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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조하니 기자 입니다.
  • 유통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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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리더십 부재 딛고 ‘매출 4조’ 달린다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일군 SPC삼립이 경영진 리스크에도 또 한 번의 신기록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올해 매출 4조원 입성을 내건 가운데 미래 먹거리 육성·수출 확대 등 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연속 실적 상승세를 이어온 SPC삼립은 올해 '매출 4조 클럽' 입성, 영업이익 1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 2년연속 매출·영업익 증가 '호재', 경영공백·그룹매출 둔화는 '악재' 지난해 매출에서 전년대비 3.6% 늘어난 3조433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95억원에서 917억원으로 2.4% 증가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 들어 '경영공백 위기' 사태를 맞이하면서 목표했던 실적 달성에 고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 황재복 대표이사 등 경영 수뇌부가 구속 기소된 뒤 SPC그룹은 두 달 가까이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경영공백으로 그동안 SPC그룹이 추진해온 신사업·해외사업 모두 일시 중단된 만큼 계열사 겸 SPC그룹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도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성장세였던 매출마저 감소하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어들었다는 평가마저 뒤따랐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SPC그룹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으나, 매출은 8306억원으로 0.17% 소폭 줄었다. ◇ 건강빵·고단백 베이커리로 미래먹거리 강화, 해외 협업·M&A 추진 그러나, 이같은 경영권 공백과 실적 악화의 환경에도 SPC삼립은 새 캐시카우로 일상건강식을 표방한 신규 베이커리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31가지 곡물·씨앗을 넣은 건강빵 브랜드 '브레드31'를 내놓았고, 이어 지난 20일 고단백·저당 베이커리 브랜드 '프로젝트:H'를 출시하며 새 먹거리 창출을 서두르고 있다. 프로젝트:H는 올해 초 SPC삼립이 신설한 '삼립미래식품연구소'의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식품연구소는 SPC삼립의 건강·대체식품 전문 연구개발센터로 건강개발팀과 연구기획소재팀 부서 2곳으로 구성됐다. 현재 제품화를 목적으로 미래 식품에 해당하는 제품 개발·혁신 소재 발굴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맛과 영양 성분, 기능성을 강화한 건강 빵 브랜드를 시작으로 건강·대체식품 등을 지속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이 건강빵 등 미래 먹거리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연초 공개한 경영전략과 맞닿아 있다. 올 초 SPC삼립은 미래 비전으로 '새로운 경험과 건강한 식문화를 창조하는 글로벌 식품회사'를 밝혔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키워드로 '웰니스(Welness)' 전략을 제시했다. 성장을 위한 또 다른 밑거름으로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 호빵과 함께 약과, 호떡 등의 K-디저트 수출을 고도화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현재 25개국인 삼립호빵 수출국을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일본·중국·베트남 등에 약과와 바게트 스낵도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현지에 제조시설 설립도 검토하는 단계다. 아울러 미국 현지 유통업체인 'H마트'와 협업해 베이커리 공동 브랜드를 내놓고, 냉동 시장 관련 시설 투자와 인수합병(M&A) 추진도 예고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기자의 눈] ‘우리집’ 사명이 무색한 아워홈 분쟁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의 옛 한자성어다. 세상만사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럼에도 가족간 불화로 심심찮게 가화만사성의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최근 남매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범LG가의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대표사례다. '우리 집(Our home)'이라는 기업명에 부응하지 못하는 가족간 분쟁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점에서 사명이 무색할 정도다. 아워홈 지분은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자녀 4명이 전체의 98%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로 가장 많고, 장녀 구미현 19.28%, 차녀 구명진 19.60%, 그리고 현재 아워홈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아워홈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일진일퇴의 흐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의 반대로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고 구미현씨와 남편이 사내이사로 새로 진출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소 1명의 사내이사를 충원해야 하는 만큼 구 전 부회장은 오는 31일 예정된 임시주총 안건으로 기타비상무이사로 본인을, 사내이사로 자신의 장남 구재모 씨와 황광일 전 아워홈 중국남경법인장을 선임하는 안을 올렸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아워홈 경영권은 구지은 부회장에서 이사회를 재장악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측으로 바꿔질 전망이다. 오는 6월 3일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구지은 부회장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큰언니 구미현 씨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미현 씨의 '캐스팅보터' 선택에 아워홈 경영권 향배가 달려있는 셈이다. 실제로 구미현 씨는 '1차 남매의 난'이 벌어진 2017년 전문경영인 선임에 구본성 전 부회장을, 2021년에는 세 자매간 의결권 통합 등 주주협약을 맺어 구지은 부회장의 손을 번갈아 들어줬다. 최근 정기주총서 다시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대한 결정적 이유는 2022년 구지은 부회장이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내린 무배당 결정이었다. 무배당 결정에 반발해 구 전 부회장과 손잡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반복된 아워홈 총수일가의 갈등 지속으로 직원들도 불안과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내부 직원들은 구지은 부회장 측에 힘을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아픔을 딛고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한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달 22일 성명서에서 “대주주들 경영권 싸움으로 아워홈 직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오너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하며,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구미현 씨 부부의 이사직 수용 철회를 동시에 요구했다. 현재 아워홈의 경영권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다만, 올해 글로벌 진출 등 굵직한 사업 육성을 예고한 가운데 재발한 집안싸움이 회사 경영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안팎의 우려가 높다. '돈 앞에서는 핏줄도 소용없다'는 시쳇말이 있지만, 아워홈 사명 중 '우리의(our)'에는 오너들만 있는게 아니다. 9년째 '이권 다툼'을 벌이는 아워홈에 직원은 물론 고객과 투자자들이 얼마나 신뢰를 보낼 지 의문스럽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세계인터내셔날 하반기 실적반등 ‘화장품 끌고, 패션 밀고’

패션·뷰티 업황 침체에도 올해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개선 주역인 화장품사업을 앞세워 하반기 반등에 노리고 있다. 부업에 해당하는 화장품 사업의 외연 확장을 통한 매출 증가를 전체 실적 개선에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좀처럼 진전되지 않은 본업인 패션사업이 반등 실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성장 동력인 화장품사업 매출 확대를 위한 집중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성장세가 가파른 자체 브랜드(PB) 육성이 핵심이다. 자체 브랜드의 경우 수입 화장품 대비 마진율도 높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1분기 자체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과 럭셔리 브랜드 '뽀아레'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6%, 63.1% 증가했다. 2020년 인수한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 '스위스퍼펙션'도 63.9%의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성장세를 고려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연작'의 키운 고가 라인 '알파낙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층 확대에 나섰으며, 뽀아레·스위스퍼펙션을 앞세운 글로벌화도 꾀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퍼펙션은 3년 내 소매 매출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키운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북미와 유럽, 중동, 동북아시아 등 주요 지역 위주로 영업·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고급 스파·호텔 입점 등을 늘리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프리미엄 수입 니치 향수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품목이다. 유명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추세다. 올 상반기에만 스페인 '로에베 퍼퓸', 프랑스 '에르메티카' 이탈리아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해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부업인 화장품사업 육성에 매진하는 이유는 기존 수입 패션브랜드 직진출에 따른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면서 실적 존재감이 커진 탓이다.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은 3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8.9% 늘었다. 전체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화장품사업이 실적을 견인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1분기 국내 패션업계 빅5 가운데 LF를 제외한 코오롱FnC·삼성물산 패션·한섬 모두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성장세도 남다르다. 1분기 자체·수입 화장품 모두 호실적을 거두면서 화장품사업 매출은 1043억원, 영업이익 65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부문 비중도 33.7%로 전년 동기보다 4.3%포인트 상승했다. 일각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하반기 실적 반등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위축에 따른 비우호적 영업 환경과 함께 본업인 패션사업, 생활용품사업 부진으로 외형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동종업계 대비 선방한 실적을 반등 신호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위주로 패션사업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유망 브랜드 발굴·육성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일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가 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점도 전략의 하나다. 신규 주식 발행으로 자금을 수혈해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로부터 일부 브랜드 양도 당시 발생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9월 신세계톰보이를 K패션 전문법인으로 재출범시키는 과정에서 국내 여성복 브랜드 영업권을 넘긴 바 있다. 재무구조 안정화를 바탕으로 향후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 신세계톰보이의 여성복 브랜드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효율 중심의 사업 구조 개선과 성장성 높은 브랜드에 대한 집중 투자 결과가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창간 35주년] “푸드테크 발전이 인구위기 해법 기여할 것”

“푸드테크(Food Tech)는 사회구조 변화로 발생하는 식품 연관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기술입니다. 푸드테크를 한류 K-문화와 연계해 미래핵심산업으로 육성하면 향후 10년 내 반도체를 넘는 대한민국 1등 수출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 겸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맞닥뜨린 국내 식품산업의 대처 해법으로 푸드테크 산업의 발전을 제시하며, 정부와 국민들의 푸드테크 육성 지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혁신산업으로서 푸드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는 합동기구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이기원 회장을 포함해 신세계푸드·롯데중앙연구소·트릿지 등에서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다. 급락하는 국내 출산율과 급증하는 고령인구화로 대한민국은 소비인구 감소와 제조노동력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첨단기술과 융복합하는 푸드테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인구 증가와 기후위기 심화로 자원고갈 문제의 심각성을 국내보다 더 인식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푸드테크를 미래 혁신산업을 점 찍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기원 회장은 “푸드테크는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의 협동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로봇 도입으로 구인이 어려운 급식 사업장의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식품 공장을 자동화해 위생과 품질, 안전 문제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푸드테크 시장이 식품뿐만 아니라 외식, 유통,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국내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 글로벌 시장은 50배인 4경원으로 추정될 만큼 미래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다. 특히, 푸드테크 산업 핵심으로 '개인 맞춤'을 꼽으면서 “인구 감소 추세에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술 고도화까지 맞물리며 먹는 것과 관련해 수요자들의 자기 주도적 소비 성향도 짙어졌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까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푸드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따라서, 개별 취향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영양 식품, 키오스크·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 등의 첨단 주문 시스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가전제품 등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와 토지·사료사용,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스마트팜과 대체육, 그린바이오 등의 적정기술 개발도 활발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푸드테크 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새 문화와 기술을 만들어 소비하는 속도가 빠른 나라"라고 언급한 이 회장은 “한국을 시험대로 삼아 수출유망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글로컬라이징(지역별 특색을 살린 세계화)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컬라이징의 선행 과제로 인재 양성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창발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특히, 푸드테크에 대한 관점이 제각각인 민·관·산·학 간 산업 분류를 확실시해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앞둔 푸드테크 육성법 제정도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오는 11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 UN산업개발기구(UNIDO) 등과 '월드 푸드테크 엑스포'를 연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푸드테크 사업 모델로 '월드푸드테크협의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난 등으로 푸드테크 산업을 키우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의 현안"이라면서 “월드푸드테크협의회 100여개 국가 가입을 통해 AI와 로봇, 무인매장, 식당과 급식 등에 적용되는 표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창간 35주년] 줄어드는 소비인구…해법은 고수익 먹거리·생산비용 절감

저출산·고령화 확산은 소비인구 감소 문제로 직결된다. 수요부족 위기에 봉착한 식품·외식업계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생존전략 발굴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인구감소에 따른 매출 저하를 막기 위해 신규 수익원 창출에 매달리며 건강기능식·식물성 대체제 등 고부가가치 먹거리 육성, 인공지능(AI)를 비롯해 로봇·드론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생산력 효율화로 타개책 마련에 분주하다. 주요 종합식품사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식물성 대안식품이나 동물의 살코기·근육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개발에 진심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022년 신설한 식품영양기술(FNT)사업 부문을 통해 식물성 단백·배양단백·웰니스 식품소재를 육성하고 있다. 1조원 수준인 FNT사업 매출만 내년 2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대안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 2021년 출시한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 매출 규모도 내년 2000억원으로 불리고, 해외 매출 비중도 70%를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풀무원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소재를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을 개발해 내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대상도 내년 배양육을 만드는 배양 공정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한 배양육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2021년 출시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로 관련 시장에 뛰어든 후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러미트와 식물성 소스·치즈 등을 활용한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도 선보였는데, 올 3월 순대볶음 등 신제품도 내놓는 등 강한 사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저출산 직격탄을 맞은 유업계는 기존 우유·분유 등 영·유아식 시장에서 만성환자와 고령층을 위한 건강기능식품·단백질·특수의료용식품으로 성장동력의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해 신설된 메디컬푸드 사업부를 통해 중장년 영양식·환자식 사업까지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의료영양 전문기업 '엠디웰아이엔씨'가 영위하던 사업을 단독 운영하는 것이다. 전문성에 힘이 실린 만큼 매일유업은 단백질 건강기능식 브랜드 '셀렉스'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과 함께 케어푸드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후디스는 음료 제품 위주로 단백질 브랜드 '하이뮨' 생산, 판매를 강화하면서 중장년 위주였던 소비층을 젊은 세대까지 낮출 방침이다. 최근 춘천 제3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과거 OEM(주문자부착생산)방식으로만 만들던 음료 제품 자체 생산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단백질 외 차별화된 소재의 기능성 음료도 추가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도 2022년 후발주자지만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선보이며 시장 입지를 키우고 있다. 단백질 제품을 시작으로 당케어·퓨어프로틴 등 건강기능식·스포츠음료로 제품군을 넓혔고, 최근에는 파우치 음료 제품까지 출시하는 등 올해도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외식업계는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인력난이 예상되면서, 제조방식 자동화를 통한 매출 강화와 함께 인력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한화푸드테크는 최근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운영사인 서브 오토메이션을 인수했다. 내년 100% 로봇이 만드는 피자를 국내에 선보인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한화푸드테크는 올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이 사명을 바꿔 재출범한 푸드테크 전문회사다. 롯데GRS는 올 하반기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을 기존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과 함께 자사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 롯데리아 매장에 첫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협력사가 개발한 보글봇을 롯데리아 매장에 최적화된 모델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버거 조리 과정 중 핵심인 그리들·후라이어 영역을 자동화해 매장 순환율 증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특히, 조리 과정 중 튀김 작업이 많은 치킨업계는 이미 상용화를 시작한 단계다.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서울·수도권 매장 6곳에서 로봇 제조사 '뉴로메카'와 공동 개발한 튀김 협동조리로봇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와 협업해 로봇 종류를 확대했고, 최근에는 사용자 환경(UI)·설치 시간 단축·튀김 바구니 위치 감지 기능 추가 등 로봇 기능도 개선했다. 향후 협동조리로봇 운영 효과를 검토한 뒤 가맹점 도입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bhc도 현재 증미역점 등 일부 매장에서 튀김로봇인 '튀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반죽된 재료를 기계에 올릴 시 로봇이 자동으로 쟁반을 움직여 조리하는 방식으로, bhc는 향후 전국 매장으로 운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1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외식산업도 일손 부족으로 이미 인건비 상승에 시달리고 있고, 매장 출점 지연 등의 부작용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가맹점 출혈경쟁도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영속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인재 이탈을 막으면서도, 기능로봇으로 노동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패션, ‘스타일 이미지 검색’ 더 빠르고, 편하게~

패션업계가 세분화된 고객 취향에 발맞춰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이용해 사진 등 이미지 중심의 패션 스타일 검색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패션 사진과 맞춤형 상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연계시킴으로써 고객들의 검색 시간을 단축시켜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22일 유니클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글로벌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패션스타일 검색 앱 '스타일힌트'를 한국에도 선보였다. 이미 일본·미국·유럽 등 18개 국가에 도입된 스타일 힌트는 국내 고객에게 한국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국 고객들이 올린 패션 스타일 사진을 검색해 참고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제품 태그 기능도 탑재해 구매 편의성도 높였다고 유니클로는 소개했다. 유니클로 온라인몰과 연동돼 사진 속 회원이 착용한 제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고, 해시태그 검색 기능을 이용해 유니클로 직원들의 스타일 팁과 추천 착장도 확인 가능하다. 패션 커머스들도 AI를 활용한 사진 검색 기능으로 최근 트렌드에 합류하고 있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가 선보인 'AI 사진 검색' 기능이 대표 사례다. 이용자가 직접 관련 글자를 입력하는 것 없이 사진만 등록하면 AI가 이와 같은 상품이나 유사한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운영 초기임에도 서비스 도입 성과가 눈에 띈다. 정식 운영을 시작한 이달 첫째 주(1일~7일) AI사진 검색 기능 이용자는 베타 서비스 기간(4월 1일~7일) 대비 135% 늘었다. 같은 기간 검색을 통해 찾은 상품을 클릭한 횟수도 270% 크게 증가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카카오스타일의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지난해 9월부터 AI 이미지 검색 서비스 '직잭렌즈'를 제공하고 있다. 지그재그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속성 추출 모델과 이미지 매칭(Matching) 기술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직잭렌즈는 이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AI가 카테고리·색상·무늬 등 사진 속 요소들을 분석해 유사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 이 같은 장점으로 운영 초기인 지난해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상품 클릭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실제로 이달 1~20일 직잭렌즈를 통한 이미지 검색 결과로 나온 상품을 클릭한 이용자 비율이 지난해 9월 1~20일 대비 19%포인트 늘었다. 한 발 앞서 자체 온라인 전문몰 위주로 AI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 기능을 고도화한 패션 대기업들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8년부터 자체 온라인 몰 'SSF샵'을 통해 특정 상품과 비슷한 이미지의 상품을 검색해주는 '유사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의류 제품의 이미지를 검색하면 SSF샵 내 비슷한 제품을 검색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글자로 검색하기 어려운 경우 'SSF샵 이미지 검색'을 이용하면 직접 촬영한 상품 사진만으로 검색도 가능하다. 이밖에 LF도 빅데이터와 이미지, 상품 간 속성 관계를 바탕으로 고객별 취향에 가장 가까운 제품과 기획전을 추천해주고 있다.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소비자별로 맞춤형 상품과 기획전을 선별하고, 이를 순위별로 추천하는 구조다. 특히, 홈 화면·상품 상세화면의 매출 중 약 33%가 추천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비중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라는 회사의 설명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고객이 제품명 등 상세 정보를 모를 때 글자 검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면서 “이미지 중심의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면 고객 입장에서 구매 편의성 증가는 물론, 회사의 경우 거래액 증대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치킨값 3만원 넘기나…BBQ 가격인상 “비용 가중”

고물가 속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이 이달에 잇달아 가격을 올려 서민들 외식비 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액 기준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2위 제너시스BBQ가 오는 23일부터 일부 치킨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인상 대상 제품은 치킨 메뉴 23개. 평균 판매가격 인상률은 6.3%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황금올리브치킨콤보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오른다. 배달비 등이 추가될 경우 총 가격만 3만원대를 넘게 된다. 각종 제반비용 상승에 따른 판매가 조정으로 인상 대상 메뉴 외 53개 제품 가격은 동결했으며, 31개 제품은 증량해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BBQ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배달앱 수수료, 배달라이더 비용 급등으로 가맹점의 악화된 수익 개선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면서 “이번 소비자 권장 판매 가격 조정분의 90% 이상은 가맹점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올 들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BBQ만이 아니다. 지난달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고추바사삭 등 9개 치킨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같은 달 푸라닭 치킨 역시 단품과 세트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파파이스도 치킨·샌드위치·사이드메뉴와 디저트·음료 등 가격을 평균 4% 상향 조정했다. 한편, 치킨업계 빅3 가운데 BBQ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교촌치킨, bhc 등 경쟁사도 후속 인상에 나설 지 관심이 모인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는 “가격 올릴 계획이 전혀 없다" 입장이다. 지난해 4월 교촌치킨은 육계 가격 인상 등 원부자재 부담으로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레드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씩 올렸다. 지난해 말 치킨 메뉴 등 85개 제품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린 bhc치킨 역시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유통가 톺아보기] 매출 1조 덩치에 적자…무신사, ‘오너 복귀’ 처방 통할까

무신사가 최근 창업오너 조만호 의장의 복귀를 신호탄으로 수익 개선을 위한 '경영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의 경영 개편은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로 전환하자 슬림화된 경영체제로 오프라인 접점 확대 등 기존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면서 외연 확장 대비 저조한 수익성을 회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직 개편으로 전문성·의사결정 속도 강화 21일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한문일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휴직에 돌입한 후 사임하기로 결정하면서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지난 3월 말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조직 개편에 나선 지 두 달이 채 안 돼 재개편한 것이다. 앞서 무신사는 서울 성동구 무신사캠퍼스N1에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조 의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기존 2인 공동대표 체제에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결과에 따라 조 의장 대신 무신사를 이끈 한 대표는 글로벌·브랜드 사업 대표로 이동했으며, 박준모 29CM 사업 대표는 무신사·29CM 등의 플랫폼 사업 대표로 선임됐다. 조 의장은 두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하는 총괄대표직을 수행할 계획이었다. 한 대표 사임에 따라 무신사는 조 총괄대표, 박 대표 투톱 체제의 보다 슬림화된 의사결정 구조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대표 각자의 전문성과 실행 속도를 높여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가 담당하던 사업부문도 두 대표가 나눠 맡는다. 조 의장은 총괄 대표직으로 무신사스탠다드 등 브랜드 사업을 전담할 예정이다. 2021년 여성 고객만 쿠폰을 지급하는 등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 의장은 책임을 안고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이후 신진 브랜드 육성·컨설팅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업은 박준모 대표가 직접 돌본다. 박 대표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거쳐 2021년 29CM에 합류한 인물이다. 무신사는 박 대표의 글로벌 커머스 경험을 발판으로 플랫폼 사업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무탠다드 출점 등 외형 확대…수익성 '하향세' 부담 조직 개편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무신사는 주요 사업 추진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온·오프라인 연결로 매출을 확대하는 옴니채널 전략이 핵심이다. 온라인 태생 플랫폼인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 출점에 주력하는 이유다. 가장 공들이는 사업은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다. 2021년 5월 서울 홍대입구 인근 1호점을 시작으로 3년 만에 10호점까지 세울 만큼 증가세도 가파르다. 무신사는 연말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3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주요 상권에 가두점 형태의 매장만 운영해왔으나, 올 들어 주요 백화점·쇼핑몰에 입점하는 '숍인숍(Shop-in-Shop)' 매장도 내고 있다. 지난 3~4월 총 4곳의 백화점·쇼핑몰에 숍인숍 매장도 출점했다. 업계는 외연 확장을 통해 올해 무신사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뒷걸음질 중인 수익성 제고가 급선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무신사는 연결기준 2018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연평균 52.2%씩 성장하며 지난해 9931억원의 매출을 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 전년 대비 95% 급감한 31억을 기록한 뒤 지난해 86억원의 영업손실 마저 내며 적자 전환된 상황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를 글로벌과 브랜드 사업의 성장 원년으로 삼아 공격적인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플랫폼과 글로벌·브랜드 사업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을 이끌어 내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교촌, 내실·외형 쌍끌이로 ‘치킨왕 귀환’ 노린다

프랜차이즈치킨업계 순위 3위(매출액 기준)로 내려앉은 '교촌치킨'이 1위 탈환을 위해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촌치킨 본사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운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끄는 동시에 성장동력인 외식 및 해외 사업의 규모를 키워 매출 불리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20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전국 23개 가맹지역본부를 직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물류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의 수익성 제고를 실현한다는 구상으로 현재까지 8곳을 직영으로 변경한 상황이다. 그동안 교촌은 공급업체로부터 본사가 원부자재를 납품 받은 후 가맹지역본부를 거쳐 가맹점주에게 전달하는 2단계 유통 구조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유통 구조를 1단계로 단순화한다는 방침으로, 기존 가맹지역본부 역할을 본사에서 통합 관리해 물류망 확보·품질 관리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교촌은 경쟁사 대비 매출원가가 높은 탓에 낮은 수익성이 약점으로 꼽혔다. 매출원가는 제품 제조 시 들어가는 비용으로, 매출원가율이 높을수록 이익률은 떨어진다. 일반닭보다 가격이 비싼 부분육을 주로 사용하는 교촌의 매출원가율은 2022년 86.2%로 경쟁사인 BBQ(62.3%), bhc(64.7%)과 비교해 높다. 이 같은 점을 반영해 교촌은 지난해 4월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리고, 10년 만에 가맹점 출고가도 상향 조정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교촌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8.5% 급증했으며, 0.06%였던 영업이익률도 5.6%로 회복했다. 매출원가율도 75.7%로 7포인트 낮췄다. 반면에 매출은 4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줄었다. 교촌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내실 다지기를 위해 매장 출점을 지양한 영향으로, 올 1분기 기준 교촌 가맹점 수는 1378곳으로 2022년(1365곳) 대비 큰 차이가 없다. 교촌은 2022년 bhc에 매출 1위 왕좌를 내준 뒤 1년 만에 bbq에 밀려 3위까지 추락한 만큼 실적 개선이 급선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해 매출이 쪼그라든 교촌과 달리 bhc(5356억원)와 bbq(4732억원)는 각각 전년 대비 5.5%, 12.9%씩 덩치를 불렸다. 다만, 올 1분기 교촌의 영업이익과 매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1%, 1.9% 동반 상승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기세에 힘입어 교촌은 출점 확대보다 가맹점 운영 효율성을 높여 매출을 확대하는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하되, 본업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신사업·해외 사업 강화로 외형 확대도 꾀한다. 실제로 교촌은 지난 3월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을 첫 선보이는 등 외식사업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출점한 1호점을 시작으로 하반기 주요 백화점과 종로·강남 등으로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연내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도 수입해 출시할 예정이다. 올 들어 신사업 핵심 축인 '소스 사업'도 본격화했다. 앞서 1월 교촌은 청양고추를 활용한 'K1 핫소스'를 출시하고 미국 이커머스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 선판매하는 방식이 특징으로, 현재 이마트를 통해 국내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촌은 현재 미국·대만·타이완·말레이시아 등 7개국에서 매장 7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진출 초기 현지 법인을 통해 직진출에 나선 것과 달리 최근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가장 공들이는 곳은 대만이다. 지난해 8월 현지 신베이시에 1호점을 시작으로 올 4월 타이난 중서구 내 미츠코시 백화점에 문을 연 4호점까지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 새 비전인 '진심경영'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고객 수요를 회복하고, 실적 반등도 꾀할 것"이라며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도 지속 확대해 기업 가치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라면업계, 지각변동 조짐…‘K-라면’에 달렸다

올해 1분기 국내 라면업계의 실적 명암이 엇갈리면서 시장 지각변동도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가총액 역전현상까지 벌어지며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라면 제조사 모두 입지 굳히기 및 판세 뒤집기를 목표로 해외매출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 수출 영향에 실적 명암, 시총 엎치락뒤치락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라면 빅3' 모두 1분기 매출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농심 8725억원, 오뚜기 883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나란히 1.4%, 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은 무려 57% 늘어난 매출 3857억원으로 기록하며 빅3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나타냈다.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린 지점은 '수익성'이다. 농심의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내려앉은 반면, 오뚜기는 11.9% 끌어올린 732억원을 달성했다. 삼양식품도 영업이익 801억원으로 무려 235%나 뛰어올랐다. 또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농심·삼양식품의 실적이 엇갈린 것도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라면 사업 비중에서 농심은 매출의 80% 가량을, 삼양식품은 90% 가량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두 라면업체는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 수익성에서 명암이 갈렸다. 수출 비중 크기와 고환율의 영향이 작용한 결과이다. 1분기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3% 오른 289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5%에 이른다. 반면에 농심은 6.6% 감소한 247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8.3%에 그쳤다. 미국·중국 등 현지에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농심과 달리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들어 직수출해 비교적 환차익을 크게 남겼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깜짝 실적과 함께 삼양식품 주가가 농심을 제치는 이변도 발생해 더더욱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통상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만큼 시가총액은 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삼양식품이 이달 10일 주식 시가총액 2조4520억원으로 농심(2조4483억원)을 추월해 라면업계를 대표하는 대장주에 올랐다. 삼양식품이 농심을 제친 것은 약 30년 만이다. 1995년 한국거래소가 개별종목 시가총액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삼양식품은 전날 공개된 실적 영향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 대비 29.9% 오른 44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날 시총도 3조 3635억까지 올라 최초로 3조원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농심은 4.7% 줄어든 39만9000원으로, 시총도 2조4270억원 선까지 떨어졌다. ◇ 성장동력 해외 시장 낙점…외형 확장 총공세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라면 빅3 간 시장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3사 모두 미래 성장동력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나가고 있다. 농심은 오는 7월 파리 하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오는 6월 프랑스 내 판매망 확대로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서유럽·북유럽 등지에서 대형 유력거래선을 넓히고, 내년 초 유럽에 판매법인 설립도 예고했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연매출 1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공급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10월 기존 캘리포니아주 제2공장 내 용기면 고속라인을 증설하는 데 이어 현지 제3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국내에서 수출전용공장 설립을 위한 지역 선정 등 세부 계획도 착수한다. 삼양식품도 미주·유럽·중동 등 해외 판매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월마트·코스트코 등 현지 주류 유통채널 입점 기세를 몰아 올해 미국 동부지역까지 입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경남에 수출전용공장인 밀양2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밀양2공장이 가동하면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만 18억개에서 24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기존 밀양1공장을 중국시장 수요용으로, 밀양2공장을 미주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오뚜기 역시 글로벌 매출 확대에 올해 사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1분기 오뚜기의 해외 매출액은 8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8% 올랐음에도 전체 매출에서 비중은 9.6%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라면 빅3 가운데 해외수출 비중이 가장 낮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라면 수출국을 기존 65개국에서 70개국까지 늘리고, 연간 라면 수출액도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내 인도네시아 할랄라면 시장 진입을 목표로 베트남 하노이 소재 박닌공장을 통해 할랄 인증 라면을 출시한다. 베트남 내 할랄 제품 전용 생산기지도 추가 구축해 할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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