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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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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SUV 선보인 한국GM ‘국내 철수설’은 여전

한국GM이 미국발 관세 폭탄 탓에 철수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캐딜락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신규 버전을 국내 출시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국내 생산 물량의 85% 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GM의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16일 국내 출시하고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윤명옥 한국GM 최고 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은 이날 경기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형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개성 넘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123년 헤리티지를 계승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혁신을 담아 다시 태어난 모델"이라고 말했다. 에스컬레이드는 1998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선 VIP와 유명 인사들의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적인 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이번 모델은 2021년 국내에 소개된 5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전량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수입하는 차량이다. 아울러 한국GM은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유사한 시기에 인천 부평공장에서 2만1000대 가량의 신차를 추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 뷰익 앙코르 GX, 엔비스타 등 신차 2만1000대 생산 물량을 부평공장에 추가로 배정했다. 2만1000대는 한국GM 부평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25만대의 8∼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추가 배정에 따라 올해 부평공장 생산물량은 당초 배정된 20만8000대에서 23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더 뉴 에스컬레이드 국내 출시와 신차 추가 생산 등을 통해 회사 안팎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는 한국GM이 장기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부평·창원공장을 통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핵심 SUV 모델을 연간 50만대 가량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85% 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에서다. 더욱이 부진한 국내 내수 시장 판매량 때문에 이러한 철수설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최근 행보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당초 업계와 관계자들이 예상한 한국GM의 철수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2028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GM이 지난 2018년에도 국내 철수를 중단하고 막대한 혈세를 지원 받은 것과 연관이 깊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2월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한국 철수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한국GM 및 대주주인 GM과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5월 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에 각각 64억 달러와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지원한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81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GM은 2028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한다는 조건을 약속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보더라도 2028년 가량에 철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27년 이후 생산이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앞서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어진 이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 플래그십 SUV 출시나 생산량 추가는 2028년 진행될 수 있는 철수와 무관한 움직임에 가깝다"며 “진정으로 철수설을 불식시키고 싶다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을 늘리고, 그 모델을 통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BYD ‘아토3’ 고객에 인도…상향평준화 된 저가 전기차 ‘태풍’되나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국내 첫 출시 모델인 아토3의 고객 인도를 실시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신차들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가성비'로 주목받은 아토3가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국내 첫 승용 모델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고객 인도를 14일부터 시작했다. 출시가는 기본 트림인 아토3가 3100만원대, 상위 트림인 아토3 플러스가 3300만원대다. 국고 보조금은 145만원이며,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추가 적용하면 2000만원대 후반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앞서 BYD는 지난 1월 아토3의 사전 계약을 시작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이른바 '가성비 전기차'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내 산업통상자원부의 친환경 자동차 신고와 한국환경공단의 보급평가 인증 절차가 지연되고, 보조금 확정을 위한 환경부의 보완 요구 등으로 출시가 예정보다 훨씬 지연됐다. 이 같은 출고 지연 탓에 아토3를 예약한 일부 고객들이 테슬라나 국산 전기차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차의 인도가 시작된 만큼 이탈보다는 신규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출고 지연으로 일부 고객들이 테슬라나 국산 전기차로 이탈하자 BYD 측은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출고 시 30만원 충전 크레딧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아토3의 인도가 시작되면서 BYD는 그 다음 순번으로 중형 전기세단 '씰(SEAL)' 등의 신차 사전 예약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씰의 판매가는 500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중국 업체인 BYD의 국내 시장 진출이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긴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는 BYD의 진출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최근 전기차의 성능과 디자인 등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결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한 것과 관련이 깊다. 실제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는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기준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에는 테슬라가 긴 주행거리와 빠른 가속 성능, 자율 주행 등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 대부분이 신형 전기차에 대다수 적용되는 '기본 사양'에 가까워졌다. 올해 출시된 신형 전기차들 대부분이 한 번 충전으로 400~500㎞ 이상의 주행거리와 고속 충전 시스템, 자율주행 보조기능(ADAS),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보유했다. 또한 과거 다소 투박했던 디자인도 최근에는 대부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기능, 성능, 주행거리, 디자인 등은 대부분 상향평준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전기차 시장에서 점차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하면서 주요 업체들도 저가형 전기차 공급에 신경쓰고 있다. 최근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슬로건으로 EV3의 엔트리급 에어트림 가격은 시중보다 낮은 가격에 내놨다. 또 테슬라 등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가성비를 앞세운 BYD가 국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도 단순히 스펙 싸움이 아니라, 얼마만큼 편리하고 싸게 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 성능으로 순위를 매기는 시기를 지나, 괜찮은 성능과 디자인의 전기차의 가격을 얼마만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지배구조의 지렛대]① 한화에너지, 전산 운영서 발전까지 ‘카멜레온’…자본금 30억원 출발해 승계의 허브로

재벌그룹의 지배구조는 단순한 지분 도표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계열사였던 한 회사가 어느 순간부터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작동하는 일이 적지 않다. IT 자회사, 물류회사, 태양광 발전사 등으로 출발했지만, 총수 일가의 지분 집중과 내부거래를 거쳐 그룹 전체를 움직이는 '지렛대'가 된 기업들이 있다. 에너지경제는 그런 '시작은 작았지만 결국 창대해진 결정적 회사'들에 주목했다. 그룹의 전략, 승계의 논리, 그리고 법과 제도 사이에 놓인 한국 재계의 현실을 따라가 본다. 한화그룹 승계의 첫 단추는 지난달 김승연 회장이 보유해왔던 ㈜한화 지분 22.65% 가운데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증여 후 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을 따져보면 한화에너지가 22.16%, 김 회장 11.33%,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9.77%,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5.37%,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5.37% 순으로 구성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이보다 8개월 전인 지난해 7월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 것이다. 공개매수 결과 이전까지 9.7% 수준이었던 ㈜한화 지분율을 14.9%로 5.2%포인트(p) 급격히 늘릴 수 있었다. 지난해 공개매수가 없었다면 지난달 갑작스레 김 회장이 지분 절반을 증여했더라도 여전히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을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한화에너지가 승계의 핵심이자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등 오너 3세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다. 지분율은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씩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의 개인 회사에 가까운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게 되면서 결국 '오너3세→한화에너지→㈜한화→핵심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게 됐다. 그동안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 22.65%를 직접 세 아들이 승계하는 방식이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나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증여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한화에너지가 20여년 이상 오너 3세의 승계를 위해 지원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왔다. 한화에너지의 전신은 한화S&C다. 한화S&C는 그룹의 전산 시스템 운영을 맡은 계열사로 20001년 ㈜한화의 정보 부문을 분사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30억원에 불과했으며, 지분율은 ㈜한화가 66.67%(40만주), 김승연 회장이 33.33%(20만주)를 보유했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할 만한 계열사가 아니었으나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한화그룹의 승계 핵심으로 낙점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2005년 6월 ㈜한화는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 66.67%를 김동관 부회장에게 매각했다. 동시에 김승연 회장도 보유 지분을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 등 두 아들에게 각각 절반씩 매각했다. 한화S&C는 이듬해인 2007년에는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이에 참여한 결과 지금의 지분율이 완성됐다. 오너 3세의 개인회사로 전환되면서 한화S&C는 더 이상 그룹의 전산 운영 사업에 안주하지 않았다. 한화S&C는 2007년 한화종합에너지를 인수해 다른 사업 영역으로 진출했다. 이후 2012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여수열병합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여수열병합을 한화에너지로 사명을 바꿨다. 이에 따라서 한화S&C→한화에너지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한화에너지는 2015년 말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인수에 참여하면서 큰 폭으로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국내 대기업그룹을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화S&C는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기업 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한화S&C는 다시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정리하면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로 지배구조가 변화된 것이다. 한동안 투자회사로 존재감을 보였던 에이치솔루션은 2021년 자회사에 역합병되면서 현재의 한화에너지 단독 체계가 완성됐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화에너지의 사업 영역은 전산 운영에서 투자회사로, 다시 발전사로 마치 카멜레온처럼 바뀌어가면서 외형을 확장해왔다. 실제 지난해 기준 사업별 매출 비중은 테레프탈산(PTA) 생산·판매 32.17%, 선박 엔진 17.73%, 전기제품 공급 14.08%, 태양광 14.03%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정체성은 20여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돼 왔다. 오너 3세의 개인회사이자 ㈜한화의 지분을 확보하는 승계의 허브이자 핵심이라는 정체성이다. 실제 한화S&C는 2007년 오너 3세의 개인회사가 된 직후 ㈜한화의 지분 2.2%를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장기간 2.2%의 지분을 유지해왔으나 투자회사인 에이치솔루션 시기인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한화 지분을 늘려갔다. 한화에너지로 역합병된 이후는 9.7%까지 지분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공개매수와 함께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까지 인수하며 ㈜한화 보유 지분을 22.16%까지 늘려왔다. 이에 김 회장이 돌연 지분 증여를 결정했음에도 오너 3세가 안정적으로 ㈜한화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는 최근 20여년 동안 오너 3세의 승계를 위한 지원군 역할을 도맡아왔다"며 “최근 한화그룹이 승계 관련 잡음이 발생했지만 오너 3세가 한화에너지를, 한화에너지가 ㈜한화를 지배하는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박정원 두산 회장, 獨 찾아 “밥켓의 혁신기술로 시장 선도해야”

“유럽 시장은 북미에 이어 두산밥캣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할 제2의 홈마켓이다. 밥캣만의 혁신기술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를 찾아 이같이 강조했다. 13일 그룹에 따르면 그는 지난 7~1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건설기계 박람회 '2025 바우마'에 참가했다. 박 회장은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유럽 시장 현황을 살피고, 경쟁사들의 신기술 동향을 직접 확인했다. 올해 34회째를 맞은 바우마는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 전시회로, 미국 콘엑스포, 프랑스 인터마트와 함께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57개국 35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방문객은 약 60만명으로 추산된다. 바우마는 유럽 건설기계 관련 기업 관계자, 바이어들이 총출동하는 플랫폼이자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도 통한다. 참가 기업들은 △전기·수소 활용 제품 △무인 및 원격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등 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였다. 유럽은 두산밥캣 매출 비중에서 북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중요한 시장이다. 두산밥캣 전체 매출의 15~20%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유럽시장에서만 연평균 8% 성장을 이어왔다. 유럽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연간 16만대 규모다. 이 중 굴착기가 8만대, 텔레핸들러 4만대, 콤팩트 휠로더가 2만대로 추정된다. 두산밥캣은 유럽시장 주력 제품인 1~2톤급 미니굴착기를 포함한 신제품 5종, 무인화·전동화 첨단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 40여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소형 굴착기 부문에선 신제품 4종을 포함한 12종의 모델을 공개했다. 건설·농업을 넘어 재활용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텔레핸들러 부문에선 전동화 제품 'TL25.60e' 콘셉트 제품을 전시하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스 중앙에 위치한 '데모 존'에서 장비 시연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조종을 선보였고, 실내 전시장에는 조종석에서 가상현실 속 작업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미래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박 회장은 바우마 현장에서 두산밥캣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를 둘러봤다. 특히 올해 전시회 화두인 전동화 및 무인·원격 장비와 AI기반 첨단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며 경쟁사들의 제품을 유심히 살폈다. 박 회장은 “건설기계 글로벌 탑티어들이 무인화,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어떤 수준의 준비를 하고 있는지 확인한 만큼 그들과 비교해 우리 기술을 점검하고 먼저 앞서 나가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키드 로더·완전 전동식 건설장비 등 '세계 최초' 제품을 내놓은 혁신DNA를 바탕으로 전동화, 무인화는 물론 AI 적용에 이르기까지 기술 혁신을 이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물적분할 후 어느새 5년…HD현대로보틱스 상장 타이밍 고민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 분할 후 5년째를 맞이하는 올해 심사가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상장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최근 경기 위축으로 동종업계 상장사의 기업 가치가 크게 낮아져 기업공개(IPO)의 실익이 크지 않는데다 자칫하면 '쪼개기 상장'이라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HD현대그룹이 올해를 고집하기 보다는 향후 경기가 활성화되고 로보틱스 사업을 영위하는 동종 상장사의 기업가치가 제고된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은 IB업계와 함께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올해가 HD현대로보틱스가 물적분할된 이후 5년이 경과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물적분할한 신설 자회사를 5년 이내에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가 충분한 주주 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심사하는 '물적분할 5년룰'을 시행하고 있다. 상장 대기업이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5년룰에 저촉될 경우 한층 상장적격심사가 까다로워지는 탓에 대부분 기업들은 분할 5년 후 상장하는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020년 5월 물적분할로 신설된 HD현대의 자회사다. 모회사인 HD현대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만큼 그동안은 5년룰의 영향을 받아왔으나 다음달부터 당국의 규제망을 벗어나게 된다. 당장 상장이 급격히 추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작업 추진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경기 위축으로 HD현대그룹이 원하는 기업 가치를 산정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HD현대로보틱스와 매우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최근 크게 떨어진 것에 영향이 크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2023년 말 17.15배였으나 지난해 말 8.42배로 1년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두산로보틱스 이외에 HD현대로보틱스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 중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PBR 23.78배)를 제외하면 현대로템(2.65배), 두산에너빌리티(1.5배), 두산밥캣(0.6배) 등의 기업 가치가 최근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거래소의 심사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실제 HD현대의 자회사이자 HD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해 상장하면서 이 같은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만약 올해 HD현대로보틱스도 상장하게 된다면 HD현대가 물적분할한 자회사 두 곳이 2년 연속 연달아 상장하는 것이기에 여론과 HD현대 소액주주들의 비판이 훨씬 거세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재계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이 올해보다 내년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라도 시장 상황이 급변해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 가치가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상장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HD현대로보틱스는 양호한 수익성 기록하고 있지만 결국 원하는 기업 가치를 받기가 어렵고 쪼개기 상장 논란의 우려로 상장 작업이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보다는 내년 이후에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호주 가스전 현장 방문…글로벌 경영 행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호주를 찾아 철강사업 경쟁력과 에너지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장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해 현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장 회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해 탄소감축 등 세계 철강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상호 이해와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로, 전 세계 철강사 및 지역별 철강협회, 연구기관 등 총 157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장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철강산업 환경을 타개하고 사업 합작과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하며 새로운 기회도 모색했다. 특히 인도 JSW스틸의 자얀트 아차리야(Jayant Acharya) 사장과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어 장 회장은 9일 호주 퀸즐랜드주에 소재한 세넥스에너지 가스전 현장을 방문했다. 세넥스에너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2년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00억원)에 인수한 포스코그룹 천연가스 사업의 육상 가스전이다. 현재 세넥스에너지는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산 20PJ(페타줄)에서 내년 60PJ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증산 개발이 완료되면 동호주 지역 천연가스 내수 수요의 1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분야를 넘어 미래 사업 분야까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기선 수석부회장,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 방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8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스마트 굴착기 신제품을 선보인 HD현대 부스를 비롯해 주요 전시관을 방문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의 흐름을 직접 살폈다. 정 수석부회장은 독자 개발된 신기술이 탑재된 굴착기를 직접 살피고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통해 HD현대의 육상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강조하며, 전시관 내 임직원들 격려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방문은 2024년 미국 CES에서 발표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국내에서 먼저 실현되는 현장을 살피고,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관을 방문 후에, 현대자동차, 롯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성을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 전시관에서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도심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율주행 버스 기술을 살펴봤다. 이어 방문한 기아 부스에서는 교통 약자를 위한 장애인 전용차량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구현되는 ESG 가치를 둘러봤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아, 2030년 419만대 판매 목표…5년간 42조원 투자

기아가 2030년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미래 사업에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밝혔다. 기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기아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2만대이며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를 달성해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 56%)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가운데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차(PBV), 픽업트럭 중심의 신차종 성장 전략도 밝혔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늦어진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2030년 PBV 판매 목표는 총 25만대로 제시했다.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이다. 기아는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올해 출시할 타스만의 연평균 판매 규모는 8만대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향후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연 9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목표로 전년 실적 대비 4.1% 늘어난 321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9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액 중 미래 사업 투자는 19조원으로,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향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직면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한화·에너지 합병 않는다 공시…삼형제 계열분리 작업 잠정 중단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승계 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하지 않겠다'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대주주 일가의 승계와 무관하기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목적이라는 점을 시장에 납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김승연 회장의 지분 증여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던 한화그룹의 승계와 계열분리 작업은 결과적으로 잠정 중단하게 됐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현재의 지배구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굳힌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한화에어로가 유상증자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정정 공시하면서 원본에 없었던 최대주주의 지배구조 재편 관련 사항을 추가 기재한 것으로 한화그룹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는 공시를 통해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의 합병은 검토하고 있지 않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에 대해 공시에까지 기재한 것은 최근 시장에서 승계 관련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 유상증자와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여러 우려와 비판이 커지자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선을 긋고 외부 투자금 조달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 IPO와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던 한화그룹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도 잠정 중단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김 회장이 보유해왔던 ㈜한화의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아들 삼형제에게 증여했다. 이를 통해 삼형제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은 직·간접적으로 42.67%까지 늘어나게 됐다. 재계에서는 승계의 첫 단추를 이행한 만큼 다음 단계인 계열분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형제가 한화에너지 IPO를 통해 일부 구주를 현금화하고 상장 이후 ㈜한화와 합병해 계열분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최근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한화→계열사→증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계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주요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를 인적 분할해 삼형제가 서로 개별적으로 주요 계열사의 지배권을 확보하는 계열분리 절차가 필요하다. 만약 한화에너지와 ㈜한화가 합병 후 인적분할을 진행한다면 훨씬 간단하게 계열분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삼형제는 여전히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된다. 이 경우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한화에너지 분할 등의 훨씬 더 복잡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이에 한화그룹은 계열분리 절차가 훨씬 복잡해진 지금 상황에서 일단 승계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지금의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김 회장이 11.33%의 ㈜한화 지분을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계를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처럼 김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에서 그룹 경영을 이끌고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에서 각각 금융과 유통·레저 계열사를 살피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향후 한화그룹의 승계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합병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서 있어 법과 규제에 맞춰 원칙적인 방식으로 임하고 있다"며 “㈜한화 지분 등의 꾸준한 매입과 대주주간 투명한 증여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에 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오스템임플란트, 순이익 190% 배당 단행…MBK, 차입매수 후 기업 현금 빼가기 비판 커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순이익이 66.5%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현금 배당을 단행했다. 인수 기업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MBK가 자금 회수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달 총 1001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최대주주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지분율에 따라 이 가운데 892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MBK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인수 1년 만에 대규모 현금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MBK는 지난해 1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컨소시엄을 꾸려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했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본 4250억원에 NH투자증권 등 금융권 차입금 1조7000억원을 추가해 마련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MBK식 차입매수 방식으로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 인수 후 같은 해 8월 상장폐지를 단행하면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사실상 MBK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인수에 동원된 거액의 차입금은 고스란히 피인수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의 부담으로 전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총차입금은 6372억원으로, 인수 전인 2022년 말 4017억원 대비 58.6% 늘었다. 더 큰 문제는 실적 악화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인수 전 해인 2022년 1599억원 대비 66.5%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33% 줄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221억원에서 104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그럼에도 1000억원의 현금배당이 이뤄지면서 배당성향은 189.9%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국내 기업 평균 배당성향(27.2%)을 7배 웃도는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MBK 특유의 고차입 인수 구조가 결국 기업의 실질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이 나빠졌음에도 막대한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단기 수익 중심'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MBK는 오스템임플란트 외에도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에서 899억원, 치킨 프랜차이즈 BHC(다이닝브랜즈그룹)에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4582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들 모두 MBK가 SPC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배당, 자산매각 등 과도한 투자이익 회수는 단기적으로 투자자에겐 이익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과도한 금융비용과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손해를 끼치는 루즈-루즈(Lose-Lose)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내부 견제 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이사회에는 MBK 고위 임원들이 포진해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이자 오스템임플란트 기타비상무이사로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이진하 부사장도 기타비상무이사이자 투자심의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가 사실상 MBK 내부 인사들로 채워져 있는 만큼, 대주주의 자금 회수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MBK가 고차입 구조로 기업을 인수한 뒤, 실적이 나빠져도 배당을 통해 자금을 먼저 빼가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사회에 MBK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상황에서 독립적 경영 판단이 가능했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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