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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하나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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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8 프로, 갤럭시 Z 폴드8도 가격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사양 부품 채택 확대에 따른 원가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하며 주요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애플과 구글이 차세대 신제품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당장 다음주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8' 역시 원가 상승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범용 D램과 모바일 메모리 생산 여력이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품 조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이 같은 '메모리 쇼크'에 따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최소 2026년 말에서 2027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부터 부품 원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차세대 아이폰18 프로 맥스(12GB 램·1TB 모델)의 부품 원가(BOM)는 전작보다 300달러(44만5000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최신 2나노 공정 기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신규 패키징 기술 적용까지 더해지면서 원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강화되며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제조사가 임의로 용량을 낮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고용량 모델을 중심으로 평균 200달러(30만 원) 수준의 판매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달 12일 공개를 앞둔 구글의 신형 스마트폰 '픽셀11' 시리즈 역시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IT 매체 딜랩스는 구글 픽셀11 시리즈가 유럽 시장 기준 전 모델에 걸쳐 100유로(17만 원)의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형 픽셀11은 899유로(153만 원)에서 999유로(170만 원)로 뛰어오르며, 픽셀11 프로와 프로 XL, 폴더블 모델인 픽셀11 프로 폴드까지 전 라인업 가격이 일제히 인상된다. 구글은 기본 저장용량을 128GB에서 256GB로 상향하는 방식을 취해 사실상 제품의 시작 가격 자체를 끌어올렸다.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달 언팩 행사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역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폼팩터 개선과 고도화된 갤럭시 AI 기능 지원을 위한 고성능 AP·메모리 탑재가 제조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작보다 높은 원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은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 대비 고가의 대화면 OLED 패널과 복잡한 힌지 구조, 대용량 메모리 등 고부가 부품 비중이 월등히 높아 원가 상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제품군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부품가 상승분을 반영해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인상하며 기존 동결 기조를 깬 바 있다. 앞서 나온 갤럭시 Z 폴드7·플립7의 일부 고용량 모델 가격도 올렸다. 이 같은 도미노 인상의 배경에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메모리 부품 단가가 자리 잡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00달러급 스마트폰 기준 부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14% 수준에서 최근 40%까지 폭증했다. 같은 기간 D램과 낸드플래시 비용은 63달러(9만4000원)에서 291달러(43만2000원) 수준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원유 가격 상승이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듯, 메모리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가격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하이 엘지, 라면 물 받아줘”…말 알아듣는 정수기 나왔다

LG전자가 음성 명령만으로 물과 얼음을 내주는 AI 정수기를 앞세워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말 한마디로 작동하는 편의성에 AI홈 허브 기능까지 더해 고객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16일 음성 명령으로 물과 얼음을 출수하고 가전 제어와 생활 정보 제공까지 가능한 'LG 퓨리케어 AI 냉동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얼음을 영하의 온도에서 냉동 보관해 위생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반 음성인식 기능을 더해 사용자의 일상적인 언어를 그대로 알아듣도록 했다. 신제품의 핵심은 이 AI 음성인식 기능이다. 시연 현장에서 LG전자 관계자가 “하이 엘지, 라면 2개 끓일 건데 물 준비해줘"라고 말을 건네자, 제품은 곧바로 “정수 880밀리리터를 준비했어요. 출수를 원하실 경우 출수 버튼을 눌러주세요"라고 답했다. 라면 2개 분량의 물 온도와 용량을 스스로 계산해 제안한 것이다. “하이 엘지"로 말을 건 뒤 “차가운 물 200밀리리터 줘", “얼음 한 컵 줘"처럼 자연어로 요청하면 별도 버튼 조작 없이 원하는 물과 얼음을 받을 수 있고, 출수 중 “스톱"이라고 말하면 즉시 멈춰 물 넘침도 예방한다. 사용할수록 똑똑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AI 맞춤 출수' 기능은 4주간의 출수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자주 쓰는 물 온도와 출수량을 기반으로 최대 3가지 맞춤 옵션을 제안한다. 커피믹스·원두커피·라면·분유 등 10종 메뉴에 맞춰 적정 온도와 용량의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레시피' 기능도 갖췄다. “라면 2개 끓일 물 받아줘"라고 말하면 별도 설정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AI홈 허브 역할도 한다. 음성 명령으로 LG 씽큐 앱에 등록된 세탁기·에어컨·청소로봇 등 가전을 제어하고, 남은 세탁 시간 확인부터 날씨·뉴스 같은 생활 정보까지 알려준다. 관계자가 시연 현장에서 “하이 엘지, 더운데 에어컨 켜줘"라고 말하자, 정수기는 “네, 알겠어요"라고 답하며 연동된 에어컨을 곧바로 작동시켰다. 현재 제어 가능한 가전은 세탁기·건조기·청소로봇·에어컨·공기청정기·제습기·광파오븐·냉장고·식기세척기 9종이며, 향후 업그레이드로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위생 관리 기능은 그대로 유지했다. 올 퓨리 필터 시스템이 중금속 9종을 걸러내고 노로바이러스를 99.99% 제거하며, 내부 직수관은 주 1회 고온 자동 살균된다. 출수구와 얼음 토출구에는 UVnano 살균 기능이 적용됐다. 편의 기능도 세밀해졌다. 컵 인지 센서를 탑재해 음성 명령 시 컵이나 용기가 없으면 물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기존 4.3인치에서 6.8인치로 키워 주요 기능과 날씨, 에너지 모니터링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신제품을 6년 계약 구독 방식으로 이용할 경우 월 이용료는 5만3900원이다. 구독 고객은 6개월마다 케어 매니저 방문을 통해 필터 교체, 직수관·출수구 살균, 얼음 토출구 분해 점검 등 위생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김재일 LG전자 HS사업본부 키친솔루션사업부장은 “주거 공간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정수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으로 보다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무더위에 사용자 폭증”…스마트가전 앱 심야 접속 장애

LG전자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ThinQ)'가 지난 일주일간 심야 시간대(오후 11시~오전 3시)마다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밤중 에어컨 원격 제어가 반복적으로 먹통이 되면서,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LG전자가 서버 용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의혹이 확산했다. 다만 LG전자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트래픽 폭증에 따른 일시적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씽큐 앱은 지난 7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수차례 접속 오류와 예고 없는 연장 점검을 반복했다. 지난 7일 밤 11시 30분부터 8일 자정까지, 12일 밤 11시 10분부터 13일 자정까지, 13일 밤 11시 10분부터 오전 1시까지 점검 공지가 잇따랐다. 특히 전날에도 오전 2시 20분부터 3시 20분까지 서비스가 중단됐다. 앱 내 안내문에는 “서비스 개선을 위한 시스템 점검 진행으로 앱 이용이 중단된다"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게시됐지만, 실제로는 예정 시간을 넘겨 점검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는 게 이용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2일 밤 9시 30분경 접속자가 몰리며 과부하가 발생했고, 문제를 발견한 즉시 조치해 새벽 1시 30분경 오류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3일에는 전날 문제를 바탕으로 서버를 증설했음에도 무더위로 고객이 폭발적으로 몰렸다"며 “서버 증설은 이뤄졌지만 트래픽 폭증으로 소프트웨어에서 오류가 발생해 1시간 이상 작업 끝에 복구를 완료했고, 이후 정상 작동 중"이라고 했다. 이 기간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에는 관련 불만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에어컨 리모컨 건전지가 없어 앱으로 원격 조작 중인데 정수기·공기청정기·TV까지 앱 전체가 먹통"이라며 “지우고 다시 깔아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집에 에어컨 4대를 앱으로 제어하는데 로딩 화면만 무한 반복되거나 까만 화면에서 멈춘다"며 빠른 개선을 요청했다. 소셜미디어 '스레드'에서도 관련 반응이 확산했다. 자신을 임산부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잠도 잘 못 자는데 밤마다 에어컨을 조절하려 하면 앱이 먹통이 돼 한밤중에 무거운 몸을 일으켜 리모컨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이용자는 “AI 기능을 넣고 여러 제품을 무리하게 연동하다가 서버 용량이 감당 못 해 터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의존 구조가 이번 심야 접속 장애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와 로컬 방식의 차이는 '서버 역할을 하는 컴퓨터가 어디에 있느냐'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방식은 LG가 자체 서버실을 두는 대신 아마존(AWS) 같은 거대 데이터센터를 돈을 주고 빌려 쓰는 구조"라며 “이 경우 외부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LG가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어 시스템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로컬 방식은 외부 서버를 빌려 쓰는 대신, 각 가정집마다 '미니 컴퓨터(허브)'를 설치해 이를 자체 서버로 활용하는 구조다. 그는 “에어컨이나 허브 기기 내부에 서버 역할을 하는 칩셋이 직접 들어가 있어, 외부 인터넷이 끊기거나 본사 서버가 터지더라도 집 안에 전기만 공급되면 가전을 정상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7월 가전 및 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보유한 네덜란드 기업 앳홈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타사 기기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확장과 함께 이런 로컬 허브 기술 확보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앳홈 인수는 결국 기존의 불안정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클라우드 인프라 의존도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스마트홈 서버 인프라 기술을 통째로 확보한 것"이라며 “낡은 컴퓨터를 쓰다가 훨씬 성능 좋은 최신형 슈퍼컴퓨터를 사 온 것과 같은 셈인데 이번 사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인수한 네덜란드 스마트홈 기업 앳홈의 솔루션이나 로컬 제어 인프라는 이번 씽큐 앱 및 클라우드 서버 장애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열대야에 따른 심야 트래픽 폭증이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버는 결국 하나의 컴퓨터이고, 트래픽은 이용자가 앱을 켜고 클릭하는 횟수, 즉 서버에 걸리는 부하를 뜻한다"며 “대학 수강신청 때 접속이 몰려 화면이 늘어지거나 멈추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버 계약 방식에 따라 일일 제공 트래픽이 밤이 되면서 다 차버렸거나, 일시적인 트래픽 폭증이 서버 자동 확장(오토 스케일링) 기술이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초과해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운영·모니터링 인력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고, 트래픽이 증가하면 이에 맞춰 서버를 증설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다만 “클라우드 서버를 자동으로 증설하는 오토 스케일링 기술이 있더라도 사전 계약이나 승인 절차 없이 무한정 서버를 늘릴 수는 없다"며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경우 사전에 정해둔 계약 조건에 따라 확인·승인 과정을 거쳐 기존 예약해 둔 인프라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서버를 증설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버·클라우드 구조 문제로만 이번 사태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 서버 자체는 멀쩡하더라도, 서버와 연동되는 앱 내부의 설계, 즉 시퀀스나 시나리오 단계에서 충돌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개발 단계에서는 완벽하게 시나리오를 짜고 테스트를 해도, 실제 출시 후 수많은 기기와 설비를 동시에 돌리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앱 사용 과정에서 일시적인 불편함이 발생한 것일 뿐, 에어컨 등 가전제품 자체의 하드웨어 성능이나 물리적 가동 기능에 결함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앱 접속이 지연됐을 뿐 에어컨 제품 자체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반도체가 만든 부(富)는 누구 몫인가…노동계 “법인세 35%” vs 경영계 “규제 완화부터”

AI 대전환이 반도체 대기업에 안겨준 천문학적 이익을 둘러싸고 “국가가 세제로 더 걷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노동계와 “규제 완화로 기업의 혁신 동력부터 살려야 한다"는 경영계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AI가 만들어낸 부(富)를 누가, 어떻게 나눠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양측은 재원 마련 방식부터 접근 순서까지 엇갈린 답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오후 서울 용산 피스앤파크 로얄홀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열었다. 김영훈 장관이 개회사를 맡았고, 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고려대 교수)이 좌장을 맡아 3시간 20분 동안 발제와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AI강국위원회 간사),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윤동열 건국대 교수가 발제했고, 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경총·한국경제인협회 등 노사단체 4명과 윤홍식 인하대 교수 등 전문가 5명이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전년 대비 1810% 증가)을 발표한 직후 열려 관심이 집중됐다. 노동계는 초과이익 환수의 핵심 수단으로 법인세 개편을 꼽았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위 위원장은 “현재 법인세는 과세표준 3000억 원을 넘어가면 초과 이윤의 규모와 관계없이 누구나 25%의 동일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다"며 “한국노총의 제안처럼 과세표준 최상위 구간에 '법인세 최고세율 35%'를 신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거둔 초과 이윤은 공공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그는 “올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수백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과세표준 3000억 원을 넘어가면 동일한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현행 법인세 구조가 초과 이윤에 대한 사회적 환원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다층적 누진세 체계를 갖춘 근로소득세와 달리, 법인세는 이 부분에서 형평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걷힌 초과 세수를 “AI 직무역량 교육, 평생학습 체계 구축, 전직 지원, 고용안전망 강화 등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승일 정치경제학 박사는 아예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합계가 450조~5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K-칩스법에 따른 세액공제로 삼성전자만 최근 3년간 21조 6482억 원의 법인세를 감면받았다"며 “영업이익률이 25%를 넘으면 영업이익의 5%를, 30%를 넘으면 10%를 산업 생태계 기금으로 강제 출연하도록 하는 '반도체 초호황기 상생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그는 “기존 세액공제 조항은 그대로 두고 법인세도 전액 납부한 뒤 별도로 기금을 출연하게 하는 방식이어서 증세가 아니라 세금 보조금 수혜의 사회적 환원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기금은 소부장 협력업체 기술 강화, 반도체 인재 양성, 협력업체 노동자 복지 등에 쓰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 이사회가 자발적으로 수십조원을 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 올해 개정 상법상 주주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며 “법률에 의해 강제된 지출이라야 이런 소송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초과이익 환수 논의 자체에 반대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호황기에 벌어들인 이윤을 축적해둬야 수십조 원대 적자가 나는 불황기에도 설비투자를 멈추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2~2023년 불황기에도 R&D 투자를 24조 900억 원에서 28조 3000억 원으로, 설비투자를 49조 4000억원에서 57조 6000억원으로 늘렸던 사례를 들며 “이 이윤을 '초과'라는 명분으로 나누거나 묶어버리면 기업의 장기 생존 체력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D램 점유율이 8%대까지 빠르게 오른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30%대로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초과이윤' 프레임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어떤 파괴적 영향을 미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용연 한국경총 이사는 특별목적세나 법인세 최고세율 신설 논의에 대해 직접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초과이익을 노동자 임금으로 배분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적 배분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는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권에 기반한 자율적 판단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보다 시급한 과제로 규제 완화를 꼽았다. “국내 이공계 핵심 인재의 해외 유출이 최근 10년간 석·박사급만 1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메타는 상위 20% 고성과자에게 기준 보너스의 200%를, 엔비디아는 직원 1인당 평균 2억 20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는 등 철저한 차등 보상 체계를 운용하는데, 한국은 연공서열형 보상체계와 '주 52시간제' 같은 경직적 근로시간 규제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개발이나 고숙련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현행 제도를 유연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는 재원 마련 방식을 넘어 배분의 철학 자체를 둘러싼 이견도 드러났다. 발제자인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대기업의 성과공유 대상 이익을 단순분배하는 '사회연대임금'은 직관적인 해법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인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의 임금 인상을 억제한다고 해서 그 재원이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 인상으로 자동 연결되는 구조는 없다. 오히려 주주 배당이나 기업 내 유보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를 나누는 연대'가 아니라 원하청 공동혁신, 미래세대 인재양성 등에 투자하는 '성과를 함께 만드는 연대', 즉 '사회연대투자'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의가 공론화되는 과정 자체는 한국 사회가 분배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도 “지난 30~60년간 이어져 온 대기업·제조업 중심, 수출 의존형 성장·분배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AI 기술이 얹어지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격차는 이전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AI 산업정책에 좋은 일자리 조건을 결합하고, 직업훈련을 개인 책임이 아닌 사회적 권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성민 경기대 교수는 재원의 배분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전환의 이익이 일부 대기업에서 끝난다면 기술혁신일 수는 있어도 사회혁신은 아니다"라며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재직자에서 청년·고령층·취약노동자로 이익이 확산될 때 비로소 AI 전환이 사회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논의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거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책을 확정하기 전 공개 토론과 의견 수렴을 위해 발간하는 독일식 공문서인 '녹서(Green Paper)'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미래 정책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이재용·최태원만 ‘활짝’…방시혁·김범수·서정진은 1조씩 날렸다

같은 그룹 총수라도 2분기 성적표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재산은 나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10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한 분기 만에 1조원 넘는 주식가치가 사라졌다. 인공지능(AI) 훈풍이 특정 총수에게만 집중되면서 대기업 총수 간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1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주식평가액 1000억 원이 넘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 46명의 전체 주식평가액은 3월 말 104조4301억 원에서 6월 말 133조6207억 원으로 29조1906억 원(28%) 늘었다. 언뜻 훈훈해 보이는 수치지만, 이재용·최태원 회장을 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머지 44명의 주식평가액은 같은 기간 5조9716억 원(8.6%) 줄었고, 조사 대상 46명 중 60.9%인 28명이 2분기 손실을 봤다. 증가세를 이끈 건 단연 이 회장과 최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0조9414억 원에서 6월 말 59조1878억 원으로 28조2463억 원(91.3%) 뛰며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증가율에서는 최 회장이 단연 앞섰다. 최 회장의 주식재산은 3조9101억 원에서 10조8259억 원으로 176.9% 급증하며 2분기 처음 '10조원 벽'을 넘었다. 이 두 사람 외에 20%대 상승률을 보인 총수는 구자은 LS그룹 회장(34.1%),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27.6%),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27.1%) 정도였다. 반대편에서는 자산 증발이 이어졌다. 서정진 회장은 2분기에만 1조6403억 원이 줄어 감소액 1위를 기록했다. 방시혁 의장(1조4058억 원)과 김범수 창업자(1조1869억 원)도 1조 원 넘게 빠졌다. 감소율로 보면 방시혁 의장이 35.8%로 가장 컸고,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31.1%),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28.1%), 김범수 창업자(24.58%),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24.56%)이 뒤를 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 종목 150개 가운데 3분의 2는 2분기 주가가 하락했다"며 “3분기 이후에는 상반기 실적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차익 실현 매물에 금리·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 등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자수첩] 박민규 의원님에게 묻습니다

박민규 의원님, 관악구갑을 향한 마음이 이렇게 깊으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관악구갑을 이렇게까지 성실하게 사랑하시는 국회의원은 흔치 않습니다. 봉천동 신우오피스텔 한 건물 안에서만 무려 11개 호실. 종전가액만 합쳐도 13억 원이 훌쩍 넘고, 이번 신고에서만 건물 전체 가액이 1600만 원 넘게 뛰었더군요. 여기에 세입자 11명이 낸 임대보증금, 즉 '건물임대채무'도 3억9000만 원 잡혀 있습니다. 지역구 유권자 한 분 한 분을 챙기시는 것도 모자라, 지역구 오피스텔 한 채 한 채까지 이렇게 애틋하게 품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관악구를 떠나실 생각이 전혀 없으시다는 뜻으로 읽어도 되겠지요. 그런데 의원님, 본인 지갑은 봉천동 부동산 등으로 든든히 채워두시고, 근로자들 지갑은 지역화폐로 채우자는 게 이번 개정안의 취지더군요. 지난 8일 발의하신 근로기준법 개정안 말입니다. 근로자 동의만 있으면 근로자의 생계와 직결된 월급을, 사용 지역과 가맹점과 유효기간이 다 정해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줘도 된다는 그 법안. 의원님은 발의 이유로 '기업의 이윤과 성과급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셨더군요. 선순환, 참 좋은 말입니다. 다만 그 순환의 첫 번째 자리에 왜 늘 노동자만 서야 하는걸까요. 노동자는 그 월급으로 월세를 내고, 병원비를 내고, 아이 학원비를 냅니다. 대출이 있다면 이자와 원금도 갚아야 합니다. 어느 것 하나 특정 지역구 안에서만, 정해진 가맹점에서만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이사를 가면 그 지역화폐는 무용지물이 되고,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 병원이 가맹점이 아니면 그 돈은 잠시 쓸모를 잃습니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아예 사라집니다. 노동자에게 월급이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입니다. 근로기준법이 반세기 넘게 '임금은 통화로'라는 원칙을 지켜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노동의 대가만큼은 예외 없이 자유로운 돈이어야 한다는 합의입니다. 흥미로운 건 삼성 노조가 던진 반문이었습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정말 통화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하신다면, 그 실험을 근로자 임금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의 세비에 먼저 적용해보시라"는 제안. 저도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의원님의 세비 일부를, 이를테면 관악구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아보시는 겁니다. 마침 이번 재산공개를 보니 정치후원금 계좌도 8753만 원이나 늘어 현재 1억1653만6000원이 됐더군요. 유권자들이 십시일반 보내주신 그 후원금부터 먼저 지역화폐로 받아보시면 어떨까요.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전닉스’ 이윤에 빨대 꽂지 말라”…경제학자들은 왜 반대하나

“초과이윤에 외부에서 '빨대를 꽂아서 공유하자'고 하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발상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기업 초과이윤 재분배 논의에 대해 이 같이 잘라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초과이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경제학계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본지는 박주헌 동덕여대, 조동근 명지대, 김광두 서강대, 김상봉 한성대, 김정식 연세대,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부) 교수 등 6명에게 ▲특정 업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방안 찬성 여부 ▲정부의 재분배 압박이 기업 투자 의지를 위축시킬지 여부 ▲과거 이익공유제·횡재세와 달리 이번엔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지 ▲초과이익 재분배가 청년 일자리·상생에 기여할 지 ▲이번 사안을 공론화 절차로 확대할 만한 지를 물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초과이윤'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교수는 “적정이윤의 바운더리가 어디까지인지 그 기준을 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라고 했고, 강인수 교수도 “경제학적으로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주헌 교수는 “반도체처럼 업황 변동이 큰 산업에서는 초과이익과 정상이익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2~3년 전 삼성전자가 적자를 내며 법인세를 '0원' 냈을 때 사회가 그 손실을 보전해 주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대신 주목한 것은 '초과세수'였다. 강인수 교수는 “정부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예상보다 대규모로 걷힌 법인세, 즉 초과세수의 처분 문제이지 기업의 이윤 자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정식 교수는 국가재정법상 세계잉여금의 법정 배분 비율(지방교부금 20%, 지방교육교부금 20%, 공적자금상환기금 30%, 국채 상환 30%)을 거론하며 “이 틀 안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를 다루면 될 정책적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광두 교수 역시 “초과세수랑 초과이윤은 다르다"며 “자기자본 대비 이윤율이 일정 수준을 넘을 때 법인세를 누적적으로 더 걷는 제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개념을 바라보는 결은 조금씩 달랐지만, 정부의 재분배 압박이 기업 투자 의지를 꺾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김광두 교수는 “미국의 마이크론, 대만의 TSMC는 정부의 파격적 지원을 받는데 한국만 이익을 환수해 투자 여력을 깎으면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동근 교수는 “삼성은 HBM을 제외하면 레거시 반도체 비중이 크고,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빼앗기면 투자 여력이 소진돼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강인수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사가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10% 안팎의 높은 성과급에 합의했는데, 이것이 비반도체 업종으로 파급돼 연쇄 파업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400만 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이 합의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교수도 “노동계는 이익을 더 나눠주라 하고 경영계는 반대하면서 노사 간 극심한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과거 2021년 이익공유제, 2023년 횡재세 논의와 달리 이번엔 현실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문가들은 일제히 부정적이었다. 박주헌 교수는 “두 논의 모두 같은 맥락의 잘못된 접근"이라며 “'횡재'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조차 모호하다"고 했다. 김광두 교수는 “반도체는 혹독한 적자 기간을 견뎌야 하는 사이클 산업으로, 아무 노력 없이 자산 가치가 오른 것과는 다르다"며 횡재라는 용어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상봉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기업 이익에 초과이윤세를 매기는 것은 부가가치세·법인세에 이은 '삼중과세'로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거론되는 대형 AI 기업 지분 강제 이전 논의도 비판 대상이 됐다. 김광두 교수는 “현금을 걷는 세금이 아니라 지분을 강제로 이전시키는 방식은 사실상 국유화에 가깝다"고 했고, 김상봉 교수는 “정부가 아니라 집권자 개인에게 기업 권력을 쥐여주는 꼴"이라며 권력 사유화 우려를 제기했다. 초과이익 재분배가 청년 일자리와 원하청 상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우세했다. 조동근 교수는 “반도체는 부가가치에 비해 직접 고용 유발 인원이 적어 관련 분야 사람만 돈을 버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문가들은 재원의 방향을 '초과세수'로 돌릴 것을 주문했다. 강인수 교수는 “정부가 초과세수로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전력·용수 인프라와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구축해 주는 것이 실질적 기여"라고 했고, 박주헌 교수는 “정부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철강, 석유화학 등 어려움을 겪는 다른 기간산업을 지원하고 청년 고용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6인은 이번 사안을 국민 여론조사나 공론화 절차로 확대하는 것에도 모두 선을 그었다. 김광두 교수는 “돈을 잘 버는 민간 기업을 사실상 국유화하겠다는 발상은 헌법을 바꿔야 할 정도의 중대 사안"이라고 했고, 조동근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두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량기업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정부의 문제의식 자체에는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강인수 교수는 “고용노동부 장관 주도로 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조망해보는 자리 자체는 만들 수 있다"면서도 “사회적 합의라는 이름으로 '초과이윤을 어떻게 강제로 써야 한다'는 틀을 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머스크가 감사한 ‘그 칩’…삼성 파운드리에도 테이프아웃 왔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1㎚=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이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내부 관계자는 최근 링크드인을 통해 “테슬라-삼성 AI5 칩이 '테이프아웃'(Tape-Out·시제품 양산)을 완료했다"며 “AI5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삼성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며 머지않아 테슬라 최신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프아웃은 팹리스가 최종 설계를 마친 칩을 파운드리에 넘겨 양산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다. 대량 양산 직전 관문을 통과한 만큼 테일러 공장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테일러 공장은 올해 말 초기 가동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 제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AI5의 테이프아웃 소식을 전하며 “이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와 TSMC에도 감사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언급된 테이프아웃은 TSMC 생산 물량을 의미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삼성 라인의 테이프아웃 공식화는 별개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기존 AI4와 업그레이드 버전, AI5·AI6·AI6.5까지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를 로봇·자율주행차·데이터센터 등에 순차 탑재할 계획이다. 생산은 삼성전자와 TSMC가 나눠 맡는 구조다. 현재 AI4는 7나노 공정으로 삼성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 양산 중이며, 업그레이드 버전도 같은 평택 캠퍼스에서 생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AI5는 TSMC와 물량을 나누고, AI6는 삼성전자가 전담하는 반면 AI6.5는 TSMC가 맡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파운드리 실적이다. 이달 초 공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 가운데 메모리 비중은 94%(84조원)에 달하는 반면,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은 6000억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하반기 적자 폭을 줄인 뒤 테슬라 물량이 본격 출하되는 내년 이후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AI 칩 생산을 위해 지난해 테슬라와 22조7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엔비디아 자율주행칩과 그록(Groq) AI 칩 생산에도 협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퀄컴·AMD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인 한진만 사장과 함께 빅테크 거물들이 모이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고객사들과 AI 반도체·파운드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엘리베이터 호출부터 로봇 배송까지…LG·GS건설 공동 개발

LG전자가 GS건설과 함께 아파트 단지 전체를 AI로 제어하는 '차세대 AI홈' 개발에 나선다. 가전을 넘어 로봇·플랫폼·서비스를 결합한 AI홈 솔루션으로 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에서 GS건설과 '차세대 AI홈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LG전자 류재철 사장과 GS건설 허윤홍 대표를 비롯한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과 GS건설 주거 브랜드 '자이(Xi)'의 단지 인프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것이다. 씽큐 온은 가전·IoT 기기·각종 서비스를 연동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조명·난방·환기·콘센트·가스밸브 등 개별 세대 제어 기능은 물론, 엘리베이터 호출·주차 위치 확인·방문 이력 확인·커뮤니티 시설 예약 같은 단지 차원의 기능까지 통합된다. AI 기능도 한층 강화된다. AI가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며 생활 맥락을 파악하고, 개인 생활 패턴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거나 자동으로 실행하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적용된다. 이번 협약은 지난 4월 체결한 '미래형 주거 로봇 서비스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당시 양사는 로봇 친화형 아파트 설계 기준을 마련하고, 주거 공간 내 로봇 서비스 시나리오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홈로봇 'LG 클로이드'와 자율주행 서빙·배송 로봇을 단지 내에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번 MOU로 여기에 AI홈 솔루션이 더해지면서 AI·로봇·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주거 환경 구현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LG전자는 고품질 빌트인 가전과 AI홈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앞세워 B2B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가전 공급에 그치지 않고 로봇·플랫폼·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건설사와의 협력을 계속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LG전자의 AI홈 솔루션과 자이의 단지 인프라를 결합해 고객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양사 협력을 통해 AI·로봇·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 주거의 표준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주거의 미래는 단순한 기기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공간이 하나의 거주 경험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열린다"며 “LG전자라는 최고의 기술 파트너와 함께 고객이 진정으로 체감할 수 있는 미래 주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웨이퍼 생산 월 100만장 시대 오나…삼성전자, 용인 팹 가동 앞당긴 배경은

삼성전자 용인클러스터 첫 번째 팹(공장) 가동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1~2년 앞당겨진 2029년으로 추진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생산능력 확충이 시급해진 데다, 정부도 용인 국가산단 조성 기간 단축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부지 조성부터 전력·용수 공급까지 전체 일정이 함께 빨라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에 들어설 총 6기 반도체 생산공장 중 첫 번째 팹의 가동 목표를 2029년으로 설정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거론돼 온 2030~2031년보다 1~2년 빨라진 시점이다. 이는 정부의 용인 국가산단 조기 조성 기조에 맞춰 전체 사업 일정을 앞당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일정 조정은 지난 6일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첫 번째 팹이 2029년 가동에 들어가려면 부지 조성 공사가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시작되고, 내년 중 팹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통상 최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에 2년가량 소요되는 만큼 부지 조성과 토지·지장물 보상, 수용 재결,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공급 일정 역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아무리 부지 조성과 팹 착공을 서두르더라도, 정작 팹을 돌릴 전기와 물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2029년 가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3기가와트(GW)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조기 착공이 관건으로 꼽힌다. 여기에 이후 6GW 규모 전력을 끌어올 호남-용인 송전선로(2단계)와 단계별 용수 공급(3단계)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용인 1기 팹의 2029년 가동도 완성될 수 있다. 용인 팹 가동 시점이 앞당겨지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 등으로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확인된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2분기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업계는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80% 성장한 350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수요 확대가 삼성전자로 하여금 생산능력 확충 시점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용인 국가산단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조성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메가프로젝트 발표에서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2030조원, 호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마지막 팹 기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점도 당초 2047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첫 팹 가동이 앞당겨지면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65만 장 수준으로, 내년 월 72만 장, 2028년에는 월 77만 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용인 1기 팹이 가동에 들어가면 전체 생산능력이 월 100만 장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생산능력 확충과 맞물려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조성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주요 소부장 기업들은 이미 용인 거점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AI발 메모리 수요를 얼마나 빨리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팹 가동 시점을 앞당기면 그만큼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릴 수 있고,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고 후속 사업 일정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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