적인 투자와 비즈니스 연계로 나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5% vs 6.4%’···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이번주 ‘분수령’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는다. 양측 입장 차이가 커 그간 대화가 겉돌았지만 18일부터는 각각 '현실적인' 제시안을 들고 집중교섭을 펼치기로 했다. 반도체 위기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회사가 '노조리스크'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18일부터 집중교섭을 통해 2023·2024·2025년도 임금 협상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접점을 찾기 전까지 매일 만나는 방식이다. 날짜를 정해 각자 입장을 전하는 수준이었던 본교섭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종료일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양측은 지난 11일 5차 본교섭을 벌였지만 성과 없이 헤어졌다. 사측이 임금인상률 4.5%,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지급, 조합원 총회·교육 4시간+4시간 등 '3가지 안건'을 최종 제안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삼노는 임금 분야에서 12개, 복리후생 분야에서 17개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한 상태다. 임금인상률 6.4%,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부문별 차별 없는 격려금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명절상여금 별도 지급, 200만원 휴가비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집중교섭이 시작되는 18일은 당초 6차 본교섭을 벌이기로 한 날이다. 전삼노가 사측에 “안건을 추가해 집중교섭을 벌이자"고 제안했고 사측은 “조합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상향 가능한 부분을 추가 논의하겠다"며 받아들였다. 노사가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결과로 풀이된다. 논의가 길어지며 피로감이 조성된데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설'도 엄중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이 결국 노조 측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측이 내놓을 카드는 일부 복리후생 측면을 양보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서다. 전삼노 교섭위원들 역시 '이번 집중교섭에서 협상을 끝내자'는 입장에 전원 동의한 상태다. 노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점은 변수다. 노사는 작년 12월 2023·2024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부결시켰다. 현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는 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집행부가 재신임을 받으며 교섭 테이블에 앉고 있지만 파업 기치를 내걸고 강력하게 투쟁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이번 집중교섭 실시 결과를 두고도 “성과를 내달라"는 응원과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고 전해진다. 전삼노 집행부는 13~14일 쟁의대책 내부 회의를 열고 향후 교섭 전략을 점검했다. 여론도 전삼노에 우호적이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업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가 거센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대역폭메모리(HDM) 등 신사업에서는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매출액도 대만 TSMC에 작년 하반기부터 2개 분기 연속 밀리고 있다. 쟁의행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삼노는 5차 교섭 이전 “사측이 안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파업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건을 구체적으로 가져오라며 '최후 통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30% 수준이다. 작년 7월에는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파업을 진행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대기업 평균임금 EU·日보다 높아···직무·성과 기반해야”

우리나라 대기업 평균 임금과 인상률이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임금 격차는 한국이 가장 컸다. 경제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분석대상 22개국 중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수준(2022년)은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5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3위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은 10위권이었다. 조사 대상국은 한국, 일본과 EU 27개국 중 2002년 이후 기업규모별 임금 원자료의 누락이 없는 20곳이다. 우리 대기업 연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8만7130달러로 EU 20개국 대기업 평균(8마536달러)보다 8.2%, 일본 대기업(5만6987달러)보다는 52.9% 높았다. 분석 대상 22개국 대기업 중에는 5번째로 높았다. 경제수준을 고려한 1인당 GDP 대비 대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156.9%로 EU 평균 134.7%, 일본 120.8%에 비해 각각 22.2%p, 36.1%p로 높게 나타났다. 환율을 제외하면 분석대상 22개국 중 우리나라(156.9%)가 그리스(166.7%), 프랑스(160.6%)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우리 중소기업 연 임금총액은 5만317달러로 일본(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고 EU(5만2398달러)보다는 4.0% 낮았다. 분석대상 22개국 중 10위로 중위권에 해당했다. 1인당 GDP 대비 중소기업 연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90.6%로, 일본(89.1%)과 EU(87.6%) 평균과 비슷했다. 구매력평가환율 비교 시 중위권이었던 우리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1인당 GDP 대비로는 22개국 중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 규모 사업체 연 임금총액은 5만9191달러로 EU(6만7214달러)보다 13.6% 낮았지만, 일본(4만8729달러)보다는 21.5% 많았다.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52.98달러(2022년 기준, OECD)로 21개국 중 17위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임금수준(11위)은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시간당 노동생산성 53.99달러), 리투아니아(60.47달러), 슬로바키아(57.12달러), 포르투갈(55.30달러), 폴란드(53.34달러), 라트비아(53.33달러) 6개국은 우리나라보다 연 임금총액(PPP 기준)이 낮았지만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우리보다 뛰어났다. 경제수준을 감안한 1인당 GDP 대비 전 규모 임금수준은 EU 평균이 112.4%로 최상위권이었다. 우리나라 106.6%, 일본 103.3% 순으로 나타나, 구매력평가환율 기준 비교 시보다 국가 간 임금격차가 적었다. 지난 20년(2002~2022년) 간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일본 및 EU 대기업 임금 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 결과 2022년 우리나라의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가 일본과 EU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우리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2741만원→7061만원)로 EU 대기업 평균 84.7%(2만7065유로→4만9987유로)과 일본 대기업 –6.8%(580만5000엔→541만엔)보다 월등했다. 동 기간 중소기업 인상률 역시 우리나라가 111.4%로 EU 평균(56.8%), 일본(7.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임금 인상률은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가 대기업 7위, 중소기업 8위다. 다만 우리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은 국가들은 경제규모 및 산업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국이라 보기 어려운 나라들이었다. 루마니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헝가리 등이다. 결국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우리 임금 인상률이 월등하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 임금이 일본에 비해 월등히 높고 EU국가들과 비교해도 최상위 수준인 것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인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우리 기업의 성장동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현 상황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지속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누적된 고율 임금인상으로 기업규모간 임금격차가 커진 점까지 고려하면 대기업 임금안정이 중요하다"며 “특히 법정 정년연장은 지금도 높은 대기업 근로여건을 더욱 끌어올려 신규채용 여력을 약화시키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 “주52시간으로 성과 줄었다”

우리나라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은 '주52시간 제도' 영향으로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만이라도 획일적인 근로시간보다 노사 자율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함께 '주52시간 제도가 기업의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 연구부서들 75.8%는 '주52시간제 시행 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는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이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혁신성이 저하된 연구개발분야는 '신제품 개발'분야가 45.2%로 가장 많았다. '기존 제품 개선'분야(34.6%), '연구인력 역량축적'(28.5%), '신공정 기술개발'(25.3%) 등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근로시간 규제를 포함해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 중 '과학연구 관련 법률이 혁신을 지원하는 정도'지표를 살펴보면 2018년 37위(총 63개국)에서 2024년 35위(총 67개국)로 여전히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었다. 조사대상 기업의 53.5%는 동 제도로 '연구개발 소요기간이 늘었다'고 했다. 얼마나 늘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해당 기업의 69.8%가 '10% 이상'을 꼽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연구개발부서에 주52시간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현황을 묻는 설문에 기업의 82.2%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적정하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력난 원인에 대해 기업들은 '회사 규모 및 낮은 인지도'(58.9%), '높은 인건비 부담'(58.4%)을 들었다. 이어 '지리적으로 어려운 접근성'(31.0%), '임금 등 낮은 처우'(30.5%), '원하는 인재가 없어서'(25.6%), '기존 직원의 이직' (22.7%)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적합한 근로시간제로 '노사가 합의를 통해 자율적 근로시간 관리'(69.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만이라도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년 단위로 합산 관리(23.4%) 등의 순이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특히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R&D부문에 있어 유연한 근로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업무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연한 제도적용과 함께 제도의 당초 취지인 사회적 약자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트럼프 관세폭탄 대응’ 韓 기업 민간 경제사절단 활동 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 정책을 현실화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경제사절단이 대응책을 함께 모색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요 산업 대표들이 참여한 경제사절단이 19~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 활동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 조선, 에너지, 플랫폼 등에서 26명이 모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 실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이나리 카카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김민규 신세계 부사장, 구동휘 LS엠앤엠 사장,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허진수 SPC 사장, 이문희 한국가스공사 본부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제임스김 주한미국상의 회장 등이다. 이들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들과 만나 관세를 비롯한 통상정책을 논의하고, 양국간 전략적 협력의제와 대미 투자협력을 위한 액션플랜을 소개할 계획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은 트럼프 1기 'Buy America' 약속을 적극 실천한 대미 투자 모범국가이자 우등기업임을 적극 강조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2기에도 한국기업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확인시키겠다"고 전했다. 사절단은 우선 19일 워싱턴에 위치한 미국 의회 부속 도서관의 토마스 제퍼슨 빌딩 그레이트홀(Great Hall)에서 'Korea-US Business Night' 갈라 디너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경제사절단을 비롯해 미국 상·하원 의원, 주지사, 내각 주요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각 기업과 주요 투자 주(州) 관계자의 개별 미팅도 펼쳐진다. 20일에는 미국 백악관 및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 동안 추진할 경제·산업 정책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액션플랜을 소개할 방침이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이번 아웃리치 활동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미국 정부·의회와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이사회 신임 의장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유력

삼성전자 이사회 신임 의장 자리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앉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집일, 사내외 이사 후보 추천안, 재무제표 승인 등이다. 관심사는 새 이사회 구성과 의장이 누가될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2020년 2월부터는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왔다. 신임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이사회에 합류했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있다. 사내이사 중에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노 사장은 재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한 만큼 전 부회장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박학규 사업지원TF담당 사장이 지난해 말 사업지원TF로 이동하며 사내이사를 사임한 만큼 공석을 누가 채울지도 눈길을 끈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가 끝난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가 6년으로 제한된 만큼 2019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아 온 김 의장은 이번에 물러난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분야 전문가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주총은 날짜는 다음달 18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사내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을 제기됐으나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며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 “기술력·협업 기반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 대응”

이강욱 SK하이닉스 첨단패키징(PKG) 개발 담당 부사장이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키징 등 후공정 분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 패권 경쟁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4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전날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한국반도체학술대회에서 '제8회 강대원상'을 수상한 뒤 “SK하이닉스의 위상과 역량 인정받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고(故) 강대원 박사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이 상은 그동안 반도체 전공정인 소자 및 공정 분야 저명한 교수들에게 주로 수여됐다. 후공정인 '반도체 패키징 분야' 기업인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사장은 “TSV(Through-Silicon Via) 기반 3차원 패키징 연구 성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라며 “SK하이닉스의 독자적 패키징 기술인 'MR-MUF'(Mass Reflow Molded Underfill)는 고난도의 HBM 제품을 높은 제조 수율과 양산성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설명했다. 3차원 패키징은 칩과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직접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게 한 방식을 뜻한다. TSV는 D램 칩에 미세 구멍 수천개를 뚫어 상하층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이 부사장은 “MR-MUF 기술은 HBM2E에 처음 적용돼 회사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리더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다"며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거쳐 HBM3 및 HBM3E에도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우위를 굳건히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패키징 역량이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은 물론 생존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부사장은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반도체 패권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PKG개발은 탄탄한 기술력과 원팀 협업을 기반으로 패권 경쟁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이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는 분야는 △HBM 패키징 기술 고도화 △칩렛(Chiplet) 기반 이종 결합 기술 확보 등이다. 칩렛은 칩을 기능별로 쪼갠 후 각각 조각을 하나의 기판 위에서 연결해 반도체의 이종 간 결합 및 집적을 돕는 것을 뜻한다. 그는 “AI 시스템의 대용량·고성능·에너지 효율화 요구를 충족하려면 HBM 패키징 기술의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MR-MUF 기술 고도화,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칩 간 연결성을 높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 나가려 한다"고 부연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이다. 구성원들을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이 부사장은 “좋은 제품을 넘어 세상을 바꿀 기술을 개발한다는 큰 목표를 갖길 바란다"며 “퍼스트무버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인으로서 SK하이닉스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3차원 패키징 및 집적 회로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을 27년 이상 이어 온 전문가다. 2000년 일본 도호쿠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 렌슬리어 공과대학 박사 후 연구원, 일본 도호쿠 대학 교수를 거쳐 2018년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입사 후 HBM2E(3세대)에 MR-MUF 기술을 적용하며 'AI 메모리 성공 신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르포] “갤럭시 S25 AI 기능 ‘그림의 떡’ 이라면 이곳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이 조금 어렵게 느껴져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왔어요. (갤럭시 S25) 제품 디자인도 너무 예뻐 만족스럽네요." 13일 '삼성 강남'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 서울 강남역 10번출구 바로 앞에 있는 이 곳은 삼성전자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이벤트 등이 펼쳐지다보니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오전 10시 정식 개장 시간 이전부터 삼성 강남 앞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다양한 연령대 15명 가량이 줄을 서 있었다. 대부분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들이다. 강남 한복판에 있다 보니 갑자기 제품 수리가 직장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한다고 전해진다. 1층의 테마는 갤럭시 S25 체험이다. 전작 대비 강화된 AI 성능을 안내원들이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비디오 부스에서 직접 사진·영상을 찍은 뒤 이를 직접 편집해볼 수 있다. 동영상에 들어온 잡음을 없애는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놀라웠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배경음악 또는 목소리만 콕 집어 없앨 수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갤럭시 S25만의 장점도 경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다음달 3일 독일로 출장가는데 프랑크푸르트 직항 항공편좀 알아봐줘"라고 말하니 순식간에 최적 항공권이 검색됐다. “해당 일정 정리해서 삼성 노트에 저장하고 부장님한테 문자 보내줘"라는 명령도 척척 수행했다. 부장님한테 보내는 문자 내용을 존댓말로 변환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관람객들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 특히 총 4개의 미션을 완료한 뒤 스탬프를 찍으면 우산, 가방 등 기념품을 나눠준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친구와 방문했다는 한 20대 여성은 “주요 기능들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소개해주니 이해가 잘 된다"고 했다. 50대 남성은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AI 기능이) 자연스럽다"고 언급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갤럭시 S25를) 사고 싶다"는 말이 자주 들렸다. 각 체험공간에는 2~3명의 직원들이 머물며 각종 질문에 답했다. 관람객들은 주말에 더 많고 2030부터 가족 단위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일 적어도 100명 이상은 갤럭시 S25의 강화된 AI 기능을 체험한다고 전해진다. 제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20여분간 진행되는 '갤럭시 AI 클래스'를 들으면 된다. 오후 1시부터 시간대별로 진행되며 예약제로 운영된다. 2층은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을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갤럭시 S25는 물론 갤럭시워치7, 갤럭시링, 태블릿·노트북 등을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폰·무선이어폰 케이스 등도 준비됐다. 오예스, 햇반, 에이스, 하겐다즈 등 귀여운 모양 버즈 케이스가 눈길을 잡았다. 스마트폰을 삼성 강남에 직접 수령하러 오는 이들도 많다. 삼성 강남에서 받으면 액세서리 5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가 '여러 앱 간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상 속 맞춤형 정보 브리핑을 제공하고, 잠금 화면에서도 손쉽게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전작부터 적용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도 진화했다고 소개한다. 다양한 데이터 형태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이 적용돼 기존 이미지, 텍스트 검색에 더해 기기에서 재생되는 사운드 검색도 가능하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갤럭시 S25 사전계약은 130만대를 돌파했다. 역대 S 시리즈 중 최다 판매 신기록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신제품을 체험하다보면 'AI폰'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접점을 다양하게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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