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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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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유투바이오, 120억원 유상증자...대웅 제3자배정 소식에 20%대↑

유투바이오 주가가 13일 장 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3분 기준 유투바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78%(1005원) 오른 5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유투바이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 238만 8278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5084원이다. 회사는 대웅제약이 보유 중인 자사주 56만4745주를 받고, 그 대가로 현물 출자자인 대웅에게 신주 전부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웅은 유투바이오의 2대주주로 올라선다. 유상증자 전 19.74% 지분을 보유했던 최대주주 이재웅 씨의 지분율은 16.78%로 낮아진다. 유투바이오는 국내에서 체외진단검사 서비스와 의료 IT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2023년 상장한 이후, 지난해 12월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경영권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서학개미로 또 흔들리는 ‘박막 換市’…“WGBI·MSCI 편입하자”는 정부, 단기 대응책 다 썼나?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새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탓이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 구두 개입으로 안정되던 달러당 원화값이 7거래일 연속 상승해 1460원대까지 다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비과세 혜택 등을 내놨지만, 자금 이탈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처 쏠림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세를 보일 정도로 한국의 외환시장은 '얇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국에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 중장기적 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의 이런 처방은 시장에 '지난 연말에 단기 수단은 소진했다'거나 '당장 사용 가능한 단기 처방전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오른 1461.3원으로 출발했다. 주간 거래 장중 환율이 1460원을 웃돈 것은 지난해 말 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화값 상승은 강달러와 엔화 약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4.4%로 시장 전망치(4.5%)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자 달러 강세를 자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올라 100선에 다가섰다. 일본 조기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재정 불안 우려가 커진 점은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100엔당 원화값은 924.46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1.68엔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9일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19억4217만달러(약 2조8336억원)로 집계됐다. 통계가 나온 2011년 이후 1월 1~9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794만달러)보다 43% 늘었다. 개인의 미국 주식 매수 흐름은 지난해 9월부터 강해졌다가 12월 들어 주춤했지만, 새해 들어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지난해 9월 31억8420만달러에서 10월 68만5499만달러로 급증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에도 59억3442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12월에는 양도소득세 절세와 차익 실현 매도 수요 등의 영향으로 18억7384만달러로 줄었다.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단위로 부과된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주식을 판 뒤 새해 들어 다시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올 초 서학개미가 사들인 주식은 주로 성장 기대감이 큰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주였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4억2257만달러를 사들인 테슬라, 2위는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TSLL)로 3억481만달러를 사들였다. 뒤를 이어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1억7689만달러), S&P500 ETF(VOO·1억3729만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억1333만달러) 순이었다. 그밖에 팔란티어(9899만달러)와 엔비디아(6680만달러)도 각각 7위, 9위로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테슬라를 향한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월간 전체 순매수 1800만달러가 채 안 되며 미국 주식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기업을 넘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AI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테슬라의 주가 동력은 본업인 전기차 제조보다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AI 역량이 창출할 미래 가치에 있다"며 “텍사스 오스틴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 확장과 4월 예정된 사이버캡 양산, 내년 하반기 목표인 3세대 옵티머스 생산 능력 확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조치와 개입에 진정세를 보였던 달러당 원화값도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원화값은 1439원으로 마감한 뒤 7거래일 연속 올라 9일 1457.6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29일(1429.8원)보다 27.8원 올랐다. 지난달 23일 원화값은 1480.08원까지 올랐다가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으로 1450원대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 3거래일에 걸쳐 53.8원 급락했는데, 새해 들어 원화값이 다시 오르면서 연말 하락분을 절반 넘게 되돌렸다. 7거래일 연속 오른 날은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 7월 1~9일 이후 가장 길다. 지난달 환율이 1500원에 다가서자 외환당국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력한 구두개입과 함께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국장 복귀 서학개미 비과세 등 각종 정책을 동원해서 연말 종가를 낮췄다. 다만 구조적인 달러 수급 쏠림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환율은 다시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급락 이후 연초 들어 수입 결제와 해외주식 순투자 재확대 등 달러 실수요가 유입되며 환율이 조금씩 반등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원화값은 1450원 부근에서 상단 저항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및 국내주식 강세 흐름에 점차 레벨을 낮춰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화 가치 안정화를 위해 한국으로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4월로 예정된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한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WGBI 편입은 자본시장에서 원화 수요를 늘릴 대표 수단으로 꼽힌다. WGBI는 글로벌 연기금과 중앙은행 등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인 국채 지수다. 한국은 올해 4월 지수 편입이 시작돼 8차례에 걸쳐 11월 완료된다. 정부는 한국의 WGBI 편입으로 총 560억 달러(약 81조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도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를 유지 또는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달러 유입을 늘릴 주요 수단 중 하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글로벌 연기금 등 안정적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 원화 가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선진국지수 편입 시 최대 75조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형 장기 운용 저변동성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 MSCI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선진국시장, 신흥국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1992년 1월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이후 현재까지 해당 지수에 머물러 있다. 지난 9일 재정경제부는 MSCI 선진국지수 연내 편입을 목표로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 등 외환·증권 제도 개선과 시장 기반 시설 확충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선진국지수 편입 전 필요한 관찰대상국 지정 발표는 오는 6월에 예정되어 있다. 다만,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더라도 실제 지수 편입은 2028년 6월에야 이뤄질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신평전망_㊦금융] 업권별 온도차 뚜렷…PF·자본력이 갈랐다

지난해 국내 금융업권의 신용등급 변동은 업권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고금리 지속에 영향받은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 일부 보험사는 등급 하락이 잇따른 반면, 자본 여력과 리스크 분산 능력을 갖춘 증권사는 방어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업황보다 개별사의 체력과 자본 구조,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신용도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사 중에서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한 사례가 가장 많은 업권은 저축은행이었다. 더케이, 바로, 고려, 예가람, 다올 등 전체 6개 저축은행이 신용평가 3사로부터 등급 하향을 받았다. 저축은행은 부동산PF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가계신용대출을 늘리기 어려워 영업 여건도 위축됐다. 부동산PF 리스크는 지난해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금융사에는 여전히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PF 익스포저가 집중된 저축은행과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충당금 부담과 사업성 저하가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PF 양적 부담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부실 PF 정리 지연 가능성은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금융사의 건전성 지표 변화 점검과 더불어 올해와 내년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PF 위험가중치 정비와 충당금 규제 등이 각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점검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권에서는 업황보다는 개별사의 자본 관리 능력과 수익성 격차가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KDB생명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의 등급이 하락했고,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은 등급 전망이 내려갔다. 생명보험업은 핵심 수익원인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0년 금리를 포함한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것도 생명보험사에 긍정적 요인이다. 평균적으로 만기가 긴 보험부채 포트폴리오를 보유해서 지급여력(K-ICS) 비율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KDB생명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은 영업 기반 안정성 저하, 낮은 수익성, 자본 적정성 위험 확대가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하향 검토'로 한 단계 내렸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손보는 현 수준의 열위한 자본적정성 및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개선권고로 인해 사업기반이 약화하고 유동성 위험이 증대될 경우 신용도 하향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신규 영업 추이 및 퇴직연금 부문의 유동성 대응 방안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신탁사 역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코리아신탁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고, 한국자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수익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사업 규모상 수도권 외곽과 비수도권 중심으로 사업장이 분포돼 있고,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주 한기평 연구원은 “올해도 비우호적인 사업환경 탓에 신용도 하방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회사별 신용등급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요인은 실적 대응력과 이익 창출력 개선 여부, 모회사 지원가능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은 지난해 '코스피 4000' 돌파 등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업계 전반의 실적이 개선됐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제도 도입과 충당금 적립이 진행되면서 대손 인식 부담도 완화됐다. 다만 실적 개선의 과실은 업권 내에서 고르게 분배되지 않았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대부분의 영업 부문에서 오히려 확대됐다. 대형사는 브랜드 인지도와 투자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기업금융과 부동산PF 수주도 확대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운용자산 확대 폭이 제한적인 데다, 부동산PF 중심 사업 구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품 운용과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 개선 폭도 크지 않았다. 증권업 내에서도 '자본력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해진 셈이다. 정책 환경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전환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 강화를 목표로, 자본시장 내 대형 증권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IMA(종합투자계좌)와 발행어음 시장은 대형사에게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혁준 나신평 본부장은 “IMA와 발행어음 사업자 증가는 금융업권 내 머니무브를 확대시킬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며 “증권업 내에서 자기자본이 큰 대형사에게만 사업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양극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신평전망_㊤산업] 반도체·방산 웃고, 석화·건설 울었다…기업 신용도 ‘K자 양극화’ 심화

2025년 국내 기업은 신용등급이 내려간 곳이 더 많았다. 다만 업황이 좋았던 산업 덕분에 신용등급 하향 폭은 전년 대비 줄었다. 산업에 따라 신용도 격차가 커지는 'K자형 양극화'는 더욱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도 반도체 업황 호조와 석유화학·건설·유통 업황 부진 등으로 양극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지난해 신용등급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하향 91건, 상향 83건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상향 건수를 하향 건수로 나눈 수치인 상하향 배율은 0.91로 전년(0.53) 대비 하향 우위 폭이 줄었다. 1배 미만이면 신용등급을 내린 회사가 더 많다는 의미다. 2023년 이후 신용등급 하향 우위는 계속되고 있지만, 하향 폭은 줄어들었다. 신용평가 3사의 상하향 배율은 2023년부터 줄곧 1배 미만이다. 2022년 1.57, 2023년 0.68, 2024년 0.53, 2025년 0.91배로 바뀌었다. 신용평가사별로 보면, 지난해 한신평(0.62)과 나신평(0.93)은 1배 미만이었지만 한기평(1.33)은 상향 우위로 돌아섰다. 다른 두 신용평가사도 전년 대비 하향 폭은 줄었다. 지난해 신용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K자형 양극화'다. K자형 양극화는 경기 회복이 상·하로 갈라져 한쪽은 빠르게 회복하고 다른 쪽은 정체·하락하는 극단적인 양극화 구조를 뜻한다. 정승재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산업별 업황에 따른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조선·방위·전력기기 등 수출 산업은 글로벌 수요가 늘거나 업황 호조로 신용등급 상향 기업이 많았다. 반면 석유화학·이차전지·건설·소매유통 등은 중국 경제 부진의 영향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등급 하향 기업이 더 많았다. 이승재 iM증권 크레딧 담당 연구원은 “최근 1~2년간 신용평가사 3사 모두에서 석유화학과 건설, 유통 업종이 지속적인 업황 부진과 수익성 저하로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확인됐다"며 “반면 방산, 전력기기, 조선 업종은 우호적인 업황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재무상태 강화로 신용등급 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경제는 수출 성장과 내수 부진으로 크게 나뉘었다.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으로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연간 수출액이 7000억달러(1014조원)를 돌파했다. 내수 경기는 민생소비쿠폰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 고금리·고물가,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K자형 양극화는 수출 산업 내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의 영향을 받는 수출산업은 호조세를 보였지만, 중국 영향을 받는 산업은 업황이 부진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전선 산업은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중국 영향을 크게 받는 석유화학·철강·디스플레이 산업은 업황이 부진했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면서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에 선진국 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과 중국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 간 실적 차별화가 명확히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분쟁으로 국내 방위산업 수주실적 호조세는 계속되고 있다. 조선업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 미국의 해상력 강화 정책에 따른 사업기반 확보 등 우호적인 수주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그룹별로 보면, 롯데와 SK의 신용도 하락이 눈에 띄었다. 석유화학·건설·이차전지 산업에 속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한국신용평가 기준, 지난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물산·롯데캐피탈·롯데렌탈·롯데건설 등 6개 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 정승재 한신평 실장은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을 중심으로 그룹 통합 기준 신용도가 저하되며 지주를 포함한 4개 계열사의 (장기) 등급이 하향됐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KC·SK어드밴스드·SK실트론·SK디앤디 등 4개 기업의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 정 실장은 “SK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매각 추진 기업에 대한 계열 유사시 지원가능성 하락을 반영한 신용등급 하락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용등급 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 3사의 등급 전망을 종합하면, 부정적·하향 전망은 2024년 111개에서 2025년 70개로 줄어든 반면 긍정적·상향은 67개에서 68개로 소폭 늘어났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전망 현황에서 '긍정적·상향 검토'가 24건으로 '부정적·하향 검토'(21건)보다 많아져 긍정적 방향 우세로 돌아섰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내수 회복세에 기반해 1.8%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관세 여파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수출 성장세는 줄겠지만, 반도체 호황과 정부의 확장 재정, 내수 회복 등을 긍정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K자형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문 간 격차가 큰 'K자형 회복'으로 인해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도 AI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HBM 공급 부족 등에 따라 반도체는 유리한 업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산업정책과 공급망 재편에 따라 조선업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는 만큼 방산도 우호적인 여건이다. 반면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공급 증가로 인해 석유화학, 철강, 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산업 여건과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다. 민간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고 내수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도 부진한 것으로 보여 내수산업 환경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박세영 나신평 실장은 “미국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과정에 수혜를 받는 산업도 있고, 글로벌 경제 권역별로 수급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산업도 다수 있다"면서 “이에 개별 산업환경에 따라 산업별 신용도 전망은 방향성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의 시그널…반도체·소부장 키우고, 내수주는 줄였다

2025년 4분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중심으로 비중을 늘렸다. 반면, 유통·소비 등 내수 관련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 확대와 내수 경기 둔화 전망이 맞물리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에서도 성장 산업 선별과 경기 민감 업종 비중 조정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104개의 지분 변동 중 지분을 신규 취득했거나 기존 지분을 확대한 종목은 44개로 나타났다. 60개 종목은 지분을 줄였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상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될 경우 공시해야 한다. 신규 취득한 17개 종목 중 절반은 AI와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해있다. 반도체 후방산업인 소부장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대형 반도체 기업에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신규로 담은 반도체 소부장 종목을 보면, 전공정과 후공정, 소재·부품·장비를 고르게 편입해 반도체 사이클 리스크를 분산한 점도 특징이다. 반도체 전공정에 속하는 하나머티리얼즈(5.01%)과 후공정 기업인 두산테스나(5.15%), 해성디에스(7.19%), 장비 기업 케이씨(5%), 부품 기업 코리아써키트(5.05%) 등을 고루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는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관한 적정주가를 높이고 있다. 공통으로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개별 기업의 이익 성장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코리아써키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보다 9.1% 올린 6만원으로 제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써키트가 엔비디아의 소캠2, 브로드컴에 AI 가속기 ASIC향, 애플의 아이패드(프로), 맥북 및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HDI(PCB) 등을 공급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점이 밸류에이션 상향의 배경"이라고 했다. DB증권은 하나머티리얼즈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5만4000원으로 높였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최종 고객사의 공정 전환 지연으로 부품 수요가 약한 상황"이라면서도 “내년 일부 낸드 업체의 시설 투자가 증가하며 하나머티리얼즈의 낸드 장비향 부품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해성디에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적정주가 7만2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사들이 하이엔드 패키징 기판 공급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중·저부가 기판 캐파(Capa·생산능력)를 보유한 해성디에스에 수혜 집중이 예상된다"고 했다. 기존 지분을 늘린 종목 중에서 반도체 관련 대형주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SK스퀘어(기존 7.67%→8.8%)는 1.13%포인트 늘렸다. 반도체 기판 업체인 삼성전기(9.91%→10.92%) 1.01%포인트, LG이노텍(8.43%→9.46%)은 1.03%포인트 늘렸다. 사이버 안보 및 보안 전문기업인 에스투더블유를 신규 취득(5.41%)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규모 해킹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사이버 보안기업의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에스투더블유에 대해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보안사고 등으로 인하여 향후 사이버 위협 대응 차원 측면에서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성장성 등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제품인) 퀘이사 매출액의 경우 2022년 22억원에서 2024년 40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62억원, 올해 1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국민연금은 바이오와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인적분할로 코스피시장에 재상장된 삼성에피스홀딩스(6.7%)를 비롯해 에스티팜(5.02%), 오스코텍(3.87%)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이 신규 편입됐다. STX엔진(6.5%)·진성티이씨(7.12%)·디와이파워(5.02%) 등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반면 소비재·유통·엔터·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지분을 줄였다. 한국콜마(11.45%→9.34%)와 코스맥스(12.97%→11.91%), 아모레퍼시픽홀딩스(7.08%→6.07%) 등 화장품주는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둔화해 당분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국콜마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중국법인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미국법인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정주가는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코스맥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05억원으로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적정주가를 24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낮췄다. 엔터주도 비중을 줄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기존 7.24%→5.09%) 2.15%포인트,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6.06%→4.91%) 1.15%포인트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활황일 때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27%, 2% 하락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블랙핑크, BTS, EXO 컴백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엔터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5개사의 연간 합산 매출액은 7조, 영업이익 1조원으로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한일령' 입장 강화와 내수 경기 회복이 필요한 중국의 의지를 감안할 때 K-콘텐츠를 활용할 가능성, 즉 한중 교류관계 물꼬가 실질적으로 트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유통·소비·항공 관련 종목도 비중을 줄였다. 이마트(9.99%→7.89%) 2.10%포인트, CJ제일제당(9.81%→7.81%) 2%포인트, 대한항공(9.01%→7.01%) 2% 포인트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유통·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 전반적으로 단기 실적 가시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마진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역시 내수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비중을 조정하며 포트폴리오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7일 장 초반 코스피 지수가 4600선을 돌파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4224.53으로 출발해 4거래일 만에 4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4.71포인트(1.87%) 오른 4607.76으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40.86포인트(0.90%) 오른 4566.34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3.46%)와 SK하이닉스(4.41%)는 둘 다 상승세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463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개인(3177억원)과 기관(1335억원)은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은 1.77포인트(0.19%) 오른 957.74로 개장해 같은 시각 1.55포인트(0.16%) 내린 954.42를 기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장중 1% 상승해 4500선 돌파

코스피가 새해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6일 장중 4500선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코스피는 오후 1시44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2.63포인트(0.96%) 오른 4500.15에 거래되며 3거래일 연속 장중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종목 차익실현의 영향으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조선, 방산, 원전, 증권 등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SK하이닉스도 상승 전환하면서 4500선을 넘겼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71만닉스'를 넘기면서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가를 또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44분 기준 0.14%(200원) 오른 13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2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 1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8300억원, 기관은 1000억원 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美,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시장은 ‘장기전 여부’에 초점

3일(현지 시각)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이송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목받으면서 단기적으로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시장은 이번 사태의 핵심 변수로 정권 이양이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 사례처럼 '핀셋 제거'로 끝날 경우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미군의 대규모 2차 침공 등으로 확전될 경우 신흥국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첫 거래일인 5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국내 증시는 장중 오름폭을 키워 코스피는 3.43%(147.89포인트) 오른 4457.52, 코스닥은 1.26%(11.93포인트) 오른 957.90으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2.97%)와 상해종합지수(1.34%), 홍콩 항셍지수(0.17%) 등 중화권 증시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며 144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시장이 이번 사태를 즉각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미국 이송까지 주요 이벤트가 주말 휴장 기간 중 마무리됐고, 작전 자체도 단기간에 종료됐기 때문이다. 미군은 현지 시각 3일 밤 작전을 개시한 지 약 5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베네수엘라 영토를 벗어났다. 베네수엘라 경제 규모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단기 안정 요인으로 꼽힌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전 세계 GDP의 약 0.1% 수준으로, 주식·채권시장이 존재하지만 국제 금융시장과의 연결고리는 제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본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베네수엘라 사태의 리스크는 아직 금융시장에 충분히 가격 반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베네수엘라는 이미 국가 부도(디폴트) 상태이므로 베네수엘라 국채보다 인접국인 브라질·콜롬비아 등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통화 가치 변동을 리스크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섹터와 방산 섹터는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전체 시장은 할인율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5~10%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실물 경기 둔화로 연결되지 않는 한 이는 구조적 하락이 아닌 단기적 이벤트성 조정에 그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 사태의 핵심 변수는 향후 전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주목해야 할 최대 변수로 '장기전 여부'를 제시"하며 “이번 작전은 전술적 차원에서 압도적인 성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에 강력한 저항을 계속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2차 대규모 침공을 감행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불확실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 사례를 비춰보면 1989년 파나마 침공의 경로를 따를지, 아니면 2003년 이라크 전쟁과 유사한 전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형식 면에서는 이번 사태가 파나마 침공과 닮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미국은 파나마 실권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마약 밀매와 돈세탁 명분으로 단기간 군사 작전을 통해 체포한 뒤 미국 법정에 세웠다. 한 달 만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금융시장은 이를 단기 국지전으로 인식해 주가와 물류 자산은 빠르게 안정됐다. 현재 베네수엘라 사태 역시 전면전보다 지도부 '핀셋 제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파나마 모델과 가깝다는 평가다. 반면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산유국이라는 점에서는 이라크 전쟁과의 유사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정권 붕괴 이후 잔존 세력의 저항과 내전이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됐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건형 연구원은 긍정적 시나리오로 '파나마 모델'을 꼽으며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군부가 신속히 투항하고 과도 정부가 들어서며 민주적 정권 이양을 선언하는 경우"를 짚었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이라크 모델'을 꼽았다. 하 연구원은 “반대로 마두로 친위대가 게릴라전으로 전환하고 군부가 분열되며 석유 시설에 대한 파괴 및 공작(사보타주)이 발생할 경우 공급 쇼크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보다는 신흥국 자산과 위험자산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 이양이 원활할 경우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라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강화와 함께 신흥국 증시·통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하 연구원은 “남미 전체의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남미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국제 자본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미국채와 달러화로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기자의 눈] 머니무브의 그늘…‘단기 차입–장기 운용’의 위험한 균형

2026년을 기점으로 은행서 자본시장으로 '머니무브'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정책 목표에 힘입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취지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자금이 몰리는 속도가 커지는 만큼 리스크 관리 체계가 따라가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핵심은 증권사의 자금조달 구조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금조달 가운데 만기 1년 미만 단기자금 비중은 86.2%에 달한다. 이는 2014년보다 11%포인트나 더 높아진 수치다. 대형사와 중형사 모두 단기 편중이 커졌다. 은행처럼 안정적인 예금 기반이 없는 증권사가 단기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단기 편중이 IMA·발행어음 확대 국면에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발행 절차가 간단하고 금리가 낮은 환매조건부채권(RP),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 수단은 자금 유입이 늘어날수록 활용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단기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장기 채권처럼 만기가 긴 자산에 운용하는 '만기 불일치 전략'은 차환 실패 시 유동성 위기로 직결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을수록 증권사의 신용도 평가가 약화하고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차환 비용 급등이나 차환 자체가 막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2024년 중소형 증권사의 차입부채 중 RP 비중은 52%에 달해, 특정 조달 수단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체 수단이 거의 없는 구조다. 이는 개별 회사 리스크를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현재 일부 증권사에 적용되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단기 유동성 관리에는 효과적이지만, 만기 구조 자체를 장기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규제 공백이 방치된다면, '생산적 금융'이라는 명분 아래 단기 차입과 장기 운용의 위험한 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 머니무브는 방향보다 속도와 관리가 중요하다.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한 자금이 쌓이는 구조가 시스템 리스크로 변질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판을 병행해야 한다. NSFR 단계적 도입이나 조달 수단 다변화 없이 IMA·발행어음만 키운다면, 생산적 금융은커녕 다음 위기의 씨앗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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