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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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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또 출렁이는 국제 에너지시장…‘에너지요금 현실화’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국제 에너지 시장을 또다시 뒤흔들고 있다. 중동발 긴장이 반복될 때마다 세계 원유·가스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해 급등하고, 이에 따라 한국의 에너지 수입 비용과 전력 도매가격(SMP) 역시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사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중대한 시험대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더는 억지로 눌러둔 에너지요금 체계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며 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단기적 비축과 공급선 다변화, 중장기적으로는 원전·SMR 등 국내 생산 기반 강화와 재생에너지 보완책 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지난 10일 66.9달러에서 16일 74.9달러로 올랐다. 한국과 일본으로 수입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도 MMBtu당 지난 10일 12.2달러에서 13일 13.4달러로 올랐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천연가스 장기계약물량은 유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를 수록 수입가격이 올라간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은 한국 전력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전력 가격은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가격 SMP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SMP는 가장 비싼 발전단가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가장 비싼 에너지원인 LNG발전 단가가 대부분의 SMP를 결정한다. 즉, 국내 LNG 수입단가가 올라가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2025년 5월 기준 SMP는 평균 135원/kWh 수준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높은 수치다.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면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란은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조치를 시사하면서 이 해협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에너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석유 비축량은 약 115일분, 천연가스 비축량은 9일분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수급 차질은 없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연료비와 전력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들도 SMP 상승에 따른 손익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또한 한국가스공사는 LNG 도입선 다변화와 장기계약 물량 확보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들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확대되면 원유뿐 아니라 비선형적 공급망인 해상 수송과 보험비용, 수출입 계약 등에도 영향을 미쳐 장기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국제 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사안이 있다. 국내 요금의 인상 여부이다. 정부는 러-우 전쟁 때 국제 에너지가격이 폭등했지만, 국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수입부담을 한전,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이 떠 안으면서 천문학적 부채가 발생해 현재도 두 공기업은 부채율이 400% 넘는 등 재무상태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동안 에너지업계와 전문가들은 에너지요금 인상을 통해 빨리 공기업의 재무상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재무상태가 건전해야 또 다른 에너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탄핵, 대선 등의 정치적 이슈가 이어지면서 요금은 제한적으로만 올랐고, 결국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 사태를 맞게 됐다. 에너지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국내 요금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도 국제 가격의 변동성에 따라 국내 요금도 조정되도록 한 '연료비 및 원료비 연동제'가 있지만, 그동안 정부는 예외 조항인 '국민 생활 안정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요금 조정을 유보하거나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조항으로 적용을 유보했다. 에너지요금 동결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를 보일 순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부추길 수 있고, 공기업 재무상태를 부실하게 만들며, 에너지효율 및 미래 투자를 중단하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요금의 단계적 현실화와 함께,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는 안보이자 경제다. 가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그 비용은 결국 더 큰 위기로 되돌아온다. 에너지요금을 억지로 묶어놓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금이나 부채로 돌아온다"며 “요금 현실화 없이는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재생에너지 확대나 원전 투자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부와 정치권이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에너지요금의 진실'을 직시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과 함께 '실용주의 에너지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전기요금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비용 기반 요금 체계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시장은 앞으로도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공급망 이슈 등 복합 위기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운은 단지 일회성 충격이 아니라, '더는 미룰 수 없는 구조 개편의 경고'라는 점에서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정부도 에너지 정책의 실용성과 유연성을 높여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력공급 안정과 국민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원료비연동제 유보의 동태적 구조와 제도적 함의' 연구를 통해 에너지 요금인상 유보는 물가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공기업 재무악화, 소비 비효율화, 신규 투자 중단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적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인상을 계속 유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LS전선과 해저 케이블 진단 기술로 세계시장 공략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LS전선(대표이사 구본규)과 해저케이블 기술 사업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나선다. 한전은 최근 LS전선과 LS 용산타워에서 한전이 개발한 해저케이블 상태판정 기술인 SFL-R1) 과 SFL2) 의 사업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 김형원 LS전선 부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SFL-R, SFL 진단패키지를 포함한 해외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SFL을 활용하여 LS전선의 자산관리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체결됐다. SFL-R은 실시간 전류 신호를 측정하는 세계 유일의 기술로 현재 제주 #1 HVDC, #3 HVDC, 북당진-고덕 HVDC 등 장거리 HVDC 케이블을 모니터링 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휴대용 탐지기술인 SFL과 함께 99% 이상의 정확도로 고장을 탐지한다. 이번 협약으로 한전은 LS전선이 자체 운영중인 해저케이블 자산관리 플랫폼 내에 한전의 SFL-R 기술을 탑재하게 되었고, 향후 LS전선이 해외사업에 입찰시 한전의 SFL-R과 SFL 기술을 규격에 반영(Spec-In)해 공동 사업화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순수 국내 기술에 기반한 차별화된 시스템과 함께 장거리 케이블 통합 진단 솔루션 기술 패키징을 구축하게 돼 해저케이블 분야의 세계시장 진출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일주 한전 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전력케이블 제조 및 운영 통합 솔루션 사업의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단발성 협력이 아닌 지속적인 상호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준동 남부발전 사장,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 가동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이란 공습과 관련, CEO 주관으로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을 긴급 가동, 글로벌 에너지 수급 상황과 해외사업장 운영점검 등 안정적 발전사업 운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긴급 가동한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은 △ 에너지수급 점검반(유연탄·LNG·외환 점검), △ 발전운영 점검반(발전소운영, 건설자재 점검), △ 안전·보안 점검반(해외사업장 운영, 정보보안 등)으로 구성, 분과별로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따른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김준동 사장은 “이스라엘-이란 공습에 따라 에너지 가격, 에너지 수급, 환율 등 여러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 수급 비상대책반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리스크에 촘촘하게 대응하여 안정적 발전사업 운영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부발전은 앞으로도 CEO 주관으로 “이스라엘-이란 에너지 수급 리스크 관리 위원회"로 확대 운영하여 지속적으로 위기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내 땅에 변전소도, 발전소도 안된다”…극심한 님비현상에 국가 에너지정책 표류

수도권 전력 수급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과 동서울변전소 건설 사업이 각각 성남시와 하남시에서 주민 민원과 정치권의 반대로 표류 중이다. 양 사업은 모두 국가 에너지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탄소중립과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보기식 행정과 과도한 민원 수용이 맞물리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향후 전력공급 안정성 저해, 탄소중립 계획 차질 등의 심각한 여파가 우려된다. 한전이 추진 중인 동서울변전소는 수도권 동부지역 전력공급을 위한 핵심 변전시설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가 전력망 확충계획에 포함되어 설계 및 부지 조성에 착수했지만, 하남시와 지역구 정치인의 반대로 인허가가 보류되며 수년째 지연 중이다. 동서울변전소는 경북 울진에 위치한 한울원전 등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핵심 설비이다. 이에 한전은 하남시 감일동에 위치한 동서울변전소의 지중화와 증설을 추진해왔다. 야외에 있는 345㎸의 시설을 지중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여유 용지에 초고압직류(HVDC) 전압 500㎸ 변환소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지역 주민들은 전자파 유해성 등을 이유로 한전에서 추진하던 사업설명회를 취소하고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였다. 하남시까지 지역주민 반대를 이유로 한전이 신청한 지중화 등 건축허가 4건에 대해 불가 통보를 하면서 결국 건설사업이 멈췄다. 이후 한전이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가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한전은 중앙정부 계획과 법적 허가까지 다 받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 반대가 심해 지자체의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행정심판은 2024년 12월에 한전이 승소했고 하남시가 변전소 증설건을 승인하지 않아 현재도 지연상태"라며 “주민수용성을 위해서 건물디자인 선호도 조사, 전자파측정지원 등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남동발전의 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도 지자체 허가 지연에 막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분당발전본부는 총 922MW 복합화력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해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고 열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통해 성남지역 아파트 약 18만세대와 수도권 약 9만세대에 공급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분당발전본부가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해 2033년까지 1조2219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1014㎿/h급 고효율·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에 착수했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현대화사업을 통해 대기배출물질(NOx)은 기존 30ppm에서 4ppm으로 약 86% 저감되고, 온실가스는 MWh당 기존 0.487톤에서 0.331톤으로 약 32% 저감되는 효과가 있다. 남동발전은 이 사업에 대해 2023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인허가 승인을 받고, 2024년 2월 성남시에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 신청을 했지만 지금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은 불법 증축에 따른 과태료를 남동발전에 대납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공공기관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것까지 요구사안에 포함하고 있다. 남동발전 측은 “민간 불법행위 처리 요구는 부당하다"며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주민이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당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지역 내 찬성 여론도 적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업계는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NIMBY)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국가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마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님비현상은 시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 땅에는 안된다(Not In My Backyard)는 주민들의 이기적인 습성을 꼬집는 말이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대로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에너지 인프라가 개인의 불법 민원과 정치적 계산에 좌우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안보와 전력 공급 안정성은 국가의 기초 인프라 문제다. 지자체의 권한도 중요하지만, 법적 원칙과 공익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도 “지역 반발이 두려워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미뤄지면 결국 대규모 정전, 전력요금 인상, 산업경쟁력 약화로 국민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정부는 갈등조정기구 등을 통해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줄곧 “친환경 발전소와 주민복지시설을 함께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주민 수용성과 공익을 동시에 고려한 좋은 모델이다. 일부 불법 건축을 이유로 국가사업을 발목잡아선 안 된다"고 말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시도 조속히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익명으로 “분당발전 현대화와 동서울변전소는 중장기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포함된 필수시설"이라며 “인허가 지연이 장기화되면 수도권 전체 전력공급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정절차는 지자체 권한"이라며 정부의 직접 개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시설 설치율, 즉 에너지자립도에 따라 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요금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시설 님비현상은) 임시방편적인 해결책보다는 결국 에너지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에 따라 가격을 정상화해 해소해야 하는 문제"라며 “에너지 자립율이 높은 지역에게는 혜택을, 낮은 지역에게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로 진행돼야 님비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이나 에너지 효율 투자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자립에 따른 요금 차등제는 이재명 대통령도 동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 5월 16일 군산 유세에서 “서울과 영광의 전기요금이 같다. (에너지 자립률이 높은) 지방은 싸게, 소비지는 송전비를 붙여서 더 비싸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전기요금은 올려야 한다. 지금도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올릴 때 지방은 덜 올리던지 그냥 유지하던지 해서 (자립률이 낮은 지역과) 에너지요금 차이, 규제 차이, 세금 차이 만들면 지방에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 전환 가속…‘친환경 플라스틱 표준’ 민관 손잡아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석유화학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친환경 플라스틱 국제표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원장 김대자)은 6월 12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국제표준화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및 국내외 전문가 60여 명과 함께 국제표준 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생분해성 빨대, 비닐봉지, 멀칭필름 등 환경 우려가 큰 품목에 대해 국제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생분해도 시험이 평균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걸리는 등 인증 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속화 시험법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대자 원장은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KS표준을 신속히 마련하고, 이를 국제표준에 반영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은 천연물 기반(PLA, TPS, PHA)과 석유계 기반(PBS, PES, PVA) 소재로 나뉘며, 특정 조건에서 완전 분해되는 특성을 지닌다. 최근 이 시장은 연평균 24.6%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2029년까지 약 3778천 톤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EUBP Market Data Report, 2024). 이번 포럼은 석유 기반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꾀하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주말날씨] 토요일 전국 비·뇌우…장마 예고 속 무더위 이어져

이번 주말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 소식이 예고되면서 장마의 초입을 알리는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4일(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고,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14일 토요일 오전부터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 비가 시작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전 중 시간당 2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외출 시 우산과 우비 등 대비가 필요하다. 기온은 아침 21도, 낮 최고 30도 내외로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 충청권과 남부 지방도 오후부터 구름 많고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륙지역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돌풍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가능성도 있다. 15일 일요일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전까지 경기 남부와 충청 일부 지역에 짧은 소나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무덥겠으며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도는 지역도 많겠다. 기상청은 “남서풍이 지속 유입돼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2~3도 이상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비는 북상 중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보이며, 다음 주부터는 전국 장마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습도 높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열사병, 탈진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동안 수도권·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시에는 자주 수분을 섭취하고, 가벼운 옷차림과 통풍이 잘 되는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14일 토요일 오전~오후 사이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 천둥·번개 등 돌발성 기상현상 가능성이 높아져 행사 및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 “SMR, 탄소중립·저렴한 전기료·산업경쟁력 3박자 해법…국가적 육성 시급”

“탄소중립 시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려면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이 필수입니다.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 바로 소형모듈원전(SMR)입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13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에서 'SMR 개발의 필요성과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에너지정책 기조, 차세대 원전 육성 방침과 맞물려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 원장은 먼저 한국 산업 경쟁력의 핵심 배경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요금'을 꼽았다. 1978년 고리 1호기 상업운전 이후 국내 전체 발전량의 30% 이상을 책임져온 원자력발전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LNG 발전은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시 전기요금 불안요소가 된다. 반면 원전은 연료비 비중이 적고 안정적"이라며 원전의 경제성과 국가 에너지 안보 기여도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의 현실적 한계도 지적했다. “국내 태양광은 설치용량은 늘었지만 ESS(에너지저장장치) 필수화로 투자비가 증가하고 있고, 풍력도 국내 여건상 경제성이 낮다"며 “AI·데이터센터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주 원장은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책으로 SMR(소형모듈원전)을 제시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일체형 설계로 피동 냉각이 가능해 안전성 우수 △소규모 부지 활용 △공장 제작 후 현장 설치로 공기 단축 및 투자비 감소 △열·수소·담수화 등 산업공정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 대체, 원격지·도서지역 전력공급, 대규모 산업단지 열·수소 생산 등 다양한 용도로 SMR이 활용될 것"이라며 글로벌 SMR 시장이 급성장 중임을 언급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이 SMR 선점 경쟁 중이며 한국도 '후발국'이 아닌 '경쟁국'임을 강조했다. 주 원장은 한국의 SMR 기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2012년부터 개발해온 'SMART' 원전이 안전성, 경제성을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민관 합작 형태로 '혁신형 SMR(i-SMR)'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8년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며, 고온가스로·용융염로·소듐냉각로 등 차세대 SMR 설계 연구도 활발하다. 주 원장은 “한국은 세계 유일의 원전 수출 경험국(UAE 바라카 원전), 세계 최고 수준 대형 원전 건설·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SMR 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SMR 상용화를 위해 △기술개발 가속 △규제 개선 △국민 수용성 확보 △산업생태계 육성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SMR 전용 규제체계' 정비, 관련 부품·소재 산업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이 국가적 과제로 제시됐다. “국민에게 SMR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제대로 알리고,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금융지원이 있어야 한국형 SMR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원장의 발표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실용주의' 기조와도 부합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체코 총리에 이어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도 해외 원전 수주 지원 의지를 밝혔다. 또한 지난 12일 황정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소형모듈원자로 기술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국내적으로도 SMR·대형원전 병행 정책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정책전환의 주요 계기로 해석되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SMR은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탄소중립·산업경쟁력·수출확대 등 경제 정책의 교집합"이라며 “정부 정책지원이 본격화하면 SMR 개발 속도와 민간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SMR 기술 확보는 값싼 전기, 탄소중립, 국가 에너지안보, 산업경쟁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필수 전략"이라며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와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SMR의 수출산업화, 글로벌 공급망 선점, 국내 제조업·건설업 연계 필요성 등도 논의되며 향후 SMR 중심의 새로운 원전 생태계 조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명 대통령, 체코 총리와 원전 등 전방위 협력 약속…원전업계 환호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체코 피알라 총리와의 통화를 통해 원전을 포함한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밝히면서,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에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원전의 위험성과 탈원전 필요성을 강조했던 인식에서 벗어나 국내외 원전산업 활성화로 정책 방향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강조 속에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국내 원전산업계까지 긍정적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4시부터 20여분 간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통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은 4번째 정상 간 통화이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지난 6월 4일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을 평가하고, 이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시키는 시금석이라고 하며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 첨단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에 기여하고 있는 약 100여 개의 체코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피알라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는 지난해 7월 체코 정부로부터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1000MW(메가와트)급 5·6호기를 오는 2036~2037년까지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계약 금액은 4000억코루나(약 25조4600억원)이다. 양 측은 원래 지난달 7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경쟁사인 프랑스 EDF가 제기한 법적 이의로 현지 법원이 계약 전날 이를 중단시키며 한 차례 연기됐다. 하지만 이달 4일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EDF 측의 본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무효화하면서, 양 측은 전자서명을 통해 신속히 본계약을 체결했다. 정치권과 원전업계는 이 대통령이 체코와의 원전 협력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원전을 거론한 것은 사실상 실용주의 원전 정책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내 탈원전 기조에서 다소 유연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원전업계는 국내 신규 원전 건설 재개, SMR 기술 개발 가속화, 해외 수출 확대 등 원전 산업의 세 축이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 속에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원전이 이미 UAE, 사우디 등 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해외에서 한국 원전의 신뢰도를 체감하면 정책 전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당 및 산업계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부에도 합리적 원전 지지 세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실용주의 노선 아래 원전 확대에 대한 정치적 기반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국내 에너지 안보와 수출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전 정책이 일정 부분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코원전 수주를 시작했던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체코 원전 수주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준비해온 대형 프로젝트로, 정권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정부 지원과 국가 역량 결집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역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해외 원전 수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국정 기조 아래, 원전 정책 역시 기존 탈원전 중심에서 현실적·균형적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정치권과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종목들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활황을 보이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5만1100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도 7년만에 신고가에 가까운 전날 종가 기준 7만2100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주식시장 정상화' 정책 기조와 맞물려, 국내 원전 확대 및 해외 수주 지원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신규 원전 건설 확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해외 원전 수주 지원이 맞물리면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등 원전주 전반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여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차세대 원전 개발', 'SMR 육성', '해외 원전시장 개척' 등을 명시했으며, 이번 체코와의 협력 논의가 이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정부 실무진에서도 문신학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중심으로 산업과 에너지를 아우르는 실용주의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이 대통령이 밝힌 '자본시장 정상화' 정책이 본격 추진될 경우 원전주를 비롯한 성장 산업군의 투자심리 개선도 기대된다. 국내 신규 원전 추진, SMR 개발 및 수출 확대가 현실화되면 관련 산업 전반의 펀더멘털 강화와 더불어, 기관 및 외국인 투자 확대 흐름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이 대통령과 체코 총리 간 통화는 단순한 수주 외교를 넘어 원전산업, 자본시장, 첨단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산업·경제 외교의 출발점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설계수명 30년’ 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성남시 인허가 지연에 현대화사업 난항

설계수명 30년이 된 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가 에너지효율이 높은 최신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남시의 인허가 지연에 막혀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난방 공급 차질과 국가 차원의 탈석탄·친환경 등 국가 에너지전환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국적으로 30년 이상의 노후 발전소가 속출할 예정인 가운데, 성남시 같은 님비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시설 이용자들에게 혜택과 부담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은 중앙정부로부터 모든 계획을 확정 받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착수에 나섰지만, 정작 성남시의 인허가를 받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화사업은 노후된 발전설비를 최신 및 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분당발전본부는 1993년과 1997년에 각각 1,2 블록의 총 922MW 발전기 및 관련 설비를 가동했다. 여기에서 생산된 전력은 한전에 판매하고, 열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지역난방으로 사용된다. 생산 열은 성남시 아파트 약 18만세대와 수도권 약 9만세대에 공급된다. 대체열원도 없어 동절기 열공급 중단 시 대규모 난방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발전소 설계수명은 30년으로 이미 1블록 발전기는 수명이 도래했고, 2블록 발전기는 3년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현대화사업 완료시점 기준으로는 1블록은 3년 11개월, 2블록은 5년 7개월을 초과하게 된다. 이에 따라 남동발전은 오는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1조2219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1014㎿/h급 고효율·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에 착수했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현대화사업을 통해 대기배출물질(NOx)은 기존 30ppm에서 4ppm으로 약 86% 저감되고, 온실가스는 MWh당 기존 0.487톤에서 0.331톤으로 약 32% 저감되는 효과가 있다. 현대화사업은 2023년 1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과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변경 허가를 취득하고, 2024년 3월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도 완료했다. 6월에는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등 주기기 계약을 체결하고, 10월에는 건설공사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남동발전은 2024년 2월 성남시에 신청한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이 1년 4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아무런 처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동발전은 주공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업계와 지역사회에서는 성남시가 본 사업과 무관한 일부 주민들의 불법 민원 처리를 사실상 조건으로 내걸며 사업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당 민원은 발전소 인근 다세대주택 일부 거주민들이 △불법 증축으로 인한 과태료(세대당 약 2000만~4000만원)를 남동발전이 대신 납부해 줄 것 △지난 30년간 발전소 운영에 대한 피해보상 요구 △전기 및 가스 요금 면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인 남동발전은 일부 불법적 요구에 대해서는 법적·도의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며, 대안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 건립을 제안하는 등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여전히 인허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성남시가 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정치적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장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화사업에 대해 지역주민이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당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지역 내 다른 주민들은 사업 추진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에는 주민 896명과 김은혜 국회의원이 '친환경 발전소 건설 및 복지관 건립'을 요구하는 청원을 성남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탈석탄과 친환경 에너지전환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성남시의 인허가 지연 사태가 향후 국가 에너지정책의 신뢰성과 지방정부의 권한 남용 문제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성남시의 이 같은 태도가 향후 다른 발전소 현대화 사업에도 부정적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국가 정책사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을 해결할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시설 님비현상은) 임시방편적인 해결책보다는 결국 에너지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에 따라 가격을 정상화해 해소해야 하는 문제"라며 “에너지 자립율이 높은 지역에게는 혜택을, 낮은 지역에게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로 진행돼야 님비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이나 에너지 효율 투자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9회 에너지환경기술대상-심사평] 유승훈 교수 “모두 충분한 기술과 경험, 우열 가리기 어려워”

올해 9해를 맞은 대한민국 에너지환경기술대상은 에너지·환경 분야에서 기술적 큰 성과가 뚜렷한 기업과 공공기관에게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환경부장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시상한다. 최종 심사는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응모한 기관들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선정에 충분한 기술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됐다. 심사는 에너지기술, 환경기술, 기후변화 대응 및 융복합 원천기술 부문으로 구분해 심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에너지기술 부문에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2개사를 선정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국내 수소충전소 53개소및 수소생산기기 3개소를 구축 운영하고 있는 공기업이다. 수소기술을 통한 수소설비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수소인프라 통합 모니터링센터'기술을 응모했다. 기술은 수소 설비운영 데이터 기반의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 모니터링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수소인프라 설비 실시간 데이터연동을 통한 원격 시스템, 수소충전소 운영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고장을 사전에 예방할수 있는 수소압축기 고장 예측장비APP시스템, 스마트폰 APP기반의 AR(증강현실)원격 기술지원시스템, 수소 누출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폭형 수소 누출 영상탐지장치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소인프라 플랫폼 기술개발 공적이 인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력(양수)터빈-발전기 국산화 기술 성공이 인정됐다. 재생에너지가 국가 안보와 탄소중립의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장주기 에너지장치 기능을 한다. 2016년 국내 최초로 15MW급 수력터빈-발전기 국산화 성공에 이어 2021년부터 30MW급 대형급 수력 터빈-발전기 국산화 추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0여년간 수력터빈 국산화 및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환경부장관상에는 지오로직스와 (재)한국기후변화연구원을 선정했다. 지오로직스는 도시환경 측정기술 전문 기업으로 지표 투과 레이더(GPR) 환경 측정 기술 보유와 3D 기반 지질 환경 측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GPR은 땅속 구조물의 노후도와 지하수 이동 경로, 토양의 특성 변화 등을 통해 지하공동조사 및 복구에 대한 환경기술이다. 도시 싱크홀은 도로 아래에서 지하수의 흐름과 토양의 특성이 변형되고 노후된 매설관과 과거 공사 흔적이 얽히면서 오래 동안 땅이 잠식한 결과이다. GPR은 고주파 전자파를 지하에 쏘아 반사파를 분석해 지하 3m 이내 얕은 구조물 탐지에 이용된다. 이 기술은 인천광역사 도로 2312km 범위에서 차량형 GPR 탐사, 보도형 GPR 탐사와 천공조사를 통해 도로를 신속 복구하고 있다. 또한 3D 기반 지질 환경 측정 기술은 기후환경데이터,도시내 매설구조물 위치, 지하수 및 강우, 지질자료, 지하시추 정보 등 기초데이터를 통해 지하수 수위변화, 강우량, 침하율을 시계열로 분석해 기반의 위험요소를 정량화하는 환경 측정 기술이다. 지오로직스는 3D 기반 측정 기술을 도시정보화(DX)와 접목할 방침이다. (재)한국기후변화연구원은 2008년 국내 최초의 기후변화 전문연구기관으로 설립됐다. 국가 기후핵심정책개발과 환경측정기술 대기수처리, 폐기물 기술 등 기후변화 및 환경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 환경부 승인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석유정제품의 연료로 사용하는 폐기물 기술사업 방법론과 혼합시멘트 생산 공정에서 원료 대체 및 혼합재 비율을 증가시켜 온실가스 감축사업의 방법론 등 기후변화 탄소중립관련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ESG 지원사업으로 지역내 취약계층의 에너지 복지사업 등을 연계해 탄소배출권을 창출하고 탄소배출권을 판매, 에너지복지에 활용하는 'CEMP' 사업모델 개발로 약 6억원 상당을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견인했다. 2023~2024년 강원도 주관 시멘트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슬러지, 슬래그 등의 폐기물 자원순환 생산처리 공정기술, 환경기술 R&D 분야 등 신규 성장 동력을 창출한 공적이 인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은 한국남부발전을 선정했다. 남부발전은 세계 최초로 대용량 가스터빈 기반의 관성모드(주파수 조정기술) 실증 운전에 성공했다. 관성모드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전력을 인버터로 변환 공급하기 때문에 전력망에 필요한 관성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착안해 순간적인 주파수 하락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다. 관성모드 융복합 기술은 기존에는 관성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발전설비 건설이나 개조가 필요했으나 관성모드 기술을 통해 가스터빈 클러치 공간 부족 한계를 극복하고 압축기, 가스터빈, 발전기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는 관성모드로 운전 실증을 세계 최초로 사례가 없는 것을 성공시켰다. 올해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공모 신청으로 기술력과 성과의 우열을 변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2026년에도 창의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의 응모를 기대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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