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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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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점퍼 입혀주고 포옹”…‘지선 D-90’ 속도내는 민주당

6·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인천시장 후보로 박찬대 의원, 강원도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경남도지사 후보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을 단수 공천하며 주요 승부처의 '대진표'를 먼저 확정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5일 김경수 위원장을 경남도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3호 단수공천자'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조해진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현직인 박 지사가 김 위원장과 맞붙는 구도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김 후보에게도 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점퍼를 직접 입혀주며 “최적의 후보이자 최고의 필승 카드"라고 추켜세웠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우상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강원도지사 후보로 '1호 단수 공천'하며 본선 체제로 전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직 김진태 강원도지사 외에 염동열 전 의원도 예비후보로 뛰고 있지만, 민주당은 김 지사를 대결 상대로 집중 거론하는 분위기다. 이어 '2호 단수 공천'은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이다. 정 대표는 박 의원을 “이재명 대통령 대선 승리를 위해 전국을 누빈 정권 교체의 일등 공신"이라고 했다. 이어 당 상징인 푸른 점퍼를 직접 입혀주며 “한번 안아볼까"라며 포옹했고, 박 의원의 소감 발표 뒤에는 “잘했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현직 유정복 인천시장(국민의힘)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양측의 1대1 맞대결 구도가 유력하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춘 '명심' 후보로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단수 공천과 병행해 수도권 핵심 지역 경선 레이스도 본격화했다. 서울시장 경선에는 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총장 등 5명이 나선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는 예비경선을 통해 5명의 후보를 3명으로 좁히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 도전을 준비하는 가운데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나경원·신동욱·안철수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경기도에서는 현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 등 5명이 경선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원유철·함진규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고, 양향자·조광한 최고위원 출마설이 나온다. 한 의원은 지난 4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송영길 전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며 '명심' 후보임을 강조하는 행보에 나섰다. 앞서 지난 2일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박찬대 의원과 함께 인천 계양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계양을 지역구는 이 대통령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곳이다. 이들이 모인 식당 역시 이 대통령이 의원 시절 자주 찾던 단골집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변인과 박·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을 당시 각각 공보실장, 비서실장, 수행실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영남권에서도 대진표 윤곽이 잡히고 있다.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군은 김상욱 의원, 이선호 전 대통령자치발전비서관,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원회 상임대표가 3파전을 벌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서범수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텃밭인 호남권은 경선 열기가 특히 뜨겁다. 전남·광주 광역단체장 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민형배·신정훈·이개호·정준호·주철현 의원, 이병훈 전 의원 등 총 8명이 경선을 치른다. 충남과 대전은 통합 논의가 표류하며 판이 여전히 유동적이다. 민주당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충남·대전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10일 이내 사퇴' 요건을 충족하면 통합시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속도전'을 두고 본선에서의 변수와 갈등을 줄이기 위한 '공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의 면면이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이라며, 경선으로 힘을 빼기보다 단수 공천으로 선거에 집중하려는 결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이 다자구도·이탈표를 부르는 '공천 불복' 가능성을 선제 차단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공천에 불복하거나 컷오프 된 사람들이 무소속으로 나가면 1대1 구도가 깨지고 조직을 가져가 구도에 문제가 생긴다"며 “민주당이 그걸 최소화하려는 것 같고 현재까지는 큰 잡음이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천보다 당 지지율과 지도부 리더십이 먼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민주당 공천 속도를 두고 “부럽다"며 “인지도·지지도가 있는 인물들을 '흠집 없이' 단수 공천해 일찌감치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선 “현역 단체장 불출마 압박, '복면가왕식' 경선 구상 등으로 공천 룰을 둘러싼 잡음만 키우고 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오세훈 겨냥하는 박주민…“러닝으로 한강버스와 대결”

“팀 민주당이 한강버스를 이겼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주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서 '한강버스'와 속도 실험에 나섰다. 시민운동가 출신 '거리의 변호사' 이미지로 알려진 박 의원이 이번에는 직접 달리고 타보며 서울 교통 정책을 검증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 올라온 '한강버스를 이겨라'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다. 6일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관공선 선착장 인근에서 박 의원과 김영배 의원, 김형남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3·2·1 출발" 신호와 함께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한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1.3㎞ 구간을 직접 뛰어 한강버스보다 먼저 도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몇 분이 지나자 호흡이 거칠어졌다. 하지만 세 사람은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했다. 한강버스와의 거리를 의식한 듯 발걸음을 더 재촉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 사람은 19분가량을 달린 끝에 선착장에 도착했다. 결과는 한강버스와 거의 동시에 도착하는 '무승부'로 나타났다. 결승선에 도착한 뒤 박 의원은 “놀란 건 한강버스가 재개됐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여의도 선착장에서는 환승하는 데 20분이나 걸린다. 같은 노선의 같은 버스 교통수단인데 환승을 하게 만드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미비한 점을 감추고 말했던 시간을 지키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이번 실험을 통해 한강버스 정책은 전면 백지화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다시 한 번 받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해 서울 교통 정책을 직접 체험하는 콘텐츠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테슬라 자율주행(FSD) 차량을 시승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AI 자율주행을 통해 버스 배차 간격 문제와 심야 이동 문제, 교통 소외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 기술은 서울 교통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는 결정적 열쇠"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자율주행 체험은 머스크가 직접 답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관련 게시물을 본 테슬라 본사가 관심을 보이면서 성사됐다고 한다. 의원실 측은 “테슬라 본사가 아시아 지사를 통해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새벽 시간대 직접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5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6411번 버스에 탑승했다. 첫차가 신도림역에서 오전 6시33분에 출발하는 노선이다. 이 버스는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정의당 전신)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새벽 청소 노동자를 태우는 버스'로 언급하며 널리 알려졌다. 버스 안에서 박 의원은 출근길 시민에게 “아침 일찍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라고 물었고, 시민은 “대림동에 일하러 간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서울 교통 정책은 결국 시민의 이동권 문제"라며 “새벽 노동자와 교통 소외 지역 시민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정책 공약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은 시민의 공유자산"이라며 10년 로드맵을 통해 서울 대중교통을 단계적으로 무상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의원은 “차가 없어도, 돈이 많지 않아도 누구나 어디든 갈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교통비 부담부터 줄이는 '기본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이런 행보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책 경쟁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버스 정책을 직접 겨냥하는 동시에 자율주행과 대중교통 무상화 같은 미래 교통 공약을 앞세워 '교통 정책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 본인이 원래 현장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며 “발표할 공약에 맞춰 실제로 체험해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몸으로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콘텐츠"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서 차별화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도 결국 후보별 정책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며 “박 의원이 교통 정책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이어가는 것도 그런 차별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금융 안정화 100조 투입...유가 ‘최고가격제’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중동발(發) 지정학적 충격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집행·관리하길 바란다"고 5일 밝혔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관련해서는 주유소의 폭리·매점매석을 강력히 단속하고, 필요하면 유류 최고가격 지정까지 검토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8회 임시 국무회의에서 주식과 환율 같은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과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가속화하고, 자금시장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집행·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주가를 직접적으로 떠받치는 것처럼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억지로 정부가 주식을 사는 식의 대응은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 급등과 관련해 '최고가격 지정제' 검토를 지시했다. 그는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지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매점매석을 하거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을 일률적으로 전국에 적용하기 어렵다면 지역별이나 유류 종류별로 나누는 방식 등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 신속히 지정하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담합' 적용 외에 행정조치 여부도 점검하라"고 지시하면서 주유소 신고 제도 도입 등 추가적인 관리 방안 검토 필요성도 언급했다. 각 주유소가 매입하는 기름값 정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중동 정세 여파로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상황 속에서 나온 첫 공개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전날까지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방문하는 3박4일 정상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 ‘3조’ 체불 임금, 국민 세금으로 줬다

민생 경제의 핵심인 '임금 체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지급금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으로 지급한 '대지급금'은 3조원을 넘어섰지만 회수율은 25% 수준에 그쳤다. 결국 사업주의 채무를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대지급금 누적 지급액은 총 3조 1791억 원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5466억 원과 2022년 5369억 원에서 2023년 6869억 원, 2024년 7242억 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후 2025년에는 6845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지급금은 파산했거나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사업장을 대신해 국가가 체불 임금을 근로자에게 먼저 지급하고, 이후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5년 내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지급금 회수율은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사업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2021년 1482억 원(27.1%), 2022년 1532억 원(28.5%), 2023년 1481억 원(21.6%), 2024년 1582억 원(21.8%), 2025년 1793억 원(26.2%)으로 총 7870억 원(24.8%)이다. 돌려 받지 못한 금액은 2조 3921억 원에 달한다. 특히 건설업종에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부각된다. 지난 5년간 건설업 대지급금 총액은 7180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액은 1426억 원에 불과해 회수율이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낮은 회수율은 사업 완료 후 법인을 해산하거나 사업주가 재산을 은닉하는 등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업주가 임금 지급 능력이 있음에도 간이대지급금을 사실상 '쌈짓돈'처럼 이용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을 허위로 신고해 간이대지급금 3억3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뒤 잠적한 건설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이 사건에는 서류 위조에 가담한 하청업체 관계자와 허위 근로자 10명도 연루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해당 대표는 임금체불 진정서를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고 허위 노무비 명세서를 증빙자료로 내는 방식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근로자 명단에는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가족과 지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대지급금을 정부가 대신 지급해 주는 '공짜 돈'처럼 여기면서, 대지급금 범위 내 임금 체불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인식까지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대지급금 제도가 체불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회수율이 낮고 사법처리 비율도 충분하지 않다"며 “대지급금 회수율을 높이고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화해 임금 체불을 근본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與 정을호, 금배지 떼고 靑으로…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 비례 승계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의 비례대표 의원직은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승계하게 된다. 4일 여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국회의원직 사퇴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이날부터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 업무를 시작한다. 5일부터 3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사직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이날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출마를 위해 사임한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의 후임으로 정 의원을 내정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고 청와대 참모 등 정무직으로 이동한 사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 임광현 국세청장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달 18일 홍익표 정무수석이 임명된 데 이어 정 의원이 정무비서관으로 합류하면서 청와대 2기 정무라인도 윤곽을 갖추게 됐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중앙대 후배다. 지난해 6·3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 비서실장을 맡아 김혜경 여사를 밀착 보좌했다. 대학 졸업 이후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그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창당준비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맡았다. 비례대표 후보 14번으로 공천을 받아 당의 득표율 26.7%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이해찬 대표 시절에는 당대표비서실 국장을 지냈고,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총무조정국장을 맡아 당시 사무총장이던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와 함께 당 운영을 담당했다. 정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되는 비례대표 의원직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순번 18번인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승계한다. 김 전 차장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줄곧 정보 분야에서 활동한 '정보통'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개혁 작업에 참여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원 2차장과 3차장을 지냈다. 이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임감사를 맡았고,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인재 영입으로 정치권에 합류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尹 때는 없던 풍경…李 대통령 따라 장관들도 줄줄이 X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직접 정책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지털 국정'에 속도를 내면서 장관들의 SNS 활동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각각의 SNS 활용 스타일은 '동행형', '현장·민생형', '저활동형' 등 3가지로 나뉜다. 4일 장관들의 X 계정 운영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공석인 해양수산부를 제외한 이재명 정부 장관 18명 전원이 개인 X 계정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이 X 활용을 본격화한 지난 1월 23일 이후 장관들의 계정 개설이 잇따른 점이 눈에 띈다. 실제 최근 계정을 만든 5명의 장관은 모두 올해 2월 X에 가입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X에 첫 글을 올리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입니다. X에서도 새로 인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산불·가축전염병·농업재해 대응 상황을 점검한 사실을 소개하며 산림청 재난상황실과 방역 및 농업재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장관들의 X 활동 가운데 대통령 메시지를 적극 공유하며 정책 홍보로 연결하는 '동행형' 사례로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최 장관은 2026년 2월 X 계정을 개설한 뒤 약 한 달 사이 게시물 30여 건 이상을 올리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계정 개설 첫 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널리 알리고 더 나은 정책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자 소통의 창을 더 활짝 열게 됐다"고 밝히며 SNS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게시물 구성도 대통령 메시지와 부처 정책을 연결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국가관광전략회의 관련 게시글이 주요 사례로 꼽힌다. 최 장관은 지난달 25일 회의 직후 X에 “국가관광전략회의에 대통령님이 직접 참석하신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관광은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자 수출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대도약과 대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하며 회의 현장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대통령이 관광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 장면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 열어야…지역관광 활성화 중요"라는 메시지가 담긴 사진이 포함됐다. 최 장관은 또 대통령 게시물을 직접 재게시(repost)하는 방식으로 정책 메시지를 확산하기도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대통령의 산업 정책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관련 정책을 홍보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1일 X에서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해 'AI 반도체 성장전략 간담회'를 연 사실을 소개하며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신 차량용·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추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는 기술 패권 시대의 게임 체인저이자 AI 혁신의 핵심 기반"이라며 “M.A.X 성공의 퍼즐이자 기회는 열려 있다. 속도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음날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테크 도약 대한민국' 발언을 언급하며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실천이 쌓여 변화를 만든다"며 “티끌 같은 성과를 쌓아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적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대통령이 참석한 정책 회의 내용을 소개하며 이를 부처 정책 홍보로 연결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한 장관은 지난달 2일 X에 “창업 중심 사회, '모두의 창업'으로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대통령과 함께 개최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소식을 공유했다. 한 장관은 “대통령께서 오늘은 창업 중심 사회를 여는 첫날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창업 인재 발굴 프로젝트인 '모두의 창업' 정책을 소개했다. 해당 게시물에서는 전국 5000명의 창업 인재 발굴 프로그램, 100개 창업기관과 500명의 선배 창업가 멘토링, 창업 경연을 통한 우수 스타트업 지원 등 세부 정책 내용도 설명됐다. 이 대통령이 장관들의 게시물을 직접 인용하며 격려하는 사례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가 설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을 방문한 영상을 게시하자 이를 재게시하며 “배 부총리님, 잘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장관들의 X 운영 방식 가운데 대통령 콘텐츠보다는 현장 방문과 정책 집행 상황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구성하는 '현장·민생형' 사례로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김 장관의 X 계정은 2010년 개설돼 현재까지 1800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최근 게시물은 부처 현장 점검과 정책 현장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지난달 16일 인천 부평구 굴포천 일대에서 도시 하수관로를 점검한 뒤 “하수관로는 사용하고 버린 더러운 물을 하수처리장까지 운반해주는 도시의 혈관이자 빗물을 하천까지 이송하는 배수시설"이라며 도시 인프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전국 땅속에 거미줄처럼 17만4000km에 달하는 하수관로가 깔려 있다"고 소개하며 노후 관로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전남 나주 전력거래소 방문 현장을 소개했다. 김 장관은 동절기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며 “연일 이어지는 맹추위로 최대 전력 수요가 겨울 최대치인 90GW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15GW 이상의 예비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철저한 대응 체계를 유지하겠다"며 전력 수급 관리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계정은 개설했지만 게시물이 많지 않은 '저활동형' 장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두 장관 모두 2026년 2월 X 계정을 새로 개설했지만 게시물 수는 각각 5건, 3건에 그쳤다. 김영훈 장관의 경우 게시물 대부분이 노동 정책 메시지를 담은 영상 콘텐츠 공유에 집중돼 있다. 그는 “임금체불은 절도입니다.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임금체불 신고 방법을 설명하는 영상을 게시하는 등 노동권 보호 메시지를 강조했다. 또 “출산율 0.8, 우린 아직 배가 고픕니다"라는 글과 함께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기도 했다. 정은경 장관의 경우 지난달 X에 “1형 당뇨병 환우와 함께 영화 '슈가'를 관람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환자들과 만난 현장 영상을 공유했다. 또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시범사업 추진을 소개하는 게시글에서 “골든타임을 지키는 변화가 지역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설명하며 관련 영상 링크를 공유했다. 활동이 사실상 없는 장관도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해 2월 X 계정을 개설했지만 현재까지 게시물이 한 건도 없는 상태다. 또 안규백 장관은 2012년 X 계정을 개설해 총 600건 이상의 게시물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게시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최진봉 교수는 이재명 정부에서 장관들의 SNS 활동이 늘어난 배경으로 대통령의 직접 소통 방식을 꼽았다. 그는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정책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언론 보도 과정에서 메시지가 다르게 해석되거나 전달되지 않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는 흐름 속에서 장관들도 부처 정책과 활동을 SNS를 통해 국민에게 직접 알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NS는 정책 추진 과정과 부처 활동을 국민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라는 점에서 장관들에게도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이재명 정부의 SNS 소통 방식이 이전 정부와 비교해 정책 중심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차별점으로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과거 정부의 SNS가 성과 홍보나 이미지 관리 성격이 강했다면 이재명 정부의 SNS는 정책과 업무 관련 메시지가 중심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이 부동산이나 주가 등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 직접 메시지를 내고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내는 방식은 시장과 국민에게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정책 방향과 의지를 SNS를 통해 직접 설명하는 방식이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메시지 전달 속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주류 언론을 거치지 않고 시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해 온 정치인"이라며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정책 메시지와 국정 방향을 SNS로 직접 전달하면서 장관들과 참모진의 SNS 활동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일방적인 홍보 수단이 될지, 국민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로 작동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처 정책은 내부 실·국 간 의견 정리와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조율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관이 조율되지 않은 메시지를 SNS로 먼저 공개하면 정책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부처 내부 논의와 국무조정실 등을 통한 협의 과정을 거친 뒤 절제된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없는 청와대로 몰려간 국힘, 집회신고 안해 구호 없이 9km ‘침묵 행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을 규탄하며 약 3개월 만에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여당의 입법 강행에 맞서 “사법독립 수호"를 전면에 내걸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7명은 3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 출정식에 참석했다. 현장 단상에는 '사법파괴 3법 대통령은 거부하라!'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이날 규탄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 3법'을 규탄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 지도부와 의원, 당원들은 가슴에 '사법부독립' 문구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고 피켓을 든 채 계단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삼권분립 파괴 당장 중단하라", “사법 파괴 3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자유민주 대한민국 사법독립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출정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장기독재의 꿈을 버리고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사법파괴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우리의 간절한 목소리가 국회 담을 넘어 국민께 들릴 수 있도록 오늘 한목소리를 내달라"며 “여러분의 목소리가 갈라지면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때까지, 자유민주주의 헌정수호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힘을 모아달라"며 “국민의힘이 기치를 들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헌정수호라는 구호 아래 뭉쳐 달라"고 호소했다. 장 대표는 “여러분이 국민의힘에 바라는 것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고, 제대로 헌정질서를 지켜내는 것"이라며 “저는 맨 앞에서 싸우겠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켜달라고 하는 것을 지켜주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이재명 정권은 기어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고 있고,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헌정의 종말을 목도하고 있다"며 “사법파괴 3법은 결국 이재명 독재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독재를 막기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싸워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법치를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그 핵심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 즉 삼권분립"이라며 “지금 이 나라에 견제와 균형이 살아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 여권이 국회 다수당의 힘으로 야당을 배제한 채 국회를 장악하고 입법부의 힘으로 사법부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며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법왜곡죄를 두고 “기소하는 검사들이 고소·고발 대상이 되고 유죄를 내리려는 판사들도 고소·고발된다"며 “범죄자들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 도입을 두고도 “사법 시스템을 국민의 인권과 권익 보호가 아니라 범죄자들을 봐주기 위한 방향으로 망가뜨리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도보투쟁 현장에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 'Only Yoon(온리 윤)', 'Yoon Again(윤 어게인)'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윤 어게인"을 연호했다. 행진 도중 일부 지지자들은 우재준 최고위원과 신동욱 수석최고위원 등을 향해 “집에 가라", “뭘 쳐다보냐"는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출정식을 시작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발해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거쳐 청와대까지 약 9㎞를 도보 행진하는 '청와대 도보 투쟁'을 이어갔다. 오후 2시부터 도보 행진을 시작해 약 3시간 30분 동안 신촌과 서대문,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까지 걸어가는 일정이다. 다만 이날 진행된 도보투쟁은 집회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시민의 동참이나 피켓 사용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도보행진 중 의원들은 별도의 구호 제창 없이 여의도공원 일대를 침묵한 채 행진했다. 이번 장외투쟁은 국민의힘이 지난해 9월 대구와 서울에서 '야당 탄압 규탄' 집회를 연 이후 약 6개월 만에 재개한 대규모 거리 정치다. 당시 국민의힘은 9월 21일 대구, 28일 서울에서 연이어 장외집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규탄했다.집회 현장에 'YOON AGAIN(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 수사' 등 강경 구호가 등장하면서 중도 확장 전략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해 9월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외투쟁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평가했고,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 역시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계속 이어가면 장외 정치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장 대표는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9일 밤 12시 정기국회 회기 종료로 가맹사업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끝난 직후, 10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장외 농성에 돌입했다. 지도부는 전날까지 장외투쟁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나경원 의원의 발언이 법안과의 관련성 부족을 이유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반복 제지당하자 이를 '의회독재'로 규정하고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오전 8시부터 천막을 지켰고, 의원 전원은 하루 4개 조로 나뉘어 교대로 농성에 참여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26일 인천에서 열린 인천시당 주요 당직자 워크숍에서도 장외투쟁의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재명이라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국민의힘이 당원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주부터 장외로 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투쟁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4일에는 전국 당원협의회와 당원들을 집결시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5일부터는 장동혁 대표가 직접 전국 순회 투쟁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당 내부에서는 향후 상황에 따라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사법개혁 3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TK(대구·경북) 통합법 처리가 무산될 경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까지 포함한 강경 대응 카드가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 장 대표가 장외투쟁을 해봤자 정부·여당으로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는 평가도 당내 안팎에서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청와대에 대통령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라는 상징적 공간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라며 “지지층은 환호할 수 있지만, 대안 없이 거리로 나가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오히려 중도층에는 실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 투쟁이 아닌 '아스팔트 정치'에 대해 “원내에서 해결하지 않고 거리로 나가는 것은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쓰는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한 지지율이 10%대 후반까지 내려간 점은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연 확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없이 현재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번 청와대 도보투쟁에 대해 “국민의힘이 사법개혁 문제를 여야 간 공방이 아니라 대통령 책임의 문제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며 “소위 '이재명 방탄을 위한 사법개혁 아니냐'는 프레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장외투쟁은 지도부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지층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실제 확장성이나 중도 설득 효과가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장동혁 체제가 지금까지 유지돼 온 동력은 '지금은 싸워야 할 때'라는 단결 논리였지만, 정책 경쟁보다는 '반(反)이재명 프레임'에만 의존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식투쟁이나 거리 정치가 지지층 결집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판단했다가 더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며 “근본적인 노선 재정립과 외연 확장 없이 인적 개편만으로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울산 경선키로 했는데…김상욱 “중앙에선 정리 끝났다” 발언, 해당 영상은 ‘삭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울산시장 후보 경선을 '당원 주권' 원칙에 따르기로 한 방침을 냈음에도, 특정 후보가 '(울산시장 후보는) 단수공천으로 이미 정리됐다'는 취지로 언론에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 결과, 김상욱 울산시장 예비후보는 JCN울산중앙방송과 비보도 전제 인터뷰에서 “중앙당에서는 정리가 끝났다. 나는 본선만 생각한다. 당내 경쟁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JCN울산중앙방송은 해당 발언을 김 예비후보 출마선언 관련 보도로 방송했다가, 10여일 뒤 보도 영상을 삭제하고 김 예비후보에 사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울산을 4인 경선 지역으로 공식 발표한 상황이라 다른 경선 주자들은 즉각 반발했고, 공관위도 각 후보에게 의견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경선 원칙'을 거듭 강조해온 가운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강원과 울산 지역 공천 문제를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초 지난주 금요일 강원과 울산 지역 컷오프 결과를 함께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안다"며 “결과적으로는 강원만 단수공천이 발표됐고, 울산은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울산의 경우 특정 후보 단수공천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지역 내 반발 기류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6·3 지방선거 강원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단수 공천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틀어 민주당의 '1호 공천'이다. 반면 울산시장 후보 선출은 송철호·안재현·이선호·김상욱 후보가 참여하는 4인 경선 구도로 2일 확정됐다. 본지는 울산시장 공천 논의 경위와 '단수공천설'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앙당 공관위 측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관계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6일 지역 방송 보도였다. 김 후보는 해당 인터뷰에서 “우리 민주당의 다른 후보자들은 중앙에 연이 아예 없는 분들"이라며 “이미 중앙에서는 정리가 끝나 있는데 저는 본선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단수공천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영상은 이후 삭제됐지만, 텍스트 기사 형태의 보도는 약 10일~2주가량 온라인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울산시장 경선 후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선호 울산시장 예비후보는 본지와 통화에서 “경선이 확정된 상황에서 '중앙에서 이미 정리됐다'는 발언을 언론을 통해 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공정경쟁 방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당 공관위에서 경선으로 못을 박은 상태인데 마치 단수공천이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당원과 시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라며 “변호사 자문도 받았고, 공정경쟁 방해죄는 허위사실 유포보다 더 중하게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안재현 울산시장 예비후보는 김 예비후보의 발언을 “낡은 정치"라고 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은 당원 주권주의에 입각해 경선을 하겠다고 방침이 명확히 결정된 상황"이라며 “현역 의원임에도 그 결정에 반해 마치 중앙에서 어떤 협작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신인 정치인이 오히려 더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 얼굴만 신인이고 그 형태는 낡은 정치"라며 “마치 없는 협작을 통해서 뭔가를 하겠다는 시도를 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30년 묵은 사람들이나 할 법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중앙당 소명 요청에 대해 그는 “만약 실제로 그런 협작이 있었다면 당규 위반"이라면서도 “당의 방침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므로 당에서 처리할 부분은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중앙당 공관위가 경선 일정과 방식을 주관하는데, 공식적으로 4인 경선으로 발표한 만큼 단수공천 기류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이 제기된 만큼 중앙당에서 각 후보들에게 의견서나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기는 2월 말경, 불과 며칠 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수공천 내정설'이 확산되며 경선의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공공 매체를 통해 2주 가까이 노출된 사안인 만큼, 경쟁 후보 입장에서는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중앙당 공관위의 공식 절차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욱 예비후보 측은 해당 발언이 공식 입장이 아니며, 사적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예비후보 관계자는 “당시 방송 인터뷰로 알려진 내용은 의원과 기자 간 사적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며 “공식 인터뷰가 아니었고, 사전 동의나 보도 방식에 대한 설명 없이 일부 내용이 사용되면서 오해 소지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원은 해당 보도에 대해 항의했고, 방송국 측에서도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며 “국장과 담당 기자가 의원에게 사과했고, 확인서도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중앙에서 정리가 끝났다'는 표현과 관련해서는 “해당 발언에서 말한 '중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의원이 평소 공식 석상에서 '경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던 만큼, 자신의 경선 의지가 중앙에 전달됐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원도 관련 입장을 제출했고, 이미 심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당 내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 선관위에도 내용을 전달해 확인했으며, 구두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을 들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예비후보가 경쟁 후보들을 두고 “민주당의 다른 후보자들은 중앙에 지금 연이 아예 없는 분들"이라고 한 발언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선호 후보는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 출신으로 8개월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PK 친명계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언론 유통망이 훨씬 좋지 않느냐. 유튜브나 이런 데 많이 출연하면서 마치 (자신이) 청와대에 있었다고 '팔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실 자치발전비서관을 하고 내려왔다. 8개월 동안 청와대에 있었다"며 “중앙과의 인맥을 운운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실제 송철호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친문계 인사들과 교류해왔고, 울산시장 재임 시절 중앙 정치권 및 행정권과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안재현 후보 역시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 상임대표를 지내며 친노계 인사들과 관계를 유지해왔다. 해당 발언을 두고 즉각적인 형사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실관계에 따라 허위사실 공표 문제로 비화할 여지는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법무법인 한수 이민규 변호사는 “발언 표현 자체가 다소 모호하거나, 자신감의 표현 또는 의견 표명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발언의 구체적 맥락과 인터뷰 전후 사정, 청중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중앙당에서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게 정확히 증명되고, 해당 발언이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을 밝힌 것으로 인정된다면 허위사실 공표 정도로 성립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업무방해는 성립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이 표현만으로는 판단이 조심스럽지만, 논란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정리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변호사도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 “만약 중앙에서 실제로 정리된 바가 없는데도 당선 목적으로 그런 말을 했다면,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허위사실 공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쟁 후보뿐 아니라 선거인단도 해당 발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발언의 취지와 맥락을 봐야 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한 것이라면 빠질 여지도 있고, 적극적으로 당선 목적으로 한 발언이라면 허위사실 공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 방해죄나 업무방해는 이 정도로는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뉴페이스 청년’ 앞세운 국힘…세대교체일까, 또 ‘총알받이’일까 [해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은 지난달 25일 1차 영입 대상을 발표한 데 이어, 이후에도 매주 순차적으로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80·90·2000년대생 청년 인재 중심'을 내세우며 세대교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선거 때마다 반복돼 온 '깜짝 영입'이 공천 국면에선 험지 배치나 비례 후순위로 이어지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던 전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환영식을 열고 1호 영입인재 2명을 공개했다. 주인공은 손정화(44) 삼일PwC 회계법인 회계사와 정진우(41) 현대엔지니어링 에너지영업팀 매니저다. 지난 5일 공식 출범한 인재영입위는 현재까지 접수된 400여 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검증 절차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발했다. 당이 '청년·여성 우선 영입'을 원칙으로 내세운 만큼, 첫 발표 인사 역시 1980년대생 남녀로 뽑혔다. 당 관계자는 청년 중심 영입 배경에 대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지지율이 과거 전통 지지층보다 높게 나타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지층 구성이 바뀐 만큼 그 기대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더 많은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이번 영입의 콘셉트를 '세대교체'로 잡았다. 1980~2000년대생을 전면에 내세워 당의 노쇠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주도하는 인재영입위원회 구성부터 '80년대생 전면 배치'라는 상징성을 담았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전원이 1980년대생으로 꾸려졌다. 인재영입위에는 조지연·박충권 의원과 김효은 대변인, 이상욱 서울시의원(당 전국청년지방의원협의회 회장), 황규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회장, 이승배 폴리티컬데이터랩 대표, 송지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재영입을 진두지휘하는 조정훈(재선·서울 마포갑)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소위 '빽' 없이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인재를, 제대로 된 검증을 거쳐 발탁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영입은 장동혁 대표 체제의 '뉴페이스·뉴스타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40대 재무·원전 산업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워 전문성과 젊은 이미지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당은 두 인사가 이재명 정부의 재정·에너지 정책을 견제할 정책형 인재라는 점도 강조했다. 손 이사는 20년간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지방재정과 공공회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는 “지방재정의 투명성과 공공 정책의 책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재정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한 정치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투명한 거버넌스와 효율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매니저는 원전 산업 현장에서 근무한 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로 UAE 원전 수출에 성공하는 등 산업 경쟁력의 상징이었다"며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과 산업, 국민을 중심에 두고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인사는 이번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출마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훨씬 디테일하게 '그 지역에서 실제로 뛸 사람'을 선별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험지로 내보내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도 있고, 청년 가산점이나 지역별 청년 의무 배치 등 제도적 장치도 있다"며 “예전처럼 얼굴마담으로 세우고 선거가 끝나면 사라지는 구조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사성 영입' 논란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반복해 온 숙제다. 보수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외연 확장'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선거 성적과 정치적 안착 여부는 엇갈려 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2곳만 승리하는 사실상 궤멸적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당 안팎에서는 “인물난이 구조적 문제"라는 자성론이 제기됐고, 청년·전문가 중심의 외부 수혈이 대폭 강화됐다. 그러나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미래통합당 시절 27명의 대규모 영입이 이뤄졌음에도, 공천 과정에서 험지 배치와 비례 순번 논란이 불거지며 '이벤트성 영입'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수도권 일부 지역을 '청년벨트'로 묶어 20~40대 후보 간 경쟁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청년 '총알받이' 논란이 불거졌다. 당 안팎에서는 “험지에 청년만 몰아넣는다"는 반발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당시 상당수 영입 인사가 공천 출구를 찾지 못하거나 한 차례 출마로 퇴장했다. 청년 몫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던 한 인사는 “비례를 얘기하더니 공천 국면에선 험지 출마를 권유받았다"며 “당이 나를 키우려는 게 아니라 선거판에 얼굴 하나 세우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재영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얼굴 교체를 넘어 수도권 확장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의 정체성과 노선이 여전히 영남 중심, 친윤 중심 구도에 머문다면 아무리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도 수도권 민심을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의힘은 지금 당의 방향성 자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누가 누구를 영입하느냐보다, 영입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지율을 뒤집을 변수는 인재영입이 아니라 TK 중심 정당 이미지를 벗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수도권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강남 몇 곳을 제외하곤 당선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 영입을 해놓고 험지에 내보내고, 대구·경북엔 중진을 배치한다면 오히려 인재를 모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제대로 된 인재를 영입하고 배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치는 과거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청년 영입의 효과를 두고는 회의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 청년 영입은 2030 남성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지지율이 어느 정도 고착화돼 있어 단순 영입으로 달라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오는 청년 인재 중 일부는 당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 오히려 당 색깔을 더 극우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청년 정책과 중도 확장에 대한 중장기 목표 없이 영입을 전략적으로만 활용하면 하루 뉴스로 끝나는 일회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엄 소장은 또 “당 이미지가 상당히 극우화돼 있는 상황에서 중도 성향 청년이 쉽게 들어오기 어렵다"며 “탄핵 문제와 '윤 어게인'과의 관계 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 영입도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39년 만의 사법 대수술…개헌 시계도 가동

민주당이 대법관 정원 확대, 재판소원제 도입, 법왜곡죄 신설을 담은 '사법개혁 3법'을 지난달 26~28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39년간 유지된 대법관 정원이 늘어나고, 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과 판·검사 법 왜곡 행위 처벌이 가능해지는 등 사법제도 전반에 변화가 예고됐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과 개헌 국민투표 절차를 명문화한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처리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수 있게 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주도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왜곡죄 도입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지난달 26~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5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지 약 10개월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사법제도 개편이 현실화됐다. 가장 먼저 처리된 법왜곡죄 도입법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가 부당한 목적으로 법령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판·검사가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을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법안은 법왜곡 행위를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법령을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규정했다. 다만 합리적 해석 범위 내의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와 함께 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위조하거나 위법한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한 경우 등도 법왜곡 행위에 포함했다. 법왜곡죄 논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당시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에서 처음 본격화됐다. 당시에도 법관의 부당한 법 적용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재판 독립 침해 우려로 입법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지귀연 부장판사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체포적부심사 기간을 '일수'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법왜곡죄 도입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사법부 내부망에서도 “종래 실무를 뒤집는 해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 같은 이례적 법 적용을 방지하고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한 방송에 출연해 “판사도 법을 왜곡해서 뇌물을 받거나, 말도 안 되는 헌법과 법률을 명백하게 위반해서 잘못된 판단을 통해 재판 자격이나 공소 제기로 국민의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했을 경우에는 당연히 그것은 처벌의 대상"이라고 했다. 다만 법 적용 기준이 추상적일 경우 재판의 독립성을 위축시키고, 판·검사의 소극적 판단을 유도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재판소원제 도입 역시 제도 변화의 폭이 크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과 달리 법원의 확정 판결도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 청구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가능하며, 헌법재판소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판결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 지정재판부 재판관 전원이 헌법소원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각하되지만, 제도 시행 시 헌재가 사실상 법원 판결을 다시 심사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때문에 '사실상 4심제'라는 평가와 함께 사법 체계 이원화 및 대법원·헌재 간 권한 충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1987년 개헌 이후 14명으로 유지돼 온 대법관 정원은 26명으로 늘어난다. 법 공포 2년 뒤인 2028년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 증원된다.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증원되는 12명과 임기 만료 예정인 10명을 포함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재임 중 총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전체 26명 중 약 85%에 해당하는 인사가 새로 구성되는 것으로, 사실상 대법원 구성이 전면 재편되는 셈이다. 정부·여당은 대법관 1인당 사건 부담이 줄어들 경우 사건 처리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사건은 상고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결 이유를 상세히 적지 않고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방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원 확대를 통해 보다 충실한 심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사법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달 25일 회의에서 “대법관이 늘어나면 이를 보조할 재판연구관 등 인력도 함께 확충돼야 한다"며 “1·2심 재판부의 인력 공백으로 재판 지연과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은 총 102명으로, 1인당 평균 8.5명 수준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추가로 약 100명 안팎의 법관이 대법원으로 이동해야 해 사실심이 약화될 수 있다. 1일에는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재외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사람'을 투표인에 포함하고, 국외 부재자 신고 및 재외투표인 등록 절차를 공직선거법 기준에 맞춰 정비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재외국민 투표권 제한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1년 7개월 만에 후속 입법이 이뤄진 것이다. 또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의결일로부터 30일 이내 직전 수요일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해, 개헌 일정의 법적 기준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치를 수 있게 됐다. 다만 심의 과정에서 '국민투표자유방해죄' 조항이 포함됐다가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끝에 삭제됐다. 당초 허위사실을 지속 유포해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할 경우 형사처벌하는 내용이었으나, 여야 합의 부족과 과도한 처벌 우려가 제기되면서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민주당은 관련 내용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3월 국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등 검찰 개혁 후속 입법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입법이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한편, 장외투쟁과 도보행진 집회 등 대외 행동도 검토 중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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