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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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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피’에도 레버리지 몰리는 개미들…변동성 장세에 손실 경고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국내 증시는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급 변동성 장세에도 개인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시장 방향성에 베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장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손실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1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상위권은 모두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레버리지'다. 7959억원을 순매수했다. 2위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6269억원을 순매수했다. 3위는 'TIGER 반도체TOP10 레버리지'로 2553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는 '롤러코스터 장세'에도 상승 또는 하락 방향에 베팅하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대폭(-12.06%)으로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는 레버리지 ETF를 대거 사들였다. 이날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7개는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1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개인이 6727억원을 순매수했다. 2위인 'KODEX 레버리지'는 4241억원을 사들여 두 상품에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5일 지수가 급반등(+9.63%)하자 개인 투자자는 'KODEX 레버리지'를 2014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날 'KODEX200 선물인버스2X'는 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투자 행태가 단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예측한 방향성이 틀리면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변동성이 커져 며칠만 지나도 손실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이는 변동성 손실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수록 장기 수익률이 지수와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하루 +10% 상승한 뒤 다음 날 -10% 하락하는 움직임을 반복하면 가격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점차 감소한다. 10일이 지나면 기초자산 수익률은 -4.9%가 되지만 하루 변동폭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상승과 하락폭이 각각 +20%, -20%로 확대되며 손실이 -18.5%까지 커진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은 'ETF의 개인투자자' 보고서에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등장한 이후 개인 투자자 ETF 거래의 60~70%는 이들 ETF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문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장기투자 수단으로 부적합한 단기, 투기적 목적의 상품"이라고 짚었다. '빚투'(빚내서 투자)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강제청산) 규모도 2년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다. 5일(777억원)에 이어 하루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5일과 6일 반대매매가 크게 늘어난 건 지난 3~4일 코스피 지수가 각각 7.24%와 12.06%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증권사가 담보를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강제 매도하는 절차다.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 주식 평가액이 줄어 증권사는 담보 비율(통상 140%)을 유지하도록 요구한다. 투자자는 정해진 기한까지 현금을 추가로 넣거나 일부 주식을 팔아 담보 비율을 회복해야 한다. 기한 내에 대응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담보를 확보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시장에서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를 실행한다. 일반적으로 반대매매는 다음 거래일 장 초반에 시장가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아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며 하락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반대매매가 크게 늘었지만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지난 9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1조6905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인 5일(33조6945억원)에 견줘 약 2조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 잔고가 줄어든 이유는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 4일부터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용거래융자를 중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를 하다가 예측한 방향성과 다를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유가 따라 채권금리 ‘출렁’…“4~6주 내 진정 국면 가능성” [미-이란 전쟁]

국제유가 급등에 채권 금리가 출렁이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전날 국채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간밤 유가가 진정되자 빠르게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채권 금리가 유가 흐름에 연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장금리 지표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17%포인트 하락한 3.303%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093%포인트 하락한 3.646%,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0.075%포인트 하락한 3.524%를 나타냈다. 전날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간밤에 급락하면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오전 국고채 지표물을 중심으로 총 3조원 규모로 단순 매입한 것도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93%포인트 오른 3.42%를 기록했다. 2024년 6월3일(3.434%) 이후 가장 높았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1~5년 만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유가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처럼 '유가 상승→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상승'의 불안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채권 금리가 국제유가 방향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상황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채권시장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단순 매입 조치는 금리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지만 하락 전환의 계기가 되기 어렵다"며 “향후 흐름은 여전히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크게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금리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과 크진 않지만 상황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금리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유가와 환율 흐름, 이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을 감안하면 시장금리의 이전 레벨 복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국고채 금리 예상 범위로 3년물 3.30~3.50%, 10년물 3.60~3.90%를 제시했다. 일각에서 한국은행이 단기간 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징후는 없다고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이 일시적인 요인인 만큼 한은이 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단순 매입 발표를 두고는 “(한은은) 현재와 향후 기준금리 경로를 고려하면 국고 금리 수준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0달러 부근에서 유가가 몇 개월간 고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3%대 인플레가 지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한국은 K자형 양극화 경제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급등한 인플레에 한은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6주 이내에 전쟁이 끝나는 시나리오를 기본 가정으로 두고 있다. 이란의 전력이 약화했고 유가 변동성이 더 커질 경우 미국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스라엘이 개전 초기부터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발사대를 상당수 파괴하면서 이란의 반격 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란 미사일 전력의 75%는 파괴되었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유가 안정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트럼프는 국제유가가 재차 급등해 110달러에 육박하던 9일(현지시간)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유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발언일 수 있다"며 “이란과 미국과 전쟁은 초반부터 강하게 부딪히면서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강하게 부딪히는 만큼 이란의 군사 재고가 빠르게 소진돼 오히려 전쟁이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상폐만은 피하자’ 동전株, 주식병합 잇달아…“기업가치 개선 없으면 착시효과”

금융당국이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한 직후 주식병합 공시가 급증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여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 개선 없는 주식병합은 주식 거래비용과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주식병합' 공시를 낸 코스닥 상장사는 39곳에 달했다. 하루 평균 5개 기업이 주식병합 공시를 내는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올해 특히 급증했다. 2023년(16건), 2024년(11건), 2025년(15건)에는 코스닥시장에서 주식병합을 결정한 기업이 10곳 안팎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약 한 달 만에 40여 개 기업이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이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자 주식병합을 단기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2일 주가 1000원 미만 이른바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으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동전주는 주가 변동성이 크고 시가총액이 낮아 주가조작 대상으로 악용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나스닥도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이른바 '페니 스톡(penny stock)' 관련 상장폐지 요건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뒤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최종 상장 폐지된다. 코스닥에서 주식병합을 결정한 기업 39곳 중 30곳은 지난 6일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였다. 나머지 기업도 대부분 주가 1000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쳐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업의 총가치(시가총액)는 그대로 두고 주식 단위만 바꾸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가가 기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전체 39곳 중 28개 기업은 병합 비율은 1대5로 산정했다. 이론적으로는 신주 상장날 기준가격이 약 5배로 조정된다. 다만 실제로는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재평가와 유동성 감소, 투자자 심리 변화 등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상장 폐지 가능성이 줄어들어 긍정적일 수 있지만 본질적인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며 “오히려 유동성이 줄어들어 주식 거래비용이 높아지고 기업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1대5로 주식을 병합하면 유통 주식 수도 5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거래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유동성이 줄면 투자자가 주식을 제때 거래하기 어려워져 원하는 금액에 사고파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유동성이 줄면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시도할 때 더 싸게 팔아야 하는 등 자본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주식병합을 통한 우회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기로 했다. 가령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액면가 2000원으로 병합(주가 1200원)해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한다. 주식병합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다. 대부분 기업은 오는 3월 말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병합 안건을 상정한 뒤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주식병합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후 약 3주간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친 뒤 대부분 5월 중에 신주 상장일이 예정되어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미·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호르무즈 해협’에 달렸다 [주간증시]

이번 주 국내 증시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상황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증시도 변동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중동 사태가 3월을 넘기지 않는다면 연초 이후 강세장의 본질이던 실적과 정책 동력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역대 최대 하락과 반등을 겪으며 증시 개장 이래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뒤 첫 거래일인 3일(-7.24%)과 4일(-12.06%) 폭락했다가 5일(+9.63%) 급반등했다. 4일 하락률은 직전 최대치인 2001년 9·11 테러 다음날 기록(-12.03%)을 갈아치웠다. 4일 장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폭락하면서 시장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5일 반등 폭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컸다. 중동 사태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대부분이 흔들렸지만, 국내 증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1% 수준 낙폭, 주요 아시아 증시는 2~4% 하락을 기록한 것에 견줘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훨씬 컸다. 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많이 빠르게 오른 만큼 급격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중동 사태 직전이던 지난달 말까지 48.17% 올랐다. 세계 주요 지수 중 상승률 1위다. 2위도 28.88% 오른 코스닥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3위인 대만(22.27%)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표면적 등락 원인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한 공포였지만 본질적으로 올해 조정 없이 2개월간 약 50% 급등한 뒤 누적된 피로가 한 번에 분출된 과열 해소"라며 “(4일) 하락 시 기록한 5059포인트 선행 PER 8.06배 수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밸류에이션 지지 구간으로 최악의 상황을 선반영한 기술적, 심리적 정점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 10일 차에 접어드는 이번 주(9~13일) 시장은 중동 사태의 향방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유가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세계 원유 해양 수송량의 약 20%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동향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도 출렁이기 때문이다. 7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2.21%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WTI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WTI는 35% 급등해 주간 기준으로 198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으며 상승 폭이 크고 장기화할 경우 기업 비용 부담과 가계 실질 구매력을 약화해 경제 활동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점이 주식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전쟁으로 인해 상승할 수 있는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에 집중한다"며 “전쟁 장기화 혹은 안정 여부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발언 등이 시장의 변동성 재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전쟁이 한 달 이내에 끝나는지에 달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쟁이 3월 안에 끝난다면 그간 국내 증시 강세장의 본질이었던 실적과 정책 동력을 바탕으로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해창 연구원은 “향후 수주간 지정학적 이슈를 소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강경 발언과 무력행사가 단기 심리적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대내외 여건상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가 더 합리적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3월을 넘기는 장기화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정책·실적 동력을 재확인하며 상승 재개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극단적 우려에서 벗어나면 낙폭과대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 높다"며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전력기기 등 낙폭과대 업종이 먼저 반등한 이후 정책 모멘텀이 있는 금융, 지주, 코스닥 시장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개미 ‘사자’에 강보합…코스닥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 [마감시황]

6일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면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2%(0.97포인트) 오른 5584.8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오전 한때 3% 넘게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이 줄어들면서 지수는 강보합 마감했다. 지수를 방어한 건 개인 투자자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2조9503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430억원, 1조114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1.77%), SK하이닉스(-1.81%), 삼성전자우(-0.47%), 삼성바이오로직스(-0.18%), SK스퀘어(-2.30%)는 하락했다. 현대차(+0.91%), LG에너지솔루션(+1.62%), 기아(+0.36%)는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8.29%)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7.24%)는 강세였다. 이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의 첨단 원전 건설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두산에너빌리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SMR 상용화가 현실화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주기기 공급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5.37%), LIG넥스원(+9.04%) 등 방산주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38.26포인트) 오른 1154.67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코스닥150선물이 6.3% 급등하면서 전날에 이어 또다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10시 10분경에 하락 전환해 1100선을 내줬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기관이 472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90억원, 3866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강세였다. 에코프로(+5.72%), 알테오젠(+0.27%), 에코프로비엠(+3.63%), 에이비엘바이오(+7.45%), 리노공업(+4.61%), 코오롱티슈진(+10.46%), 리가켐바이오(+4.84%), 케어젠(+5.80%) 등은 상승했다. 삼천당제약(-4.02%), 레인보우로보틱스(-0.60%)는 하락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한혜진·장윤주’ 소속사 에스팀, 코스닥 상장 첫날 ‘따따블’

에스팀이 코스닥 상장 첫날 장 초반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6분 현재 에스팀 주가는 공모가(8500원) 대비 300%(2만5500원) 오른 3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스팀은 모델·인플루언서 등 지식재산권(IP) 기반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사업을 주로 한다. 모델 한혜진과 장윤주 등이 소속되어 있다. 앞서 에스팀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인 85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1960.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총 2263개 기관이 참여해 133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스팀은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공모 자금을 국내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 인큐베이팅과 에스팀 플래그십 스토어 설립, 자체 수익형 콘텐츠 IP '캣워크페스타' 해외 진출, 뉴욕지사 설립 등에 쓸 계획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55억7400만원, 영업이익은 20억1000만원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지스, ‘공간정보 AI’ 앞세워 B2C 공략…“올해 실적 반등 자신”

디지털 어스 플랫폼 기업 이지스가 공간정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B2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이지스가 구축한 방대한 지도 플랫폼에 AI를 결합해 중학생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지스는 5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퍼런스홀에서 '공간정보 AI 혁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주제로 2026 이지스 디지털 트윈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코스닥 상장 이후 회사의 기술 방향성과 사업 전략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김성호 이지스 이사회 의장은 개회사에서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물리적 환경과 공간정보를 AI와 결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이라며 “디지털 어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성호 이지스 의장은 경영 체제 변화와 사업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이지스는 지난 2월 6일 이사회를 열고 박광목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창업자인 김성호 의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 향후 회사의 전략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 의장은 “CEO는 회사가 가야 할 방향을 설계하고 인재를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박광목 대표는 정부 기관에서 오랜 실무 경험을 쌓은 만큼 조직 관리 측면에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직관과 경험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숫자로 경영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코스닥 상장사로서 데이터 기반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간정보 산업을 둘러싼 최근 이슈인 구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김 의장은 “지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며 “구글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은 지도를 서비스 가시화 도구로 사용하지만 이지스는 공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지도 데이터 반출이 이뤄지면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고 국내 기업과 협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 행정 통합 정책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언급했다. 김 의장은 “과거 청주시와 청원군 통합 당시 전체 예산의 약 20%가 공간정보 구축에 쓰였다"며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 등이 추진되면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진했던 회사 실적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공공 발주가 늦어진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212억원으로 전년(약 302억원) 대비 약 30% 감소했고 영업손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2025년에는 정치 이슈로 인해 정부와 공공기관 발주가 지연되면서 매출 인식이 늦어졌다"며 “현재 수주 잔액을 확보한 만큼 올해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지스는 확실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은 공간정보 데이터에 AI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 전략이다. 최형환 이지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발표에서 기존 AI의 한계를 지적하며 공간정보 기반 AI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AI는 이미지와 텍스트 등 멀티모달 데이터에는 강하지만 공간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데이터를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스는 기존 디지털 트윈 플랫폼 위에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데이터 이해 레이어 ▲자율 의사결정·시뮬레이션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자동화 레이어를 추가해 '지오-피지컬(Geo-Physical) AI' 구조를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인공지능이 디지털 어스 환경을 직접 제어하고 분석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로봇을 제어하는 '피지컬 AI'처럼, AI가 디지털 어스 환경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개념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데이터 구축부터 분석·서비스 개발까지 전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엑셀 형태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올리면 AI가 자동으로 좌표 필드와 속성을 파악해 지도 위에 시각화한다. 기존에는 전문가가 좌표계 설정 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야 했지만 AI가 이를 자동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또 AI가 데이터 유형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시각화 방식을 추천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시간·위치·속성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변화 패턴을 지도 기반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최 CTO는 “그동안 디지털 트윈과 GIS는 전문가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AI를 통해 일반 사용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 네덜란드의 국책 연구기관인 응용과학연구소(TNO)와 기후 및 공간 정보 데이터의 개념 증명(PoC) 사례를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공공 지리정보시스템(GIS) 플랫폼 개념 증명과 이지스 제품의 구독 프로세스 소개도 이뤄졌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틀 만에 한 달 상승분 모두 반납한 코스피…최대 낙폭 기록 [마감시황]

올해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국내 증시는 중동 사태에 다른 어느 국가보다 주가 되돌림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4일 국내 증시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그간 코스피 랠리의 동력인 이익 개선 전망이 꺾이지 않는 이상 '패닉셀'은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06%(698.37포인트) 하락한 5093.54로 장을 마쳤다. 전날 하락분(452.22)을 합하면 이틀간 1150.5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한 달여간 상승분을 이틀 만에 모두 반납한 셈이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가장 컸다. 직전 1위 미국 9·11 테러 다음날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12.02%를 뛰어넘었다. 이날 아침 전날보다 3.44%(199.32포인트) 떨어진 5592.59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계속 하락 폭을 키웠다. 장 시작 6분 만에 프로그램 매도호가를 5분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커지면서 오전 11시19분에는 20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 브레이커는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한다. 국내 증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례없는 강세장이었던 만큼 낙폭도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는 48.17% 상승하며 세계 주요 지수 중 상승률 1위였다. 2위도 28.88% 오른 코스닥이다. 코스피 상승률은 3위인 대만(22.27%)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그밖에 일본(16.91%), 중국 심천종합(9.19%), 중국 상하이종합(5.04%),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0.49%), 미국 나스닥(-2.47%), 홍콩 항셍(-0.61%)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에선 하락이 더 빈번하고, 낙폭도 훨씬 크다"며 “지금만큼 빠르게 급등한 후 조정받았던 닷컴버블과 3저호황 사례를 보면, 대체로 조정폭은 -15~-23%(코스피 4850~5400pt) 수준"이라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한 데에 따른 빠른 주가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도 중동 사태가 심상치 않으니 전 세계에서 유동성과 환금성이 가장 좋은 한국 시장에서 현금화하려는 전략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기업 이익 전망이 꺾이지 않는 이상 패닉셀은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또한 코스피지수 5000선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기는 구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의 정확한 종료 시점, 외국인 매도세의 정확한 중단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 자리에서 투매 결정은 보류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코스피가 5000 이하로 내려가고, 4000 수준으로 떠렁지려면 코스피 랠리의 동력인 이익 개선 전망이 완전 훼손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 징후는 결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12개월 선행 PER 밸류에이션을 5240pt 기준으로 계산 시 8.35배로 지난해 1월 코스피 강세장 돌입 직전 당시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14%(159.26포인트) 하락한 978.4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하락률도 역대 최대다. 직전 하락률 1위는 2020년 3월 19일 기록한 11.71%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채권금리도 ‘출렁’…금리 향방, 유가에 달렸다 [미-이란 전쟁]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이어오던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채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 수준과 지속 여부에 따라 채권금리 향방도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흐름이 물가에 직결되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04%포인트 오른 3.184%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전날 대비 0.011%포인트씩 하락한 3.413%, 3.583%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는데 이날도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한국은행 개입 가능성이 전해지며 시장을 안정시켰다. 전쟁이 벌어지면 통상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지만, 이번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02달러로 전날 대비 5.5%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은 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유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책임지는 곳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유조선 호송 작전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사우디, 카타르 등 다른 중동 국가의 에너지 생산 시설도 공격하면서 원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채권시장 약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유와 가스 가격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며 “이는 가계의 구매력 저하, 기업의 원가 상승으로 소비·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성장률까지 낮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4~5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전쟁이 더 길어지게 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쟁이 길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올해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관건은 유가 상승이 '구조적 추세 전환'인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일시적 프리미엄'에 그칠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줄어든 상태에서 유가 상승세가 제한된다면,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완전히 닫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면 유가가 80달러를 웃돌며 추가 상승 압력을 이어가면 연준은 물가 재상승 리스크를 경계하며 (금리) 인하 전환 시점을 더욱 신중하게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양증권 전문위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함에 따라 향후 전쟁 전개 양상과 장기화 여부에 따라 유가가 구조적으로 얼마나 올라가는지와 지속 기간이 관건"이라며 “그동안 높아진 원·달러 환율에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었던 국내 물가는 강달러와 글로벌 원자재 시장 상방 압력에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웃돌지 않는 이상 국내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준우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에너지 가격을 높이더라도 그 영향이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전쟁 장기화로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기준금리 경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은 결국 금리 인상과 결부되는 문제이므로 이럴 때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화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라며 “2월 금통위를 통해 금리 안정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확인했고 이에 대한 연장선상 발언이 나타날 경우 장기채 금리 상승은 일부 중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미·이란 전쟁에 금융시장 이틀째 ‘패닉’…코스피·코스닥 8% 급락 [오전시황]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코스닥시장 모두 8% 이상 급락하며 '서킷 브레이커'(일시 매매 정지)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1시 16분 33초를 기해 코스닥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직후인 11시 19분 12초를 기해 코스피시장에서도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수가 전날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발동 요건을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 거래가 20분간 중단됐고, 주식 관련 선물·옵션 거래도 중단됐다. 지난 2024년 8월 5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서킷 브레이커 발동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8.11%(469.75포인트) 하락한 5322.16이다. 전날 하락분(452.22포인트)을 넘어섰다. 이날 11시 20분 기준 수급을 보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388억원, 461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1조173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은 에쓰오일(17.69%)을 빼고 모두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7.23%), SK하이닉스(-5.54%), 현대차(-10.92%), 삼성전자우(-8.13%) LG에너지솔루션(-7.70%) 등이다. 전날 19.83%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15%(17만4000원) 하락 중이다. 코스닥지수는 서킷 브레이커 발동 당시 전날 대비 8.11%(92.33포인트) 하락한 1045.37이다. 전날 하락분(55.08포인트)을 넘어섰다. 같은 시간 수급을 보면, 개인은 472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34억원, 335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는 오전 11시 40분 기준 1478.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간밤 달러당 1506.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야간거래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 변동 폭이 크다.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한편, 1차 서킷 브레이커 종료 후에도 주가 지수가 전날 종가 대비 15% 이상 하락할 경우 2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다. 2차 종료 후에도 전날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3차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고 당일 주식 거래는 종료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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