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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폐지’ 홈플러스, 2000억 자금 조달 ‘마지막 희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05 20:21

서울회생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2주 안에 즉시항고 가능
파산시 거센 후폭풍…고용, 입점·납품업체, 투자자 등 ‘사정권’
홈플러스 “메리츠금융 운영자금 대출 간청”…메리츠 “MBK 책임”

홈플러스

▲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문이 닫혀있는 모습. 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의 마지막 희망은 2주 안에 운영자금 20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이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지만 자금을 확보할 경우 이 기간 내 즉시항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추가 대출을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키를 쥔 메리츠 측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라며 버티는 중이다. 파산 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막판 정치권이 개입해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 파산 시 입점·납품업체 등 연쇄 타격 불가피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이 낮다고 지난 3일 결정했다. 2000억원의 필수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게 핵심 원인이다.


홈플러스가 법원 판단에 즉시항고할 수 있는 기한은 이로부터 14일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또는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해당 자금을 지원하면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 셈이다.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우리 사회·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 법원은 최종적으로 파산을 선고한다. 이후 자산을 채권자들에 배당하는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법원이 파산 관재인을 선임하고, 관재인은 회사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식이다.


홈플러스 자가 점포 62개는 메리츠에 신탁 담보로 잡혀 있다. 신탁 담보는 채권자가 독자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메리츠는 해당 점포들을 처분하며 대출 원리금을 회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는 지난 2024년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액 1조3000억원을 지급했다.


파산 수순을 밟으면 직·간접 고용 직원과 입점 업체 점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 전단채 투자자 등 다양한 이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가 직접 고용한 인원은 지난달 말 기준 1만2000명 정도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 150곳이 아직 받지 못한 대금 규모는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한다. 이들 대금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 채권이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불과하다. 전단채 피해자 역시 4019억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구제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메리츠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회사는 법원 결정이 나온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몇 주간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주주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제공한 1000억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자금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메리츠가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해줄 것을 간청한다. 그와 동시에 당사는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 메리츠 “최대주주 MBK 책임 다해야" 선긋기…정치권 개입은 변수


홈플러스가 파산 문턱에 왔지만 최대주주인 MBK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유도 MBK가 메리츠와 '책임 공방'만 계속해온 탓이다.


메리츠는 MBK와 김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 대출금을 마련했지만 나머지 1000억원에 대해서는 MBK가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는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이미 수천억원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며 맞섰다.


메리츠는 지난 3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대출 지원의 핵심 조건이었던 김 회장의 개인 보증에 대해선 확답을 여전히 받지 못한 상태라고 공개했다.


메리츠는 “(1000억원의) 대출 실행 전제조건으로 MBK뿐만 아니라 김 회장의 보증을 함께 요구했는데 사측이나 김 회장 측에서 이런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내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MBK는 지난달 30일 회생법원에 보낸 의견서에 김 회장의 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파산 문턱까지 계속된 메리츠와 MBK 간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갑작스럽게 홈플러스 인수자가 나타나는 등 이번 사태 '극적 반전'이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녹록지 않아 이마트·롯데마트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부동산 시장 환경을 고려해도 부지 가치를 노리고 거금을 투자할 후보군은 거론되지 않는다.


변수는 정치권의 개입이다. 그간 범여당을 중심으로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마트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긴급투쟁에 돌입하겠다"며 “(정부가) 14일 안에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해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 역시 “MBK·메리츠금융은 14일 안에 2000억원을 즉시 투입하라"면서도 “정부는 홈플러스 사태 10만명에 대한 생존권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홈플러스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또 1000만원까지 체불액 범위에서 연 1.5% 저금리로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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