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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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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주택 공급 ‘오염토 복병’…인근 캠프킴·유엔사 부지가 보여준 정화 난제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후보지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토양과 지하수 오염 정화가 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근 반환 부지인 캠프킴조차 2020년 반환 이후 현재까지 정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에서도 과거 정화 이후 오염토가 다시 발견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지 선정 뒤에도 오염 조사와 정화, 안전성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현 정부 임기 내 착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9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부지별 반환 여부와 토양오염 상태, 주변 개발 및 기반시설 여건 등을 검토하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용산기지는 70년 넘게 미군이 사용한 군사시설인 만큼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환경조사와 정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반환된 땅도 전체 용산기지의 일부에 그친다. 미반환 부지를 후보지로 정할 경우 한미 간 반환 협상부터 거쳐야 하며 반환 이후에도 환경조사와 정화계획 수립, 정화공사 및 검증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용산공원의 토양오염 문제는 부지 시범개방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정부는 2022년 6월 반환 미군기지 일부를 용산공원 시범개방 구역으로 공개했다. 당시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공개된 반환 부지 환경조사에서 벤젠과 톨루엔,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이 확인됐다며 충분한 정화와 안전성 검증을 마치기 전에 시민에게 개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용산 미군기지는 과거 기름 유출 사고가 빈번했고 토양·지하수 오염이 지속적으로 확인된 곳"이라며 “주택 부지로 활용한다고 기존 오염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해당 부지의 국가공원 조성을 전제로 하고 있어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주택 공급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오염 실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화, 미군과의 협의 및 정화 비용 문제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2021년 변경·고시한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은 전체 부지 반환 시점을 'N년'으로 두고 'N+7년'을 공원 조성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미군기지 반환 시점을 확정하기 어려운 데다 반환 이후에도 오염 조사와 정화, 공원계획 수립 및 조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일정이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 일부가 주택 후보지로 선정될 경우 임시개방 과정에서 시행한 위해성 저감조치와 별개로 주거 용도를 고려한 오염 조사와 위해성 평가, 정화 및 검증 절차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주거용지와 공원은 원칙적으로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에 포함되지만 실제 이용 기간과 오염물질 노출 경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캠프킴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캠프킴은 용산공원 본체와 별도로 떨어져 있는 옛 미군기지로, 용산공원정비구역상 주택 등 복합개발이 가능한 복합시설조성지구에 속한다.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일대 약 4만8400㎡ 규모인 캠프킴은 2020년 12월 미군으로부터 반환됐지만 아직 정화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 이곳에 약 25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반환 전 환경조사 결과를 인용한 기존 보도에 따르면 캠프킴에서는 유류 오염 지표인 TPH가 토양오염 우려기준의 최대 33.9배, 벤젠은 3.4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납 등 일부 중금속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정화가 진행됐지만 2023년 문화재가 발견되면서 관련 조사 기간 일부 정화 공정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 조사가 끝난 뒤 정화가 재개됐으나 오염 범위와 처리 물량, 현장 여건 등에 따라 사업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오염토 정화 작업이 벌써 5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어느 지역에 아파트를 짓더라도 현 정부 내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은 아니다"고 말했다. 캠프킴과 함께 용산공원 인근 유엔사 부지의 정화 이력도 정부 구상의 현실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유엔사 부지는 1952년 주한미군에 공여돼 유엔군정전위원회 등이 사용하다 2007년 반환된 약 5만3458㎡ 규모 부지다. 유엔사 부지 환경영향평가서에 인용된 자료에 따르면 부지 반환을 앞두고 2005년과 2008년 환경오염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휘발성 유류계 화합물인 BTEX는 176㎎/㎏, 유류 오염 지표인 TPH는 1만580㎎/㎏까지 검출됐다. 국방부는 2011년 7월 정화공사에 착수해 같은 해 10월 법적 기준에 따른 1단계 정화를 마쳤다. 이후 향후 토지 이용 용도를 고려한 2단계 정화를 거쳐 2013년 6월 정화 작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정화 완료 후 민간 개발을 준비하던 2018년 부지에서 오염토가 다시 발견됐다. 당시 보도와 환경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기반시설 조성 과정에서 TPH가 기준을 초과해 검출돼 추가 정화 절차가 진행됐다. 김용호 서울시의원 측이 제시한 유엔사 부지 복합개발사업 승인조건 발췌 자료에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에 관한 조건이 포함돼 있다. 착공 시 대상 부지에 대해 토양오염 전문기관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공사 도중 오염토양이 발견될 경우 토양환경보전법 제11조에 따라 즉시 용산구 환경과에 신고하도록 하는 조건도 담겼다. 토양오염 정밀조사 결과 우려기준을 초과하면 오염토양을 정화하고 정화가 완료된 뒤 공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법적 문턱도 남아 있다.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용산 미군기지 본체부지를 국가가 조성하는 용산공원으로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계획 체계에서 용산공원 본체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관련 입법 근거를 마련하고 용산공원정비구역과 종합기본계획 등 관련 계획을 변경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는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안은 반환된 일부 부지에 대해 별도의 조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캠프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는 해당 개정안이 주택 공급 등을 위한 1·29 대책 후속 입법으로 용산공원 본체부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용산공원 본체에 곧바로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규모 공급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도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일대에 1만∼2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교통과 전력·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만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한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오 시장은 도심 녹지를 훼손하는 주택 공급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윤덕 국토장관 “과거와 차원 다른 공급 속도전”…공공·민간 총동원해 ‘150만호+α’ 가속

정부가 수도권 '150만호+α' 주택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에 재원과 조직·인력을 총동원한 '공급 속도전'을 주문했다. 민간에는 금융·세제·규제 완화와 조기 착공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택 공급 참여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의 실행력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오후 서울에서 김윤덕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유관 공공기관 및 주택건설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조치 계획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를 비롯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디벨로퍼협회 및 주요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정부가 지난해 9·7대책과 올해 1·29대책, 지난 13일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제시한 수도권 '150만호+α' 착공 목표를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데 맞춰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체 착공 목표 가운데 공공 부문이 담당하는 물량은 3분의 1 이상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사업 추진 속도가 향후 수도권 공급 목표 달성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이에 김 장관은 LH·SH·GH·iH 등 공공기관에 기존 사업 추진 방식에서 벗어난 대응을 주문했다. 단순히 개별 사업의 인허가 일정을 앞당기는 수준을 넘어 재원 조달부터 조직과 인력 운용까지 주택 공급 중심으로 재정비하라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재정이나 제도 개선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안을 적극 건의하면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장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성과를 신속히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업무 처리방식과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비상한 각오와 실행력으로 공급 속도전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주택 공급을 뒷받침하는 공적 금융기관에도 속도를 주문했다. 김 장관은 HUG와 HF 등에 역대 최대 규모의 보증 공급과 함께 보증 심사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했다. 사업성이 있는 주택사업이 자금 조달 단계에서 장기간 지연되지 않도록 공적 보증을 적극 활용해 민간 주택사업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민간 주택 공급 회복도 이번 간담회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최근 민간 주택시장은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부담, 각종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토부는 그동안 주택·건설업계와 수차례 간담회를 열어 민간 공급 위축 원인을 파악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 13일 대책에 금융·세제 지원과 도시·건축 규제 개선, 조기 착공 인센티브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관련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해 민간 사업자가 사업성이 확보된 현장의 착공 시점을 앞당기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공공 부문이 전체 공급 목표의 상당 부분을 직접 책임지는 동시에 민간 사업의 병목을 해소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공급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주택건설 업계는 이번 대책이 민간 공급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발표된 지원책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9·7대책을 비롯해 기존 주택공급 대책에서 발표됐지만 아직 입법이나 제도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과제와 이번 8·13대책 후속조치를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결국 정부의 수도권 공급 목표 달성 여부는 발표된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후보지를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체감하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인허가와 토지 확보, 자금 조달 등 사업 단계별 병목을 얼마나 줄일지가 관건이다. 김 장관은 “민간 공급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 금융·세제·규제 등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공급대책 관련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신속하게 추진해 이번 대책의 실행력과 신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태릉·과천 그린벨트 총량 예외…오세훈, 李 면전서 “용산공원 개발 반대”

정부가 수도권 공공주택지구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에서 제외하며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낸다. 지자체에 배정된 기존 해제 가능 면적을 차감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용산공원 주택 건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직접 밝히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18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 겸 제36회 국무회의에서 '개발제한구역 해제 총량 예외 인정을 위한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선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안건은 정부가 지난 1월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국가가 서민주택 공급 등을 위해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을 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의 예외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그린벨트 해제 총량은 광역도시권별로 해제할 수 있는 최대 면적을 미리 정해 놓는 제도다. 총량 예외가 적용되면 지자체에 배정된 해제 가능 면적을 소진하지 않고도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할 수 있다. 대상 사업에는 경기 과천 경마장·방첩사령부 일대와 성남 금토2·여수2지구 등이 포함됐다. 이들 지역에 공급을 추진하는 주택은 총 1만6100가구 규모다. 이번 의결로 그린벨트 총량 문제에 따른 사업 제약을 줄이면서 지구 지정과 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사업도 별도의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1·29 대책에서 태릉골프장에 68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 인정과 관련한 심의를 진행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태릉골프장과 과천경마장 개발은 과거에도 주택 공급 방안으로 제시됐지만 관계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협의와 주민 반발 등으로 장기간 지연됐다. 정부는 최근 관계부처 협의가 상당 부분 진전된 만큼 그린벨트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 실제 착공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그린벨트 규제를 풀며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용산공원을 주택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는 서울시와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에게 용산공원 주택 건설에 반대한다는 서울시 입장을 전달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고 밝혔다. 그는 뉴욕 센트럴파크와 런던 하이드파크, 파리 뤽상부르공원을 예로 들며 용산공원 역시 도시의 상징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산지가 많아 전체 공원 면적만 보면 녹지가 충분해 보일 수 있지만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도보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5.7㎡에 불과하다"며 “주택의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시민의 삶의 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닥공', 즉 닥치고 공급에도 원칙이 있다"며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용산공원 개발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이나 도심 녹지를 신규 택지로 활용하기에 앞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공급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정부의 8·13 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해 온 정비사업 관련 건의 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이 그토록 절박한 과제라면 현실적인 해법부터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규제 등 정부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했다. 오 시장은 “정책은 국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국민의 삶을 정책에 억지로 맞추려는 오만부터 내려놓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찾기 어려운 만큼 국공유지와 군부대 이전부지, 유휴부지는 물론 용산공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이라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에 관한 한 이것저것 빼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용산공원에 실제로 주택을 공급하려면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과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와 용산구를 비롯해 국방부·국가안보실, 미국 측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거쳐야 해 단기간에 공급 물량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한편,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오는 20일 만나 용산공원과 서울 그린벨트 활용,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공공택지와 녹지 활용을 통한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는 반면 서울시는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이번 회동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집값 7월 1.09% 상승…성북·노원 등 비강남권 강세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지난달 1%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지역에서 관망세가 나타났지만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과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이어졌다. 특히 성북·노원·중랑구와 구로·강동·영등포구 등 비강남권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세와 월세도 신축·대단지·학군지와 교통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동반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8일 발표한 '2026년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5% 상승했다. 지난 6월 상승률인 0.33%보다 오름폭이 0.02%포인트 확대됐다.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0.72% 올라 전월의 0.6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서울은 1.09% 상승해 6월 1.03%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66%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1%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 누적 상승률은 3.41%로 지난해 0.96%보다 높았다. 경기도는 화성 동탄과 수원 영통구, 용인 기흥구를 중심으로 0.65% 상승했다. 인천은 연수·서해·제물포구 등의 오름세에 힘입어 0.02% 올랐다. 서울에서는 강북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는 하월곡·길음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1.73% 올랐다. 노원구는 개발 기대감이 있는 상계·중계동을 중심으로 1.64% 상승했다. 중랑구는 신내·면목동 대단지 위주로 1.35%, 서대문구는 홍제·북가좌동을 중심으로 1.26% 올랐다. 중구도 신당·황학동 주요 단지의 상승거래가 이어지며 1.23% 상승했다. 한강 이남 11개 구에서는 구로구가 개봉·구로동 역세권을 중심으로 1.33% 올라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동구는 암사·천호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1.29%, 영등포구는 개발 기대감이 있는 신길·대림동 위주로 1.27% 상승했다. 송파구는 거여·잠실동을 중심으로 1.15% 올랐고 강서구는 등촌·염창동 위주로 1.03% 상승했다. 개발 기대감이 있거나 교통 여건이 양호한 비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도 상승거래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별로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44%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0.88%, 서울 아파트는 1.27% 올라 전체 주택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은 0.96%, 단독·다가구주택은 0.49% 각각 상승했다. 지방 주택 매매가격은 0.01% 올라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다. 울산은 남구와 북구의 대단지를 중심으로 0.30% 상승했고 대전도 0.05% 올랐다. 반면 제주는 서귀포·제주시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0.18%, 충남은 천안 서북·동남구 위주로 0.10% 각각 하락했다. 매매뿐 아니라 임대차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38%, 수도권은 0.68%, 서울은 1.03% 각각 올랐다. 서울에서는 임차 수요가 이어지는 역세권과 대단지 등 주거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상계·중계동 역세권을 중심으로 1.69% 올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는 길음·돈암동 대단지 위주로 1.48%, 강북구는 미아·수유동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1.39% 상승했다. 성동구는 하왕십리·마장동 위주로 1.35%, 도봉구는 창·쌍문동을 중심으로 1.27% 올랐다. 한강 이남에서는 강동구가 명일·암사동 주요 단지 위주로 1.53%, 송파구가 잠실·신천동의 주거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1.45% 상승했다. 금천구는 1.13%, 영등포구는 1.11%, 구로구는 1.06% 올랐다. 월세가격도 전국 0.38%, 수도권 0.64%, 서울 0.94%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대단지와 역세권 등 생활 인프라가 양호한 단지에 월세 수요가 이어졌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가 1.67%, 성북구가 1.60% 올라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1.23%, 도봉구는 1.15%, 강북구는 1.11% 각각 상승했다. 한강 이남에서는 강동구와 송파구가 각각 1.27%, 1.26% 올랐다. 서울 아파트만 놓고 보면 전세가격은 1.28%, 월세가격은 1.12% 상승했다. 매매와 임대차가격이 한 달 사이 나란히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관망세가 나타나며 혼조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매매는 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과 수요가 꾸준한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발생했다"며 “전월세는 임차 수요가 집중되는 신축·대단지·학군지와 교통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계약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흉물 사라져 좋지만 1000가구나?”…강서 염창공원 개발에 갈린 민심

8.13 주택 공급대책에서 서울에선 유일하게 신규 공급 부지로 공개된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가 1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로 개발된다. 오랫동안 방치된 옛 골프연습장 부지가 정비된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공원과 산책로 훼손, 교통난, 기반시설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일부 주민은 공공주택 공급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정부가 구체적인 주택 유형과 개발 범위를 정하기에 앞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분양 비율과 입주 대상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1000가구 전부가 청년 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는 인식이 먼저 퍼지면서 불필요한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염창공원 일대는 지하철 9호선 증미역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었다. 다만 증미역 방면에서 주택가로 접어들자 도로 폭이 급격히 좁아졌다. 승용차 두 대가 여유 있게 교행하기 어려운 구간도 있었고 도로 위로는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공원 인근에는 한강우성아파트를 비롯한 기존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거지, 소규모 상가가 촘촘하게 들어서 있었다. 길 끝에는 과거 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됐던 대형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부 시설은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 모습이었지만 주변 유휴부지에는 화물차와 굴착기 등 각종 장비가 놓여 있었다. 관리되지 않은 수풀도 곳곳에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염창공원 일대를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사업 대상 면적은 11만1800㎡이며 이 가운데 5만1000㎡에 약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 예정자로 참여한다. 정부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절차를 통합·단축해 2029년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기간 방치된 부지가 정비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염창동 주민 A씨는 “정부가 집을 짓는다고 발표해도 실제 완공될 때까지는 믿기 어렵다"면서도 “지금 부지 자체가 지저분하고 으슥해 비가 오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무범지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방치해 두는 것보다는 주거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주민 B씨는 “서울 어느 지역이든 집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공공주택은 필요하다"며 “젊은 세대가 집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공주택이 들어온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공주택이 집값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지역 이기주의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B씨는 “결국 자기 동네에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며 “이곳에서도 무조건 반대한다면 다른 지역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염창공원 일대는 과거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됐지만 수익시설과 주민 편의시설 조성을 둘러싼 문제,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와 소송 등을 거치며 장기간 표류했다. 현장에서 만난 고령의 주민들도 골프연습장 조성 당시부터 각종 갈등이 이어졌다고 기억했다. 주민 C씨는 “골프연습장 사업이 추진되다가 법적 문제가 생기고 부도가 나면서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송도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정부와 LH가 추진한다고 하니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도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환영하고 있다. 강서구는 정부 발표 직후 “대표적인 난제로 꼽혔던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문제가 마침내 풀렸다"고 평가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장기간 방치된 시설을 정비하고 공원 기능을 회복하는 동시에 주택 공급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존 기반시설이 1000가구의 추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부분 기존 아파트와 저층 주거지 사이를 통과하는 이면도로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 차량 통행과 주차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주택이 들어설 경우 수백 대의 차량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어 별도의 교통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민 D씨는 “이 일대는 도로를 넓히려고 해도 양쪽에 건물과 아파트가 있어 확장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버스도 공원 안쪽까지 들어오지 못하는데 1000가구를 지으면 차량이 어디로 드나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과 공공주택 개발 일정이 겹치면 교통 부담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염창공원 주변 우성1·2차와 삼천리 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단지 재건축과 염창공원 공공주택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 공사 차량 통행부터 입주 이후 교통수요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장에서는 고압 전력설비 문제도 거론됐다. 공원 인근에는 전주와 전선이 지나고 있으며 수목과 건물 사이로 대형 철탑 구조물도 확인됐다. 주민 E씨는 “고압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파트를 짓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력설비를 옮기거나 지중화하는 방안도 사업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개발 대상지에 어떤 전력설비가 포함되는지와 이설이 필요한지 여부는 향후 지구계획 수립 및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도로 확충과 대중교통 대책, 학교·주차장 등 생활 기반시설 배치계획도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정부 주택공급, 서울시 보존…용산공원 운명 20일 갈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0일 만나 용산공원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검토 대상에 올린 반면 서울시는 공원 훼손에 반대하고 있어 이번 회동이 양측 갈등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회동을 갖고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를 협의한다. 두 사람이 지난달 24일 비공개로 만난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마주 앉는 것이다. 최대 쟁점은 용산공원이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군과의 협의와 토양오염 정화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용산공원 예정지는 약 300만㎡로, 이 가운데 용산어린이정원은 약 30만㎡다. 현재까지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면적은 약 76만8000㎡다. 주택업계에서는 어린이정원만 활용하더라도 개발 밀도와 주택 유형에 따라 5000∼1만가구 안팎을 공급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소형 주택 위주로 고밀 개발하면 공급 규모가 최대 2만가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부가 공식적인 공급 면적이나 물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용산공원에 주목하는 것은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8·13 대책을 통해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개 지구에서 약 2만7000가구를 공급하고,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중 7만3000가구 이상의 신규 택지를 추가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용산공원은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가 자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 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와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만들어진 도시계획 원칙"이라며 “어렵게 확보된 녹지를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의 원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원 훼손에는 “1㎝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용산구와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공원의 본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개발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일부 주민은 용산어린이정원 주변에 근조화환 수백 개를 설치하며 주택 공급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법적·물리적 과제도 적지 않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이외의 용도로 변경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본체부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특별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공교롭게도 김 장관과 오 시장이 만나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개정안은 반환이 완료된 부지부터 구역별 조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캠프 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고밀 개발을 위해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곧바로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환 부지별 공원 조성을 허용하는 것과 본체부지의 주택 개발은 별개의 문제여서, 정부가 실제 공급안을 마련하면 추가적인 법 개정과 국회 논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 부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도 변수다. 아직 반환되지 않은 구역은 미군 측과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고, 반환된 부지 역시 오염 조사와 정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정화에만 7∼10년이 걸릴 수 있어 용산공원을 당장의 공급난을 해소할 카드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교통과 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 문제도 풀어야 한다. 용산에서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고 인근 캠프 킴에도 2500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공원에 대규모 주택까지 들어서면 업무·상업시설과 주거 인구 증가를 함께 고려해 도로와 대중교통, 교육시설 수용 능력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도 이번 회동의 주요 의제로 꼽힌다. 정부는 당초 6000가구 수준이던 공급 물량을 1만가구로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개발 취지가 훼손되고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주장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윤덕 “용산공원 전체 열어놓고 검토”…서울시 “미래세대 국가자산, 훼손 안 돼”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서울시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국가자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양측이 공감하지만 용산공원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방식을 놓고는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1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발언과 관련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용산어린이정원 일부가 아닌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주택 공급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용산어린이정원이라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용산에는 미군 반환부지와 주변 부지 등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이 있는 만큼 주택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을 처음부터 주택 공급 대상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무엇을 검토할 때 처음부터 전제하고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열어놓고 봐야 한다"며 “국토부는 주택 공급에 관한 한 이것저것 빼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이 확정됐거나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공급을 추진하려면 관련 법률 개정과 국회 논의를 비롯해 서울시·용산구·국방부·국가안보실 및 미국 측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에 집을 짓기 위해서는 여러 법적 제약이 있어 국회에서 여야와 협의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용산구는 물론 국방부와 국가안보실, 미국 측과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과정을 충분히 거치면서 국토부는 가능한 주택을 더 공급한다는 입장에서 노력하겠다"며 “처음부터 가능하거나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기보다 다양한 의견과 설계를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단순한 유휴부지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시민의 휴식, 자연생태 보전을 위한 핵심 녹지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은 기후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국가자산"이라며 “용산공원을 최대한 보전해 국민의 여가·휴식과 자연생태 공간으로 조성하도록 한 것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의 기본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의 공급 목표를 채우기 위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없이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번 입장은 정부의 '8·13 주택 공급대책'을 전후해 제기된 용산공원 개발 가능성에 다시 선을 그은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도심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를 개발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권한이 있어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원칙론적인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주택 사정이 녹록지 않다고 해서 도심 한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녹지에 손을 대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에 찬성할 시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 내 그린벨트를 활용한 신규 택지 공급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보존 가치가 높은 1·2등급지는 유지하되 이미 훼손돼 녹지 기능이 떨어진 지역은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도심 녹지 개발은 다른 공급 수단을 모두 검토한 뒤 선택할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그린벨트 활용 구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시는 녹지를 개발하기보다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 대책에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와 이주비 대출 개선 등이 포함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민간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가 빠져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정책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임대차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거주 이전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보유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증세"라며 “정책 실패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폭력적 증세"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전임 서울시정의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시장 10년 시절의 악영향이 지금도 미치고 있다"며 현재의 서울 주택 공급 부족을 현 서울시정의 책임으로 돌리는 데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요청한 제도 개선안 10건 가운데 8건을 수용했으며, 남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민간 용적률 문제는 오 시장과 만나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원 지위양도와 용적률 규제를 무리하게 풀면 투기 수요가 유입되고,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의 멸실과 이주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돼 매매·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 장관은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견해 차이를 좁혀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각자가 가진 권한을 먼저 행사하기보다 성실하게 대화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용산공원이나 서울 그린벨트를 신규 주택 공급지로 구체화할 경우 녹지 보전과 공급 확대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용산공원 활용에는 법 개정과 국회 논의뿐 아니라 서울시·용산구·지역주민 및 미국 측과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 여부가 실제 공급 일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3만호 공급, 집값 잡을까”…정비사업은 호평, 전월세 안정엔 ‘물음표’

정부가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재개발·재건축과 비아파트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8·13 주택 공급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정비사업 절차 단축과 이주비 대출 개선은 장기간 멈춰 있던 사업장의 착공을 앞당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신규택지 상당수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커 당장의 서울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한다. 이 가운데 신규 공공택지는 10만호 이상이다. 정부가 우선 공개한 곳은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일대 1000호, 경기 남양주 도심 2만1700호,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대 4500호 등 3개 지구 약 2만7200호다. 나머지 약 7만3000호의 입지는 주민공람과 지자체 협의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개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으로 10월 초에는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며 “지방정부와 협의가 80~90%까지 진행된 곳도 있으며,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지속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23만호 가운데 현재 2030년 이전 착공이 확정된 물량은 약 12만호다. 미공개 신규택지 7만3000호 중 2030년까지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은 후보지 발표와 지구 지정 등 후속 절차를 거치며 구체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서울 신규 공공택지가 강서구 1000호에 그친 점을 한계로 꼽는다. 서울의 대기 수요를 분산하려면 미공개 물량에 서울 또는 서울과 인접한 선호 입지가 얼마나 포함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예상보다 유의미한 제도 개선이 담겼다"면서도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업계에서는 '공급 없는 공급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국민이 기대한 것은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신규 공급지였지만 공개된 서울 물량은 강서구 1000호에 그쳤고 7만3000호는 추후 발표로 남았다"며 “전체 규모는 크지만 핵심 입지가 빠져 '찐빵은 나왔는데 앙꼬가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양주 도심지구 2만1700호를 놓고는 서울 수요 분산 효과와 현지 공급 부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김 소장은 “남양주는 기존 공급이 많고 일부 지역은 집값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현지에서 추가 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교통망과 자족기능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진미윤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급은 곧 인프라"라며 “GTX 등 광역교통망이 확충되면 남양주와 하남도 경쟁력 있는 주거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분야는 민간 정비사업이다. 정부는 재개발 조합설립에 필요한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고, 정비계획과 기본계획 등 일부 행정절차를 병행하기로 했다. 이주비 대출의 담보가치 산정 기준도 개선한다. 종전자산과 종후자산 평가액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해 조합원의 이주비 조달 여력을 확대한다. 진 교수는 “기존 대책이 공급 물량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대책은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술적인 공급대책'"이라며 “금융지원과 절차 개선, 국무총리 주재 컨트롤타워를 통해 사업을 밀착 관리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의율 기준 완화는 수치상 5%포인트에 불과하지만 동의율이 70%대 초반에 머물러 장기간 정체된 구역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추진 의지가 형성된 사업장에는 작은 규제 완화도 단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도 “정비사업은 조합원의 이주비와 수분양자의 중도금·잔금대출이 막히면 정상적인 추진이 어렵다"며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확대하고 정비사업 관련 대출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한 것은 강한 금융지원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시와 정비업계가 요구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민간 용적률 완화,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 개선 등이 빠져 '반쪽짜리 규제 완화'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장관은 “재개발·재건축은 서울 주택 공급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면서도 “조합원 지위양도를 활성화하면 투기와 집값 상승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 완화 역시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의 멸실과 이주 수요가 집중되면 단기적으로 매매·전월세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도 향후 공급계획의 변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반대해도 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제도적으로 제한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견해 차이를 좁혀야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협의를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규제 완화가 공급보다 먼저 주택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 공급 관련 대출을 금융회사 총량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자금 조달에는 긍정적이지만 공공택지와 정비사업은 실제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반면 대출 완화는 빠르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자금이 신규 공급이 아닌 기존 주택 매수로 이동하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가을 이사철을 앞둔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직접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과 민간 장기임대·매입임대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실제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소장은 “이번 공급 물량은 대부분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대책"이라며 “비거주 주택 소유자의 실거주 전환으로 임차주택이 줄어들 수 있는데 가을 이사철부터 나타날 전월세 불안을 해소할 직접적인 처방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성패가 발표 물량보다 실제 착공 실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진 교수는 “공급은 시장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 의지만으로 착공을 끌어내기는 어렵다"며 “인허가 물량이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 지속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윤덕 국토장관 “신규택지 7.3만호 10월 초 공개…서울시 반대해도 법적 제한 없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가 아직 입지를 공개하지 않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7만3000호를 오는 10월 초까지 발표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에 반대하더라도 법적·제도적으로 사업 추진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직접 만나 공급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7만3000호는 10월 초 정도면, 빠르면 더 빨리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10월 초에는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협의 중인 추가 공급 후보지도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핵심이 계획된 물량의 실제 공급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몇 년 동안 공급 절벽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준비하고 계획하고 있는 신도시나 정비사업이나 민간·공공 할 것 없이 속도를 내야 한다"며 “파격적인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까지 활용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공급대책이 발표에 그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추진체계도 가동한다. 국토부 1차관을 중심으로 신속공급 추진체계를 만들고 사업 진행 상황을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상황판'도 구축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이번 공급대책이 단순한 발표에 그치지 않도록 “범정부적인 총력전" 형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해서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장관은 지난 1년간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대한 질문에 “부동산 시장이 많이 오르고 있다. 전월세도 오르고 있는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급대책을 준비하면서 주택·토지 관련 부서 직원들이 사실상 휴가도 제대로 가지 못한 채 대책을 마련했다며 “심각성을 느끼고 있고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은 서울 내 추가 공급으로 쏠렸다. 정부가 추가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끝까지 반대할 경우에도 정부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제도적으로는 제한이 없는 게 맞다"며 공공택지 개발을 위한 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제도적으로 추진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정부가 권한을 앞세워 서울시와 충돌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아야만 주택공급에 대해 국민에게 효과가 간다"며 “국토부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서울시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소수가 반대한다고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우선하되 필요한 공급사업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조만간 오세훈 서울시장과 직접 만나 주택공급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정부에 요청한 정비사업 규제개선 과제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 등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 포괄적으로 협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여온 용산공원 활용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장관은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표현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일단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실제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토양오염 정화 문제를 비롯해 법적 절차와 국회, 서울시, 용산구, 국방·안보 관련 기관 등과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가능한 주택을 더 공급할 수 있는 입장에서 협의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용산공원 활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구체적인 공급 규모나 위치, 시기 등이 결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추가 주택 2000호 공급 문제 역시 서울시와 추가 협의한다. 김 장관은 “용산업무지구는 논의를 좀 더 해봐야 한다"며 오 시장과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미공개 7.3만호 “10월 초까지"…추가 후보지도 협의 끝나는 대로 발표 정부가 전날 구체적인 위치를 밝히지 않은 신규 공공택지 7만3000호는 늦어도 10월 초까지 공개한다는 목표다. 김 장관은 발표 시점에 대해 “시기를 특정했다가 안 되면 또 안 됐다고 비판을 받아 쉽지는 않다"면서도 “전체적으로 10월 초는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7만3000호 외에도 지자체와 협의 중인 추가 후보지가 있다는 점도 밝혔다. 일부 후보지는 지자체와의 협의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며 최종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물량을 계속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7만3000호 후보지에 대해서도 “행정·실무적인 절차가 거의 도장을 찍는 단계까지 왔지만 가변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지역을 미리 공개할 경우 불필요한 추측과 오해를 부를 수 있어 현 단계에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규택지 공급 과정에서 주민이나 토지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주택공급에 반대하는 이유에는 교통난이나 지역 내 일자리 부족 등 현실적인 우려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는 맞춤형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의 손실을 피하기 위한 반대로 공급사업 자체가 지연되는 경우에는 법과 제도가 부여한 권한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김 장관은 “자기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권한을 행사할 생각"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공급에 필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가 이번 공급대책에서 '신속 공급'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지역 반발이나 기관 간 협의 장기화로 공급 일정이 다시 늦어지는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기조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재건축·재개발의 순증 물량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재건축·재개발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공공주택만 강조하고 민간 공급을 외면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단 한 번도 공공만 하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은 주택을 공급하는 데 매우 중요한 툴"이라며 인허가 지원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건축·재개발만으로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에는 경계선을 그었다. 기존 주택 멸실에 따른 단기 공급 감소와 이주 수요가 집값과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정비사업 활성화 과정에서 멸실과 이주대책을 면밀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오히려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도시·공공택지와 공공주택, 민간 정비사업 등 여러 공급 수단을 동시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비아파트 공급도 적극 확대한다. 김 장관은 최근 몇 년간 비아파트 건설이 크게 위축된 원인으로 PF와 공사비 상승 등을 꼽았다. 오피스텔과 빌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을 되살려야 전월세 시장의 공급 부족을 단기간에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사업자가 토지를 확보하는 초기 단계부터 브릿지론과 본PF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매입임대 활성화 등을 통해 민간의 공급 여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축 주택을 장기임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전월세 공급 확대 수단으로 추진한다. 김 장관은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게 매우 필요하다"며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비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최근 주택공급 부진의 핵심 배경으로 PF와 공사비 상승을 지목했다.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유동성, 금리, 시장 심리 등이 집값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국토부가 당장 집중해야 할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공급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 '공급 절벽'이라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한 해법을 “신속하게, 닥치고 짓자, 맞춤형으로 짓자"는 방향으로 설명하며 “다양한 형태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것들을 다 모아서 해보자"는 것이 정부 공급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8.13 대책 ‘유일’ 서울 신규 부지 염창공원…강서 도심 공급 시험대

20년 가까이 방치된 서울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가 공공주택 1000가구 규모의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정부가 '8·13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구체적인 입지를 공개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다. 지하철 9호선 급행 정차역인 염창역과 한강에 인접한 도심 부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의 관심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 후보지 단계인 만큼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주민 협의 등을 원활하게 마치고 교통·학교 등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강서구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강서구 염창동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5만711㎡를 '서울 강서지구'로 개발해 청년 등 무주택자가 부담할 수 있는 주택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며 2029년 착공이 목표다. 염창근린공원 전체 면적은 11만1769.4㎡다. 주택 공급 대상은 공원 전체가 아니라 산림을 제외한 훼손지로, 전체 면적의 약 45%에 해당한다. 정부와 강서구는 기존 산림을 보전하면서 주택사업 부지와 공원을 연결하는 개방형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주민뿐 아니라 기존 지역 주민도 녹지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염창공원 훼손지를 둘러싼 개발 논의는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서구는 민간사업자가 부지 일부를 개발하는 대신 청소년 문화시설과 어르신 사랑방, 야외공연장 등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약속한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지 않은 채 골프연습장만 운영했다. 강서구는 2006년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2009년 직권 폐업 조치를 내렸다. 이후 폐업한 골프연습장과 절개지가 남았지만 대규모 사업비와 복잡하게 나뉜 토지 지분, 소유권 변동 등이 얽히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부지는 공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됐고 도시 미관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 민원도 이어졌다. 강서구는 문제 해결을 위해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 균형·계획·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듬해에는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하고 국토부와 공공기관에 공공개발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 선정을 계기로 20년간 표류한 사업이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된 셈이다. 입지 경쟁력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창동은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염창역을 통해 여의도와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차량으로는 올림픽대로 진입이 쉽고 월드컵대교를 이용하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방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한강변과 가깝고 양천구 목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염창동 일대에서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던 만큼 새 아파트를 원하는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등의 관심이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은 9호선을 통한 여의도·강남 접근성이 좋고 한강과 목동 생활권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며 “강남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젊은 수요자에게 장점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염창동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준공된 중소 규모 아파트가 많다. 기존 용적률이 200~300%대로 높은 단지도 적지 않아 개별 재건축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상당수 지역이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점도 정비사업의 제약으로 작용했다. 최근 서울시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준공업지역에 최대 400%의 법적 상한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성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염창우성 1·2차와 삼천리아파트는 개별 단지의 낮은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602가구를 최고 43층, 996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에는 소규모 단지가 많고 일부 단지는 상가 소유관계까지 복잡해 개별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며 “인접 단지를 하나로 묶는 통합 재건축이 현실적인 정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염창공원 훼손지에 1000가구가 들어서면 염창동에 부족했던 대규모 신축 주택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 정비사업까지 가시화하면 지역의 주거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염창공원 사업은 아직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 단계다. 주민 의견청취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공주택지구로 최종 지정돼야 한다. 이후에도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 보상, 부지 조성 절차를 통과해야 실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정부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보상 등 관련 절차를 가능한 범위에서 병행해 사업 기간을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과거 사업을 장기간 가로막았던 토지 지분 분산과 소유권 관계가 보상 과정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녹지 보전과 기반시설 확충도 과제다. 사업 대상지가 울창한 산림이 아니라 폐업한 골프연습장과 절개지 등 훼손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게 정부와 강서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택 배치와 층수, 녹지 보전 규모 등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000가구가 입주하면 지역의 인구와 차량 통행량도 증가한다. 이미 공동주택이 밀집한 염창동의 도로와 대중교통, 학교가 추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은 교통 혼잡과 학교 접근성, 생활 상권 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며 “주택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통학로와 도로, 상업·생활편의시설을 함께 확충해야 지역의 주거 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이번 사업 선정을 환영하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개발은 지역균형발전의 출발점이자 오랜 기간 기다려 온 주민들의 염원이 만든 결실"이라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염창공원 사업은 서울에서 대규모 가용지가 고갈된 상황에서 장기 방치된 도심 유휴부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훼손지를 주택과 녹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기반시설까지 충분히 확보한다면 새로운 도심 공급 모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 기반시설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2029년 착공 일정도 장담하기 어렵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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