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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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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코리아 2025] 김기한 인이지 이사 “AI, 철강업계 ‘생존 해법’…전기로 연 955TOE↓”

“전기 요금 등 유틸리티 비용 상승으로 인해 생산 원가 45% 급증했고 숙련된 현장 운전 인력의 고령화로 인한 65% 이상의 인력 공백이 현실화 됐습니다. 24시간 1교대로 운영되는 공정 특유의 불안정성과 37개국을 넘어선 탄소세 도입 등은 인공 지능(AI)이 해결책입니다."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타워에서 열린 '스틸 코리아 2025-2025 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김기한 인이지(ineeji) 이사는 '철강산업을 바꿀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라는 발표를 통해 국내 철강 산업이 직면한 '삼중고(高)'의 현주소를 이같이 요약하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고비용·인력난·환경 규제라는 이 거대한 딜레마를 해결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바로 '산업 AI(Industrial AI)'"라고 단언하며 “AI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이사는 현재의 AI 기술이 과거의 단순 데이터 분석 수준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2025년은 'AI 에이전트의 해'가 될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미래 산업 현장은 AI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에이전트'란, 단순 응답을 넘어 스스로 '인지-계획-행동-성찰'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의미한다. 김 이사는 “이는 AI 에이전트가 제조·물류·로봇 등 현실 세계의 설비와 상호 작용하며 물리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물리 AI' 시대로의 진입을 뜻한다"며 “복잡다단한 변수로 가득한 철강 공정의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최적의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딜로이트의 조사를 인용해 이미 AI를 도입한 기업들은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56%), 비용 절감(35%) 등에서 가장 큰 혜택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AI가 어떻게 철강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지, 인이지의 '인피니트 옵티멀 시리즈' 솔루션을 적용한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통해 입증했다. 그는 “가장 극적인 성과를 낸 곳은 '2번 전기로(EAF)' 공정"이라며 “스크랩 원료 투입 시점·성분·무게·작업 시간 등 복잡한 변수들로 인해 에너지 효율 관리가 지극히 어려웠던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AI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는 놀라웠다. AI가 스크랩 투입 최적의 패턴을 도출하고 용해 시간을 예측해 공정을 제어함으로써, 연간 954.9TOE(석유환산톤)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력 사용량 2% 감소와 탭 시간 3% 단축이라는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됐다. 다른 공정에서도 AI의 위력은 여실히 드러났다. 철강 가열로(CGL)에선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해 2시간 뒤의 강판 온도를 예측하던 것을 AI가 98%의 정확도로 실시간 예측했다. 운전자에게 최적의 가이드를 제공해 공정 안정성을 확보한 결과, 연간 149.4 TOE의 에너지를 추가로 아낄 수 있었다. 압연 가열로에선 강종별로 다른 최적의 가열 패턴을 AI가 학습, 연료 사용을 최적화해 가스 사용량을 2% 절감하고 생산 안정성을 높였다. 생산 계획 최적화와 관련, AI가 복잡한 주문 현황과 공정 조건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최적의 생산 스케줄을 자동 수립, 데이터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며 전체 생산성을 3.8% 향상시켰다. 육안 검사의 한계를 넘어, AI 비전(Vision) 시스템이 미세한 표면 결함을 100% 잡아내며 불량 품질 검출률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김 이사는 이러한 산업 AI 도입이 비단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JFE스틸, 고베제강 등은 이미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실증에 돌입했으며, 사우디 아람코 등 중동 자본은 대형 신규 플랜트에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이지는 전체 인력의 68%가 R&D 인력(석·박사 50%)이며, 16건 이상의 특허와 15건 이상의 탑 티어 AI 학회 논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자신했다. 특히 “AI가 '블랙박스'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전문가가 그 예측 근거를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X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숙련공 부족(65%)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AI는 철강 산업이 '삼중고'의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틸 코리아 2025] 황성두 현대제철 저탄소원료연구팀장 “탄소 중립 시대, 고철 스크랩이 보물”

“과거 철강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자 '고물(古物)'로 취급받던 철 스크랩(고철)이 '탄소중립'이라는 피할 수 없는 메가 트렌드 속에서 철강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보물(寶物)'이 됐습니다." 황성두 현대제철 저탄소원료연구팀장은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타워에서 열린 '2025 금속 재료 GVC 컨퍼런스'에서 '철스크랩 고급화 기술, 국내외 현황 및 향후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팀장은 “유럽 연합(EU)·한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 140개국 이상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지금,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정책·사회·투자·소비 전반을 바꾸는 '불가역적인 사회적 요구'"라며 철강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황 팀장은 탄소 중립이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고로에서 전기로로의 전환'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SSAB의 '화석-프리' 강재, 잘츠기터의 '잘코스(SALCOS)' 등 글로벌 철강사들은 이미 탈탄소 브랜드 선점 활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철강 탄소 중립 체제 전환 방향에 대해 “기존 고로 공법은 1톤의 쇳물을 만드는데 2.2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수소 환원 제철(DRI)과 전기로(EAF)를 결합한 공정은 이 배출량을 0.52톤까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황 팀장은 “대규모 수소 공급이나 그린 에너지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철스크랩 사용은 대규모 투자 없이 단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스크랩을 전기로에 투입할 경우 탄소발자국(CFP)을 1.80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물'이 된 스크랩은 구리(Cu)·주석(Sn)·니켈(Ni) 등 각종 불순물이라는 기술적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다. 황 팀장은 '스크랩 등급별 화학 조성 분석' 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량 스크랩(HMS1-2)의 구리 함량은 0.51%, 경량 스크랩(E1)은 0.65%에 달해, 0.042% 수준인 용선(고로 쇳물) 대비 10배 이상 높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폐자동차를 파쇄한 슈레더 스크랩(E40)의 경우 구리 성분 대부분이 하네스(전선)와 모터 부품에서 나오는데, 이 부위의 평균 구리 함량은 19%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선별 기술로는 스크랩의 구리 함량을 0.202% 이하로 낮추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며 “고품질강 생산을 위해서는 구리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이 '불순물과의 전쟁'에서 유럽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 황 팀장은 EU의 '호라이즌 유럽' R&D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 중인 '카이사르(CAESAR, 950만 유로)', '퓨어 스크랩(PURESCRAP, 970만 유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들은 저품위 '소비자 후 스크랩(PCS)'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황 팀장은 “이들은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법(LIBS) △비전(카메라+LIDAR) △XRF-ICT(X선 형광 분석) 등 첨단 센서를 총동원해 스크랩을 실시간 분석하고, AI가 이를 자동 선별·제거하는 공정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국내에는 아직 A급 스크랩 선별 설비를 제작하거나 사용해 본 실적이 전무하다"며 “스크랩 업체는 투자비 부담이 크고, 철강사는 기술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이중고' 상태"라고 진단했다. 황 팀장은 “과거 철강 패권이 생산(영국)·시장(미국)·기술(일본)·규모(중국) 순으로 이동했다면, 탄소 중립 시대의 미래 패권은 '그린 스틸' 기술에 달려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기술 장벽은 개별 기업이 홀로 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관(산업계-학계-연구계-정부)'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산업계는 수소환원제철 등 그린 스틸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는 정책적 지원과 국제 통상 환경을 뒷받침하며 학계와 연구계는 공동 연구·개발(R&D)·핵심 인력을 양성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팀장은 “글로벌 철스크랩 시장은 2023년 4070억 달러에서 2032년 5687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84%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 '보물'을 더 많이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스크랩 기술의 핵심"이라고 발표를 마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스틸 코리아 2025’ 개최…“韓 산업, 일본형 공동화” 경고 속 “맹목적 낙관론 깨야”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 속에서 한국 주력 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산업 정책의 귀환 속에서 '일본형 공동화'를 우려하는 한편, 철강 수요의 핵심인 자동차, 조선, 건설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 위기가 닥쳤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기차 수요 절벽', '환경 규제 지연', 'L자형 장기 침체' 등 각 산업의 성장 동력이 꺾이면서 막연한 낙관론을 버리고 냉철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4일 한국철강협회 주최로 '글로벌 전환기 철강 산업의 대응 방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에 따른 국내 주력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다양한 분석이 제시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산업 정책의 시대'로 귀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대 이후 각국이 발표한 신규 정책 중 25%가 산업 정책"이라며 “한국도 국제 질서 변화에 맞춰 보다 적극적으로 산업 정책적 접근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권 원장은 최근의 대미 투자 협상 배경에 대해, 미국의 IRA·칩스법 등 막대한 보조금 정책은 재정 적자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이런 리포트'를 인용하며, 최근 한국(3,500억 달러)과 일본(5,500억 달러)의 투자가 “미국의 산업 정책 재원을 동맹국으로부터 마련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원장은 이러한 대규모 해외 투자가 '산업 공동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1980년대 일본이 해외 투자 급증 후 2000년대 들어 국내 투자가 급감했다"며 “그 결과 상품수지는 적자로 돌아서고 해외 투자 수익에 의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국내 고용과 임금 정체가 발생했다며, 한국 역시 이러한 '일본형' 미래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권 원장은 현재 한국 산업이 “수출 비중 하락, 기업 역동성 저하, 총 요소 생산성 하락 등 '정신을 꽉 차려야 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의 '백화점식' 정책을 지양하고 성장을 이끄는 '소수 선도 기업'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세션에서 공문기 포스코 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계의 '맹목적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 연구위원은 2026년 국내 철강 내수 시장이 4,500만 톤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처음 5,000만 톤이 무너진 2024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그는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적 하락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세계철강협회(WSA)의 2026년 글로벌 전망치가 “상당히 낙관적인 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판했다. 공 연구위원은 업계가 타파해야 할 '신화'로 다음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1% 하락하는 등 정책 부양 효과가 부동산 부진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도를 제외하면 , 아세안이나 중동 등은 리스크가 커 '이머징 마켓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수출 1억 톤은 '뉴 노멀'이 됐다"며 “현재의 낮은 가격에서도 원가 경쟁력으로 이윤을 내고 있다"며 “일본의 수요 감소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평행 이론'은 '자기 충족적 예언'의 오류일 수 있다"며 , “AI와 디지털 혁명이 다른 궤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 세션에서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2025년의 판매 호조는 관세 인상과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를 앞둔 '가수요'에 기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10월 미국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50% 이상 급감했다"며, '수요 절벽'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전기차 캐즘'의 돌파구로 하이브리드를 지목했다. 그는 “하이브리드가 현대차·기아의 수익성 1위 차종인 반면, 전기차는 수익성이 가장 안 좋다"고 평가하며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가 오히려 고수익성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려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차량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자동차 산업의 철강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철강업계의 신사업 진출 등 전략적 고민을 주문했다. 조선업 세션에서는 '차원이 다른' 장기 호황 사이클에도 불구, 이것이 철강재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엄경아 신영증권 조선 분야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계가 “대형사들의 몸집 키우기와 중견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양분화"됐다고 전했다. K조선, 대한조선 등 중견사들이 수주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HJ중공업 등 일부는 신조선 대신 미국 군함 MRO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 업체가 MRO에 집중할 경우 “신규 후판 수요는 사실상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산(군함 건조) 분야 역시 “철강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군함은 건조 시간보다 테스트 기간이 2년 이상 소요될 정도로 길어, 철강재의 양적 소모를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철강업계에 더 큰 악재로 환경 규제 지연을 꼽았다. 2025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확정될 예정이던 '넷제로 프레임워크' 논의가 “미국의 보복 위협과 사우디의 주도로 1년 전격 연기"됐다. 이 규제안은 2028년부터 노후 선박 교체를 유도할 핵심 발주 동력이었으나 이 논의가 지연되면서 선주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발표자는 분석했다. 그는 2028년 조선소 증설 물량이 즉각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며, “물리적인 재료를 대는 철강 업계에서는 조금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의 박정우 연구원은 건설 산업이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외환 위기(V자 반등)나 금융 위기(U자형)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박 연구원은 2026년 건설 투자가 2% 내외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행 등의 +3~4%대 전망은 “오직 2025년의 극심한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에 기댄 것"이라며 이는 업계가 '회복'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건설 경기가 “BSI 52, 한계 기업 비중 22.6% 등 '지표상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의 침체와 “수도권과 지방 간의 극심한 양극화"를 지목했다. 박 연구원은 “건설향 봉형강 수요가 주거용 착공과 밀접하다"고 설명하며 2025년 최저점 이후 2026년에도 소폭 회복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가 'K자형'으로 분화되는 지역별 양극화에 맞춰 판매 및 재고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스텔스 무인기 ‘심장’ 한화 국산 엔진, 내년 1월 지상 시험 돌입

대한항공의 '저피탐(스텔스) 무인 편대기'에 탑재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산 엔진이 내년 1월 실제 지상 환경에서 검증·평가하는 시험 절차에 들어간다. 이는 국산 엔진이 현재 시제기에 달린 우크라이나산 제품과 같은 추력을 갖추게 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이하 국과연)와 우리군의 요구 성능에 입각해 높은 기계적 신뢰도를 지닌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국과연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Low Observable Wingman UAV System)에 탑재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에 대한 추진 계통 지상시험을 당장 내년 1월 중 시작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엔진 시제품 공개 시점은 2026년 상반기이고, 생산 대수는 비공개 대상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익명 관계자들은 “현재 대한항공의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우크라이나제 터보팬 엔진으로 시험 비행 중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5500파운드급 엔진으로 교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술 실증 시제기에 탑재된 엔진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아 소재 이브첸코-프로그레스(Ivchenko-Progress)에서 만든 'AI-222'로 파악됐다. 이는 러시아 야코블레프 Yak-130과 중국 훈련기 홍두 JL-10용으로 제작됐다. 모듈식 설계가 특징인 이 엔진은 '전권 디지털 엔진 제어(FADEC, Full Authority Digital Engine Control)'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기본형인 AI-222-25는 약 2500kgf(5511.55lbf)의 추력을 낼 수 있다. AI-222 엔진의 기술적 사양은 저피탐 무인 편대기의 임무를 명확히 보여준다. AI-222 계열 엔진은 바이패스비(Bypass Ratio)가 1.19:1로 낮은 터보팬 엔진이다. 이는 단순 고고도를 순항하는 고(高) 바이패스비의 정찰용 드론이 아니라 KF-21 보라매 전투기와 함께 기동하며 높은 아음속(high-subsonic)으로 비행하는 '윙맨'의 고성능 전투 임무를 전제로 설계됐음을 시사한다. 국과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저피탐 무인 편대기에 국산 기술로 제작한 5500파운드급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시험 개발을 진행하고, 저피탐 무인 편대기의 양산 시점인 오는 2030년대 중반보다 앞서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 지상시험 일정에 앞서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서 이 5500파운드급 엔진의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국산 엔진 프로그램이 구체적인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 국방 핵심 전략자산으로 부상할 저피탐 무인 편대기 시제기가 우크라이나산 엔진으로 시험하지만 실제 양산 단계에는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는 계획을 내포한 셈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의 항공우주 생산설비 중 3분의 1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이 분야의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안토노프(Antonov) 항공기 △제니트(Zenit) △사이클론(Cyclone) 등 다양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해본 이력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국가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때문에 저피탐 무인 편대기의 심장과도 같은 엔진을 고강도 분쟁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면 공급망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산 이브첸코-프로그레스의 엔진을 채택했던 배경에 대해 국과연 측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개발이 완료된 터보팬 엔진이 없어 '엔진 선정 위원회'를 구성해 추려낸 결과"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시제기의 성공적인 시험과는 별개로 양산 모델의 계획은 이미 확정돼 있었던 만큼 변경이 아닌 처음부터 설계된 장기 계획의 이행이라는 설명이다. 엔진 국산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을 원천 차단하고, 미국의 국제 무기 거래 규정(ITAR)과 같은 '엔진 족쇄'에서 벗어나 K-방산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결정이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유·무인 복합 체계(MUM-T)의 핵심인 스텔스 무인기 플랫폼과 동력원 모두를 완벽히 국산화하는 방산 주권 확보의 결정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국산화가 필수적인 또 다른 이유는 저피탐 무인 편대기의 핵심 운용 교리 때문이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KF-21 보라매 전투기를 호위하는 '로열 윙맨(Loyal Wingman)'으로, 유인기 대신 위험에 노출되는 소모 가능한 자산으로 운용된다. 일각에서는 대당 가격을 70만달러(약 9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벌떼(Swarm)' 내지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개념은 값비싼 외산 엔진에 의존해서는 구현이 불가능해 오직 저렴한 국산 엔진 대량 생산을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 이승열 국과연 연구원은 “우리는 현재 대한항공의 저피탐 무인 편대기에 장착돼 있는 엔진과 동급의 터보팬 엔진을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며 “이 엔진 개발 완료 시 향후 체계 개발에서 동력원으로서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과연과 함께 2013년부터 1531억원을 투입해 5500파운드급 국산 터보팬 엔진의 코어팬·고압 압축기·연소기 등 관련 핵심 기술을 개발해왔다. 군용 엔진은 일정 시간 운용 후 정비가 필수적인데, 1회 정비 후 1000시간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 '장수명'이라고 부르며 이는 국산 엔진의 핵심 차별점이다. 특히 이번 5500파운드급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하는 더 큰 '엔진 국산화 포트폴리오' 전략의 '첨병'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00파운드급 외에도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급 터보 프롭과 대형 무인기·무인 전투(UCAV)용 1만파운드급 터보팬 ·블록 3단계 KF-21 전투기용 1만6000파운드급 첨단 항공 엔진까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는 향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나 대한항공이 개발할 모든 미래 항공 플랫폼의 심장을 국산화하겠다는 수직 계열화 전략의 일환이다. 시제기에 사용된 우크라이나의 상용 엔진과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은 처음부터 군의 엄격한 작전 요구도(ROC, Requirement Of Capability)와 장기적인 유지·보수 효율성을 충족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에 통합된 탑재 장비들을 지상에서 통합하는 지상 시험은 엔진 흡입구·엔진 환기·진동 성능을 확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것은 항공기 개발에서 중요한 단계로, 단순 엔진 작동 수준을 넘어 △항공기 시스템과의 연동 상태 △추진 계통 신뢰성·안정성 △향후 비행 시험을 위한 감항 인증까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는 2021년 저피탐 무인 편대기 체계 개발 착수 당시 또 다른 거대 기술 변수인 엔진을 배제하고 대한항공이 스텔스 기체 형상·자율 비행 시스템 등 플랫폼 자체의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합리적인 '병렬 개발' 접근법이었다. 앞서 방위사업청·국과연·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 2월 1호기 출고식을 갖고 각 계통별 기능 점검과 지상 진동·온도·전자기 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국과연은 일차적으로 정상적인 엔진 시동과 정지, 안정적인 출력을 확인하고 나아가 엔진 출력·연료 소모율·온도·진동과 같은 매개 변수(파라미터)들이 예상 범위 내에서 운영되는지와 항공기 제어 신호가 정상 작동 여부 등을 면밀히 검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승열 연구원은 “(현재 시제기는) 구조 연성·체계 통합·활주·비행 시험 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분기 영업익 8564억원 ‘어닝 서프라이즈’…전년 동기비 79.5%↑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분기 내수와 수출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865억원, 영업이익 8564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6.5%, 영업이익은 79.5% 각각 급증한 수치다. 이와 같은 호실적은 주력인 지상 방산 부문의 견고한 수익성과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실적 호조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상 방산의 실적은 매출 2조1098억원, 영업이익 57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30% 증가했다. 특히 화생방 정찰차·차륜형 대공포 등 국내 양산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국내 매출이 9129억 원으로 33% 늘었다. 항공우주 부문은 엔진 부품 A/M(After Market) 물량 증가로 매출 6040억 원(전년비 26%↑)과 영업이익 31억 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돋보였다. 한화오션은 LNG선·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매출 확대로 3분기 매출 3조234억원, 영업이익 2898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시스템은 매출 8077억원, 영업이익 225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3분기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 잡힌 방산 포트폴리오가 실적을 이끌었다"라며 “4분기에도 자회사들과의 육해공 방산 시너지를 발판으로 북미·유럽·중동 시장에서의 신규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K-핵잠 산실’ 한화오션 美필리 조선소, 한미 군사·경제·기술 동맹 중심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SSN) 건조를 전격 승인했다. 30여 년에 걸친 대한민국 방위력 강화의 숙원이 마침내 현실화되는 순간이자 한·미 동맹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되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SSN 건조 결정은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군사적 의미를 넘어선다. 더욱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장소로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 조선소)가 명시됨에 따라 필리 조선소는 한미 간 군사적 신뢰와 경제적 이익, 그리고 기술적 협력을 하나로 묶는 3각 동맹의 핵심 상징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SSN 승인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의 전략적 위상 변화다. 한국 해군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잠항 능력을 갖춘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함으로써 연안 방어를 넘어선 '대양 해군'으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 달리 연료 보급을 위해 선체가 부상할 필요 없이 수개월간 은밀한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이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헌터-킬러(Hunter-Killer)' 전력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핵잠수함 건조를 공언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강력한 비대칭 억제력으로 작용한다. 또한, 주변 강대국인 일본·중국과의 잠재적 해상 충돌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핵추진 잠수함은 이들 국가에 비해 열세인 우리 해군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비대칭 전략 수단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듯 K-핵잠수함은 급격히 팽창하는 중국 해군력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 수단으로 유용하다. 즉, 한국이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존하던 수혜국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의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핵심 파트너로 그 위상이 격상됐음을 의미한다고 방산업계는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이 최측근 동맹인 영국과 호주(AUKUS) 외에는 공유한 적 없는 극비 군사 기술의 빗장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는 양국 간 군사 동맹의 수준이 질적으로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승인은 '선물'이 아닌, 치밀한 '거래'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는 핵잠수함 건조 승인 발표와 동시에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패키지는 1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 프로젝트 투자와 2000억 달러의 대미 직접 투자를 포함한다. 미국은 수십 년간 경쟁에서 밀려 쇠락한 자국 조선업의 부활을 절실히 원했다. 해군 함정을 유지·보수할 곳조차 부족해 11개 항공모함 전단 운용에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으로 자국 산업을 재건하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한국은 자동차 관세 인하 등 핵심 수출 산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30년 숙원인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는 '윈-윈'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번 거대 거래의 무대이자 한미 기술 동맹의 상징이 바로 '한화오션 필리 조선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바로 이곳,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이 조선소를 인수했고, 이는 K-핵잠수함 프로젝트의 성사를 결정지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미국 내 건조'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킬 유일한 한국 기업 파트너가 됐기 때문이다. 필리 조선소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조선 기술'과 미국의 독점적인 '군용 원자로 기술'이 만나는 융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이미 17척의 잠수함을 인도하고 인도네시아에 3척을 수출한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 잠수함 건조 노하우는 세계적 수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측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께서 양국 간 핵심적이고 중요한 결단을 내린 것을 지지한다"며 “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화그룹은 첨단 수준의 조선 기술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고, 필리 조선소 등을 통한 투자와 파트너십은 양국의 번영과 공동 안보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중국이 최근 필리 조선소를 포함한 한화오션 5개 자회사의 미국 내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란 듯이 이곳을 건조 장소로 지정한 것은 중국을 향한 강력한 외교적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한화오션 측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자력 추진 동력 잠수함 시뮬레이션도 실행해봤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관계자는 “현재 기술력으로 설계와 건조를 해보니 성공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시도는 2003년 '362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프랑스 기술을 기반으로 3척을 건조하려 했으나 1년 만에 계획이 외부에 노출되고 다른 무기 도입에 밀려 좌초됐다. 21년 만에 다른 형태로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물론 핵잠수함을 우리 손에 넣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필리 조선소는 상선 건조에 특화돼 있어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시설 재정비와 인력 훈련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건조가 인력난 등으로 지연되고 있어 한국의 기술력이 투입되더라도 2030년대 중반에나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핵연료 공급을 위해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야 하는 법적 과제가 남아있고, 핵 확산 금지 조약(NPT) 체제하에서 비 핵보유국의 군사적 핵연료 사용이라는 민감한 쟁점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내는 외교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과제도 존재한다. 미국은 핵확산 우려로 비핵 국가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 이전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2021년 AUKUS의 출범으로 선례가 생김에 따라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도 더 이상 금기가 아닌 상황이 된 만큼 당국의 고도의 협상력이 요구된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오랜 건조 기간도 부정적 입장의 주요 근거로 작용한다. 원자력 잠수함 1척 건조에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들고 정비·작전·대기용 등 작전 운용에 최소 3척이 필요해 5조원에서 6조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근한 예로 4700톤급 프랑스 서펜 핵잠수함의 건조 비용은 1척당 1조6000억원에 달했다. 나아가 운용·유지·정비 뿐만 아니라 시설 투자·교육·훈련을 위한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또한 작전적 가치 측면에서 디젤 잠수함에 비해 원자력 잠수함은 넓은 해역에서 장기간 작전하기에 적합하나 수심이 낮고 작전 반경이 좁은 한반도 수역에서의 필요성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비록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지만 K-핵잠수함은 '현무 4-4' 같은 SLBM을 탑재해 북한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비대칭 전략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어 실전 배치가 시급해 원자력 잠수함의 국내 생산 체제가 갖춰지기 이전인 과도기에는 미국산 등에 대한 임대 여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그 기간 중 원자력 잠수함 운영과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을 시행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버스, 대한항공 화물기 ‘A350F’ 신규 물량 수주…총 7대

31일 에어버스는 대한항공을 자사의 신형 A350F 화물기 프로그램의 새로운 고객사로 맞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이 기존에 주문했던 A350-1000 여객기 7대를 A350F 화물기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A350F 7대 전환을 포함해 에어버스로부터 총 33대의 A350 기종을 주문했다. 세부적으로는 △A350-1000 20대 △A350F 7대 △A350-900 6대다. 이 중 A350-900 2대는 이미 인도가 완료된 상태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의 협동체인 A321neo 39대를 주문해 보유하고 있다. 브누아 드 생텍쥐페리(Benoît de Saint-Exupéry) 에어버스 상용기 부문 영업 총괄 부사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세계 최대 화물 항공사 중 하나인 대한항공이 A350F를 항공기 운용에 추가하기로 한 결정은 해당 기체가 지닌 독보적인 성능을 입증하는 중요한 신뢰의 표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A350F는 대형 화물기 시장에서 대한항공에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A350F는 최대 111톤의 화물을 적재하고 최대 4700해리(약 8700km)까지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종은 업계 최대 규모의 메인 데크 화물 도어를 갖추고 있고 업계 표준 팔레트와 컨테이너 적재에 최적화된 동체 길이를 자랑한다. 특히 A350F는 동체의 70% 이상이 첨단 복합 소재로 제작돼 경쟁 기종 대비 이륙 중량이 46톤 가볍다. 또한 최신 롤스로이스 트렌트 XWB-97 엔진을 장착해 동일한 적재·항속 능력을 가진 기존 세대 화물기보다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 A350F는 2027년부터 시행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강화된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는 유일한 대형 화물기이기도 하다. 에어버스의 차세대 광동체 여객기인 A350 패밀리는 올해 9월 말 기준 전 세계 63개 고객사로부터 총 1445대의 주문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의 주문을 포함해 10개 화물 항공사와 1개 리스사로부터 확보한 신형 A350F 65대 주문이 포함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원태 “절대 안전, 하나로”…대한항공, ‘올해의 항공사’ 선정·통합 결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성공적인 통합 과정을 글로벌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동시에, 양사 임직원이 함께 모여 '안전 문화 통합'을 다짐하는 행사를 가졌다. 대한항공은 31일 세계적인 항공 컨설팅 전문 기관인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로부터 '올해의 아시아 항공사(2025 Asia Airline of the Year)'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처음으로 함께 참여한 제3회 '세이프티 데이(Safety Day)' 행사를 개최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전날(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5 CAPA 항공사 리더 서밋 아시아' 시상식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 지역 항공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준 항공사에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 항공사' 상을 수상했다. CAPA 심사위원단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전사적인 역량과 합병 이후의 세부적인 전략 수립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심사위원단은 “양사의 통합 과정을 명확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추진하는 대한항공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합병으로 출범하는 글로벌 메가캐리어가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항공업계의 경쟁 구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양사 통합을 계기로 대한항공이 수행할 △항공사 브랜딩 △기내 서비스 △노선 계획 △IT 시스템 등 전 부문에 걸친 변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사적 노력과 역량을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도 인정한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글로벌 항공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서밋에서는 스카이팀 창립 25주년 기념 대담이 진행됐고, 패널로 참석한 김태준 대한항공 국제업무실장 등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성공 사례와 아시아 주요 허브로서 인천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통합 역량을 인정받은 31일, 대한항공은 내부적으로 '절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결속을 다졌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세이프티 데이' 행사는 'One Team, One Safety(하나의 팀, 하나의 안전)'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처음으로 참여해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양사의 안전 문화 통합을 준비하는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부사장 등 양사 주요 임원과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원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항공 산업에서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켜야 할 최우선 과제"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사의 절대 안전을 향한 의지가 완전한 하나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안전 선언을 시작으로 안전 관련 우수 사례 발표, 안전 레크레이션 순으로 진행됐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세이프티 위크(Safety Week)'를 운영하며 본사·아시아나항공 본사·인천국제공항 등에서 안전 퀴즈·체험 부스 등을 마련해 전 임직원의 안전 의식 증진을 도모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컨슈머워치 “소비자 권익 중대 침해”…택배노조 새벽 배송 금지 주장에 전면 반박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제안한 '심야 배송 금지'를 두고 소비자 단체가 “소비자 권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 단체인 컨슈머워치는 31일 논평을 통해 “야간 노동의 건강 위험 문제 제기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해법이 소비자 선택권과 필수 생활편익을 넓게 훼손하는 일괄 제한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택배노조의 주장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컨슈머워치는 즉시·새벽 배송이 영유아·돌봄가구, 자영업자, 도서·산간 지역 주민에게는 이미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0~5시 시간대를 일괄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이를 '사실상의 월권'으로 규정했다. 또한 컨슈머워치는 '새벽 배송 폐지'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노동자 안전은 △연속 심야노동 상한 설정 △의무 휴게·교대제 개선 △건강검진·안전 투자 등 '표적·비례 규제'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라스트마일·배차 최적화 △공급망 효율화 등 '경쟁과 효율'을 통해 기사의 피로와 비용을 함께 낮추고, 어떤 조치든 사전에 '소비자 영향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소비자 단체의 강력한 반발은 택배노조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명분으로 정부에 제시한 제안에서 비롯됐다. 앞서 택배노조는 “쿠팡과 같은 지속적인 심야 고정 노동은 생체 리듬을 파괴해 수면 장애, 심혈관 질환,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며,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의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것이 새벽 배송 서비스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오전 5시와 오후 3시 출근조로 나누는 2교대 주간 근무제를 제시하며, 이를 통해 일자리 감소 없이도 가장 유해한 시간대의 노동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노동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쿠팡의 정규직 배송기사로 구성된 쿠팡노동조합은 “고용 안정과 임금 보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이는 “택배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처사"라고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소비자 편익,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소비자·산업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사회적 대화 기구의 논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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