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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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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일감 절벽’ 현실화, 無 대책 3.7조 사업…우주항공청, 잇단 질타에 ‘호된 신고식’

작년 5월 '우주 강국'의 꿈을 안고 출범한 우주항공청(우주청)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국감에서는 누리호 후속 발사 계획 무산에 따른 '일감 절벽' 위기, 3조 7천억 원 규모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의 부실 기획, 조직 내부 갈등설 등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나며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16일 우주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발사체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가 거론됐다. 오는 11월 누리호 4차 발사 이후 2년간 후속 발사 계획이 없어 관련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장(전무)는 “2027년까지 발사 계획은 있지만 부품은 이미 납품이 거의 완료돼 내년부터는 일감이 없는 상황"이라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도 아직 일감이 생기지 않아 변경된 안이라도 빨리 결정돼야 한다"고 현장의 절박함을 호소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우주청이 개최한 기업 간담회 내용을 인용하며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사업 연속성이 없어 직원들이 이직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누리호 7차 발사가 무산된 것이냐"고 물었고, 윤영빈 우주청장은 “내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주항공청의 존립 이유가 무엇인가. 예산 확보가 안 돼서 못한다는 답변이 말이 되느냐"며 “지금이라도 예산 당국을 설득하고 국회에 와서 호소해야 할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윤 청장은 “위원장님 말씀을 명심하고 재정 당국과 협의해 예산이 확보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3조7000억원 규모의 KPS 사업이 핵심 기술을 미국 기업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으로 기획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위원장은 “현재 국내 모든 은행 시스템은 미국 시스코(Cisco)의 시각 동기화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KPS를 만들었는데 시스코가 호환되는 장비를 공급하지 않으면 3조7000억원짜리 사업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데, 사전 협의나 계약이 있었나"라고 질의했다. 윤 청장은 “개발하면서 같이 개발해야 할 부분이고 국제 협력을 통해 해나가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해 명확한 대책이 부재함을 시인했다. 최 위원장은 “과거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쓰려다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는데도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느냐"며 “우주청에 제대로 된 전문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우주청 내부의 리더십 부재와 갈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일반직 공무원과 임기제 민간 전문가 그룹 간의 이견과 갈등이 '물과 기름 같다'는 소문이 있다"며 최근 사의를 표명한 존 리 임무본부장에게 조직 내부 문제에 대해 물었다. 존 리 본부장은 “새로운 조직에서는 언제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기에 '러닝 커브'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지금은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 구성원들이 협력하면 우주청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해 내부 소통 문제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신 의원은 또한 다음 달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와 관련해 “지난달 총 점검 과정에서 헬륨 공급 라인 누설이 확인되는 등 위험한 징후가 보인다"며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존 리 임무본부장, 1년만 일할 줄 몰랐다”…우주청, 출범 1년 반 만에 ‘휘청’

야심 차게 출범한 우주항공청이 핵심 인사의 조기 이탈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십자 포화를 맞았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우주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해 사의를 표한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의 거취에 관해 질의했다. 이날 윤영빈 우주청장은 리 본부장이 애초에 1년만 근무할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해 인사 시스템의 난맥상을 드러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3일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부터다. 최소 3년의 임기가 보장된 그는 “원래 1년 근무를 고려했고, 계획했던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밝혀 공직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결국 이 문제는 국회 과방위 국감까지 이어졌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인사를 이런 계약으로 채용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3년으로 계획된 본부장의 성과 목표가 편람 제작이나 절차 수립 등 단기 과제에 그친 점도 지적했다. 윤 청장은 “우려되는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성과 목표에 대해선 “개조식으로 간단히 쓰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어 윤 조직 관리와 채용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캄보디아 노선 발권 취소 수수료 면제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납치·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현지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대한항공이 캄보디아 노선 항공권 발권 취소 및 변경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16일 대한항공은 한국발 캄보디아행 자사 항공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환불·변경 수수료 면제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캄보디아 노선과 기타 동남아 노선 관련 수요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향후 유의미한 수요 변동이 발생할 경우 필요 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현지에서 발생한 강력 범죄로 인해 여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려는 승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의 배경에는 캄보디아를 찾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데 있다. 잇따른 범죄 소식에 현지 교민 사회는 물론,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여행 공포(트래블 포비아)'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한편 대한항공의 입장을 기다려온 여행업계 역시 취소 수수료 면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무안 참사 유족 대표 요청에 29일 종감 증인 재채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다시 채택했다. 한 차례 증인 채택이 철회됐던 만큼 참사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목소리가 결국 국회를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국토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오는 29일 열리는 종합 감사에 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국토위는 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정부와 여당의 '재계 증인 최소화' 기조 속에서 여야 합의로 채택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종합 감사에는 반드시 김이배 대표를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강력히 요청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국토위는 참사 원인 조사를 담당하는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 역시 종합 감사 증인으로 불러 사고 경위와 후속 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美 워싱턴서 보잉 상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소송 제기한 허만 변호사

16일 찰스 허만(Charles Herrmann) 허만 로 그룹(HERRMANN LAW GROUP) 변호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 14명을 대리해 보잉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만 변호사는 “보잉은 작년 12월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사고의 법적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항공우주 시민 되겠다”…에어버스, 韓과 50년 동행 넘어 미래 100년 연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에어버스 항공기가 이륙할 때마다 그 안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함께 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6일 이희환 에어버스 코리아 대표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개막을 앞두고 서울 중구 소공로 소재 더 플라자에서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희환 대표는 한국과의 50년이 넘는 파트너십을 이같이 요약하며, 단순한 항공기 공급사를 넘어 한국 항공우주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항공우주 시민(Aerospace Citizen)'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에어버스와 한국의 인연은 1974년 대한항공이 에어버스의 첫 쌍발 광동체 여객기인 A300B4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에어버스의 유럽 외 첫 고객 유치 사례였다. 51년이 흐른 현재 한국은 에어버스의 상용기·헬리콥터·방위·우주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핵심 고객이자 중요한 공급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단순한 고객을 넘어 미래 항공우주 산업을 공동으로 개발해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160대 이상의 에어버스 상용기, 60대의 헬리콥터, 30대의 군용 수송기가 운용되고 있다. 산업 협력 규모도 막대하다. 에어버스는 매년 약 6억달러(한화 약 8500억원) 규모의 항공우주 부품과 장비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 등 국내 산업 파트너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협력업체 공급망에서 약 6000여 명의 숙련된 전문 인력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주요 1차 협력사인 KAI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에어버스의 주력 기종인 A320·A330·A350 등에 탑재되는 △날개 구조물 △동체 조립체 △복합 소재 부품 등 핵심 부품을 생산·공급 중이다. 이 외에도 캔코아에어로스페이스·수성기체ㅍ송월테크놀로지 등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한국의 협력은 민항기 분야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헬리콥터 부문에서는 KAI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소형 무장 헬리콥터(LAH)를 성공적으로 공동 개발하며 기술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현재 250대 이상의 수리온이 운용 중이며, LAH 1호기는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육군에 인도됐다. 우주 분야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지 궤도 복합 위성(GEO-Kompsat) 시리즈 개발 등을 지원했다. 2020년부터는 에어버스의 유로스타 300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군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가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군용기 분야에서는 1994년 한국 공군이 CN235 수송기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왔다. 특히 2019년 총 4대가 인도 완료된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 급유 수송기는 F-15K·F-16 등 공군 주력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대폭 확장시키며 '진정한 전력 증강기'로 자리매김했으며, '미라클 작전' 등 인도주의적 임무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서울 ADEX 2025에서 한국의 작전·전략적 요구에 맞춘 다양한 차세대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차세대 화물기 A350F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기종은 최대 111톤의 화물을 싣고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며, 기존 화물기보다 큰 화물 도어를 장착해 항공기 엔진 등 부피가 큰 화물 적재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다목적 헬리콥터 H225M △프리미엄 비즈니스 헬리콥터 ACH160 △첨단 방위 플랫폼 A330 MRTT+ △유로존 △지대공 미사일 작전 통제 센터(SAMOC) △차세대 위성 유로스타 네오(Eurostar NEO) △최신 플렉스로터(Flexrotor) 무인기(UAS) 실물 크기 드론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에어버스는 한국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 가능 항공유(SAF), 탈탄소화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며 “한국과 함께 구축하고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희환 에어버스 코리아 대표 기자 간담회 일문일답. A1. 에어버스는 대한민국을 아시아 내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2024년에도 KAI,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 주요 파트너 및 여러 중소·중견기업과 협업하며 수억 달러(수천억 원) 규모의 부품 및 기술 구매를 지속했다. 향후에도 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첨단 기술 교류와 R&T(Reserach And Technology) 활동 확대를 중심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A2. AI를 방위 산업뿐 아니라 항공우주 전반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제품 개발과 운용 체계에 적극적으로 적용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AI와 디지털 혁신 기술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아 향후 운용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기대한다. A3. 단순한 시장 관계를 넘어 한국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주요 기업 및 중소기업들과의 공급망 강화를 통해 첨단 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을 더욱 지원할 것이다. 우주 및 차세대 방산 기술 협력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으며,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항공기 등 지속가능 항공 비전 실현을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A4-1. A350F는 111톤의 최대 탑재량으로 즉 서울에서 뉴욕까지 4700해리 가량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에 규격 제한이 있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화물 도어를 매우 크게 설계해 편의성을 개선했다. A4-2. H225M과 경쟁 기종의 직접 비교는 ADEX 현장에서 자료와 함께 자세히 설명드릴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A4-3.ACH160은 첫 고객사인 K-에비에이션으로부터 운용 경험에 대해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시장 수요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A5. 사실이 아니다. 작년에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DS) 부문과 산업부가 MOU를 체결했다. 이 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념이 진화해 DS 부문뿐만 아니라 에어버스 전사 차원에서 한국의 R&T 협력을 관심 있게 보고 계획하고 있다. R&T 거점에 대한 계획은 현재 구체화가 진행 중인 단계다. 한국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좋은 산업군과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어 에어버스가 R&T 협력을 이어가고자 하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계획이 마무리되는 대로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적으로 소통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A6. 유럽의 특정 기동 헬기 소요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출과 관련해 에어버스는 태생부터 다국적 협력 회사로 시작해 '협력'이 DNA에 내재돼있다. 현재 유럽 국방비가 확대되는 추세이며, 이는 유럽 업체뿐 아니라 유럽의 우방국과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우방국으로 간주되므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길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A7. 에어버스는 미국에도 큰 최종 조립 라인과 시설을 갖춘 글로벌 항공 회사다. 우리 역시 대한항공과 최신 기종인 A320·A350 계열 항공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아직 인도해야 할 주문량도 매우 많다. 이 기종들은 항공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연료 효율성과 탄소 배출량 절감 측면에서 극대화된 성능을 가졌다. 이 항공기들을 성공적으로 인도하고 항공사가 잘 운용한다면,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국 시장에서 계속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 美서 보잉 상대 소송…“1968년식 낡은 설계가 원인”

지난해 12월 총 179명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무안국제공항 참사의 희생자 유족들이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보잉이 수익성에 매몰돼 안전을 외면했다며 진실을 규명하고자 미국 법정을 택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허만 로 그룹(Herrmann Law Group)은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의 무안공항 참사 관련 유족 14명을 대리해 지난 14일 보잉의 주요 생산시설이 위치한 워싱턴주 킹카운티 상급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원고측 유족들은 소장에서 무안공항 참사 사고기종 보잉 737-800이 1960년대에 설계된 구식 전기 및 유압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후 발생한 연쇄적인 시스템 고장에 대응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2216편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8시 57분경 전남 무안공항에 착륙을 위해 1500피트 상공으로 하강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활동 경고를 받았다. 약 1분 후 조종사들은 착륙 시도를 중단하고 복행(go-around)을 결정했으나 그 직후 두 엔진 모두에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이 충돌로 조종사들은 왼쪽 엔진을 정지시키고 소화기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녹음기(CVR)가 모두 작동을 멈췄다. 오른쪽 엔진마저 추력이 55% 수준으로 급감했고 항공기의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 필수적인 거의 모든 시스템이 연달아 고장나기 시작했다. 소장에는 △플랩 △슬랫 △스포일러 △에일러론 △랜딩 기어 △휠 브레이크 △추진 장치 등 비행 제어·핵심 제동 장치가 모두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적시됐다. 조종사들은 필사적인 노력 끝에 항공기를 활주로로 되돌렸지만 이미 필수 착륙 시스템을 모두 상실한 상태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결국 항공기는 2600m 길이의 활주로를 1200m나 지난 지점에서 시속 175마일(약 281㎞/h)의 속도로 동체 착륙했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이탈해 계기 착륙 시스템(ILS) 안테나 지지대를 위한 콘크리트 제방과 충돌한 뒤 폭발하며 화염에 휩싸였고,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유족 측은 조류 충돌부터 최종 충돌까지 약 4분 21초 동안 희생자들이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겪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원고 측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이 반세기도 더 된 보잉의 구식 설계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기는 2009년에 인도된 비교적 최신 기체였으나 전기·유압 시스템은 1968년 처음 도입된 보잉 737-100 모델의 아키텍처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소송 대리인인 찰스 허만 변호사는 “보잉은 이 기간 동안 백업 안전 시스템에 대한 신뢰할 만한 현대 기술로의 근본적인 업그레이드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유족 측은 보잉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규 인증 절차와 조종사 재교육을 피하고 단기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식 기술을 고수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장에는 보잉의 이러한 '이윤 제일주의'가 1997년 맥도넬 더글라스(MD) 인수 이후 심화됐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맥도넬 더글라스(MD)의 최고 경영자였던 해리 스톤사이퍼가 보잉의 최고 운영 책임자(COO)로 부임하며 “보잉을 훌륭한 엔지니어링 회사가 아닌 기업처럼 운영되도록 바꾸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안전 제일'이라는 엔지니어링 문화가 급격히 퇴색했다는 것이다. 허만 변호사는 “보잉은 이 비극에 대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조종사들을 탓하는 낡고 진부한 전략을 반복하고 있다"며 “조종사들은 승객들과 함께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어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보잉에게 외면당한 유족들은 진실을 강제할 수 있는 미국 법정에서 정의를 추구하기로 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유족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과실·보증 위반·엄격 책임 등을 물어 보잉의 책임을 입증하고, 사망자들이 겪은 정신적·육체적 고통과 유족들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 “봉화 석포 제련소 폐쇄 결정 나면 조치하겠다”

김기호 영풍 대표이사가 낙동강 오염 원인의 하나로 지적받으며 폐쇄 여론이 일고 있는 경상북도 봉화 석포제련소에 대해 이전 폐쇄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소재지인 봉화군과 인접 태백시 지역 주민이 석포 제련소 이전이나 폐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행정 당국과 지역 사회 간 갈등 지속과 함께 영풍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석포 제련소) 폐쇄 결론이 나오면 따르겠냐"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경북도) TF에서 (폐쇄) 결론이 나오면 그에 맞춰 조치를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북도 TF가 폐쇄 결정을 내린다면 영풍이 상응하는 조치(폐쇄)를 취해야 한다는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경북도와 환경·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970년부터 가동된 석포제련소는 2014년부터 11년 간 환경 관련 법을 100회 넘게 위반했고, 올 들어 과거 폐수 유출에 따른 제재로 58일간 조업 중단을 겪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여야 의원들로부터 환경 오염 문제로 집중 추궁받았다. 김형동 의원은 석포제련소 인근 토양의 카드뮴 농도가 장항제련소의 약 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염 심각성을 지적했다. 여당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석포 제련소 인근의 토양 오염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토양 오염 정화가 도저히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면 지역주민 건강을 위해 환경부에서 폐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석포 제련소 측이 토양 정화 의무 이행 등 환경개선 조치를 보이지 않자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여론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소관인 경북도도 TF를 구성해 제련소 이전 및 폐쇄 등 여러 해결방안 찾기에 나선 상태다. 다만 석포 제련소 운영 주체인 영풍의 경영진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공개적으로 석포 제련소 폐쇄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경북도의 결정 여부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의 거듭된 입장 확인 질의에 “(TF) 결과에 따라 거기에 맞춰서 저희가 협의해 처리하겠다"며 TF 결론 시 그에 맞춰 조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편 석포 제련소가 위치한 봉화군과 인근 태백시 주민 500여 명은 지난 9월 하순 석포면에서 제련소 이전 및 폐쇄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봉화태백 생존권 사수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도 출범시켰다. 공투위측은 이날 집회에서 석포 제련소 이전과 폐쇄는 지역 경제를 붕괴시키고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결정이자 무자비한 처사라고 성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투위에 따르면 봉화군과 태백시 지역 사회가 석포 제련소와 관련해 본사 임직원·협력사 종사자와 딸린 가족을 포함해 수천명 수준이고 상업·공공 등 연관 시설 종사자까지 합치면 1만명 이상이 제련소와 직간접 경제 생활 관계를 맺고 있다. 반대로 낙동강 상류 환경 피해 주민 대책 위원회는 석포 제련소 가동으로 반세기 동안 낙동강 상류가 오염돼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며 제련소 이전 폐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SW로 엔진 시스템 전류 폭증 차단…UAM 상용화 난제 풀었다

대한항공이 미래 먹거리인 도심항공교통(UAM)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안정화' 기술 특허를 따냈다. 이는 UAM 상용화의 난제인 안전성을 하드웨어 추가 없이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 해결하는 혁신 기술로, 대한민국 UAM 국가 대표팀의 R&D 성과가 구체적인 산업 자산으로 결실을 본 첫 사례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글로벌 UAM 기체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강력한 창과 방패를 모두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이 2023년 11월 14일 출원한 '비행체용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시스템 및 방법'에 대한 특허가 지난 2일 최종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해당 기술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공식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이 기술은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소속 이기웅·김우비·김대원·이현석 연구원이 고안한 것으로, UAM 상용화 초기인 2025~2029년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엔진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K-UAM 상용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하이브리드 엔진은 시동 시 근본적인 위험 요소를 안고 있었다. 시동 모터가 엔진을 강제로 회전시키는 동안에도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장치로 전달돼 스파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동 모터의 강제 회전력과 엔진 자체의 점화 폭발력이 충돌하는 '회전 중첩' 현상이 발생했다.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 관계자들은 “회전 중첩 현상은 의도치 않은 출력 급상승(서지, surge)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할 경우 시동 모터의 회전 방향과 반대되는 역방향 힘을 가해 시스템에 허용치를 넘어서는 전류가 폭증하는 등 심각한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신호 흐름 중간에 '제어기(PMU, Phasor Measurement Unit)'를 둠으로써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모듈로 바로 가지 않고 반드시 제어기를 먼저 거치게 한 것이다. 작동 방식은 준비·차단→수행·확인→전달·점화 등 3단계로 이루어진다. 우선 시동 명령을 받으면 제어기는 시동 모터 구동 계획(시동 프로필)을 준비하고, 이 프로필이 실행되는 동안 엔진 회전 신호가 점화 모듈로 전달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차단한다. 시동 모터가 계획대로 엔진을 안정적으로 회전시키면 제어기는 프로필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는지 확인한다. 시동 모터의 임무 완수가 확인된 후에야 제어기는 차단했던 신호의 문을 열어 점화 모듈로 신호를 전달하고 안전하게 시동 절차를 마무리한다. 이처럼 제어기는 이 신호를 잠시 붙잡아두고 가장 적절한 시점에만 점화 모듈로 전달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수행한다. 이 작동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충격 흡수 장치 같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추가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로직 변경만으로 시동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체의 무게·비용·복잡성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이고 진보된 방식으로 높은 기술적 성숙도를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해당 특허 등록을 마침으로써 개발한 기술을 지식 재산권으로 자산화 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의 특허 등록 과정에서 권리 범위가 더욱 명확하고 견고하게 다듬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초 출원 당시 특허는 시스템의 구성을 정의한 '청구항 1'과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단계별로 설명한 '청구항 2'로 분리돼 있었다. 종전에는 하드웨어적 구성과 소프트웨어적 방법을 별개의 항목으로 권리를 주장한 것이다. 이후 특허청 심사 과정을 거치며 심사관의 직권 보정을 통해 이 두 가지가 하나의 청구항으로 통합됐다. 최종 등록된 특허는 '시스템을 이루는 부품들과 작동법, 비행체용 하이브리드 엔진 시동 시스템'으로 권리 범위가 하나로 합쳐지고 명료해졌다. 이 같은 변경은 시스템과 방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발명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경쟁사가 일부만 교묘하게 회피해 특허를 침해하려는 시도를 더욱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허 등록은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UAM' 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토부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팀 코리아'를 구성하고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 운용 체계 핵심 기술 개발' 사업 등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기술 국산화를 지원해왔다. 이번 특허는 이러한 국민적 투자가 어떻게 구체적인 기술 주권과 산업 자산으로 이어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아처(Archer)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무기'를 확보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는다. UAM 상용화는 기체 기술 외에도 5G 기반 통신·항법 체계·버티포트 운영 기술 등 수많은 기술 퍼즐이 맞춰져야 완성된다. 이 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동력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원천 기술을 법적 보호 장치와 함께 확보했다는 점은 K-UAM 컨소시엄의 사업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중고도 무인기(MUAV)나 리프트 앤드 크루즈 방식의 수직 이착륙 무인기(KUS-VS) 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정 기체 플랫폼에 종속된 기술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회전 중첩과 이로 인한 전류 폭증 문제를 지닌 하이브리드 엔진 기반 동력 시스템 자체의 시동 안정성을 높이는 원천 기술이어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이미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소형 드론 KUS-HD를 운용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 R&D 사업 지원을 통해 9·15kW급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과제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UAM 외에도 다양한 군·민수용 무인기에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연구진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항공 운송 수단인 비행기나 드론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해둬 UAM 외 다른 비행체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조선, 中 ‘한화 마스가 제재’에 시큰둥한 이유는

중국 상무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실질적 타격을 주지 못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제재 대상인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가 미국 내수용 선박(존스법)을 건조하기에 중국과 접점이 없는데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등 기술 초격차를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시장에 집중하며 구조적 면역력을 확보하고 있어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오히려 이번 제재는 중국의 조치가 경제적 압박이 아닌 정치적 신호에 불과했음을 드러냈고, K-조선의 압도적인 기술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무력화하는 가장 강력한 방패임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전날 한화쉬핑·한화 필리 조선소·한화오션 USA 인터내셔널·한화쉬핑 홀딩스·HS USA 홀딩스 등 한화오션의 미국 소재 자회사 5곳을 제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국당국은 제재 이유로 “미국이 중국의 해사·물류·조선 산업에 대해 무역법 제301조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조치를 취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로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한화오션은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 활동을 협조하고 지원함으로써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중국정부의 제재에 우리 재계와 조선업계는 중국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을 미국 정부와 한 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나온 조치로 해석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을 겨냥함으로써 국내 조선업계 전반으로의 제재 파급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정작 조선업계의 반응은 '파장'이 아닌 '평온'에 가깝다. 제재 발표 직후 시장의 우려로 잠시 주가가 출렁였으나 단 하루만에 반등하며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는 제재 대상 기업의 운영 현실이 중국의 영향권 밖에 있고 더 나아가 한국 조선업이 수십 년 간 쌓아 올린 구조적 특성이 그 어떤 지정학적 파도도 막아낼 견고한 방패가 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조선업계는 중국의 제재가 '종이 호랑이'에 불과한 가장 큰 이유로 제재의 내용이 대상 기업의 실제 사업 현실과 완벽하게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제재의 핵심 표적인 한화 필리 조선소는 1920년에 제정된 존스법(Jones Act)의 적용을 받는 조선소다. 존스법은 미국 항만 간 운송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선박으로만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이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선박들은 본질적으로 미국 내수 시장만을 위해 존재하며, 태평양을 건너 중국 항만에 기항할 이유도, 계획도 없다. 상상인증권은 “현재 생산 중인 미국산 선박은 소규모로 원양선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 시 현시점에서 한화오션에 가해질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이 선박들의 자국 항만 입항을 금지하는 것은 처음부터 그럴 의도가 없었던 대상에게 무의미한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을 위시한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시선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리스크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의 중국 관련 실질 협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필리 조선소의 일부 공정에 중국산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비중이 작고 한국이나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에서 쉽게 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제재 대상 5개사 중 실질적인 영업 활동이 있는 기업은 한화해운과 한화필리조선소 정도이며, 이들마저 중국과 인적·물적 연관성이 없다는 KB증권의 분석은 이번 제재가 상징적 조치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비단 한화오션에 국한되지 않고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한국 조선 산업 전체가 가진 구조적 면역력을 재확인시켰다. 이러한 면역력의 핵심은 '시장 분리'와 '기술 초격차'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 한·중 두 나라의 조선업 주력시장과 고객층도 명확하게 분리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해운사들은 통상 자국 조선사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한국 업체에 발주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국영 선사와 국영 조선소가 하나의 거대한 국가 주도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한국 조선사들은 애초에 이 시장을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이 자국 해운사에 한국 조선소와의 거래를 금지한다 해도 이미 존재하지 않는 거래를 막는 공허한 조치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 조선업이 의식적으로 추구해 온 전략적 분화에 있다. 과거 중국이 저가·범용 선박 시장을 장악할 때 한국은 가격 경쟁 대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차세대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 고도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구축했다. 시장 고객들은 가격보다 기술적 우위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의 정치적 압력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우위를 지니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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