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디지털콘텐츠국
  • mediapark@ekn.kr

전체기사

‘빅쇼트’ 마이클 버리, ‘中쇼트’ 너무 일렀나…딥시크發 강세장 놓쳤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그동안 사들였던 중국 주식을 지난해 4분기 일부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촉발된 중국 증시의 강세장을 놓친 셈이다. 17일 버리의 헤지펀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4년 4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버리는 지난해 4분기 중국 기업들에 대한 익스포져 비중을 일부 줄였다. 미국 주식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들은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통해 지분 현황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버리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자상 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보유량을 지난해 3분기 20만주에서 15만주로 25% 줄였다. 그는 또 장둥닷컴의 보유 비중도 50만주에서 30만주로 40% 줄였다. 다만 그가 보유했던 바이두 주식은 지난해 4분기 12만5000주로 집계돼 직전 분기와 동일했고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PDD)홀딩스는 7만5000주어치 새로 사들였다. 그럼에도 작년말 기준 사이언 에셋 매니저먼트가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작년 3분기(65%) 대비 줄었다. 주가 가치 또한 5400만달러에서 409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버리는 약 3년 전부터 중국 기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2022년 4분기에 알리바바와 장둥닷컴 주식을 각각 5만주, 7만5000주어치 처음으로 사들였다. 버리는 2023년 2분기에 두 주식을 모두 처분했지만 같은해 3분기에 다시 사들였고, 그 이후부터 매 분기마다 보유량을 늘려왔다. 작년 1분기엔 바이두 주식도 처음으로 4만주 매수하기도 했다. 이렇듯 버리가 작년 4분기에 중국 주식을 돌연 처분한 배경엔 중국 당국이 발표한 부양책들의 약발이 떨어진 데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장둥닷컴의 주가는 작년 4분기에만 각각 20%, 13% 급락했다. 버리는 또 중국 주식들의 주가 하락에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3분기에 알리바바, 장둥닷컴과 바이두에 대한 풋옵션(매도 권리)을 모두 사들였는데 다음 분기에 모두 처분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가 처분했던 중국 주식들이 딥시크 등장 이후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중국 증시에 새로운 악재로 꼽혀왔는데 딥시크 효과가 이런 불확실성을 모두 뚫은 것이다. 실제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13일 4221.92로 저점을 찍은 후 지난 14일 5526.22로 31% 가까이 폭등했다. 같은 기간 알리바바 주가는 54.8% 급등했고 장둥닷컴 주가도 24%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AI 대장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 주가가 4.22%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기술주들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로라 왕 전략가는 지난 11일 투자노트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장기간 소외받던 중국 테크와 AI 분야에서 투자 가능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가벼운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UBS의 제임스 왕 전략가도 “랠리가 절반도 안 지난 상태"라면서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AI 관련주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독일계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도 중국 증시가 AI와 전기차 등에 힘입어 올해 크게 오를 것으로 이달 초 전망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우크라도 종전 협상에 참여”…‘젤렌스키 패싱’ 논란 불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유명 자동차 경주 대회인 '데이토나 500'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젤렌스키)는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구체적인 참여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첫 번째 결정적인 발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블라이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매우 곧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둘 다 싸움을 중단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위급 화담을 갖고 우크라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협상에 즉각 착수하기로 합의한 것의 후속조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크라는 배제되면서 '젤렌스키 패싱' 논란이 일어났다. 이날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위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이날 밤 사우디 방문길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와) 회동을 가질 것"이라면서 “정말로 좋은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왈츠 보좌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고, 앞으로 몇주 동안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으며,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왈츠 보좌관은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 더욱 나은 안전 보장은 없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협상안에 합의하는 것이 매우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오 장관도 이번 회담에 우크라이나 측이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된 것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는 것이고 양측이 이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라며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진짜 협상에 도달하면 우크라이나가 개입해야 할 것이고, 유럽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의식한 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논의가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직접 접촉으로 개시돼 이들의 주도로 급속히 진행되는 데 대한 불만과 불안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보도된 미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아닌 우리가 더 중요해지길 바란다. 동맹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는 러시아만큼 크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믿는다. 미국 국민이 그를 뽑았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을 믿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협상 테이블에 포함하지 않은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정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AFP 통신,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주요국 정상을 초청해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정상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초청받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러·우 수일 내 사우디서 회동…우크라전 종전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를 위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회동이 수일 내 열릴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동 담당이면서 최근 미국과 러시아간 수감자 석방 협상에 관여했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사우디로 향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미 예정된 중동 순방 일정에 따라 15∼18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데, 왈츠 보좌관이 사우디에서 루비오 장관 등에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그와의 대면 회담 계획과 관련,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미러 정상과 모두 가까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평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번 사우디에서의 대화에 유럽 주요국 대표들은 동참할 계획이 없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루비오 장관은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또한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 간의 다수 현안에 대한 잠재적 협력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국무부는 소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부해도 소용없다”…트럼프 국가별·품목별·상호 ‘관세 세트’에 충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국제사회는 이미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 우선주의' 관세 정책은 집권 1기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한국,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전통 우방국들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눈도장을 찍기 위해 밀착 행보를 보여왔던 국가들도 모두 예외 없이 관세 대상으로 지목되는 등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전 세계로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처음으로 지목한 국가는 남미에서 대표적인 미국 우방국인 콜롬비아였다. 불법이민자 송환 문제를 놓고 양국간 마찰이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콜롬비아산 미국 수입품에 25% 긴급 관세를 부과하고, 1주일 후 이를 50%로 인상하도록 했다. 콜롬비아도 맞불 관세를 놓겠다고 했지만 미국에 협조하겠다고 하면서 '관세 폭탄'은 없었던 일이 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관세 종류도 캐나다, 멕시코와 중국을 겨냥한 '국가별 관세',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고려한 국가별 맞춤형 '상호 관세' 등 다양하다. 여기에 반도체, 의약품, 석유, 가스 등은 물론 대선 공약이었던 '보편적 관세'도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은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적대국은 물론이고 동맹국뿐만 아니라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여왔던 국가들도 예외없이 관세 부과에 대상이 됐다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상호관세를 발표할 때 “예외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는 아르헨티나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작년 11월 미국 대선 직후 국가 정상 가운데 제일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취임식에도 참석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행보를 보였다. 특히 아르헨티나 정부는 트럼프 정부를 따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의사를 밝히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적극 지지했지만 결국 미국 정부의 관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도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부과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르헨티나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교역에서 우리(미국)가 조금 적자를 보고 있으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대미 알루미늄 수출은 세계 7위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의 취약한 위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들조차도 관세 전쟁에서 벗어날지 불분명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와 양자 회담을 통해 관세 문제를 협상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비위를 맞추는 아부, 일본 특유의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 등에 나섰지만 결국 미국 정부의 관세를 피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상호 관세는 일본 자동차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관세 압박을 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동맹국도 상관하지 않는 관세 방침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 13일 백악관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2030년까지 양국의 교역량을 두 배로 늘리고 미국의 석유와 LNG 수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인도의 수입 관세를 지적하면서 “우리는 인도와 상호적으로 대하고 있다. 인도가 우리에게 부과하는 만큼 우리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재확인한 뒤 “우리는 관세보다 훨씬 더 가혹한 부가가치세(VAT) 시스템을 사용하는 나라들을 (대미) 관세를 가진 나라와 비슷하게 여길 것"이라고 썼다. 한국과 유럽 여러 국가 등 세계 170개국 이상이 보유한 VAT를 타깃으로 삼을 것임을 특정해서 강조한 것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복귀에도 훈풍부는 韓 증시…상승세 더 이어가나

한국 코스피 지수가 26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국내 증시가 뚜렷한 회복을 보이는 가운데 메말랐던 거래 또한 급격히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도 국내 증시가 훈풍을 이어가자 앞으로 상승세에 탄력이 더 붙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시장 '큰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낙관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9.13포인트(2.74%) 오른 2591.05로 2주 연속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2583.17을 기록,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진 이후인 지난해 11월 7일(2564.63) 종가를 98일 만에 처음으로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도 전주보다 13.42포인트(1.80%) 오른 756.32로 2주 연속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계획을 줄줄이 발표했지만 관세 민감도가 낮아진 시장이 이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결과 하방 압력이 제한됐다. 대신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인 조선·방산주가 미 상원의 해군함정 건조 법안 발의 소식에 급등하고,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디어/엔터주까지 호조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도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미국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참여 가능성,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형 반도체(ASIC) 도입 확산 기대감 등에 힘입어 한 주간 4.28% 반등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새로운 주도주가 모습을 드러내자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9조6178억원)과 비교하면 25.8% 늘었고, 작년 12월(8조7353억원)에 비하면 무려 38.5% 급증한 규모다. 지난 13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7조1천41억원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며 공포 속 거래가 이뤄졌던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18조7817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10조원을 넘겼다. 유일하게 10조원을 밑돈 지난 5일도 9조9496억원으로 10조원에 근접한다. 반면 지난달과 작년 12월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긴 날은 각각 18거래일 중 6거래일, 20거래일 중 4거래일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6조9389억원 수준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2월엔 30% 뛴 9조319억원을 기록했다. 두 시장을 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1320억원으로 지난달(16조5567억원) 대비 27.6%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반등에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676조428억원으로 전체 시총(2116조8655억원)의 31.96%를 차지했다.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31%대로 내려간 건 2023년 9월 20일(31.97%)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초 32.7% 수준이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7월 36%대까지 늘었으나 점차 감소해 8월 34%대, 9월 33%대, 11월 32%대로 내려앉은 뒤 해를 넘기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4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올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8150억원 순매도했다. 뒤이어 현대차(7010억원), KB금융(3160억원), 유한양행(2420억원), HD현대일렉트릭(2230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복귀 가능성에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이미 바닥 수준이어서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과 외국인 복귀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값 더 오른다” 전망에 국내 금투자 광풍…국제 시세보다 비싸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비싼 상태가 2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자 국내 수요가 폭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값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국제 시세간 가격차가 큰 만큼 국내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께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은 16만82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8%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제 금 가격은 1g당 13만5000원대로, 괴리율(가격차)이 약 24%에 달했다. 장 마감 시점에는 국내 가격이 소폭 내려앉아 괴리율은 20.13%로 축소됐다. 국내 금 현물 가격과 국제 시세가 20%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KRX금시장 개설 이후 처음이다. KRX 금시장에서 국내 금값이 해외보다 20% 넘게 비싸다는 뜻이다. 한국거래소는 KRX 금시장의 금값 괴리율이 6% 이상일 때 증권사를 통해 시장안내 공시를 내보낸다. 거래소의 괴리율 공시는 이달 4일 이후 매 거래일 나오고 있다.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도 이달 들어 괴리율이 1% 이상인 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ACE KRX금현물'은 KRX 금시장을 기준으로 운용된다. 'ACE KRX금현물' ETF는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투자 ETF의 괴리율이 1%를 넘어서면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한다. 지난 5일 'ACE KRX금현물' ETF는 괴리율이 2.1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해당 ETF 운용사인 한투운용은 괴리율이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자 공시와 별도로 투자자들에게 안내문을 올리고 “최근 국내 금 투자 수요의 증가로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금 시세 간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준 시세와 실제 자산 가격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매수세로 인해 괴리율이 다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에선 금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1일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부 은행은 재고 물량을 소진하거나 다른 공급처를 찾는 등의 방식으로 골드바 판매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달 들어 금 수요가 폭증한 배경엔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이달에 본격화하면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경제 불확실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돼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관세 정책을 줄줄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일단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10% 관세는 지난 4일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10일에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발표했고 최근엔 맞춤형 상호 관세와 수입차 관세 부과 방침마저 표명했다. 국제 금값도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듯, 금 가격의 상승 랠리가 이달에도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13일 온스당 2945.4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전날에는 2900.70달러로 1.5% 가량 미끄러졌다. 가격 급등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될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에 향후 국제금값 전망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RJO퓨처스의 밥 헤이버콘 선임 원자재 브로커는 “움직이는 흐름을 봤을 때 3000달러를 찍을 것으로 본다"며 “1분기일지 2분기일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어 오늘(14일) 하락은 포지션을 늘리기 즣은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포렉스라이브닷컴의 아담 버튼 외환 전략 총괄은 상승 랠리가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세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을 경우 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영원히 이어질 수 없다"며 “관세가 실제 부과될 가능성도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릿치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3000달러에 근접해있다는 것은 금 시세 추가 상승에 우호적"이라면서도 “이는 동시에 시세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키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얼마 만에 반등이야”…삼성전자 주가 이달 7% 급등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 오르자 반등세가 본격 시작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5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말 종가가 5만24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 7%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가 마침내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월간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하락 폭은 매월 축소됐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 지난 8월에만 11.44% 급락했고 9월 수익률은 -17.23%를 보였지만 10월 -3.74%, 11월 -8.45%, 12월 -1.85%, 올해 1월 -1.5%를 각각 기록하는 등 하락 폭이 갈수록 두드러지게 축소됐다. 수급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반년째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다만 월간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 3099억원에서 9월 8조5912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달 1조728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달 1~14일 순매도 규모는 819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은 13일 50.04%를 기록하며 다시 50% 선을 회복했다. 지난 3일 외국인 보유율은 49.99%로 2023년 1월 12일 이후 2년 1개월 만에 50%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지며 가격 이점이 부각되자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공개된 S25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것을 새것으로 교체) 정책 시행 이후 중국 시장에서 모바일·가전 판매가 늘었고, 낸드 가격이 인상될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외신 보도까지 가세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한층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최근의 분위기가 추세적인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JP모건은 지난 13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갤럭시 S25 호조 모멘텀은 단기적인 주가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실적 핵심이고, 중요한 주가 동력이라는 점에서 확실한 반도체 기술력과 실적 개선 시그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주가 회복이 지속적일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3E 엔비디아 인증 진행 상황이 주가 반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오는 6~7월경 HBM 3E 12단 인증 진행 관련 업데이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월 소비자·기업 체감경기, ‘계엄 충격’에서 벗어났을까

지난해 12월 '비상 계엄' 사태로 위축됐던 소비자와 기업 체감 경기가 이달 들어 개선됐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가 오는 20일 공개된다. 앞서 1월의 경우 소비자심리지수(CCSI·91.2)가 작년 12월보다 3.0포인트(p)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하락 폭(-12.3p)을 고려하면 계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1일엔 '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도 공개된다. 국내 기업의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월(85.9)까지 석 달 연속 떨어졌다. 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92.5에서 11월 91.8로 내렸고, 계엄 선포가 있었던 12월 87.3까지 급락했다. 2월 기업의 체감 경기가 4개월 연속 하락했을지, 계엄 충격 등에서 다소 벗어났을지 주목된다. 통계청은 19일 '작년 3분기 임금근로자 일자리' 동향을 내놓는다.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뜻하며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나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지난 2분기에는 도소매업·건설업 등 내수 업황 부진 여파로 10·20세대와 40대 임금 일자리가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상호관세’에 자동차까지…韓, 4월 2일에 이중 관세 맞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쯤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발표된 '상호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관세로 한국은 4월초 두 관세 모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에게 “4월 2일쯤 그것(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 발표는 전날 예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호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는 상호관세에 이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0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까지 합치면 이번 주에만 관세를 세 차례 발표하는 등 관세전쟁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월 2일은 미국이 각국에 대한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두루 검토해 부과하기로 한 '상호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이른 일정으로 미 측이 거론한 날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할 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4월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마칠 것이라면서 검토 결과에 입각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면 4월 2일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와 동시에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4월 2일이 관세 부과 시행 시점인지,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일인지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대상 범위, 관세율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모든 국가들을 대상으로 예외없이 적용되는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면제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한국 자동차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승용차·소형 트럭 신차 수입은 약 800만대로, 이는 2400억달러(약 346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이중 한국은 미국에 153만5616대(366억 달러·약 52조8000억원)의 자동차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량으로는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 금액으로는 멕시코,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반면,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은 4만7190대(21억 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자동차 분야에서만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거의 50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또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수입 비중은 2019년 5%(84만5000대)에서 지난해 8.6%(137만대)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본산은 10.2%에서 8.2%로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의 주 목적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라는 것을 강조해온 만큼 한국산 자동차에는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한국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수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액은 707억8900만 달러이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였다. 더욱이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고, 규모 면에서는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106억8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상호 관세에서도 안전하지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비관세 장벽 문제가 언급됐다. 작년 3월 보고서의 경우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한국 자동차 시장 진출 확대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가 한국의 자동차 배출 관련 인증 절차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약가 정책, 방송·미디어 섹터에 대한 해외 투자 제한, 망 사용료, 네트워크 장비, 클라우드 서비스, 생명공학 기술로 재배한 농산물에 대한 규제, 과일 수입 등도 문제 사항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또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을 규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로 인해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보다 “더 징벌적"이라고 언급한 부가가치세(VAT)가 한국에 있는 만큼 이를 빌미로 상호관세가 부가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백악관 측은 상호관세 발표 직전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VAT가 불공정 사례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일본과 한국 역시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상호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부가세가 불공정”…한국에도 있는 VAT가 뭐길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된 배경엔 부가가치세(VAT·이하 부가세)가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AT가 트럼프의 최근 무역 싸움을 부추겼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등에서 흔한 부가세가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부과 결정인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교역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뿐만 다양한 비관세 장벽들을 고려대상으로 지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부가세가 관세보다 “더 징벌적"이라며 부가세도 간접적인 관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부가세가 수출업체들에게 환급되지만 수입된 미국산 제품은 부과세 대상이여서 미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한다는 점에서 비롯됐다고 글로벌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설명했다. 부가세는 원산지에 관계없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되기 때문에 수출은 환급 대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세율 차이 때문에 미국산 제품들이 비싸다고 주장한다. 싱크탱크 택스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 회원국 부가세는 평균 20%다. 한국은 10%다. EU는 또 수입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최소 소비자는 30% 가량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미국은 부가세가 없는 대신 각 주(州)와 도시마다 판매세를 결정해 부과한다. 미국 평균 판매세율은 6.6%로 EU보다 훨씬 낮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최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할 경우, 부가세와 관세 등을 모두 적용하면 자동차에 30% 세금이 부과되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며 “독일 등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으로 수출되면 세율이 2.5%인데 사실상 0%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오랫동안 타격을 받고 일자리를 잃게 된 주요 이유"라면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은 부가세를 활용해 미국에 대해 불공정한 무역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가세가 공정한 세금이라는 의견도 있다. 택스 파운데이션의 션 브레이 글로벌 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은 유럽 국가들이 수출업자에게 부가세 환급을 해주지만 미국도 자국 수출업자에게 판매세를 면제해주고 있다면서 현재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은 생산지에 관계없이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국산 자동차와 유럽산 자동차는 모두 판매세 대상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브레이 부사장은 오히려 미국의 판매세 제도의 허점들이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하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실제 택스 파운데이션이 분석한 결과 미국 판매세 수입의 40% 이상이 최종 판매 전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단계지만 제품 등을 사고 판다는 점에서 판매세가 부과된다는 것으로, 같은 세율이라도 최종 소비자가 내는 판매세가 부가세보다 더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가세의 경우 최종 판매 전 단계에서 발생된 부가세는 모두 환급 대상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