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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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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억 들인 경주 APEC 원전 홍보관…“국제무대 전략적 홍보 필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개국 이상의 정상 또는 대표자들이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 정부가 세계 원전시장 수주를 위해 한수원이 행사장 인근에 구축한 원전 홍보관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본사 소재지인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APEC 연례 회의에 맞춰 사업비 약 180억원을 투입해 원전 홍보관을 준비하고 있다. 한수원 홍보관은 정상회의 및 APEC 핵심 세션에 맞춰 해외 정상단·기업 리더 대상으로 한국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 수출 경쟁력을 집중 홍보하는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E, 체코 원전 수출에 이어 미국 등 추가 해외시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APEC에는 원전에 가장 우호적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온다. 이 때문에 원전 홍보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원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50년까지 현재 약 100GW(기가와트)인 원전 설비용량을 40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규 원전 인허가 기간도 18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미국이 추가로 짓겠다고 한 300GW는 1GW 기준으로 하면 원전 약 300기 분량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장 2030년까지 10기 원전을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은 원전 설계기술은 세계 최고지만, 건설 능력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지금까지 신규 건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서야 2기를 신규 건설했다. 이 때문에 한국 원전산업의 첫 미국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원전 기술을 처음으로 전수해 준 국가로, 이제는 한국이 미국에 원전 기술을 수출하는 시대가 눈 앞에 온 것이다. 또한 한전과 한수원은 미국 원전 설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와 합작사 설립 논의도 이어가야 한다. 올해 1월 한전과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절차를 중단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3사는 합작사를 통해 미국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원전 확충을 위해 시공 능력에 강점을 가진 한국의 참여를 적극 희망한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한미 기업 간 지재권 분쟁이 해소됐고, 양국 정부 간에도 철저한 수출 통제 원칙 준수를 바탕으로 원전 협력 공감대가 마련돼 협력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제3국 시장보다 원전 확충 문제 해결이 시급한 미국에 와 원전을 지어주기를 희망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중국 기업들을 제외하면 자체 공급망을 보유하고 자국이 아닌 해외에 진출해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종합 시공 능력을 갖춘 나라는 프랑스와 한국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이 자국 내 공급망 붕괴로 한국의 절대적 도움을 기대하는 조선 산업과 유사하다. 이에 한국 원전 산업이 미국의 수요를 바탕으로 미국에 본격 진출해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같은 마누가(MANUGA)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APEC 원전 홍보관은 원전에 우호적인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됐으나, 이재명 정부로 이어지면서 홍보관 운영에 대해 약간의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신규 원전 정책 방향을 재고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원전업계에서는 탈원전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황주호 한수원 사장까지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원전업계는 정부가 국내 정책과 상관없이 국제 원전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한미 원전 협력 강화 흐름과 글로벌 SMR 기술·표준 경쟁을 고려하면, APEC 무대에서의 전략적 홍보가 필요하다"며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면 해외 파트너의 투자·유치 판단에 불확실성만 키운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규 원전 여부와 무관하게 해외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무대에서의 전략적 홍보가 필수"라며 “특히 미국과 원전 협력을 강화하는 시점에 APEC 원전 홍보관을 축소하거나 포기한다면 국제 신뢰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대외 일정과 정책 환경을 면밀히 점검해 최적의 추진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다. APEC 카운트다운이 본격화되면서 조속한 방향 설정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 원전시장은 앞으로 엄청난 성장이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 보급 확대와 탄소중립 노력이 합쳐져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무탄소 발전원인 원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원전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원전 설비 규모는 2023년 약 397GWe에서 낮은 시나리오 상으로는 2050년에 574GWe로 45% 증가하고, 높은 시나리오 상에서는 2050년에 900GWe로 1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전망치는 UN 산하의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OECD 산하의 NEA(원자력기구) 전망치를 근거로 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가장 큰 증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낮은 경우와 높은 경우의 시나리오에서 각각 212GWe와 354GWe의 총 용량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시나리오에서 유럽 대륙의 EU 비회원국에서 원전 설비용량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050년까지 124GWe으로 2022년 용량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는 2050년까지 낮은 시나리오에서 약 89GWe로 원전 설비용량이 감소하고, 높은 시나리오에서는 약 142GWe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하루 이자만 120억원…내년엔 전기요금 오르나

4분기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 한전은 최근 연료단가 하락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200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내년에는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오르게 되면 산업체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어 이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22일 “연료비조정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은 현재 수준에서 동결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직전 3개월간의 유연탄·LNG 가격 변동을 반영해 분기별로 조정되며, ±5원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최근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해 이번 4분기 산정치를 -12.1원/kWh로 제시했지만, 산업부는 한전의 재무위기와 전력량요금 미조정분 등을 고려해 +5원 유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2022년 3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상한치가 적용된다. 이번에 동결된 것은 연료비조정단가와 함께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전력량요금 등 다른 요금 항목은 언제든 인상될 수 있어, 4분기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편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 46조1741억원, 영업이익 5조88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131% 증가한 호조를 보였다. 당기순이익도 3조53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98.1%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상반기 한전의 총부채는 206조2323억원, 부채율은 472.3%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전이 최근 견조한 이익을 거두고 있긴 하지만, 막대하게 쌓인 부채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 한전은 2022~2023년 러-우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폭등했을 때 전기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고 이를 흡수하면서 막대한 부채가 쌓이게 됐다. 이 부채를 빠르게 줄이지 못하면 한전이 거둔 이익의 상당분은 부채 이자로 빠져 나가게 된다. 올해 한전의 이자비용은 4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하루에만 120억원가량이 이자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을 추가적으로 올려 한전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책과 에너지 정책을 토의하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권한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넘어가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임무를 맡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원가가 인상돼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00년 이후부터 2024년 12월까지 주택용 전기요금이 42% 오르는 동안 산업용 요금은 227% 인상됐다. 산업용 요금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의 역할을 고려해 주택용보다 낮게 책정되고, 우리나라도 과거 산업용이 주택용보다 낮았지만 2000년 이후 총 24차례 인상에서 산업용 위주(19차례)로 올라 2023년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을 역전했다. 2023년 4분기, 2024년 4분기 요금인상에서도 산업용만 2차례 인상해서 역전현상이 더 커졌다. 주요국을 살펴보면 산업용 요금은 주택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전체 용도별 요금 중에서 가장 높다. 특히, 2024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산업용 요금은 미국, 중국보다 높고 발전단가가 낮은 원전비중이 우리(29.9%)보다 2배 더 높은 프랑스(64.2%)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과 전력시스템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요금이 높아짐에 따라 자가발전소를 세우거나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등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방안을 시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이 11.7%, '지금은 아니나 요금이 더 오른다면 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27.7%로 나타났다. 또한 '경영전략이나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3.0%가 재검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로 이전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있다'는 기업이 19%, '없다'는 81%로 나타났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4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조정단가 ‘+5원’ 14분기째 유지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된다. 한국전력은 22일 “연료비조정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직전 3개월간의 유연탄·LNG 가격 변동을 반영해 분기별로 조정되며, ±5원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최근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해 이번 4분기 산정치를 -12.1원/kWh로 제시했지만, 산업부는 한전의 재무위기와 전력량요금 미조정분 등을 고려해 +5원 유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2022년 3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상한치가 적용된다. 이번에 동결된 것은 연료비조정단가와 함께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까지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전력량요금 등 다른 요금 항목은 언제든 인상될 수 있어, 4분기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충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요금의 일정 부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 첨단 전력망 국제표준화 주도권 확보…MVDC 위원회 신설 IEC 총회서 확정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중전압직류 배전망(MVDC Grid)' 국제표준화 위원회 신설이 최종 승인되며, 차세대 전력망 기술 국제표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김대자)은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89차 IEC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MVDC Grid 국제표준화 위원회가 공식 신설되었다고 22일 밝혔다. IEC는 전기·전자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표준화기구로, 각 기술 분야별 산하 위원회를 통해 표준 개발과 관리를 담당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한국이 제안한 MVDC 기술이 IEC의 차세대 핵심 표준 분야로 채택된 이후, 백서작업반(White Paper WG)과 표준화평가반(Strategic Evaluation WG)의 의장을 한국이 연달아 맡아 성과를 주도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총회에서 MVDC 백서를 공식 발간하고, 표준화 평가 결과를 보고하면서 해당 위원회 신설을 제안했고, IEC의 표준화관리이사회(SMB)에서 최종 승인됐다.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기술은 수소 연료전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을 고효율로 송전할 수 있는 차세대 배전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 항만, 대규모 산업단지 등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의 직류 기반 분산형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MVDC 기술의 활용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MVDC 시장은 오는 2029년까지 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위원회 신설로 한국은 관련 표준화 논의의 의장국 및 간사국 수임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되었으며, 향후 한국 기업들의 기술 선점 및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는 LS일렉트릭 권대현 박사(IEC 표준화관리이사), 한국전력기술 김태균 사장(IEC 시장전략이사) 등 산업계 전문가들의 주도적 역할과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MVDC 위원회 신설은 우리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미래 전력 인프라 표준의 방향을 설정할 기회를 확보한 것"이라며, “향후에는 산업계가 중심이 되고 정부가 전략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국제표준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MVDC는 기존 교류 기반 배전망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고, 배전설비 설치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시대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위원회 신설을 계기로 한국은 글로벌 전력망 기술 패러다임 전환에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재부, 발전공기업 구조조정 검토 착수…성난 발전노조 “매우 심각한 문제”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과 함께 공공부문 조직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공발전업계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발전 5사를 중심으로 한 발전공기업 및 관련 노조들은 통폐합에 따른 고용불안과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다. 야당과 산업계는 물론 이언주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게 관가의 분석이다. 이미 기후에너지환경부 조직개편안도 공개됐다.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국정감사 이후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20여개 공기업 7만5000여명의 직원들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로 이관될 예정이다. 복수의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처 이관과 통폐합에도 인력은 유지될 것이란 공공발전업계의 기대와 달리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전공기업 통폐합 시나리오에 따른 인력 감축 및 재배치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13일 나라 재정 간담회에서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 못 세겠다"며 공공기관 통폐합 지시를 내렸고, 이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통폐합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별도 지시를 했다"며 “통폐합 문제를 별도로 다룰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100GW까지 늘리고 석탄화력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을 더욱 빨리 퇴출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발전공기업 통폐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장관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재생에너지의 빠른 확산을 위해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보급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한전과 발전공기업 외에 '재생에너지청'을 설립할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모든 정황이 발전공기업들의 조직 축소와 인력감축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이다. 공기업 내부에서는 정부가 “통합은 하더라도 인력은 최대한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줄곧 강조해왔던 만큼, 실제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전력 수급에 대한 공적 책임을 다해온 발전공기업이, 정권 변화나 조직 개편을 이유로 정년 보장조차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탈석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논의는 여전히 제도화되지 못한 상태다. 석탄화력 발전 비중이 높은 한국남동·중부·남부·서부·동서발전 등은 탈석탄 기조 속에서 이미 신규 투자 중단, 설비 감축 등의 조치를 해왔지만,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나 고용승계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여전히 부재하다. 이와 관련해 전국발전산업노동조합연맹(발전노련)은 이번 주부터 국회에서 연속 세미나를 열고, 고용안정 대책을 포함한 '공공부문 에너지산업 전환 정책' 요구안을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연맹은 내년 2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와 함께 '발전산업협의체'를 가동해 고용 보장과 대체 인력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전공기업의 주력 설비인 석탄·가스 등 열병합 발전의 축소는 필연적이다. 그러나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고정 인력이 거의 필요 없고, 고장이나 정비도 외주화되는 경우가 많아 고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기존 인력의 전환이 어려운 구조다. 최승신 C2S컨설팅 대표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석탄발전 등 주요 자산을 조기에 감축해온 공기업들이 결국 통폐합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심각한 제도적 모순"이라며 “공기업 최대의 장점이던 정년보장마저 흔들린다면 향후 에너지 공공기관의 안정적 운영은 물론 취업 선호도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수원노조·시민단체 “기후에너지환경부 반대”…대통령실·국회 앞 연일 대규모 집회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위원장 강창호)이 정부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두고 연일 대통령실·국회 앞 대규모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과 에너지정책 이관 방침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15일 성명 발표와 17일 집회에 이어진 연속 행동의 일환이다. 25일 정부조직 개편안 국회 통과를 앞둔 이번 주에도 반대 시위를 지속할 계획이다. 집회에는 한수원 노조 중앙집행부와 전국 본부·지부 위원장을 비롯해 사실과과학네트웍, 에너지와여성, 한국원자력산업환경진흥협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원자력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에너지정책의 환경부 이관은 탈원전 정책의 부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수원 노조는 대통령이 “원전 건설에 15년이 걸린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는 잘못된 참모 보고에 따른 인식"이라며 “실제 건설 기간은 8년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강창호 위원장은 “거짓 보고와 기만으로 정책을 흔드는 세력을 반드시 숙청해야 한다"며,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겨냥해 “공론화 검토를 핑계로 신규 원전 건설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기철 한국원자력산업환경진흥협회 이사장은 “중국은 이미 113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고 500기까지 확대를 선언했다"며 “한국만이 거꾸로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대 사실과과학네트웍 공동대표는 “재생에너지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에너지 전환의 유일한 해답은 원자력"이라고 주장했다. 최재현 에너지와여성 중앙회장은 “에너지원은 국민 생존권과 직결된다"며 “정부가 태양광·풍력 중심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수원노조는 △“원전은 8년이면 건설 가능하다. 대통령께 허위 보고한 역적을 숙청하라" △“김성환 장관에게 원전을 맡기는 것은 탈원전 정책의 부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노조는 앞으로도 학계·노동계·시민사회와 연대해 원자력 중심의 합리적 에너지 정책을 수호하기 위한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수원, 700MW 포천 양수발전소 건설 본격 추진...2033년 12월 준공 목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일원에 건설하는 포천 양수발전소 사업이 본격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거쳐 지난 8월 실시계획이 확정됐다. 2026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3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포천 양수발전소는 총 700MW(350MW×2기)규모로 건설된다. 사업면적은 약 2,230천㎡이며, 상·하부 저수지를 활용해 전력이 남는 시간에 물을 끌어올려 저장하고, 수요가 많은 시간에 방류해 발전하는 가변속 양수 방식으로 운영된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약 91개월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2021년 5월 우선사업자 선정, 2022년 2월 공공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2023년 9월 예정구역 고시를 거쳐 이번에 본격 착수 단계에 들어섰다. 포천 양수발전소는 수도권 전력수급 안정과 더불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대규모 전력저장장치 기능을 수행해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포천 양수발전소는 친환경 전원 확충과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새만금 조력발전, ‘한수원·수자원公·농어촌公’ 3사 합작으로 추진

새만금 조력발전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추진될 첫 대형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경쟁관계이던 환경부 산하의 수자원공사와 산업부 산하의 한수원이 이제 한 식구가 되면서 사업 방향이 '경쟁에서 협력'으로 급선회하고, 여기에 새만금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까지 참여하는 모양새다. 19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새만금 조력발전 추진을 놓고 수자원공사, 한수원, 농어촌공사가 3자 협력 체계로 공동 사업을 진행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조력발전 기술을 활용한 탄소중립형 전력 인프라 사업으로 새만금 프로젝트를 집중 검토 중이다. 해당 사업은 당초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수력원자력과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권을 두고 경쟁하던 대표적인 중복구조 사례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양 기관이 한 지붕 아래 들어오게 되면서 협력체제로 전환됐다. 과거에는 양 기관 간 관할 부처가 달라 협의가 지지부진했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계기로 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예정자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지역구 의원, 새만금개발청도 사업 추진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조력발전 방식은 양방향 수차형 발전소로, 발전 규모는 200MW에서 최대 520MW까지 확장 가능하다.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를 활용해 수문을 개폐하고, 그 흐름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이미 시화호 조력발전소(254MW)의 운전 경험을 보유한 한수원이 기술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수자원공사는 수문·저수지 제어 등 수리학적 운영 경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 조력발전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수백GWh의 탄소배출 없는 청정전력이 생산돼 새만금 산업단지 내 RE100 기업 유치 및 그린수소 생산 기반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력발전이 풍력·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베이스로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정책 차원에서도 '탄소중립 실현형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새만금 조력발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방조제와 조차(潮差)를 활용한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국내 수력·해양 발전의 대표적인 대체에너지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수문‧댐 설치, 수질‧생태 영향 등을 고려한 환경부와 에너지 생산성과 경제성을 우선한 산업부 간 시각 차로 인해 수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이번 기후에너지환경부로의 통합 개편을 계기로 수공과 한수원이 협력체제로 전환, 농어촌공사와 함께 3자 공동사업 추진에 합의한 것은 물론 새만금사업의 총괄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조력발전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도 조력발전 사업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상징적 1호 사업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초대 장관 내정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 지역구인 전북 군산‧김제‧부안 출신 의원들,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 모두가 적극 협력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 일대는 신재생에너지 실증단지, 대규모 태양광 단지, RE100 기반 수출산업단지 등이 밀집된 지역으로, 조력발전까지 더해질 경우 에너지 자립형 청정 스마트그린 지역 모델로 주목받을 수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조력발전은 산업·환경·지역개발·탄소중립이라는 정책의 교차점에 있는 사업"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1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갯벌 생태계 훼손, 초기 건설비용의 경제성 문제, 주민수용성 부족 등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조력발전소 건설은 수문 구조물 변경, 어업권 조정, 조류 변화 등의 민감한 사안을 동반하기 때문에 사회적 설득과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연말 착수 예정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12차 전기본)에 새만금 조력발전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를 구현하기 위한 전력망 보강, 계통연계 대책, 생태영향 평가 방안 등도 패키지로 다뤄질 전망이다. 에너지 및 환경 전문가들은 “정책 일관성과 협업구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사업성, 생태 영향, 주민 수용성 등 세심한 검토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위 변화와 조류 흐름, 갯벌 생태계에 대한 영향 분석 등 환경영향평가를 정밀하게 진행한 후 착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웨스팅하우스와 美 원전시장 진출 발판 마련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글로벌 원전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미국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전은 최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원자력 에너지 컨퍼런스&엑스포(NECX 20251) )에 참가하여 미국 원전시장 진출 의지를 표명하고, 현지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미국 원자력학회(ANS)와 원자력협회(NEI)가 공동 주최한 것으로, 美전력회사, 설계·시공사, 美규제기관, 아마존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참여해 미국 원전 정책과 신규 원전시장 전망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한전은 현지 주요 개발사인 TNC(The Nuclear Company)를 비롯해 대형 전력회사 등과 연이어 면담을 갖고, 신규 원전사업 개발·건설·운영·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주최측인 NEI 관계자는“2050년까지 원전을 4배 확대하는 미국 정부의 목표 달성에 있어 한전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엑스포 참석에 이어, 한전은 인근 회의장에서 9월 11일(목)부터 12일(금)까지 웨스팅하우스와'기술교류 워크숍'을 공동 개최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원전사업 협력방안과 상호 경험을 공유했다. 이번 워크숍은 최근 확대되는 글로벌 원전시장에 대응하고 韓-美 원전동맹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로,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건설사 등이 함께 참여해 팀 코리아의 미국 진출 기반을 다졌다. 워크숍에서 양사는 원전 기술소개와 사례를 발표하고 대형원전 사업에필요한 기술과 사업관리 리스크를 공유했으며, 향후 공동 대응 전략 모색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급성장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이 공감하였다. 아울러 한전은 글로벌 투자은행 및 법률 자문사와 별도 회의를 통해 미국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한 재원조달 방안, 미국 원전사업 추진 시 노무·법률 리스크 관리방안 등을 논의하며 사업 추진을 위한 다각적인 방향을 검토했다. 한전은 이번 방문을 통해 확보한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 원전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팀 코리아를 대표해 韓-美 기업이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12차 전기본, 기후단체가 주도한다…“전력수급 불안” vs “재생E 적극 반영”

정부가 연말부터 수립에 착수하는 사실상 최상위 에너지정책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기존 기조와 매우 다른 방향으로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주로 에너지 전문가들이 참여한 반면, 12차에는 기후환경단체 인사들이 대거 전문가로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산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으로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수급 불안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반면, 기후환경단체들은 전기본에서 기후위기 대응력이 한층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12차 전기본 총괄위원회에는 기존 11차 전기본에 참여했던 에너지 전문가들이 다수 제외되고, 대신 기후솔루션, 플랜1.5, 에너지전환포럼, 녹색전환연구소 등 기후환경단체 소속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솔루션과 플랜1.5는 각각 더불어민주당 이소영·박지혜 의원이 몸담았던 단체이고, 녹색전환연구소는 이유진 대통령실 기후환경에너지비서관이 활동했던 곳이다. 지난 17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이들 단체와 간담회를 가진 데 대해서도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전기본 총괄위원회 사전 면접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1차 전기본 수립에 실무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에너지 전문가는 “현재 논의되는 12차 전기본 참여진 구성에서 산업계·에너지공기업·전력정책 전문가들은 빠지고, 다수의 환경단체 인사와 일부 해외 비정부기구(NGO) 출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정책 수립 과정이 정치적 구호에 휘둘릴 경우, 전력계통 안정과 산업용 전력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기본이란 '전기사업법'에 근거해 2년마다 수립되는 국가 전력수급 계획이다. 예전에는 전력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탄소중립 및 전력화로 인해 사실상 국가 최상위 에너지 계획이 됐다. 그동안 전기본 수립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맡아 왔으나, 다음 달부터는 에너지 정책을 이관 받게 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맡게 된다. 이 때문에 12차 전기본은 기존과 매우 다른 양상으로 수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11차 전기본은 수립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전체 발전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 18.8%, 2035년 26%, 2038년 29.2%로 기대보다 낮게 제시했다. 같은 기간 원전 설비용량 비중은 31.8%, 34.1%, 35.2%로 재생에너지보다 높게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규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건설도 반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 환경단체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확정이 지연됐지만 결국엔 민주당도 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11차 전기본 수립 때 원전 2기와 SMR을 신규로 한다고 했을 때 하라고 했다. 어차피 되지도 않을 거. 그래서 통과시켰다. 부지 있고, 안전성 확보되면 (신규 건설) 할 수 있겠지만,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원전은 기본적으로 맹점이 있다. (준공하는 데) 최하 15년이 걸린다. 지을 데도 없다. 딱 한군데 있는데, 지으려다 만 곳이다. 소형모듈원전(SMR)은 아직 기술개발이 안 됐다"며 “태양광과 풍력은 1~2년 밖에 안 걸린다. 당장 데이터센터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무슨(어떻게) 원전을 짓겠나.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 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인식 속에 12차 전기본 수립 전문가로 기후환경단체 인사가 대거 포함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의 대폭적인 확대와 화석연료 발전의 축소, 신규 원전 반영은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계와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전력수급 안정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산업계와 전력정책 전문가들이 빠지고 환경단체 인사들이 들어가는 건 정책 수립 과정을 정치 구호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석탄·가스는 물론 원전까지 '급진적 퇴출'을 전제하면 전력 수급 불안, 전기요금 급등, 탄소감축 실패라는 '3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전 및 발전공기업 출신 인사들도 “전기본은 수년간의 계통 운영 데이터와 산업 수요 구조를 바탕으로 짜는 복잡한 계획인데, 환경부 중심으로 접근하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단일 목표에 매몰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전력망 안정성과 계통 대응력을 고려한 현실적 로드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태양광·풍력만으로는 기저·첨두부하를 감당하기 어렵다. 정책은 속도보다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후환경단체에서는 그간 전기본이 정부 주도로 일방 결정되며 선진국 대비 뒤처진 재생에너지 목표를 제시해 왔다고 비판하며 이제서야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12차 전기본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투명한 절차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은 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수립할 12차 전기본은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성장을 강조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성·이원희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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