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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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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된 국민성장펀드, 뜯어보니...2030보다 ‘50대’ 더 담았다

국민참여성장펀드가 '국민 투자상품'을 표방했지만 실제 가입 행태는 중장년층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투자 참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정책 취지와 실제 수요 사이에 간극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판매된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판매 종료일인 11일 모집액 6000억원을 모두 채웠다. 전체 가입자는 3만38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50대였다. 은행을 통해 가입한 50대는 5019명으로 전체 은행 가입자의 33.0%를 차지했고, 투자금액은 1042억원으로 37.9%에 달했다. 증권사에서도 50대 가입자가 5154명으로 34.7%를 기록했으며 투자액은 1274억원으로 39.3%였다.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은행에서는 4353명이 713억원을 투자했고, 증권사에서는 5004명이 993억원을 넣었다. 전체적으로 경제활동과 자산 축적이 어느 정도 이뤄진 중년층이 펀드 수요를 주도한 셈이다. 반대로 청년층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20~30대 가입자는 은행 3106명, 증권사 2746명으로 모두 합쳐 6000명에 못 미쳤다. 투자금액 역시 은행 364억원, 증권사 438억원 등 약 8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가입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 13.2%, 증권사 13.5%에 그쳤다. 청년층이 국민참여성장펀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배경으로는 투자 여력과 상품 구조가 함께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층에게 5년 만기 상품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구조 역시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규모를 보면 이런 특징은 더욱 뚜렷해진다. 전체 가입자의 약 90%는 3000만원 이하를 투자했다. 은행 가입자 중에서는 1만3760명(90.5%)이, 증권사 가입자 가운데서는 1만3150명(88.6%)이 3000만원 이하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고령층은 가입자 수에 비해 투자 규모가 컸다. 60대 이상 가입자는 4588명에 불과했지만 투자금액은 1157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투자액도 은행 기준 2336만원, 증권사 기준 2780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1808만원과 2184만원을 각각 웃돌았다. 투자자 수는 많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큰 금액을 맡긴 것이다. 판매 채널별로는 은행에서 1만5201명이 약 2748억원을 투자했고, 15개 증권사를 통해서는 1만4837명이 약 3241억원을 넣었다. 증권사 판매분이 은행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다소 많았다. 소득 수준을 고려한 서민형 가입자도 당초 계획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가입자 수 기준 서민형 비중은 은행 45.8%, 증권사 31.7%였으며,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각각 43.1%, 27.9%를 기록했다. 당초 서민형에 배정한 물량 20%를 넘어선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청년층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2차 상품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1차와 같은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서민형 배정 비율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한다. 금융위는 서민형 물량 확대가 청년층의 가입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이달 중순까지 자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친 뒤 판매사의 온·오프라인 판매 방식과 소득 확인 절차 등을 보완해 9월 중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2차 펀드가 1차와 같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코스닥 약세가 이어지는 데다 1차 펀드의 초기 성과까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과 함께 실제 투자 매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2차 펀드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15% 빠졌는데 사도 되나”...SK하이닉스 급락 부른 ‘루빈 리스크’

SK하이닉스가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 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적용될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양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반대매매 물량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가 주주환원 계획 발표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88% 내린 14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54만2000원까지 오르며 3% 넘게 상승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중 한때 140만9000원까지 밀리며 5%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전날 10%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한 끝에 전일 대비 0.22% 오른 23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 직후 1%대 후반 상승세를 보였고 장중에는 3%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약세는 대외 변수와 HBM 관련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진 가운데,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루빈 울트라'의 HBM 탑재 용량을 기존 계획보다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HBM 매출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은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 하락과 함께 지수 낙폭도 확대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개별 이슈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더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일부 약화된 데다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설,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이 간밤 약 5% 하락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회사는 이날 분기 현금배당과 함께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예고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733억원이며 배당 기준일은 오는 31일이다. 배당금은 기준일 이후 1개월 안에 지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3분기 안에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연내 공개를 예고했지만 발표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시장에서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이 제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관련 계획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6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5790억원, 2670억원을 순매수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3조 던진 외국인, 3조 받은 개미”...삼전닉스, 하루 새 ‘와르르’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주 투자심리 악화와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가 겹치면서 동반 급락했다. 최근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회복 흐름을 보이던 국내 증시도 하루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밀리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30% 하락한 23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전날 종가 수준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낙폭을 키웠다. SK하이닉스의 하락폭은 더욱 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0.37% 내린 149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장중에는 148만1천원까지 밀리며 11%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국내 반도체주 약세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가 꼽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만 상승 마감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7%, 0.83% 하락했다. 특히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가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5% 넘게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 역시 시장 예상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기대했던 이른바 '위스퍼링 넘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뉴욕증시에서는 AI·반도체 업종 전반의 약세도 나타났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핵심 AI 연구진인 제프 딘 수석과학자의 퇴사 소식이 전해지며 약세를 보였고, AMD 역시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 넘게 내렸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개별 이슈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더했다.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다. 다만 회사 측은 전날 공시를 통해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으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또는 한 달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초반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발생한 거래도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오전 프리마켓에서 전일 종가보다 약 30% 낮은 가격에 첫 거래가 체결됐다. 거래량은 11주에 불과했지만 프리마켓 시초가가 접속매매 방식으로 결정되면서 해당 가격이 형성됐다. 이후 곧바로 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돼 2분간 단일가 매매가 진행됐고, 이후에는 하락폭이 3%대 후반 수준까지 빠르게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장 초반 가격 형성이 투자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반도체주 하락을 더욱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3492억원, 기관은 122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339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3조1805억원을 순매도하며 매도세를 집중시켰다. 기관 역시 해당 업종에서 598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조6626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삼전닉스' 레버리지 보완대책 이후 증시 변동성 자체는 다소 완화됐지만, 한 차례 크게 흔들렸던 반도체 투자심리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발 악재와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선물·옵션 포지션 변화와 최근 매도 흐름을 근거로 오는 13일 파생상품 만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를 상쇄하기에는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1000억달러 수출 처음 찍었다”...경상수지 70조 흑자도 새 역사

반도체가 한국의 대외수지를 다시 한번 끌어올렸다.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이미 정부 연간 전망치의 4분의 3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음에도 상품수지 호조가 이를 압도하며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약 70조8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달(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 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억70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2500억달러)의 76% 이상을 상반기에 달성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이번 기록은 무엇보다 상품수지가 이끌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478억9000만달러로 종전 최고였던 5월(378억6000만달러)을 크게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4.5% 늘었다. 월간 상품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가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기계류와 정밀기기, 승용차도 증가세로 돌아서며 전체 수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통관 기준 품목별 증가율은 컴퓨터 주변기기(SSD) 282.7%, 반도체 196.9%, 무선통신기기 60.6% 순으로 높았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05.7%), 중국(92.0%), 미국(78.6%), 중남미(36.1%), 유럽연합(EU·31.8%), 일본(15.8%)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중동은 8.5% 감소했다. 수입도 64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38.6% 늘었다. 자본재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35.3% 증가했고, 원자재는 원유와 석탄,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30.5% 확대됐다. 소비재 수입 역시 16.4%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행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외국인 입국이 늘고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해외 출국 수요가 줄면서 여행수지 흑자 규모는 2008년 10월 이후 두 번째로 컸다. 김영환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최근 외국인 입국자 수가 굉장히 증가해 월별로 200만명 내외의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입국해 소비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316억1000만달러 감소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차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겹치면서 역대 최대 순매도를 나타낸 영향이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가 263억2000만달러 줄어든 반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는 35억6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467억1000만달러 늘어 종전 최대였던 지난 3월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다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 도래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증가 폭은 전달보다 다소 축소됐다. 향후 흐름도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국장은 거액의 배당 지급이 있었던 4월을 제외하면 2월 이후 경상수지가 매달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7월 통관 무역수지가 6월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됐다"며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동월 기준 최대 흑자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성곤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상반기 경상수지 규모의 국제 비교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8% 물가보다 무서운 2.6%”...다시 커진 ‘8월’ 금리 인상론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에도 한국은행의 시선은 여전히 근원물가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올린 금통위원들은 물가 압력과 금융안정 위험을 이유로 추가 대응 필요성을 내비쳤고, 최근 근원물가 재상승은 8월 금리 인상론을 다시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위원들은 물가의 상방 위험이 예상보다 커진 데다 경기 회복세도 당초 전망보다 견조해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이전보다 줄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위원은 “5월 회의 이후 물가 우려가 증대됐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커진 반면, 성장세는 한층 견조해지면서 인상에 따른 부담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인상으로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성장·물가 전망 경로에 상응하도록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금리 인상 속도는 선제 대응과 점진 대응의 장단점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위원은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인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금융안정 위험에도 보다 집중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위원은 반도체 가격 강세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기업 실적과 가계소득, 정부 세수 증가로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존 5월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도권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요인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위원은 반도체 경기 호조로 경기 전망이 개선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고, 신용 확대와 자산가격 상승 가능성까지 겹쳐 금융 불균형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균형 누적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금통위가 경계했던 물가 상방 압력은 이날 발표된 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폭까지 다시 확대되면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7월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라 전달(2.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내구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석유 최고가격제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2.8%를 기록해 5월(3.1%), 6월(3.2%)보다 둔화했다. 소비자물가가 둔화세를 나타냈지만 근원물가는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은이 통화정책 판단에서 헤드라인 물가보다 근원물가 흐름을 중시해온 만큼, 이날 물가 지표는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비용 충격의 파급과 수요 측 압력이 이어지는 만큼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7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추가 긴축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이 2.8~3.0% 수준에 예상보다 오래 머물 수 있다며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8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각각 3.3%, 3.4%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최근 한국은행이 헤드라인 물가보다 근원물가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의 전망이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효과가 일부 나타나면서 한국은행이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한 뒤 10월 또는 11월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여전히 적지 않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보유만 오래 한 집은 불리”...장특공제, 어떻게 달라지나 [부동산세 개편]

초고가 주택을 처분하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통해 수십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줄이던 절세 방식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가 장특공제에 처음으로 금액 한도를 도입하는 한편,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체계를 전면 손질하기로 하면서다. 2029년부터는 오래 보유했더라도 실거주 기간이 짧으면 지금과 같은 공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공제액 상한을 신설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공제 한도가 생긴다는 점이다. 현재는 공제율 요건만 충족하면 금액 제한 없이 장특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2028년부터는 최대 20억원, 2029년부터는 최대 10억원까지만 장기거주소득공제가 가능하다. 공동명의 주택은 지분 비율에 따라 한도를 나눠 적용하며, 주택을 나눠 팔 경우에도 양도 비율에 맞춰 공제 한도가 배분된다. 예를 들어 부부가 절반씩 공동 소유한 주택을 처분하면 2028년에는 각각 10억원, 2029년 이후에는 각각 5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한도 도입이 초고가 주택에 세제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장특공제가 (그간) 한도 없이 80%까지 공제가 되다 보니까 차액이 50억원, 100억원까지 난 분도 혜택을 보는 등 너무 과도한 혜택이 아니냐는, 과세 형평성 측면의 여러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 집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확인된다. 2024년 신고 기준 양도가액 12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장특공제 규모는 약 5조1000억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약 90%인 4조6000억원이 서울 주택에서 발생했다. 공제 방식도 '오래 보유한 집'에서 '오래 거주한 집'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정부는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주택과 비주택으로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주택은 '장기거주소득공제', 상가 등 주택 외 자산은 '장기보유소득공제'로 명칭을 바꾸고 적용 기준도 달리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팔 경우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공제를 적용받아 최대 80%까지 세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내년까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한 뒤 2028년에는 보유 연 2%, 거주 연 6%로 비중이 조정되고,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가 폐지된다. 대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씩 최대 80%까지 공제가 인정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거주하지 않는 기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겠다"며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은 현재와 같이 10년간 최대 80% 공제를 적용해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다주택자도 실거주 여부가 공제의 핵심 기준이 된다. 지금은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해 보유기간 기준 연 2%, 최대 30%의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2028년부터는 보유 연 1%, 거주 연 2% 체계로 바뀐다. 이후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2%, 최대 30%가 적용된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거주 공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반면 상가 등 비주택은 기존처럼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 방식이 유지된다. 개편 이후에는 실제 공제 규모도 크게 달라진다. 10년간 보유·거주한 1주택자가 25억원에 산 집을 75억원에 매도하면 현재는 공제율 80%를 적용받아 약 33억60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28년에는 공제액이 최대 20억원으로 제한되고, 2029년부터는 10억원까지만 인정된다. 실거주 기간이 짧은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진다. 12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32억원에 팔고 10년 보유했지만 실제 거주는 2년에 그친 1주택자는 현재 약 6억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28년에는 약 4억원, 2029년부터는 약 2억원 수준으로 공제액이 줄어든다. 정부는 최근 10~15년간의 주택가격 상승률 등을 고려해 공제 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세 배 오른 경우를 기준으로 하면 양도가액 약 30억원 수준부터, 두 배 상승한 경우에는 약 37억원 수준부터 2029년 도입되는 10억원 한도의 영향을 받게 된다. 조만희 실장은 이와 관련해 “양도가액이 30억원가량 되고 3배 오른 분들 이하인 경우 10억원 한도에 걸리진 않고 40억원, 50억원 등 양도가액이 고액인 분들이 한도에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원화 강세 반갑지만”...시장은 엔화를 더 본다 [머니+]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2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누그러진 데다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원화는 강세를 나타냈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도가 재개되면서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됐다.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8원 오른 1429.8원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1437.5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438.6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방향을 바꿔 오후 3시5분께 장중 저점인 1425.0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장중 1420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은 중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영향이 컸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졌고, 이에 따라 달러 매수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 예정됐던 대이란 군사 작전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일정 부분 합의에 접근했음을 시사했다. 또 미국 시간 기준 3일 이란과 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됐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한 점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달 31일 양국이 함께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발표했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미국 재무부가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추가 공동 개입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공조는 15년 만에 이뤄진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시장에서 직접 엔화를 사들였고, 미국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한국 외환당국도 지난달 30일 일본과 같은 시점에 달러 매도에 나서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고 보도했다. 엔화 강세는 환율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금융시장에는 또 다른 변수로 평가된다. 저금리인 엔화를 조달해 미국과 아시아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가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 투자자들이 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엔화를 다시 매입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 스티븐 젠 유리존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캐리 트레이드는 평상시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도 특정 계기를 만나면 급격히 청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8년 10월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엔캐리 청산으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 수준에서 112엔 안팎까지 급락했던 사례를 대표적인 위험 사례로 제시했다. 2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2024년 7월 일본은행의 예상 밖 긴축 기조와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으로 급락했고,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도가 확산되며 이른바 '8·5 블랙먼데이'가 발생했다.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8.77%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2% 넘게 급락하며 198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에는 지난해와 같은 충격이 재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엔캐리 규모가 과거보다 축소된 데다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미·일 공조가 추가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엔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자금 흐름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약세 흐름은 주요 지표에 반영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713으로 100선을 밑돌았고,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56.672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0.44% 하락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2.76원으로 22.82원 상승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선 점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약했다.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원 넘게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날 약 2조8264억원을 순매도하며 수급 방향을 바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집은 사고 싶고, 주식은 싸 보이고”...한 달 새 4조 불어난 가계 빚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시장의 대출 수요는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데다 최근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반 증가했다. 이 여파로 일부 은행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이미 넘어서는 등 총량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78조7869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3조8261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월 증가액(4조1378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증가 흐름 자체는 이어졌다. 은행권이 특히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연간 총량 관리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액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올해 목표치를 이미 1조원 이상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목표 대비 증가율이 197%, 16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폭을 키웠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2831억원 증가했다. 5월 1조1437억원, 6월 1조7576억원에 이어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서울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이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이고,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제한하거나 모기지보험 가입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증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용대출 역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4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3월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한 달 새 1조3780억원 늘었지만 전월 증가폭(2조1550억원)보다는 확대 속도가 둔화됐다. 이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은 증시 변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4조4669억원으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1조1857억원 증가해 5월과 6월에 이어 석 달 연속 1조원 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월중 흐름을 보면 초반에는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이달 첫째 주에는 3289억원, 둘째 주에는 372억원, 셋째 주에는 5111억원 각각 늘었다. 이후 급여일이 포함된 넷째 주에는 1조4416억원 감소했지만, 마지막 주(25~30일) 들어 1조7501억원이 다시 유입되며 잔액이 빠르게 불어났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증시 급락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마이너스통장을 적극 활용하면서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사용액 대비 한도)은 46.1%로 집계됐다. 대출 수요가 규제 강도를 넘어서는 흐름을 보이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공포에 던졌더니 상한가”...삼전닉스 시총, 하루 새 ‘615兆’ 불었다

31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가 시장 급등을 주도하며 코스피가 사상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최근 사흘간 이어진 급락으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하루 만에 급반전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역대 최고 수준의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고, 코스피는 역사상 가장 큰 상승폭과 상승률을 새로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큰 상승폭과 상승률이다. 종전 최고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의 11.95%였으며, 상승폭 기준으로는 지난달 9일 기록한 612.52포인트를 크게 넘어섰다. 지수는 장 초반 5657.79로 출발하며 1%대 오름세를 보였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에는 6630.77까지 올라 한때 18.54%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74.98포인트(11.63%) 오른 719.76으로 장을 마쳤다. 이번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6.81% 오른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29.95% 상승한 171만8000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새로 썼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상한가 마감은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이다.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이후를 기준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3거래일 동안 각각 19.34%, 29.9%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급등으로 낙폭 대부분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사실상 이전 하락분을 모두 되찾았고, SK하이닉스 역시 약 94.6%를 회복했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크게 불어났다. 삼성전자는 시총이 약 327조원 증가해 1530조원을 넘어섰고,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다시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며 1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시총이 약 288조원 늘어난 1255조원을 기록하며 세계 18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두 종목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약 18% 증가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전날 46%에서 51%로 확대됐다. 수급 역시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6060억원, 삼성전자를 2조116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두 종목에만 5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기관도 삼성전자를 9318억원, SK하이닉스를 5446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 주가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사주 매입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공시를 통해 최 회장이 보통주 3620주를 장내에서 사들인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미국 뉴욕증시에서 거래된 SK하이닉스 ADR이 간밤 17.52% 급등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최 회장의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135만3677원으로, 약 49억원 규모를 매수했으며 이날 주가 급등으로 하루 만에 약 13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조+α 초장기 자본 만든다”…한국판 국부펀드 내년 출범

정부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장기 자본을 공급하는 새로운 투자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단기 수익 회수를 목표로 하는 기존 정책금융의 한계를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 투자를 전담하는 '한국형 국부펀드'가 내년 출범한다. 정부는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회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 방안'을 확정했다. 핵심은 투자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초장기 자본을 조성해 국가 전략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핵심 산업에 함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새 펀드는 별도의 신규 기관 설립 대신 한국투자공사(KIC) 내부에 전략투자계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외환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쌓아온 KIC의 해외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을 활용해 글로벌 수준의 운용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초기 운용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설정됐다. 재원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부가 보유한 공공기관 지분 16조원 이상과 상속·증여세로 받은 물납주식 약 4조원 등을 활용해 마련한다. 여기에 국부 증진 목적의 민간 기부금 유치도 추진한다. 정부는 기부 참여자에 대한 명예 혜택과 출입국 편의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 국가 기반시설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큰 해외 기업까지 폭넓게 설정했다. 특히 기존 정책금융처럼 대출이나 보증 형태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지분을 취득하는 투자를 중심으로 한다. 이를 통해 기업 가치 상승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기술 보호, 국가 전략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응 등 전략적 목적도 함께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펀드와의 연결성도 강화한다.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 등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 이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후속 투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정책펀드가 일정 기간 내 회수를 요구받으면서 발생했던 성장 기업의 자금 공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펀드에서 발생한 수익은 운용 재원 확대를 위한 재투자와 정부 배당, 국고 귀속 등에 한정해 활용한다. 정부는 관련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특례 적용도 추진할 방침이다. 운영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독립성 확보 장치도 마련한다. KIC 이사회는 외환보유액 운용 위탁계정과 전략투자계정으로 나눠 운영하고, 전략투자 전담 투자위원회와 자문기구를 별도로 설치해 전문성을 높인다. 정부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큰 방향의 투자 전략만 제시하고 개별 기업 투자 여부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운영위원회에는 전략산업 분야 민간 전문가 3명도 추가 참여한다. 다음 달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연내 입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전략형 국부펀드를 본격 가동한다는 목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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