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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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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코리아 2025]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 “특수강선으로 ‘미래 에너지’ 수소·해상 풍력·심해 유전 시장 선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05 15:54

“‘스틸-탄소 섬유’ 복합재로 수소 탱크 시장 공략”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연구원이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산업 소재 기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연구원이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산업 소재 기술 동향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사진=박규빈 기자

“에너지 시장 60%가 '고부식' 환경입니다. 심해용 파이프의 '응력 부식 균열(CO2-SCC)'를 막는 특수강선 개발이 시급합니다."


조영서 고려제강 책임연구원은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에너지 산업 소재 기술 동향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책임은 “에너지 개발 환경이 더 깊고 더 부식성이 강한 방향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신규 해양 프로젝트의 75%가 심해와 초심해에서 진행되고, 60%가 고농도의 이산화탄소(CO2)나 황화수소(H2S)를 포함한 부식성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고려제강은 세계 1위의 고탄소강 선재 기업으로, 자동차용(52%) 소재가 주력이지만 에너지·해양(14%) 분야에서도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조 책임은 가혹해지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는 3대 핵심 미래 기술로 'CO2-SCC 대응 강선', '스틸-섬유 하이브리드 복합재', '부유식 해상풍력용 계류 로프'를 꼽았다.


'CO2-SCC' 잡는 특수강선…“크롬이 핵심"

첫 번째 과제는 해저 플렉서블 파이프의 치명적 결함인 '이산화탄소-응력 부식 균열(CO2-SCC)' 문제다.


조 책임은 “최근 11개 라인에서 CO2-SCC 결함이 보고됐다"며 “파이프 틈새로 침투한 CO2가 물과 만나 탄산을 형성, pH를 낮춰 강선 부식을 일으키고 이는 결국 강선 파단으로 이어진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합금 원소"라며 “CO2 환경에서는 크롬(Cr)이 매우 유익한 원소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일반 강선(X65)은 부식 과정에서 '메사(mesa) 부식'이라 불리는 불균일한 부식이 발생한 반면, 3Cr(크롬 3% 첨가) 이상의 강선에서는 표면에 치밀한 'Cr(OH)3' 보호 피막이 형성돼 부식을 억제했다.


조 책임은 “현재 3Cr·5Cr 등 신규 강종의 시제품을 제작해 U-벤딩 테스트 등 내식성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가혹한 CO2 환경에 특화된 고내식성 강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경제' 겨냥…'스틸-탄소섬유' 하이브리드 복합재

두 번째 미래 먹거리는 '수소저장용기' 시장이다.


조 책임은 “2050년 수소 연료 시장은 운송용이 40%, 생산용이 60%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문제는 수소 운송비용 절감을 위한 고압(高壓) 저장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타입 1 스틸 탱크는 200바(bar) 수준에 그쳐 효율이 낮다. 이를 450바로 높인 Type 4(탄소섬유 복합재) 탱크가 대안이지만 비싼 가격과 충격 파손 위험이 단점이다. 고려제강의 해법은 '스틸(Steel)+탄소섬유(CF)' 하이브리드 복합재다. 이는 스틸의 높은 강성과 탄소섬유의 경량성을 결합한 것이다.


조 책임은 “스틸-CF 하이브리드 탱크는 기존 스틸 탱크 대비 무게는 35% 줄이고, 저장 압력은 450바로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충격·절단 저항성을 측정한 결과, 탄소섬유 단일 소재 대비 충격 흡수 에너지가 7배 이상 높게 나타나 안전성이 월등히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해상 풍력' 정조준…30% 가벼운 '부유식 계류 로프'

마지막 핵심 사업은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이다.


그는 “영국·독일·한국 등이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고 특히 국내는 2030년 목표(15.1GW)의 57.8%가 부유식으로 채워질 전망"이라며 “부유체를 고정하는 '계류 로프(Mooring Rope)' 시장 선점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계류 시스템은 무거운 '체인(Chain)' 방식과 가볍지만 강성이 낮은 '섬유(Polyester)' 방식으로 나뉜다.


조 책임은 “체인은 무겁고 비싸며, 섬유 로프는 설치·유지보수가 어렵고 계통 연계 비용이 높다"며 “고려제강은 이 틈새시장을 겨냥해 기존 스틸 로프 대비 30% 가볍고, 내구성은 2배 높은 신개념 '부유식 해상 풍력용 계류 로프'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설치비와 유지보수비(TCO)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조 책임은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의 핵심은 결국 하이브리드 복합 소재"라며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수소 탱크와 같은 복합재 개발을 위해 스틸과 탄소 섬유 간의 '전위차(갈바닉) 부식 억제 기술'과 스틸과 수지(Resin) 간의 '우수한 접착력 유지 기술'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종 소재를 결합하는 원천 기술 확보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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