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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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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차입 압박에 또 대규모 유증…‘연명 자금’에 주주만 희생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설루션 기업 한온시스템이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다시 한 번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조달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추가 차입 여력이 다해 결국 주주에 또 한 번 손을 벌리게 된 것이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부담만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 반등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전일 9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2590원으로, 전일 종가(3175원) 대비 약 18% 할인된 수준이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3억4750만주로, 우리사주조합에 20%(1800억원), 기존 주주에 80%(7200억원)씩 배정된다. 우리사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해당 물량은 기존 주주에게 추가 배정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증자에서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와 함께 최대 3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 몫 1800억원을 제외한 최소 3700억원은 국민연금과 일반 소액주주에게 배정된다. 만약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청약 참여가 저조해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해당 물량은 일반공모로 전환된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지분 구조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55%로 최대주주이며, 한앤코가 22%, 소액주주가 18%, 국민연금이 5%를 보유하고 있다. 청약은 오는 12월 26일까지 진행되며, 신주는 2026년 1월 12일 상장돼 매매가 개시될 예정이다. 증자로 확보되는 자금 중 8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488억원은 시설자금으로, 512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자금 대부분이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연명'을 위한 용도로 쓰이는 셈이다. 한온시스템은 이미 지난해 12월 6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차입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악화되자 주주에 손을 벌린 상황이었다. 한온시스템의 2023년 부채비율은 268.5%, 차입금의존도는 44.9%였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부채비율은 100%를, 차입금의존도는 30%를 안전성의 기준선으로 잡는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산 가운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지표로, 기업이 자산 조달에서 이자 부담이 있는 차입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은행 대출, 회사채 등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다. 재무건전성 악화는 곧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당기순이익은 -3586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2023년 순차입금이 3조4000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이자비용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이자비용은 2648억원으로 영업이익 955억원의 약 3배에 달했다. 지난해 유상증자 후 부채비율은 14.3%포인트(p) 줄어든 254.2%, 차입금의존도는 1.9%p 감소한 43%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한온시스템의 이번 유상증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수익성 개선의 여력은 불확실한데 이를 해소할 명확한 근거는 없다는 시각이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BEV) 시장 확대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부품 수주를 늘리고 있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률은 2015~2019년 평균 7.3%에서 2020~2024년 3.2%로 크게 하락했다. BEV 시장 초기 당시 회사가 내세웠던 '중장기 수익성 개선' 시나리오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확대를 전제로 했으나, 실제 시장 규모는 아직 내연기관 부품만큼의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지 못했다. 차량 내 열관리 시스템 수요가 부각되면서 BEV 부품 수주를 늘렸지만, 고객사와의 장기 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단가 인상도 쉽지 않아 전사 이익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중장기적 주가 상승은 자금조달 이후 추진되는 자구책과 시장 환경 반전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다만 시장 환경 반전만으로는 동종 업계(peer) 대비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제한적이고, 단순 자구책만으로는 구조적인 영업환경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순차입금은 현재 3조8000억원대에서 3조원 안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이자비용 부담이 커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은 854억원, 이자비용은 1200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80억원으로 순손실을 냈다. 하반기에도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온시스템은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미만을 기록하게 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한 상태가 1년 반 이어졌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간주되며, 3년 연속 1배 미만일 경우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순 이자비용의 부담이 있다"며 “실적·주가 하락에 이어 추가 증자 금액의 납부 혹은 지분율 희석이라는 상황을 맞이한 기존 소액주주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구조 개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미국과 중국 전기차 선도업체들) 수주 확보와 현대차그룹에 대한 열관리시스템 공급점유율 유지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공시] KT&G, 주주환원 정책 확대…배당 늘리고 2600억 자사주 소각

KT&G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초과 자본을 적극적으로 환원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3일 KT&G는 '2025 CEO Investor Day'에서 추가 주주환원 계획과 올해 성장 목표를 발표했다. 방경만 KT&G 사장은 “향후 발생하는 초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주주환원 배분 원칙을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총 주주환원율 100% 이상 이행 △배당성향 50% 이상 유지 △배당수익률 마지노선 설정 △주가 저평가 시 탄력적 자사주 매입 등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다. 올해 연간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0원 늘어난 최소 6000원으로 확정했다. 동시에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오는 24일부터 26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말 실시한 자사주 매입·소각(1600억원)보다 1000억원 확대된 규모다. 배당 확대분까지 합치면 KT&G의 이번 추가 주주환원 규모는 총 27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71% 수준이다. 회사 측은 “현금 창출력 강화에 맞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균형 있게 추진,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공시] 한진칼, 대한항공 보유 항공기 5대 9000억원 규모 매각

한진칼이 자회사 대한항공의 항공기 매각 결정을 주요 경영사항으로 공시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Sierra Nevada Corporation을 상대로 총 9183억7500만 원 규모의 항공기 5대를 처분한다. 이는 한진칼 자산총액(약 30조3918억 원)의 3.02%에 해당한다. 매각 사유는 신형 항공기 중장기 도입 계획에 따른 기존 항공기 정리다. 처분 예정일은 2025년 11월30일이다. 회사 측은 이번 매각이 “항공기 교체 및 효율적 운용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HMM, 공개매수 후 내리막…펀더멘털 약세·거품 우려

HMM이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주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매수라는 구조적 요인에 해운업 업황 둔화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공개매수가 대주주만 혜택을 본 일회성 요인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의 초점은 불안한 업황으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의 주가는 최근 4거래일간 약 7% 하락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17일 총 2조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무리했는데, 그 직후부터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HMM은 17일 자사주 8180만1526주의 공개매수를 마쳤다고 공시했다. 주당 공개매수 단가는 2만6200원으로 총 2조1432억원 규모다. 당시 시세 대비 20% 프리미엄이 붙었다. 공개매수에 참여한 주식수는 8억6000만주다. 하지만 실제 배정률은 9~10%에 불과했고, 투자자들이 청약에 넣은 주식의 90% 이상은 배정되지 못한 채 다시 시장에 남게 됐다. 공개매수 이후 대량 매물 출회가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회사라는 강력한 매수 주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초과 배정된 물량이 단기 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HMM의 공개매수는 소각할 자사주를 취득하기 위한 방식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통상 호재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의 경우 대주주 청약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반 주주들 입장에서 '주주환원'의 효과를 누리긴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여기에 운임 하락으로 본업 둔화 우려가 겹쳤다. 하반기 들어 국제 해상운임지수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단기 운임을 반영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36% 떨어졌고, 장기 계약 운임까지 반영하는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18% 하락했다. 지난주 SCFI는 무려 14% 급락하며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교역 둔화와 미주 항로 물동량 감소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주주들은 '주주환원 의지' 표명이라기보다는 대주주들의 현금화를 돕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자기주식 소각의 긍정적 효과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불안한 하반기 해운업 업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MM의 현금성자산은 자기주식 소각 이후에도 약 12조원에 달한다"며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기대할 수 있고,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 불확실성이 제거돼 오히려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중립' 의견을 내놓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 외적으로도 고민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며 “북극항로 개척 등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과열되지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삼성전자, 모건스탠리 낙관론 전망에 최고가 터치

삼성전자가 23일 장초반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8% 뛴 8만4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에는 8만5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 시작 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는 9만1000원까지 오르며 '9만전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시장 평균 수준(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8만6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12% 올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크레딧첵] CJ, 올리브영 급성장 속 지속되는 재무적 ‘외줄타기’

CJ그룹이 2019년 비상경영 체제 전환 이후 수익성 강화에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차입 부담과 부채비율 개선 등 재무건전성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경영권 승계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CJ올리브영을 비롯한 신유통 부문의 견조한 성장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지만, CGV·프레시웨이 등 일부 계열사 부진이 그룹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2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CJ그룹의 2020~2024년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은 7.9%다. 이는 2016~2020년 영업이익 CAGR 2.6% 대비 5.3%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4년 동안 사실상 정체 수준에 머물던 영업이익이 2020년 이후 뚜렷한 성장세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계열사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곳은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93억원으로 2020년 1001억원 대비 6배 가까이 상승했다. 해외 방문객 수 증가와 '오늘드림' 서비스 호조 등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실적 성장이 이어진 영향이다. 설립 4년 만에 그룹의 '효자 계열사'가 된 셈이다. 올리브영은 2019년 11월 1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헬스앤뷰티(H&B)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며 설립됐다. CJ그룹은 최근 재무적 숨고르기 국면에서 내실화와 승계 구도 정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CJ ENM은 지난해 7월 넷마블 소유 지분의 일부인 5%를 2500억원에 처분했고, CJ제일제당은 2023년 7월 중국 자회사 지상쥐를 3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CJ ENM은 올해도 360억원 규모의 비유동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경영권 승계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6년 만에 CJ 지주사로 복귀하면서 경영권 승계 준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승계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나 CJ와의 합병 시나리오가 집중적으로 거론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리브영의 초고속 성장이 CJ그룹 경영권 승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비상장사이면서 성장성이 압도적이다 보니 승계 과정에서 지분가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현재 올리브영 지분 11.04%, CJ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 그러나 재무지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앞서 2019년 말 CJ그룹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글로벌 1등을 지향한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부담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CJ그룹은 2010년대 말 '월드 베스트 CJ 2030'을 선포하며 “2030년까지 최소 3개 이상 사업에서 글로벌 1등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전 사업군의 세계 최고를 지향하되, 우선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투자가 확장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 2018년 CJ그룹 합산 순차입금은 10조4000억원으로 2015년 6조8000억원 대비 급격히 늘었다. 이에 CJ그룹은 재무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재무구조 리밸런싱 작업에 돌입했다. CJ헬스케어·CJ푸드빌·CJ헬로비전 등 일부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고, 유휴자산 처분 및 조직 슬림화 등을 통해 전방위적 긴축 경영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그룹의 재무적 부담은 현재도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CJ그룹의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40.4%에서 2024년 39.3%로 큰 폭의 개선이 없었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는 업종마다 다르지만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판단한다. 이 비율이 30%를 넘는다는 것은 기업이 총자산 대비 빌린 돈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뜻으로, 업황 악화 시 이자 부담이 커져 재무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 CJ는 대기업으로서 회사채가 우량등급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AA-로 우량등급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2016년 이후 약 10년 가까이 'AA-/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평사 입장에서는 CJ를 개선 흐름으로 평가하기보다는 현 수준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일부 계열사는 확실한 수익성 개선까지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CJ CGV와 프레시웨이는 그룹 재무체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지난 4년간의 적자행진 뚫고 202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다시 3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티빙·CGV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CJ CGV 영화부문의 매출 성장률은 앞으로도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장은 어려운데 재무안전성도 아슬아슬한 수준이다. CGV의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는 49.7%를 기록했다. 총자산의 절반 가까이가 은행 차입·사채 등 외부 차입금으로 조달됐다는 의미다. 부채비율도 593%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아시아 지주사 CGI홀딩스 매각 관련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CGI홀딩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상하이·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의 사업을 총괄한다. CGV는 2019년 CGI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미래에셋PE에 지분 28.58%를 매각했는데, 당시 2023년 6월까지 기업가치 2조원 이상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패했고,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는 CGI홀딩스에 대한 강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실제 매각 시 CGV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상실, 신용등급 추가 하향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기평은 “향후 국내외 영화관 사업의 업황 회복 수준 및 영업실적 추이, CGI홀딩스에 대한 FI(재무적투자자)의 투자회수 전략 등을 모니터링해 등급적정성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는 수익성과 재무안전성 지표 모두 나빠졌다. 프레시웨이는 2020년 이전까지 4%내외 영업이익률 냈다. 프레시웨이는 2020년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19%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시 업계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식재 배달수요 확대, 단체급식 수요의 점진적 회복으로 영업실적 개선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은 오히려 2020년 보다 후퇴했다. 실제 프레시웨이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3.6%, 2023년 3.2%, 2024년 2.9%로 계속해서 하락 중이다. 2019년 영업이익률은 2.5%였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276.6%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경쟁사인 아워홈 88.6%, 신세계푸드 184.1% 대비 높은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프레시웨이 등급변동 검토 요인에 대해 “총차입금/EBITDA는 상향조정 검토요인 지표를 충족했으나, EBIT/매출액 지표는 상향조정 검토요인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시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 인건비 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 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 지표 충족 가능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G이노텍, 5년 만의 영업익 성장 기대…↑

LG이노텍 주가가 22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5분 현재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대비 8.73% 뛴 19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iM증권은 이날 LG이노텍에 대해 내년 영업이익이 5년 만에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5000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M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전년 대비 6.5%, 6.4%씩 높여 잡은 5610억원, 6980억원으로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마감시황] 李대통령 “국장 복귀는 지능순”…코스피, 3460선 돌파 최고점 또 경신·코스닥도 연고점

코스피가 18일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이 증권사 임원들과 만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한 점도 투심을 자극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47.90포인트(1.40%) 오른 3461.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직전 최고치 3449.62는 물론 장중 최고점(3,452.50)도 뛰어넘는 수치다. 지수는 전장 대비 9.37포인트(0.57%) 오른 3432.77로 출발해 점차 오름폭을 키웠다. 외국인은 2838억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기관은 4289억원 순매수 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7798억 순매도 했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11.58포인트(1.37%) 오른 857.11에 장을 마감해 지전 연고점(9월 15일 852.96)을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525억원, 1618억원 순매수 했고 개인은 2052억원 순매도 했다.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인하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자본시장 정상화, 새로운 도약의 시작' 간담회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만나 “후보 때 '우리 주식시장 정상화를 통해서 정권 교체만 해도 주가지수가 3000은 넘길 거다'라는 말씀을 드렸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돼서 다행스럽다"며 “빨리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다이나믹디자인과 유령법인들-④] 온성준 회장 ‘배임·횡령’ 의혹의 쟁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다이나믹디자인이 자회사와의 활발한 자금 거래 과정에서 실사주의 개인 채무 상환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매출 없이 자본금이 소진된 법인들이 '도관(導管·매개체)'으로 활용됐다는 정황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투자 역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상장사 자금이 사업 확장이나 주주가치 제고와 무관하게 쓰였다면 경영 투명성과 주주 보호 문제가 동시에 제기될 수 있다. 상법 개정안 통과로 소액주주 권익 보호의 목소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실사주 개인의 채무 상환 정황과 의문의 니켈 투자 과정을 상세히 짚어본다. 온성준 로아홀딩스컴퍼니 회장의 다이나믹벤처스·신아지씨 투자를 두고 배임·횡령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아가 당시 투자에 동의한 이사회 역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법조계는 온 회장의 행위가 배임·횡령에 해당할 소지가 크고, 이사진 또한 상법상 충실의무·선관주의의무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은 [다이나믹디자인과 유령법인들] 시리즈를 통해 다이나믹벤처스와 신아지씨가 에스엘홀딩스컴퍼니의 W사 채무 변제 이외의 다른 용도로 활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부동산법인 신아지씨에 대한 투자 과정에서 다이나믹벤처스는 손해를 봤고, 이는 다이나믹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다이나믹디자인 입장에선 다이나믹벤처스에 들어간 150억원 중 80억원이 넘는 자금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다이나믹디자인의 실사주 채무 변제는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 업무상 횡령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업·업무상으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자 즉 보관자에 해당돼야 한다. 그리고 이 보관자가 그 지위와 임무를 이용해 보관 중인 재물을 본인의 이익을 위해 임의로 사용하거나, 제3자가 취득하도록 하는 행위를 하고 본인(회사나 소유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된다. 여기서 보관자란 직업·업무상으로 타인의 재물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지위에서 관리·보관하는 자를 의미한다. 회사 자금을 관리하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회계 담당자, 경리 직원 등이 해당된다. 상장사인 다이나믹디자인 기준으로 보면 온 회장은 자금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그룹 실사주로서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보관자 지위에 있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실질사주임을 입증하기만 하면 지위는 인정된다"고 말했다. 배임죄로 볼 때 온 회장은 공동정범이 될 개연성이 있다. 다이나믹디자인과 다이나믹벤처스의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이 주범이 되고 실질 사주는 이들을 지시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다이나믹벤처스의 손해가 결국 온 회장일가의 이익으로 귀결됐다. 또한 다이나믹벤처스와 신아지씨 모두 다른 사업을 한 정황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실질 사주의 채무상환이란 목적 외 다른 것을 구성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론 이사회에서 동의를 했기에 위법성의 조각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계 시각은 다르다. '경영상 필요 없이 개인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는 등 명백한 손해를 입히는 결정이면, 이사회 결의가 있었어도 배임·횡령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사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질사주를 위한 이사회 의결사항을 동의하면서 소액주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자산의 유출은 곧 주주 재산의 감소로 직결된다. 다이나믹디자인이 다이나믹벤처스에 출자한 자금은 신아지씨로 흘러간 뒤 대부분이 손상처리 됐다. 결국 주주들이 그만큼의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회사 자금이 원래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된 순간 소액주주의 권익은 직접적으로 침해됐다. 현행법으로도 문제가 있다. 상법 제401조는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실질사주의 자기거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분명한 경우라면, 이사들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다했다'는 점, 즉 주의의무 내에서 정당한 경영판단을 했음을 입증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상법 제382조의3 1항에 따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동법 2항에 의하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을 준수하고,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 이사들이 이러한 법적 의무에 따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했다면 배임·횡령 책임을 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사회는 회사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특정 개인의 독단적 결정을 막는 등 다수 이사의 합의를 통해 회사 전체의 공식적 판단으로 인정받게 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결정이 결과적으로 특정인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뤄졌고 피해로 이어졌다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법무법인의 변호사는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다면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었어도 배임·횡령으로 처벌하는 사례도 있다"며 “채권자는 이사회의 잘못된 결정의 원인이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변호사는 “사주 회사의 채무 변제가 사실이라면 이는 배임·횡령과 바로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이나믹디자인의 2021년 거래에 개정 상법을 적용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 이전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 본체(법인)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는 자금 유용, 부당 내부거래 등 일부 사주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로 소액주주 이익이 희생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비판 속에 충실의무 조항을 손질해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제기됐고, 소액주주 권익 보호 요구도 갈수록 커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정된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해,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은 온 회장의 배임·횡령 등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4일 서면질의서를 회사에 전달했다. 이어 11일에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 로아홀딩스컴퍼니 본사에 방문해 온 회장을 직접 만났다. 온 회장은 “배임과 횡령, 수상한 투자 의혹 모두가 사업으로 얽힌 한 사람의 망상에 가깝다"며 “관련 수사가 종결되는 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에스엘홀딩스컴퍼니 측의 W사로의 입금내역', '니켈 광산 투자를 위한 경영진 회의 등이 포함된 포렌식 자료' 등을 제시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진행 중인 수사 사건이 조만간 마무리된다고 하니, 이후에 주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피고발인 측에 사건 종결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다"며 “사건 종결 시 통지서로 통보만 한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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