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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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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 스페셜티 소재로 화학 사업 고도화…글로벌 시장 정조준

삼양그룹이 화학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페셜티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립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새로운 기업 슬로건 '생활의 잠재력을 깨웁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꿉니다'를 실현하기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지난해 화학 그룹을 두 개로 재편하고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삼양에코테크·삼양사·삼양이노켐·삼양케이씨아이 등 주요 화학 계열사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양그룹의 페트병 재활용 전문 계열사인 삼양에코테크는 생산-유통-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페트 순환 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삼양에코테크는 폐 페트병을 물리적으로 재활용해 페트 플레이크와 페트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사 제품이 식품 용기용 재생 원료로 환경부와 식약처 인증을 모두 획득하며 식품용 재생소재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는 투명·유색 병이 혼합된 원료를 활용한 재생 페트칩으로는 국내 최초 사례다.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재생 원료 사용 의무가 강화될 예정인 만큼, 삼양에코테크의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국내 이온 교환 수지 시장을 선도해온 삼양사는 바이오 의약품 정제용 고기능성 수지 국산화에 착수했다. 최근 아가로스 수지 전문기업 퓨리오젠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항체·펩타이드 정제에 필수적인 아가로스 수지 개발에 나선 것이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약 4조7000억원 규모이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삼양사는 그동안 축적된 이온 교환 수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자립화를 이끌고 고순도 바이오 수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양이노켐은 친환경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 '이소소르비드'를 통해 전기차 접착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옥수수 유래 전분에서 추출한 이소소르비드는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뛰어나며, BPA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2022년 전북 군산에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의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CWIEME 2024' 전시회에서는 이소소르비드 기반 전기차 모터코어 접착제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국내 모터코어 제조사를 통해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올해 다양한 전기차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퍼스널 케어 소재 전문 계열사 삼양케이씨아이는 글로벌 250여개 기업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소재인 MPC는 피부 세포막을 모방한 생체친화적 물질로, 화장품뿐 아니라 콘택트렌즈, 의료기기 등에도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 기반 DMI,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 생분해성 컨디셔닝 폴리머 등을 개발해 친환경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신기술 '엔캡가드(Encapguard)'를 통해 유효 성분을 피부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DDS 기반의 전달 시스템을 스킨 케어 제품에 적용, 퍼스널 케어 분야의 플랫폼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티웨이항공 ‘대명소노측 신규 이사진 선임 안건’ 모두 폐기

티웨이항공이 정홍근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이사진을 재선임했다. 대명소노그룹의 최대 주주 변경 거래가 아직 종결되지 않아 신규 이사진 선임 안건은 모두 폐기됐다. 소액 주주들은 임시 주총 소집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31일 티웨이항공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화물청사 소재 서울 지점 항공훈련센터 학과장에서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달 2일 대명소노그룹 지주 회사 소노인터내셔널이 기존 최대 주주였던 티웨이홀딩스 발행 주식 총수의 46.26%에 해당하는 5234만3999주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에 관한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열린 첫 주주 총회다. 주총은 5분 가량 지연 시작했고, 40여분 만에 끝났다. 주총에 출석한 주주와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는 각각 148명, 1억3905만 8935주(64.63%)였다. 정홍근 대표이사(사장)는 의장 자격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이날의 주총을 끝으로 티웨이항공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던 정 대표는 사내이사에 재선임돼 당분간 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 발행 주식에 관한 주식 거래 매매 종결이 주총 개회 전까지 이뤄지지 않아 대명소노그룹 측의 후보자 전원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대명소노그룹발 의안은 전부 자동 폐기됐다. 또한 사내이사 김형이 경영본부장(전무)과 최성용 사외이사도 재선임됐다. 정 대표는 “2024년은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최초로 유럽 노선에 취항하며 중장거리 항공사로 탈바꿈이라는 큰 획을 그은 해였다"며 “중거리 노선으로의 확장과 더불어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유럽 4개 노선까지 뻗어감으로써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항공사로 발돋움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인건비 부담과 유럽 노선 초기 정착에 따라 발생된 각종 부대 비용 확장에 따른 투자 확대로 작년 실적은 다소 주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항공 시장은 양대 대형 항공사의 합병 진행과 통합 LCC 출범 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재편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격변 시기에서 생존은 물론 더 큰 도약을 위해 당사 모든 임직원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각 분야별 투자"라며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정비 격납고 구축은 물론 지속적인 정비 및 안전 관련 투자 확대를 통해 고객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또한 뛰어난 인재 발탁과 체계적인 양성을 토대로 글로벌 선진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로 발돋움 하겠다"며 “주주 친화 정책도 강화해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총장에서는 감사·영업·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 실태 보고도 이뤄졌다. 또한 제22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40억원 승인의 건 등이 통과됐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기업 결합에 대해 승인하지 않은 상태이나 이른 시일 내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같은 주총 결과에 격앙된 반응을 보인 소액 주주 플랫폼 액트는 티웨이항공 지분 5%를 모아 임시 주총을 연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4.3%다.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임시 주총에 대한 계획이 아직 없다면서도 임시 주총을 열게 되면 추후 공시한다는 입장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항공안전전략실장 “한국선 자발적 보고 어렵다…더 강한 면책 제도 필요”

“게이트에 항공기를 택싱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모두 지켰지만 날개를 긁은 비행팀과, 무시했지만 사고 없이 게이트에 진입한 팀이 있었습니다. 자, 과연 어느 쪽이 더 문제일까요. 행동입니까, 결과입니까? 조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공정 문화(Just Culture)'가 필요합니다."(베넷 앨런 월시 대한항공 항공안전전략실장(전무)) 대한항공의 항공 안전 총괄 임원이 한국 항공업계의 안전 보고 시스템과 문화의 구조적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조종사·정비사·객실 승무원의 실수 데이터를 통해 사고를 예측하려는 인공 지능(AI) 기반 시스템을 소개하면서도 정작 한국에는 면책 제도가 활성화 돼있지 않아 보고가 제대로 되지 않는 구조라고 비판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초점이 처벌이 아니라 재발 방지에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베넷 앨런 월시 대한항공 전무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안전센터 개원식에서 '현대적 안전 시스템의 영향력(Impact of Modern Safety Systems)'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트로이대학교 항공자원관리학과 출신인 월시 전무는 25년 이상의 항공 안전 분야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델타·아틀라스·하와이안항공에서 CSO 등 안전 관리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항공 안전의 세계적 기준은 사고 이후 대응보다 사고 전 징후를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시스템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은 직원들이 실수를 보고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 공정 문화에 입각한 데이터 기반의 예측 시스템을 강화해왔다. 한편 국내 현장에서는 보고하면 찍힌다거니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월시 전무는 이 자리에서 실수를 숨기게 만드는 기존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 안전 시스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더욱 강력한 면책 기반 자발적 보고 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Korea needs stronger immunity based, voluntary reporting programs)"고 언급했다. 국내에는 아직 이와 같은 문화가 충분히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을 외교적인 수사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데이터를 인용하며 공정 문화와 신뢰 없는 보고 체계는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프로그램을 곁들여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월시 전무는 “사고는 눈에 보이는 빙산의 꼭대기일 뿐이며, 그 아래 수많은 '아찔한 순간(Near-miss)'들이 놓여 있다"며 “이 데이터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구성원들이 두려움 없이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인 그의 시각에서 바라본 국내 항공 안전 체계는 '형식은 있지만 신뢰는 없는 시스템'에 머물러 있음을 방증한다. 이날 월시 부사장은 새로운 통합 안전 관리체계(SMS 2.0)의 핵심으로 '인적 오류·위기 관리 보고와 분석 데이터 시스템(HFACS, Human Factors/Risk Management Reporting and Analysis Data System)'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이는 조종사·객실 승무원·정비사의 행동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수집·분석해 인간 오류 트렌드를 축적함으로써 상황에 맞게 파악하고 사고를 예측하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는 특히 “인공 지능(AI)의 영향력은 명백하다(The impact of AI should be obvious)"며 AI 기반 예측 분석이 미래 항공 안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도 사람이 실수를 '말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데이터가 쌓이지 않으면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게 월시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번 발언은 자칫 형식적으로 흐르기 쉬운 한국의 항공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공개 석상에서 이 같은 의견을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국인 임원이었다면 쉽사리 꺼내지 못할 이야기였겠지만 월시 전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용인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안주연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법 박사는 저서 '저스트 컬처(Just Culture)'를 통해 “항공 실무자들이 신뢰하고 안전 위험을 보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으로 항공 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대한항공 기장인 권보헌 한국시스템안전학회장(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은 “처벌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사고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U 항공안전센터’ 개원…“산·학·연·민·관·군 항공 안전 허브 역할 충실히 수행”

한국항공대학교가 대한민국 항공 안전 분야의 산·학·연·민·관·군 허브 역할을 할 'KAU 항공안전센터'(이하 항공안전센터)를 설립했다. 한국항공대는 이곳을 통해 5대 핵심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국가 항공 정책 수립에 제언한다는 방침이다. 28일 한국항공대학교는 항공우주센터 비전홀에서 항공운항학과 이장룡 교수를 수장으로 하는 항공안전센터를 개원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전세계 항공 여객 수는 2022년 32억명이었으나 코로나19 종식 이후 이듬해에는 42억명으로 증가했고, 정기 상업 운송 항공편수도 같은 기간 3100만편에서 3500만편으로 약 13%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한편 항공 사고 건수는 25% 가량 많아졌다. 지난 10년 간 항공 사고 증감은 운항편수 증감과 비례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2023년 이전 5년 간 정기 항공 운송 항공 사고는 총 9건이었고 사망 사고는 없었다. 특히 2013년 샌프란시스코 사고 이후 항공 무재해 상태를 이어왔으나 작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2216편이 활주로에서 이탈해 대참사가 발생했고, 올해 1월 28일에는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부산 391편이 보조 배터리 화재로 반소됐다. 이날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항공안전센터 설립 배경은 안전을 위한 교육·기술 ·정책 연구 등의 모든 기능을 통합해 수행토록 하기 위함"이라며 “안전 전문가들이 연구원으로 참여하는 본 센터는 국내 항공업계의 현안과 정부의 수요, 안전에 대한 국제적 표준을 연구하고 공유하는 산·학·연·민·관·군의 허브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무결점(제로 디펙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총체적 노력은 시장 확대에 따라 계속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장룡 한국항공대 항공안전센터장(항공운항학과 교수)은 “항공 분야에는 큰 재해가 발생한 이후에서야 시정 조치가 이뤄진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블러드 프라이어티(Blood Priority)라는 표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한민국 항공 안전의 아카데믹 리더'라는 사명감 아래 안전을 위한 기술·문화·교육에 핵심 기여는 비전을 갖고 항공 안전 기술 정책을 개발하고, 항공 안전 문화의 공유·확산과 안전 보안 전문 교육 선도 등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항공안전센터는 안전·보안교육원, 안전관리기술연구실, 정책연구실 등 20여개 조직으로 구성돼 △안전 관리 △운항 기술 △운항 안전 시설 △항공 교통 관제 △안전성 인증 △항공 안전 정책 등 5대 핵심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국가 항공 정책 수립에 제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국내·외 항공 종사자 안전 보안 전문 교육을 수행하는 한편, 산·학·관 항공 안전 네트워크 강화·혁신 성과 공유 등을 중장기 계획 하에 추진할 예정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무안공항 참사 이후 국내 항공 안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혁신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정부는 항공안전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항공 안전을 더욱 확보하기 위한 제도·기술·운영·시설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항공대의 항공안전센터 개원은 향후 국가 항공 안전 혁신 대책의 실효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하고, 대한민국 항공 안전 토대를 더욱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유종석 대한항공 부사장은 “항공안전센터는 최신 운항 기술과 안전 관리 체계와 관련 정책을 연구해 항공 안전 분야에서 실질적인 혁신을 이뤄내고 산업계와 학계, 정부 간 협력을 통해 항공 안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사도 적극 동참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 전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은 “안전이라는 목표와 현실적 여건의 격차가 벌어지면 필연적으로 리스크 발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항공 안전 전문성 제고 차원에서 센터의 개원은 그간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아주 기쁜 일"이라고 전했다. 황 원장은 “항공안전기술원장으로서 한국항공대 항공안전센터와 적극 협력하고, 업계 임원들과 의견을 모아 우리나라 항공 안전 사고 제로화를 이루는데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초격차 기술로 위기 돌파…절대적 기술 우위 확보해야”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그룹 기술 전략 회의'를 열고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주재했고, △주요 사업 회사 대표 △이주태 미래전략본부장 △천성래 사업시너지본부장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한 그룹 기술 담당 임원들이 참석해 철강·에너지·소재·차세대 핵심 원료 등 기술 전략을 공유하고 성공적인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에서 나온다"며 “초격차 기술로 각 사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수익 증대로 연결해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자"고 주문했다. 특히 지주사 중심의 '코퍼릿(Corporate) R&D' 체제 구축을 통해 기술 개발과 사업 전략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회장은 “R&D 조직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초격차 그룹 혁신 과제를 운영해 본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인공 지능(AI) 기술도 사무와 연구 등 적재 적소에 적용해 기술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기술 전략이 공유됐다. 철강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술 고도화·비용 절감 기술·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에너지·소재 부문에서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아르헨티나·광양 리튬 공장의 조기 안정화와 함께 전고체 전지용 차세대 소재 개발·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장 회장은 특히 양·음극재 사업에 대해 “공정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며, 기술 개발과 투자 계획을 정교하게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포스코퓨처엠 측은 미래기술연구원과의 협력·인재 확보·투자 계획을 통해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에너지·소재를 양대 축으로 하고,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초격차 그룹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는 기존 사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업 창출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과 연구소가 원팀을 구성해 대형 융합 과제로 추진함으로써 개발 속도와 성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하반기에도 기술 전략 회의를 열어 주요 성과를 점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와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 철강 부산물로 길 닦고 기찻길 만든다…순환 경제 실현 앞장

포스코가 철강 생산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잉여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며 순환 경제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 등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만들어 순환 경제 사회 구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슬래그는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대표적인 제철 부산물로, 국내에서만 매년 약 2500만 톤 이상이 생겨난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500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환경 보호는 물론 천연 자원 절약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문제 의식 속에서 슬래그를 단순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기 위한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슬래그를 건설 자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제강 공정에서 나오는 제강 슬래그는 천연 자갈·모래 등에 비해 강도가 높고 입자의 형태가 각져 있어 도로 포장용 골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성토용 기초 골재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고내구성 포장이 필요한 도로에 직접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도로의 아스팔트 포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고품질 포장을 위한 1등급 천연 골재는 점차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아스콘 제조사들과 협력해 제강 슬래그를 도로 포장용 골재로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국도 3호선 5개 구간에 제강 슬래그를 적용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광양 제철소 내 도로에도 이를 사용했다. 제강 슬래그를 활용한 도로는 일반 아스팔트보다 최대 2.2배인 64개월까지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진 슬래그 입자들이 퍼즐처럼 맞물리며 구조적 강도를 높이는 '인터로킹 효과' 덕분이다. 또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도로교통연구원·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현대제철과 함께 제강 슬래그의 안정적 활용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코는 제강 슬래그의 품질 안정성과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신규 고속도로 건설·유지·보수에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슬래그의 활용은 도로 건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의 사내 벤처 기업 '이옴텍'은 슬래그와 폐 플라스틱을 결합한 복합 소재 '슬래스틱(Slastic)'을 개발해 철도 침목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옴텍은 2019년 포스코 사내 벤처 1기로 출범한 스타트업으로, 박영준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기존 침목에 사용되던 고가의 유리 섬유 일부를 슬래스틱으로 대체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했고, 사용된 침목 또한 100%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적 가치도 높다. 슬래스틱 침목은 잘 갈라지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나 고하중 철도에 적합하다. 또 가공이 용이해 다양한 형태와 길이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닌다. 개발 초기에는 고온·고중량 조건의 제철소 테스트에서 실패를 겪었지만, 포스코의 기술 지원 아래 지속적인 개선 끝에 상용화에 성공했고 현재는 포항 제철소 철도 노선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슬래그와 같은 철강 부산물을 재활용해 자원순환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 천연 자원의 사용을 줄이며 지속가능한 철강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우기홍 “올해 위기·기회 공존”…48조 기재 도입 자금 이상 무

“올해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항공 여객 수요를 회복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따른 항공기 도입 지연과 고환율, 미국의 관세 정책 등에 따른 정치·사회 경제적 리스크들은 사업 운영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따라서 경영 환경에 위기와 기회가 혼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부회장)) 26일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제6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우기홍 부회장은 의장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우 부회장은 “지난해 항공업계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성장세를 보였다"며 “여객 시장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고 화물 시장도 2021년 이후 감소했던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에 당사는 지난해 라오스·리스본·타이중·푸저우 등 여객 신규 노선을 개설했고 787-10·A350-900 등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해 시장 수요에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보잉·GE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과 회동해 48조원 규모 투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 부채 비율은 200%대로, 10년 이상에 걸쳐진 장기 투자 계획인 항공기 투자 관련 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 없다"고 밝혔다. 2024년 여객사업본부의 수송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767억km, 공급도 수요 회복에 맞춰 증가시킨 결과 탑승률은 2023년과 동률로 집계됐지만 이는 2019년보다 1.8%p 개선된 수치다. 여객 수입 단가는 2019년 대비 37% 높은 128원이었다. 공급 또한 수요 회복에 맞춰 함께 증가시킨 결과 탑승률은 전년과 같은 84.2%를 기록했으나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여 1.8%p 개선된 수준이다. 화물사업본부는 특히 중국발 전자 상거래 수요 덕에 전년 대비 호실적을 나타냈다. 연중 꾸준한 수요 확보를 통해 전년 대비 5% 증가한 88억5000만톤km를 수송했고, 탑재율 또한 전년 대비 1.2%p 개선된 72.9%로 확인된다. 화물 수입 단가는 글로벌 항공 화물 운송 시장의 전자 상거래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4% 오른 499원라는 전언이다. 우 부회장은 “화물 사업은 글로벌 전자 상거래 수요 증대와 더불어 화주와의 고정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했다"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 따른 회원 수요의 항공 전환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연중 견조한 수익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매출 16조1166억원을 기록해 1969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영업 비용은 사업량 증대에 비례해 2023년 대비 9% 가량 늘었다. 이에 영업이익은 1조934억원으로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1조2225억원이다. 또한 사측은 전년보다 자산은 33조5723억원으로 15%, 부채는 23조1324억원으로 18%, 견조한 영업 성과 덕에 자본은 8% 늘어난 10조4399억원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무 현황에 대해 우 부회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항공 산업 정상화 단계에서 대한항공의 안전·서비스업·수익성 등의 시장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 등) 국내외 항공기 사고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항공사의 핵심 가치는 '절대 안전'이라는 점을 각별히 명심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이해 관계자들과 성과를 공유해 회사의 발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주주 환원을 위한 중장기 배당 정책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2025년 3년 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미실현 손익·일회성 비경상 손익을 제외한 당기 순이익의 30% 이내에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주 유명상 씨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이 전년과 동일한 750원으로 동결된 점은 유감"이라며 “배당금 동결 결정 이유와 향후 배당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고 발언했다. 이에 우 부회장은 “현재 국제 통상 갈등 심화·고환율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한 결과"라며 “2023년 발표한 기존 주주 환원 정책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통합 완료 시 규모의 경제에 입각한 효율적인 경영과 수익성 중심의 새로운 사업 운영을 통해 배당 성향 확대를 검토할 것이고,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서도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현재 결산 기말로 고정되어 있는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지정할 수 있도록 변경하고, 동등 배당을 도입해 주주분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관련 조문을 정비할 것"이라고도 설파했다.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안건에 대해 주주 김대규 씨는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사 수는 전년과 동일한데 이사 보수 한도를 30% 이상 증액 시 근거나 집행 계획에 대해 주주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 부회장은 “2024년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평균 보수 한도는 150억원 수준으로, 당사의 임원 보수 한도는 타사 대비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없다"며 “조정 시 주총 소집 공고에 해당 내용을 보다 상세히 기술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일본 내 시너지 검토를 위한 투자·부동산 임대업 법인 '코리안 에어 인베스트먼트 재팬(KIZ)'을 통해서는 현지 노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투자를 지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한화에어로 직원 “기습 유증에 나도 물렸다”… 주주 설득이 과제

“3조6000억원 유상증자 소식에 저희도 물려있는 상태예요. 그래도 운영 자금으로 쓰는 거니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56분, 주총이 열리는 3층 대강당에는 40여석이 있었지만 이미 만석이었다. 1층에서 안내를 담당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 직원은 “거의 다 회사 주식을 가진 직원들"이라고 귀띔해줬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직원이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하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70대로 보이는 한 주주에게 유증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겨우내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만원대부터 들고 있던 주식인데 사고 팔고를 반복하다보니 이 만큼(24일 종가 67만5000원)이나 올라서 별 생각이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편 서울 영등포에서 주총장까지 찾아온 30세 김지호 씨는 주주 확인을 거친 후 취재진이 몰려들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에 대해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김 씨는 “주총 이후에 유증 계획을 발표했더라면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을 것인데, 모든 이들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시장과의 소통 없이 밀실 선언한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아니라 왜 유증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유증 규모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게 (소액) 주주들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방적인 유증 결정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는 “국내 증권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와 미국의 해양 방산과 조선·해양 산업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유증을 통해 확보한 3조6000억원으로 해외 방산 거점과 조선소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씨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 가까이 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3년만 버티면 충분히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텐데, 유증은 주주들의 돈을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고 했다. 또 “미국의 조선·해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의문이 들어서 한화오션 지분 1조30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것에도 부정적인 편"이라고 부연했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 내에 집행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금 마련 계획에 애로가 있었다"며 “차입을 통한 투자 계획을 고민해봤지만 회사 부채 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방산 제품은 일반 상용품과는 달라서 한 번 구매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사용하기에 구매 국가들은 공급 회사에 신용 평가와 재무 정보 제출을 요구한다"며 “사업을 하게 되면 단기간 내 부채 비율 급등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되는데, 경쟁 입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어 이를 감안해 유증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혜량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총 종료 직후 나온 손 대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하겠다"며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이후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동관 대표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은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해 달래기 차원에서 각각 약 30억원, 9억원, 8억원 등 작년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소액 주주들의 고혈을 짜내 이들이 입은 피해 규모만큼이나 고점 대비 낮아진 가격에 쓸어담은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3조6000억원에 비해 48억원은 동전 수준인데, 누구 코에 붙이라는 거냐"고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이에 한 전무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희석되는 등 충격이 있었지만 전날 주가가 대폭 반등했고, 특히 지난 21일 외국인 순매수 종목 3위를 기록했고, 어제는 2·3위 대비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찍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사 시가 총액은 독일 라인 메탈의 30%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70~80%까지 왔으니 저평가된 상황이고, 직수출하는 모델이 많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장기적 비전 뿐만 아니라 단기 실적이나 수주 전망도 여전히 유효해 시장에서 분명 펀더멘탈 밸류를 보고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방식이나 자본 배분 계획 측면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전무는 “증권 신고서에 자금 사용 목적을 공시했듯, 분기별로 최신화 한다"며 “투자 항목이 구분되지 않는 특성이 있긴 하나, 한화오션 지분 취득을 했기에 그 부분은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주주들을 위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환원 계획은 현재 없으나, 지난 5년 간 주가가 매년 2배씩 오른 건 주주들이 가장 원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원들도 회사의 성장률을 보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부, 트럼프 2기 대응 수출입 행정·재정·법제 지원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 무역주의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에 대한 우려가 해운·물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물류 산업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세미나가 열렸다. 24일 한국통합물류협회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안태준·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트럼프 2.0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해운·물류 대응 전략'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비롯,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의원,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관계자, 학계·업계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해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해운·물류 산업의 대응 과제를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현재 고율 관세 정책과 해외 생산 기지가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현상 강화가 동시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글로벌 물류 노선의 재편과 함께 한국의 수출입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태준 의원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민간 물류 네트워크의 활용 확대와 관련 인프라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가 법과 제도를 통해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진 의원도 “평택항은 2600만명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모항이자 제조업을 떠받치는 물류 거점"이라며 “평택항만공사가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는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어 해운·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도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 1기 정책을 복기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는 무역 적자 해소 차원에서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각각 25%, 10%의 관세를 물렸다"며 “트럼프 2기도 기본적으로 교역 불균형을 해결해기 위해 동일한 기조로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겠지만 한국은 △수출 물량 감소 △물류 노선 변경 △유럽연합(EU)과 다른 친환경 규제 방식 등 복합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2.0 시대에는 환율 리스크와 중국의 내수 주도 성장에 대응하고,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물류 변화에 대한 대응책과 공급망 최적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종길 성결대학교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국내 물류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제3자 물류(3PL) 기업 육성과 관련 법·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3PL은 화주로부터 보관·운송·포장·통관 등 물류 업무 전반을 외주로 위탁받아 수행하는 전문 물류 서비스 업체를 의미한다. 2PL은 단순 운송·보관을 맡기는 데 그치는 반면, 3PL은 전체 물류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물류 파트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3PL은 비용 절감·공급망 유연성·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갖춘 일본에서는 1960년대에 이미 소니·히타치·토요타 등 유수의 대기업들이 2PL을 끼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며 모두 3PL로 전환했다. 한종길 교수는 “세계 해상 운송 시장은 메가 캐리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자본금 5억 원 이하의 소규모 포워더가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상태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수 없어 규모의 경제에 입각해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제3자 물류업을 신설하고, 행정·재정적 지원과 실태 조사를 통해 산업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특히 미국 동·서안 항만에 한국 선사의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고 글로벌 포워더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외국계 물류업체에 대한 상호주의 적용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미나 좌장을 맡은 이헌수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명예교수는 “트럼프 2기가 가져올 변화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공존한다"며 “이럴수록 빠른 회복과 유연한 적응 역량을 갖추는 것이 기업과 정부의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일본 현지 투자·부동산 임대업 법인 설립

대한항공이 일본 현지에서의 투자와 부동산 임대업 전개를 염두에 두고 현지 법인을 세웠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25일 '코리안 에어 인베스트먼트 재팬(KAIJ, Korean Air Investment Japan Co., Ltd)'이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같은 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이 작년 10월 8일 최초 취득한 KAIJ 지분 규모는 1000만원이었으나 이후 추가 출자를 단행해 52억3300만원으로 늘렸다. KAIJ가 현재 보유한 총 자산은 54억300만원이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이 회사는 일본 도쿄 미나토구 시바 3-4-15 KAL 빌딩 4층에 사무 공간을 두고 있다. 대한항공 자산운영팀 설명에 따르면 KAIJ는 부동산 임대업과 일본 내 투자업을 목표로 세워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AIJ는 지난해 같은 건물에 세운 같은 건물에 현지 지상 조업 자회사 '코리안 에어 에어포트 서비스 주식회사(KAAS, Korean Air Airport Service Co., Ltd)' 지분에 투자해 운영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한항공은 KAIJ를 자회사로, KAAS는 손자 회사로 두고 있는 셈이다. 현재 KAIJ는 KAAS 지분 65%를 들고 있다. 설립 시기도 KAAS가 2024년 10월 17일로 KAIJ보다 3주일 가량 늦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이와 같은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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