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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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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고보맙 작전 실패…회계법인 압박한 기업사냥꾼 1심 패소

휴림에이텍(옛 디아크)와 현대사료(옛 카나리아바이오)의 실질적 지배세력으로 지목된 기업사냥꾼이자 전직 회계사 출신 이준민 일당이 회계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45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디아크는 캐나다 온코퀘스트(OncoQuest)로부터 난소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의 권리를 약 3751억원에 인수했다. 이 중 2129억원은 신주를 발행해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급할 예정이었고, 이 거래로 인해 회사 자산은 4710억원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자산 대부분이 임상조차 완료되지 않은 신약후보물질로 채워지면서, 이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에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창원지방법원은 오레고보맙에 대한 현물출자 인가 신청을 “객관성과 합리성이 부족하다"며 불허했다. 이에 따라 디아크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은 오레고보맙의 가치 평가 신뢰성, 회사의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디아크 측과 주요 투자조합은 2022년 회계법인을 상대로 45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회계법인이 부당하게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1심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회계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회계법인의 판단은 감사기준에 따라 보수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상황에서 합리적이었다는 얘기다. 현물출자가 법원에서 불인가된 자산을 무리하게 자산으로 반영하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사실 이에 대한 법적인 판단은 이번 판결 이전부터 내려져있었다. 이 씨 일당이 회계법인의 '거절' 의견을 무력화하기 위해 또 다른 회계법인과 자산평가사에게 금품을 건냈다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2021년 디아크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내린 회계사 박모 씨를 허위감사 및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해 재판도 진행 중이다. 해당 회계사는 오레고보맙의 가치를 수천억 원대로 과장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로, 이 씨 측과 수차례 자산평가 작업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들은 기업가치를 과장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방식의 조직적 작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오레고보맙의 실제 가치도 결국 대부분 손상됐다. 임상 3상 진행 중 2024년 중간 평가에서 유효성 부족으로 시험이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약 1530억원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이 회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결국 디아크 측이 감사의견 거절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내세운 '적정 의견'의 근거 자체가 모두 무용지물이 된 상태였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결과 청탁과 금품 제공 등의 불법행위가 드러난 사건으로 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판결이 회계법인의 독립성과 감사보수 기준의 정당성을 방어한 첫 사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 등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투자유치를 시도하는 바이오 기업군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회계투명성 회복의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회계업계 전문가는 “이 사건은 회계법인이 작전 세력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장감시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느냐를 판단하는 시험대였다"며 “결과적으로 법원이 회계인의 독립성과 보수성을 인정했다는 점은 상당히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 일당과 관련된 형사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검찰은 불공정거래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총 10여 명을 기소한 상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재무관리학회, 기관투자자 책임투자 과제 집중 조명

한국재무관리학회(회장 정무권)는 지난 13일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기관투자자의 ESG 정책과 투자전략'을 주제로 NPS 특별 포럼을 열고, 국민연금의 ESG 정책과 투자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2025년 NPS 포럼의 일환으로 개최됐으며, 국민연금공단 류지영 감사, 코람코자산운용 박형석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민연금의 ESG 정책 사례, 투자 전략, 향후 과제 등을 공유했다. 정무권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사모펀드 등 자산운용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자자 자산 증대를 함께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대학교 노상윤 교수는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ESG 정책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오준호 교수는 'ESG 채권과 대출의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코람코자산신탁 한민 부장은 'ESG 내재화를 통한 자산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하며 부동산 부문에서의 사례를 소개했다. 패널 토론은 한경국립대학교 신용재 교수가 좌장을 맡고, 세종대학교 강원 교수, 인천대학교 김윤경 교수, 국민연금연구원 김혜리 박사, 카카오 조진형 박사가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강원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목적이 가입자의 복지라면, 의결권 행사도 이에 부합해야 한다"며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례처럼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 자산을 청산하거나 해외로 기술을 이전하려 할 경우, 국민연금은 이에 반대하는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경 교수는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강조해 왔지만,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명확한 지침이 부족했다"며 “고려아연-MBK 사태처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대적 M&A에 대한 대응 지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혜리 박사는 “국민의 노후 자금이 적대적 M&A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국민연금처럼 위탁운용사와 협력하는 대형 연기금이 사후 피드백과 모니터링을 강화할 실효적 방안이 있는지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노상윤 교수는 “정기적 실사를 통해 확보한 주요 사례를 체계화해 CPPIB나 CalPERS처럼 섹터별 ESG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포럼 참석자들은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책임투자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민연금의 ESG 정책 개선을 위한 과제와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재무관리학회는 앞으로도 학계, 산업계, 공공기관 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본시장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행복나눔재단, 제6회 ‘세상파일 라운드테이블’ 개최

기업 사회공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SK행복나눔재단은 14일 '2025 세상파일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사회공헌 담당자 간 네트워킹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SK행복나눔재단이 주관하는 기업 사회공헌 네트워킹 행사로,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기업 사회공헌, 지속가능한 변화를 고민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30여 명의 기업 및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행사는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세상파일팀의 사회변화 프로젝트 사례 발표와 네트워킹 세션으로 구성됐다. 도 대표는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 기간이 평균 4년 미만으로 여전히 단기적인 접근이 많다"며 전략적 설계, 성과관리, 협력적 접근 등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세상파일팀 이상현 본부장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으로 솔루션, 전달 체계, 재원을 제시하며 “사업 종료 후에도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가능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서비스 연계, 비즈니스 모델 구축, 소셜펀딩 등을 해결 방안으로 소개했다. 프로젝트 사례 발표에서는 점자 문해력 향상과 휠체어 이동정보 제공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여혜진 매니저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학습 프로그램 '점프 jump' 운영 사례를 공유하며, 민간 점자교육센터와의 연계를 통한 운영 지속 가능성을 설명했다. 김선홍 매니저는 휠체어 사용자 맞춤 이동정보 제공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관련 앱 서비스인 '장애인 보행지도'와 '위버스'를 통해 외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공기관 및 지자체 협력, 민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통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네트워킹 시간에는 참석 기업·기관이 자사의 사회공헌 활동과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공유하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상현 본부장은 “효과적인 사회변화를 넘어서, 그 변화가 지속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며 “이번 논의가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실패에, 풋옵션 ‘3800억 청구서’로 돌아와

최근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공개(IPO) 시도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그 파장이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거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었던 계약 조건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면서 약 38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지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당초 2025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했다.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 공모가 밴드(주당 1만1500~1만3500원) 상단 기준 약 2017억원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물류센터 자동화, 해외법인 확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싸늘했다. IPO 구조 자체가 신주 발행을 통한 회사 성장 지원보다는, 2017년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해 온 FI인 H프라이빗에쿼티(H PE)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공모 구조는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이 각각 50%로 균등했지만, 구주매출 물량 대부분이 H PE의 보유 지분이었고, 매각 대금 역시 H PE의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특히 H PE가 보유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시장이 평가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 간의 현격한 괴리가 문제였다. H PE의 풋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약 5만720원으로, 이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제시한 IPO 희망 공모가 밴드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PO 추진 자체가 무산을 전제로 한 '형식적 절차' 아니었냐는 의문까지 들던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업가치 평가 방식 또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롯데 측은 롯데글로벌로지스에 EV/EBITDA(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 방식을 사용해 CJ대한통운과 한진을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캡티브(계열사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2024년 말 기준 34% 이상으로 상당히 높지만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캡티브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부진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공모가 확정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상장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IPO가 사실상 무산되자 H PE는 즉각적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2017년 H PE는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한 뒤 이미 두 차례 풋옵션 기한을 연장하며 약 8년간 투자 회수를 기다려온 상황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풋옵션의 행사 가격이 올랐다. 상장 무산으로 계약 조건에 따라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H PE가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747만 2161주)를 약 38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롯데지주가 약 3074억 원(604만4952주), 호텔롯데가 약 720억원(약 140만주)을 각각 부담하는 구조다.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은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되사는 것으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의 지출이다. 특히 막대한 자금 유출이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롯데지주는 202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157조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조188억원의 당기순손실(지배주주 귀속)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146.3%에 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사태를 한국 자본시장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FI 풋옵션 리스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는 분위기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FI 투자를 유치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담보로 과도한 풋옵션 조건을 약속하고, 결국 IPO 실패 등으로 FI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 또는 대주주에게 전가되는 패턴이라는 얘기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FI(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맺은 계약 조건 미달 및 IPO 불발 가능성으로 약 1조원 규모의 풋옵션 행사 위기에 직면한 바 있으며, 교보생명 역시 FI(어피너티 컨소시엄)와 풋옵션 가격 산정을 둘러싼 오랜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계약 구조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처럼 FI의 풋옵션 행사가격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IPO 희망가와 큰 괴리를 보일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글로벌 PE 시장의 엑시트 환경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의 특수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PE들은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때 상장 후 수년에 걸쳐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각하며 시장 변동성 위험을 감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특유의 FI 계약 관행이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얘기다. 결국 롯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 IPO 실패와 H PE의 풋옵션 행사로 인해 단기적으로 막대한 재무적 손실과 함께 시장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평판 리스크까지 떠안게 되었다. 롯데그룹이 이번 사태를 통해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대한 지배력 강화(롯데지주 지분율 약 63.7%로 상승) 효과를 거두엇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를 위해 치른 대가는 너무도 크다는 평가가 더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그룹 시너지 창출 방안 마련 등이 시급하다"며 “특히 유동성 위기설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정말 억울할까?”…두 번째 상장폐지 가처분 낸 위믹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또다시 상장폐지될 위기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2일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고, 오는 6월 2일부터 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4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된다. 2022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해킹은 불가항력적인 사건이며, 이미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DAXA에 거래지원 중지를 결정한 근거 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했다. 이에 대해 업게에서는 주요 상장폐지 사유였던 정보공시 지연과 보안 취약성은 과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위메이드의 '억울함' 주장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8일 발생한 해킹 사고다. 위믹스의 체인간 자산이동 시스템인 '플레이 브릿지 볼트'가 악성 공격을 받아 약 865만개, 시가로 약 88억원 상당의 위믹스 토큰이 탈취됐다. 문제는 위메이드가 이 사실을 나흘 뒤인 3월 4일에야 공지했다는 점이다. 위메이드는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외부 보안 점검이 완료된 뒤 발표했다"고 해명했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 신속한 정보 공개는 신뢰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공시 이전 4일 동안 위믹스 가격은 40% 이상 급락했다. DAXA는 “중대한 해킹에도 불구하고 즉시 공시하지 않은 점은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2022년 1차 상장폐지 당시와 유사한 구조다. 당시 위믹스는 공시된 유통량보다 약 7000만개 이상 초과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고, 위메이드는 이를 “유통량 정의의 차이"라며 반박했지만, 법원은 “공시 불일치는 거래지원 종료 사유"라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번 해킹에 대해서 위메이드는 메인넷 보안과는 무관하며, 게임 유저 대상 보조 서비스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생태계의 자산 교환을 책임지는 '브릿지 시스템'은 사실상 핵심 인프라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번 해킹의 원인은 관리자 인증 키의 유출이 핵심이다. 관련 보안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은 관리자 인증 키의 유출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는 개발자가 편의를 위해 키를 외부 저장소에 업로드했을 가능성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있다. 결국 사이버공격이라기보다는 보안 수칙을 지키지 않은 '인재(人災)'로 볼 수 있는 사례다. 지난 2022년 상장폐지 이후 위메이드는 내부통제 및 거버넌스 강화를 약속했다. 당시 'WEMIX Vesting Plan'과 같은 정책을 도입하며 거버넌스 투명성 회복에 나섰지만, 이번 해킹은 그러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는 지적까지 있다. 단일 인증키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개발 편의를 이유로 민감 정보를 외부에 노출시킨 점은 기본적인 보안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위메이드는 DAXA를 '거래소들의 사적 모임'이라며 상장폐지 결정 권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각 코인과 개별적으로 상장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계약상 신뢰 훼손이나 정보공시 위반은 거래지원 종료 사유에 해당한다. 법원도 2022년 위믹스 가처분 사건에서 이 같은 거래소의 권한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DAXA가 제시하는 '거래지원 심사 가이드라인'에는 명시적으로 “중대한 보안 사고 발생 후, 공시 지연이나 사유 불명확 등으로 인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거래지원 종료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이번 사안은 이 요건에 부합한다는 것이 거래소 측 입장이다. 위메이드는 “KISA 인증 보안업체로부터 점검을 받고 대응을 완료했음에도, DAXA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지만, DAXA 측은 대응 노력보다 '신뢰 훼손의 누적'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DAXA는 위믹스가 2022년에 이미 한 차례 상장폐지 전력이 있으며, 당시에도 정보 불일치·공시 오류 등의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일각에서는 위메이드의 반발이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된 상장폐지는 단지 단건 사고의 문제가 아니라, 토큰 운영 및 거버넌스의 신뢰성 전반에 대한 평가라는 것이다. 2022년 상장폐지 이후 위메이드는 실시간 유통량 공개, 생태계 물량 락업, 공시 개선 등의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2025년 해킹과 그에 대한 미흡한 공시는 이러한 약속이 구조화된 시스템으로 내재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위믹스의 가격이 하루 만에 60% 이상 폭락했고,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17% 넘게 하락했다. 위믹스 생태계는 게임과 NFT, 디파이 등으로 확장되고 있었지만, 연이은 신뢰 위기는 플랫폼 전체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시 투명성과 내부 통제, 그리고 위기에 대한 사전 예방 역량이야말로 장기적으로 프로젝트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하기에 앞서 반복된 문제에 대한 진단과 구조적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페리굿, PICO와 협력으로 XR 체험학습 콘텐츠 시장 선도

VR/AR/MR/XR 및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 전문 기업인 ㈜페리굿(대표 이유고)이 글로벌 VR 디바이스 제조사 PICO와의 전략적 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실감형 확장현실(XR) 교육 콘텐츠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페리굿은 “보다 좋은 콘텐츠를 통해 더 나은 삶에 기여한다"는 사명 아래, 산업안전, 재난안전, 직무훈련, 재활 및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적이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개발해 왔다. 2014년 7월 1일에 설립된 ㈜페리굿은 기업 및 관공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임직원과 다양한 사용자를 위한 안전교육 및 직무교육 콘텐츠를 주력으로 개발하며, 안전 의식 함양과 직무 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사는 VR, AR, MR, XR, 메타버스 등 최첨단 기술을 교육 콘텐츠에 접목하여 차별화된 기술력과 개발 역량을 선보여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페리굿은 VR 기기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핸드트래킹(Hand Tracking)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핸드트래킹 기술은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사용자의 손 동작을 그대로 인식하고 가상 환경에 반영하는 기술로, 사용자 몰입도를 대폭 향상시키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인터랙션)을 가능하게 만든다. 조작을 어려워하는 사용자들도 자신의 손을 통해 이동 및 선택이 가능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페리굿은 이러한 핸드트래킹 기술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국내외 주요 VR 디바이스 제조사인 META(구 페이스북)와 PICO의 핸드트래킹 기능을 가장 빠르게 자체 콘텐츠에 적용한 선두 주자이다. 특히, 약 50건 이상의 핸드트래킹 개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콘텐츠에 물리 엔진을 적용하여 실제와 같은 조작감을 구현하는 등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META의 경우 이미 기술이 널리 보급된 시점부터 적극 도입하여 높은 매칭률과 정밀도를 구현해왔으며, 사용자의 손 동작이 콘텐츠 내 객체와 자연스럽게 연동되어 교육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반복 훈련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PICO와의 협력은 페리굿의 기술력이 글로벌 제조사로부터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페리굿은 PICO 본사와 직접적인 개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선 기술 동반자 관계를 증명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페리굿이 국내 최초로 PICO의 핸드트래킹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부터 사전 기술 지원을 받아 독자적인 프레임워크를 개발 및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PICO의 핸드트래킹 기능은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초기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페리굿은 수차례의 테스트와 피드백 과정을 거쳐 빠르게 안정화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자사 콘텐츠 전반에 걸쳐 PICO 기기와의 완벽한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긴밀한 기술 협력 과정은 페리굿이 하드웨어의 기술 발전에 발맞춰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페리굿은 산업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이나 복잡한 직무 절차를 가상 현실 환경에 그대로 구현하여 사용자가 안전하게 반복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단순 시청각 교육으로는 얻기 힘든 오감으로 체험하는 실감 효과를 제공하며, 체험자의 시선 변화가 그대로 반영되는 능동적인 정보 인지 활동을 통해 교육 집중도와 상황 이해도를 크게 높인다. 또한, 실제 위험 상황을 구현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사의 콘텐츠는 초기 건설과 중공업 분야에서 안전 교육 니즈를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일반 제조업,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군대, 방산업체, 에너지 업체 등 다양한 분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의 깊이 역시 '화재 및 붕괴 대피'와 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실제 근무자가 사용하는 기계의 정확한 셧다운 순서나 보호 장비/재료 이동 절차 등 해당 직무와 연관된 전문적인 상황 대처 교육으로 심화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교육은 산업 현장에서 수많은 작업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여러 명의 교육생이 가상 공간에서 함께 상호작용하며 협업 능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메타버스 심폐소생술VR' 콘텐츠가 대표적인 예시로, MR 기반 롤플레잉 교육을 통해 쓰러진 환자를 가상 공간에서 경험하고 각자 역할을 나누어 실습하며 현장 이행 능력과 자신감을 강화하고, 응급 상황 속 신속한 대응 능력과 타인과의 협업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페리굿은 다양한 시뮬레이터(모션, 지게차, 휠체어, 지진 등)와의 연동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다수의 교육생이 동시에 콘텐츠를 체험하고 운영자가 실시간으로 진행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교육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페리굿 이유고 대표는 VR 및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기술이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B2B 업계에서는 무궁무진하게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리굿은 현재 보유한 20종 이상의 IP 콘텐츠를 중심으로 복지 기관 등 다양한 민관 기관과 협력 관계를 넓혀가고 있으며, 향후에는 AI 기반 인터랙션 등 차세대 기술을 연계하여 더욱 향상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글로벌 디바이스 제조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PIC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XR 기술의 실용적인 확산과 현장 적용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번 PICO와의 긴밀한 기술 협력은 페리굿이 가진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이자, 앞으로 더욱 발전할 XR 기술 기반 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 R&D를 통해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AI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하여 더욱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며 산업 현장과 우리 사회의 안전 및 역량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AMD, 삼성 대신 TSMC 4나노 선택… 파운드리 패권 결국 수율이 관건

AMD가 삼성전자에 맡길 예정이던 4나노 공정 물량을 철회하고 대만 TSMC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yield) 저하와 미중 무역환경 등을 우려한 결정으로, AMD는 삼성 대신 TSMC의 미국 애리조나 신규 공장에서 4나노 제품 생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AMD는 삼성 4나노 공정을 EPYC 서버 프로세서, 라이젠 APU, 라데온 GPU 등 폭넓게 활용하는 듀얼소싱 전략을 구상했으나, 이러한 협력 계획이 최근 공정 안정성 이슈로 무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파운드리 업계에선 “역시 수율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율은 한 웨이퍼에서 나오는 양품 칩의 비율로, 수율이 높아야 생산 효율이 올라가고 단위 비용이 낮아져 파운드리와 고객사가 윈윈할 수 있다. 반대로 수율이 낮으면 웨이퍼 투입 대비 쓸만한 칩이 적어지기 때문에 공급 차질과 비용 증가로 이어져 고객사 불만을 초래한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선언하며 7nm EUV 공정부터 5nm, 4nm, 세계 최초 3nm GAA 공정까지 초미세 기술 개발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잇따른 수율 난조로 주요 고객 이탈을 겪는 중이다. 7nm 이하 공정으로 진입한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제품 출시 지연과 수율 개선 지체 현상이 이어지면서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팹리스 고객들이 생산 주문을 TSMC로 대거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애플은 2010년대 후반부터 최신 아이폰·아이패드 칩 생산을 전적으로 TSMC에 맡기고 있고, 삼성전자는 한동안 이 물량을 유치하지 못했다. 구글도 자체 스마트폰용 텐서(Tensor) 프로세서를 초기엔 삼성 파운드리에 맡겼지만, 3나노 노드 도입 시점인 차기 세대부터는 TSMC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주력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마저 미세공정 수율 문제에 발목이 잡혀 신제품 개발에 차질을 빚는 등, 선단 공정 수율 부진은 사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4나노 공정에서도 수율이 문제였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4나노 수율이 불과 35% 수준에 그친 반면, TSMC는 같은 시기 70% 안팎의 양품율을 보인 것으로 추정했다. 웨이퍼당 절반 이상이 불량으로 폐기되는 상황에서, 설계사인 퀄컴은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스냅드래곤 8 Gen1 칩의 생산을 삼성에서 TSMC로 긴급 이관했다. 그 결과 TSMC 공정으로 제조된 스냅드래곤 8+ Gen1이 2022년 중반 새로 출시되었는데, 이는 사실상 삼성 수율 문제에 대응해 급히 마련된 대체 제품이었다. 엔비디아 역시 한때 삼성 8나노 공정을 활용하기도 했으나(GeForce RTX 3000 시리즈), 차세대 GPU에서는 삼성전자의 7nm급 물량을 TSMC에 완전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3나노도 마찬가지였다. TSMC의 첫 번째 3nm 양산 초기 수율이 60~80% 선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반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3nm GAA 공정의 초기 수율은 10~20% 수준에 불과했고 개선도 더디었다. 삼성은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GAA 양산을 선언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지만, 정작 수율 문제로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 등 당초 기대됐던 외부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반대로 TSMC는 2022년 말~2023년 초 3nm (핀펫 기반 N3 공정) 양산에 들어가 애플 A17 Pro 칩 등을 계획대로 공급했고, 업계에서는 “TSMC의 3나노 초기 수율이 5나노 때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결국 안정적인 수율 관리가 TSMC의 무기였다. AMD는 CPU·GPU를 포함한 자사 주력 제품을 7nm 이후 모두 TSMC에 맡겨오고 있으며, 차세대 2nm 제품까지 TSMC와 함께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퀄컴 역시 최신 모바일 AP 생산을 TSMC 4nm 공정으로 일원화했고, 엔비디아의 GPU와 미디어텍, 브로드컴, 심지어 인텔의 일부 주문까지 TSMC가 도맡고 있다. 그 결과 7nm 이하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현재 가동 중인 세계 최첨단 반도체 칩 10개 중 9개는 대만 타이난이나 신주 등의 TSMC 팹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수율 리더십이 수주 리더십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제조 공정의 안정성과 제품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수율이기 때문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술 개발 속도나 초기 홍보전보다 실제 양산 수율 확보가 곧 고객사 확보로 직결된다"며 “파운드리 패권 경쟁의 승자는 결국 최고의 수율로 고객 신뢰를 얻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이탈리아 명품 스프레드 ‘일빠로디’ 한국 상륙

이탈리아 명문가의 천연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스프레드가 한국 소비자들을 만난다. 프리미엄 식자재 유통기업 올리브코리아가 이탈리아 명품 스프레드 브랜드 '일빠로디'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올리브코리아는 현대백화점에서 이탈리아 일빠로디사의 스프레드 7종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팝업스토어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판교점에서 9일부터 15일까지, 여의도 더현대에서는 23일부터 29일까지 순차적으로 열린다. 현대백화점 입점은 프리미엄 식품 유통 채널로서 상징성이 크며, 5월 말부터는 판교점, 6월 초에는 더현대 서울 등 주요 지점으로 판매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헤이즐넛 스프레드 3종(리구리아, 라 다크, 라 크런치),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2종(라 피스타치오, 라 크런치 피스타치오), 라즈베리 스프레드 2종(라 베리, 라 베리 화이트) 등 총 7종이다. 일빠로디는 14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빠로디 가문'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역 고산지대에서 직접 손으로 수확한 헤이즐넛을 사용한다. 인공첨가물, 팜유, GMO 오일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저온압착한 버진 헤이즐넛 오일과 스위트 아몬드 오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 또한 정제설탕 대신 비정제 천연 사탕수수 원당을 사용해 건강한 단맛을 구현했다. 제품 가격은 3만8000원에서 4만4000원선이며, 팝업스토어 운영기간 중에는 온오프라인에서 전 품목 10%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7종 세트 구매 시 정상가 27만6000원에서 할인된 24만8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올리브코리아 관계자는 “오랜 시간 들여오고 싶었던 제품을 현대백화점이라는 가장 신뢰도 높은 채널을 통해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며 “맛과 건강, 스토리를 모두 담은 유럽식 스프레드를 찾는 고객들에게 분명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합병 추진 공식화

롯데시마와 메가박스가 손을 잡았다.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8일 양사의 영화관 운영 및 영화 투자·배급 사업체인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롯데쇼핑이 롯데컬처웍스 지분 86.37%, 콘텐트리중앙이 메가박스중앙 지분 95.98%를 보유하고 있다. 합작 법인은 양사가 공동 경영할 계획이며, 신규 투자 유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영화 산업은 영화 제작 감소, 흥행작 부족, 관객수 저하 등 악순환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양사의 이번 MOU 체결은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합병을 통해 양사는 기존 극장 및 영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유한 운영 노하우와 마케팅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중복 투자나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적극적인 신규 투자유치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확보된 재원으로 OTT와 차별화된 특별관을 확대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롯데와 중앙은 이번 합병을 통해 위축된 한국 영화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MOU는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과 재무 체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콘텐츠 다양성 확대, 관객 서비스 개선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트럼프 AI반도체 수출 통제 ‘맞춤형’ 전환…삼성·하이닉스 득과 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때 도입된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전면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별 등급을 매겨 일괄적으로 막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폐기하고 각국별 개별 협상과 제3국 경유 수출 차단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통제 체계를 마련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비중이 큰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안겨줄 전망이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말인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라는 수출통제안을 마련해 전 세계를 3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등급별로 AI칩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동맹국에는 제한이 없고, 일반 국가에는 수량 상한, 중국·러시아 등의 우려국에는 전면 수출 금지를 두는 국가등급 기반 포괄 통제 방식이었다. 이 규제는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라며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대신 미국은 일률적 등급제를 폐기하고 정부 간 협상에 기반한 글로벌 라이선스 체계로 전환을 모색 중이다. 결국 전면적인 규제 철폐는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 통제의 주요 사항은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차단이다. 이는 중국행 밀수출 통로를 봉쇄하면서도, 동시에 동맹국과의 협상을 통해 필요한 경우 융통성을 부여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끼치는 영향이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의 대중국 수출액은 65조원으로 전년 대비 53.9% 급증해 미국 수출액을 웃돌았다. 스마트폰용 메모리(LPDDR)와 낸드플래시, 이미지센서 등 삼성의 주요 제품에 대한 중국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압박이 강화되면서 삼성의 중국행 첨단칩 수출에는 불확실성이 커져왔다. 바이든 정부 하에서는 고성능 칩의 중국 직수출이 차단됐고, 성능을 낮춘 제품조차 규제 대상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 통제로 전환되면 삼성의 이러한 직접 수출 경로에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예외적 수출 허용을 얻어낼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등 17개 동맹국에 대해서는 포괄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한편, 필요한 통상 협상에서 AI칩 이슈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번 규제 철회 소식에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되며 삼성전자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형 통제는 개별 계약에 따른 일시적·가변적 허용일 가능성이 크다. 수출 완화 조치에는 용도 제한 등의 새로운 조건이 붙을 수도 있다. 만약 '민간용도로만 사용' 같은 조건부 허가를 받아 수출하더라도, 추후 군사 전용이 의심되면 다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규제가 관건이다. HBM은 AI 가속용 GPU에 필수적인 첨단 메모리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의 고객사에 공급해왔다. 이에 SK하이닉스의 중국 간접 수출은 주로 엔비디아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바이든식 규제 하에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AI칩 자체가 중국행이 막히면서, SK하이닉스도 간접적인 피해를 입어왔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통제 정책 변화는 SK하이닉스의 이러한 우회 수출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숨통을 틔울 가능성이 크다. 실제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가 3% 이상 급등하는 등, 시장은 미국 AI칩 업체의 중국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곧 SK하이닉스 같은 공급업체의 간접적인 수혜 기대로 이어진다. 만약 엔비디아가 중국향으로 성능 조정된 신규 GPU 판매를 재개하거나, 중동·동남아 등을 경유한 서비스 형태로 중국 수요를 흡수할 경우, HBM 수요 증가로 SK하이닉스의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제의 핵심이 제3국 통한 밀수 차단인 만큼, SK하이닉스는 판매망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미국이 지정한 우회수출 우려 국가를 통해 자사 메모리가 중국 군수기업 등에 흘러들어가는 일이 발생할 경우, 제재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는 한숨 돌릴 여지를 얻었다. 중국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작년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난 중국 시장은 삼성과 하이닉스 실적 회복을 견인해왔다. 규제 완화 신호는 이러한 중국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다만 이것이 곧 무조건적인 호재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은 주의 해야 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중국 견제의 큰 틀은 유지되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제한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어 대미 통상협상에서 안보 동맹과 경제 이익 사이에서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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