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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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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원전·기장 SMR 후보지 선정…건설업계, 최대 18조원 ‘잭팟’ 기대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규 대형 원전과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약 15년 만에 신규 원전 입지가 선정되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국내 원전 발주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 2기와 기장 SMR 1기를 합친 관련 사업 규모가 최대 18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총 2.8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0.7GW 규모의 국내 첫 SMR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 신규 원전 후보지가 선정된 것은 2011년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이 후보지로 지정된 이후 약 15년 만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SMR은 2035년, 신규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전략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과 발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지 선정을 국내 원전 시장 재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건설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사업 규모다. 영덕에 건설이 추진되는 대형 원전 2기는 기존 APR1400급 노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사업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영덕 신규 원전 역시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첫 SMR 후보지로 선정된 기장군 역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부산 기장군은 SMR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5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과 기장 SMR 사업을 단순 합산할 경우 최대 18조원 안팎의 신규 원전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전은 일반 건축사업과 달리 사업 기간이 10년 이상에 이르고 공사비 규모도 수조원대에 달한다. 토목·건축뿐 아니라 기계·전기·배관·계측제어 등 다양한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으로 꼽힌다. 최근 주택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장기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영덕과 기장은 모두 과거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됐던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검토됐던 곳이며, 기장은 신고리 7·8호기 예정부지였던 만큼 기존 조사 자료와 인프라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원전 시공 경험과 해외 사업 실적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향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 건설 분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를 수행하는 컨소시엄의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홀텍과 SMR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에도 참여하며 해외 원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사업과 글로벌 SMR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LS증권은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원전·SMR 수주 성과를 건설부문 가치 재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체코와 폴란드 원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DL이앤씨 역시 차세대 원전과 SMR 분야 기술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첫 SMR 사업이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증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단순 시공 사업이 아니라 설계와 기자재, 운영, 정비까지 연계되는 종합 산업"이라며 “국내 사업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더 주목하는 것은 영덕과 기장 사업 자체보다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산업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는 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138.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8년 전망치인 129.3GW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서는 향후 추가 원전 건설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최근 정책 제언을 통해 2050년까지 대형 원전 20기와 SMR 12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영덕·기장 후보지 선정을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새로운 원전 투자 사이클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설계·시공뿐 아니라 기자재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계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발주와 시공사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주민 수용성 확보, 원안위 건설허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특히 기장군은 이미 고리원전이 위치한 지역인 만큼 안전성 논란과 환경단체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보지 선정은 단순한 입지 결정을 넘어 국내 원전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실제 수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큰 이벤트"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전셋값 급등에 탈서울 가속…광명·안양 집값도 들썩

서울 전셋값이 12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수도권 주거지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광명·안양 등 서울 접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91%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부족,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거주 비용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세난은 서울 안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경기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안양 동안구가 8.80%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용인 수지구(8.56%), 광명시(8.19%)가 뒤를 이었다. 지난 18일 찾은 경기 광명시 철산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서울 서남권에서 넘어온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구로·금천·양천구에서 오는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서울에서는 전세도 비싸고 매매도 부담스러워 실거주 목적으로 광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광명 매수를 검토하는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신축 대단지 선호가 뚜렷했다. 한 실수요자는 “서울 서남권 구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광명 신축 단지의 주거환경이 더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12억원 이하 예산에서는 서울 개봉·구로권 구축과 광명 신축·준신축이 직접 비교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안양 범계역 일대 분위기도 비슷했다. 범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서남권 직장인들이 안양 전세나 매매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를 구하려다가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1차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4월 경기도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1만1614명으로 직전 3개월보다 832명 증가했다. 특히 광명시는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 매수 건수가 48명에서 698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등기상 매수인 주소지 기준 통계로 서울 전세난에 따른 이동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서울 인접 경기권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거래가에서도 상승세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동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전용 84㎡는 지난 2월 11억9000만원에서 5월 12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철산동 철산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같은 기간 14억8000만원에서 1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광명푸르지오포레나 전용 84㎡는 올해 1월 11억3500만원에서 4월 14억원까지 뛰었다. 안양 동안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평촌동 꿈마을한신 전용 90㎡는 지난 5월 30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귀인마을현대홈타운 전용 80㎡도 14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서울 생활권'을 꼽는다. 과거에는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이 대체 수요를 흡수했다면 최근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가능한 접경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지하철 7호선과 KTX 광명역을 이용할 수 있고, 안양은 1·4호선과 GTX-C 노선 기대감, 월판선·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수혜가 거론된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권 지역들이 서울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한 건설·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이 보는 핵심 기준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의 접근성"이라며 “광명과 안양처럼 복수의 교통망을 갖춘 지역은 서울 전세난에 따른 대체 수요를 흡수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통 호재는 실제 개통 시점과 역 접근성에 따라 가격 반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입주 물량과 분양가, 기존 신축 단지와의 가격 경쟁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광명·안양의 가격 부담이 높아질 경우 시흥·군포·의왕 등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2차 풍선효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통계는 제한적이어서 전망 수준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한 데다 매매시장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계속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면 주거 수준을 낮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라기보다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아파트값 1년 새 13%↑…15억 이하 중저가 단지가 상승 주도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전환하며 1년 새 13%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장의 중심은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가 아니라 노원·성북·구로·강서 등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였다.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부담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단지로 몰리면서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18일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8% 상승하며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2.86% 상승했다. 실거래 평균가격으로 환산해도 오름세는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매매가격은 3월 1456만3000원에서 4월 1639만4000원으로 올랐다.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거래가격은 12억2329만원에서 13억7710만원으로 약 1억5400만원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노원·도봉·강북·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4월 한 달 동안 0.61% 상승해 서울 5대 생활권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 상승률도 4.6%로 서울 최고 수준이었다. 서남권(4.4%)과 서북권(3.0%)도 강세를 보인 반면 동남권은 1.0% 하락했다. 거래 현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했다. 지난 15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하 비중은 76.4%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노원구의 경우 거래량 760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99.9%에 달했고, 구로구와 강서구 역시 90%를 웃돌았다. 서울시는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아파트에 실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분석했다. 전세시장도 심상치 않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53%, 전월 대비 1.14% 상승했다. 도심권 전셋값은 한 달 새 3.32%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남권과 서남권 역시 강세를 보였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은 51.0%로 집계됐다. 사실상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이 월세로 체결되는 셈이다. 전세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세입자와 실수요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이 강남권 투자 수요보다는 시중 유동성과 실수요 이동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제한으로 초고가 주택 거래는 위축됐지만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동북권과 서남권 지역이 새로운 상승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시장 전망을 낙관하기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은 시장의 관성 효과가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세제 개편, 대출 규제 강화,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 등 정책 변수가 많아 지금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으로 실수요가 집중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단순한 가격 상승 기대보다 정책 변화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시장 조정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남부 지역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 위원은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들은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상태"라며 “입지 경쟁력이 우수하더라도 가격이 다소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향후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가 서울 집값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이중 상승'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2억 찍은 동탄 집값… 비규제 메리트에 갭투자 몰리자 정부 ‘규제 딜레마’

경기 화성 동탄 집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정부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GTX-A 개통 효과에 더해 전세를 끼고 매수할 수 있는 비규제지역 메리트까지 부각되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리고 있어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1.98%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7%를 넘어섰다. 실거래가도 빠르게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7㎡는 지난 4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8.0 전용 86㎡도 최근 15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가격 급등과 함께 매물 잠김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동탄역 롯데캐슬 등 주요 단지는 매매 매물이 극히 제한적인 가운데 호가가 실거래가보다 수억원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매도인이 계약금을 물어주고 계약을 해제하거나, 매수자가 계약 파기를 막기 위해 중도금을 서둘러 입금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기자가 둘러본 동탄호수공원 일대 공인중개업소들도 매물을 거의 내걸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중개업소에는 대표 매물 몇 건만 게시돼 있었고, 상당수는 최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면서 소개할 수 있는 물건 자체가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지금 가격에 팔기 아깝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다시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동탄역 롯데캐슬 신고가 이후 주변 단지까지 기대감이 번지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동탄호수공원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가격이 급하게 오르면서 매수자들 사이에서도 '이 가격이 맞느냐'는 고민이 커졌다"면서도 “그럼에도 매물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쉽게 가격을 낮추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외지인 매수세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5월 동탄구 내 집합건물 매수자 6119명 가운데 화성시 외 지역 거주자는 2084명으로 34.1%를 차지했다. 매수자 3명 중 1명이 외지인인 셈이다. 지방 거주 매수자도 395명으로 6.5%였다. 시장에서는 동탄이 지난해 규제지역 지정 과정에서 제외된 점이 수요를 자극했다고 본다.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용인 수지구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은 규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동탄은 제외됐다. 이 때문에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수요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에 집을 사두고 동탄에서는 전·월세로 거주하는 방식이 흔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전세퇴거대출 제한 등으로 투자와 실거주를 분리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서울 갭투자가 막히자 직주근접을 원하는 수요가 동탄 실거주 매수로 돌아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동탄 상승세에는 반도체 호재뿐 아니라 수도권 규제의 풍선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경기 주요 지역의 갭투자 통로가 막힌 상황이 이어지는 한, 비규제지역이면서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동탄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탄 집값 상승을 단순한 가수요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GTX-A 개통 효과, 계획도시 수준의 정주여건이 결합하며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현지 중개업소들은 반도체·IT 업종 종사자와 30~40대 실수요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의 구매력을 근거로 동탄 집값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의 소득 수준과 성과급 기대감을 감안하면 동탄 핵심 입지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매물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소득 실수요가 유입되면 가격 하방이 쉽게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상승세가 동탄 전역으로 확산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동탄역 생활권과 청계중앙공원 인근, 일부 호수공원 권역 등 핵심 입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온도 차가 있다고 본다. 동탄역 인근 한 입주민은 “동탄도 결국 동탄역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가격을 가르는 기준"이라며 “반도체 성과급 효과로 수요가 붙은 것은 맞지만 동탄 전역이 같은 속도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사람들이 모두 동탄에만 사는 것은 아니다"며 “망포·영통, 광교, 분당, 수지 등으로도 수요가 많이 분산돼 있어 동탄 전역의 가격 상승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도 “동탄역 롯데캐슬, 우포한, 반도유보라 등 역세권 핵심 단지가 가격을 주도하고 있을 뿐 외곽 단지까지 같은 강도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동탄 전체에는 여전히 공급 물량이 있고, 고소득 직장인들이 반드시 동탄에만 자산을 집중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상승세가 '동탄 전체의 재평가'라기보다 동탄역 생활권과 청계중앙공원 인근 등 핵심 입지에 대한 선택적 수요 집중 현상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한편 동탄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한 정량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초과할 경우 검토 대상이 된다. 동탄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이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 안팎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보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청약 경쟁률과 분양권 거래량 등 추가 요건까지 충족할 경우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인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정이 가능하다. 다만 정부가 즉각 규제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동탄만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핀셋 지정'은 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정부 안팎에서는 자칫 뒤늦은 규제가 시장 안정 효과보다 풍선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 실효성을 둘러싼 회의론도 있다. 이미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의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뒤늦은 규제가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거래 위축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경우 평택, 오산, 수원 등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아직 규제지역 지정 여부를 결정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동탄 등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길음역 일대 뉴타운 마지막 퍼즐 20년만에 맞춘다

과거의 낡은 시장 골목과 고층 아파트 숲이 공존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일대가 20년 넘게 이어진 뉴타운 개발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길음5재정비촉진구역과 길음역세권 재개발 등이 잇따라 추진되며 완성형 주거지로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단지별 선호도 차이와 출퇴근길 교통 혼잡, 공사비 부담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성북구 길음역 일대는 정비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였다. 길음역을 나오자 오래된 시장 골목과 고층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역 주변으로는 낡은 간판을 단 점포와 저층 주거지가 남아 있었고, 그 뒤편으로는 이미 입주를 마친 길음뉴타운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서 있었다. 한쪽에서는 오래된 생활권이 버티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 아파트 숲이 도시의 표정을 바꾸고 있었다. 길음시장 정비사업과 길음역세권 재개발, 길음5재정비촉진구역 등 뉴타운 잔여 구역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길음뉴타운 개발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향하고 있다. 노후 저층 주거지와 전통시장, 역세권 상권이 고층 주거단지와 복합 상업시설로 재편되면 성북권 주거 지형도 한 단계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길음뉴타운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길음5재정비촉진구역도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제8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길음5구역 재개발 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 이에 따라 성북구 정릉동 175번지 일대 3만6333.9㎡ 부지에는 용적률 282.26%를 적용한 지하 6층~지상 33층, 총 75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139가구는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길음5구역이 본궤도에 오르면 20여 년간 이어져 온 길음 재정비촉진지구 사업도 큰 틀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길음 일대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가격 흐름도 있다.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와 시장 일각에서는 한때 '마용성 다음은 길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길음뉴타운 대장 단지로 꼽히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84㎡는 최근 수년간 17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강북권 대표 신축·준신축 단지로 자리 잡았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가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신축 역세권 단지로 실수요가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길음뉴타운 내 단지별 선호도도 뚜렷하게 갈린다. 인근 중개업계는 교통·상권 접근성이 좋은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롯데캐슬 클라시아를 상위 선호 단지로 꼽고, 길음뉴타운 6·8·9단지 역시 매수 문의가 꾸준한 곳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학군 수요나 실거주 목적의 경우 매수보다 전세로 먼저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인근 중개업계 관계자는 “길음뉴타운 내에서도 단지별 선호도 차이가 뚜렷하다"며 “교통 접근성과 생활 편의시설, 단지 입지 등을 고려하면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롯데캐슬 클라시아가 가장 선호도가 높고, 이어 6·8·9단지 등이 실수요자 관심을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학군이나 자녀 통학 여건을 중시하는 수요자라면 2·4단지를 검토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가격이 단기간에 오른 만큼 매수보다 전세로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실거주 목적과 투자 목적을 나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길음이 마포·용산·성동과 같은 상급지 반열에 올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약점은 여전히 교통이다. 출퇴근 시간대 길음역과 미아사거리 일대 도로는 차량이 병목처럼 몰린다. 동소문로를 통해 내부순환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삼양로에서 내려오는 차량이 뒤엉키면서 정체가 반복된다. 내부순환도로와 동부간선도로 합류 구간까지 감안하면 차량 이동성은 실거주자들이 체감하는 핵심 불편 요인으로 꼽힌다. 대중교통 역시 녹록지 않다. 4호선 길음역은 강북 북부권에서 내려오는 승객을 이미 가득 실은 상태로 열차가 도착하는 경우가 많아 출근 시간대 도심 방향 승차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와 지하철의 '이중 병목'은 길음의 고질적 약점으로 남아 있다. 향후 동북선 개통은 미아사거리역 일대 접근성을 높이고 강북 동북권 교통망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다만 그 효과가 길음뉴타운 전반에 고르게 확산될지는 의견이 갈린다. 인근 중개업계 관계자는 “클라시아와 센터피스, 동부센트레빌 등은 기존 역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고 일부 단지도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동북선 수혜는 미아사거리역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동북선 효과를 길음뉴타운 전체 호재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길음뉴타운 주요 단지가 17억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한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길음뉴타운 안에서도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대단지 신축, 단지 내 보안, 활성화된 상가, 백화점·대형마트 접근성 등을 갖춘 대표 주거지로 꼽힌다. 인근에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 대형 상업시설이 몰려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 단지 내부 생활권만 놓고 보면 강북권에서 손꼽히는 '완성형 주거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학군도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다. 길음뉴타운 일대는 영훈초·영훈국제중 등 사립학교 수요와 맞물려 학부모 관심이 꾸준한 지역이다. 다만 사립학교는 거주지만으로 자동 배정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실제 배정 가능한 초·중학교 학군과의 차이는 따져봐야 한다. 길음초·길음중 배정 가능성이 높은 단지, 특히 평지에 가까운 단지는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다. 실제로 길음뉴타운 안에서도 가격은 단지별로 뚜렷하게 갈린다. 역세권, 연식, 단지 규모, 경사 여부, 학군 접근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같은 길음 생활권이라도 평지에 가까운 대단지와 언덕 위 소규모 구축 단지의 시장 평가는 다르다. 길음의 가격 구조는 '동네 전체 상승'이라기보다 조건이 좋은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에 가깝다. 장점과 단점은 분명히 갈렸다. 길음뉴타운은 종로 접근성과 백화점·대형마트 등 생활 편의시설, 정비된 뉴타운 주거환경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반면 언덕 지형과 부족한 녹지,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장안동 일대는 평지 생활권과 녹지, 자차 접근성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변 개발도 길음의 향후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변수다. 미아3구역과 미아4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곳으로, 향후 신축 단지가 들어서면 인근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축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고 시장에서 소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기존 단지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길음과 미아 일대가 하나의 신축 주거 벨트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길음·미아 일대를 임장한 한 방문자는 “길음역 주변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골목이 남아 있지만, 뉴타운 안쪽으로 들어가면 래미안·푸르지오·이편한세상 등 브랜드 단지가 모여 하나의 주거 마을처럼 형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덕과 경사는 분명한 단점이지만, 백화점과 이마트, 도서관 등 생활 인프라가 가까워 실거주 만족도는 높아 보였다"며 “미아3·4구역 등 주변 재개발이 진행되면 길음·미아 일대가 하나의 신축 주거 벨트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길음뉴타운 내 아파트를 매수한 한 입주민은 “노원·도봉·강북권보다 입지 경쟁력이 있고 동북선 개통에 따른 왕십리 등 주요 환승 거점 접근성 개선 기대감, 대형마트·병원 등 생활 인프라, 역세권 입지가 매수 판단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전고점 대비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도 향후 상승 여력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길음역세권 재개발은 일대 변화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이다. 역과 가까운 입지에 고층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길음역 주변의 상권 구조와 주거환경이 함께 바뀔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후 상권 이미지가 강했던 역 주변 저층 상권이 새 주거·상업 복합 공간으로 재편되면 성북권 역세권 가치도 재평가될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와 서울 아파트 가격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일부 개인 투자자와 실수요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주거지를 다시 살펴보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이나 마용성은 이미 가격 부담이 큰 만큼 노도강과 강북·성북권 중급지가 대체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며 “길음·미아는 상당수 단지가 전고점을 회복했거나 넘어섰지만, 노원·상계 등 일부 지역은 아직 회복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레미콘 파업 종료… 반도체 급한 불 껐지만 ‘재협상 불씨’ 여전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8일 만에 종료됐다. 레미콘 제조업계와 운송노조가 운송비 인상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주요 건설현장의 콘크리트 타설 차질도 정상화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이번 합의가 8개월짜리 단기 합의에 그친 데다, 단체교섭권 인정 여부와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 개편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가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의 레미콘 대란은 피했지만 운송시장 구조와 교섭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전날 수도권 조합원 7517명을 대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65.9%로 합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조합원 7158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5.2%를 기록했다. 찬성은 4714명, 반대는 2316명, 무효·기권은 128명이었다. 이번 합의안은 유류비를 제외한 레미콘 운송 단가를 회당 4200원 인상하고, 적용 기간을 기존 1년에서 8개월로 줄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사는 앞서 지난 9일 국토교통부 중재 아래 회당 운송비를 4200원 인상하는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튿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3%로 부결됐다. 이후 재협상 과정에서 인상 폭은 유지하되 적용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았다. 노조는 합의안 가결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이어온 운송 중단을 종료하고 현장 복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요 건설현장의 레미콘 공급 차질도 순차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반도체 공장 등 대형 건설현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기준 대형 건설사 27개사의 공사현장 119곳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고, 약 18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핵심산업 관련 공사 현장도 영향권에 들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단 운송 재개로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미콘은 생산 후 짧은 시간 안에 타설해야 하는 특성상 공급이 멈추면 골조 공정뿐 아니라 후속 공정까지 연쇄적으로 밀릴 수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 현장 관리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근본적인 갈등을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교섭체계다. 전운련은 레미콘 운송 노동자들이 노조법상 교섭 주체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원 판단과 고용노동부의 설립필증 교부 등을 근거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레미콘 제조업계는 운송 기사 상당수가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단체교섭권 인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관련 소송이 항소심에 계류 중인 점도 변수다. 결국 운송비 인상 폭을 둘러싼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누가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교섭할지에 대한 근본 문제는 남아 있는 셈이다. 협상 과정에서 노사 간 불신도 확인됐다. 앞서 제조업계는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뒤 공식 합의안 번복에 유감을 표하며 향후 운반비 협상을 권역별 협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노조는 통일 교섭 방식과 단체교섭 이행을 요구해왔다. 이번 합의로 파업은 멈췄지만 교섭 방식 자체를 둘러싼 이견은 그대로 남았다. 파업 과정에서는 일부 비노조 운송사업자와 다른 노조 소속 사업자들의 운행 재개 움직임도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운송 중단의 영향력을 일부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미콘 운송시장은 지입차, 자가용 차량, 용차 등으로 나뉘며, 파업 국면에서는 차량 유형과 소속에 따라 운행 여부가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치플랜트 도입 검토와 관련 규제 완화 가능성 등이 거론된 점도 운송 중단 장기화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치플랜트는 건설현장에서 직접 레미콘을 제조할 수 있는 설비로, 실제 도입 여부와 범위에 따라 기존 운송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8개월짜리 합의라는 점도 향후 부담으로 꼽힌다. 통상 운송비 협상은 1년 단위로 진행돼 왔지만, 이번에는 적용 기간을 2026년 7월부터 2027년 2월까지로 줄였다. 당장 파업을 끝내는 효과는 있었지만 내년 초 다시 협상이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 인상 기준 기간과 적용 폭을 둘러싼 추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현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며 “적용 기간이 8개월에 그친 만큼 내년 초 다시 운송비 협상이 시작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비 인상 여부를 매번 파업과 협상으로 결정하는 구조가 반복되면 건설현장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운송시장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레미콘 믹서트럭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제도는 공급 과잉과 과당 경쟁을 막고 영세 차주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장기간 증차가 제한되면서 기존 운송사업자의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믹서트럭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기존 운송사업자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커졌고, 운송비 협상이 집단 운송 중단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운송노동자 측은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노동 강도 등을 감안하면 운송비 현실화와 고용 안정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시장은 수급조절제도로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협상력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 건설 수요와 교통 여건, 산업 구조에 맞게 수급조절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레미콘 운송 갈등은 단순한 운송비 인상 문제가 아니라 건설현장 공급망 안정성과 운송시장 제도, 노동자성 인정 여부가 얽힌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운송비를 시장 지표와 연동하는 표준 체계를 마련하고 제조사와 운송노동자, 건설업계가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통해 갈등을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 차질은 단기간에도 현장 공정에 큰 영향을 준다"며 “특히 반도체 공장처럼 일정 관리가 중요한 현장은 운송 중단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비슷한 갈등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수도권 레미콘 파업 8일 만에 종료… 운송비 6% 인상 합의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와 제조업계가 운송비 인상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8일부터 이어진 레미콘 운송 중단 사태가 8일 만에 마무리됐다.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은 15일 수도권 조합원 7517명을 대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65.9%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7158명이 참여해 찬성 4714명(65.9%), 반대 2316명(32.4%), 무효·기권 128명(1.8%)으로 집계됐다. 가결된 합의안은 레미콘 운송비를 회당 4200원(5.5%) 인상하고 계약 기간을 기존 1년에서 8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향후 8개월간은 회당 4200원이 인상 적용되며, 이후 4개월간은 인상폭이 5200원으로 확대된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4533원, 약 6.0%의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일 운송비를 기존 회당 7만5800원에서 8만원으로 4200원 인상하는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68.3%로 부결됐다. 이후 계약 기간 단축 등을 반영한 2차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면서 최종 타결에 이르렀다. 이번 파업은 전운련이 운송단가 인상과 수도권 통합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운송 중단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노조에 따르면 수도권 조합원 8000여명과 레미콘 운송장비 1만1000여대가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건설 현장 피해도 확대됐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27개 대형 건설사 119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고, 약 18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등 일부 현장에서는 직영 믹서트럭 출하가 저지되며 공정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운련은 “2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이날부로 운송 중단 행위를 종료한다"며 “최종 협약서 작성과 서명 절차를 마치는 대로 조합원들에게 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 레미콘 운송은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SK도 영향권…레미콘 파업, 조합원 투표가 운명 가른다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노사가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건설현장 정상화 여부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건설현장의 공정 차질이 해소될지, 아니면 파업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1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과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들은 전날 국토교통부 중재 아래 운송비를 회전당 4200원 인상하는 내용의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인상 폭은 지난 10일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1차 합의안과 동일하지만 적용 기간을 기존 1년에서 8개월로 단축했다.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오는 7월 1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적용된다. 이번 합의안은 운송비 인상 폭은 유지하되 계약 기간을 줄여 내년 초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노조는 현장 복귀 이후 추가 협상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고, 제조사 측 역시 건설현장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협상 재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노사는 지난 9일 회전당 4200원 인상안을 담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68.3%, 찬성 30.6%로 부결됐다. 이후 제조사들은 추가 협상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현장 피해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번 파업은 지난 8일 수도권 전운련 조합원 약 8000명이 운송거부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조합원들이 운행하는 믹서트럭은 약 1만1000대 규모로 수도권 레미콘 운송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 이내 현장에 타설해야 하는 특성상 저장이 불가능하다. 공급이 끊기면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되고 이후 철골, 설비, 마감 공정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업계가 레미콘을 건설현장의 '혈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실제 파업 장기화로 건설현장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25개 대형 건설사, 117개 현장에서 약 16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됐다. 협회는 최근 긴급 업계 간담회를 열고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사업장의 전면 셧다운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 핵심 산업시설인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 현장에서는 내부 공정은 진행되고 있지만 레미콘 타설 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건설사는 대체 공급을 시도했지만 조합원들의 출입 저지 등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역시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는 대형 현장의 경우 내부 마감 등 다른 공정을 우선 진행하며 일정 기간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 규모 현장은 레미콘 공급 중단이 곧 공사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복수의 건설사 관계자는 “노사 협상 당사자가 아닌 만큼 우선 조합원 투표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타설 일정을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운송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후 4시까지 조합원 약 8000명을 대상으로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당초 지도부는 재투표 없이 합의안을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다시 한 번 조합원 의견을 묻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는 노조가 투표 기간 중 파업 지속과 관련한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기로 하면서 일부 조합원의 자율적인 운행 재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일부 차량만 운행될 경우 현장 운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부분의 현장이 투표 결과를 확인한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와 노사 모두 조속한 정상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조합원 투표 결과가 향후 사태의 방향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번 파업의 배경에는 단순한 운송비 갈등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노조는 수도권 운송 단가가 타 권역보다 낮고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운송비로는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또한 레미콘 운송기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지위 인정과 수도권 통합교섭 체계 구축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조사들은 건설경기 침체로 레미콘 출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 비용 부담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운송비는 이미 수차례 인상됐고 유류비 역시 제조사가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로자성 문제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통합교섭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매년 반복되는 레미콘 업계의 구조적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믹서트럭 신규 등록이 2009년 이후 사실상 제한된 상태인 데다 권역별 교섭 체계와 근로자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믹서트럭 등록 대수가 2009년 이후 사실상 제한된 상태인 데다 권역별 교섭 체계와 근로자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제조사의 직영 트럭을 우선 배차하거나 대형 현장에 한해 단기적으로 현장 내 배치플랜트 설치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 조달이나 직영 운용 등 근본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건설현장은 해마다 정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운송거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번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수도권 레미콘 출하와 운송이 재개되면서 멈춰 있던 타설 공정도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주요 산업시설 건설 현장도 빠르게 공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인상 폭이 1차 합의안과 동일한 4200원이라는 점은 변수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달라진 것이 크지 않다"는 불만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차 부결될 경우 건설현장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파업 장기화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합의안이 통과되더라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적용 기간이 내년 2월까지로 제한돼 있어 불과 8개월 뒤 운송비 재협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당장의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한 봉합 성격이 강하다"며 “운송비 체계와 근로자성, 수급조절 제도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유사한 갈등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가 건설현장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중국, 대만 등이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국내 핵심 산업시설 건설이 노사 갈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노사 갈등이 이제는 국가 산업 경쟁력 문제와 연결되는 시대"라며 “생산성과 공정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아파트값 0.27% 상승…동탄은 한 주 새 1.98% 급등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화성 동탄구가 한 주 만에 2% 가까이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세가격도 서울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지면서 매매·전세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월세 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6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수도권은 0.20%, 서울은 0.27% 올랐고 지방은 보합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 상승 지역은 전주 101곳에서 108곳으로 늘어난 반면, 하락 지역은 70곳에서 66곳으로 줄었다. 서울은 전주 0.25%에서 이번 주 0.27%로 상승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은 “국지적으로 관망세를 보이는 지역이 존재하나 주요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와 대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상승 거래가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강북권에서는 동대문구와 도봉구가 각각 0.39% 올랐다. 동대문구는 답십리·휘경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도봉구는 도봉·창동 위주로 상승했다. 성북구는 돈암·종암동 주요 단지 위주로 0.35%, 강북구는 미아·번동 위주로 0.34%, 은평구는 불광·증산동 위주로 0.33% 상승했다. 강남권에서는 강서구가 0.42%로 서울 자치구 중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로구도 0.40% 올랐고, 송파구는 거여·방이동 역세권 위주로 0.33% 상승했다. 영등포구는 대림·여의도동 위주로 0.31%, 동작구는 대방·흑석동 위주로 0.28% 올랐다. 경기 아파트값은 전주 0.12%에서 이번 주 0.20%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화성 동탄구는 청계·여울동 역세권 위주로 1.98% 급등했다. 성남 분당구는 개발 기대감이 있는 구미·정자동 위주로 0.62%, 성남 중원구는 금광·상대원동 위주로 0.48% 상승했다. 반면 과천시는 중앙·별양동 대단지 위주로 0.30% 하락했다. 인천은 전주 0.02%에서 0.04%로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연수구는 동춘·연수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0.11% 올랐고, 미추홀구는 관교·용현동 위주로 0.08% 상승했다. 중구와 남동구는 각각 0.06%, 0.02% 하락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보합을 기록했다. 5대 광역시는 0.01% 하락했고 세종은 0.21% 떨어졌다. 광주는 0.09%, 제주는 0.03%, 경북은 0.03%, 부산은 0.01% 하락했다. 반면 전남은 0.07%, 충북과 전북은 각각 0.05% 상승했다.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수도권은 0.22%, 서울은 0.32%, 지방은 0.02%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전세시장에 대해 “높은 전세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임차문의가 증가하고, 정주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및 대단지 등 주요 단지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누적되며 상승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 0.29%에서 이번 주 0.3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성동구는 행당·옥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64% 올랐고, 도봉구는 창·도봉동 대단지 위주로 0.55% 상승했다. 송파구도 잠실·신천동 대단지 위주로 0.53% 오르며 강남권 전세 상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세가격은 0.19% 상승했다. 화성 동탄구는 목·능동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0.52% 올랐고, 광명시는 하안·철산동 역세권 위주로 0.44%, 성남 수정구는 창곡·신흥동 위주로 0.41% 상승했다. 인천 전세가격은 0.11% 올랐다. 서울과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전세 동반 상승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전월세 시장 불안의 원인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전월세 가격 상승은 2022~2024년 착공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며 “부동산 PF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건설공사비 급등 등으로 주택 착공이 위축됐고, 이에 따른 입주물량 감소가 현재 서울·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10년 평균 4만호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착공은 2023년 2만7000호, 2024년 2만2000호, 2025년 2만7000호에 그쳤고, 이에 따라 입주물량도 2026년 2만7000호, 2027년 1만7000호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아파트 착공이 10년 평균 18만5000호에 비해 2023년 10만8000호, 2024년 15만호, 2025년 15만3000호로 줄었고, 이에 따라 2026년과 2027년 입주물량이 각각 10만5000호, 11만6000호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전세의 월세화에 대해서도 정부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했다. 국토부는 1인 가구 증가,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임차인의 월세 선호 확대 등을 배경으로 들며 수도권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0년 35.3%에서 2025년 47.2%로 상승했고, 비아파트는 같은 기간 42.8%에서 73.5%로 뛰었다. 다만 국토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세시장 불안을 중앙정부 책임으로 지적한 데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주택공급 인허가권 등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전후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현재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을 중앙정부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을 담은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수도권 도심 6만호 공급계획, 공공 신축 매입임대 확대, 비아파트 공급 촉진 등을 추진 중이라며 서울시 등 지방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있는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에 매수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전세시장에서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대기수요가 누적되며 가격을 밀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감소 우려까지 겹치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월세 불안은 당분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동탄을 비롯한 경기 남부 일부 지역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수억 원대 성과급 기대감과 갭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단기간에 아파트값이 과열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추격 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레미콘 파업에 대형 건설현장 89곳 타설 지연…“이번 주는 버텨도 다음 주는...”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으로 대형 건설사 현장 89곳에서 약 8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주요 산업시설 현장은 선제 타설과 공정 조정으로 당장 중대한 차질은 피하고 있지만, 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골조·타설 공정을 중심으로 공기 지연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건설협회가 8일 개설한 '레미콘 휴업 관련 기업애로 지원센터'에는 전날 오후 3시 기준 대형 건설사 15개사의 89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 중단 피해가 접수됐다. 이들 현장에서 지연된 타설 물량은 약 8만㎥로, 레미콘 믹서트럭 운행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만3400대 규모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진행 중인 건설공사 현장이 1만9000여 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신고되지 않은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 현장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도 현장 피해 상황을 접수하며 노조와 레미콘 제조사 간 대화 재개를 위한 조율에 나선 상태다. 다만 운송단가는 노사 간 교섭 사안인 만큼 정부가 직접 가격 조정에 나서는 방식의 중재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반 단가 문제는 정부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협상 방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국토부가 파악한 피해는 일부 타설 공정 차질 수준으로, 현장 전체가 멈춘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계속 접수하고 있지만 현장 전체가 중단된 곳은 아직 없다"며 “대부분 현장이 이번 주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다음 주까지 상황이 이어지면 보다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레미콘운송노조와 제조사 측은 수도권 레미콘 운송 단가를 회당 4200원(5.5%)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같은 날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3%, 찬성 30.6%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동시에 휴업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잠정합의안 부결 결과에 대해 물가 상승, 차량 유지·관리비 부담, 지방보다 낮은 수도권 운반비 현실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상안을 마련하기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는 향후 협상 재개 여부와 파업 장기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레미콘 운송 중단의 직접적인 영향은 콘크리트 타설이 필요한 골조 공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전기·설비·배관·마감 등 일부 공정은 병행할 수 있지만 기초와 기둥, 슬래브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핵심 공정은 레미콘 공급 없이는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건설사들은 파업에 대비해 타설 일정을 앞당기거나 공정 순서를 조정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현장의 경우 파업 직전 주말까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의 타설 일정을 사전에 조정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시작될 때부터 현장별 타설 일정을 미리 조정했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사전에 대응한 상태여서 현재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레미콘 운송 중단에 대비해 파업 직전 주말까지 평택캠퍼스 P5 현장의 타설 작업을 많이 진행했다"며 “현재는 타설 외에 진행할 수 있는 공정을 우선 수행하고 있어 아직 큰 타격이나 공기 지연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별 상황은 다르지만 타설 외 공정을 먼저 진행할 수 있는 곳은 공정 순서를 조정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다만 파업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면 공정을 앞당겨 대응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노조와 제조사 측의 교섭 재개 여부다. 국토부는 직접적인 운송단가 조정에는 개입하지 않되 양측이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조율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화를 재개시켜 조속히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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